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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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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정탐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10)
2018년 10월 28일 11시 23분  조회:2428  추천:2  작성자: 김장혁




                      
 
             장편정탐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10)
 

                                     김장혁

 
향화는 버들잎눈섶을 치켜올렸다.
“아니, 감사해요. 건데 오늘 여기서 주면 안돼요?”
견물생심이라고 향화는 아양을 떨면서 반색했다.
“집에 두고 왔다. 랠 오전 9시 만에 내 낚시질하는 부르하통하강뚝에 오라.”
향화도 아닌 보살을 떨었다.
“그저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찾아가요? 강뚝 어디 쯤 오라는지 명확히 알려주세요.”
“연신교 북쪽 강뚝으로 해서 서쪽으로 한 500메터 쯤 올라오라. 내 거기서 낚시질하면서 기다릴게.”
“알았어요. 꼭 갈게요.”
“옛다.”
살인악마는 향화의 목에 올가미를 확실히 걸자고 들었다. 팁까지 300원이나 주었다.
“감사해요. 오빠.”
(세상에 이리 좋은 일이 어데 있겠는가.)
이젠 핸드폰 준 대신 안마받고 몸도 가지지 않을뿐더러 팁까지 준다. 향화는 기분이 한결 좋아 흥이 났다.
살인악마는 속으로 이빨을 뿌드득 갈았다.
(건 네 목숨을 낚을 미낀줄 알아라. 흥!)
이튿날 이른 아침, 살인악마는 부르하통하강 모래바닥에 시체를 파묻을 구덩이까지 깊숙이 파놓고 낚시질 하면서 향화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약속한 9시 됐는데도 그녀가 나타나지 않았다.
12시 넘도록 눈뿌리 빠지게 강뚝을 훑으면서 기다려도 영영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 양향화는 녀성의 특유한 감각으로 덮쳐오는 위험을 느끼고 안마원에서 영영 자취를 감추었던 것이다.
후에 수사일군들은 다른 안마방에서 재차 그녀를 찾아냈다.
그때 그녀는 핸드폰을 둘러싸고 김춘일과 있었던 자초지종을 다 털어놓았던 것이다. 그때부터 수사일군들의 시선은 점점 김춘일한테로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그날로 살인악마는 호텔에 다시 찾아가보고서야 비로소 양향화가 영영 사라라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젠 김춘일도 신변이 점점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
(개쌍년을 안마방에서라도 죽여버렸을 걸. 간나새끼, 어디로 도망쳐? 몸이나 가만가만 파는 매춘부년, 다른 안마방에 갔겠지. 그것도 특수복사(쎅스) 하는 안마방에 갈 밖에. 흥, 이제 찾아내기만 해봐. 혀바닥을 베버릴테야! 그 더러운 XX에 시퍼런 비수를 박아넣지 않는가.)
살인악마는 양향화 때문에 몹쓸 매독이란 성병에 걸린 적이 있었다. 최초에 그것이 벌겋게 부어나면서 아파나더니 나중에는 부스럼이 생기고 진물이 나더니 아파나면서 마구 썩어들어갔다. 색마는 그걸 치료하려고 숱한 치료비를 썼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잔등에 식은 땀이 나고 치 떨렸다.
(개쌍년, 네년은 살생부에 이미 들었어. 개간나새끼, 죽었어! 염라대왕을 만나러 보내줄게. 으흐흐-)
살인악마는 치를 떨면서 싯누런 이빨을 쁙쁙 갈았다.
죽을 각오까지 한 살인악마는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진형 훈계를 듣지 않은게 후회되오. 이젠 언제 죽을지 모르오. 굴어귀 풀을 뜯어먹어서 숱한 꼬리를 남겼소. 이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소.)
살인악마는 목숨이 붙어있는 한, 한 사람이라도 더 살해하고 재물을 빼앗아 더러운 야욕을 채우려고 작심하고 미쳐 날뛰였다.
                   최후발악
2001년 8월 27일 새벽 1시 경, 캄캄한 어둠을 타서 살인악마 김춘일은 수박을 쪼개는 한자나 되는 시퍼런 칼을 품고 사냥물을 노리면서 싸다녔다.
그 놈은 연길시 연남가 장안거 3조의 한 세집에 전등불이 흘러나오는 것을 발견하였다.
(혹시 성생활을 하는 거 구경할 수 있잖을가? 진짜 성디스크를 구경하자꾸나.)
살인악마는 음탕한 궁리를 굴리며 그 세집 창문 옆에 슬금슬금 다가갔다.
음흉한 눈이 문발 밑 틈으로 세집 안을 기웃거렸다.
뜻밖에 일남일녀가 아니라 두 녀성이 속옷 바람에 누워 두런두런 이야기를 주고 받지 않겠는가.
새파란 녀성들의 풍만한 젖가슴을 멍해 보던 색마는 아래배가 찡해나며 치미는 성욕을 참을 길이 없었다.
“오호홍-“
악마는 앓음소리를 내면서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 놈은 슬금슬금 출입문 쪽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쥐여당겨보았다. 뜻밖에 문을 걸지도 않았다.
(이게 웬 떡이냐?)
그때 바깥의 인기척을 느꼈든지 세집 안의 전등이 딸깍 꺼졌다. 때마침이라고 생각한 색마는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손전지로 이리저리 비추었다.
“앗!”
“누구얏?!”
“소리치면 죽인다.”
색마는 긴 칼을 들이댔다.
두 녀성은 손전지불에 비친 서슬푸른 긴 칼을 보는  순간 간이 콩알만해져 바들바들 떨었다.
그 가련한 상을 보고 색마는 승리의 쾌감을 느꼈다.
(너넨 대낮에 날 어디 사람으로 봤니? 그러나 밤이면 난 진짜 왕이란 말이야. 흐흐흐. 어느 놈을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어느 간나새끼를 강간해버리기 싶으면 강간해!)
날강도는 악마와 색마의 본성을 드러냈다. 그 놈은 구들에 널린 양말로 그녀들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흰 전화선을 썩뚝 끊어 그녀들의 두 팔을 뒤로 꽁꽁 묶어놓았다.
뒤이어 악마는 시퍼런 칼을 내려놓고 그녀들을 보고 을러멨다.
“엎뎌!”
색마는 그녀들을 나란히 꿇어엎디게 강박한 후 괴춤을 내리깔고 범행습관대로 뒤로 짐승처럼 번갈아 강간하였다.
둬번씩 해재낀 후에야 색마는 괴춤을 춰올렸다.
