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changhe 블로그홈 | 로그인
김장혁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소설

장편과학환상소설 황천의 유령(2)
2015년 03월 23일 17시 23분  조회:1989  추천:1  작성자: 김장혁
장편과학환상소설 황천의 유령(2)
   4 수렴동의 원숭이
뱀 섬나라에서 검정 개 사람과 멧돼지 인을 개발한 특대뉴스가 온 지구촌에 보도되었어요.
금붕어 소장은 새로운 인종개발에 줄곧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면서 과학적인 무기제조에 골몰하는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에게 의미심장하게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옛날에 신의 대왕 제우스는 누님이자 아내인 헤라의 계략에 빠져 세멜레가 한줌의 재가 돼버리자 세멜레의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꺼내 자기 넓적다리를 째고 넣어 길렀어. 제우스의 다른 딸 아테나는 제우스가 입에 넣어 삼켜 버렸어. 장차 커서 아버지를 죽이고 제왕의 자리를 차지한 자기처럼 자식들이 자기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할까 봐 겁나서였지. 허나 아테나는 아버지 제우스의 머릿속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어. 갑자기 두통이 심해 머리를 싸쥐고 맴돌던 제우스는 아들 헤파이스토스에게 도끼로 자기 머리를 찍어 가르게 했지. 제우스의 머릿속에서 딸 아테나가 튀어나왔어. 그것도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손에는 창과 방패까지 들고 세상에 나왔대. 우린 고대 신들을 참고해 지구를 보위할 새로운 보호 신을 창조해야 해.”
클론바우는 “우~와~” 하고 감탄했어요. 허나 할머니 뜻과는 달리 뒷말이 곱지 않았어요.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 뭘 합니까? 보십시오. 난 사람도 아니고 고래도 아니고 사자도 아닌 게 무슨 괴물입니까? 조왕돌 삼촌처럼 고운 색시에게 장가도 들어보지 못하고. 원, 흥!”
클론바우 18세가 코끼리 코로 콧방귀를 뀌자 사무 상 위 물 컵이 허공중에 날아나 땅바닥에 떨어졌어요. 그 바람에 난데없는 물벼락이 쏟아져 내리었어요.
며칠 후 조왕돌은 잔잔한 낙조가 내리 비친 바다가 백사장에 세운 아버지 금별 대통령과 가시아버지 차슬기 국방부방의 동상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순간 코치아도 고모 말씀처럼 인종개량을 해놓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튿날 조왕돌은 원숭이 가죽을 쓰고 홀로 화과산으로 들어가 잠복해 있으면서 수렴동의 원숭이 무리를 관찰하려고 했어요.
아내 보름의 얼굴에 대뜸 어두운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갔어요. 그녀는 남편의 손을 잡아 만삭이 된 배에 대 보이며 지청구를 들이댔어요.
“제가 오래지 않으면 해산하게 되는데요. 우리 보배 아빠마저 옆에 없어서야 되겠어요?”
조왕돌은 보조개가 옴폭 파이는 보름 달 같던 보름의 얼굴이 수척해진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허나 코치아, 나아가서 지구촌의 인류 생존과 보존이 걸린 중대한 과학연구를 위해 조왕돌은 원숭이 가죽을 주섬주섬 찾아 내 챙기었어요.
보름은 안방에 들어가더니 시퍼렇게 날이 선 칠성비수 한 자루 가져다 내 밀었어요. 비수 칼자루에 금으로 별 7개 박혀 있다고 해 칠성비수라고 했는데요. 건 시아버지 금별 대통령의 명함을 상징하기도 했어요.
“아버님이 남긴 비수예요. 호신용으로 이거라도 가지고 가세요. 꼭 아버님의 혼령이 하늘에서 당신을 지켜 줄 거예요.”
조왕돌은 미소를 지으며 칠성비수를 받았어요.
“근심하지 말고 복중아기나 잘 키우오.”
그제야 금붕어와 보름은 안도의 한숨을 호 내쉬었어요.
조왕돌은 헬기를 타고 순식간에 동해바다에 뿌리를 박은 화과산 수림과 가까운 산정에 내렸어요.
수행 십여 명 복제 조왕돌과 로봇 조왕돌 1호는 정찰 장비를 헬기에서 부리어 장막 안에 두고 대기했어요.
조왕돌은 산정에 올라서서 수림 속에 치솟은 절벽을 둘러보았어요. 안개인가 구름송이인가 기암괴석과 절벽 사이를 파도치다가 사라지자 백길 절벽 위에서 하얀 눈사태가 무너져 내리는 듯이 쏟아져 내리는 백운폭포가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냈어요. 폭포수가 하얀 물발처럼 가리고 있어 먼 곳에서는 폭포 뒤에 숭숭 뚫린 수렴동의 원숭이 굴들이 보이지 않았어요.
“허, 이 심산에 이렇게 멋있는 원숭이 왕국이 있었는가!”
조왕돌은 감탄이 나왔어요.
그는 망원경을 꺼내 수렴동쪽을 세심히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수렴동 위쪽 절벽 위에는 숱한 원숭이들이 햇볕 쪼임을 하면서 뛰놀고 있었어요. 어떤 원숭이들은 나무에 매달려 그네를 뛰면서 재롱을 피우고 있었어요.
독수리가 날아 내리다가 굳어진 것 같은 기암괴석 아래 너럭바위 위에 커다란 원숭이 한 마리가 틀스레 앉아 있었어요. 숱한 원숭이들이 그 원숭이에게 바나나와 복숭아를 뜯어다가 바치는 것이었어요.
갑자기 그 원숭이가 살기 넘치는 갈색 우묵 눈을 부릅뜨더니 아가리를 짝 벌리며 고래고래 고함치었어요. 그러자 숱한 원숭이들은 짹짹 새된 소리를 지르며 바위돌 틈과 나뭇가지 사이에 몸을 옹송그리고 바들바들 떠는 것이 보이었어요.
“저 원숭이가 수렴동의 ‘손욕’이라는 원숭이 왕이 틀림없는 것 같구나.”
째진 귀와 검정 코를 보면 그가 왕위에 오를 때 얼마나 치열한 결투를 벌이었는지 짐작이 갔어요.
“저 놈, 원숭이들을 어떻게 얼려 데려다가 우리 코치아를 목숨으로 사수할까?”
조왕돌은 원숭이 가죽을 씌운 로봇 조왕돌 1호를 불러 뭐라고 귓속말을 했어요.
로봇 조왕돌 1호는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그는 바나나 한 꾸러미를 들고 원숭이처럼 나무에 바라 올라가 나뭇가지를 굴러 저쪽 나뭇가지로 날아 건너 뛰어갔어요.
그가 원숭이 무리에 나타나자 손욕 원숭이 왕은 몸을 옹송그리면서 영역에 침범한 침략자를 공격하려고 했어요.
허나 로봇 조왕돌 1호가 가지고 간 바나나를 한 꾸러미나 너럭바위 위에 올려놓으면서 머리를 숙였어요.
원래 원숭이도 자기들의 말이 있었어요. 짹짹 해도 그 속에는 여러 가지 뜻을 나타냈지요. 손욕 원숭이 왕은 글쎄 원숭이 말로 물었어요.
“짹(넌), 어디에서 온 놈이야?”
“대왕님, 저를 받아주십시오. 저는 외롭게 백산 열대우림 부근에서 살던 원숭이입니다. 여기 화과산 수렴동에 원숭이들의 지상낙원 왕국이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 왔어요. 한평생 대왕님을 효성을 다해 모시렵니다.”
원숭이 왕은 자기 왕위를 위협할 놈이 아니라고 여겼던지 경계심을 풀면서 로봇 조왕돌 1호의 아래위를 훑어보는 것이었어요. 흠잡을 데 없는 보통 원숭이였어요.
조왕돌은 저쪽 머나먼 산정에서 컴퓨터 현광 판으로 파리 로봇이 찍어 보낸 동영상을 보면서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손욕 원숭이왕은 의심이 많아서 로봇 조왕돌 1호를 받아 주려고 하지 않았어요.
“짹짹(이 놈), 고까짓 바나나 한 꾸러미로 내 환심을 사려고? 어림도 없어.”
손욕 원숭이왕은 로봇 조왕돌 1호에게 바나나 꾸러미를 홱 팽개쳤어요.
“네 놈을 받아주면 과일이 얼마나 많이 축나겠어? 꼬까지 한 꾸러미겠니? 한 기차라도 모자랄 거야? 그러잖아도 인간들이 화과산 수림을 마구 벌목해 먹이가 점점 줄어드는데 입이나 늘었지.”
로봇 조왕돌 1호는 그래도 아주 내심하게 바나나 꾸러미를 주어 원숭이 왕 앞에 있는 너럭바위 위에 올려놓았어요.
“대왕님, 저의 호의를 받아 주십시오. 저도 밥값은 할 겁니다.”
원숭이 왕 손욕은 “어떻게?” 하고 묻는 듯이 우묵 눈으로 흘끔 쳐다보았어요.
“제가 인간들을 설복해 화과산 수림을 벌목하지 못하게 하겠어요.”
“허, 거 듣다 귀맛 좋은 소리군!”
원숭이 왕 손욕은 올 방자를 틀고 바로 앉으며 로봇 조왕돌 1호를 보고 물었어요.
“될 수 있겠어?”
“되고말고요. 제가 이제 산 아래 인간들과 연계를 달아 사람들이 우리를 잡지 못하게 하고 과일도 실어오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잘 살 수 있으면 우리 화과산 수렴동에 와서 뭘 해?”
순간 원숭이왕의 우묵 눈에 의심과 살기가 반죽해 무섭게 번쩍이었어요.
