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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해방
2013년 11월 11일 10시 08분  조회:2492  추천:1  작성자: 회령
   잡문
                                글의 해방
                                                                                
   회령
    개혁개방국책이 30년을 경과한 오늘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령역에서 크고 심각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런데 우리글에서는 이상한 상황이 나타났다. 그것은 “구민족주의”와 “신민족주의”가 병존하는 현상이다. 여기서 내가 이름한 “구민족주의”란 지난세기 50년대 민족정풍시 죽을지경으로 뚜드려 맞은 “지방민족주의”라고 하던것을 일컷는 것이고 소위 “신민족주의”란건 한국식을 말한다.

   언귀정전, 본론에 들어가서 말한다면, 50년대 우리의 지성인 선배들이 “순수 우리말 순수우리글”을 쓰자고., 써야한다고 대성질호를 하였는데 그 절개가 지금도 퍼렇게 살아있다. 그때 격동한 우리선배들은(구민족주의) 우리의 언어와 문자에 끼여든 타민족의 말과 글을 몽땅 쫓아버려야 한다고 호소하였다. 일본말과 글은 저들이 망하면서 급급히 달아나다보니 문제될것이 없었으나(우리를 왜인화 하느라고 일본은 36년간 우리말과 글을 금지, 창씨개명… 별지랄을 다 썼으나 끝내 성사를 못하고 애를 먹다가 저들이 망하고 말았다.) 한족말과 글이 난사였다. 연변조선족자치구가 선후(더 확대하려다가 후에 되려 작아져서 주로 되였다.) 언어 문자사용조치를 대서 한문은 재빨리 우리글속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민족반역자”들이 여전히 한어를 쑤왈거리는데는 여간한 골치거리가 아니였다. 하여 격분한 어느선배는 “한족말에 강간 된다! 참을수 있는가?! 내버려 둬서 되는가?! 당장 엄금해야 한다!”하고 목이 터지게 소리를 질렀다. 과격한 웅변때문에 선배몇은 말꼬리가 잡혀 “지방민족주의분자”라는 모자를 쓰고 피둬{비판 투쟁}를 당했다. 그리고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강간”을 끝내 막지 못하고 말았다. 강간이라고 낯이깍기고 듣기거북한 말을 쓰기보다도 융합이라고 하는게 부드러울것 같다.   

   그런데 이 융합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세기 60년대까지는 민족자치유관법규에 따라 반융합의 목소리를 높힐수 있었고 들어주는 군중이 있었다. 듣는체하면서 듣지않는 사람은 간부들로서 윗자리일수록 더욱 왜지밭으로 달아나면서 애를 먹이였다. 하지만 필경은 소수여서 개천물을 다 흐리울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제코에 박아 내버려 두었다. 조선어(문)사용법규는 있어도 처벌조목은 없어서, 제아구리를 가지고 한어로 말하는걸 단속할 재간도 사실은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또 대국사람이다보니 왜놈들처럼 말한마디에 귀뺨을 치거나 다리통과를 불허하거나 변소청소를 시키는것 같은 처벌조례를 만들념도 안했다. 시시하게스리. 째째하고 야박하게스리 그게 뭔가말이다.

   대체로 70년대부터는 형세가 달라갔다. 한어를 잘하면 부러워하기 시작했고 배우고 싶어했다. 지금 한국사람들이 한어를 선호하듯. 오늘은 우리언어에 대변화가 일어났다. 알아들으면서도 “조선말을 해라!”하고 꽥! 소리지르는 사람은 할아버지 몇분뿐이다. 산골에서도 두메산골인 동포마을 촌장도 “퉁즈먼!”하고 연설하기 좋아한다. 산나물 파는 산골아낙네도 “아재! 이 야채가 얼마나 호니. 쩐디야채다. 매바매바! 한근에 이쾌다이쾌. 니 로궁이 먹으문 싸밴이 힘이 따다다.” 이런 우리말은 한족새각시도 알아듣고 우리네 할머니들도 알아서 호호호 흐흐흐 큭큭 웃어댄다. 장사는 잘 되고…

