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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홍철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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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외4수)
2017년 05월 24일 11시 05분  조회:763  추천:1  작성자: 大西北狼

(4)

리홍철

 

언제는 봉이였을지 모를

족보를 잃어 버린 닭이

무너져가는 돼지 우리 지붕위서

목청껏 부르고 있다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를 

 

퇴색해가는

왕관의 부담스러움을

곤욕으로 멍에를 지고

여위여버린 마지막 자존

그 울대뼈를

지키고 싶다

 

허옇게 퇴색한 왕관은

굳어져 버린 발꿈처럼

떨어지는 비듬으로

죽고 싶도록 목마르고

 

부르면 찾을것 같은

족보의 꿈이 
쪽빛의 새벽 푸름처럼

때맞춰 오기나 할지

 

닭은 그래서 매일 아침

울대뼈를 만진다

 

벌레

 

노곳이 풀린 동공이

잃어버린 초점을 찾아

어느 좁은 틈서리에 멈춰 버리면

있어야 할 작은 벌레가 길게 하품을 한다

 

죽이고 싶도록 편한

작은 벌레의 평화를

뭉개버리기엔 아직 그대로

작아진 심장

 

잠들수 없는 번거로움이

때묻은 손톱을 치켜 세우면

작아지는 내모습에

손가락은 움츠러든다

 

벌레를 잡아야 하나

그대로 나는 잠들어야 하나

빛이 없는 구석의 작은 틈서리에

내 작은 숨결이 숨어 있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깨닫지 못한채

나는 어느덧  잠이 들었다

 

 

망상

 

모가나고 못난 돌덩어리 하나 던지고 싶다

우수수-

떨어질것같은 저 별무리 속에

내가 던진 돌덩어리 혹시 별이 되어 빛날가 
 

비상하다 떨어 지는 돌덩어리

찾을 생각 없다

나한테는 빛나는 황금의 유혹은 없어도

못난 돌은 많으니깐 

 

하나 하나 던지고

텅빈 주머니 속에

뻘건 손가락 너불거려도

나는-

 다시 던질것을 찾고 싶을게다

 

던지다 던지고 지치다 힘들면

내 몸 하나 그대로 굳어

돌덩이가 될가부다

 

누가 던져주길 기다리며

망부석은 못돼도

바위되다 흙으로

그대로 부서져도 좋을것을

 

저 하늘의 가장 어렴풋한 별이

못내

부럽다

 

 

 

모순

 

활짝 핀 꽃을 보고 노래하고

저물어 가는 석양보고 감동하고

구불어든 로송보고 시를 읊으며

그렇게 내 스스로

낙을 만들며

헐레벌떡 할때

 

피었던 꽃은

죽어 가고

황홀하던 석양은 

저물어 가고

구불어 든 로송은

벌레먹는 줄 모르고

 

나는-

그리고 우리는 

죽어가는 모든것을 향해

웃을 수 있는 너그러움이 필요 했던가

 

 

 

 

 

고양이 똥 자리

 

흔적도 없다

다녀간 자리가 향기로워서

 

음달의 구석진 곳

음흉하니 징그러운 눈길이 더럽다

 

거기똥 있소

고양이 똥싼자리요

 

엉거주춤 서다말고

삿대질에 흥이 붙었다

설치는 파리들의 군무가

흔적이 더러운 주위에 아우성이다

 

고양이는 지금

세수를 하고 있다 

 

연변문학 20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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