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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황혼 제5권(88) 정의용사 김장혁
2024년 12월 25일 11시 18분  조회:146  추천:0  작성자: 김장혁


     대하소설 황혼 제5

        김장혁
 

     88. 정의용사

 


    성호는 시내에서 소문난 정의용사였다.
    성호는 대학을 갓 졸업한 후 공안국에 배치받은 경찰도 아니였다. 그런데 그는 정의감에 넘쳐 사인정탐으로 돼 공안국 형사과 과장인 승호 양아버지랑 협조해 승호를 묶어놓고 은영을 륜간한 날강도들을 목숨 걸고 추적해 나포했다.
    그런데 승호 아버지는 승호를 공안국에 배치하려고 성호를 보고 공안국에 드나들지 말라고 했다. 성호는 승호 아버지한테 불평을 품고 다시는 공안국에 드나들지 않고 고향에 돌아가 소장사를 했다.
    그런데 성호는 소장사 하러 내몽골에 갔다가 백화점 출납 춘란을 살해하고 거액의 돈을 강탈한 강도들을 려인숙에서 우연하게 만났다. 그 살인강탈범들은 승호 아버지랑 형사경찰들이 쌍불을 켜고 수사하던 놈들, 법망에서 빠져나간 놈들이었다. 승호 아버지 야박한 처사를 생각하면 성호는 강도를 나포해 바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성호는  정의감으로부터 출발해 목숨걸고 총을 휴대한 강도를 나포해 당지 내몽골 공안국에 바쳤다.
    그런데 승호 아버지는 성호가 나포한 강도를 자기네 형사경찰대대에서 나포한 것처럼 버젓이 숱한 기자들을 불러놓고 소식공개회를 열었다. 그러나 성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는 그런 무명정의용사였다.
    후에 공안국에서 정의용사 성호를 경찰로 초빙했지만 성호는 정계에 들어가기 싫은데다가 속이 비좁은 승호 양아버지 밑에 들어가 일하기 싫어 경찰초빙에 응하지 않았다.
   교수 집 귀공주 정희는 소장사군으로 돼버린 성호를 나무리지 않고 지꿎게 따라다녀 끝내 성호와 결혼하였다. 그런데 정희는 농촌에서 시내 중학교로 통근하기 힘들어 항상 시골에서 못 살겠다고 도도거렸다.
   핍박에 의해 량산에 오른다고 성호는 하는 수 없이 소랑 개랑  팔아가지고 시내에 들어와 광고업을 벌렸다. 그가 광고업을 해 숱한 돈을 벌자 한 국영광고회사에서 그의 광고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광고원으로 초빙했다. 그런데 성호는 어데를 가나 항상 정의를 지키고 부정부패를 보면 용서하지 않았기에 편안한 날이 없었다.
   성호는 광고회사 총경리 리굉팔이 광고회사 공금을 탐오해가지고 공상국 오승룡 국장 등과 함께 마사지방이나 노래방에 다니고 생활이 부패타락한 것에 눈꼴이 사나워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그러나 리굉팔 총경리 탐오사건을 접수한 승호 아버지는 리굉팔한테서 숱한 검은 돈을 얻어먹고 수사를 질질 끌었다. 반명에 부정부패를 적발한 성호는 광고회사에서 “고발쟁이”로 몰려 쫓겨났다. 그러나 성호는 굴하지 않고 정의를 주장하면서 당시 검찰원 부검찰장 최혜영(은영)한테 신고해 오승룡 국장과 리굉팔을 탐오죄로 감옥으로 보냈다.
   당시 종호는 정의용사 성호의 사적을 취재해 신문에 내려고 했다. 그러나 성호는 극구 말렸다.
   “나는 결코 신문에 나려고 정의를 지킨게 아니야.”
