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changhe 블로그홈 | 로그인
김장혁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 미발표작품

나의카테고리 : 소설

대하소설 황혼 제5권(100) 참사랑 멜로디 김장혁
2025년 01월 25일 11시 39분  조회:327  추천:0  작성자: 김장혁


    대하소설 제5권 종장

         김장혁


      100. 참사랑 멜로디




   김춘희도 소문을 듣고 최군철 등을 비방한 대자보를 광장에 가서 본 적이 있다. 그녀는 그 대자보에서 정치에 대한 건 반신반의하였고 최군철의 남녀관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믿었다. 비록 최군철이 자기 신고를 받아들여 류항곤 원장을 수사해 감옥에 보내고 자기를 원장으로 임명했지만 바람둥이 최정호의 사생아라고 곱게 보지 않았다.
   그녀는 최군철은 리문걸선생의 아들인가 했는데 최정호와 리문걸의 본처 박영희의 사생아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아주 큰 충격을 받았댔다.
    “어쩜 최정호 국장은 자기 처제와 살아서 사생아까지 낳았어? 인륜도 짓밟은 패륜이야. 세상 웃기는 바람둥이구나. ”
   김춘희는 최군철이 애 둘이나 낳은 본처 리나와 리혼한 홀애비라는 걸 알고 “딱 애비를 떼닯았다.”고 속으로 욕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자기가 그렇게 애지중지하면서 키운 하나 밖에 없는 딸애 허가은과 최군철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정수리를 한대 맞은 것 같았다. 그녀는 눈앞이 아찔해나 하마트면 까무러칠번 했다. 그녀는 늙어빠진 야마구찌 다이로 교수한테 재가해 별의별 성학대를 다 받으면서도 허가은을 다이로교수 연줄로 일본에서 좀 환하게 살게 하려고 이를 옥물고 참으면서 이날 이때까지 살아왔다. 그런데 마끼(허가은)가 일본에서 돌아와 최군철을 졸졸 묻어다니는 것을 보자 칼로 가슴을 에이는듯했다.
   (안돼, 가은인 바람둥이 사생아한테 시집가선 절대 안돼. 어데 좋은 총각이 없어서 애 둘이나 달린 홀애비한테 시집가? 그것도 여나 문살이나 이상 홀애비, 아이고, 무슨 개고생을 하자고 저래? 마끼야, 절대 안돼!)
   춘희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춘희는 자기 딸 마끼(허가은)가 최군철과 련애하는 것을 기어이 떼놓으려고 백방으로 애썼다. 
   춘희는 문걸과 종호를 찾아다니면서 최군철한테 려향을 붙여놓으려고 혼인중매까지 섰댔다. 그런데 최군철은 려향이 부패분자들의 사생아라고 정치영향을 고려해서 려향을 왼눈으로도 보지 않았다. 려향도 자기 애비를 총살받게 하고 엄마를 감옥에 보내 무기징역살이를 시킨 최대 장본인인 군철을 속으로 증오하였다.
    "소리 없는 권총이 있었으면 땅 쏴 죽이고 싶은데. 살부원쑤와 살아라고? 춘희는 가은을 최군철 그놈한테서 떼놓으려고 날 희생양으로 중매서는 판이구나. 어림도 없어."
    려향은 이렇게 속궁리하면서 근본 련애하려는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려향은 독신주의자를 고집하던 녀자애인데다가 애비 에미 살아온 걸 보고 근본 결혼하려고 하지도 않는 판이였다. 
   당황해진 춘희는 어느날 집에서 마끼를 조용히 불러 쏘파에 앉혀놓고 군철과 떼놓으려고 작심했다.
   그녀는 딸이 먹기 좋아하는 사과를 싹싹 깎아 주고나서 최군철한테서 딸을 떼놓으려고 타일렀다.
   “최군철을 작작 따라다녀라.  시당위 서기고 돈도 많다지만 절대 최군철과 련애해선 안돼. 너도 광장에 나붙은 대자보를 보았지? 온 시내에 소문이 자자하다.”