“너 이놈, 혹시 인간들이 보낸 간첩 아니냐?”
“아니, 이건 무슨 맑은 날에 생벼락 같은 말씀입니까?”
“안 그럼 어떻게 인간들이 네 말을 고분고분 들어? 어서 떠나가라! 내 마음이 변하기 전에.”
로봇조왕돌 1호가 뭐라고 또 말하려고 하자 원숭이왕은 대노해 용상이나 다름없는 너럭바위 수박을 쥐어뿌리었어요. 수박이 로봇 조왕돌 1호의 머리에 맞아 박살나 절벽아래까지 날아가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어요.
로봇 조왕돌 1호가 떠나려고 할 때었어요.
“잠간!”
머리에 혹이 달린 건장한 혹달개 원숭이가 원숭이 왕 손욕에게 권고했어요.
“대왕님, 저 자가 인간과 인맥이 있는 거 같으니까. 먼저 저 자를 보내 인간들과 담판해 우리 화과산 수림을 난벌하지 못하게 말리고 과일도 따가지 못하게 하면 어떻습니까?”
매 발톱이란 원숭이도 동의해 나섰어요.
“대왕님, 만약 저자 말대로 될 수만 있다면야 얼마나 좋습니까?”
“쯧, 쯧, 쯧, 이 원숭이들을 봐라! 어쩜 낫살이나 처먹은 놈들이 경계심이 없느냐? 그래 너희들이 감히 내 왕권에 도전할 테냐?”
“아니, 건 무슨 소립니까? 우린 수렴동 원숭이 왕국을 위해 하는 말인데요.”
원숭이들이 로봇 조왕돌 1호를 받아들이자고 하는 바람에 원숭이왕은 민심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어요.
“미안하네. 금방 자네를 시험해 본 거야. 난 의심스러운 사람을 쓰지 않고 쓰는 사람은 의심하지 않네. 이제부터 자넨 인간들과 외교활동을 해보게나.”
이쪽에서 조왕돌 부장은 컴퓨터를 들여다보다가 박수를 쳤어요.
“됐어. 로봇 조왕돌1호 원숭이 왕국에 발을 붙이는데 성공!”
로봇 조왕돌들과 복제 조왕돌들은 일제히 주먹을 쳐들며 “파이팅!”을 불렀어요.
알고 보니 원숭이 왕 손욕은 스스로 자기는 3천여 년 전 화과산 수렴동의 원숭이 왕 손오공의 98대 후손이라고 자처했어요. 아하, 당나라 때 당승을 따라 저팔계와 사승 사형제와 함께 서경으로 불경을 얻으러 간 그 절세의 영웅 손오공을 말하는 거지요. 원숭이 왕 손욕은 힘도 세고 머리도 좋지만요. 너무나도 욕심이 과해서 원숭이들은 뒤에서 “손요귀”라고 욕하고 있었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손욕 원숭이 왕은 오늘도 폭포수가 쏴-쏴- 쏟아지는 수렴동 그늘에서 늘어져 푹 자고 일어나자마자 원숭이들에게 호령했어요.
“허허허, 오늘 날씨가 참 좋구나. 백운봉 꼭대기에 올라가 놀자꾸나.”
그는 숱한 원숭이 아가씨들의 옹위를 받으면서 층암절벽을 톱아 올라 백운봉에서 제일 높은 자리 독수리 바위에 올라가 척 드러누웠어요.
하품을 짝짝 하던 손욕 원숭이왕은 “하- 낮잠을 잤더니 잔등이 근질거리는구나. 아가씨들아, 내 잔등을 긁고 이나 잡아라.” 하고 명령했어요.
누구의 명이라고 언감 어기겠어요.
원숭이 아가씨들은 독수리바위 앞의 너럭바위에 비스듬히 원숭이 왕을 둘러 앉아 손으로 잔등을 긁어준다, 어깨를 주물러준다 하며 옆구리며 엉덩이 털을 살살 번지면서 이를 잡았어요.
“어, 시원해라. 오늘 수렴동 백운봉의 경치가 참말 좋구나. 어서 춤을 춰라!”
원숭이 아가씨들은 원숭이 왕 앞에서 찍찍거리며 엉덩이춤을 추었어요.
“얼씨구나 좋다, 지화자 좋을시고!”
손욕 원숭이 왕은 흥이나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춤판에 끼어들어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어요.
그러다 산 아래에서 숱한 원숭이들을 데리고 부지런히 복숭아를 뜯는 혹달개에게 눈길이 멎었어요.
(이 수렴동에서 내 왕위를 도전할 놈은 저 혹달개 뿐이야.)
그는 저쪽에서 망을 보며 수렴동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로봇 조왕돌 1호를 보고 손짓했어요.
로봇 조왕돌 1호가 깡충깡충 다가가 너럭바위 앞에 머리를 숙이고 앉자 손욕은 이런 말을 꺼냈어요.
“우리 수렴동에서는 원숭이들의 서열이 있어. 네가 저 혹달개를 싸워 이길 수 있냐?”
그 뜻밖의 제의에 로봇 조왕돌 1호는 머리를 숙였어요.
“나는 천성이 순진해서 싸움이란 걸 해 본적이 없습니다.”
원숭이 왕은 자기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는 로봇 조왕돌 1호가 눈에 거슬렸어요. 이 수렴동에서 이제껏 누가 감히 그의 말을 거역했겠어요.
로봇 조왕돌 1호가 싸울 염을 하지 않자 손욕은 원숭이 왕 품위도 없이 혹달개를 헐뜯기 시작했어요. 그는 복숭아를 광주리에 담아 메고 절벽으로 올라오는 혹달개를 손가락질하며 빈정거렸어요.
“아가씨들, 저 혹달개를 봐. 어쩌면 저렇게 못 났어. 털을 봐. 불에 태워 죽일 놈이 돼 그런지 불같이 새빨갛지. 이마빼긴지 숫구멍엔 혹이 들어박혔지. 송곳니를 봐. 멧돼지 송곳니처럼 뾰족한 게. 저 혹달개는 자기 이를 잡아 씹어 먹는 멍청이야. 돼지만도 못해.”
“호호호”
원숭이 아가씨들이 웃어대자 손욕은 흥이 점점 도도해졌어요.
“오랑캐 종자 같은 게, 저 엉덩이를 보오. 빨갛다 못해 홍무우 같다니까. 저 놈 때문에 우리 원숭이 엉덩이를 애들이 뭐라는지 알아? ‘잔나비 밑구멍이 빨갛다’ 하지 않아?”
원숭이 아가씨들은 코를 싸쥐고 요절할 듯이 깔깔깔 웃으며 지껄여댔어요.
“잔나비 밑구멍이 빨갛다.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
“호호호”
손욕은 계속 지껄이었어요.
“맞아, 아가씨들의 말이 맞아. 빨간 사과면 먹기나 좋지? 저 혹달개 놈 땜에 우리 원숭이 엉덩이가 다 팔린단 말이야.”
이때 불여우처럼 생긴 불여우 원숭이 아가씨가 실버들허리를 배배 꼬면서 응석을 부렸어요.
“오늘 기분도 좋은데요. 우리도 화과산 기슭에 사는 마을 사람들처럼 돼지고기 안주에 모태주를 마실까요?”
“오ㅡ 그래.”
원숭이 왕 손욕은 너럭바위에서 일어나 불여우의 잔등을 다독이어 주더니 로봇 조왕돌 1호에게 손짓했어요.
“어이, 백산 원숭이! 옳아. 이젠 자넬 백산이라고 부르겠네.”
로봇 조왕돌 1호가 다가가자 손욕은 원숭이 왕의 틀을 차리면서 분부했어요.
“백산, 자넨 우리 화과산 수렴동에 숱한 과일과 고기를 가져오겠다고 큰소리를 탕탕 치지 않았는가? 얼른 저 아래 산기슭 마을에 가서 모태 주와 푹 삶은 돼지고기를 가져오게나.”
이것은 로봇 조왕돌 1호를 고험하려는 것이었어요.
“예, 알았습니다.”
조왕돌은 나는 듯이 절벽을 내려 수림을 꿰질러 나가 순식간에 조왕돌이랑 있는 산정으로 돌아왔어요.
조왕돌은 로봇 조왕돌에게 뭐라고 또 귓속말을 했어요.
드디어 로봇 조왕돌 1호는 산기슭으로 내려가 사람들을 시켜 모태 주 몇 병과 과일 3수레, 푹 삶은 멧돼지고기 한 수레나 실어 화과산 아래로 가져오게 했어요.
그러자 원숭이 왕 손욕은 입귀가 귀밑에까지 째질 지경이었어요.
“확실히 백산은 희한한 놈이야, 어쩜 머나먼 북녘에서 왔건만 사람들을 우마처럼 부려 먹는단 말이야! 허허허!”
아가씨들도 로봇 조왕돌 1호를 신기한 눈길로 바라보았어요.
손욕은 양팔에 원숭이 아가씨들을 하나씩 껴안더니 지분거렸어요.
“오늘 실컷 먹고 질탕하게 놀아보자!”
속욕과 원숭이 아가씨들은 푹 삶은 돼지다리를 한 짝씩 쥐고 곤드레만드레 취토록 모태 주를 마시었어요. 다른 원숭이들은 먹고 싶어 바위틈에서 이쪽을 훔쳐보면서 군침을 질질 흘렸어요. 허나 욕심 많은 원숭이 왕은 근본 줄 염도 없었어요.
이때 로봇 조왕돌 1호는 원숭이 몰래 가만히 과일과 돼지고기를 뭇 원숭이들에게 나눠 주었어요.
