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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황혼 제4권(62) 추억의 돛배 김장혁
2024년 10월 23일 18시 44분  조회:85  추천:0  작성자: 김장혁

   대하소설 황혼 제4
       
          김장혁

 
     62. 추억의 돛배

 


     황혼에 이르면 추억에 잠겨 산다고 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비행기에 앉아 뒤로 밀려가는 꽃구름을 보면서도 종호는 추억의 돛배를 타고 쓰라린 추억의 바다에서 헤맸다.
    종호는 류려평한테는 이젠 아무런 정도 꼬물민치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류려평과 리혼한다고 하니 왜서인지 자꾸 지나간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비행기가 고향 비행장에 착륙했다. 그는 고향 비행장 널다란 합실에 들어서자 피뜩 우스운 일이 떠올랐다.
    20년 전인가.
    한번은 종호는 처자와 함께 가시부모를 모시고 가시부모 옛 고향인 청도로 가게 됐다.
    그날 종호는 단위 일을 다 처리해놓고 좀 늦어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비행장에 달려나갔다.
    그가 대합실에 달려 들어갔을 때였다.
    류려평은 낯이 새피랗게 질린 채 한창 핸드폰으로 누구와 긴장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그래, 돈을 어데다 보내라는 겁니까? 네? 그럼 안전합니까? 네, 알았습니다. 그럼 은행과 구좌번호, 수금인 성명을 알려주십시오. 네. 인차 보내지오.”
   종호는 류려평의 전화를 치는 걸 들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
    류려평이 전화 치는데 중도무이할 수도 없어 류생남 국장한테 다가가 나직이 물었다.
    “불시에 어디에 돈을 보낸답니까?”
    “에이, 큰 일 났소.”
   류생남 국장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사연을 말했다. 
    “북경 공안국에서 저애 구좌번호가 안전하지 않다면서 북경 공안국 구좌번호에 돈을 보내 보관하라오.”
    “뭐?”
   종호는 듣자마자 판단이 갔다.
    “전화사기군요.”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부라리며 야단쳤다.
   “이걸 어쩌는가? 북경 공안국에서 돈을 당장 보내라는데. 정기저금을 해놔서 어떻게 당장 보낸단 말이오?”
   조급해난 류려평은 발까지 동동 굴렀다.
   “이젠 청도행 비행기 리륙시간도 반시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 일을 어쩐단 말이오?”
    종호는 한마디 물었다.
    “돈을 어째 북경 공안국에 보내야 된다오?”
   류려평은 종호를 보고 말했다.
    “내 은행구좌가 안전하지 않다는구만. 웬 해커들이 내 은행구좌 비번을 부시고 돈을 채갈 위험이 있다오.”
   종호는 류려평의 팔을 잡아 흔들면서 귀띔했다.
   “금방 전화 한 사람이 북경 공안국 사람인지 어떻게 아오? 혹시 제 아는 사람이오?”
   “아니, 모르는 사람이오.”
   “그런데 모르는 사람을 믿고 그 사람 구좌에 돈을 보낼게 뭐요? 정신 있소?”
   류려평은 종호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콕 질러놓으면서 말했다.
   “니 정신 나갔어. 바보야, 공안국 사람도 믿지 않고 그래 누굴 믿겠어? 인차 돈을 보내야겠는데 이 일을 어쩌오?”
   종호는 따져 물었다.
   “그래, 그 사람이 북경 공안국 사람이란 걸 제 어떻게 알고 딱 곧이듣소? 좀 랭정하게 생각해보오. 이건 분명 전화사기오…”
   또 류려평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또 전화 왔다. 빨리 돈을 보내야겠는데 이 일을 어쩐다? 청도에 다 갔구나.”
   류려평은 또 전화를 받았다.
   그 새 종호는 류생남 국장한테 다가갔다.
   종호는 그래도 이 시각에 로국장은 랭정하게 사유하리라고 믿었다.
   “전화 한 사람이 북경 공안국 사람인지, 아닌지 어떻게 안다고 저럽니까?”