   보라. 융합을 막을 재간이 있는가. 우리민족은 적응성이 강하면서도 질기고 주대(주체)가 세다. 세상에서 제일 널려있는 민족인즉 조선족(한민족 한겨례)이다. 무릇 사람이 있는곳은 두말할 필요도없고 사람이 없는곳에서도 우리민족은 살수있다. 다른족들이 “고구려놈들은 껍질을 벗겨놔도 30리를 달린다.”고 한 말은 과분한 말이 아니다. 그리고 세계가 공인하다싶히 총명하고 지혜롭고 슬기롭다. 융합을 좀 더 깊이들여다 보면 정말 그렇다는것을 대뜸 알수있다. 즉 남의것을 제꺽 우리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한족들이 던오절을 한국민속으로 뺐겼다고(단오를 한국의 문화재로 유엔에 등록) 툴툴거리는것같은 례는 그만두고 언어에서만 보더러도 재미있는것이 참으로 많다. 중화민족에서 조선족은 이민족인데 우리의1세들을보면 고국에서 아주 걸출하고 용맹한 사람들이였다. 미국사람들도 자기들을 이민족이라 하는데 1세들이 비상한 사람들이였다고 자호한다.(기실은 강도들이지만.) 우리도 그렇다.

선인들은 본토박이들과 단합하며 중국대국을 만들어 냈다. 이점은 미국애들과 다르다. 객적은소리는 그만하고 각설, 새로만든 우리말은 상당히 많고 계속 풍부해가고있다. 창장(조선은 지배인 한국은 사장), 림창(조는 림산사업소 한은 수림관리소), 쏘풀(조는 편의상점 한은 구멍가게), 써푸(조는 작은뜨락똘 한은 경운기), 땐비약(조는 코방울약 한은 점비제), 안약수(조는 눈방울약 한은 점안제), 존콴(조는 저축 한은 적금) 싸강, 싸해, 쌍커, 쌰커, 쌍발, 쌰발, 쌍수일(토 일), 추주(택시), 피주, 빼주, 땐디, 만투, 조즈, 맨톨, 탕… 이런말을 나는 우리 중국조선족의 말이라고 주장한다. 한족들과 너희들말이라고 해보라. 펄쩍 뛰며 죽어도 아니라고 한다. 기어코 니들 말이라고 눈알을 부라리며 을러메면 징징울며, 히히웃으며 정말 아니라고 사정사정 한다. 이거, 사람을 좀 살려달라고 한다. 그런데 요진통은 내것인가 네것인가 하는 시비에 있는것이아니라 누가 쓰느냐에 있다. 주지하다싶히 이러한 짜그배말, 변종의말, 새말은 다른사람이 아니고 바로 우리 동포들이 일상용어로 널리, 보편적으로, 사용하고있다. 아무런 불편도 없이 자연스레 쓰고있으며 사전을 찿아볼것도 없이 남녀로소가 다 알아 먹는다. 한족들은 한마디도 쓰지 않는다. 피주, 빼주, 땐디, 탕 같은 말은 한족들 말과 똑 같은것 같으나 그것은 우리들의 착각이다. 한족들 말에는 썽됴라는것이 있는데 그것이 틀리면 그야말로 왕청같은 말이 된다.(례하면 매,매. 산다는 것과 판다는 것이 그렇다. 또 4와10이 그렇다.) 이미 우리것으로 다 된것을 기어이 쓰지말라고, 쓰지못하게 할 재간이 있는가. 반드시 맥주라고 해야하며 반드시 흰술(포도주에도 흰것이 있고 소주도 희다. 빼주란 중국산 34도이상 독한술이다. 반드시 흰색만 말하는것도 아니다. 노르스럼 불그스럼한것도 있다.)이라고 해야하며 쏘풀은 편의상점 혹은 구멍가게, 만투는 찐빵(찌지않은 빵도있나?), 땐비약은 코방울약 혹은 점비제…라고 말하라고 강요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런데 구민족주의는 규정을 내 들고 강요한다. 지금은 강요하는 사람들을 “저사람 정신과 가는거 아니야?” 할 지경인데도.. 구민족주의는(강간설 같은) 이젠 군중기초가 없게 되였다. 그러나 문단에는 작금도 살아있다.

