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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싼다네 앞마당 동켠에 말 세필이 들어있는 마사가 하나 있고 정면에는 굵다란 참나무를 찍어 밑이 건뜩 들리게 만든 다락 두 개있다. 허저인들은 이것을 다커투라 부른다.
밖에서는 땡볕이 그냥 자글자글 끓고 있었다. 나쟈가 고기말리우는 그 다커투로 올라가더니 덩건이라 부르는 그믈을 한아름안고 내려왔다. 후덥지근한 집안에서 졸음을 쫓고있던 니항군청년 최기덕이 내다보다가 눈이 갑자기 밝아졌다.
《정형! 우리 차라리 저기나 올라가 자는게 어떨가?》
《고기비린내나잖을가.》
《그래두 시루속같은 여기만은 났겠지 뭐. 안그렇소?》
《글쎄.... 그럼 어디 그래볼가.》
민호는 그의 제의에 동의하고말았다.
주인집에서는 각근히 대해주고 있었다. 한데도 친구가 유씨가족의 위패가 모셔진 방안이 사당같다느니 절당같다느니 그래서 매일 꿈자리 사나운것 같다느니 타발이 없는 날이 거진없으니 아닌게아니라 그도 어디건 잠자리를 옮겨보고싶던 차였다. 구을러 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고 황차 그네들 때문에 나쟈네는 불편스레 시르맨커로 자리를 옮긴게 아닌가. 미안하기 그지없는 일이였다. 그래서 민호가 친히 올라가 봤더니 그 다커투에는 그믈과 낙시따위 고기잡이 도구들만 있을 뿐 지금은 말리우는 고기가 없었다. 안이 정리되여 어지럽지 않거니와 둘이 얼마든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츄얼이가 터밭에서 방금 딴 물외를 버치에 담아 들고 지나다가 이들의 거동을 발견하고는 눈웃음을 쳤다. 아마 호기심나서 다커투를 구경하는가 생각했던모양이다.
저녁켠에 가짠다가 집에 돌아오자 민호는 그의 앞에 다가가 자기들은 잠자리를 다커투로 옮기고싶다고 했다.
《거기는 안되네. 모기성화에 잠을 어떻게 잔다구 그러나.》
유만진은 도리머리질을 했다.
이들이 주고받는 사이 저켠에서 훔쳐 듣느라고 귀를 솔깃하고있던 츄얼이가 씽긋 웃어보이곤 얼른 외면해버린다. 미런하다는건지 아니면 주장을 세워보라는건지 대중할 수 없었다. 혹 집안사람있는데서 눈이 마주칠라치면 큰 실수라도 하는것 같이 얼른 외면해버리니 수줍다할가 소심하다할가 아니면 담약하다할가. 세세대대 내려오며 지켜온 가풍은 아름답고 영리한 소녀로 하여금 이같이 이성에 대한 추구를 달리는 감히 표달할 수 없게끔 이끌면서 그를 순박한 감정에 머물러있게 하고 있었다.
유만진이 한번다시 다커투는 잠잘데가 아니라해놓고는 저리로 가버렸다. 민호가 그럼 어떻게 할가고 우유부단하자 니항군청년이 모기가 아무리 많아 성화부린들 참지 못할 지경이겠느냐면서 민호보고 마음내키지 않면 혼자 그냥 방안에서 자거라 나는 아무튼 그 다커투에 올라가야 잠을 편히 잘것이라 주장을 고집했다.
츄얼이가 그의 말을 알아듯기나한것 같이 힐난쪼로 권고했다.
《쓸데없는 고집을랑 작작부려요. 모기성화에 어떻게 배긴다구요, 원. 인내력좋은 용사도 아니면서.》
《뭐라, 우리가 인내력좋은 용사도 아니라?》
민호는 츄얼이가 내던진 마지막말구에 그만 약이 올라 총알도 당해냈을라니 그깟 모기가 다 뭔가 올라가 자자고 했다.
다커투안은 고기그믈에서 풍기는 비릿한 냄새에 푹 절어있었다. 이 절음속에서 땅거미가 지기 바쁘게 마치도 수만개 미형의 비행기가 뜬 것 처럼 사람의 귀를 멍먹케 하는 동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모기들이 성찬을 만났다고 기뻐하면서 왁 달려들었다. 엑크, 이거 큰일났구나! 두 청년은 사나운 모기떼를 쫓아보내려했다. 허나 근본 그렇게는 못할 것이였다. 그들은 아예 궁둥이를 딱 붙이고 앉아 모기가 살가죽에 침을 밖는 족족 때려잡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결사적인 소탕전을 벌린것이다.
그러기를 근 한시간. 모기소리는 차츰 뜸해갔다. 그래도 사람이 이긴것이다. 고기그믈을 꿍쳐 베고 누운 민호는 다커투에 평화가 깃들자 잡초롬히 생각에 잡겼다. 부모님들은 모두 무사하신지? 큰형은 병이 나았는지? 누나들은 어떻게 지내고있는지?.... 그리고 전사한 전우와 갈라진 여러 전우의 몰골들이 하나한 떠올랐다....