“오늘 어르신님이 기분 좋기에 죽이진 않겠어. 돈을 몽땅 내놔.”
“저기 있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날강도는 그녀들이 가리키는 곳을 손전지로 이리저리 비추었다. 그 놈은 조모의 화장대 위에서 한국화장품 몇개, 조모의 지갑에서 280원을 들춰내고 김모의 지갑에서 20원을 들춰내가지고 도망쳤다.
살인악마는 이튿날 호텔에 가서 후남을 불러냈다.
“엄만 어떻소?”
“괜찮아요. 요즘 많이 좋아졌어요.”
“이젠 초면도 아닌 친군데 함께 병문안 가볼가?”
“돼요. 감사합니다.”
후남은 춘일을 따라 병문안하러 병원으로 향했다.
큰 병원 앞 광장에 이르렀을 때였다. 웬 거지애가 무슨 글판을 세워놓고 그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구걸하고 있었다.
글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엄마가 간암에 걸렸는데 치료비도 엄청 모자랍니다. 엄마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무릎을 꿇었습니다. 저도 학비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착한 여러분 선심을 써서 도와주면 고맙겠습니다.
 
“에이유, 참 기막힌 사연이구나.”
춘일은 후남의 앞에서 서슴없이 아주 착한 가면구를 쓰고 나섰다. 그는 전날 새벽에 강탈한 돈에서 백원이나 꺼내 불쌍한 거지애한테 주었다.
그 장면을 보고 후남은 말리지 않고 오히려 감탄했다.
“오빤 참 착한 분이예요.”
춘일은 자기 이중연극이 먹혀들자 속으로 흐뭇해났다.
병원에 가서 춘일은 몇차례 살인하고 강탈한 돈을 두툼히 내놓으며 선심을 다 썼다.
“어머니, 병치료를 잘해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하십시오.”
“어우, 번마다 이렇게 도와주어 고맙소.”
어머니는 감사해하면서도 꾀죄죄하게 생긴 춘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자기 딸보다도 일곱살이나 이상이라고, 나이 차 너무 난다고 나무랐다. 사실 춘일은 후남보다 열한살이나 이상이였다.
춘일이 아무리 착한 가면구를 쓰고 선심을 써도 종이로 개똥을 싸 숨길 수는 없었다.
로련한 어머니는 비록 시골 아줌마였지만 첫눈에 어째 춘일의 게발린 웃음 속에 음침한 쌍까풀눈이 별로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후남이 착한 오빠라고 믿고 따르는데다가 춘일이 돈을 아끼지 않고 병문을 자주 오는 것을 보고 마음의 방선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나중에 어머니는 후남을 보고 제 좋을대로 하라고 놔두었다.
“에이, 이젠 그 호텔에 다니지 마오. 내 얼마든지 가시부모까지 벌어먹일만 하오. 우리 집에 가서 함께 살기오.’
순진하고 단순한 후남은 김춘일이 살인악마인지도 모르고, 살인하고 강탈해 돈을 푹푹 줴주는 것도 몰랐다. 그저 표면만 보고 “김춘일을 마음씨 착한 남자, 어질고 순박한 연길시 교외 남자”라고 믿고 의지하고 싶었다.
또한 시골에서 연길시 교외 장백향 임평촌에 시집가도 출세한 거나 다름없다고 여겼다.
그녀는 너무나도 경솔하게, 총망히 춘일 이네 집으로 가서 살인악마와 한 이불을 쓰고 살면서 악마의 정욕배설도구로 되기 시작하였다.
춘일은 어린 후남을 데리고 놀면서 속으로 미친듯이 고함쳤다.
“봐라. 나도 어리고 이쁜 색시 있어.”
번마다 이불 안에 들어가 밤새도록 후남과 살을 섞으면서도 배신하고 달아난 의란진 시골의 그 복숭아얼굴 처녀를 련상하면서 속으로 미친듯이 오열을 터뜨렸다.
“네년이 없어도 봐라. 열한살이나 어린 색시 마음까지 빼먹고 산다. 나도 이젠 당당한 처녀점유자란 말이야. 허허허.”
그때 살인악마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얻은 것 같았다. 이젠 랠 죽어도 원이 없을 것만 같았다.
“8.27”입실강탈강간사건을 저지른지 열흘도 안된 2001년 9월 6일 밤, 살인악마는 또 연길시 연남가에서 입실강간강탈사건을 저질렀다.
악마는 그날 밤 초저녁부터 비수를 품고 어둠 속에서 공포와 살기를 몰고 다니면서 사냥물을 찾아 헤맸다.
철남시장 부근에서 가로등에 빨간 적삼을 입고 홀로 지나가는 서른살 푼한 조모 녀성을 발견하였다.
(오늘 네년이 죽어봐야겠구나.)
악마가 빨간 옷을 입은 녀성을 살해한 것은 우연한 일치였다. 밤이지만 빨간 옷을 입은 녀성이 악마의 눈에 더 잘 띄였던 것이다.
악마의 탄백을 빈다면, 의란진 시골의 배신하고 시집가버린 처녀도 빨간 옷을 입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빨간 옷을 입은 녀성만 보면 악이 치밀고 복수의 비수를 뽑아들게 됐다고 하였다.
살인악마는 빨간 옷을 입고 밤에 싸다니는 녀성은 나이트클럽이나 안마방, 노래방 돈 많고 이쁜 아가씨들이여서 강탈, 강간할만한 사냥물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괴상하게 적지 않은 피해녀는 확실히 눈에 환히 띄는 빨간 옷이나 노란 옷을 입은 녀성들이였다. 그 소문이 퍼져 한때 녀성들은 빨간 옷이나 노란 옷을 입고 다니기 무서워 했다.
살인악마는 조모 녀성의 집에까지 늑대처럼 슬금슬금 미행하였다.
조모녀성은 뒤에 살기가 몰려가는 것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집에 들어가더니 출입문을 안으로 잘칵 잠갔다.
“문을 안으로 잠그는 걸 보면 더 올 사람이 없는 모양이구나. 흐흐.”
살인악마는 어둠 속에서 징글스레 웃으면서 음충한 눈길로 집 안을 살폈다.
조모 녀성이 빨간 옷을 활 벗더니 속옷 바람에 전등불을 꺼버렸다.
살인악마는 조모 녀성이 잠들 때를 기다려 비수 끝으로 출입문 유리 한장을 뜯어내 문옆에 살짝 내려놓고 죄악의 마수를 뻗쳐 문걸개를 슬쩍 벗겼다.
절컥!
