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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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나한테 준 선물
2020년 11월 24일 14시 34분  조회:917  추천:0  작성자: 한영철
아들이 나한테 준 선물
 
    출장을 하고 돌아오는데 안해가 고속철도역에 마중을 나왔다.역전과 우리 집 사이  거리는 걸어서 반시간이면 족하다. 하지만 시간이 허락되면  늘 안해가 마중을 나온다. 그날은 날씨가 무척 추웠다. 불시에 들이닥친 추위로 플래트홈을 빠져나오는 사람들은 몸을 옹크리였다. 내가 옷을 엷게 입은 것을 걱정하여 안해는 두터운 옷을 가지고 나왔다. 추워서 덜덜거리다가 겨울옷을 입으니 인차 몸이 따스해 났다.
 
    차에서  안해가 나에게 말했다. 아들 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아버지게 노트북을  선물하겠단다. 아들은  류학하여  지금 석사를 전공하고 있다. 학교측으로 부터  어느 정도 생활비를 지급받고 있는데 그것을 모아 노트북을 사서 아버지에게 선물하겠다는 말이였다. 말만 들어도 감사하였다.  나는 아들이 불시로 셈이 든다는 감각이 들었다.과거 우리 사이에는  하루에도 몇마디 교류하지 못했다. 하나는 내가 다망한 것도 있지만 아들은 내 생각을 거부했고 애의 행동은 나의 마음에 썩 들지 않았다.
 
   안해는 아들과 사지 말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런데 아들이 하는 말이 아버지가 핸드폰으로 글을 보고 쓰고 하는데 화면이 작아 불편하니 꼭 필요한 물건이라고 하더란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나는 저도 몰래 마음이 찡해 났다.하긴 내가 주요하게 핸드폰으로  글을 쓰기에 화면이 작아 글이 잘 보이지 않아 안경을 끼였다 벗었다 하려니 여간 시끄러운 것이 아니였다. 그것이 아마 아들애의 마음에 걸렸는가 보다. 이제 아들도 나와 가까워 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아버지의 신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니 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선물을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데 선물은  마음을 표달할 수 있는 좋은 방식중의 한가지이다. 선물은 가치와 용도를 떠나서 선물한다는 그 자체가 상대가 그 사람 마음속에 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선물의 선택도 매우 중요한바 어떤 물건을 고르는가에 따라 선물하는 사람의 깊은 마음을 읽을 수도 있다. 그러니  내가 아들한테 선물 받는다는 것은 어느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
 
     지금애들의 가장 큰 장애가 교류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마음 열기를 거부하고 자아중심주의가 심각하다. 산생원인을 보면 독신자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집집이 자녀를 꼬마황제와 꼬마황후로 키웠으니 로동하기 싫어하고 곤난을 이겨 내는 의지가 박약하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없고 자기밖에 모른다. 그러니 글은 많이 읽었어도 현인군자답지 못하다. 우리 아들은 엄마와는 소통이 잘되는 반면 나하고는 말하기 싫어한다. 아마 내가 평소 아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고 또 요구가 엄한 것과 관계된 같다. 아들애가 점차 나한테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면  부자  사이 랭전이 결속되고 화합이 시작된다는 신호인 것 같았다. 부모는 다 이런 것 같다.자식의 자그마한 사랑에도 감동 받으니  말이다. 자식에 대하여 겉은 강한 것 같지만 속은 연약한 것이다.
 