가까이 어디선가 쿵캉지소리 들려온다. 맑고 은은한 그것은 분명 서정이 유달리 짙은 어떤 연가(戀歌)였다. 민호는 내내 상념에 잡초롬히 잡혀서 그 소리를 귓등으로 흘렸건만 니항군청년은 두귀를 몹시 강구고 들었다. 들으면 들을수록 신경을 오리오리 끄당기는 그 구현금소리가 그를 점점 몽롱한 애정환상세계로 넋을 달리게 만들었던것이다. 저건 누가 부는걸가? 가싼다의 둘째아들, 아니면 방학이 되어 돌아온 그 서생이?... 그도 아니면 츄얼이?... 참 고 계집애 뉘기의 색시감인지 애닯게도 여기를 못벗어나니 흙속에 묻혀진 진주야. 츄얼이를 처음대하던 순간부터 가슴놀이 뛰였던 최기덕이라 미묘한 쿵캉치소리를 듣노라니 오늘다시 괴로울지경 야릇하고 엉뚱한 정욕의 시달림을 받기시작했다.
그 구금(口琴)소리는 끊지 않고 그냥 그의 귀속을 파고들었다. 최기덕은 견디다못해 끝내 소변을 볼것 처럼 슬며시 다커투를 내려왔다. 그리고는 마치도 어린애가 황홀한 무지개에 끌리듯이 소리나는데를 더듬어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집채의 동쪽에서 나고있었다. 기덕이는 그리로 가보았다. 구새통뒷쪽으로해서 지붕아래 네모난 구멍이 있는데 구현금소리는 바로 그 속에서 나오고 사닥다리 하나가 놓여 있었다.
사람이 다가갔건만 악기소리는 멎지 않았다.
도대체 누굴가? 기덕이는 사닥다리의 가로장을 한층한층 밟으면서 우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 오르자 안쪽을 살피느라 머리를 쑥 들이밀었다.
《악!》
쿵캉치를 불고있던 츄얼이는 어둠속에서 웬 괴한이 불쑥나타나는지라 어마지두에 악연하여 비명을 새되게 내질렀다.
그바람에 이쪽도 초풍할 지경 놀랬다. 최기덕은 그통에 그만 사닥다리를 허망짚어 나떨어지면서 쿵 하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집안에서 잠들고있던 사람들이 달려나왔다. 다행히 기덕이가 먼저 다락에 바라올라가 숨은 뒤였다. 정민호도 정신차렸다.
《네가 어찌된거냐?》
《......》
이쪽은 그저 벙어리 발등앓듯 끙끙거릴뿐.
그가 함구무언이라해도 민호는 사태의 진상을 제꺽 알아맞히고 주먹으로 친구의 잔등을 철썩 갈겼다.
《에잇, 민충이같은 녀석! 넌 어쩌면....》
그는 또 목구멍밖으로 튀여나오려는 욕지걸이를 꿀꺽 삼키고나서 웃어버렸다.
기덕이는 이틑날아침에 일어나지를 못했다. 유씨네는 둘중 하나가 아침먹으러 오지 않은것을 보고 간밤사건을 발생시킨 장본인이 누구라는걸 대뜸알아맞혔다. 민호는 친구를 대신해서 사과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간밤에 내 친구가 묘한 악기성에 끌려 그걸 찾아가다보니 그만....》
《그랬겠지, 아무렴 무람된 짓을 했겠나.》
가싼다 유만진은 자도 모자랄 때가 있고 치도 넉넉할 때가 있을라니 사람이 왜 실수를 할 때가 없겠는가 하면서 달리 생각하지 않을테니 너무미안해하지 말라고 했다. 그가 이같이 너그럽게 대해주니 고마웠다.
주인마누라는 라라부다 한그릇을 딸에게 주어 얼굴을 감추고있는 청년에게 가져가게 했다.
기덕이는 그녀를 대하기가 부끄럽거니와 미안하기도해서 머리도 바로들지 못한다.
민호는 그러는 꼴이 더욱 민망해서 눈살을 세웠다. 주제에 일을 저지르긴 제기. 그게 과연 무의식간에 저지른 실수였더냐. 그걸 증명할 수 있는 뚜렷한 근거야 없지 않은가. 자신이야 해석하고 변명하지만 어쨌든 개운치가 않은 일이였다.
츄얼이가 돌아갔다.
기덕이가 그제야 머리들어 피식 웃는다.
민호는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자식이 병신같이 놀긴. 그래두 제딴엔 군인이라게지.》
《원 더러워서.》
《지청구말고 어서 먹기나해라. 굶지야말아야지.》
자기가 불민해서 일을 쳣지만 친구한케 꾸중을 들어서인지 기덕이는 입을 꾹 다문채 상판만 자주 찡그려붙였다.