나직한 소리와 함께 문이 스르르 열렸다. 그때까지 집 안에서는 코를 고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악마는 도적고양이처럼 집 안에 슬금슬금 기여들어 구들 우에 슬쩍 올라갔다.
바깥의 가로등불빛에 조모 녀성의 반라체가 어둠 속에 희미하게 드러나 보였다.
악마는 서슬푸른 비수를 조모 녀성의 목에 댔다.
“까딱 말엇!”
살기찬 호통소리에 조모 녀성이 벌떡 깨나 일어났다.
“앗!”
조모 녀성은 시꺼먼 그림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목에는 이미 선뜩선뜩한 비수가 차겁게 느껴졌다.
“옷 벗어!”
조용했지만 압박감이 몸서리쳤다.
조모 녀성은 목에 댄 비수가 겁나 속옷까지 몽땅 벗는 수밖에 없었다.
“꿇어엎뎌!”
살인악마는 비수를 든 채 괴춤을 내리고 범행습관대로 그녀를 꿇어엎디게 핳 후 무참히 강간하였다.
두번이나 강간한 후 날강도는 조모 녀성의 허벅다리 옆에 놓인 베개잇을 쥐여다가 피묻은 그걸 쓱쓱 닦고 괴춤을 춰올렸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전에 살인악마는 현지에 지문이나 족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걸레로 구들바닥을 닦기까지 하는 치밀한 반정탐술책을 썼다.
그러나 이젠 수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강간해도 붙잡히지 않자 심드렁해져 그런데 소홀히 했다.
살인악마는 이날 밤에 강간을 다한 후 조모 녀성의 몸 속에서 그걸 빼낼 때 다른 때와는 달리 요대기 위에 숱한 정액을 흘렸다. 또 조모 녀성의 몸 속에도 숱한 정액을 남겼다. 베개잇에도 그걸 닦으면서 숱한 정액을 발라놓았다.
그 죄악의 정액이 모두 후에 자기 목에 올가미를 건 단서로 될줄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손전지로 그녀의 목과 손을 이리저리 비춰보았다. 그놈은 조모 녀성의 손가락에 낀 금반지를 보자 가차없이 쑥 뽑아냈다.
그러고도 성차지 않아 비수를 목에 대고 호통쳤다.
“돈을 내놔!”
“예,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잔말 말고 돈 내놔!”
질겁한 조모 녀성은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옷장을 주섬주섬 들추더니 핸드빽을 털어내 돈을 몽땅 주었다.
날강도가 세여보니 350원이였다.
(이거면 우리 색시 얼릴만하겠군.)
가시어머니 치료비를 줄 타산이였다.
“오늘 기분 좋았으니깐. 어르신님이 죽이지 않겠다. 허나 공안국에 신고만 해봐라. 다시 찾아와 네년의 목을 칠테야! 알았지?!”
조모 녀성은 바들바들 떨면서 그저 머리만 끄덕였다.
살인악마는 구렁이처럼 집 안에서 빠녀나가 어둠 속으로 바람결처럼 유유히 사라졌다.
조모녀성은 격분한 나머지 즉시 파출소에 찾아가 강간사건을 신고했다.
수사일군들의 말에 의하면 조모녀성 같이 사건신고를 하는 피해녀성이 아주 적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제때에 사건을 신고해야 시간을 놓치지 않고 수사하고 범죄자를 나포할 수 있다. 또 피해녀들이 용감히 증인으로 나서야 법정에서 법적증거에 근거해 흉수를 엄벌할 수 있다. 그런데 일부 피해자들이 사건을 제때에 신고하지 않고 강간피해은사가 폭로되면 가정이 깨질가봐 증인으로 나서기 꺼려한다. 결과 수사와 판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며 흉수가 그물에서 벗어난 페단이 있다고 한다. 이런 점을 미루어보아 즉시 사건신고를 한 조모녀성은 아주 용감한 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살인악마 김춘일은 택시를 잡아타고 연신교 부근에서 내린 후 택시를 갈아타고 자기 집에까지 달려왔다. 사건현지 부근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자기 집에까지 가면 단서로 될 수 있다는 반정탐능력이 주도한 도주였다.
 
        밤중 금반지
새벽에 악마가 집에 들어설 때까지 후남은 웃방에서 텔레비죤을 보면서 그 놈을 다 신랑이라고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리 늦어 왔습니까? 자꾸 밤중에 어데로 다닙니까?”
그녀가 따지고들자 악마는 헤헤 웃으면서 그럴듯하게 에둘러댔다.
“양, 친구하구 볼 일이 있어 좀 늦었소.”
후남은 이불 안에 들어온 춘일한테서 술냄새마저 나지 않는 것을 보고 좀 미심쩍었다. 그러나 “마음씨 착하고 어진 신랑”을 믿고 더 캐묻지 않았다.
“동무, 지금 연길시내에 날강도 나타나 숱한 사람을 죽이고 숱한 녀성들을 강간하고 강탈한답니다. 동무 없을 때 일이라도 생기면 어쩝니까?”
후남은 저으기 근심되였다.
그러자 김춘일은 피씩 웃더니 능청을 떨었다.
“근심하지 마오. 내 있는 한 어느 놈이 언감 저를 털끝 하나 다친다오?”
호언장담하면서도 속으로는 얼어드는 허탈감을 어쩔 수 없었다.
(야, 이렇게 좋은 색시감을 두고 어떻게 죽겠는가? 조만간에 경찰들한테 붙잡혀 죽을 판인데.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야, 어떻게 시내 숱한 아가씨들을 두고 아까워 죽겠는가! 그래도 통쾌하다. 숱한 사람들을 죽이지 않았는가. 숱한 이쁜 아가씨들을 강간해버렸어. 이젠 어린 색시도 얻었다. 당장 죽어도 원이 없어!)
살인악마는 색시와 한 이불에 들어서도 아직도 강간과 강탈의 격동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사랑의 허리에 딜딜 감긴 사기가 독사처럼 순진한 후남의 마음과 몸에 칭칭 감겨들었다. 그러나 순진한 시골처녀는 이중행태를 하는 살인악마의 량면수법과 사기를 간파하지 못했다.
양가죽을 뒤집어쓴 살인악마 김춘일은 이불 안에서는 잠시나마 인간성을 보였다.
그는 후남의 오른손을 가져다가 무명지에 금반지를 끼워주었다.
“금반지 아닌가요? 이건 어데서?”
“쉿-”
후남은 밤중에 홍두깨 내밀듯 한 금반지를 보고 놀라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일어나 전등불까지 환히 켜고 손가락을 쳐들고 이리저리 비춰보았다.