“백산! 네 이놈! 내 돼지고기를 가지고 인심을 내?!”
어느 결에 눈치 챈 손욕은 로봇 조왕돌 1호를 독기어린 눈길로 쏘아보는 것이었어요.
“아니, 내가 가져온 건데요. 어찌 대왕님 혼자 거라고 그래요?”
“뭐, 뭐?! 이놈이 언감 나한테 도전해?!”
손욕은 성이 나 펄펄 뛰더니 원숭이 아가씨들을 활 놔버리고 씽- 로봇 조왕돌 1호에게 덮쳐들었어요.
로봇 조왕돌 1호는 반항도 하지 않고 머리를 숙이고 있다가 허망 숫구멍을 물리었어요. 혹달개랑 매발톱이랑 숱한 원숭이들이 찍찍 비명을 지르면서 돌 틈과 나무 뒤에 숨어 로봇 조왕돌 1호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냈어요.
“아가!”
그런데 이변이 생겼어요.
글쎄 원숭이 왕이 입을 싸쥐고 굴렀어요.
웬 일일까요?
원래 로봇 조왕돌 1호의 숫구멍은 쇠로 만든 것이죠. 원숭이 왕은 쇠 숫구멍을 딱 깨물었다가 송곳니가 부러졌던 것이죠.
“허허허. 아무 거나 물어 되나?”
로봇 조왕돌 1호는 너털웃음까지 웃다니요?
뭇 원숭이들은 의아해 원숭이 왕과 로봇 조왕돌 1호를 번갈아 보았어요.
원숭이 왕은 피가 줄줄 흐르는 입을 싸쥐고 공포에 질린 눈길로 백산을 쏘아 보았어요. 그렇게 그저 쉽게 지고 말 원숭이 왕이 아니었어요.
그는 독수리바위 밑으로 씽 뛰어가더니 두 길이나 되는 쇠몽둥이를 빼들고 휘두르며 덮쳐 왔어요.
“그만 싸우십시오!”
혹달개가 나서서 말리었어요.
“백산은 우리 수렴동에 숱한 과일과 돼지고기를 가져 왔습니다. 이제 인간들과 연줄을 놓아 잘 살게 만들 원숭이를 치지 마십시오.”
“원숭이 왕 권위에 도전하는 자는 금고봉으로 단매에 쳐 죽일 테야!”
손욕이 금고봉으로 로봇 조왕돌 1호의 머리를 땅 내리쳤어요. 허나 로봇 조왕돌 1호는 날아드는 금고봉을 피하지도 않았어요.
쟁강!
쇠와 쇠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불티가 튕겼어요. 허나 로봇 조왕돌 1호의 머리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원숭이 왕 손욕은 너무 이상해 재차 금고봉으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연이어 내리쳤어요.
땅! 땅! 땅! 땅!
쇠 부딪치는 소리가 날뿐이었어요. 로봇 조왕돌 1호는 몸을 좀 휘청할 뿐 태산처럼 끄떡하지도 않았어요.
원숭이 왕은 더럭 겁이 났어요.
(이놈은 무슨 놈이야?)
“따웅~”
이때 때마침 얼룩호랑이 한 마리가 절벽 위에 나타났어요.
호랑이는 격노해 부르짖었어요. 그런데 호랑이가 말하지 않겠어요. 로봇 조왕돌 1호가 그 말을 로봇두뇌로 분석해보니 호랑이는 이렇게 고래고래 고함치는 것이었어요.
“네 놈들이 감히 내 부모의 가죽을 벗겨 용상에 펴놓고 앉아 있어! 내 오늘 부모의 원수를 갚으러 왔다. 원숭이 왕 놈아, 명년 오늘은 네 제사 날이다!”
원숭이들은 겁이 나 칡넝쿨을 잡고 굴러 폭포 뒤의 수렴동 안으로 들어가 피신했어요.
“후에 보자!”
손욕은 로봇 조왕돌 1호를 놓아주더니 금고봉을 거두고 칡넝쿨을 잡고 수렴동안으로 날아 들어가려고 했어요.
따웅~
호랑이가 덮쳐들어 칡넝쿨을 물어뜯는 바람에 원숭이 왕은 그만 폭포아래 못에 풍덩 떨어져 허연 물 바래를 일구었어요.
호랑이는 놓칠세라 절벽 아래로 어슬렁어슬렁 기어내려 갔어요.
“날 살려라!”
원숭이 왕 손욕은 금고봉을 쥐고 뭍에 기어올라 뭇 원숭이들에게 소리쳤어요. 그런데 누고도 나서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혹달개와 매발톱이 뛰어 내려가 자기들의 왕에게 덮쳐드는 얼룩호랑이의 앞을 막아 나섰어요.
“이 놈, 우리 왕을 놔둬라!”
그들은 호랑이를 슬슬 유인해 절벽위로 올라갔어요. 그 틈을 타서 원숭이 왕 손욕은 나무위로 바라 올라가 몸을 피했어요.
호랑이는 절벽 위에 따라 올라가 혹달개와 매발톱을 한입에 물려고 씽 덮쳐들었어요. 그때 로봇 조왕돌 1호가 씽 날아가더니 호랑이 잔등에 올라탔어요.
“위험해! 어서 내려!”
허나 로봇 조왕돌 1호는 호주머니에서 레이저비수를 꺼내 호랑이 목에 휙 휘둘렀어요. 그러자 호랑이는 찍 소리도 못하고 목이 썩 잘리어 나갔어요.
“와-!”
혹달개와 매발톱을 비롯한 원숭이들은 환성을 질렀어요.
그 모든 것을 본 원숭이 왕 손욕은 자기 목을 어루만지면서 로봇 조왕돌 1호와 더 싸울 용기마저 잃고 쳐들었던 꼬리를 내리었어요.
“백산 왕 만세! 백산 왕 만세!”
허나 뭇 원숭이들이 로봇 조왕돌 1호를 둘러싸고 왕이라며 하늘땅이 진감할 듯이 만세를 부르자 용서할 수 없었어요.
그는 불시에 금고봉을 쳐들고 씽 덮쳐 왔어요.
“네 놈들의 왕이 눈을 빤히 뜨고 살아 있는데 감히 백산을 왕으로 옹립할 작정인가?!”
시어미 역정에 개 배때기를 찬다고나 할까요? 손욕은 로봇 조왕돌 1호와는 어쩌지 못하고 혹달개와 매발톱과 생사결단하고 화를 냈어요.
그는 진짜 손오공처럼 금고봉을 휘두르며 혹달개와 매발톱을 절벽으로부터 수렴동 안에까지 쫓아 들어갔어요. 혹달개와 매발톱이 살짝살짝 피할 때마다 빗맞은 금고봉이 들쑥날쑥한 바위에 맞아 불꽃을 튕겼어요.
혹달개는 머리에 날아드는 금고봉을 피해 두 바위날 사이에 몸을 숨겼어요. 손욕이 금고봉이 바위에 맞아 쟁그랑 불꽃을 튕길 때었어요. 혹달개는 두 손으로 금고봉을 꽉 틀어쥐고 몸을 솟구쳐 뒤발로 손욕의 두 눈 통을 콱 찔렀어요.
“아이쿠!”
손욕은 금고봉을 떨어뜨리고 눈 통을 싸쥔 채 도망쳤어요.
“죽여라!”
“손 요귀를 죽여라!”
숱한 원숭이들이 돌멩이를 뿌렸어요.
이때 매발톱이 씽 달려 나가더니 두 손으로 손욕의 목을 꽉 깨물어 폭포 아래로 내리 떨어뜨렸어요.
풍덩!
한동안 손오공의 98대 후손 원숭이대왕이노라고 우쭐거리면서 갖은 행패를 다 부리던 손욕은 처참히 폭포수에 빠져 들어갔어요. 순간 탐욕으로 물든 더러운 뻘건 피가 폭포수 위로 피어올랐어요.
한참 후 손욕은 뭍에 기어 올라왔지만 결국 원숭이들의 돌 총질에 맞아죽고 말았어요. 허나 어느 원숭이도 전날 원숭이 왕 손욕의 죽음을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기뻐서 모두들 로봇 조왕돌 1호 앞에서 깡충깡충 뛰며 콧노래를 부르고 어깨춤을 당실당실 추었어요.
다만 그제 날 손욕 원숭이 왕을 따라 부귀영화와 향락을 누리던 애첩 불여우 원숭이아가씨가 폭포아래에 내려가 손욕을 내려다보며 가냘프게 흐느낄 뿐이었어요.
그 처참한 정경을 컴퓨터 형광판에서 들여다보고 조왕돌은 도리머리를 저었어요.
혹달개와 매발톱은 절벽 위에 거연히 서 있는 로봇 조왕돌 1호한테 다가오더니 양손을 쥐어 높이 쳐들었어요.
“이제부터 백산에서 내려온 하느님 같은 백산을 우리 화과산 원숭이 왕국의 새 원숭이 왕으로 높이 모신다!”
원숭이들은 수렴동과 화과산이 떠나갈 듯 고함쳤어요.
“백산 대왕 만세!”
“만만세!”
허나 로봇 조왕돌 1호는 겸손하게 왕위를 사양했어요.
“난 원숭이 왕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외교부장을 하면 됩니다.”
뒤이어 그는 혹달개와 매발톱의 손을 쥐고 높이 외쳤어요.
“원숭이 대왕으로 혹달개를 모시고 매발톱을 총리로 모시면 어떻습니까?!”
그러나 혹달개와 매발톱은 기어이 로봇 조왕돌 1호를 원숭이 왕으로 모시자고 고집했어요. 그리하여 로봇 조왕돌 1호가 여기 화과산 제99대 원숭이 왕으로 되었어요.