민호는 그를 더 나처하게 굴고싶지 않아 뇩도 놀림말도 하지 않았다.
《제아무리 총명한 사람이라해도 어리석은 한때는 있는거야. 너무상심할건 없어. 봐라, 저 계집애가 너땜에 넋담떨어져갖구도 친절을 보이잖니.》
《그래서 그러는게 아니라 어이구.... 》
《그럼?.... 너의 얼굴이 왜 괴상이되니?》
《엉치아파서.》
《뭐라? 네가 엉치깨진거아녀? 어디보자.》
기덕이는 엉덕짝에 민호의 손이 닿이자 아프다고 아부재기를 쳤다. 그통에 민호는 더럭 근심이 생겼다. 이 마을에 골과의사가 없을텐데 저치가 과연 엉덩이가 깨졌다면 어쩐다? 친구가 이틑날도 다커투를 내려가지 못하게 되다 유만진이 일부러 보러왔다. 동통이 심해 잔뜩 오만상을 찌푸리고있던 기덕이는 그를 대하자 신음소리를 죽여가면서 면구스러워했다. 유만진은 그가 사닥다리에서 떨어져 엉덩이를 깼다는 걸 알고는 두 젊은이를 향해 몸이 다 춰설때까지 어려워말고 자기네 집에 지긋이 눌러있으라했다. 그러잖아 무의무탁한 신세로 돼버린 그네들인지라 그의 말이 덕담같이 들렸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면 체면이 있어야잖는가. 이틑날 둘은 시르맨커로 자리를 옮겨 나쟈네를 집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어래무하천을 따라 아느새 아래로 내려가노라면 동쪽켠에 갈대와 장포와 부들들이 가득섞여 자라는 자그마한 늪이 하나 나지는데 그 늪이 시내와 이어진 합수목가까이 약간 둔덕진데에 유씨네 자그마한 시르맨커가 있었다. 땅을 반남아 파고 흙벽을 쌓아 낮다랗게 지은 그것이 고종할아버지때 벌써 거기에 자리잡았다니 생긴지가 근 한세기나 되는거다. 그사이 여러번 개수되면서도 자리는 한치도 드티지 않았다고 한다. 운이 달아날가봐.
나쟈는 살림도구들을 그대로 남겨놓는 외에도 자기가 타고다니던 우머르천까지 주었다. 그는 두 조선젊은이가 먹거리를 제힘으로 자립하겠다니 털낙시며 주낙시며 작살이며를 주었고 투망(投網)도 갔다주면서 그걸 다루는 방법까지 차근히 배원주었다.
《작살은 이렇게 씁니다. 봄에 새풀이 자라나 잉어가 교배할 때 우머르천을 빨리몰고가서 살금살금 가만히 접근한 다음 그놈을 잘 견주었다가 뿌리지요. 맞은 놈은 작살을 끌구 달아납니다. 그러면 작살에 감은 줄이 풀리고 그놈은 얼마못가서 히뜩 번져지지. 초어는 우리네 말루서 쿼러라구 하는데 그놈은 강변으로 나와 갈대나 쪽잎을 먹을 때 잡지요. 그놈은 풀잎을 입에다 넣기만 하면 제꺽 물밑으로 들어가지. 그래야 입에다 문것이 대에서 끊어질 수 있으니까. 작살은 고기가 그렇게 풀잎물고 물속에 들어가느라 배때기를 해뜩 뒤집는 순간에 뿌려야 하는거요. 그리구....》
나쟈는 겨울에 얼음구멍을 내고 작살로 고기잡는 방법까지 일일이 배워주면서 재간이 숙련치 않으면 자칫 사람이 딸려들어가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줄을 알라했다. 허저인들이 고기잡는 방법과 수단은 과연 많기도하거니와 묘하기도했다. 그네들의 경험을 모아 집필한다면 아마 위얼던이 쓴 <<조어대전>>보다 못지 않은 훌륭한 공구서적이 만들어질것이다.
어느날 청량이가 둘째형 린화와 함께 시르맨커로 놀러왔다. 이제 며칠만 더 있다가 학교로 돌아갈텐데 가는 날 두 손님이 혹시 막을 비우고 멀리 나가면 보지도 못할것 같아서 미루시 찾아왔노라했다. 고마웠다.
마침 아침에 그믈에 걸린 5근은 실히 나갈 잉어가 한 마리있길래 민호는 그놈을 갖고 한번 솜씨를 보여주리라했다. 그는 먼저 고기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빼버린 후 고기를 물에 깨끗이 씼었다. 그리고는 껍지가 상하지 않게 하면서 살점을 몽땅 발라냈다. 다음에는 발라낸 살점을 얇게 썰었다. 그것이 끝나자 발라낸 가죽을 비늘이 붙은 그대로 끓는 기름에 넣어 튀겼다. 그래놓으니 그것이 바삭바삭하게 되었다. 그런것을 부드럽게 가루내여 이미 썰어 놓은 고기에 한데 넣고 거기다가 초며 고춧가루며 소금이며 조료들을 알맞게 넣어 버므렸다.
