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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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순환(김철호)
2011년 04월 25일 09시 22분  조회:1461  추천:34  작성자: 김철호

순환

김철호


시간의 시작과 시간의 끝이 빙 돌아 부딪치는 점에서
모든 생명들은 다 소실되고
새로운 기호가 생기면서 100억년을 기약한
생명의 첫 씨가 첫 숨을 쉴것이다

처음 직립하여 첫발자국 떼며 인간으로 되는 고요한 아침
기여다니는 짐승들과 짐승에서 벗어나려고 주춤거리는 동료들을 바라보며
선 사람은 두 팔 벌려 허우적거릴것이다
춤의 시조가 된 허우적거림, 동료들을 불러 땅에서 앞발을 쳐들게 할것이다

생명을 죽이는 시간, 죽은 생명을 밟고 탄생하는 시간
시간은 생명이며 죽음이며 소실이며 탄생이 되여 세상을 바꿀것이다

새는 새와 토끼는 토끼와 여우는 여우와 호랑이는 호랑이와 물고기는 물고기와 벌은 벌과 딱정벌레는 딱정벌레와...
오로지 자기들끼리 맺는 종족번식에서 탈피하여
모든 생명 서로 얼키고 설키는 우주생명의 사랑시대
태양도 동쪽에서만 솟고 물도 아래로만 흐르는 지금의 진리가 꺼꾸로 되는 그런 세상에서
생명은 빛이 될수도 있을것이고 어둠이 될수도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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