모두들 환호하며 큰 잔치를 베풀었어요.
조왕돌은 모든 것이 뜻대로 돼 기뻐했어요.
 
 
5 분기
과학기술부와 국방부를 통관하는 조왕돌 부장이 한창 연화시 국립과학연구소 실험실에서 원숭이 인 개발로 고민하고 있을 때었어요.
만삭이 된 보름이가 찻잔을 들고 사무실에 들어왔어요. 그녀는 얼굴에 볼우물을 옴폭 파면서 생글 웃었어요.
“차를 들고 하세요.”
“불편한 몸으로 차는 무슨, 아가씨들을 시키지 못하고.”
조왕돌은 찻잔을 들어 후후 불더니 쭉 마셨어요.
보름이 나가자 허선영 아가씨가 들어오는 것이었어요. 선영은 허수아 총리의 활발한 무남독녀인데요. 조왕돌을 첫사랑으로 짝사랑했지요. 허나 조왕돌은 보름의 보름달 같은 볼에 옴폭 파이는 볼우물이 사랑스러웠지요. 허수아 총리가 딸을 전도 유망한 금별 대통령 가문의 외동아들 조왕돌에게 주려고 국립과학연구소에 보내 조왕돌의 시중을 들게 했지만요. 조왕돌은 그렇게 따르는 선영에게 등을 돌리고 차슬기 부장의 딸 보름과 결혼했던 것이죠. 선영은 조왕돌에게 시집가지 못할 바에는 시집가지 않는다고 하면서 조왕돌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어요.
허선영은 조왕돌의 귀에 대고 뭐라고 속살거렸어요.
“들어오라고 하세요.”
“예. 알았어요.”
이윽고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떠들썩했어요.
“OK! 조왕돌 부장!”
뱀 섬나라 인종개량연구소에서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던 버새 형제는 깜짝 놀랐어요.
“아니, 저 검둥이는 맬쓴이 아닌가?”
사실, 톰 사령관은 노르망디에 유학하러 온 조왕돌과 친한 친구로 지냈지요. 그는 맬쓴이 강간죄로 총살당하게 되자 비밀리에 맬쓴을 구해달라고 손을 내밀었던 것이죠. 버새 총리가 자기 여동생을 강간한데 앙심을 품고 사형을 하겠다면서 사형수이기에 개 사람을 개발하는 실험 품으로 쓰겠다고 하더라는 말까지 했어요. 그래서 조왕돌은 감쪽같이 복제기술로 맬쓴을 복제해 가짜 맬쓴을 가만히 감방 안에 들여보내고 진짜 맬쓴을 감방에서 빼내 코치아에 데려왔던 것이지요.”
뱀 섬나라 쪽 밴새 소장은 이를 뿍뿍 갈았어요.
“고약한 놈들!”
그러나 조왕돌은 대수로워 하지도 않는 표정을 지었어요.
“뱀 섬나라에서 강간을 한번 했다고 사형에 처하는 건 너무 해. 그것도 생사람의 머리를 쳐서 개목에 다는 실험 품으로 쓴다는 건 너무나도 비인도주의적이지. 그래서 꼭 구해줘야 하겠다고 생각한 거야.”
“옳아! 그놈 버새는 악마야! 내 언젠가는 급선봉이 돼서 뱀 섬나라로 쳐들어가 그 버새 놈을 버릇 고쳐 주겠어.”
맬쓴은 조왕돌 부장과 포옹까지 하고 사무실에서 사라졌어요. 그는 그 길로 노르망디로 날아가 버렸어요.
국립과학연구소 실험실 부근 공원 안에 바나나며 사과며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어요. 숱한 원숭이들이 나무 가지에 올라타고 앉아 바나나를 발라 먹으며 놀고 있었죠. 그들은 원숭이 인 개발에 실험 품이 된 건 모르고 임시는 사람들이 주는 걸 잘 먹으니까 좋다고들 놀아빠졌어요.
혹달개와 매발톱을 비롯한 원숭이들은 로봇 조왕돌 1호 새 원숭이 왕을 따라 국립과학연구소 수림에 이사해 왔던 것이죠.
조왕돌과 연구일군들이 공원에 들어서자 원숭이들은 짹짹 울부짖으며 나무 가지를 잡아 마구 굴렀어요.
“우릴 실험 품으로 쓰지 마세요.”
놀랍게도 혹달개가 사람 말을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원숭이가 사람의 말을 하다니?”
연구일군들이 이상해 했어요.
조왕돌은 그를 돌아보면서 “원숭이 말을 번역해 직접 사람의 말로 번지는 미형보청기를 원숭이 목과 귀에 달아 놓았지. 원숭이들은 우리말을 원숭이 말로 번역해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숭이 말은 또 우리말로 통역돼 울리고 있소.” 라고 했어요.
“우리 부장은, 확실히 괴상한 과학자야!”
뒤에서 연구일군들이 조왕돌의 뒤를 따라가면서 엄지를 내휘둘렀어요.
뒤이어 조왕돌은 혹달개와 매발톱이란 원숭이를 불러 그들의 몸에 주사기를 꽂더니 유전자를 빼내고 돌려보냈어요.
그는 실험실에 들어가 원숭이 유전자와 미리 받아둔 이름 모를 여성의 유전자를 결합시키고 줄기세포기술로 원숭이 인을 개발했어요.
조왕돌의 원숭이복제기술에 모든 과학자들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날 저녁이었어요.
뱀 섬나라 중앙 HNK텔레비전방송국 우주화면에 낮에 조왕돌 연구소 사무실에 나타난 맬쓴이 자기가 뱀 섬나라에서 빠져 나오게 된 경과를 말하는 장면이 흘러 나왔어요.
뒤이어 대머리 버새 총리가 나타났어요.
“우리 뱀 섬나라에서는 코치아의 조왕돌이 강간범 맬쓴을 빼돌린 죄행에 강렬한 항의를 제기한다! 조왕돌은 즉시 강간범을 뱀 섬나라에 돌려보내야 한다! 만약 강간범을 계속 비호한다면 그 모든 후과는 코치아에서 책임져야 한다!”
그러자 코치아 BKC텔레비전방송국 우주화면에는 조왕돌 부장이 나타났어요.
“뱀 섬나라에서는 비인도주의적인 사형 법을 폐지하고 비인도주의 적인 행각을 중지해야 한다. 맬쓴이 강간을 한번 했다고 총살하고 지어 사냥개 사람을 만드는 실험 품으로 쓰는 것은 제네바 인도주의 협의를 위반한 것이다. 개목과 돼지 목에 사람의 머리를 잘라 달고 사람의 목에 개와 돼지 대가리를 다는 것은 인륜을 더럽게 짓밟는 만행이다. 또 국제 동물보호법에도 위반된다. 우리는 뱀 섬나라에서 세계 인류와 동물을 해치는 악랄한 책동에 항의한다. 우리는 세계 인도주의적인 인민을 대표해 뱀 섬나라에서 즉시 악행을 멈출 것을 강력히 제기한다!”
버새 총리도 물러서지 않았어요.
“코치아는 화과산 수렴동의 원숭이들을 강제로 연화시 국립과학연구소에 압송해다 원숭이 인을 만들고 있다. 그건 그래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고 뭔가?! 로봇 원숭이를 원숭이 왕으로 세우고 원숭이들을 바나나로 기편해 그 좋은 수림이 우거진 산속에서 연화시 실험실로 끌어내지 않았는가? 코치아 국연에서 원숭이들을 하나하나 쇠틀에 동여매고 대가리를 깨 뇌 장을 숟가락으로 파먹고 있다는 걸 이 세상에서 누가 모르는가?!”
조왕돌은 어처구니없는 무함에 반격을 가했어요.
“우린 그런 일을 절대 하지 않았다. 날조하지 마라! 정 믿지 못하겠으면 우리 실험실이거나 국가 연회를 검사하라!”
조왕돌 부장과 나까아버새의 분기와 국제 정쟁은 시야, 비야 끝이 없었어요.
어느 하루, 조왕돌은 후산 해양 동물연구소에 있는 고모 금붕어 소장을 보러 비행기를 타고 남해 백사장에서 내렸어요.
저쪽 바다에서 고래 떼들이 파도 위로 뛰어올랐다가 하얀 물 바래를 일구며 바다 품에 뛰어들며 뛰놀고 있었어요.
금붕어는 조카의 손을 정답게 잡고 말했어요.
“내 생각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존하려면 저 고래 같은 큰 동물 쪽으로 복제했으면 좋겠어. 고래 인, 악어 인, 상어 인 말이야.”
조왕돌은 의아해하면서 머리를 들어 고모를 마주 보며 계속 듣기만 했어요.
“지금 세계적으로 새 인종복제 붐이 일고 있지 않니? 아카시아에서도 안나 여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연구팀을 무어 가지고 호랑이 인과 사자 인을 복제해냈다고 하지 않아?”
조왕돌은 코웃음을 쳤어요.
“호랑이 인과 사자 인은 말도 안 돼요.”
“왜, 상대방을 제압하는 덴 그래도 맹수가 제일이잖아?”
조왕돌은 도미머리를 흔들었어요.
“약점도 있어요. 과녁이 너무 크지요. 또 호랑이는 자기를 낳은 어미와도 왕위와 먹이를 다투는 의리 없는 맹수예요. 30년도 살지 못하는 동물입니다.”
금붕어는 서리 내리기 시작한 머리카락을 훔쳐 뒤로 넘기더니 바닷바람에 거멓게 타버린 얼굴에 수심의 그늘이 지었어요.
“그래 네 타산은 어떠냐?”
조왕돌은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숨김없이 말했어요.