아니 어쩜 이리도 맛좋을가! 유씨네 두 아들은 저희들의 구미에 맞는지라 조선사람의 조미솜씨도 놀랍다고 입을 딱 벌리였다. 민호는 시무룩이 웃기만하다 자기는 소시적에 벌써 아바지한테서 회를 만드는 솜씨를 배웠노라했다.
그들이 점심을 다 먹고나서 시르맨커의 앞내가에 있는 아름드리 백양나무아래서 땀을 드리고있는데 동강진(洞 江鎭)에 산다는 쌀만 둘이 배를 타고 어래무하를 거슬러 가고 있었다. 린화가 보더니만 그들은 지금 호장경의 네편네가 여러해되도록 임신을 못하고있으니 초혼굿이라도 해보자고 청하는모양이라했다. 쌀만이 굿을 해서 불임녀를 잉태시킨다니?.... 금시초문이라 민호는 웃음만나갔다. 기덕이는 말짱 미신쟁이들이니 언제가야 머리가 트겠느냐며 비웃었다. 한들 그게 무슨소용있는 소린가. 민족마다 저의 신앙이 따로있는데야. 조선족도 한얼님의 단군교를 지금은 대종교로 개종하여 신앙하고있는게 아닌가. 물론 쌀만교와는 성질이 완전히 다르긴하지만 그역시 신교(神敎)가 아닌가. 쌀만교를 신앙하는 허저인들은 무릇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만물은 다가 귀신이 붙어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자연에서 바람은 바람신, 비는 룡신, 우레는 우레공, 번개는 번개할미, 산은 산협신.... 미신적인 공포심이 자유적인 욕망과 선택권리마저 압살하여 온순한 인간을 무지하고 몽매한 바보로 만들고 있었다.
그럼에도 린화는 저 쌀만이 불임녀를 정말 잉태시키는지는 몰라도 웬간한 병은 고친다고 칭찬하는것이였다. 정녕 그렇다면야 그가 의술을 좀 갖고있겠지 하고 민호는 생각했다.
아무튼 좋은 기회였다.
이틑날 쌀만이 동강진으로 돌아가느라 여기를 지나게 될 때 민호는 그를 꼭 잡았다.
《여보시오, 잠간만!》
물에 낚시를 넣고 앉아서 기다리고있던 민호는 그들이 가까이에 오자 엉거주춤 일어나 소리쳐 부르고는 털썩 주저앉으면거 않음소리를 냈다.
《왜 그러나?》
둘중 나이 젊은 쌀만이 다가오며 물었다.
이쪽은 대답대신 알음소리만 더 내면서 엄부럭떨었다.
《어째서 그래? 말을 해야 알지.》
이번에는 낮가죽이 고목같이 메마르고 주글주글한 늙은 쌀만이 물어왔다.
《쌀만님! 전 엉치깨졌어요. 열흘이 돼요.》
《엉치가 깨졌단말이지. 엉치라.... 어떻할가유?》
젊은 쌀만이 늙은 쌀만의 얼굴을 살피면서 하는 말이였다. 《이꼴보구서야 그저갈수 없지.》
늙은쌀만이 하는 이 한마디에 굿장소가 정해졌다. 그 둘은 꾸러미에서 각각 제가 입을 귀신옷을 찾았다. 가슴과 뒷잔등에 동그란 구리거울이 달리고 허리띠에 자그마한 퉁방울이 조롱조롱 달렸으며 량팔에는 푸커춘, 어치와, 싸카라 세가지의 귀신을 나타내는 패쪽을 각각 달았다. 그리고도 두사람 다 무릎아래까지 내려오는 길다란 흰천오리 여러개가 달려있는, 마치 엎어놓은 사발같은 검정비단모자를 머리에 썻다. 모자의 꼭대기에는 긴 새털이 꼿혀있었다.
늙은 쌀만이 먼저 얇고 너부죽한 타원형의 모양없는 귀신북을 손에 잡았다.
젊은 쌀만이 꼬챙이같은 손가락을 꼬부렸다폈다 하면서 사람을 다루었다.
《여기루 와! 자, 여기루!.... 앉아, 앉으란말이야!.... 옳지, 그렇게!.... 허리를 쭉 펴구!.... 》
민호는 길들인 강아지모양으로 시키는대로했다.
젊은 쌀만은 뒤에서 두손을 민호의 어깨우에 올려놓았다.
《둥! 둥! 》
늙은 쌀만이 북을 두드려댔다.