“요 며칠 장사가 잘 되오. 그래서 오늘 경리가 나한테 상금으로 이 금가락지를 다 주지 않겠소. 흐흐흐.”
“네, 그 경린 정말 인심이 후한 분이군요.”
춘일은 심통하게 거짓말을 꾸며댔다.
“원래 어떤 사람이 있으면 어떤 친구가 있다잖소?”
“네, 거지애한테 백원이나 주는 거 보고 동무도 인심이 후하다 했습다. 그러니깐 이렇게 금반지 주는 친구도 생기지.”
그녀가 어찌 그 금반지는 금방 조모 녀성을 강간하고 강탈해온 피묻은 죄악의 금반지라는 것을 알 수 있었겠는가!
후남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고 흥분된 그녀를 하늘에 둥둥 뜨게  통통한 몸까지 불태워주었다.
색마는 금방 조모 녀성을 강간하던 장면을 련상하면서 후남을 보고 조모가 엎딘 체위처럼 꿇어엎디게 하고 그 짓을 했다.
후남의 앓음소리가 너무 높아서 밀창 건너 정지에서 엄마가 자꾸 마른기침을 깇었다.
 “좀 소릴 작작 내오.”
그제야 쑥스러워난 후남의 신음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후- 한숨을 토해내고나서 춘일은 요대기 위에 쓰러져 천정을 쳐다보았다.
이윽고 그는 후남한테 끼워준 금반지가 단서로 될가봐 저으기 근심되였다. 흥분이 가라앉자 살인악마의 랭정성과 침착성이 서서히 되살아나기 시작하였다.
그는 모로 누워 후남의 통통한 몸을 꼭 끌어안고 무명지에서 금반지를 빼냈다.
“왜?”
“이건 모양도 곱지 않소. 남이 준 낡은 거 껴서 뭘 하겠소? 팔아버리고 더 고운 새 거 사줄게.”
후남은 좀 서운했지만 인차 진정했다. 춘일의 말을 믿었다.
(이전에도 핸드폰을 되찾아가더니 후에 핸드폰번호를 바꾸고 되주지 않았는가.)
“하긴, 새 걸 사주면 그거야 말로 우리 사랑의 기념품이죠.”
“그래도 우리 후남이 내 마음을 잘 안다니까.”
춘일은 후남을 꼭 끌어안고 뽀뽀까지 해주었다.
흥분이 가라앉자 그는 살인악마의 랭정성을 완전히 회복하였다.
(안돼, 티끌만한 단서라도 남겨선 안돼!)
살인악마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무슨 단서라도 남긴 것이 없는가 깐깐히 검토해보았다.
(장갑과 비수는 강물에 던지지 않았는가. 꼬리 밟힐 게 없구나.)
이튿날 후남은 춘일의 부탁대로 금반지를 팔러 시내로 갔다.
살인악마는 부르하통하 강뚝에서 낚시질하면서 핸드폰으로 정황을 물었다.
“금반지 팔았소?”
“네. 지금 지하상점에 있어요.”
“오, 잘했소. 그럼 마음에 드는 금반지 있는가 백화랑 돌면서 봐두오. 후에 절 데리고 가서 사줄게.”
“네. 고마워요.”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다고 그들이 대화하는 순간 즉시 수사일군들이 몽땅 감청, 록음하고 있었다.
무지막지한 살인악마가 어찌 정보처의 특제감청록음기가 실시간으로 감청, 록음까지 하고 있을줄이야 알았겠는가.
현대과학수사를 깜깜부지인 살인악마는 그런줄도 모르고 핸드폰으로 말하면 태평무사하다고 착각했다. 그는 고정전화는 전화선에 전화를 련계하면 남의 전화를 들을 수 있지만 핸드폰은 무선전이기에 전화선을 련결할 수 없기에 도청할 수 없다고 여겼던 것이다.
김춘일은 그녀만은 진짜 잘 해주었다. 젖가슴은 풍만해 뭉글뭉글하지만 인물은 수수하고 엉덩이와 허벅다리마저 별스레 딴딴해 살맛은 별로 없었다. 자기가 강간한 축모 자매랑 연남가 조모 녀성이랑 예쁜 녀성들에 비하면 진짜 볼데 없었다.
하지만 후남은 순박해서 좋았다. 자기를 단순하게 믿고 따라서 얼리기 좋았다.
살인악마는 그 순진한 쌍까풀눈에 실망의 그림자가 지나가게 하고 싶지 않았다.
후남이 임신해서 입떳이 나서 시원한 과일이나 랭명을 먹고 싶어하면 아무리 돈이 딸려도 두말없이 사다가 먹였다. 그녀가 물만두튀김을 먹고 싶어하면 심지어 택시를 타고 시내에 가서 음식점을 돌아다니면서 물만두튀김을 시켜 가져다 주군 하였다.
후남은 점차 춘일의 내실을 알게 되였다. 그는 무슨 무역공사 고정직원이 아니라 직업도 없는 류랑객이라는 것을 점차 알게 되였다. 그러나 이미 쒀놓은 죽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점점 부러오는 몸을 보고 될대로 되라고 자포자기했다. 그저 자기를 아끼고 잘 대해주기만 하면 좋은 신랑이라고 스스로 위안했다.
생활형편이 점점 어려워지자 후남은 아무 일이라도 찾아하려고 했다. 그러자 춘일은 자기가 장사를 해서 얼마든지 그녀와 어머니를 먹여살릴 수 있다면서 집에서 고이 놀게 하였다. 심지어 때시걱마저 삐치지 말게 해 뒤에서 어머니의 꾸지람을 들을 때도 있었다.
춘일은 후남을 보배처럼 아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다 자기를 버렸지만 후남만은 자기를 믿고 따랐다. 그것이 고마워 후남한테만은 절대 복종하였고 큰소리 한번 치지 않았으며 얼굴 한번 붉힌 적이 없었다.
그녀가 너무 심심해 어쩌다가 마을에 마실을 나가거나 트럼프를 치러 나가면 춘일은 밤이면 꼭꼭 데리러 가군 하였다.
그는 후남의 허리를 껴안고 집에 돌아오면서 능청을 떨었다.
“지금 시내에서 살인범이 숱한 사람을 죽인다는 걸 듣지 못했소. 밤에 놀러 다니다가 일이 나면 어쩌겠소? 낮에나 놀고 밤엔 집에 있소.”
“너무 심심해 그래요.”
김후남은 늘 그런 감언리설에 속히우면서 살인악마와 한이불을 덮고 1년 반이나 살았다.
