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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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깃발(김철호)
2014년 02월 03일 16시 35분  조회:1537  추천:2  작성자: 김철호
깃발

김철호

긴 세월,
찢긴 복부에서 흘러나온 창자들이
나뭇가지에 걸려 말라버렸다
가볍게 가볍게 말라버렸다

긴 세월,
양수 흘러내린 계곡에서 아기의 울음소리 요란하고
생명은 생명을 딛고 일어섰다
가볍게 가볍게 일어섰다

바위에 별이 새겨지고
별을 바라보며 바람이 쏟아진다
과거가 삼켜지는 광음 속에서 별이 웃는다

긴 세월,
바람이 바람에 흩날린다
바람이 바람에 흩날리다 서버렸다
침묵의 흩날림
긴 세월...

<송화강>  2013년 제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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