《잘랑! 잘랑! 》
북소리에 뒷따라 방울소리도 한바탕 요란스레났다. 굿이 시작된것이다. 쌀만의 첫거리가 부정을 치는 것이였다. 늙은 쌀만은 북소리를 높이기도 낯추기도 혹은 길게도 짦게도 내면서 주위를 빙빙 돌아쳤다. 그러면서 병귀신을 쫓아내는 주문을 중얼중얼 외워대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는데다가 때론 미쳐난 사람모양으로 눈알을 까뒤집었다. 그러면서 두발을 엇바꿔가며 무언가를 차버리는 시늉을 하는지라 그가 과연 귀신이 아닌가싶을 지경이다. 그가 선자리에서 뱅그르르 돌때면 길다란 천오리와 옷자락이 따라서 발광하듯 너풀댔다.
민호는 현훈증이 날 지경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늙은 쌀만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뇌이자 젊은 쌀만이 무어라 응대를 하고는 민호의 엉덩이를 슬슬 만지였다. 민호는 간지러워 겨우참았다. 젊은쌀만이 왝 소리를 지름과 함께 툭 쳤다. 그통에 벌떡 정신차리고 보니 늪쪽으로 낚시질을 갔던 기덕이가 저쯤에서 두눈이 화등잔같이 되어 이쪽을 보고 있었다.
민호가 제 엉덩이를 만지며 일어서자 젊은 쌀만이 까치알만하고 색깔이 누르끄레한 귀신약 세알을 주면서 한알을 제몫은로 똑같게 나눠 하루에 한알 씩 9일동안 먹으라했다.
《하하하!.... 》
그들이 가버리자 민호는 가가대소했다.
최기덕은 그때까지도 그 자리에 굳어진채 감히 다가오지 못했다. 민호는 어정쩡해있는 그한테 손에것을 보였다.
《엣다, 네먹을거다. 아마 골절을 치료하는 약인모양이다.》
어느덧 8월도 다가고있었다. 하건만 산꽃은 이것이 지면 저것이 또 폈고 풀내음은 내내 흐드러졌다. 이러다도 별 기별도 없이 갑작스레 바뀌는것이 여기의 계절이였다.
청량이가 의란으로 돌아간지 며칠안되여 어느날 아침 나쟈가 문득 시르맨커에 나타났는데 어딘가 황황한 낯빛이였다.
《어디루 가지들 않았구만!》
《왜 그럽니까? 》
《사람하나 잃어졌소.》
《언제요?》
《그저께 사냥을 나갔다는 사람이 여적지 돌아오질않소.》
《그러면야 어디 멀리갔겠지요, 뭐. 우리도 나가 찾아볼까요.》 《찾느라말고 맘대로 나가지나말아주시오. 보다싶이 쩍하면 일어지는 판이니 원.》
나쟈와 민호사이에 오간말이다.
성이 정씨인 중년의 사람이 마을에서 아직 입산제도 지내지 않았는데 남먼저 짐승을 한 마리라도 더 잡아보려는 욕심에서 산으로 들어다 그렇게 됐다는것이다. 재작년그러께도 이같은 일이 발생했었다. 그때는 두사람이 먼저 산에 들어갔다가 실종된것이다. 그런것을 지난해겨울에야 찾아냈다. 심산에서 해골 둘이 발견됐는데 전해에 실종된 그들이 분명했던것이다. 모두들 분석한 끝에 그건 십중팔구 토비들이 한 짓이라 짚었다. 근년들어 이러한 불상사가 자주생기고있는데 사자는 다가 허저인이였다.
《토비! 과연 씨알머리를 없애야 할 악당이로구나.》
민호는 그들이 략탈과 살인을 서슴치않고 감행한다는것을 상기하니 전신만신이 떨려났다.
초가을이 되자 손님들한테는 비밀에 붙이고있던 유씨네 큰배가 다 만들어졌다. 조선장은 마을의 남쪽 어래무시내가 굽이진 곳이였다. 어래무마을의 허저인들은 그 어느집에서든 배를 만드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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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캉치ㅡ구현금(口弦琴)의 일종. 자그마한 원형의 테에 얇다란 강철판을 끼워 입에 넣고
불면 청이 떨리면서 음을 낸다.
*멍건ㅡ멍거라고도 하는데 로씨야의 아마실로 뜬, 간격을 일정하게 두고 가운데 동그란
후리테를 여러개 넣어서 모양이 길다란 팔소매같이 만든 주머니그믈.
*우머르천ㅡ봇나무껍지로 만든 길이가 둬발가량밖에 안되는 작고 가벼운 배.
*쌀말ㅡ쌀만교의 남자무당. 쌀만교는 귀신을 숭배하고 자연을 숭배하며 만물은 다가 혼이 있다고 믿거니와 귀신이 그것을 주재하는 것으로 보는 원시종교임.
