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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2015년 09월 20일 10시 02분  조회:707  추천:0  작성자: 大西北狼
계            란
리홍철

스스로 깨어 
병아리가 되었어야 할 
계란 하나가 
꿈이 익어야 할 자리에 
삭신이 익는 비명이 저승길로 멀어진다 
 
영글지 못한 부리라도 
0.001두께의 얇은 벽도 허물지 못하면
보이는 세상은 
극과 극 
 
스스로를 탓하며 
누군가 깨어주기를 바라며 숨죽여 있다 
때론 골기도 하고, 
때론 씹히기도 하며 
그렇게 뭍여야 한다 
 
부리가 있고, 날개가 있어 무엇하랴 
찔러도 못보고 
퍼덕거려도 못보고 
그저 그렇게 꿈은 꿈대로 끝나는가 

스스로 깬 계란의 
황홀한 병아리가 
후라이팬에 익어가는 
마사진 계란을 따갑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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