   말이란 왜서 필요한가? 그것은 사회활동과 생활의 편리를 위해서다. 글이란 무엇이냐? 말이 있은다음에 글이 있는법인데 말을 부호로 적어놓은것이 바로 글이다. 그런데 말은 있어도(사용을 묵인하고도 해방 주고도) 글로는 못쓰게 한다. 구민족주의가 규범을 내들고 눈알을 부라린다. 그러나 신민족주의 즉 한국식은 활개치며 히쭉웃고 통과한다. 공평하지 못하다. 한국의 짜그배말, 변종의말, 새말은 시체를 바싹 따른거라고 해서인지… 아니면 발달된 선진적인 것이라고 우러러 봐서인지… 량반어른 모시듯 개여올리며 어서 나가십사한다. 쨩! 몸쨩! 노래쨩! 배때기쨩! 엉뎅이쨩!...화이팅! 와쎠! 땅큐! 빠ㅡ 쏠레쏠레… 특히 글에서 영어를 많이 넣으면 더욱 명작대접을 받는다. 한국은 미국과 혈맹친구여서 친구라기보다 하내비 모시듯 하며 살다보니 우리가 한어를 알기보다 더 잘 영어를 조잘거린다. 시골할아버지가 밭갈이하며 “핼루! 떵큐!”하면 냇가에서 똥포대기 씼던 할머니가 “오카이!”한다. 그리고는 서로 “빼빼!”하며 손키스를 뻑! 날린다. 미국식이 상당히 보급이 되였다. 한국글을 보자면 그것이 가장 서민화ㅡ대중화한 신문이나 광고지라도 “최신영한사전”이 없이는 촌보난행일 지경이다. 그것이 그대로 우리문단에 옮아와서 영어포장이 빛발치고 있다.

우리민족의 수부인 연길이 생활방식에서 서울을 찜쪄먹은 뿌르하통기적을 창조한데 뒤이어 문단이 한국을 볶아먹는, 통채로먹고 싸갈기는 기적을 불원장래에 목격할것 같다. 나는 영, 불, 독, 로, 일…언어 문자를 학습하고 사용하는것을, 특히 우리것으로 가공해 사용하는것을, 그것으로 우리글을 포장하는것을 털끝만치도 반대하지 않는다. 희망은 일시동인으로, 불가회피적인, 한족언어를 우리말로 가공해 만든 새말도 우리글에서 쓸수있게 구민족주의규범을 좀 느슨하게 열어주었으면 하는것뿐이다. “그러다 우리언어, 문자까지 잃어먹으면 어떻해! 안돼! 그래두 막는데까지는 막아야해…” 우리 지성인들의 이런 우려를 많이 들었다. 지어는 지상토론을 벌리고 심포지엄까지 했다. 론설집까지 나왔다. 탁월한 방안이 많았다. 그런데, 채납이 된것이 있는가? 군중이 접수한것이 있는가?... 탁상공론에 그치고만것은 사물의 발전규률에 맞지않기 때문이다. 우리 중국조선족의 발전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만족친구들처럼 될거봐 기우할 필요가 조금치도 없다. 그것은 우리에게는 고국이 있고 거기에서 우리문화의 대기후가 마구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민족정책은(법은) 세상에서 으뜸이다. 아닌가!

   부대적인 생각은 사투리사용에 관한것이다. 한국에서는 사투리를 문화재로 발굴, 보호, 사용하고 있다. 몇십명밖에 모르는 사투리도 글에서 자유롭게 쓰고있다. 괄호안에 주해만 넣어주면된다. 덩개(무릎관절), 얄개(행패질), 해꼬바리(해볓쪼임), 지렁(간장), 밴새(만두기), 불개(밥밑에 놓는 잡두ㅡ열콩,동배 따위), 미꿍기(항문), 왕바리(남자), …… 황석영, 조정래, 박경리, 최명희의 다부작장편을 보면 이런식으로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북경말을 관방어ㅡ표준말로 하고있다. 하지만 한족들은 지방말 사투리도 상당히 존중한다. 우리처럼 우습게 보거나 멸시하거나 금지하지 않는다. 북경의 큰호텔, 은행, 정부창구(접대처)에 가면 “관방언어를 쓰세요.”하는 패쪽과 영어도 사용할수있고 어느어느 지방말도 사용할수있다는 계시문을 볼수있다. 그것은 창구에 앉아있는 직원이 북경말외에도 영어와 지방말도 익숙히 알고있기 때문이다.