간 소문내는것을 싫어하거니와 특히는 부정한 녀인을 포함해서 외지사람이 보는것을 꺼려 방비하는것이 관습으로 되어 있었다. 새 배를 꼭 만들어야 하는 집에서는 겨울에 재료감을 장만해서는 직접 조선장에 가져다 3년가량 보관하면서 우선 잘 말리운다. 그런다음에는 기술이 좋은 사람을 청해다 배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주인은 배가 다 완공될 때 까지 그를 성의껏 대접하거니와 보수도 후하게 준다.
유만진은 배만드는데 거진붙어있다보니 이해 여름철고기를 많이 잡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새배를 몰고 나타나니 그의 식솔들은 물로 온 마을사람이 기뻐했다.
민국초부터 흑룡강과 송화강에는 바로 유씨네 배와 같이 23자 선체의 길이에 모양이 새로운 목선이 나타났다. 이 배는 량끝이 건뜩 들리고 형체가 신처럼 생겼다하여 획혜(劃鞋)라 지은것이다. 부식되는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배의 걷면은 검은 뼁기칠을 했다. 배의 중간은 덮개가 있어서 빗물이 배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어떤집에서는 백포로 두겹풍을 만들어 덮개로 하기도 하는데 목적은 비를 막는데도 있지만 잠을 자기 위해서다. 어떤 배에다는 두사람쯤은 얼마든지 자고 밥도 지을 수 있게 접이널실을 만들기도했다. 이번에 만든 유만진이네 배가 바로 이러했다. 이 배는 모두 다섯칸이였는데 앞쪽의 첫칸은 고기를 넣는 칸이고 두 번째 칸은 돛칸이며 중간에 위치한 큰칸은 침실이고 네 번째칸은 화식칸, 맨뒷쪽칸은 노군이 발을 딧고 서는 칸이였다. 뒤에서 쌍노를 젓는 사람은 배가 전진할 방향을 얼마든지 맘대로 잡을 수 있게 되어었다. 이런 배는 그믈을 치거나 낚시를 늘이거나 운수를 하거나 다 편리했다.
어래무마을에서는 집집이 자기의 고기잡이구역을 갖고있었다. 그렇지만 봄, 가을 고기잡이철이 돌아와도 태평굿행사가 있기전에는 맘대로 고기잡이를 나갈 수 없었다. 그 태평굿이 이네들에게는 그같이 중요한 행사였던것이다.
이해의 태평굿행사가 끝나자 백로가 당장이라 연어를 잡아야 했다. 그래서 어느집이든 다 나섰다.
연어란 이 방추형의 몸에 길이가 근 70cm나 되는 맛좋은 고기는 해마다 백로를 며칠간 앞두고 딸따르해엽으로부터 흑룡강의 여러 지류로 거슬러 올라 모래바닥에다 알을 쓸른다. 물론 흑룡강과 합류하는 송화강을 올라가서도 역시.
맨먼저 올라오는 연어는 살찐 놈인데 무계가 보통 20여근씩 나간다. 두 번째로 올라오는 연어들은 10여근씩 나가는것들인데 대부분 이발이 돋아난다. 마지막 세 번째로 올라오는 연어들은 먼저것에 비해 여윈것들인데 무계는 보통 7근씩 나가고 이발은 낚시모양으로 꼬부라졌다. 이렇게 올라온 연어들은 수원에 이르러서야 더 갈 념을 하지 않는다. 해마다 봄이 돌아와 해동할 때면 얼음장밑에서 얼어죽은 연어가 숱하다. 이같이 연어는 강에서 나서 바다에 가 살다가 다시 강에 돌아와 일생을 마치는 귀한 물고기다. 모양이 오동씨같은 연어알은 영양가가 아주높다. 그래서 누구나 철을 놓지 않고 잡으려하는것이다.
나쟈가 린화를 데리고 연어잡이에 쓸 곤조(滾釣) 여러틀과 미끼로 쓸 두병(豆餠) 그리고 아징줘푸구작살(주)을 배에 싣고 시르맨커로 왔다. 배에서 사는 쥐가 선창에서 먹이를 찾듯 두 젊은이도 생로를 달리는 찾을 길 없었다. 하여 고기잡이를 같이하기로 약속이 있은거다. 민호나 기덕이나 다가 이럴때 제 리익같은걸 따지는 감바리가 아니였다. 그들은 그저 유씨네가 하자는대로, 수익은 노력을 들인것만큼 나누어가지리라했다.
《고기잡이를 할 때는 말일세. 제발 괴상한 소릴 말아주게.》
나쟈가 사나이답게 시원한 태도로 먼저일러두었다.
《까다로운 걸.》
민호는 대방이 알아듣지 못할 조선말로 웅얼거리곤 웃었다.
《또 어찌랍니까?》
《거짓말을 하지 말게.》
《건 왜서요?》
《그런다면 신령을 노엽히게 되네.》
《허참! 그리구는 또?》
《몇가지 더 있네만 자네들하곤 상관없는거니 말않겠어.》
《아니 말해보시오, 들읍시다.》
민호가 굳이 들으려 하니 나쟈가 입을 다시연다.