   마끼는 외까풀눈을 치켜뜨며 엄마를 곱게 흘겨보았다.
   “또, 또 그말인가요? 그건 무함입니다. 최서기 얼마나 정직하고 현시대 진짜 사내 같은가요?  최서기 덕분에 엄만 원장으로 되고 난 위생국 간사로 제발됐죠. 지금 공무원은 상직업인데요. 공무원으로 들어가기 어디 그리 쉬운가요?”
   춘희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참 답답해. 고까짓 위생국 간사가 뭐 그리 대단하니? 사람이 사는덴 그따위 공무원 아무것도 아니야. 녀자는 대상을 잘못 만나면 한평생 개고생한다. 알만하니?”
   마끼는 제 쪽에서 이상하다고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최서기 어때서 자꾸 그래요? 그는 현시대 경제시대 영웅인데요.”
   “사랑은 견코 지위고저나 금전다소에 있는게 아니야. 사랑과 지위, 금전을 혼돈해선 절대 안돼. 넌 군철의 지위와 돈을 숭배하고 흠모하고 사랑하는 거야."
그녀는 문걸이 얼음협곡에서 생사를 헤아릴 수 없을 때 자기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말까지 써먹었다.
   "참사랑은 처녀총각의 피 끓는 두 심장으로 연주하는 티없이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야. 결코 지위와 금전에 혼탁해진 감정 따위 아니야. 군철은 최정호가 처제와 바람 피워 낳은 사생아야. 애비를 닮은 세상 색마야. 애 둘이나 달린 홀애비야. 미국 아가씨와도 살구 숱한 애인들 뒀다고 대자보까지 나붙었어. 지위가 아무리 높고 돈이 아무리 많아도 쓸데 없어. 바람둥이를 만나면 한평생  피눈물로 세월을 보내야 해. 숱한 좋은 총각들을 두고 왜 하필 애 둘이나 달린 홀애비냐? 이젠 엄마 말을 좀 들어라. 군철을 작작 따라다녀라.”
   마끼는 발딱 일어나면서 성냈다.
   “내 혼인을 작작 간섭하세요.”
   춘희도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뭐라고? 엄만 널 생각해 일깨워주는 거야. 정 군철과 그러겠으면 모녀관계를 끊을줄 알아.”
   그 말에 마끼는 좀 누그러들었다.
   춘희는 마끼를 시름 놓을 수 없었다.
   춘희는 최군철과 마끼를 떼놓으려고 자기를 사모하는 최군철의 양아버지 리문걸과의 재혼을 다그치려고까지 했다.
   (내 리문걸선생님과 재혼한다면 효성이 지극한 최군철은 절대 양아버지 사랑을 짓밟고 내 딸과 약혼하지 않을 거야. 어떻게 애비 안해의 딸과 결혼하자고 달려들겠는가? 부모자식간의 인륜을 짓밟았다는 새 류언비어를 생산하자고? 정치인들은 개인 감정과 생활도 잘 통제해야 하잖겠는가.)
   김춘희는 최군철을 찾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마끼를 작작 데리고 다녀라고 쏴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말해 기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김춘희는 궁리 끝에 리문걸을 확 끌어당기려고 가을 휴가를 내고  리문걸과 함께 유럽관광을 떠나기로 했다.
   그때 리문걸은 춘희와 재혼하려고 기다려 왔던지라 속으로는 아주 반색했다. 그러나 군철과 마끼가 좋아하는 걸 알고 선뜻이 관광하러 나서지 못했다.
   (괜히 주책없이 놀아서 애들의 일을 그르치겠다. 어시가 물러서야지.)
   그런데 뜻밖에도 군철은 양아버지와 김춘희 박사의 재혼이 성사되게 하려고 그들의 관광을 지지해나섰다.
문걸은 군철한테 진심으로 물었다.
   “네가 마끼를 좋아하는 거 같던데. 부모들이 주책없이 놀아선 안되지.”