   지난 해 겨울에 성호는 서울 쪽방촌에서 인터폴 적색지명수배범 정호가 나영이란 녀자와 함께 든 세집을 발견하였다. 그는 정호를 미행했다. 그는 정호의 다음과 같은 일상 활동규률을 장악했다. 정호는 항상 오전에 은행으로 가서 빈들빈들 돌아치면서 동생한테서 입금됐는가 살핀 후 돈을 찾아 입금하고 술이나 처 마시고 아가씨를 실컷 놀고는 해질 녘에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특히 성호는 항상 성호네 2층집 밑으로 해 올리막길로 자기 셋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성호는 정호가 주먹이 센 걸 알고 미리 그물을 준비해 두었다.
    어느 하루 해질 녘에 함박눈이 푸실푸실 내릴 때 정호는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올리막길에 들어섰다. 성호는 정호가 자기 2층집 밑으로 지나갈 때 그물을 정호한테 훌 내리뿌렸다. 성호는 2층 집에서 날아내려가 그물에서 버둑거리는 정호를 나포해 인터폴에 넘겨 주었다. 성호의 신고를 받은 인터폴 경찰들은 당장 나영도 세집에서 나포했다. 홍대입구 부근에서 나영은 화장실에 가겠다고 해놓고 4층 화장실 창문을 열고 가스관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 도망쳤다...
    종호는 성호가 정호를 나포한 정의용사다운 거사에 못내 탄복했다. 그러나 자기가 극진히 동정하고 아끼는 나영을 인터폴에 고발해 나포하게 한 것에 대해선 좀 생각이 달랐다.  종호는 어쩐지 나영은 죄를 졌지만 자꾸 불쌍하기만 했다. 나영의 죄는 용서할 수 없지만 인간적으로는 끝없이 동정하고 싶은 것을 어쩌는 수 없었다. 그는 나영이 탐오범이란 걸 안 때부터 몇번이고 나영과 관계를 끊으려고 했지만 인정상으로 잘 안되는 것이 이상했다.
   성호는 최혜영한테서 종호가 정의를 지키면서 류려평과 류덕재와 싸우고 있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종호한테 엄지를 척 내들었다.       성호와 정호는 젤 친했다. 그들 둘은 전주 리씨 종친이라는 것도 있었겠지만 둘 다 정의를 지키였기에 어느 동기들보다 마음이 통했다.
   성호는 종호를 보고 내심의 말을 했다.
   “나는 네가 정의를 지켜 이 시내 ‘토황제’들인 류덕재와 류려평과 싸운다는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부터 탄복했다.”
   정희는 얼굴이 새파래 외까풀눈을 곱게 흘겼다.
   “당신은 이날 이때까지 정의를 지켜 무슨 먹을 알이 있었소? 흥!”
   종호는 정희를 속으로 아니꼬와했다.
   (정희는 아직도 돈 밖에 모르는구나. 정희는 이전에 한국 사장과 함께 비법다단계판매를 해서 5년 동안이나 감옥살이를 했잖았는가. 그런데 아직도 저러루한 궁리를 하다니? 참.)
   정희는 감옥에서 나온 뒤 이 시내에서 살기 창피해 성호와 졸혼하고 한국 사장을 따라 한국과 미국에 돌아다니면서 때밀이나 하면서 살았다. 심지어 빨깍빨깍하는 팁을 받는 재미에 남자들의 때밀이도 했다고 한다.
   종호는 정희를 두고 착잡한 생각을 다 했다.
   (양키들의 딸라를 벌려고 무슨 짓을 했는지 누가 알아? 돈에 미치면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정희는 미국에서 그렇게 20여년 동안 애나게 번 딸라도 글쎄 미국에서 주식투자를 해 몽땅 날려보냈다고 한다.