   류생남 국장은 맥 빠져서 제 자리에 앉은 채 종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금방 내 북경 우전국 전호번호자문대에 확인해 봤는데 저 전화 친 사람의 전화번호는 북경 공안국 전호번호 맞습데.”
    그러나 종호는 전화사기라고 단정지었다.
   그때 옆에서 류려평이 전화를 치고 있었다.
    “여보세요. 내 돈은 다 정기저금해 놔서 당장 찾기 힘들군요. 또 우린 지금 비행기 타고 청도로 가자고 그러는데요. 리륙시간이 반시간도 남지 않았군요. 어떻게 하면 좋을가요? 뭐? 시간을 다툰다고요. 해커조직에 구좌번호가 공격당해 위험하다고요? 이 일을 어쩌는가요? 기다리세요. 제가 인차 정기저금 찾아 보내겠어요. 문자로 구좌번호를 보내주세요. 은행 이름과 수금인 성명도 보내십시오. 네. 알았습니다. 즉시 찾아 보내겠습니다. 수고하겠습니다.”
    류려평이 전화를 놓으려고 할 때였다.
    순간 종호가 류려평의 핸드폰을 홱 빼앗아냈다.
    “야, 이 사기군아, 네놈 지금 어디 있느냐? 난 검찰원 검사야. 네놈 위치를 추적 중이야. 뭐? 사기군 아니라고? 그럼 왜 네놈 위치를 대지 못하는냐?”
    그러자 류려평은 황급히 핸드폰을 빼앗아가며 야단쳤다.
    “이 바보야, 어째 내 일에 삐치니? 가산을 몽땅 해커조직에 날리자고 그러니?”
    종호는 너무 어이 없어 허구픈 웃음을 웃었다.
    “정기저금통장에 돈이 얼마 있소?”
    류려평은 어망간에 직답해버렸다.
    “50만원이나 있어.”
   종호는 깜짝 놀랐다.
    “당신 어데서 그렇게 많은 돈 생겼소?”
   류려평은 혀를 홀랑 내밀었다. 그제야 점점 제성신이 드는 것 같았다.
    “바보 같은게 꼬치꼬치 캐묻지 말라.”
    종호는 랭소했다.
    (제 나그네 앞에선 꽤나 랭정하군. 어쩜 전화사기범 앞에선 저렇게 랭정하지 못할가? 흥!)
    그런데 종호가 핸드폰에 대고 욕해놓은 후 웬 영문인지 류려평의 핸드폰이 잠잠해졌다.
    “봐라. 바보 같은게, 네놈이 호통치는 바람에 공안국 사람 전화 끊어버렸어. 이 일을 어쩐단 말이야? 집에 당장 가야지.”
    종호는 코웃음쳤다.
    “보오. 내 검사라니깐. 그 놈 사기군이 겁 먹고 전화를 끊었잖아?”
   종호는 능청스레 유모아를 늘여놓았다.
    “그 돈 모를 사기군한테 보내지 말고 내나 주오.”
   류려평도 씨물 웃으며 롱담을 했다.
   “개를 줘도 널 안 줘.”
   종호는 손가락으로 류려평을 가리키면서 포복대소했다.
   “하하하, 저걸 보십시오. 가시아버지, 류려평은 낯도 본 적 없는 사기군한테 50만원 주자고 하면서도 나한테 안 준답니다. 우습지 않습니까?”
   종호는 바늘방석에 앉은듯이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류려평의 팔을 끼고 탑승구 쪽으로 가면서 말했다.
   “청도나 가기오. 이젠 리륙시간이 20분 밖에 남지 않았소.”
   종호는 가시부모를 돌아보더니 외까풀눈을 찔끔 했다.
   류생남 국장 량주는 려향을 데리고 종호를 따라 탑승구 쪽으로 나갔다.
   류려평은 아직도 사기 함정에서 채헤여나오지 못하고 종호의 팔을 뿌리치며 중얼거렸다.
   “이 바보야, 돈을 날려버리는 날엔 네 놈을 집에서 쫓아낼테야.”
   “하하하. 근심하지 마오. 이제 그 놈한테서 다시 전화 오는가 보오. 절대 오지 않을게요. 아마 그 놈은 미끼를 문 고기를 놓치구 지금 쯤은  ‘참 재수 없다.’고 툴툴거릴게오. 당신 돈 떼우지 않으면 한 때 밥이나 사주오. 자, 시름 놓고 가기오.”
   그들이 비행기에 올라 청도에 날아갈 때도 전화 오지 않았다. 청도에 간지 며칠이 지나도 진짜 다신 “북경 공안국 그 놈”한테서 전화도 오지 않았다.
    종호는 그때 일을 회상하자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어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쩜 부행장이란 사람이 저렇게 사기군한테 깜쪽같이 속히울가? 사기군한테 속히우는 건 눈깜짝 할 새야. 그날 청도에 갈 일이 없었더라면 류려평은 인차 돈을 그 놈 사기군한테 보냈을 거야. 또 그날 내 류려평한테 귀띔하면서 전화를 빼앗아 사기군놈을 위협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겠는가?)
    종호는 류려평의 바보스런 행각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코웃음이 절로  났다.
    비행장 대합실에서 남들은 마중 나와 반갑게 만나 얼싸 안고 야단쳤다. 그러나 종호는 마중 나온 사람이 하나도 없이 외롭게 대합실에서 나왔다.
