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여나기 몇 달 전
그토록 힘들었던 봄날,
공원에서 자살해버린 아버지를
어머니는 끝내 용서하지 않으셨다.
아버지의 이름을
장롱 가장 깊은 곳에 가두고
어머니는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으셨지만
나는 어머니의 깊은 곳에서 두들겨대는
아버지의 주먹질 소리를 들었다.
어느 날, 내가 다락방에서
길쭉한 입과 멋진 콧수염,
깊은 갈색의 초상화를 찾아 들고 내려왔을 때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파스텔 초상화를 갈기갈기 찢었고
내 뺨을 세차게 때리셨다.
이제 내 나이 예순 넷
타는 듯, 지금도 나는 그 뺨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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