   성호는 부부간에도 정의를 지켜 정희가 비법다단계판매을 한 당시에도 견결히 반대했댔다. 정희가 졸혼을 선고하고 미국에 가버리자 리혼할 생각도 다 했다. 그러나 하나 밖에 없는 딸애 하나가 불쌍해 리혼하지 못하고 홀애비 아닌 홀애비로 이제껏 살았다. 그는 작년에야 한국에서 정희와 만나 다시 한 집에서 살게 됐다고 한다. 그때 정희는 다시는 비법적으로 돈을 벌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한다. 그제야 성호는 집에 들여놓았다고 한다.
    종호는 오늘 산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궁금해 속을 태우면서도 성호와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맥주잔을 기울였다.
   종호는 성호와 또 맥주잔을 댕그랑 부딪치고 나서 쭉 굽을 냈다.
   “성호야, 넌 졸혼을 어떻게 생각하니?”
   성호는 이맛쌀을 찌프렸다.
   그는 정희를 흘끔 곁눈질해보더니 무거운 입을 뗐다.
   “졸혼은 할게 아니야. 우릴 봐라. 졸혼하고 20여년 동안 서로 갈라져서 살았잖았니? 글쎄 자기 인생을 살긴 했다. 그러나 돈은 돈이고 글쎄 아까운 시간을 갈라서 산게 허송세월한 거 같아 후회된다.”
   정희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난 후회하지 않소. 부부간에도 일정한 공간이 필요하오. 부부간이 맨날 딱 붙어 살면 다 행복한 건 아니오. 우린 졸혼했기에 서로 생활을 간섭하지 않고 자기 인생을 살지 않았소? 만약 졸혼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한뉘평생 진수해중학교에서 그저 교원질이나 했겠지. 언제 한국과 미국 같은 선진국 세상을 다 돌아다니면서 살았겠소? 졸혼하지 않았더라면 한평생 그저 진수해진에서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았을게요. 언제 견식을 그렇게 넓혔겠소.”
   성호는 아니꼬운 눈길로 정희를 쏘아보면서 두덜거렸다.
   “아직도 그 말이오? 우리 인생이 길면 얼마나 길다고 몇십년씩 갈라져 살아야 한단 말이오?”
   그러나 정희는 자기 견해를 계속 토로했다.
   “부부간도 서로 갈라 살아야 서로 소중한 걸 알고 그립기도 하죠. 부부간의 사랑도 고험을 거쳐 더 깊어질게 아니고 뭐요?”
   성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우리 이젠 황혼에 들어섰는데 아직도 갈라살겠소? 우린 황혼에 이제라도 내 인생을 살면서 부부간에 서로 의지하면서 알콩달콩 깨알이 쏟아지게 사는게 인생 나머지 행복이 아니겠소? 맛잇는게 있으면 먹고 해마다 국내외 명승고적을 유람도 하고 여생을 즐기면 얼마나 좋겠소?”
   정희는 계속 도도거렸다.
   “모질 행복하겠소. 이제 하나 애를 낳으면 우린 걔들 보모질해야 하는데. 언제 우리 인생을 살겠소?”
   성호는 아니꼬운 눈길로 정희를 째려보았다.
   “그래 당신은 혜영처럼 늙어죽을 때까지 로처녀로 혼자 살면 좋겠소?”
   정희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네. 혜영처럼 살면 좀 좋아서. 아무런 가정 부담도 없고 얼마나 좋겠소?”
   성호는 정희를 흘겨보았다.
   “실컷 살고나니 배부른 흥정을 다 한다.”
   종호는 그들 부부간에 싸울 것 같아 말리는 셈 치고 끼어들었다.
   “내 혼인생활에 비하면 너넨 얼마나 행복하냐? 나는 정파답지 못한 한족 갈보년을 만나서 부모한테 효성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늘그막에 가정마저 다 깨졌잖았구 뭐야. 이제 누가 한족여자와 결혼하겠다면 내 밥곽을 싸 가지고 다니면서 말리겠다.”
