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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덕
간밤에 부친의 부고를 받았다
밖에서는 깃털 같은 눈이
소리없이 내리고있었다
출근길에도 계속 눈이 내린다
오늘은 화장터가 출근길이다
세상을 푹 덮은 정갱이 치는 눈이
거리의 소음을 낱낱이 집어삼키고
희부연 혼돈속으로
꿀결처럼 어슴푸레한
흰옷 입은 사람들이
미궁의 흰 나락으로
미끌듯이 끊임없이 빨려들어가고있다
화장터로 접어드는 갈림목에서
앙상하게 마른 겨울나무가
밤새 내린 눈에 눌리여
맥없이 부러진다
화장터 올리막 눈길을 톺던 차는
쇠잔한 로인네가 마지막숨을 톺듯
얼굴이 벌개지도록 부르릉거리다가
공전의 휘파람소리를 아츠랗게 내다가
체념하듯 맥없이 숨을 거둔다
몽환속에 빠져 뻐스에서 내리는 사람들
찬바람에 숨이 꺽 막힌다
길 건너 만신창이 된 옥수수줄기가
아픔으로 찢긴 꺼칠꺼칠해진 빈 몸으로
발중간에 있는 봉분을 마주해
미친년처럼 주절주절댄다
눈발은 점점 굵어지고
머리에 앉는 눈을 터는 순간
눈인지 비듬인지 하얗게
내 몸에서 떨어져간다
인생은 출근길이
화장터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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