그녀는 사랑을 사기 치는줄도 모르고 표면현상에 순진한 눈이 흐려서 김춘일이 살인악마라는 것을 꿰뚫어보아내지 못했다. 살인악마의 사기와 허위로 포장된 “사랑”은 거짓에 거짓말로 포장되면서 누렇게 색바래지고 있었다. 허위적인 “사랑” 속에 들어찬 사기가 점차 누런 똥물로 번지면서 괴여나오고 있었다.
후남의 눈에는 콩깍지 끼워서 춘일이, 살인악마가 꽃을 반겨 나풀나풀 춤추는 부나비처럼 곱게 보였다. 진짜 자기라는 꽃 한송이 밖에 모르는 남자처럼 보였다. 순진한 쌍까풀 청포도눈에 똥이 피지 않았고 뭔가?
그 놈의 부나비는 낮에는 자기 집 꽃을 맴돌면서 한들한들 춤 추며 나래치고 밤에는 다른 집 꽃에 날아앉아 꽃잎을 짓밟고 알을 쓸고 있었는데…
어쩜 그렇게도 깜깜부지였을가?
후남은 선후하여 두번이나 임신하였다. 그러나 김춘일은 두번 다 인공류산시켰다.
후남은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결혼하지 않았다고 자꾸 류산시키는 건가요? 우리 정식 등록하고 결혼합시다.”
“아니, 그런게 아니오.”
“그럼 뭔가요?”
춘일은 묵묵부답하였다.
“대체 뭔가요?”
후남은 답답해났다.
“우리 랠 당장 민정국에 가서 등록하고 정식으로 결혼합시다. 부모도 동의했잖아요. 동무도 이젠 서른여덟이나 되잖아요. 내쪽에서 낳아주겠다는데 어쩜 그렇게 애 욕심도 없어요?”
그러나 춘일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가로흔들었다.
그는 자기를 믿고 따르는 후남을 련루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것만은 진정인 것 같았다.
춘일은 속으로 이렇게 부르짖었다.
 (난 언제 잡혀 총살맞을지 모르잖는가. 후남아, 널 애까지 달린 어린 과부로 만들고 싶지 않다. 내 총살맞은 후 네 전도를 망치고 싶잖아. 넌 아직 젊어서 이제라도 훌륭한 남자한테 시집가야 해. 또 애비 없는 애를 해서 뭘해? 그 놈(계집애)이 한평생 살인범의 자식이란 딱지를 달고 애비처럼 이 놈의 세상에서 고생하라고? 엄마와 형제 너까지 이제 속태우게 생겼는데. 내겐 자식이 없어야 해. 알만해?)
그러나 춘일의 그런 속내를 모르는 후남은 그저 안타깝기만 했다. 그저 자기를 아직도 떠보는가고만 여겼을뿐이였다.
그녀가 어찌 그렇게 마음씨 착하고 후더운 신랑감이 양가죽을 뒤집어 쓴 승냥이, 세상에 둘도 없는 살인악마, 숱한 녀성들을 강간하고 참혹하게 해친 변태적인 색마, 금반지와 금목걸이 핸드폰을 수태 빼앗은 날강도일줄이야 알았겠는가!
그녀가 어찌 알았겠는가! 김춘일이 밤중에 나가 비수를 품고 싸다니면서 살인하고 강간하고 강탈하고 수많은 혈채를 가득 진 몸으로 새벽에 돌아와 이불 속에 뱀처럼 기여들어 기만극을 놀줄이야.
살인악마가 붙잡혀간 후 집에 찾아온 수사일군들한테서 진상을 들은 후, 자기한테 가져준 숱한 금목걸이와 금반지가 몽땅 살인강탈한 장물이라는 것을 들은 후, 후남은 경악한 나머지 까무러치고 말았다.
허리 굽은 어머니는 춘일이 이젠 색시도 얻고 사람이 되는구나고 믿어왔다. 그러나 놀라운 비보를 듣고 정신을 잃고 까무러쳤다. 살인악마 김춘일은 늙은 어머니의 가긍한 모성애를 기만하고 릉욕하고 배신한 불효자식, 아니, 망나니, 개자식이다.
한참후 불쌍한 고부는 정신을 차리자 또 서로 부둥켜안고 하늘이 무너지게 대성통곡치고 재차 까무러치고 말았다…
             

                      악마의 말로


        눈섭달이 철조망을 두른 감방 바닥을 쓸쓸히 내리비추며 죽음의 공포를 퍼붓는다.
       사형수로 된 살인악마는 눈섭달마저 단두대에 오른 자기 목을 치는 량날일월도로 보였다. 먹장구름에 갈고 씻긴 그 은빛량날일월도는 서슬이 더욱 퍼래 감방바닥에 쏟아져내려 사형수한테 공포를 자아냈다.
        실실이 내리비치는 은빛달빛도 자기 목에 걸 올가미로 요술을 부리면서 내리드리우는 것 같았다. 수많은 원혼들이 은빛달빛을 타고 내려오며 눈부시는 숱한 은빛바늘로 악마의 눈깔을 콕콕 찌른다. 혼비백산한 악마는 공포에 질려 온 몸을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떨었다.
        구름 속에서 쏘아보는 눈섭달의 눈초리에서 실뱀들이 줄줄 흘러낼 꼬리를 꼬부려 올리더니 올가미로 변신했다. 숱한 실뱀 같은 올가미가 줄줄이 감방에까지 내리드리웠다. 복수의 살기찬 올가미들이 혀바닥을 날름거리면서 악마의 목에 거미줄처럼 걸려 점점 옥죄여든다.
        환각에 빠졌는가?
        살인악마는 도리머리를 아무리 저어도 죽음의 저승사자가 송곳이를 앙다물고 악착스럽게 다가오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귀전에는 죽음을 재촉하는 염라전 저승사자의 북소리가 둥둥 들려왔다.
(언제 죽을지 모를 판이구나.)
그때 여기 저기 구석에서 비명소리, 신음소리, “제발 살려주세요!” 구명소리 애처롭게 들렸다.
분명2001년 10월 말 강간사건 피해녀 김모의 애걸소리가 귀전을 아프게 때리고 있었다.
저건 12월 2일 특대입실살인사건 때 최모 처녀의 비명소리 아닌가.
순간 살인악마의 눈앞에는 상을 찡그린 피해녀들의 참상이 눈앞에 선히 떠올랐다.
10월 말의 어느날 밤 12시 경, 색마는 연길시 연남가 장남골목에서 금방 택시에서 내린 빨간 등산복과 노란 등산복을 입은 두 처녀가 한 세집에 들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슬슬 미행하였다.
