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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2) 남도치 김장혁
2024년 05월 10일 11시 27분  조회:504  추천:0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작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제6장 포수대
 
 
                                1. 남도치
 
 
    동녘하늘에 싸늘한 햇빛이 몇가닥 비추고 있다. 싸늘한 은빛바늘이 쏙쏙 찔러대자 뭇산들이 눈 이불을 푹 뒤집어 쓴 하얀 잔등을 드러냈다.
    금방 잠에서 깨여난 성칠은 어제 가메다에게서 수모를 당한 일이 떠오르자 가슴속에서 불덩이가 오르내리며 금방 툭 튀어나와 폭발할듯했다.
    그는 한숨을 후 내쉬면서 억지로 분기를 억눌렀다.
    (룡천을 이해하지 못하겠어. 먼저 불을 질러놓고 싸울까 봐 척 막아 나선단 말이야. 쳇!)
   성칠은 도리머리 질을 절레절레 했다.
   탕, 탕, 탕!
   “누군가?”
  “문 열어!”
   분명 영팔의 목소리였다.
   “이른 아침부터 뭔가? 성가시게!”
   성칠과 하옥은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이윽고 성칠이  문을 열었다.
   삼림파출소 야마모도 소장이 군도를 건들거리면서 들어섰다.
   영팔과 통역 류강철이 뒤따라 들어오며 시뿌연 한기를 묻혀 들여왔다.
   “오하이요 고자이마스(안녕하십니까?)”
   성칠은 뭐라고 말하는지 몰라 그저 머리를 끄덕이면서 자리를 권했다.
   다행히 옆에서 류강철이 통역했다.
   야마모도는 앉지도 않고 뜻밖에 희죽이 웃어 보이며 말했다.
    “김 군, 어제 가메다 너무 했쏘까. 양해하게나. 김군은 명포수라면서? 통나무를 베다니? 참, 오늘부터 황군을 위해 산짐승을 잡아오게나.”
   성칠은 머리를 끄덕였다.
  야마모도는 “거 사냥총을 봅세나.” 하고 말했다.
 성칠은 조금 주저하다가 뒷고방에 들어가 사냥총을 벗겨다 주었다.
  야마모도는 한 손에 사냥총을 들고 매만지더니 중얼거렸다.
  “참 좋은 사냥총이구먼.”
  그는 가재수염을 손끝으로 슬슬 만지다가 술잔을 드는 시늉하면서 뇌까렸다.
  “산짐승을 많이 잡아오게나. 저녁에 한잔 마십세.”
  야마모도는 선심을 쓰는 척 하더니 돌아서 나가려고 하다가 몸을 되돌렸다.
  “깜빡 잊었소. 명포수 당신, 여기 영월동 구장 했쏘까네. 우리 황군 위해 일을 많이많이 했소까.”
  성칠은 단마디로 “할 수 없소.” 하고 거절했다.
   (고양이 쥐를 생각해?)
   야마모도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면서 성칠에게 사냥총을 돌려주었다.
   성칠은 넌지시 야마모도 속을 떠보았다.
   "어째 한 총 도감을 시키지 않소?” 
   야마모도는 성칠의 어깨를 다독이며 씨벌였다.
   “한 영감은 끼무라 국장 사람이네. 장차 헌병대 아래 자위대가 서면 대장쯤 시킬 예산인 것 같네. 난 당신들 부자와 같은 힘장사가 많이, 많이 필요했쏘까. 와갔다가(알았는가)?”
    성칠은 도리머리 질을 절레절레 하였다.
   “사냥하러 룡천을 데리고 가도 되겠소?” 
   야마모도는 머리를 끄덕였다.
   “거 가마골에서 왔다는 그 청년 말인가? 데리고 가게. 멧돼지랑 많이많이 잡아오게나.” .
  야마모도 등이 우르르 쓸어나가자 성칠은 한숨을 후 내쉬었다.
   “우리를 어린애들처럼 우습게 보는구나. 더러운 놈들, 흥!”
   성칠은 기준을 찾아가 전날 아버지 감방에서 하던 말을 하고 무슨 뜻인가고 물었다.
   기준은 머리를 수깃하고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한참 후에야 기준은 머리를 쳐들었다.
   “아버지는 분명 통나무 옹이와 벌레를 암시했소. 이제라두 벌목할 때 벌레 먹은 통나무를 아무도 몰래 표시해 두기오.”
   성칠은 기준과  불길이 이글거리는 눈길을 맞추면서 머리를 끄덕었다. 
   “삯전을 주지 않아보지. 벌레 먹은 통나무로 경찰사무청사를 짓게 해서 와르르 무너지게 해놓자."
   "그러기오."
  한참 후 성칠은 기준과 갈라졌다.