   그러나 군철은 씨무룩이 웃었다.
   “난 마끼와 재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다른 고려하지 말고 관광하러 가십시오.”
  최군철은 문걸한테 관광 용돈도 푼푼히 주면서 함께 관광하라고 등을 밀어주었다.
   기실 최군철은 한때 마끼가 다이로교수가 애를 낳아주겠다던 혼약서를 들고 와서 법원에 소송했을 때 지혜롭게 따돌린 사건을 계기로 총명하다고 마끼를 좋아했다. 그러나 한국 보라매공원에서 그가 려향을 흑인날강도 마수에서 구할 때 “쓸데 없는 일에 목숨 걸게 있는가요? 작작 삐치세요. 어서 갑시다.”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후부터 최군철은 마끼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어쩜 같은 녀자로서 어쩜 날강한테 당하는 려향에 대한 최저한도의 동정심도 없어? 최저한도의 인간의 량심과 인도주의도 없어. 너무나 리기적이야.)
   그때부터 최군철은 마끼는 별로였다.
   리문걸한테서 최군철의 태도를 들은 후 김춘희는 조금 시름이 놓였다. 그러나 눈에 콩깍지 낀 마끼를 시름 놓을 수는 없었다.
   (내 리문걸선생과 재혼할 예산이라면서 재혼기념으로 유럽관광을 간다고 하니 뭐랬어?)
   그때 마끼는 눈이 새똥그래서 나를 흘겨보면서 고래고래 고함치기까지 했다.
   “엄만 딸의 첫사랑을 짓밟고 재혼할 예산입니까? 엄마 리문걸선생과 재혼해도 내 군철과 결혼하는데 무슨 일 있는가요? 군철이 무슨 리문걸선생님의 친아들입니까? 양버지 다 무슨 대순가요?”
   김춘희는 듣다 못해 마끼의 귀쌈을 찰싹 갈겼다.
   “이 간나새끼, 바보 같은게. 세상 사람들을 웃길 예산이냐? 어떻게 엄마 아들과 결혼해? 너넨 오누이야. 군철도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리문걸선생한테 말하면서 우리 재혼하는 걸 동의했단다.”
   마끼는 그 말에 눈물콧물을 두 볼에 줄줄 흘리면서 대성질호했다.
   “엄마, 거짓말이야!”
   김춘희는 마끼의 두 볼을 잡아흔들면서 고래고래 고함쳤다.
   “어째 엄마 말을 듣지 않니?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네가 홀애비와 결혼하는 걸 보지 못해. 어째 엄마 죽는 걸 보겠니? ”
   춘희가 죽음으로 위협하자 마끼는 잠시 누그러드는 척 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군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김춘희는 리문걸과의 재혼을 더는 미룰 수 없었다. 그는 더는 주저하지 않고 리문걸과 함께 유럽 관광길에 올랐다.
   최군철은 공항에까지 나와 리문걸과 김춘희를 바래였다. 그러나 마끼는 공항에 얼굴도 내밀지 않았다.
   그런데 유럽관광에 웃기는 일도 벌어졌다. 리문걸은 처음으로 김춘희와 빠리 교외 한 호텔 방에 들었다. 널직한 한방에 들었는데도 문걸은 춘희를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곱도록이 다른 침대에 누워 코를 드렁드렁 고르며 자기만 했다.
   (진짜 남자 같지도 않아. 나를 그렇게 사랑한더더니, 참, 혹시 날 사랑하지 않는가? 아님, 오늘 빤셀궁과 에펠철탑이랑 싸이나강을 유람하고나서 곤한 걸까? 그래도 어떻게 녀자를 한방에 두고 저럴 수 있어? 내 딸을 홀애비한테 떼울가봐 그렇지. 저런 나그네와 어떻게 살아?)