색마는 성욕을 억제하지 못해 그녀들이 잠들기를 기다릴 새도 없이 벽돌장으로 유리창문을 깨고 세집에 뛰여들었다.
그는 손전지로 처녀들을 비추면서 호통쳤다.
“옷을 벗엇!”
김모 처녀가 전등불을 찰칵 켰다.
색마는 인차 꺼버리고 돼지 목 따는 소리로 또 호통쳤다.
“옷을 벗지 못해?!” 
색마가 벽돌장을 머리 위에 쳐들고 당장 칠 상하는 것을 보고 처녀들은 질겁한 나머지 온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하라는대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꿇어엎드려!”
색마는 나란히 꿇어엎딘 처녀들을 짐승처럼 륜번으로 강간하였다. 야욕을 실컷 채운 뒤 색마는 그녀들의 등산복 호주머니에서 20원을 들춰내 가지고 도망쳤다.
살인악마는 주공안국 마효동 국장이 직접 텔레비죤을 통해 공개수배령을 내린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2001년 12월 2일 초저녁에 또 어슬렁어슬렁 밤사냥에 나섰다. 이날 저지른 사건은 살인악마가 마지막으로 저지른 악성 입실살인사건이다.
그해에 특별히 폭설이 내려 온 천하가 은세계를 방불케 하였다.
살인악마는 부르하통하를 건너 연길시 연서가 공신시장 부근 한 음식점에 들어가 료리를 청해놓고 술을 쭉쭉 마셨다.
그런데 술을 다 마셨는데도 국밥이 들어오지 않았다.
“어째 아직도 국밥을 안들여오는가?”
살인악마는 인내성을 잃고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퍼부었다.
최모 처녀는 두 손을 맞잡고 다가가서 “죄송해요. 인차 들여가지요. 좀 기다려 주십시오.” 하고 공손히 말하였다.
그러나 살인악마는 밥상까지 꽝꽝 치면서 계속 고래고래 고함치면서 쌍욕을 퍼부었다.
최모 처녀는 주방 안의 남자친구 필모를 들여다보면서 낮은 소리로 두덜거렸다.
“얼핏 봐도 나쁜 사람처럼 생겼어. 딱 건달 같애.”
나그네 귀 석자라고 그 말을 들은 살인악마는 앙심으로 이글거리는 눈길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이 어른을 욕해? 쌍간나새끼, 살기 싫은 모양이군. 어디 죽어봐라!)
무고한 사람도 수태 살해한 살인악마는 자기를 욕까지 하는 만만한 처녀를 놔둘리 만무하였다.
살인악마는 억지로 꼭두까지 치민 성을 내리누르고 술을 더 청해 먹는 척하면서 그녀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
얼핏 들을라니 필모가 그날 로임 800원을 탄다고까지 하지 않겠는가.
(오늘 꿩 먹고 알 먹게 됐군.)
한참 후 최모 처녀가 결산까지 다 마치고 퇴근길에 오르는 것이였다.
살인악마는 그들을 미행하여 낮다란 세집에까지 갔다.
새벽 한시까지 세집 안에서 처녀총각이 시끌벅적거리더니 뒤이어 곤하게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살인악마는 비수로 유리창문 유리 한장을 뜯어내고 세집 안에 뛰여들었다. 그 놈은 부엌에서 식칼을 쥐여 먼저 필모의 목을 두번이나 찔러 살해했다.
최모 처녀는 이불로 옹크린 몸을 감싸고 바들바들 떨었다.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그러나 살인악마는 마수로 몸을 감은 이불을 홱 제치고 최모 처녀의 배를 푹 찌르면서 을러멨다.
“다시 봐라. 내 건달 같지?”
“앗!”
최모 처녀는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가로흔들었다.
“아니, 아니예요. 잘못했습니다.”
살인악마는 또 한번 찌르면서 물었다.
“얼핏 봐도 나쁜 사람처럼 생겼지?”
“아갓! 아니.”
살인악마가 칼질을 할 때마다 최모 처녀가 시뻘건 피를 흘리면서 죽는다고 비명을 질렀다.
그때마다 살인악마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면서 징글스레 웃었다.
“내 비수 앞에서 얼마나 많은 아가씨들이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걸했는지 아느냐? 난 숱한 사람을 죽이고도 눈 한번 깜짝하지 않은 살인악마야!”
“제발 살려주세요.”
최모 처녀는 두 손을 싹싹 비볐다.
“허허허. 죽는게 무서우면 어째 그렇게 욕했어? 어디 죽어봐라.”
살인악마는 잔인무도하게 무고한 최모 처녀를 한칼한칼 배를 가르고 밸을 들어내 란도질했다. 음부에 칼을 찔러놓고 휘저었다. 나중에 목을 찔러 참혹하게 살해하였다. 비수로 벽의 회칠을 쭉 긁어 처녀의 피로 얼룩진 음부에 뿌렸다. 피해녀의 뻘건 피를 묻혀 흰 벽에 “살인자는 복수의 악마”라고 써놓을가 하다가 그만두었다. 필적을 남겼다가 단서라도 남길가봐서…
“그래, 난 숱한 사람을 죽였어! 한 서른 죽였는가 했는데 14명 밖에 죽이지 못했다고 한다. 보들보들한 처녀들도 수태 강간했다. 이젠 죽어도 목숨값을 했어.”
사실 살인악마 김춘일은 1998년부터 2001년말까지 부르하통하강반에 자리잡은 조양천진과 연길시를 돌아다니면서 모두 23건의 악성 형사사건을 저질렀다. 그중 고의살인사건 11건을 저질러 14명이나 살해하고 5명을 살인미수했으며 고의상해사건 2건을 저질러 2명을 각기 중상과 경상을 입혔다. 15건의 강탈사건을 저질러 1만 225원어치의 재물을 강탈하였으며 강간사건 8건 저질러 10명의 녀성을 강간하고 1명 녀성을 강제외설하였다.
2002년 4월 10일, 연변인민중급법원에서는 고의살인죄, 고의상해죄, 강간죄, 녀성강제외설죄, 강탈죄를 병합하여 살인악마 김춘일을 사형에 언도하고 정치권리를 종신토록 박탈하며 개인의 전부 재산을 몰수한다고 판결하였다.
(야, 시내 그 숱한 미녀들을 아까와 어떻게 죽겠는가?)
순간 살인악마는 사형당할 날인줄도 모르고 수음을 시도해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젤 예쁜 축모 자매를 강간하던 장면을 련상하면서 문질러도 그것이 말을 듣지 않아 성사하지 못하고 말았다. 죽음을 앞두고 육체에서 혼이 실실 새나가면서 그것도 완전히 마비상태에 처해 있지 않겠는가!