  그는 집에 돌아가 사냥총을 둘러메고 검둥이를 데리고 룡천을 찾아갔다. 그들 둘은  눈 덮인 치마봉 기슭을 에돌아 울울창창한 소나무 밭 속으로 들어갔다.
   영월동 부근의 기운봉(지금의 칠보산 병풍치기 절벽관광지 옆산)은 벌목 바람에 산짐승들이 거의 다 달아났다. 그리하여 머나먼 치마봉(지금 칠보산 장군봉) 근처에 갔던 것이다.
   검둥이가 끼깅거리자 성칠은 사냥군의 특유한 눈길로 사위를 살폈다. 때마침 노루 한마리가 눈이 뒤덮인 수림속에서 그들을 보고    선불맞은것처럼 놀라 꼬리 빳빳해 도망쳤다. 그 놈은 눈우로 퐁퐁 뛰면서 아름드리나무새로 좌우충돌하면서 달아났다. 한다하는 사냥군 성칠도 그 놈을 겨냥해 쏠 수 없었다. 그 놈을 산우로 쫓아올라가게 한후 다시 내리쫓아 잡아보려고 했다. 노루란 놈은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짧기에 올리막 보다 내리막을 잘 뛰지 못했다.
    노루가 아름드리나무들을 에돌아 이리저리 깡충깡충 뛰어다니다가 대가리를 반쯤 내밀었을 때다. 룡철이 사냥총을 번쩍 들어 방아쇠를 당겼다.
    탕!
   야무진 총소리와 함께 노루가 대갈통을 맞고 쓰러져 버둥거렸다. 검둥이가 씽 달려 나가 바둑거리는 노루를 물어뜯더니 컹컹 짖었다.
   “깍, 깍”
  하늘에서 아름드리나무 끝 초리를 스치면서 까마귀 두 마리가 날아지나갔다.
  “오랑캐들이 자기 선조들로 까마귀 국이나 끓여 먹어라!”
   탕!
   성칠이 쏜 총탄에 떨어지는 까마귀.
   탕!
   룡천이 쏜 총탄에 도망치던 나머지 까마귀가 저쪽 하늘에서 줄 끊어진 연처럼 곤두박질쳐 떨어졌다.
  성칠은 룡천의 사격술에 못내 혀를 끌끌 찼다. 시골사람처럼 아직도 외머리채를 땋아 어깨 너머 늘였지만 침착한 거동과 백발백중하는 사격술은 어딘가 남달랐다.
    이날 그들은 반나절도 되나마나 해서 노루와 사슴, 까마귀 두 마리를 잡아 메고 돌아섰다.
   그들은 치마봉을 에돌아 양지바른 바위 앞에 이르자 잠간 다리쉼을 하느라고 나란히 앉았다.
   그들은 엽초를 굵직이 말아 물었다.
   성칠은 부시를 쳐서 불을 붙인후 담배연기를 길게 빨아 후 내뿜더니 룡천에게 담배 대를 넘겨주었다.
   “룡천이, 전번에 자네가 말렸으니 놔뒀네. 가메다란 놈을 도끼로 대가리를 찍어 놓았을게오.”
   “글케 해선 안 돼.”
   성칠은 이해되지 않아 “어째?” 하고 말하면서 룡천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룡천은 성칠을 마주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
   “있자노, 가메다 한 놈 쯤은 찍어 죽이자면 쉽네. 그러나 그 놈을 찍어죽이고 뒷일을 생각했어?”
   “이것저것 다 걱정하다나면 개처럼 매만 맞을게 아닌가? 어디 참고 살겠는가?”
   룡천은 총가목을 으스러지게 틀어쥐면서 말했다.
   “원쑤는 꼭 갚아야 해. 그러나 복수 시기와 수단을 잘 궁리해야 되네.”
   그들은 둘 다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성칠은 담배를 한모금 길게 빨아 연기를 후 내뿜더니 물었다.
   “듣자니 자넨 남쪽에서 왔다던데 남쪽에서도 일본 놈들이 저렇게 행패 질 하는가?”
   “더 말할 데 있어? 우리 고향에는 이곳보다도 일본 놈들이 더 욱실거리네. 변소간의 구더기보다도 더 욱실거려. 난 경주 바닥에서 게 다짝을 짝짝 끌고 다니는 일본 놈들이 딱 질색이여.”
   룡천은 고향이 있는 저 멀리 남쪽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내  고향은 있자노. 경상도 경주라는 곳이네. 경주는 우리 경주 김씨네 2천여년이나 세세대대로 살아오던 살기 좋은 고장이네. 세상에 천년이나 통치해온 나라가 몇이 있어? 우리 경주 김씨와 박씨, 석씨 세 큰 집안에서 돌아가며 왕질을 하면서 나라를 천년이나 통치해 왔던기여.”