《젓빠는 애가 있는 어미나 사타구니에 뻘건 것이 묻은 계집은 아예 배에 오르지두못하네. 그러니 더구나 어장에야....》
《그러니까 엄금한다 그겁니까? 왜서요?》
《재수가 붙지 않아 고기가 잡히지를 않으니까 그러지.》
《그리구 또 어떤 금기가 있습니까?》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중 누가 만약 집에 상사가 나졌다면 그런 사람은 우선 그믈을 널어 말리울 자리에다 모닥불을 피워놓구서 그 위를 건너가야하는거네. 물론 그거야 어장에 가서지. 그래서 독기를 빼버리는거요.》
《그리군 또?》
《그리구는 더 없네. 내가 시키는대로만 하면 돼.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을거야.》
한데 웬 일인지 그들은 유씨네 어장에 간지 닷새가 되는데도 연어는 커녕 잡고기도 얼마잡지 못했다. 기덕의 말과 같이 미신쟁이들이니 정말 개코같았다.
그들은 강변에 지은 춰러안코우(주)를 뜯고 여러 가지 잡동사니들을 배에 다시주어 싣고는 썩 아래로 자리를 옮기지 않으면 안되였다. 합수목이거나 수심이 깊은 무원(撫遠)저쪽에 고기가 많이 모일것 같았다.
동강진을 지나서 그 아래 가진구(街津口)에 이르니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기덕이가 어장을 떠날 때 덤비다나니 춰러안커우를 뜯어 실으면서도 자기의 세면도구들은 버리고 와서 배를 잡간 기슭에 대이게 되었다. 거기에는 그곳의 허저인어부들과 한인(漢 人)의 배 여러척있었다. 마침 강변에 널집을 자그마하게 지은 잡화점이 있었다. 기덕이는 세면도구사러 마을까지 들어가지 않게됐다.
한데 그들은 여기서 불퇘한 소식을 얻어듣게 되었다. 한 허저인 어민이 자기는 방금 무원에서 돌아왔는데 그 아래의 어장에서 한인과 허저인 로씨야인 세종족어민들 사이에 자리다툼이 생겨 나중에는 류혈적인 란투까지 벌어졌다는거다. 그 허저인은 정부가 무능해서 관리를 못해낸다면서 불만이 잔득했다. 과연 그러하다면 어떻게 할까? 이쪽은 의논이 많다가 나중에는 그래도 가봐야 한다, 여기까지 와갖고 그저돌아갈 수야 없잖은가고 의견이 하나로 모여지게 되었다.
이때 맥고모를 쓴 얼굴이 말쑥한 30대의 젊은이가 다가와 배를 구경하면서 린화와 너희들은 어디사람이냐, 배의 임자는 누구냐고 시탐했다.
민호가 무심결에 얼굴을 돌렸더니 저쪽에서 다른 한 사나이가 이켠을 넌지시 보면서 흉증을 부리고 있었다. 그래서 자연히 다시금 눈을 주어 여겨보게 되였는데 그자는 나이도 있거니와 한쪽눈둔덕과 이마에 칼맞은 흉터가 유표해서 아주감사나와보였다. 배는 돗을 올린채 그곳을 떠나 계속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무원에 이르러 보니 한밤중이 되었다. 한데 이곳역시 고기잡이군들이 숫해모여들어 배마다에 걸어놓은 등불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여게 과연 연어가 잡히는 모양인데 우리도 손써보지.》
나쟈는 배를 더 몰지 않고 한곳에 이르러 닷을 내리여 자리잡았다. 여긴 서남쪽에서 흘러내려오는 한갈래의 자그마한 강물이 더 합쳐지고있어서인지 본래 수량이 대단한 흑룡강이 마치도 바다같이 넓어보였다.
이틑날 정오가 거진되여 올 무렵에 사람셋을 태운 쪽배 하나가 이쪽에 접근하고 있었다. 모두들 그것도 고기잡이배거니 하고 별로 주의하지 않았다. 한데 그 쪽배가 바투다가와 옆쪽을 스치는 순간 저쪽으로부터 놋대가 갑작스레 날아와 획혜배의 고물에서 키를 잡고있는 린화를 답새겨 강물에 처박았다. 그리고는 쪽배에 있던 세녀석이 마치도 굶주린 승냥이같이 일제히 이켠 배에 뛰여올랐다. 친구와 함께 그믈을 사리고있던 민호는 미처 대항도 못해보고 억센 팔에 밀려 강에 떨어졌다. 친구역시 그러했다. 나쟈혼자 배우에서 그자들과 일장의 격투를 벌리였다. 하지만 그역시 얼마맛서지 못한채 물에 꼰져박히고말았다.
