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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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다.2(김철호)
2014년 03월 26일 09시 12분  조회:1205  추천:0  작성자: 김철호

바다.2

김철호


녀인이 다가서자 바다가 찢어지면서 혈흔을 보인다. 파도가 묻어 싱그러운 향기! 녀인은 손을 뻗쳐 바다자락을 잡아당긴다. 더 크게 펼쳐지는 푸른 바다의 갈기가 눕는다. 엊저녁 노을이 그랬던것처럼 아침의 노을도 파도속에서 떤다. 갈매기가 배전을 맴돌고 통통 소리지르는 어부의 목청 닮아 괴로운 우짓음 뿜는 파도의 붉은 목청. 해돋이, 붉은 피가 넘쳐 흘러오는 저 육박! 아직도 잠자고있는 너의 꿈속도 피로 흥건하리! 스마트폰속에 스며드는 적색의 풍경 너에게로 가서 색갈의 조화 맛보게 하리. 잡아당겨라, 녀인아, 꽉 쥐고 놓지 말어라. 바다에 앉아가는 사나이 붙잡고 머리채 휘날리며 혈의 세계로 가야지. 지치지 않는 갈매기의 나래에 묻은 피 바다에 떨어진다. 미운 우짖음 바다에 떨어진다.

 2013년 <도라지> 제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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