   “오, 그런가? 그 나라 이름이 뭔가?”
  성칠은 호기심이 나서 룡철의 곁에 다가앉으면서 물었다.
  “신라라는 나라네.”
  “신라?”
  룡천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 천년력사를 자랑하는 신라네.”
   룡천은 천천히 뒤 말을 이었다.
   “내 고향 경주에는 우리 조상들의 뼈와 살이 묻힌 고장이야. 지금도 경주에는 우리 조상 왕들의 산더미 같은 산소가 가득하네. 우리 고향은 여기 함경도보다 날씨가 따스해. 지금도 여기처럼 그리 춥지 않아. 난 여름이면 고향마을에 우거진 참대 숲에서 애들과 함께 숨 박 꼭 질을 놀았제이. 가을이면 집 마당의 감나무에서 빨간 꽃 감을 따서 맛나게 먹었네. 정말 가을이면 고향마을에서는 빨간 꽃 감의 싱그러운 냄새가 풍겼어.”
   성칠은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춥고 살기 나쁜 함경도로 왔어? 듣는 말에 의하면 우리 함경도는 옛날부터 정배를 보낸 사람들이 와서 살던 곳이라던데.”
   “누가 그렇게 살기 좋은 고향에서 떠나고 싶어 떠났겠나? 일본 놈들이 우리 고향에 들어온 다음에는 모든 게 끝장났어. 어지간하면 고향을 떠나 천리도 넘게 떨어진 여기 도둑놈이 욱실거리는 함경도에 입북했겠나? 와보니 함경도라고 다 그런 거 아니데. 자네 집을 보니 인심이 아주 후하데이. 저 동북쪽 웅진 정배살이 하던 곳이라데이,  이 곳은 괜찮아. 그래서 우리 사촌형 칠백이두 여기 와서 살잖나? 그러나 고향  떠나면 고생도 많고 자꾸 고향생각 나데이.”
  성칠은 룡천을 따라 한숨을 후 내쉬면서 물었다.
  “그래 어째 그 좋은 고향 떠나왔는가?”
  “어찌 한마디로 다 말하겠어?”
  룡천은 눈물이 글썽해 말했다.
  “자넬 믿고 하는 말이네. 우리 아버지는 일본 놈들을 욕하다가 일본 놈이 휘두르는 군도에 잔인하게 살해됐네.”
  “오, 그래? 괜히 묻지 않았는지 모르겠네.”
  성칠은 남의 아픈 곳을 들춘 것 같아 미안해했다.
   “괜찮아. 일본 놈들은 우리 고향에 들어오자마자 그 마을에서 제일 고풍스럽고 좋은 우리 집을 욕심냈네. 얼마 지나지 않아 파출소를 앉히겠다면서 집을 당장 내라고 했네. 그러자 우리 아버지는 내지 않겠다고 딱 잡아뗐네. 일본 놈들은 헌병을 끌고 와서 무력으로 우리 집식구들을 쫓아내고 차지하였지. 그러자 아버지는 마당에 서서 일본파출소 소장 놈을 손가락질하면서 욕설 퍼부었지. ‘이 놈 날강도들아, 남이 세세대대로 살아온 집을 빼앗고 잘 살것 같아 이러노?’  이렇게 욕설 퍼부었댔어. 파출소 소장 놈이 군도를 뽑아 손가락질을 하는 오른팔을 쳤어. 오른팔이 끊어지자 아버지는 왼팔을 쳐들어 손가락질을 하면서 계속 욕했어. 그러자 소장 놈은 나머지 왼팔마저 군도로 사정없이 찍었어. 헤이, 두 팔을 다 잃고 마당이 즐벅하게 피를 수태 흘린 아버지는 일본 놈들에게 원한을 품고 숨을 거두었네. 헤이 참.”
   룡천은 너무 슬퍼 아래 말을 잇지 못했다.
  수림 속에서는 눈보라가 무섭게 아우성치면서 불어쳤다.
  성칠은 벌떡 일어났다.
   “자넨 왜 그 좋은 사격술을 가지고 사냥총으로 몇 놈 쏴 눕히지 못했소?” 
   “내캉 왜 아버지 원수를 갚고 싶잖았겠어?. 몇 놈은 해치우구 글케 도망칠 수 있었어. 하지만 어머님이랑 동생들 우짤라고?”
   룡천은 말을 마치자 노루를 둘러메고 떠날 차비 했다.
   “일본 놈들은 무리승냥이들이야. 우리 사냥꾼들도 한데 뭉쳐 일본 놈들을 사냥하는 포수대를 무어야네. 알갔어? 그래야 섬나라 강도 놈들을 쓸어버리고 원수도 갚을 수 있는기여.”
  “일본놈을 사냥하는 포수대?"
  "그래."