《내 내배를 달라! 아, 아, 저 날강도놈들이!.... 》
아래로 떠내려가는 쪽배를 간신히 붙잡고 거기에 오른 나쟈가 자기배를 빼앗아 가는 놈들을 향해 고함쳤다.
그가 그러고있는 사이 민호는 놋대에 맞아 혼미상태가 된 린화를 물속에서 건지여 그 쪽배에 올랐고 기덕이도 허우적거리다가 배전을 잡고 간신히 올랐다.
백주에 강탈을 당하다니 원! 기구멍막히는 일이였다.
《이놈들아, 내 배를 달라!》
나쟈의 맥빠진 애원성이 그냥났다. 복장이 터지는 일이라 그의 몰골은 고통과 분노에 일그러져 있었다.
《돌탕쳐 죽일 놈들, 네놈들을 붙잡으면 각을 찢어놓을테다!》
민호는 주먹을 부르쥐며 분노를 내쏟았다.
눈썹에서 떨어진 재화였다. 그들은 린화를 둘쳐업고 무원으로 들어갔다. 무원은 동강보다도 인가가 적은 자그마한 진(鎭)이였지만 그런대로 의원이 있었고 찾기도 쉬웠다. 그래 뵈였더니 린화에게 뇌진탕이라는 진단이 내렸다. 다행히 생명은 잃지 않을 정도였다. 한데 그곳의 의료설비란 말이 아니였다. 의사라해도 그저 침질이나 좀 알고 첨약을 대수지어 줄 정도의 건성꾼인것 같았다.
어설픈 의사가 사람죽인다고 했다. 구급이 좀 되는것같으자 민호는 나쟈와 기덕이보고 들것을 장만하라했고 그것이 다 되자 곧 거기를 나와버렸다. 동강진에 들려서 거기 의사를 보일타산이였다.
한데 이건 또 웬일인가? 강변에 돌아오니 손에 몽둥이를 든 장정 댓이 험상한 몰골이 되어갖고 그들을 맞이하는게 아닌가.
《야 이 도적놈들아!》
그들은 이쪽을 발견하자 웨쳐대면서 다짜고짜 달려들려다가 부상자가 들것에 누워있는것을 발견하고는 주춤거렸다. 대체 어떻게 된건가? 해석은 간단했다. 략탈자들은 남의 쪽배를 훔쳐타고 유씨네 배를 뒷쫓아왔던것이다. 이제야 여기서 잃어진 제 배를 찾게 된 이 한족들은 가진구에서 왔다고 한다.
《가진구? 바로 그놈들이였구나!》
민호는 댓바람에 두녀석을 상기했다. 략탈자는 틀림없이 맥고모를 쓴 자와 상판에 흉터가 있는 놈의 패거리였다. 어제 가진구에
들렸던 일과 배를 략탈당한 과정을 말하고 그 두놈에 대해 물었더니 쪽배임자가 하는 말이 자기는 맥고모를 쓴 녀석밖에 모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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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조ㅡ산동(山東)에서 나는, 12호철사로 길이 5치가량되게 하고 끝을 비틀어 구불렁하게 만든, 제작과정이 복잡한 질좋은 낚시. * 아징줘푸구ㅡ손잡이가 있고 말초리를 꼬아 감은 송목가지자루를 맞춘, 중간 긴 가닥은 미늘이 네 개고 량켠 짧은가닦은 미늘이 각각 세개씩인 넓적한 네가닭 큰 작살. 황어나 연어같은 큰 고기를 잡는데 쓴다. * 줘뤄안커우ㅡ고기잡이를 할 때나 사냥을 나갔을 때 림시로 들게끔 만든 위가 뾰족한 막.
서 그는 집이 여기 이 무원에 있는데 이름이 가철군(賈鐵軍)이고 소문난 망나니라 알려주었다. 아문에서 미관말직을 하고있는 가철군의 애비는 씨받이가 하나뿐이라고 너무나 함함하게 자래워 나중에는 후레아들로 만들고 만 것이라 한다.
임자가 나졌으니 쪽배는 의례 돌려줘야했다. 유씨네는 새배를 잃고 아들까지 상했으니 설상가상으로 재난이 덮친셈이다. 린화의 어머니는 억울하고 기막혀 가슴을 쮜여 뜯었고 아버지는 배야 다시만들면 되지만 이러다가 덕대같은 아들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는가 참척(慘傶)을 보지 말아야지 이게 그래 무슨놈의 팔자란말이냐 하면서 한숨을 길게 뽑았다.
빼앗긴 배를 찾아와야한다. 백주에 그같이 작경을 노는 오만무례한 강도놈들을 찾아내여 결판을 봐야한다. 어래무로 돌아온 이틑날 마을청년 몇을 더합해서 두패로 나뉘여 무원아래와 우쑤리강연안까지 써캐훑듯했다. 그랬지만 잃어진 배는 종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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