   김춘희는 문걸을 원망하면서 침대 위에서 이리궁실 저리 궁실 하면서 온 밤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리문걸은 이전과는 달랐다. 그렇게 절절하게 김춘희와의 참사랑을 끈질기게 추구하는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 참사랑주의자인 문걸은 춘희 과거가 좀 께름직했던 것이다. 그는 김춘희 일본 류학시기 도사 다이로교수와의 혼인사가 께림직해 뒤로 제빠드하면서 그녀와의 재혼에 대해 심중모드에 들어갔댔다. 그러나 지금 점차 춘희한테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기 시작하였지만 춘희는 그런 눈치를 채지 못했던 것이다.
   리문걸은 건출설계사이자 미술가이기에 프랑스 빠리 루브르궁에 전시된 비너스 조강상을 특별히 깐깐히 둘러보았다. 진짜 세상에서 아름다운 하얀 비너스 조각상은 저명한 프랑스 미술가, 조각가 다빈치의 원작 명조각상이라고 한다.
   비너스의 정면 모습은 진짜 아름다운 서양 녀자 모습이였다. 깡꿀깡굴한 머리, 하얀 얼굴에 좀 내리깐 쌍까풀눈, 육체미를 한껏 자랑하는 균형잡힌 하얗고 탄탄한 몸매,
   그러나 뒤로 돌아가보니 웬 걸, 치마자락인지 천인지에 살짝 가려진 엉덩이가 좀 떨어진 상처자국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문걸은 미덥지 않아 의아한 눈길로 비너스 얻엉이를 자꾸 쳐다보았다.
   (비너스 같은 미녀한테도 흠집이 있는가?)
   그는 당지 가이드아가씨한테 비너스에 대해이것 저것 자세히 물어보았다.
   가이드아가씨의 소개에 따르면, 비너스는 확실히 세상에 존재한 아름다운 미녀인데 다빈치와 한 마을에서 살았다고 한다. 다빈치는 비너스가 어찌나 이쁜지 혼이 날아날 지경이였다. 그는 비너스를 데리고 살려고 무척 애쓰며 따라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비너스는 그림 밖에 그리지 못하는 가난한 다빈치를 왼눈으로 보지도 않고 왕이거나 작위가 있는 귀족한테 시집가려고 추궁했다. 나중에 비너스는 한 공작한테 시집가서 끝내  귀족가문에 들어갔다.
   비너스는 남편이 집에 없을 때면 미모로 숱한 사내들을 자기 침대에 유인해들여 음탕한 섹스를 벌렸다. 심지어 한 사내와 한창 재미를 보는데 다른 사내가 찾아오면 먼저 온 사내를 침대 밑에 치워놓고 후에 온 사내와 질탕하게 섹스를 했다. 어떤 때는 동시에 여러 사내들과 섹스를 했다. 한 사내가 비너스의 가슴을 매만지고 한 사내는 허벅더리를 감빨고 다른 사내는 그녀의 하얗고 옴폭한 옹달샘을 빨아먹다가 배를 저으며 돌진했다. 다른 사내는 그녀의 입에 구강섹스르 질탕하게 해댔다. 비너스의 엉덩이는 성병에 썩어날 지경이였고 남성 성기와 녀자 성기가 다 달린 수아매(중성) 아들 츄피터를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 다빈치는 방탕한 비너스 조각상에 엉덩이 떨어져나간 흔적을 조각해 넣었다고 한다.
    후세인들이 땅에 묻힌 비너스 조각상을 발굴해 파낼 때 괭이에 찍혀 왼쪽어깨와 엉덩이 밑부분이 좀 떨어져 나갔다고도 한다. 또 왼쪽 어깨 위에 물동이를 쳐들어 물을 끼얹던 비너스의 팔도 떨어져나갔다고도 한다. 
    다빈치는 비너스를 잊지 못해 그녀가 그리울 때면 숱한 비너스 조각상을 조각해내군 했다고 한다. 비너스가 공작한테 시집가자 다빈치는 타락해 술만 처마시고 그만 동성애자가 돼 버렸고 성병에 걸려 비참하게 죽었다고 한다.