“소형방향으로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봐요. 공룡처럼 뭐나 커도 최첨단과학무기를 장악한 인간을 이길 수 없어요. 나는 로봇 모기나 로봇 꿀벌이나 로봇 벼룩이 같은 미형로봇을 연구해낼 예산인데요. 폴딱폴딱 뛰는 로봇벼룩은 레이더로도 발각하지 못합니다. 사냥개 사람과 멧돼지 인에게 딱 붙어 다니는 로봇벼룩이나 로봇 이를 개발할 예산입니다.”
금붕어는 연신 머리를 끄덕였어요.
“음~ 알았어. 참 그럴듯하구나. 허나 절대 뱀 섬나라처럼 생물화학무기를 생산하지는 말라.”
그녀는 십대 밖에 안 되는 소년 조왕돌이 이같이 궁량이 넓을 줄은 몰랐어요.
백사장에는 벌써 붉은 낙조가 내리고 있었어요. 저쪽에 우뚝 솟아 있는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부장의 동상도 조왕돌을 대견스레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 뒤 몇 달도 안 돼 조왕돌은 연구일군들을 데리고 국립과학연구소에서 비밀리에 로봇벼룩과 로봇꿀벌, 로봇 이를 수태 개발해 제조했어요.
 
 
6 클론바우 가족들
클론바우 18세는 성이 나서 코끼리코를 쳐들었다 놨다 씩씩거리면서 할아버지 클론바우 16세를 찾아 갔어요. 어찌나 콧바람이 센지 길가의 먼지가 새뽀얗게 하늘로 날아 올라갔어요.
클론바우 16세는 기린들이 사는 목장처럼 천정이 높다란 해변가의 별장에서 코끼리 코를 드리운 채 맥없이 소파에 기대 앉아 있었어요.
“할아버지, 금붕어 할머니는 통 말이 아닙니다. 흥!”
클론바우 18세가 노해 콧방귀를 뀌자 차탁 위의 물 컵이 천정에 날아가 부딪쳤다가 땅바닥에 떨어져 잘랑! 박살났어요.
“얘, 할 말이 있으면 천천히 해라! 괜히 물 컵만 깨지 말고.”
클론바우 18세는 3~4톤이나 되는 육중한 몸을 소파인지 침대인지에 털썩 주저앉아 긴 코를 손으로 슬슬 만지면서 두덜거리었어요.
“금붕어 할머니는 본가 집만 돌보면서 우리 클론바우 가족들을 따돌리고 있단 말입니다. 이전에도 나를 대통령 선거에 나서지 말라고 하면서 자기 오빠 금별 대통령을 돌보지 않고 뭡니까? 지어 금고주를 외워 내 골을 빠개지게 만들 지경이었지요. 그런데 오빠가 죽자 이번에는 또 조카 조왕돌을 대통령으로 내세울 예산인지 또 나를 보고 나서지 말라고 합니다. 왕과 대통령의 씨가 어디 따로 있습니까?”
그때 두 마리 고래가 파도에 밀려 별장 가까이에 와서 희뜩 번지어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허연 배때가 바닷물 위에 훌렁 드러났어요.
“저길 보세요. 고래 죽지 않았는가요?”
클론바우 16세는 얼핏 눈길을 보내더니 개의치도 않았어요.
“건 고래가 짝짓기를 하는 거야.”
“예?”
조왕돌은 너무나도 신기해 축복이나 하듯이 뛰노는 고래 무리 속에서 바닷물에 희뜩 번지어 누워 있는 고래 두 마리를 바라보았어요.
이윽고 두 고래는 볼 일을 다 봤는지 되 번지어 눕더니 바다 물속으로 유유히 사라졌어요.
그걸 보더니 클론바우 18세가 두덜거리었어요.
“나도 조왕돌 외삼촌처럼 고운 여자와 결혼해 애도 낳고 싶단 말입니다. 사람도 아니고 이게 뭡니까? 괴물 같은 데로 누가 시집오겠습니까? 대통령도 하지 말라지. 무슨 멋에 살랍니까?”
클론바우 16세는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했어요.
“네 아버지는 천 년 전에 이 지구촌을 통일한 위대한 꼬마 대통령이었어. 아카시아에는 아직도 그들의 업적을 기리어 세운 지구촌통일기념비와 그의 할머니 유리박사기념동상이 있단다. 기념비 높이가 천 미터도 넘는단 말이야.”
클론바우 18세는 깜짝 놀라 파초 같은 귀를 너펄거리며 벌떡 일어났어요.
“뭐라고요? 우리 집안에 지구촌을 통일한 위대한 꼬마 대통령이 있었단 말입니까?”
“그래. 우리 집안 클론바우 가족은 전 세계를 재패한 위대한 대통령 가족이지.”
“왜 이제야 말합니까? 그렇고 보면 우리 가족은 대통령 자격이 당당한 가족이군요. 흥!”
클론바우 18세가 어깨를 으쓱하면서 의기양양해 하자 클론바우 16세는 코끼리 코를 슬슬 만지면서 말리었어요.
“허나 이번 대통령 선거에는 나서지 말라!”
“할아버지! 할아버지도 금붕어 할머니처럼 그 말씀인가요?”
“그래.”
클론바우 16세는 소파에서 일어나 10여 미터나 되는 육중한 몸뚱이로 집안 거실에서 뚜벅뚜벅 거닐며 말했어요.
“동양은 우리 조상들이 살던 아카시아 서양과 달라. 우린 아카시아에서 위신이 섰지만 코치아에서는 민심이 따르지 않아. 괜히 조왕돌의 의심을 싸게 되면 이런 별장이겠니? 목숨도 부지하기 힘들게 될 거다. 명심해라.”
클론바우 18세는 코끼리 발통 같은 주먹으로 악어껍질이 터덜터덜한 가슴을 탕탕 치다가 갑자기 나직이 말했어요.
“우리 아카시아에 가면 어떨까요?”
“글쎄, 이 일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곰곰이 생각해 보자.”
그들 조손은 금붕어 몰래 암암리에 다른 궁리를 하고 있었어요.
한참 후 클론바우 18세는 바깥으로 나와 잔등에 달린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더니 하늘로 훨훨 날아올라 갔어요.
금붕어 소장은 생각하다 못해 우주공간에 떠돌아다니는 우주비행선 냉동관 안에 있는 클론바우 1세로부터 클론바우 15세까지 몽땅 가져다 녹여 살려내 새로운 인간복제를 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천여 년 전에 아카시아의 생물학자 맥슨 박사와 코치아의 유명한 천문학자 유리 녀사는 결혼해 인간복제 기술과 줄기세포기술로 17년 동안에 클론바우 1세로부터 17세까지 복제해냈던 것이죠. 그들 부부는 지금부터 천여 년 전인 2958년 5월 7일에 클론바우 1세를 낳았죠.
이상하죠? 유리 박사께서 어떻게 100 킬로그램이나 되는 클론바우를 낳을 수 있어요?
클론바우 1세는 보통아기였어요. 후에 낳은 클론바우 17세는 고래만 한 괴물이었죠.
맥슨 박사는 클론바우 1세의 유전자를 사자의 정자에 주입해 사자 난자와 수정시킨 수정란을 사자 어머니 배에 넣어 길러 낳게 했지요. 그 애가 바로 애급의 금자탑 옆에 누워 있는 인면수신의 조각상처럼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가진 제2세 복제 클론바우지요. 제2세 복제 클론바우는 수사자의 대가리만큼 큰 머리에 온 몸에 사자의 털이 더부룩해 엄동설한에도 털옷을 입을 필요가 없었지요. 방사능의 직사에도 어지간히 견딜 수 있었죠.
게다가 총명한 맥슨 박사와 유리 박사의 뇌세포를 물려받아 클론바우 17세는 총명한 머리 안에 뇌가 둘이나 있어 두뇌가 엇갈아 쉬면서 밤낮없이 머리를 쓸 수 있었죠. 그는 밤낮없이 공부를 해 열 몇 살에 벌써 정치경제학과 군사 두 개 박사 학위를 탈 수 있었죠. 그래서 클론바우 17세는 그때 온 지구촌에 잠을 자지 않는 어린이로 소문이 났었지요.
지금 사람들이 자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워요.
그래요. 기실 백년을 산다고 해도 눈을 뜨고 사는 시간이 50년 밖에 더 될게 있나요?
클론바우 17세는 자지 않는 특수인간으로 세상에 태어났지요.
기실 복제기술은 맥슨 박사가 발명한 것이 아니죠. 복제기술은 21세기 초에 이딸리아 밀라노 비코카대학의 면역병리학자 마리아루이사 라비트라노 박사가 발명한 것이죠. 그는 인간의 유전자를 가진 돼지를 생산해냈지요. 그 후 900여 년 동안 지구촌의 유전학자들은 이 중대한 과학성과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복제기술로 별의별 사람의 유전자를 가진 동물들을 생산해내는데 성공했죠.
지구에 생물이 생긴 건 약 30억 년 전의 일이죠. 그때 지구에 생긴 바다에서 햇빛을 받아 광합성작용으로 해 생명유기체가 형성됐지요. 그러니까 지구촌의 모든 생물이, 말하자면 모든 동물들은 생김새는 서로 다르지만 유전자를 감정해보면 유사한 것이 많아요. 말하자면 고양이와 호랑이 유전자는 98.3%나 같죠. 사람과 원숭이, 성성이 유전자도 비슷하죠. 완전히 다른 유전자나 줄기세포로 새로운 생명체를 생산할 수도 있어요.