   “연변은 세계로! 세계는 연변으로!”라는 구호를 오래전부터 보아왔고 동북아 금삼각이니, 큰삼각 작은삼각이니, 또 무슨 큰원 작은원이니, 룡대가리니하는 도량이 크고 흉금이 넓은 거창한 말을 들어온지 오래다. 삼군통수와 고급참모 같은 거물급 인재들이 가득한 연변에서 손바닥만한 글쓰기가 이런저런 규제때문에 힘들어서야 되겠는가… 한족친구들을 보라. 글이 얼마나 해방 되였는가를. 로모 모공(모택동), 로등 등공(등소평), 로장(장 개석)…하며 우,결함을 뚝 뚝 짚어쓰는데 이런글이 국가 검열기관의 비준을 받아 씽씽 나간다. 연변에서 모령감, 등령감, 털보맑스, 장선생하며 이러쿵 저러쿵 했다가는 단통 날벼락이 떨어질 것이다. “그게, 어느 도티(돼지)불알같은 간나새끼야?! 아, 이거! 팔짝뛰고 펄쩍미치겠네. 너, 지금 그새끼 모가지 끌구 와! 누구 죽는꼴 보자는 거야?! 쌍노무새끼.”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정상이니까)것을 검열관이 덴겁한다. 왜서일가?... 중국조선족이 반혁명 판국폭란을 일으킬가봐? 그건 아닐것 같은데? 그럼?...

   지금 우리는 건국60년을 맞아 개혁개방 전30년 후30년을 회고하며 금후 30년을 상상한다. 등소평은 20여년전에 요지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개혁개방은 제2차혁명이다. 겁나하지말고 되게 다우쳐라. 하다가 틀린것이 있으면 고치고… 대담히 계속하라. 이길밖에 없다…” 처음에는, 사상을 해방하여 경제에서만 개혁개방을 하나부다 했는데, 지금와서 보니까 모든령역에서 계속 대담히 개방하며 과학적으로(준확), 창신(개혁), 창조(건설)형으로 개혁발전한다. 나라와 국민관리는 덕치와 법치를 결합하여 강화하는데 도덕과 법규는 부단히 보충하고, 수정하고, 페지하고, 만든다. 

   부부잠자리에도 법도가 있으려니 언어 문자사용에서 법이 없을수는 없다. 학문적으로는 문법이 있고 사용에서는 조례, 규범같은것이 있다. 세상에는 “법”이 없는 일이란 한가지도 없다. 문제는 불편하거나 불합리한부분을 개혁하는데 있다. 발전을 저애하는것이 되지말아야 하며, 저애하는 자가 되지말아야 한다. 언젠가 김학철령감어른께서 요지 이런말을 한적이 있다. “… 쑈류라고 쓴것은 수고스레 죄다 꼬마류동무라고 고치고 었어요는 였어요루 엤어요는 옜어요루 고쳤더라니. 그것참! 왜서 그랬냐고 물으니 규정상 한족냄새, 남조선냄새가 나는것은 금지하라고 해서 그랬다는 거에요.(거예요) 글의 뉴앙쓰가 다 망가져서 감칠맛이 없어지고 영 딴 글루 되었어요.(였어요) 좀 더 열었으면 좋겠어요. 자유롭게. 그런다고 해서 천하가 번져지는것도 아니잖아요? …”

   나의 주장은 중국조선족의 말을(한족냄새가 나는 말을) 구속없이 쓸수있게, 적어도 한국말을(영어냄세가 나는 말을) 쓰는것 정도로는 허용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한국영어범벅말을 갖다가 쓰는것은 허용하면서 중국조선족의 범벅말은 왜서 제한 하느냐 말이다. 어떤 작가와 이런 페단을 말하니 그건 더 많은 독자층을 쟁취하기 위해서라고, 한국사람들이 알아볼수 있게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는 것이였다. 그것도 도리가 없는 말은 아닌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의 첯번째 독자는 중국조선족이 아닌가. 중국에 와있는 한국동포들은 자기말만 고집하지 않고 우리말을 아주 잘쓴다. 분명 한국사람인데 “쏘풀”이 어쩌구 저쩌구, “코뤄에는 빼주가” 맞느니 어쩌니 하고 한바탕 거침없이 말하는걸 듣고 나는 깜짝 놀란봐가 있다. 그것참! 글로벌시대라드니 정말 그렇군… 나는 감탄했다. 그리고 즉각 감촉한 것은 앞으로 우리말 우리글을 알아듣고 볼수있는 한국동포, 조선동포가 급속히 많아질수 있겠다는 느낌이였다.


                                                                                                                                                                                                        0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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