“뭘 꾸물거려!”
사형수의 발목에 채운 쇠고랑이 절렁거리는 소리를 듣고 급촉히 다가오는 발자욱소리가 쿵쿵 들렸다.
“마지막 밥이야. 어서 먹엇!”
“예?”
감방 안에 들이밀어넣는, 예전과는 달리 푸짐한 밥판대기를 보고 살인악마는 의아해했다.
“마지막밥이라니?”
“오늘 먼 길에 오르게 됐네.”
“오늘 총살하는가?”
법경은 대답 대신 쌀쌀이 쏘아보며 머리를 끄덕이고는 가버렸다.
살인악마는 대뜸 온 낯에 공포로 꽉 찼다.
돼지발쪽과 닭다리도 있건만 밥맛이 없어 숟가락을 드네 마네 하다가 맥없이 달랑 내려놓았다.
순간 살인악마의 귀전에 선배죄수 진씨의 목소리 또 귀전이 아프게 들려왔다.
“봐라, 형님의 경고 듣잖더니. 끝내 죽게 됐지?”
(개소릴 작작 쳐. 네놈새끼 말대로 손발을 건사하느라고 번마다 장갑을 끼고 행사했어. 번마다 잠든 다음에 손을 썼지. 살인할 때도 비수로 가슴을 찌르지 않고 대부분 목을 찔렀지. 넌 목동맥을 찌르면 젤 쉽게 사람을 죽일수 있다고 했지. 가슴을 찌르면 어떤 땐 갈비뼈(륵골)가 비수를 막아 심장을 찌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지.건데 다 무슨 소용 있는가?)
악마는 한숨을 후- 내쉬더니  이를 뿌드득 갈았다. 
(진형, 장형, 난 강간할 때도 피해녀들이 보지 못하게 번마다 꿇어엎디게 한 후 뒤에서 했소. 지문과 족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걸레로 사건현장을 싹싹 닦아놓고 나왔어. 심지어 범행 때 장갑과 운동화마저 강물에 버렸어. 어디 그뿐인가? 피해자 피가 튈가봐 비수나 도끼를 쓰지 않고 망치를 썼댔어. 그런데 이게 뭔가?)
“아니야. 처음엔 망치를 썼지만 후엔 비수나 도끼를 썼잖아. 12월 2일엔 식칼을 쓰고 세집에 두잖았어? 그렇게 깐깐하지 못하고서도 천하 제일 날강도냐? 쳇, 마지막엔 고까짓 비수도 아까와 버리지 않고 계속 품에 휴대하고 싸다니지 않았어? 좁쌀 같은 놈, 좀스럽게 아껴서 남은게 뭔가? 결국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깠지.”
살인악마는 도리머리질하면서 안타까워 속으로 부르짖었다.
(쓸데 없는 개소릴 작작 쳐라. 잡힌게 그 탓이 아니야.)
“뭔데?”
(진형도 몰랐어. 문제는 지문보다도 강간할 때 피해녀들 거기에 싸 넣은 정액이 문제였어. 유전자를 감정해 날 잡았어. 또 강탈한 핸드폰을 줄곧 추적했어. 귀신도 곡할 그런 과학기술 있는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 내하구 후남이, 양향화 대화한 걸 몽땅 감청하구 록음해 틀어놓더라니깐. 진형, 귀신이 곡할 노릇이 아니오? 핸드폰은 선도 없는데 어떻게 내 핸드폰과 걔네 핸드폰에 련계해 도청했단 말이오?)
      애 때부터 공부를 온전히 하지 못한 무식쟁이, 법맹, 살인악마 김춘일이나 진씨, 장씨 등 일체 범죄자들은 최첨단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날따라 끊임없이 새롭게 발전하는 수사일군들의 최신첨단과학수사수단을 영원히 알 수 없다.  유전자감정, 거싯말탐지기,고주파벽체투과원거리도청기, 최첨단벽체투과영상감시기... 등등은 아직도 들어보지도 못한 것이 아닌가.
      그제야 진씨도 고개를 끄덕이였다.
       “진짜 뛰는 놈 우에 나는 놈이 있군. 이젠 수사일군들이 참 무섭구나. 우리 도적들도 이젠 진짜 살기 어렵게 됐구나.”
선배죄수 장씨가 떠들어댔다.
 “시끄러워! 작작 떠들어. 날강도답게 죽어야지. 누가 죽지 않는 사람이 있다더냐? 죽는게 그렇게 겁나면 날강도질은 왜 했어? 날 봐라. 네지마스로 남의 눈깔을 하나 빼놓고 감옥에서 12년 살아도 씁쓸하잖느냐?”
 (그래, 이제 후회한들 무슨 소용있는가?)
살인악마는 미친 놈처럼 닭다리를 쥐여 개처럼 마구 뜯어먹기 시작하였다.
이 시각, 살인악마는 숱한 무고한 생령들에게 목숨을 빼앗아간 피빚을 지고서도 죽을 때까지 자기 죄악을 뉘우치기는 고사하고 소홀히 숱한 단서를 남겨 수사일군들한테 붙잡힌 것을 후회하였다.
드르릉, 드르릉, 절칵.
감방 쇠살창문이 쭉 열리더니 철갑모와 두리모자를 쓴 법경과 무장경찰들이 뛰여들어와 그를 감방에서 끌어내갔다.
아니, 또 환각이 머리를 쳤다. 저승사자들이 덮쳐와 칼을 휙휙 휘두른다. 염라전에서 죽음을 재촉하는 북소리 둥둥 울린다.
하늘에서 실실히 실뱀이 마구 쏟아져내렸다. 그 실뱀들이 팔뚝만한 구렁이로 둔갑하더니 감방 천정에  매달려 꼬리가 휘말려올라가면서 숱한 올가미로 둔갑해 디룽디룽 드리워졌다. 천정에서 내려온 숱한 올가미는 살인악마의 목을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꽁꽁 옭아맸다. 살인악마가 아무리 발버둥질칠수록 점점 더 옥죄여들어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숱한 피해자들이, 억울한 혼들이 몰려와 올가미를 조이고 있지 않겠는가.
죽음 앞에서는 영웅이 따로 없다. 숱한 사람들을 살해한 극악무도한 살인악마도 죽음의 공포 앞에서는 다리 떨려 비실거리면서 경찰들이 량팔을 붙잡아 끌어올려서야 자동차에 겨우 올라갔다. 달리는 자동차 위에 온전히 서지도 못했고 자동차 바닥에 커다란 액체지도를 줄줄 그려놓았다.