허나 2천여 년 전에 발명한 인류의 과학지식과 문명은 제10차 핵전쟁으로 해, 핵폭탄의 방사선과 지진, 해일에 몽땅 재 가루로 돼 사라져버렸지요. 그때 과학기술서적은 남은 것이 없었어요. 다만 중국의 만리장성과 애급 금자탑, 아카시아의 지구통일에 마멸할 수 없는 막대한 기여를 한 괴물 클론바우 17세 꼬마대통령의 공적을 기리어 세운 지구통일기념비 그리고 지구통일에 한 대천문학자 유리 박사의 공적을 기리어 세운 유리 박사 동상 외에 여러 묘비에 새긴 비문과 중국 막고 굴 돈황 벽화 밖에 남은 것이 없었어요.
때문에 우리 조상들이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일이나 중국 돈황 석굴의 관음보살이나 코치아 석굴암의 석 불상이 몇 천 년이나 남은 역사적인 기적을 잊지 말아야 해요. 이제부터라도 과학발명을 녹 쓸지 않는 구리에 새겨 석굴암에 보존할 것이 아주 필요해요. 컴퓨터나 디스크에 보관해서는 인차 사라져 버려요. 새로운 과학기술을 다시 발견하려면 인류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몰라요. 봐요. 지금 2천 년 전에 발견한 복제기술과 줄기세포 기술을 지금도 다시 개발하려면 또 시간이 걸려요. 과학기술 자료가 없기 때문이죠. 다행히 클론바우 16와 17세, 18세는 태공에서 천년 동안이나 잠자다가 수혜박사와 금별 대통령 그리고 금붕어 소장의 혜택을 받아 살아남았기에 인간복제 기술도 계승할 수 있게 되지 않았어요?
제2세 복제 클론바우의 유전자를 부엉이와 독수리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사람과 사자, 독수리, 부엉이 특성을 가진 제3세 복제 클론바우를 복제해냈어요. 독수리에게서 물려받은 클론바우의 사발 눈은 특수한 독수리눈이여서 천 미터 밖의 땅바닥에서 쥐새끼가 뛰놀아도 다 볼 수 있는 천리혜안이었죠. 그래서 레이더도 필요 없이 비행기나 뭇 짐승들이거나 사람들의 움직임을 다 보아낼 수 있지요. 그의 눈은 또 얼굴에 두 개 있는 외에 뒷골과 오른손 중지에도 하나씩 더 있죠. 그래서 뒤에서 오는 뜻밖의 공격도 막아낼 수 있었죠. 한번은 아리바바 공국의 한 텔레비전방송국 기자가 아카시아 백악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서 들어가려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뒤에서 비디오촬영기에 숨긴 소형미사일로 암살하려고 했어요. 그때 클론바우 17세 꼬마대통령은 뒷머리에 달린 눈알로 제때에 발견하고 코끼리 코와 같은 코를 휘둘러 비디오촬영기무기를 휘감아 내동댕이쳐 박살냈지요. 그래서 목숨을 구했던 것이죠.
맥슨 박사와 유리 박사는 복제 클론바우의 유전자를 선후해 사자와 독수리, 부엉이,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숱한 동물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제4세로부터 제17세 복제 클론바우를 복제해냈던 것이죠. 그래서 클론바우 17세는 사람과 사자, 독수리,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동물들의 모든 훌륭한 특성을 다 유전 받은 세상에 둘도 없는 인면수신의 괴물로 되었어요.
클론바우의 입은 독수리 주둥이처럼 뾰족한데다가 이발은 상어 이발처럼 날카로워 어지간한 생 짐승 고기도 칼을 쓸 필요 없이 마구 뜯어 먹을 수 있었어요. 클론바우에게 17세는 또 앞뒤에 팔 네 개에 3.5미터 되는 날개까지 두 개나 달려있었어요. 그래서 클론바우는 앞뒤 손으로 앞뒤로 달려드는 놈들을 때려눕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승용차나 비행기가 필요 없이 푸르른 하늘에서 초음속 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훨훨 날아다닐 수 있었죠.
수십 년 전에 어머니 수혜 박사와 오빠 금별 대통령이 지하 동굴에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냉동관 안에서 꺼내 주사를 놓아 살려 낸 후 지구를 통일한 비결을 얘기해 달라고 강요했지요. 그래도 말을 듣지 않자 금붕어의 어머니 박수혜 박사는 수하들을 시켜 마취독침을 쏘라고 암시했어요. 눈치를 챈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날개를 뻗쳐 화닥닥 날아오르면서 독침을 피하더니 글쎄 수하들을 네 팔로 쓸어 눕히고 금별 대통령과 그의 어머니 박수혜 박사 그리고 유리 박사님과 맥슨 박사를 안고 동굴을 벗어나 백산까지 날아간 적도 있었지요.
금붕어는 클론바우 17세에 관한 자료를 뒤적이면서 중얼거리었어요.
“우린 지구촌을 보위하려면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같은 슈퍼맨이 대량 필요해. 어서 우주에 올라가 클론바우 1세로부터 15세의 우주비행선을 찾아내 우리나라에 실어 와야지.”
클론바우는 그 말을 듣고 머리를 가로 저었어요.
“클론바우 1세는 저 클론바우 가족의 조상들인데요. 어떻게 코치아에 실어와요?”
“왜 안 돼?”
“클론바우 가족은 아카시아 생물학자 맥슨 박사할아버지의 후손들이죠. 국적은 아카시아란 말입니다. 저는 클론바우 가족이 다시는 클론바우 17세처럼 날아가는 핵미사일을 안고 방향을 돌려 죤슨 악마가 탄 핵잠수함으로 덮쳐들다가 장렬히 희생되던 일이 재연되게 할 수 없어요.”
금붕어 소장은 클론바우 18세를 쏘아보며 말했어요.
“얘야, 클론바우 가족의 할머니는 코치아의 유리 박사이다. 그가 살아계신다면 네 말을 들으면 얼마나 노여워하겠느냐?”
클론바우가 파초 같은 귀를 강구고 듣자 금붕어 소장은 내심히 타일렀어요.
“우리 코치아를 봐라. 2천 년 전에 줄기세포연구에 착수했어. 하지만 조금만 실패하면 비난하고 중지시켜 줄기세포연구는 수많은 곡절을 겪었기에 발전하지 못했다. 유리 박사님과 맥슨 박사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벌써 천 년 전에 새로운 인종 클론바우 가족을 개발해낸 위대한 발명가이고 선구자란 말이야.”
클론바우 18세는 감개무량해 가슴을 들먹이며 씩씩거리었어요. 그 바람에 금붕어 소장의 허연 머리카락이 마구 휘날리었어요.
이튿날 동녘하늘이 희붐히 밝아왔어요.
금붕어 소장은 클론바우 18세를 불렀어요.
“우주에 가서 클론바우 15세가 탄 우주비행선을 끌어내리어 오자.”
“또, 또 시작하는 거예요? 아무리 복제를 해내도 나와는 상관없어요. 클론바우 여동생이 될 뿐 근친결혼을 하지 못해요.”
“야, 이제 10대 소년애가 무슨 장가타령이냐?”
클론바우 18세는 할머니를 따라 우주비행선에 올라타면서 두덜거리었어요.
“기원 2000년인가 해요? 지금은 기원 4000년이란 말입니다. 저는 밤에도 자지 않다나니 1년이면 남이 3년 사는 것만큼 살았단 말이오. 그러니 10대라도 남이 30살 먹은 거나 다름없이 성숙됐단 말입니다. 황차 지금 환경오염으로 해 사람들은 단명이란 말이죠. 내가 이제 몇 해 더 살지 알아요?” “얘, 고모 앞에서 무슨 말버릇이냐?”
그제야 클론바우 18세는 갈색 매 눈으로 고모를 흘끔 곁눈질하며 우주비행선을 하늘로 몰았어요.
우주비행선은 그들의 새 꿈을 싣고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우주비행선은 대기층에서는 괜찮았는데요. 태공에 올라가자 말이 아니었어요. 태공쓰레기로 해 우주비행선은 근본 속도를 낼 수 없었어요. 우주비행선 잔해로, 천여 년 전에 아카시아 악마 죤슨 대통령이 아카시아인들을 시켜 버린 생활쓰레기로, 오염이 심한 지구촌에서 살기 싫어 숱한 사람들이 우주비행선에 올라가 냉동관 속에 들어가 버린 바람에 숱한 낡은 우주비행선으로 해 태공은 무시무시한 유령들이 둥둥 떠다니는 염라왕국 같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태공 쓰레기를 피해 이리저리 몰면서 두덜거리었어요.
“정말 인간들이 대사야, 온 지구촌을 다 더럽히다 못해 우주까지 오염시켰단 말이야. 인간들이 요물이야. 인류가 지구촌에 생존하는 한 지구촌을 싹 못 쓰게 만들어. 싹 죽여 버릴 놈들이야.”
금붕어는 우주비행선의 둥근 유리창으로 바깥 하늘을 참빗질하면서 타일렀어요.
“우리 인류가 환경의식이 바로 설 때면 우리 지구촌은 환경이 좋아져 살기 좋은 곳으로 될 거야.”
“깨지 못한 인간들이 욕심을 쓰다나면 언제? 편안하게 살자고 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다 못해 이젠 우주비행선을 탄단 말이야. 우리처럼 제 몸에 날개가 있어 하늘로 훨훨 날아다니면 얼마나 좋겠어?”
“장차 새 인종은 너처럼 날 수 있어야 되지.”
금붕어는 희죽이 웃으며 말하다 새된 소리를 질렀어요.
“저기 있어!”
클론바우 18세가 유리창으로 왼편을 바라보니 낡아빠진 우주비행선 하나가 유령처럼 둥둥 떠다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우주비행선에 새긴 색 바래진 글씨가 희미하게 보였어요.