      과거에 나는 선물이라고 하면 친구 사이에 주고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상급에게 올려 바치는 것은 선물이 아니라 뢰물이니 여기서 토론할 범주가 아니다)하지만 지금 정황을 보면 가정에서도 선물이 환영받고 있다.  선물을 주고 받는 장면을 보면  의식감(仪式感)이 강하다. 자기 마음을 고이 담은 선물을 대방한테 건넬 때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다 경건한 마음 가짐이다. 우리 민족은 다른 민족에 비하면 표달에 능숙하지 않다. 사랑하는 자식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아낀다. 부부사이에도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하지 않는다. 마음속에는 사랑이 이글거리지만 표현에 약하다. 가끔 안해한테, 남편한테, 부모한테, 자식한테 작은 선물이라도  나눈다면 말로 다 못한 사랑을 표시하는데 생각밖의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요지음 사람들은 선물을 받으면 위챗에 올려 즐거운 마음을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는 일아 많다. 생일날 자식한테 받은 생화 선물이을 위챗에 올린다. 한편으로는 자식을 잘 교육했다는 자랑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식이 부모한테 효성한다는 자랑이다. 동기야 어떻던 지간에 위챗을 통하여 그집 식구들 지간의 따뜻한 관계를 엿볼수 있는건 사실이다. 내가 이런 인식을 가져오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였다.
 
     점차 나이가 들면서  사랑이 필요해진 건지  자식과의 교류가 필요해 진것 때문인지 아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아이의 마음속 이야기를 듣고 싶고 장래의 타산도 듣고 싶다. 우리 같은 60년대 생들은 위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횡으로는 형제자매간의 우정을 극진하게 가꾸어왔지만 자식들한테서는 별로 고마운 소리도 못 듣고 사는 세대다.그래서 인지 자식사과의 교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선물이란 마음의 표달이다. 내가 상대한테  감사하다면 혹은 말로 혹은 선물로 마음을 표달할 수 있다. 또 감사한 마음은 표달하는 것이  지당하다고 생각한다. 표달은 일종 사랑의 촉매제 같은 것이다. 표달할수록 사랑은 깊어지고 관계가 밀접해질 것이다. 벙어리 마음은 난 에미도 모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사랑은 감추는 것이 아니고 표달 하는 것이다. 행동으로든 언어로든 마음을 표달하는 것이 지혜로운 처사라고 본다.
 
    나는 애한테 선물이라고 뭘 사준 적이 적다. 하긴 애가 필요한 것은 엄마가 알아서 해주니 사실 애도 별로 갖고 싶은 물건이 따로 없은 것 같았다. 그리고 애가 정작 갖고 싶어하는  물건을 부모의 각도에서 보면 별로 내키지 않는 것들이다.
 
     유치원 때 보면 애는 편의국수나 과자봉지에서 나오는 작은 인형이나 무기 같은 놀이감을 좋아했다. 애는 그런것을 수집하기 위하여 별로 맛도 없고 영양가도 없는 편의국수나 과자를 사달라고 하였다. 국수나 과자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놀이감을 가지기 위하여 서였다. 하여 아들에게는  쬐꼬만 놀이감이 가득하였다. 아침에 아이방에 들어가 보면 쌔근쌔근 잠자는 아이 손에는 쬐꼬만 놀음감이 꼭 쥐여져 있었다.
 
   조금 더 커가면서 애는 자동차나 기중기 같은 놀이감을 좋아하였다. 하여 엄마는 애와 같이 시내에 나갈 때면 종종 애가 좋아하는 자동차모형을  사왔다. 애는 놀음감만 사면 집에 돌아가자고 조른다. 빨리 가지고 놀고 싶은 마음 때문이였다. 집에만 들어오면 여러가지 자동차모형을 배렬해 놓고"띠띠 빵빵" 소리내며  놀이를 하였다.
 
   어느 해 여름, 우리집 세식구는 대련관광을 가게 되였다. 대련을 다 구경하고 려순에 가게 되였는데 군항 부근의 관광상점에서는 총탄깍지로 만든 여러가지 비행기며  대포 모형들을 팔고 있었다. 이런 모형은 대번에 나의 눈길을 끌었다. 나는 애가 사달라는 말도 하기 전에 대뜸 사고 말았다. 애한테 건네 주었지만 애는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마 자기가 갖고 싶은 물건이 아니였나  보다.
 