량옆에서 법경들이 꺽쇠 같은 손으로 살인악마의 묶인 두팔을 꽉 붙잡고 압송하였다.
공개심판장에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피해자 가족들의 증오의 눈길이  살인악마를 쏘아보고 있었다.
혼이 절반이나 날아난 살인악마는 격분하는 인파 속에서 어머니와 형제들을 찾았다. 그러나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시체를 기다려 화장하려고 진작 사형장에 가서 대기하고 있었다.
후남도 양아가씨도 보이지 않았다.
후남은 뒤늦게나마 수사일군들한테서 한 이불을 덮고 살을 섞어온 김춘일이 살인악마라는 말을 듣고 너무나도 경악했다.
그녀는 살인악마가 대준 어머니 치료비가 몽땅 살인하고 강탈해온 돈이라는 말을 경찰한테서 듣고 섬찍했다. 믿어지지도 않았다.
(그렇게 착한 척하던 그가, 어진 척하던 그가 살인악마라니?)
그러나 모든 것은 현실이였다. 김춘일은 살인악마였다. 자기 무명지에 끼워준 금반지도 이름 모를 피해녀의 손가락에서 빼낸 것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뜻밖의 강충격으로 그녀는 몇번이고 까무러쳤다.
살인악마한테 속힌 것이 억울하고 격분했다. 그 놈한테 순진한 사랑을 롱락당하고 무참히 짓밟힌 것이 한이였다. 한심하게 두번이나 임신까지 한 것이 너무나 분통이 터지다 못해 허무했다. 그녀는 절망의 심연에 빠지고 말았다.
나중에 그녀는 경찰들에게 김춘일의 수상한 점을 낱낱이 적발하였고 김춘일에게서 얻어가진 금목걸이, 금반지, 금팔찌를 몽땅 바쳤다.
       그녀는 그런 악마도 막내아들이라고 사람을 만들겠다고 애쓰던 머리 허연 어머니가 불쌍했다. 그리하여 어머니 자녀들한테 알려 어머니를 맡기고는 어디론가 바람결처럼 사라졌다.
살인악마는 사형장으로 끌려나가면서 이미 혼이 절반이나 날아났다.
산기슭에 자리잡은 사형장에는 건축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악마가 자동차에서 끌려 내려오자 사형장 하늘과 륙지에서 난데 없는 숱한 해골들이 하얀 이빨을 악물고 성난 사자처럼 고함치며 덮쳐왔다. 분명 그 놈한테 살해된 억울한 원귀들이 자기 피를 되찾으려고 덮쳐오고 있지 않겠는가.
“에크!”
혼이 날아난 살인악마는 오만상을 찡그렸다.
남의 피를 먹으면 피 임자가 자기 피를 찾으러 찾아온다고 했다. 분명 조양천진의 왕옥분, 조양천진 동성촌의 김모, 조양천1중 기념비 부근에서 살해된 황모, 공신시장부근 음식점의 최모 처녀와 필모…피가 랑자한 14명 원귀들이 송곳이를 악물고 덮쳐왔다. 원귀들은 살인악마의 목이고 대가리고 마수고 마구 물어뜯는다. 개들이 달려들어 악마의 그걸 물어뜯어갔다…
피해자 가족들이 악마의 살점을 한점 한점 저며낸들 어찌 원쑤를 다 갚을 수 있겠는가.
그 얼마나 많은 가정이 살인악마로 해 산산 박산났는가!
그 얼마나 많은 무고한 생령들이 목숨을 잃었는가!
어찌 총 한방으로 원쑤를 다 갚겠는가!
하느님이 악마의 정수리에 용암처럼 이글거리는 거대한 숯불덩이를 올려놓는다. 뿌지직뿌지직 살인악마의 혼이 타들어가는 소리, 비명소리 들린다.
땅!
정의에 찬 야무진 총소리가 울렸다.
죄악에 찬 살인악마의 유령을 화장터 이글거리는 씨뻘건 용광로에 처넣었다.  악마의 유령은 아우성치면서 굴뚝에서 뭉게뭉게 타래쳐오르는 씨꺼먼 연기에 휘말려 염라전으로 날아갔다.
이젠 죄악에 찬 살인악마의 혼이 부르하통하강반에서 영영 사라졌다!
살인악마에게 무참히 살해된 억울한 혼들에게 알리고 싶다-
슬기로운 수사일군들이 살인악마를 나포하여 원쑤를 갚아주었다고,
이젠 저세상에서 조용히 눈을 감아도 된다고.
부르하통하강반에는 다시 조용한 평화가찾아와 무르녹고 있었다. 락조 비낀 부르하통하는 웃음꽃과 행복의 노래를 싣고 금잔디, 은잔디 속에서 뛰놀며 유유히 흐르고 있다.
아, 이 땅에 다시는 살인악마의 유령이 나타나지 말았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


 
김장혁 프로필:
필명: 민성
 

1958년 중국 길림성 연길시 조양천진 출생.
1982년 1월 중국 연변대학 조선어문학부 졸업.
1982년 1월- 1987년 중국 길림성 용정시 용정중학교 교원.
1988년-1996년 중국 길림성 연변인민방송국 기자.
1997년- 2016년 선후하여 중국 연변인민출판사 "소년아동"과 "별나라"련합편집부 부주임, "청년생활"편집부 부주임, <<로년세계>>와 “농가” 잡지련합편집부 주임 겸 주필 력임.
중국조선족로인협회 상무리사, 료녕성조선족로인협회 명예회장 력임.
2018년 5월 연변인민출판사 편심(교수급고급편집)으로 정년퇴직.   

저서
: 18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
장편과학환상소설 "욕망의 천지"
장편과학환상소설 "황천의 유령"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
장편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
장편실화 "인민의 훌륭한 법관 록도유",
아동문학작품집 "호랑이와 사냥군"
실화작품집 "빨간 장미꽃 함정"
문학작품집 "사랑환상곡"(한국 학술정보사 출판)
문학작품집 "사랑은 요술쟁이야",
수필집 "리별"

     수상:
백두문학상
, 아리랑문학상, 전국소수민족아동문학작품우수상, 동북3성우수도서상, 한중동심컵아동문학상, 한중옹달샘아동문학상, 웰빙아동문학상, 두만강수필문학상, 2010년 연변작가협회 선진작가상  30여개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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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대하소설 졸혼(27) 김장혁 2022-07-18 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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