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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리홍철 诗 세계
아픈 새 비명을 감추고 (외7수)
리홍철
어떤 새가 있다
둥지에서 밀려 떨어지는 새 …
그래서
태여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누군가 말한다
떨어지는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명인같은 명인이…
죽지 않았기에
퍼득일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누구도 받들어
둥지에 올려 주지 않는다
그저 땅벌레로 생각하는것 같다
살아 있는 두다리가
고깃점 한점 붙지 않은 여윈 다리로
힘에 붇친 세상 받들여 들면 -
기적이 별거 없다고 한다
죽지 않았기에 살았다고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거란다
그래서 -
원래는 -
나무에서
날았어야 할 내가 -
지금은 -
지렁이처럼 -
땅속을 누비며
그저
땅위를 천국으로 생각하는거다
날개가 없어
떨어져도
그렇게
자연스러울수가 없다
그저 아플뿐이다
멍든 자욱
추억으로 남는
아름다운 엽서가 되는것을…
손톱을 깍다가
손톱을 깍다가
버리는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골, 우골,
그리고 갈피탕-
모두가 뼈인데
쓸모없이 버리는 손톱에 칼숨 한점 없다니…
깍고도 모자라 문질러 버린다
죽어도 나오지 말라고
저주를 퍼부으며
세상 잡은 주름으로 흔적없이 밀어 버린다
우황, 구보 모두 담당에서 나오는데
돋구는 열때문에
쓴맛은 배가 되거만
그게-
바로-
효과좋은 약이란다
어느날 –
결석이라는 진단서를
경매에 부쳤다
어쩜-
아프게 키운 돌멩이가
개나, 소의 뱃속의 잡질보다 못할가…
버리란다-
쓸모없는 것이란다
씁지도 않을 약같지 않은 그것을
내 인보로 품어온
얇은 양심에 나까지 덮어서 버릴가보다...
함께 할 수 없는것들
태양은 꼭 정수리만 비춘다
정수리의 저 반대편은 늘 그늘이다
시루속의 콩나물도 정수리만 파랗다
정수리 반대편은 늘 노랗다
우리는 그래서
정수리만 바라고 발톱을 세우는가
파래지고 싶어서
때론 노란것들을 짓밟고 억지로 오르는가
노란것과 파란것은
함께 할수 없는 것을
오직 한점의 실수만이 하나로 만드는것을…
그렇게 실수를 기다리다
노란것도 아닌
파란것도 아닌
그렇게 그대로 썩고만 마는가
별 찾기
별이 보이냐
밤은 어둡다고
그래서 가로등은
눈을 밝히고
별을 잃어 버린
누군가의 꺼먼 동공엔
빛이 바랜 부연 그림자
죽음처럼 초라하다
별이 보이냐
별을 찾지 말어
눈까지 어두워야
별이 빛남을 아는데
초롱한 너의 눈때문에
별은 잠자고 있는거다 ….
잃어 버린 별은
눈을감고 찾아야 하는것을
눈감고 손 뻗치면
별은 어느덧 네 손위에…
꿈
허여케 서리 어린 칼이
살기위해 펄떡이는
내 목 동맥위에
위태롭게 춤춘다
벌써부터 꺽이는 관절에
힘을주자! 힘을 주자!
주문을 외우면
더 깊숙히 파고드는 날의 서늘함이
죽음을 부르고있다
용기를 부르는 주문이 –
수십수백 반복돼도
살기위해 퍼득이는 날개같이
꺽이지 않는 관절
문득 머리 허연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다
살기위해 관절은 굽혀도
영웅이 되려거든
낯낯이 고하라
그것이 거짓 없는 진실일때
너는 불세의 영웅이 되리
무릎 꺽인 영웅은 있어도
무릎 꺽을줄 아는 영웅은 아직 없단다
관절의 비대한 육즙이
이유를 만들어도
진실이 만든 영웅은
무릎을 꺽는다
내가 참-
많은것을 잘못했소
어제도 그제도…
어둠이 비추인 벌거벗은 진실에 나는 울다
절반쯤 걷혀진 커텐 사이로
그렇게 절반쯤 익은 쪼각달 하나가
기우뚱하니 위태롭다
멀거니 창밖으로 머리를 비껴 들면
달은 그대로 수집음을 비추고
새장같던 층층의 불빛들이
주검을 불태운 음색으로
밤에 밤을 더 어둡게 한다
회색빛 추억의 연기가
새로운 꿈을 꾸는 동안
무르익은 설태의 축복이
부끄러워 -
그리고 부끄러워 –
거짓말에 덧옷을 잎힌
추한 흑백사진 한장이
진실을 증명하며
긴 밤을 두려워 한다
어둠의 뒤안쪽에
아직 알지 못한 많은 비밀들이
수근대고 있다
부부
못난 발이 -
발보다 작은 신발 한컬레 주워 신고
시뚝하니 거리를 헤매다
까만신발, 빨강신발, 하얀신발이 난무하는 속에
주눅든 흰 고무신이 너무나 초라하다
껄떡이는 신발속에
오무린 발가락들
세상에 앞서 수줍음으로 빈 공간을 채운다
상처난 발도 때가낀 허물도
작은 신발 하나로 감추고
골도, 봉도 무수히 넘다들며
어느덧 빨강 신발, 까만신발앞에 당당해지도록
신과 발은 그리도 아름다워진다
발은 신에 맞추는것이 아닌
신도 발에 맞추는것이 아닌
서로를 맞추며 꿈꾸듯 가야할 먼길을
우리는 함께 한다
손굼
길게 뻗을것 처럼
깊게 패였다가
멀리 갈것 처럼
가늘게 시작 되였다가
활짝 필것처럼
찬란하게 시작되다가
명(命)선과 재물선과
갖가지 선들이
낡아빠진 라지오 복잡한 회로도 같이
삐꺽이며 소리를 낸다
곧 붕괴될것같은
많은 명들이
저마끔 내는 소리가
생(生)이라고 하면
망가질것을 예견하고
소실될것을 읽어보고
그러다 불현듯 칼날에 긁혀
새롭게 난 선도
이렇게 모든것이
운이라 하겠지
주먹만 움켜지면
더 멀리 가고
더 깊어지고
더 찬란 해지는
내 안의 손금
내 생과 명은
내 스르로 만드는것이 되겠지
2017.4. 연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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