   소학교를 다닐 때였다. 한번은 웬만해서는 뭘 사달라고 하지 않던 애가 엄마보고 팽이를 사달라고 하는 것이였다. 학교에서 애들이 잘 가지고 노는가 보다. 하여 엄마는 줄을 감았다가 뿌리치면 되달려 오는 식의 팽이를 사주었다. 며칠 잘 가지고 놀더니 집에 와서 하는 말이 다른 애들의 것은 전등빛이 번쩍거리고 "왱왱"소리도 나는 것이라며 자기도 그런 것을 갖고 싶다고 하였다. 마침 그 때 내가 남방으로 출장가게 되였다. 하여 나는 애보고 아버지가 출장가서 하나 사주겠다고 하였다.
 
   출장이 거의 끝날 무렵이였다. 아들애와 한 약속이 있는지라 나는  전문 시간을 내여 팽이 사려고 가게들을 찿았다. 헌데 여러 집을 돌아보아도 아이가 요구하는 물건이 없었다. 놀이감을 기다릴 아이를 생각하니 아무리 번거롭더라도 기어이 찿아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친구의 자가용을 운전해 이곳 저곳을 찿아다니여 서야 끝내 애가 말하던 전등빛이 번쩍이는 팽이를 살 수 있었다. 집에 들어서니 애는 팽이부터 찿는다. 마음에 드는 팽이를 갖게 된 애는 너무 좋아 퐁퐁 뛰였다.
 
  이것이 아마 내가 아들애한테 준 첫 선물이였다. 그뒤로 연변2중에 입학할 때 노트북을, 대학에 갈 때 핸드폰을 선물하였지만 주요하게는 학습성적에 대한 장려의 차원에서 였다. 값 비싼 선물이였지만 애가 좋아하는 그런 물건은 아닌 것 같았다.
 
   금년에는 불시로 들이 닥친 코로나 때문에 모든 일상적인 생활과 생산이 큰 영향을 받았다. 아들애는 1월중순 겨울방학에 집에 온 뒤로 다시 학교도 가지 못하고 대학을 졸업하게 되였다. 그 사이 집에서  매일 온라인으로 공부도 하고 론문도 쓰려니 아들애도 자연 갑갑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애는 때론 게임을 하였다. 머리를 쉬우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낼려면 최신식 '무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아들은 몰래 인터넷에서 게임공구상자를 사는 것 같았다. 아이가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여 우리 부부는 웬만한 건 모르는 척 하였다. 그 때 아이와 많은 교류를 하였더라면 더 많은 내심 세계를 읽을수 있었고 우리 사이에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을 터인데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여러가지 시험이 미루어지게 되였다. 우리는 여러개 외국대학에 석사입학 련락을 하였지만 외국어성적이 없이는 안된다는 회답뿐이였다. 그 때는 정말로 답답한 심정이였다. 몇달후 아들애는 모교 교수님의 추천으로 성균관대학 석사에 입학하게 되였다. 교수님은 자기가 박사공부를 하던 성균관대에 집적 편지를 써 아들을 추천했던 것이다. 입학통지서를 받던 날 아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남실거리였다. 코로나를 겪으며 애는 성숙하였고 우리 식구 사이도 더 가까워 지게 되였다.
 
    사랑을  받은 사람은 사랑을 베풀 줄도 알아야 한다. 이제 아들애가 우리한테 사랑을 안겨줄 때가 되였다고 생각한다. 부모들의 일방적인 사랑은 눈먼 사랑이고 자식을 해치는 사랑에 불과하다. 한뉘 부모와 같이 있을 순 없다. 아들도 부모님의 신상에 대하여 신경을 써야 할 때가 되였다. 그것은 곧 성장하여간다는 표식이다. 자기의 길은 자기절로 걸어야 한다. 그 과정이 아무리 험난하더라 해도 자기절로 헤쳐나가야만 성공의 첫 발자국을 뗄 수가 있다.
 
   오늘 내가 받은 것은 두가지였으니 첫째는 선물이요,  둘째로는 마음이였다. 오히려 그 마음이 더 기특하고 더 반갑다. 아들애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의 선물은 나로 하여금  희열에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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