   비너스는 세상에서 자기가 유일한 아름다운 미녀라고 여기였다. 그러나 왕의 나젊은 공주가 자기보다 더 이쁘다는 말을 듣고 공주를 한없이 질투했다. 비너스는 태양신(아폴로)을 꼬드겨 왕이 공주를 가시 돋힌 벌레한테 시집보내게 하였다. 그러고도 성차지 않아 비너스는 또 아들 츄피터를 보내 공주를 활로 쏴 죽이라고 했다. 그러나 츄피터는 산에 가서 동굴에 있는 이쁜 공주를 보고 홀딱 반해 독화살을 쏘지 않고 감미로운 사랑의 화살을 쏘아버렸다. 그리하여 츄피터는아름다운 공주의 사랑을  얻어 결혼해 행복하게 살게 되였다.
   명색이 시어머니로 된 비너스는 공주를 계속 질투해 백방으로 모해하려고 들었다. 그런데 태양신과 츄피터가 미녀로부터 마녀로 변한 비너스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리하여 비너스는 끝내 공주를 모해하지 못하고 속을 끙끙 앓다가 화김에 죽었다고 한다.
   리문걸은 서울 국제미술전시회에서 여러차례 국제미술상을 탄  한다하는 미술가, 에술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여직껏 마음 속으로 흠모해왔던 비너스에 대한 실망감을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여직껏 얼마나 흠모했던 다빈치와 비너슨가. 그런데 비너스는 미녀가 아니라 원래는 바람쟁이, 질투도 많은 음흉한 마녀였구나.)
   그러나 비너스 조각상은 그의 머리에 일종 현실적인 계시를 주었다.
   유럽관광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날 밤.
  문걸은 별무리 내린 싸이나강변 호텔에서 아름다운 빠리 야경과 우뚝 솟은 에펠철탑을 내다보면서 명상에 잠겼다. 참사랑주의자였던 그의 생각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문걸은 다빈치가 손수 조각한 비너스 조각상을 둘러보면서 자기와 춘희의 사랑을 련상하였다. 
    (세상에 어디 티없이 깨끗한 참사랑이 있겠는가. 세상에 흠이 없는 녀자가 어디 있겠는가? 내가 그렇게 흠모해온 비너스에게도 흠집이 있지 않는가. 모든 것은 상대적이지. 춘희는 비록 두번 실패한 혼인사가 있지만 건 옥에 티나 다름없다. 춘희는 참말로 마음씨 착하고 참된 녀자야. 내가 심한 혈변을 해 병원 문 앞에 쓰러졌을 때 춘희가 휄체어로 나를 급진내과에 실어다가 구해주지 않았는가. 출혈이 심해 쑈크가 온 내게 수혈해야겠는데 불시에 혈장이 모자라자 춘희는 주저없이 팔을 걷고 자기 피를 수혈해주어 나를 구했다. 춘희의 사랑에 넘친 피가 아직도 내 온 몸에 굽히쳐 흐르고 있다. 이렇게 착한 구명은인 녀자를 사랑하지 않고 또 누구를 사랑하겠는가. ) 
   문걸과 춘희는 지하철을 탔다가 못 볼  서양인들의 민낯을 보게 됐다. 한무리 금발미녀들이 실 한오리 걸치지 않고 금발머리를 흩날리면서 지하철 숱한 인파 속에서 거닐고 있었다. 그녀들은 아무런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파란 눈을 반짝이며 사람들한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참사랑주의자, 금욕주의자인 문걸은 도무지 눈 뜨고 볼 수 없어 눈을 감아버리고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서양은 전혀 다른 세상이였다.
    개선문 앞에서는 어쩌겠는가, 숱한 행인들 속에 몇몇 남녀들이 라체로 걸어다니는가 하면 관광객들과 기념사진까지 버젓이 찍는 것이었다. 어떤 라체미녀들은 자전거를 타고 금발머리를 흩날리면서 달려다녔다. 라체 금발미녀들은 "라체로 성심을 담아 빠리올림픽을 열렬히 응원한다."고 떠들어댔다.