   성호는 종호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종호야. 황혼에 이르렀다고 인생 끝난게 아니야. 이제라도 마음씨 착한 여자를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깨알이 쏟아지게 살아라. 우리도 좋은 대상 물색해보마.”
   그러나 종호는 실망해 도리머리를 홰홰 저었다.
   그는 지금까지 나영과 재혼이라고 할가고 막연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영이 냉면집에서 쫓겨나왔을 때도 나영을 자기 집에 데려다 함께 살았다. 성림이 심장병으로 앓자 치료비를 대려고 자기 유일한 둥지마저 다 팔아버렸다. 그런데 나영은 감옥에 들어가고 자기는 출국금지당하고 은행구좌마저 차압당해 성림의 병치료를 도울 수 없게 됐다.
    그러나 그 비참한 실정을 성호 부부 앞에서 터놓지 않았다. 정희는 또 구제받자고 그러는가고 오해하면서 낯이 새파래질게 아닌가?
   종호는 맥주잔을 들면서 화제를 슬쩍 바꾸었다.
   “성호야, 우리 둘은 모두 정의를 지키면서 이제껏 살아오지 않았니?”
   성호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 정의와 인생좌우명을 지키면서 사니깐 산 보람도 있었어. 절대 후회하지 않아.”
   그는 쌍까풀눈으로 종호와 정희를 두루돌아보면서 정색했다.
   “그런데 정의를 지키면서 살자니 진짜 편안한 날이 없어.”
   종호도 맞장구를 쳤다.
   “편안하게 살자면 정의를 버려야 해. 그러나 사람답게 살자면 정의를 지키면서 살아야지.”
   성호는 종호의 손을 굳게 잡으면서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 죽어도 정의를 고수하면서 살자. 나는 정의를 위해 싸우다가 죽어도 한이 없겠다.”
   “나도 그래, 정의라면 목숨 걸고 수호할테야. 자, 우리 그런 의미에서 한잔 마시자.”
   정희는 성호와 종호 잔에 맥주를 찰찰 넘치게 부어드리면서 종알거렸다.
   “이젠 술을 그만 하세요. 모두 혀 다 꼬부렇구만요. 호호호.”
   성호와 종호는 머리를 끄덕이면서 맥주잔을 쭉 굽내고 우쭐우쭐 일어섰다.
술도 얼근히 됐는지라 종호는 일어나자 기우뚱거리더니 비틀거리면서 카우터로 다가갔다.
   “오늘 내 쏜다.”
   성호는 황급히 카운터로 다가가며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아니, 우리 둘 사이에 이런 걸 다 따지겠니?”
   “우리 둘은 동기들을 오랜만에 만나 기뻤다.”
   성호는 기어이 결산했다.
   “왜 이리 시끄러워?!”
   그때 선글라스를 낀 자들이 다른 방에서 우르르 쓸어나왔다.
   “아차!”
   종호는 단통 경각성을 높였다.
   (그 놈들이구나!)
   종호는 핸드빽을 꽉 움켜쥐며 그자들을 쓸어보았다. 그 자들은 이쪽을 쓸어보며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피뜩 보니 선글라스를 낀 자들 가운데 꺽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몽땅 보통킨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성호는 내막을 몰라도 저도 몰래 경계심이 부쩍 동했다.
    "저사람들이 어째 눈길이 곱지 않구나."
   종호는 경각성을 높여 주위를 둘러보면서 다방 문께로 나갔다.
   뒤에서 성호가 따라 나오면서 주위를 경계했다.
   바깥에서 무더운 삼복 기운과 함께 살기가 확 덮쳐왔다.
   갑자기 호랑이 대가리탈을 쓴 키꺽다리 선글라스가 덮쳐나왔다. 
  종호와 성호네는 다방 안에서 따라나오는 선글라스들을 경계하다나니 바깥에 야수 같은 깡패들이 미리 잠복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호랑이 탈을 쓴 키꺽다리는 허리춤에서 뭘 뽑아들더니 종호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썩어져라!”
