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http://www.zoglo.net/blog/jinzhehu 블로그홈 | 로그인

※ 댓글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나의카테고리 : 세계의 명시

[시]첫 꿈(빌리 콜린즈)
2009년 11월 23일 12시 31분  조회:1689  추천:21  작성자: 김철호
첫 꿈

빌리 콜린즈[미국]


황량한 바람이 유령처럼 불어오는 밤
잠의 문전에 기대어 나는 생각한다.
세상에서 맨 처음으로 꿈을 꾸었던 사람을,
첫 꿈에서 깨어난 날 아침 그는 얼마나 고요해 보였을가,

자음이 생겨나기도 오래 전
짐승의 표피를 몸에 두른 사람들이
모닥불 곁에 모여 서서
모음으로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그는 아마도 슬며시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
바위 위에 걸터앉아 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수 깊은 곳을 내려다보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어떻게 가지 않고도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었단 말인가, 홀로 생각에 잠기기 위해

다른 사람들은 돌로 쳐 죽인 뒤에만 만질 수 있었던
짐승의 목에 어떻게 팔을 두를 수 있었던 것일까,
살아 있는 짐승의 숨결을 어찌하여 그리 생생하게
목덜미에 느낄 수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거기, 한 여인에게도
첫 꿈은 찾아왔으리라,
그가 그랬듯이 그녀 역시 홀로 있고 싶어
자릴 떠나 호수가로 갔겠지

다른 것이 있었다면 젊은 어깨의 부드러운 곡선과
가만히 고개를 숙인 모습이 몹시도
외로워 보였을 것이라는 것 뿐, 만일 당신이
거기 있었더라면, 그래서 그녀을 보았더라면

당신도 그 사람처럼 호숫가로 내려갔으리라. 그리하여
타인의 슬픔과 사랑에 빠진 이 세상 첫 남자가 되었으리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1 [평론] 랑송동시에 대한 소견 (김철호) 2018-06-25 0 969
40 모음 2011-08-19 0 1877
39 수치 2011-08-19 0 1645
38 [시]할머니가 소녀였을 때 집시들이 말하기를,(차알스 시믹) 2009-11-23 24 2061
37 [시]어떻게 팔레스타인들이 온기를 지킬 수 있을까요(나오미 녜) 2009-11-23 25 1937
36 [시]1월 1일(데이비드 레만) 2009-11-23 27 2083
35 [시]초상화(스탠리 쿠니쯔) 2009-11-23 19 2273
34 [시]동물들이 치룬 대가(로버트 블라이) 2009-11-23 24 1995
33 [시]첫 꿈(빌리 콜린즈) 2009-11-23 21 1689
32 [시]만가(림망) 2009-11-16 22 1839
31 [시]대화(담욱동) 2009-11-16 33 1800
30 [시]독(보들레르[프랑스]) 2009-03-18 14 1855
29 [시]사랑의 신과 두개골(보들레르[프랑스]) 2009-03-18 17 1778
28 [시]피의 샘(보들레르[프랑스]) 2009-03-18 10 1671
27 [시]상처(월리엄 스태퍼드[미국]) 2009-03-18 11 1895
26 [시]그대와 기예(월리엄 스태퍼드[미국]) 2009-03-18 14 1732
25 [시]유성(遊星 파블로 네루다[칠레]) 2009-03-18 8 2132
24 [시]바위(옥타비오 파스[멕시코]) 2009-03-18 9 1947
23 [시]레몬 애가(다까무라 고오따로오[일본]) 2009-03-18 9 2010
22 [시]하늘에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헨리 밴 다이크[미국]) 2009-03-18 5 1862
‹처음  이전 1 2 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