    빠리 자유의 거리에서는 숱한 라체남녀들이 "성자유 만세!", "성해방 만세!" 프랑카드를 쳐들고 라체시위를 하고 있었다.
    (딱 원시사회 같구나.)
    문걸과 춘희는 도무지 리해되지 않았다.
    (저렇게 벌거벗고 사는게  사랑이고 락이고 꿈인가? 참사랑과는 한참 별로야.)
    유럽관광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날 밤에야 문걸은 춘희와 함께 빠리 싸이나강변 으리으리한 호텔에서 잊을 수 없는 첫날 밤을 보냈다. 그들은 별빛이 내린 아름다운 빠리 야경을 내다보면서 서로 사랑의 품에 꼭 껴안고 베토벤의 원무곡에 맞춰 흥겹게 참사랑의 사교무를 추기 시작하였다.
   처음으로 서로의 따뜻한 사랑의 체온을 느끼는 순간, 문걸은 모든 의혹과 착잡한 고민을 다 훌훌 벗어버리고 오랫동안 무르익혀온 사랑을 활화산처럼 분출했다.
   문걸의 눈 앞에는 처음 여자를 알게 한 이름난 무용수 박영희 하얀 가슴과 성기갈을 말려주던 미녀로봇 아사꼬의 금발머리가 떠올랐다.
   (한평생 나를 속여먹은 배신자, 허위를 일삼은 '본댁'-영희, 나의 구명은인이자 성적인 여자친구-  아사꼬도 다 잊어야지. 오직 춘희만 생각하고 사랑하자. 세상에 흠집이 없는 녀자 어디 있겠는가? 춘희 박사는 세상 미녀 비너스보다 상대적으로 퍽 낫지.)
비너스가 문걸을 보고 해쭉 웃으면서 엄지를 척 내들면서 축복해주는 것 같았다.
   춘희의 눈 앞에는 전 남편 주정뱅이 허씨의 퉁사발눈, 성변태 다이로 교수의 가재수염이 겹쳐 떠올랐다. 등산하러 가서 눈구멍으로 펄렁 빠져 얼음협곡에 떨어졌을 때 자기의 가슴을 꼭 끌어안고 절절한 사랑을 고백하던 리문걸의 사랑에 전 목수리가 귀전에 울렸다.
   춘희는 외까풀눈을 살며시 감고 문걸의 야성적인 사랑을 차분히 받아들였다. 그 사랑이 깊숙이 뿌리를 박을수록 속으로 기도했다.
   (하느님이여, 오늘 밤 사랑으로 제발 내 딸을 홀애비 군철한테서 떼 주옵소서.)     
   그녀의 복잡한 마음은 리문걸의 저돌적인 공격으로 해 산산히 부서지면서 깨끗하게 정화돼갔다. 착잡하고 거치장스러운 심태가 펄펄 끓어번지는 사랑의 화가마에서 용해되면서 새로운 사랑의 예술작품으로 승화돼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문걸이 이제껏 추궁해온 참사랑에는 딸을 보호하려는 춘희의 마음이 반죽돼 혼탁한 잡음도 섞였다. 사랑은 이뤘지만 참사랑은 처참한 패배로 종말을 서서히 고했다.
   달빛과 별빛이 스며드는 빠리 으리으리한 호텔방 침대에서는 참사랑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신음소리와 흐느낌소리에 맞춰 절주 있게 메아리치고 있었다.



2013년 11월 20일 12시 16분  조회:1917  추천:27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프로필           
필명: 민성, 애명: 조왕돌     

1958년 중국 길림성 연길현 조양공사 근로촌 한 농민의 가정에서 아홉째 아들로 출생.    
1976년 고향 산골고중을 졸업, 귀향목동 출신.    
1981년 12월 중국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1982년 1월- 1987년 중국 길림성 룡정시 룡정중학교 교원.    