   성칠은 천천히 머리를 끄덕이었다. 
  "거 참, 그럴듯해. 나도 포수대에 들어가 일본 놈들과 통쾌하게 싸워 보고 싶네. 이게 어디 일본 놈들의 등살에 마음 놓고 살겠는가? 에이, 참!"
   성칠도 사슴을 둘러메고 사냥총을 왼손에 쥐고 따라나섰다.
   룡천은 산기슭으로 내려가면서 나직이 말했다.
   “우리 힘으로 우시장일대 사냥꾼들로 포수대를 무읍세. 우리두 뭉쳐야 고향 땅에서 일본 놈들을 몰아내구 편안히 살 수 있네. 자네가 대장을 하구 내가 뒤에서 받들어 줄게.” 
   “아니, 포수대 대장은 자네 하게나.”
   “아니. 우시장 일대에서 자네 가문과 자네 명성이 높네. 자네가 호소해야 사냥꾼들이 모일 수 있네.”
   성칠은 불시에 포수대 말이 나오자 조금 주저하기도 했다.
   “우리 우시장 일대 사냥꾼들이 몇이나 된다고 그러오? 어찌 무리승냥이 같은 일본 놈들을 다 몰아내겠는가? 또 사냥꾼마다 제 궁리를 하겠는데 다 따라오겠는가?”
   룡천은 성칠과 나란히 걸으면서 말했다.
   “우리 혼자로만 생각하지 말라고. 지금 장백산 일대에서는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몇 만 명이나 되는 조선 독립군이 일본 놈들을 간담이 서늘케 하고 있네.”
   성칠은 귀가 번쩍 뜨였다.
   “오, 그래?”
  룡천은 성칠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일본 놈들은 을사조약을 체결한 후 우리 조선을 통 채로 삼키고 있네. 한일합방을 하면서 조선을 일본제국의 속국도 아닌 일본으로 만들고 있어. 지난해 3월 1일에 서울에서 조선 유지인사들이 모여서 독립선언을 하고 만세운동을 일으켰지. 비록 독립운동은 실패했네. 하지만 온 조선 땅에서 울려 퍼진 ‘조선독립 만세!’ 소리는 망국노로 된 조선 사람들을 뭉쳐 일어서게 깨우쳤어.”
룡천은 걸음을 멈추고 명심해 듣는 성칠을 보고 사위를 둘러 보고나서 천천히 뒷말을 이었다.
    “이준 선생은 화란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까지 참가하여 을사조약이 체결된 내막을 전 세계에 까밝히고 국권을 되찾으려고 하였네. 그러나 간악한 일본 놈들이 미국 놈들과 짜고 들어 꿍꿍이를 꾸미는 바람에 회의장에서 떠밀리어 나오게 됐네.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자 그는 회장 밖에서 자기 배를 갈라 일제에 대한 조선 민족의 반항심을 보여줬네. 조선에는 수많은 애국지사들과 유지인사들이 있네. 수많은 사람들은 나라를 구하려고 서당 방에서 계몽운동을 벌리고 있어. 다만 국제 외교 활동을 하거나 ‘3.1’독립운동 때처럼 ‘만세!’만 불러선 나라를 구하지 못해. 총으로 일본 놈들을 몰아내야 해.”
    룡천은 성칠이 귀담아듣는 것을 보고 계속 열변을 토했다.
   “내캉 간도에 가서 들었는데 말이게. 용드레촌을 중심으로 간도에서도 여기 ‘만세’운동영향을 받아 ‘3.13독립’운동을 벌렸더군. 림민호라는 13세 어린이가 교회당에 올라가 독립운동의 신호 종을 온 용드레촌이 다 들리게 울렸다네. 종소리를 듣자 조선 사람들은 거리에 뛰쳐나가서 시위행진하면서 ‘조선독립 만세!’를 목청껏 불렀다네. 그런데 일본 경찰 놈들이 총을 쏘면서 탄압해 실패로 돌아갔데. 숱한 애국지사들이 총탄에 맞아 희생되거나 붙잡혀 감옥에 갇히고 말았네. 이젠 홍범도장군의 의병대처럼 사냥꾼 포수대를 조직해 총칼을 들고 일본 놈들과 싸워야 할 때네. 일본 놈들을 내 고향에서 몰아내고 내 나라를 되찾아야 편안히 살 수 있네.”
   룡천은 한날 한시에 불시에 너무 많이 말한 것 같아 그쯤 해 그만두었다.
   성칠은 룡천을 따라 성큼성큼 걸으면서 사냥총을 으스러지게 꽉 쥐면서 속으로 못내 혀를 끌끌 찼다.
  (이 양반  아는 것도 많구나. 그러나 우리 몇몇의 힘으로 무리승냥이 같은 일본 놈들을 몽땅 몰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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