 
우주비행선 주인: 클론바우 15세.
냉동관 입관 시간:2962년 11월 4일.
 
“바로 저거야!”
쉰이 넘은 금붕어 소장은 어린애처럼 환성을 질렀어요.
금붕어 소장은 이전에 조왕돌과 함께 쌓은 경험에 따라 아주 순조롭게 클론바우 15세 냉동관을 실은 낡은 우주비행선을 끌고 코치아로 서서히 돌아왔어요. 로봇독수리들과 로봇타조들은 낡은 우주비행선을 호위하면서 우주비행장에 내렸어요.
이렇게 금붕어 소장은 선후하여 클론바우 1세부터 14세까지 몽땅 끌어내려다 숱한 클론바우 가족을 복제해내 클론바우 부대를 건립하였어요.
연구소 울안을 보세요. 타조 인이 긴 목을 빼들고 모래톱을 쏜살같이 달리고 있어요. 그 뒤로 사자 인과 호랑이 인이 뒤 쫓고 있었어요.
고래 인이 파도를 헤가르면서 허~푸~ 허~푸~ 헤엄치며 윙크 하는 바다 가에서 악어 인들이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황사가 흩날리는 하늘에서는 독수리 인들이 훨훨 나래 치며 군사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진짜 오래지 않아 코치아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에는 정상인들이 점차 사라지고 별의별 괴물들로 메워질 지경이었어요.
 
 
 
 
 
 
 
 
 
 
 
7 정변
대통령 선거를 하기도 전에 허수아 총리는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승용차를 몰고 도시와 농촌을 돌아다니면서 자기에게 투표하라고 유세를 했어요.
“저 국무총리 허수아, 기호 1번, 1번에 투표하면 백성들은 베개를 베고 누어있어도 산더미 같은 복제호박을 먹을 수 있습니다 …”
그는 금붕어와 클론바우 18세가 태공에서 클론바우 15세를 내리어 타조 인을 개발한다는 정보를 듣고 아주 기뻐했어요.
“참 좋아. 금붕어와 조왕돌은 인종개량에나 몰두해라. 그 틈에 난 대통령이 될 거야.”
허수아 총리는 흐뭇해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계속 유세를 했어요.
이때 허수아 총리의 유세를 듣던 백성들이 머리를 쓱쓱 긁으며 쳐다보더니 “말만큼 됐으면 방귀를 타고 서울로 다 가겠다.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어요.
옆에서 겨드랑이 밑을 긁어 이를 잡아 입에 넣고 바작바작 씹어 먹던 계집애가 욕설을 퍼부었어요.
“백성들이 이를 잡아먹고 사는데 웬 복제호박소린가?”
“잊지 마세요. 기호 1번, 허수아를 대통령으로 찍어주세요.”
허수아는 백성들이 뒤에서 자기를 욕하는 것고 모르고 도처에서 금붕어 소장을 헐뜯고 자기를 하늘에서 내려 보낸 주처럼 불어댔어요. 그리고 조왕돌 같은 10대는 셈이 들지 못해 나라를 맞길 수 없다면서 대통령 적임자는 자기라고 홍보했어요.
조왕돌은 후산에 날아오자마자 후산 국립생물연구소에 들어와 고모에게 이실직고했어요.
“고모가 대선후보로 나서지 않는 바람에 허수아 총리가 이번 대선에 단독후보로 나선다고 해요.”
그제야 금붕어는 안도의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난 또 무슨 급변사태나 벌어졌나 했지.”
“고모, 그가 단독후보면 이번 대선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요? 하나마나 허수아비가 대통령으로 될 거 아닌가요?”
금붕어는 말뚝처럼 떡 버티고 서 있는 조왕돌을 보고 내심하게 타이르기 시작했어요.
“허수아 총리는 제일 자격 있는 후보야. 그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생태환경을 개선하고 인종을 개량해낼 수 있다.”
그러나 조왕돌은 반발하고 나섰어요.
“아닙니다. 그는 지금 뱀 섬나라와 야합해 임해에 독립왕국을 세우려고 꿈꾸고 있어요.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
금붕어는 허연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면서 말했어요.
“전번에도 말하지 않았느냐? 지금 나라의 사분오열을 막기 위해선 단일후보를 내는 것이 옳다. 우린 과학이나 연구하고 정치에 관심하지 말자.”
조왕돌은 탁장까지 탕! 치면서 반발했어요.
“그게 할아버지 대부터 몸 바쳐 피를 흘리며 싸운 나라를 책임지는 말입니까? 고모가 총리를 하면 어떻고 내 소년 대통령으로 되면 어떻단 말이요? 클론바우 17세 형님은 벌써 천 년 전에 10대 소년시대에 지구촌을 통일한 초대 꼬마대통령으로 되지 않았습니까? 클론바우 가족까지 우리를 도우면 우리가 능히 허수아비를 꺾을 수 있어.”
그 말에 금붕어는 적이 놀라 벌떡 일어나 조왕돌의 곁에 와 앉았어요.
그는 조카의 손을 잡고 내심하게 타일렀어요.
“건 절대 안 돼. 그렇게 되면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한 뱀 섬나라 나까아버새 총리 형제가 어부지리를 할 일 밖에 있느냐?”
“흥!”
조왕돌은 콧방귀까지 뀌었어요.
“왜 그렇게 부처님 같이 약한 소리만 해요? 우리가 양보하면 허수아비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우리를 척결하고 뱀 섬나라에 주권을 팔아먹을 게 뻔합니다. 고모는 허수아비가 첫사랑이라고 너무 감싸고돌지 마십시오. 흥!”
“다신 내 앞에서 허수아 총리 험담을 하지 말라!”
금붕어는 자기 사무 상 앞에 돌아가 앉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조왕돌을 쏘아보는 것이었어요.
한참 궁리하던 조왕돌은 벌떡 일어났어요.
“알았어요. 고모는 연구소나 지키십시오. 흥!”
“조왕돌아!”
금붕어가 뒤쫓아 나갔으나 조왕돌은 어느 결에 로봇독수리를 잡아타고 바람결처럼 하늘로 사라졌어요.
그날 오후에 코치아에서는 정변이 일어났어요. 글쎄 조왕돌은 로봇부대와 원숭이 인 부대를 거느리고 국회사당을 포위했어요.
전 지구촌의 보도매체는 위성카메라의 초점을 코치아 국회 마당에 돌렸어요. 숱한 기자들이 비디오촬영기를 메고 국회 마당에 쓸어들었어요.
허수아 총리는 조왕돌을 불러 훈계조로 물었어요.
“뭐 하려는 거야?!”
“우린 국회에서 무 호보 대선 결의안을 순조롭게 통과하게 보호하러 왔습니다.”
“야, 네가 감히 내 앞길을 막으려는 거야? 난 네 아버지를 도와 악마 죤슨과 나까아멘을 처단한 1등 공신 총사령관이고 총리란 말이야? 나를 내놓고 이 나라 대통령이 될 후보가 또 누가 있단 말이냐?”
조왕돌도 만만치 않았어요.
“허허허, 묵은 그루에 이밥을 먹던 소리를 작작 하세요. 나까아멘 악마를 처단할 때 누가 총사령관이었단 말입니까? 이 조왕돌 총사령관이 로봇부대와 조왕돌 부대를 파견해 나까아멘 악마와 싸울 때 당신은 후방에 숨어서 입방아만 찌었지 한 일이 뭡니까?”
허수아도 진짜 허수아비처럼 물앉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이 버릇없는 새끼를 봐라! 너의 아버지 금별과 난 짜개바지친구야. 우리가 야망의 바다에서 아카시아 악마 죤슨을 처단할 때 넌 이 세상에 나지도 않았다. 이마에 피도 마르지도 않은 10대 짜개바지 입은 놈이 대통령을 탐내? 고목을 늙었다고 잘 못 건드렸다가 깔리면 일어나지 못해.”
“당신이나 임해 독립왕국 꿈을 꾸지 말란 말이요. 나라를 사분오열 하려는 당신 음모를 모르는 거 같은가?”
“흥!”
기자들은 허수아 총리와 조왕돌 총사령관의 불꽃 튕기는 설전을 비디오카메라에 담으며 코치아의 앞날을 근심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딱, 딱, 딱!
“통과 됐습니다!”
국회 의사당 안에서 의장이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가 바깥의 확성기에서 울렸어요.
“뭐라고? 통과라니?”
허수아 총리는 국회청사에 걸린 텔레비전 화면을 보면서 자기 눈을 의심했어요.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가 제기한 제의 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어요. 분명 국회의원들은 단독후보공천을 반대하고 있었어요.
조왕돌은 깔깔깔 웃었어요.
“내가 뭐랍디까? 민주와 자유, 정의를 지지하는 백성들은 분명 우리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젠 사흘 후면 백성들의 대통령이 나올 겁니다.”
사흘 후죠.
이날은 코치아 백성들이 잊을 수 없는 대선의 날이었어요.
이게 뭐예요? 반전이 일어났던 것이죠.
전번에도 그랬지만요. 후보에도 나서지 않고 대통령선거에 근본 관심이 없는 금붕어 소장의 표수가 제일 많았어요. 코치아의 투표인수가 총 3천만여 명밖에 안 되는데요. 금붕어 소장이 첫 자리를 차지했는데요. 1천 9백만 표나 됐어요. 그 버금으로 조왕돌 총사령관 600만 표, 세 번째로 허수아가 글쎄 300만 표, 꼴지에 클론바우 18세가 50만 표였어요.
“안 돼, 어찌 이럴 수가 있어?”