1988년-1996년 중국 길림성 연변인민방송국 기자.    
1997년- 2016년 연변인민출판사 "청년생활"잡지사 부주필, "소년아동"잡지와 "별나라"잡지 련합편집부 부주필,
"농가"잡지와  "로년세계"잡지 련합편집부 주필 력임, 연변인민출판사 편심(교수급편집).      
2018년 5월 정년퇴직. 료녕성조선족로인협회 부회장, 명예회장 력임.    
현재 연변주아동문학연구회 사단법인대표, 회장, <<꽃나라>>편집부 주필.
                  

저서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총 7권, 350여만자)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총 4권, 120여만자)    
대하소설 "졸혼"(총 6권, 150여만자)    
대하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욕망의 천지", "황천의 유령"(총 3부작, 90여만자)    
대하소설 "황혼"(총 5권)    
장편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공저) 등  
     
장편소설 27권.      
그외.      
장편실화 "인민의 훌륭한 법관 록도유"(한문)      
중단편소설집 "사랑환상곡"      
동화소설집 "멋쟁이 매옹이와 찍찍의 겨룸"    
 동화소설선집 "괴물 클론바우 모험기"      
아동문학작품집 "호랑이와 사냥군"      
문학작품집 "사랑은 요술쟁이야"       
수필집 "리별"        
실화작품집 "빨간 장미꽃 함정"등
       
저서  총 35권,  문학작품 총 1,000여만자.                

수상
백두컵문학상,  아리랑문학상, 전국소수민족아동문학작품우수상 (수차), 한중옹달샘아동문학상,
한중동심컵아동문학상,  웰빙아동문학상, 한국 KBS방송 수기우수상, 한국 대전매일수필문학상, 두만강수필문학상 , 
동북3성우수도서상 (2차), 2010년 연변작가협회 선진작가상 등 30여개 수상.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0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09 대하소설 황혼 제5권 101. 황혼의 유령 김장혁 2025-02-19 0 15
508 대하소설 황혼 제5권(100) 참사랑 멜로디 김장혁 2025-01-25 0 327
507 대하소설 황혼 제5권(99) 대자보 김장혁 2025-01-22 0 324
506 대하소설 황혼 제5권(98) 혼 김장혁 2025-01-20 0 102
505 대하소설 황혼 제5권(97) 01호 김장혁 2025-01-18 0 95
504 대하소설 황혼 제5권(96) 상수리나무관에 숨은 비밀 김장혁 2025-01-14 0 110
503 대하소설 황혼 제5권(95) 류씨네 도적배 김장혁 2025-01-12 0 101
502 대하소설 황혼 제5권(94) 특대황금금고절도사건 김장혁 2025-01-08 0 93
501 대하소설 황혼 제5권(93) "저승사자" 암살사건 김장혁 2025-01-06 0 100
500 대하소설 황혼 제5권(92)늙은 너구리의 마수 김장혁 2025-01-02 0 120
499 대하소설 황혼 제5권(91) 무덤의 황금몽 김장혁 2024-12-30 0 109
498 대하소설 재혼 제5권 (90) 깡패와 생사박투 김장혁 2024-12-29 0 121
497 대하소설 황혼 제5권(89) 모살 김장혁 2024-12-27 0 80
496 대하소설 황혼 제5권(88) 정의용사 김장혁 2024-12-25 0 143
495 대하소설 황혼 제5권(87) 황혼 동기파티 김장혁 2024-12-23 0 104
494 대하소설 황혼 제5권(86) 선녀다방에서의 밀담 김장혁 2024-12-21 0 148
493 대하소설 황혼 제5권(85) 황금몽 김장혁 2024-12-19 0 173
492 대하소설 황혼 제5권(84) "당신도 친애빈가?" 김장혁 2024-12-18 0 147
491 대하소설 황혼 제5권(83) 사생아 풍파 2024-12-15 0 165
490 대하소설 황혼 제5권(82) 미녀의 기구한 운명 김장혁 2024-12-11 1 204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