   고함소리와 함께 한가닥의 빛이 퍼런 하늘공중에서 내리꽂혔다.
   “칼이다!”
   정희가 비명을 질렀다.
   종호는 아무 반응도 못하고 못 박힌듯이 꿈쩍도 못하고 서 있었다. 서슬푸른 칼날이 종호의 목을 겨누가 쒹 내려갔다. 종호는 반사적으로 뒤로 한발 물러섰다. 시퍼런 비수가 종호 가슴을 내리 쭉 긁으며 내려갔다. 다행이 칼끝이 종호 가슴으로부터 옆구리 가죽을 째면서 비스듬히 내려갔다. 종호가 뒤로 한발 훌 물러서지 않았더라면 예리한 칼날은 목을 치며 내려갔을 것이다.
   종호의 가슴에서 시뻘건 피가 주르르 흘러 하얀 반팔와이샤쯔를 뻘겋게 물들였다. 
   호랑이 탈을 쓴 키꺽다리는 이를 악물고 재차  내리찍으려고 비수를 쳐들었다.
   위기일발의 시각에 성호가 뒤에서 맹호처럼 뛰쳐나가며 고함쳤다.
   "닥쳣!"
   성호는 종호의 목을 노리고 칼을 휘두르는 마수를 덥썩 틀어쥐었다.
   성호 손아귀에서 피가 주르르.
  성호는 흉수의 손목을 비틀어 칼을 빼앗아냈다.
  호랑이 탈을 쓴 꺽다리 놈은 뜻밖의 봉변에 어정쩡해 있다가 발길로 성호 사타구니를 걷어찼다.
   성호가 황급히 옆으로 피했다.
   “뭣들 하니? 죽여라!’
   호랑이탈을 쓴 꺽다리가 허리춤에서 다른 비수를 뽑아들면서 고함쳤다.
   순간 다방 문 뒤에서 복면한 날강도 둘이   우르르 덮쳐나왔다. 그자들의 옆에서 선글라스 둘이 덮쳐나왔다. 그 놈들은 성호와 종호를 에워싸고 칼과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성호는 허망 날아가면서 선풍발길을 날리려고 했다. 그러나 나이가 원쑤였다. 황차 술까지 먹어서 몸이 잘 따라 주지 않았다. 성호는 발길로 겨우 한 놈을 차 넘기고 쇠파이프에 머리를 맞고 휘청했다.  젊었을 때 같으면 성호는 그까짓 서너놈은 아무리 비수와 쇠파이프를 들어도 몽땅 머리 위로 바람깨비처럼 날아나가면서 한발에 한놈씩 차 넘겼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황혼에 들어선 그의 현실은 판판 달리 처참했다.
   키꺽다리가 선글라스들 뒤에서 성난 사자처럼 스리슬쩍 빠져나와 시퍼런 비수로 성호의 옆구리를 푹 찔렀다.
  “앗!”
   비명소리와 함께 성호가 옆구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푹 쓰러졌다.
   그때 종호는 이를 악물고 핸드빽에서 고압전기권총을 꺼내 쏘았다. 성호를 재차 찌르려던 꺽다리는 고압전기총을 맞고 휘청거리다가 뒤로 푹 물앉았다.
   "총이다!"
   깡패들은 종호를 쇠파이프로 사정없이 내리쳤다. 종호는 머리를 맞고 피못 속에 푹 쓰러졌다.
   날강도들이 쓰러진 성호와 종호를 재차 서슬푸른 비수로 내리찌르려고 할 찰나였다.
   선글라스를 낀 사복경찰 둘이 덮쳐왔다.
   땅! 땅!
  야무진 총소리 울렸다.
  “경찰이다!”
  “꼼짝 말엇!”
  경찰들이 덮쳐왔다.
   정희가 목숨걸고 뛰어나가 폭도들을 마구 밀고 성호 몸을 막으면서 몸 위에 쓰러졌다.