허수아 총리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백성들은 방사능오염에 쓰러져가는 백성들의 안위는 돌보지 않고 단독후보 공천을 내세워 대선 유세에 피 눈이 돼 돌아다닌 그를 미워했어요.
허나 백성들은 대통령선거에는 관심이 없이 지구촌의 생태환경과 인류의 생존 그리고 백성들의 안위를 근심해 과학연구에 몰두하는 착한 금붕어 소장을 백성들의 대통령으로 뽑았지요. 또 강대한 국방력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한 뱀 섬나라와의 전쟁을 앞두고 총명하고 파워 넘치는 조왕돌을 꼬마대통령으로 뽑았던 것이죠.
“허, 참, 코치아 백성들은 종족관념이 무서운 사람들이구먼.”
클론바우 18세는 코끼리 코를 어루만지며 속상해 눈물까지 흘렸어요. 눈물방울이 어찌나 컸는지 발등을 깰 지경이었어요.
“나도 조왕돌 총사령관을 도와 코치아를 보호하려고 피 흘리며 싸웠건만 인정해주지 않는구먼. 어디 코치아에서 섧어서 살겠어? 전쟁을 하면 ‘클론바우’, ‘클론바우’ 하고 평화 년대에는 소 닭 보듯 한단 말이야.”
클론바우 18세가 대성통곡을 치자 금붕어는 위로해 주었어요.
“대통령은 안 됐지만 코치아 역사에는 너의 공훈이 커.”
클론바우 18세는 답답해 바깥으로 나가더니 파초 같은 귀를 펄럭이며 중얼거리었어요.
“코치아 능연 각상에 누구 얼굴 새길 거냐? 세상은 넓고도 넓건만 코치아는 클론바우 가족을 용납하지 않는구나.”
괴물 클론바우 18세는 사발 눈에 눈물을 흘리며 무슨 궁리를 한참 했어요.
이윽고 그는 마음을 먹은 듯이 7미터나 되는 커다란 날개를 퍼덕여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그는 뒤도 바라보지 않고 동북 방향을 바라고 훨훨 날아가 버리었어요.
한편 조왕돌 총사령관은 코치아 정예군을 거느리고 후산시 국립과학연구소를 보위하러 왔어요.
탱크가 둘레를 요란하게 돌면서 지키고 로봇들이 분주히 돌아치며 수시로 주위 정황을 동영상으로 찍어 국립과학연구소 사무실 안에 있는 조왕돌 총사령관에게 보냈어요.
조왕돌은 고모를 보고 정중히 인사했어요.
“감축 드립니다. 우리나라 수천 년 역사에서 19번째 여대통령으로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모, 아니, 금붕어 여대통령님,”
그러나 금붕어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어요.
“난 대통령을 할 예산도 없어.”
조왕돌은 정색해 고모를 보면서 말했어요.
“고모는 백성들이 선거한 당당한 대통령입니다. 전번에는 오빠와 경쟁하기 싫어 그랬다 치고 이번에는 사양하지 마세요.”
금붕어는 난처해했어요.
“얘야, 난 지금 연구해야 할 항목이 너무나도 많아. 타조 인에 뒤이어 고래 인을 만들어 클론바우 18세와 궁합을 맞춰 봐야 하겠다. 그 애는 장차 너처럼 장가도 가고 부드러운 피부를 가지고 싶다고 했어. 헌데 방사성이 강한 지금 지구촌에서 어떻게 정상인의 피부를 가질 수 있느냐? 정상인들의 피부도 방사성오염에 견디는 악어나 뱀의 피부로 개량하려고 하는 세월에 무슨 궁리를 하는지 모르겠어.”
고모의 말을 듣고 조왕돌은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래요. 며칠 새 클론바우 18세가 보이지도 않아요. 모든 근심을 내려놓고 대통령 보좌에 오르세요. 제가 잘 지켜드릴게요.”
이때 바깥이 소란스러워졌어요.
조왕돌이 손목에 찬 컴퓨터를 보니 허수아 총리가 손을 휘저으며 금붕어 대통령을 만나자고 떠들썩하고 있었어요.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들어오라고 해라.”
허수아 총리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금붕어와 조왕돌을 번갈아 쏘아보며 말했어요.
“이번 대선은 무효이다! 어떻게 단일후보를 폐지하고 1차선거로 대통령을 뽑아? 말도 안 돼!”
금붕어는 손수 차를 따라 드리며 “나도 대통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요. 백성들이 뽑았으니까 어찌 하는 수가 없군요.”라고 부드럽게 말했어요.
조왕돌은 씩씩거리는 허수아 총리를 보면서 정색해 말했어요.
“백성들이 뽑은 대통령인데요. 누가 감히 왈가불가 해요? 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거요.”
“거들먹거리긴? 까불지 마!”
“뭐라고요?!”
조왕돌은 격분해 일어났어요. 이때 파리로봇이 앵 날아오더니 조왕돌의 귀에 앉아 말했어요.
“총사령관님, 저 허수아비는 자기를 옹호하는 숱한 군인들을 임해로 보내 집결시키고 있어요.”
“음~”
조왕돌은 허수아 총리를 흘끔 곁눈질 하더니 바깥으로 나왔어요.
그는 장병들을 불러 놓고 포치했어요.
“경계를 허술히 하지 말라.”
그는 수하 군관에게 뭐라고 한참 포치한 뒤 사무실로 돌아왔어요.
금붕어 대통령이 허수아의 손까지 잡고 애원하듯 말하는 것이었어요.
“오빠, 우리 힘을 합쳐 코치아 생태환경을 복구하자. 총리를 계속시킬 터이니 날 좀 도와줘.”
“쳇, 내 신세가 왜 이렇게 됐지? 네 치마 밑에서 총리나 해야 하니? 흥!”
금붕어 대통령은 허수아의 손을 놓고 자리에 돌아가 앉아 물었어요.
“그래, 대체 어쩌려는 거야?”
허수아도 정색해 말했어요.
“나는 우리 조상들이 살던 임해로 내려가 ‘임해’라는 나라를 세울 예산이야.”
“말도 안 돼!”
금붕어는 사무 상을 탕 치며 벌떡 일어났어요.
“그래, 무슨 짓거리야? 코치아를 사분오열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조왕돌도 정중히 말했어요.
“왜 그렇게 오망을 써요? 그래 또 동포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싸우겠어요?”
“난 닭의 대갈통이 될지언정 돼지 꼬리를 하지 않겠어.”
허수아는 툭툭 털고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 버리는 것이었어요.
조왕돌은 귀에 날아 들어간 로봇파리를 시켜 로봇모기를 시켜 허수아에게 독침을 쏘게 하고 싶었어요. 허나 고모의 눈치를 보면서 그만 두었어요.
“저 걸 어쩌니? 뭐 ‘임해국’을 세워?”
이때 귀에서 로봇파리가 말했어요.
“허수아 총리는 이미 헬기를 타고 임해로 내려갔어요. 그는 이미 임해국을 선포하고 스스로 대통령으로 올라앉았어요. 그를 따르는 무리가 족히 30여만 명은 돼요.”
금붕어가 대성질호했어요.
“이건 정변이야, 정변!”
조왕돌 총사령관은 벌떡 일어났어요.
“고모, 아니, 대통령님, 제가 로봇부대와 조왕돌 부대를 이끌고 임해로 내려가겠습니다.”
금붕어 대통령은 황급히 일어나며 손사래를 쳤어요.
“안 돼! 내전은 절대 안 돼!”
“허나 그놈 허수아비가 조만간에 군대를 몰고 이리로 쳐들어 올 거예요. 선제공격을 합시다.”
“안 돼! 절대 무력을 써선 안 돼.”
“그럼 어쩐단 말이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해. 일단 우리는 북으로 올라가 수도 연화시에 대통령 부를 세우고 허수아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자.”
“그 놈이 제대로 발을 붙이지 못했을 때 들이치면 반나절도 안 걸리겠는데요. 이제 놔두었다가 진짜 나라가 진짜 남과 북으로 갈라지겠어요.”
“그래도 무력은 안 돼. 허 총리와 대화를 해 보자.”
“다 고모가 우유부단한 탓이죠. 진작 대통령에 취임했더라면 저 허수아비가 대통령 꿈을 꾸지도 않았을 거요.”
금붕어는 도리머리를 저었어요.
“사람의 욕심이라는 게 왜 저래? 악마야, 악마!”
금붕어와 조왕돌은 연구일군들과 군인들을 영솔해 황급히 북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어요. 그 대오 속에는 괴물 클론바우 가족도 끼어 있었어요. 허나 클론바우 18세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어요.
참 실망스러운 일이었어요.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8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01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34) 2019-09-03 0 1010
200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33) 2019-08-14 1 1375
199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32_ 2019-08-09 1 1382
198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31) 2019-07-17 1 1404
197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30) 2019-07-06 0 1121
196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29) 2019-05-30 2 1245
195 동화 호랑이와 고양이 2019-05-27 0 1240
194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28) 2019-05-14 1 1231
193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27) 2019-05-03 0 1213
192 동화 꾀보와 불여우의 겨룸 김장혁 2019-04-19 0 1289
191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26) 2019-04-07 0 1391
190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 (25) 2019-03-31 0 1324
189 동화 꼬리 긴 토끼 2019-03-25 0 1114
188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24) 2019-03-18 1 1456
187 아동소설 꿈 많은 향화 김장혁 2018-12-29 1 1481
186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10) 2018-12-24 0 1343
185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9) 2018-12-19 0 1069
184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8) 2018-12-13 0 1122
183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7) 2018-12-08 0 1316
182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6) 2018-12-02 1 1447
‹처음  이전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