    그는 무더운 삼복지간에 찾아갈 집도 없었다. 그는 눅은 민박에 들기로 하고 공항뻐스에 올라탔다.
     그는 아직도 해가 많을 걸 보고 먼저 남한테 세를 준 46평짜리 집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그 콧구멍만한 집은 그가 단위 신세 절반, 원고료 절반 해서 산 집이었다.
    종호는 그 집을 생각하자 또 그 집을 둘러싸고 류려평과 있었던 일이 눈 앞에 삼삼히 떠올랐다.
    (글쎄 국장 집 귀공주를 데려다가 고생시킨 건 미안하다. 허나 난 돈을 조금이라도 벌면 널 기쁘게 해주려고 다 주지 않았더냐?)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종호는 항일투쟁사 책을 출판해 원고비를 꽤나 많이 탔다.
   그날 저녁에 출판사 해당 편집과 책임자들을 한 때 대접하고 셋집에 돌아왔다.
    바깥에서는 밤송이만한 함박눈송이가 쏟아져 내렸다.
    종호는 하얀 눈을 빠드득빠드득 밟으며 귀가해 세집 문을 뚝 떼고 들어섰다.
    “어째 이제야 왔소?”
   류려평은 려향을 안고 이불 안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 종호를 쳐다보았다.
   종호는 가방을 벗어 들고 말했다.
   “여보, 오늘 이벤트를 좀 해야겠소?”
   “무슨 이벤트?”
   류려평은 어글어글한 두 눈에 의아한 빛이 반짝이었다.
   “이걸 보오. 뭔가?”
   종호는 가방에서 두툼한 돈을 쥐어 천장에 탕 뿌렸다.
   순간 50원짜리 돈이 눈송이처럼 천장에서 날아내렸다.
   “이게 뭐야?”
   류려평은 돈을 쥐여들고 보더니 어린애처럼 돈을 쥔 두 손을 쳐들고 환성을 질렀다.
   “돈이구나! 돈!”
   려향도 발딱 일어났다.
   “뭐? 아빠 숱한 돈 가져 왔어? 나도 주어 보자!”
   려향도 고사리손에 돈을 주어들고 야단쳤다.
    “아빠 숱한 돈 가져왔구나! 해해.”
   류려평과 려향은 온 구들과 가마뚜껑에 날아내린 돈을 주으며 좋다고 야단쳤다.
    류려평은 탐욕스런 빛이 반짝이는 눈길로 두툼한 돈을 쳐들고 보며 좋아 야단쳤다.
    그녀는 침을 손가갈에 바르고 두툼한 돈을 세면서 웃고 떠들어댔다.
    “아니, 1만 1천원이나 되는구나. 숱한 돈을 보니 기분 좋구나.”
    그때 대학졸업생인 종호는 한달에 로임을 겨우 70여원 밖에 못탔다. 그때 돈으로 11,000원은 적지 않은 돈이였다.
    종호는 안해가 돈을 보고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저으기 위안되였다. 그는 처음으로 남편 노릇을 한 것 같아 가슴을 쑥 내밀고 당당하게 안해 앞에 설 수 있게 됐다.
   류려평은 종호한테 다가와 종호의 언 볼에 뽀뽀를 쪽 해주었다.
   “엄마 아빠를 뽀뽀해? 나도 뽀뽀! 해해해.”
   류려평과 려향은 번갈아 종호 얼굴에 뽀뽀하고 나서 손벽까지 치며 웃고 떠들었다. 려향은 종호 품에 안겨 초롱초롱한 포도눈으로 엄마와 아빠를 쳐다보았다.
   류려평은 의아한 눈길로 종호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많은 돈 어디서 나진 거요? 혹시…”
   종호는 오늘만은 안해 앞에서 허리를 펴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항일투쟁사 책 원고료요!”
    종호는 가방에서 처녀작 책을 꺼내 들었다.
    허나 류려평은 책은 왼눈으로도 보지 않고 돈을 건사하기에 급급했다.
   그녀는 종호의 치적을 깎아내리는 걸 잊지 않았다.
    “그 책 쓰느라고 집의 돈을 어디 적게 썼소? 취재 교통비만 해도 얼마나 많이 들어갔소? 이걸루 겨우 본전이나 하겠구만.”
    그때 그날 그 감격적인 장면을 회상하면서 종호는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류려평의 행태를 생각하자 인차 얼굴이 바위돌처럼 굳어지고 말았다.
   “돈 밖에 모르는 수전노 같은 년. 어쩜 저렇게 탐욕스럽게 변질했을까?’
    종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길게 내쉬었다.
    그는 추억의 돛배에서 내려 삼복염천 무더위를 무릅쓰고 성림을 구할  일념으로 그 유서 깊은 자그마한 아파트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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