   “여보!”
   불쌍한 정희의 울음소리 애절하게 울렸다.
  종호는 총소리와 정희의 울음 소리에 간신히 깨어났다.
  정신을 번쩍 차린 종호는 그 틈에 핸드빽에서 권총을 불쑥 꺼내들었다.
   “총이다!”
   호랑이 탈을 쓴 꺽다리는 물앉은 채 종호 핸드빽의 돈을 보았다. 돈을 보자 꺽다리는 어디서 힘이 생겼는지 핸드빽을 훌 채가지고 뒤로 비실비실 물러서더니 꼬리빳빳해 도망쳤다.
   종호가 손에 쥔 권총은 김호 부대대장이 준 호신용 고압전기권총이었다.
   종호는 이를 악물고 재차 고압전기권총 방아쇠를 당겼다.
   순간 고압전기권총이 파란 불꽃을 튕기면서 방출돼 날아갔다. 날강도 둘이 비명을 지르면서 푹푹 꼬끄라졌다.
  경찰들은 날강도 두 놈의 팔을 뒤로 비틀어 제압했다.
   땅! 땅! 땅!
   공중에 쏜 야무진 공포탄 총소리가 도망치는 호랑이 탈을 쓴 키꺽다리를 추격했 다.
  “꼼짝 말엇!”
  김호 부대대장도 뛰여왔다.
   경찰들은 종호를 보호하려고 사전에 다방 바깥에 매복해 있었던 것이다.
    호랑이 탈을 쓴 키꺽다리와 두 날강도는 골목으로 뿔뿔히 도망쳤다. 경찰들은 땅바닥에 쓰러진 두 날강도의 손목에 차디찬 쇠고랑이를 절컥 채웠다.
    그러나 정의용사 성호와 종호는 피못 속에 쓰러졌다. 뻘건 피가 그들의 하얀 와이샤츠를 뻘겋게 물들이며 줄줄 흘렀다.
   김호 부대대장은 가슴에 피 즐벅한 종호를 끌어안아 일으키면서 눈물이 글썽해 소리쳤다.
   “리선생님, 미안합니다. 우리 늦었습니다.”
   “빨리 저 성호를 구하오. 성호는 정의용사요!”
   “예. 선생님.”
   "우린 정의를 위해 죽어도 한이 없소."
   종호는 머리를 툭 떨어뜨리더니 눈을 스르르 감아버렸다.
   "리선생님, 선생님!"
   김호 부대대장은 종호를 끌어안고 애타게 불렀다.
   그러나 종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바쁜 숨을 몰아쉬었다. 
   김호 부대대장은 다급히 핸드폰으로 120구급차를 불렀다.
  경찰이  성호를 끌어안아 일으켰다, 성호의 옆구리에는 뻘건 피가 흥건히 내배였다.
   이윽고 구급차가 달려왔다.
   하늘에서는 드론이 두대나 떠서 경찰들의 머리 위로 왱왱 날아다녔다. 류문도와 류덕재가 띠운 도론이었다. 그들 부자간은 모아산별장 쏘파에 앉아 한창 드론을 띄워놓고 실시간으로 살인현지 상황을 관찰하면서 깡패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구급대원들과 경찰들은 종호와 성호를 구급차에 싣고 쏜살같이 병원으로 달려갔다. 정희는 구급차에 앉아 피가 즐벅이 흐르는 옆구리를 손으로 꽉 막아 지혈시키려고 애썼다. 구급대원들은 구급차에서 지혈제를 상처에 뿌린다, 붕대를 꺼내 상처를 싸맨다 하면서 구급지혈조치를 댔다.
    다른 경찰들은 경찰차에 날강도 둘을 압송해 공안국으로 달려갔다.
   구급차 뒤에는 아츠러운 경적소리와 함께 피바람과 공포에 찬 드론이 꼬리를 물고 휘말려 따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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