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할아버지의 시간
이타쿠라 사치코[일본]
우리 할아버지는 아흔두 살
요즘 들어 잘 걷지를 못해요
대개 방 안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꾸벅꾸벅 졸고 있어요
지금이 봄인지 가을인지
오늘이 일요일인지 월요일인지
아침인지 밤인지도
몰라요
“좋은 아침, 나 배고파요”
할아버지 배도 밥 먹은 걸 금방 잊어버리나 봐요
“방금 저녁 드셨잖아요”
엄마한테 야단맞아요
“사탕 먹어요”
내가 입에 넣어 주면
코끼리처럼 샹냥한 눈을 하고
언제까지나 빨아먹고 있어요
공기까지 느긋해져요
할아버지
시계도 달력도 필요 없죠?
지금이 언제인지
그런 거 몰라도 괜찮아요
지금은 언제나 지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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