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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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관시문화’와 한국기업
2015년 02월 05일 14시 32분  조회:2613  추천:38  작성자: 김범송
“곤란한 난제가 아무리 많아도 해결방법이 더 많다(困难再多,办法更多)”는 말은 요즘 중국 기업인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유행어이다. 한편 이는 중국에서 관시(인맥관계) 구축이 그만큼 어렵고 중요하며, 좋은 관시의 형성여부에 따라 기업성패가 좌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중국생활을 경험한 한국인들은 “중국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고 개탄스러워한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해결하기 가장 어려운 난제가 바로 중국정부 관련 부서와의 관계처리이다. 물론 관시는 ‘만능열쇠’가 아니며 맹신해서는 더욱 안 된다. 그러나 관시가 없다면 아무것도 해결되는 일이 없다.

중국진출 한국기업들은 회사설립에 필요한 각종 법정 인허가 수속 작업을 진행하면서 정부 부서와의 관시 구축 필요성과 중요성을 갈수록 실감하게 된다. 초상국 등 정부관련 책임자들이 투자유치 단계에 보여주던 열정적 태도와는 판이하게 까탈스러운 행정기준을 들이대는 담당공무원들의 까칠한 성격과 냉담한 태도를 보면서 중국의 ‘관시문화’에 대해 종잡기 어려워한다. 대개 한국주재원들은 정부공무원들의 기업에 대한 모든 서비스가 ‘당연’할 줄로 착각한다. 중국에서는 외자기업이 정부부서와 돈독한 관시를 형성하지 못하면, 관련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한 서류가 아무리 완벽해도 좀처럼 인허가증서가 발부되지 않는다. 우선 관련 부서 책임자와 담담공무원을 찾아가 ‘향후 잘 부탁한다’는 상견례가 우선이며, 담당공무원의 애호와 업무스타일 파악은 필수불가결하다.

중국의 사회체제 특성상 정부공무원의 기업에 대한 권한은 막강하다. 즉 정부는 기업을 ‘관리’하는 관리자의 지위에 있고 기업은 정부의 정책적 ‘혜택’을 기대하는 피동적 위치에 놓여있다. 최근 외자기업에 대한 중국정부의 각종 법적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외자기업에 대한 정부의 집법기관으로서 ‘절대적 권한’을 소유한 안전국•환보국•소방서 등 정부공무원들의 기업에 대한 현장시찰이 잦아지면서 관련 법규와 정책을 빌미로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 거의 모든 경우 외자기업은 크게 변명도 못하고 당하기 일쑤다. 흔히 기업이 당하는 이러한 불이익은 절대다수 외자기업들의 관련 법규와 정부공무원의 특권의식 몰이해에 기인하며, 외자기업과 정부부서와의 관시가 원활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같은 유교문화권 국가로서 혈연•지연•학연 등의 연고관계를 경험해온 한국기업들은 중국정부와의 관시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러나 관시는 하루이틀에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만약 정부부서와의 돈독한 인맥관계가 형성되지 못하면, 외자기업은 각종 명목의 불이익을 당하게 되며 이는 정상적 기업운영에 큰 차질을 초래한다. 한편 ‘좋은 관시’의 형성과 장기간의 관계유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관시의 구축은 외자기업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난제로 대두된다. 이는 대다수 한국주재원들의 일관된 한국적인 사고방식에 따른 중국특유의 관시문화에 대한 몰이해, 중국정부의 외자기업 관련 정책과 법규 및 공무원조직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데서 기인된다. 또한 중한 간의 기업문화 차이와 인맥관계 형성 및 문화정서가 서로 다른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된다.

흔히 한국주재원들은 평소 관시 구축을 남의 일처럼 소홀하게 대하가도 일이 생기면 정부공무원들을 찾아가 금품을 주고 인위적인 난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또한 한 두번의 술자리에서 술기운으로 정부공무원들과 ‘형님•아우’하는 친분이 맺어지면 곧 만사가 해결되는 것으로 오산한다. 실제 중국의 관시문화에 익숙치 못한 외국인이 중국공무원과 명실상부한 호형호제의 인맥관계를 맺는다 것은 매우 어렵다. 서로간에 ‘공동이익’이 있을 때는 별문제가 없지만 이해관계가 깊을수록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기 어렵다. 예컨대 정부부서 공무원들은 평소 ‘좋은 친구’로서 기업측과 술잔을 주고받으면서 친분을 과시하지만 공무원으로서 정책집행시에는 멸사봉공•대의멸친의 집법자로 돌변한다. 언제 갈라질지 모르는 외국친구보다 자신의 출세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특유의 사회문화인 관시 구축은 한국기업이 중국현지에서 성공하는 필수불가결적 요소이다. 정부 관련부서 및 담담공무원과 좋은 인맥관계가 형성되지 못하면 정상적인 기업운영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또한 중국진출 한국기업에게 있어 관시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필수적이며 기업이 정부공무원과 ‘좋은 관시’를 구축하지 못하면 정상운영이 불가능하다. 한편 관시를 맹목적으로 숭상•맹신하면서 기업의 모든 난제를 해결하는 ‘만능해결책’으로 간주한다면 이 역시 어리석은 일이며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관시의 영향력을 신성화하면서 ‘불안정한’ 관시에 기업의 사활을 건다면 이 또한 실패를 자초하는 인위적인 요인이 된다. 요컨대 순기능과 역기능을 ‘겸비’한 관시가 재중한국기업에게는 자칫 ‘양날의 칼’이 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들의 일상과 인간관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관시는 고정불변이 아니며, 최근 중국사회가 ‘인치(人治)’에서 법치화로 점차 변화되면서 관시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치의 상징’이며 유교문화에 뿌리를 둔 관시문화가 중국에서 곧 사리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물론 ‘불안정한’ 관시를 맹신해서는 안 되지만, 관시 부재에 기인된 기업의 엄청난 불이익이 현재 재중한국기업의 실패요인이라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요컨대 한국기업은 정도•윤리•준법경영을 전제로 관시문화 속성을 파악하고 관시 순기능을 극대화한다면 이는 기업성공에 크게 일조할 것이다.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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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2 ]

2   작성자 : 총고
날자:2015-06-22 21:42:07
잘 봤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알아서 처리하라고 이 글 쓴 저자이라고 판단합니다 인간의 자연섭리가 아니고 이른바 중국식의 섭리를 이 글에서 이실직고 했습니다.알아서 처리하세요 깊이는 충고라고 판단합니다
1   작성자 : 후진국 증거
날자:2015-06-22 11:23:00
중국문화인 '관시'는 한국인들이 영원히 이해하기 어려운 난제다. 그러나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관시'를 모르면 아무것도 되는일이 없다. 중국이 후진국인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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