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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동시집 《꽃씨의 이야기》 소감
전성호
들어가는 말
최근 출판된 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잘 읽었다. 주로 동년을 대상으로 하여 펼친 그의 이 동시집은 참으로 특징적이였고 매력적이였다.
여러 동시인들의 동시집들을 펼쳐놓고 보면 거기에는 정형동시도 있고 자유동시도 있으며 또 거의 모두가 감각동시도 쓰고 상징동시도 쓰며 철리동시도 쓴다. 그리고 그러한 동시들에는 거의 모두가 환상적인 성격도 깔려있고 이야기적인 성격도 깔려있으며 회화적이거나 동화적인 상상의 성격이 정도부동하게 깔려있다. 때문에 이러한것들을 가지고 동시를 분석하는 방법론으로 삼을수는 있지만 한 동시인의 특징을 잡아쥔다는것은 무리가 따른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여 본고는 다른 동신인들의 동시집과 비교를 하면서 주로 동시의 구성과《핵》(김철호동시의 경우, 매 편의 동심마다에 작자가 노린 점이 하나씩있는데 필자는 그것을 일러《핵》이라 명명하여 분석한다.)의 표출, 그리고 느낌 등 면에 걸쳐 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의 특정을 나름으로 더듬어본다.
구성의 매력
게오르크 무카치는 작품의 구성혁식을 문학의 하나의 본질적인 문제로 간주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미적형상화의 핵심적, 조직형성적 중심을 이루는 특수자에 대한 분석은 결과적으로 인식론적고찰을 넘어서는 어떤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우리들에게 미적현실반영의 본질적이고 고유한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때에 드러나는 예술작품으 구조와 미작반응의 고유성이야말로 그후에 이루어지는 좀더 구체적인 미학연구들의 대상을 이루는것이 당연하다.(게오르크 루카치, 《미학서설》. 실천문학사, 1987.4. 175페지.)
동시집《꽃씨의 이야기》를 펼쳐놓고 보면 첫눈에 잡히는것이 거의 모든 동시들이 짧고 깜찍하게 씌여졌다는 그것이다. 동시집에 첫수로 수록된 동시《나비》 등은 각기 4행, 8음보씩밖에 안되는 짧고 깜찍한 동시들이다.
김철호의 동시들이 이처럼 짧고 깜찍하게 씌여질수 있었던 원인은 동년아이들의 사고특징에 맞게 은유거나 상징에 의한 단순해답의 방법을 도입하면서《A=B》의 공식을 취하고있는 등 구성들이 간결한데에 있다.
확실히 그러하다. 그의 많은 동시작품들이 그렇게 되고있다. 이를테면《나비=꽃》, 《공작새=부채》, 《도라지꽃=보라빛오각별》, 《호박꽃=벌이네 집》, 《이슬-구슬》, 《별찌=하늘꽃》 등등. 이러한 동시들은 거의 모두 한 대상을 다른 대상으로 은유, 혹은 상징하고있지만 또 거의 모두 아이들의 사고특징에 근거하여 공간구조상에서 수평적단순련결의 방법을 사용하고있다. 그리아여 전혀 난해하지 않고 오히려 깜찍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김철호의 이 동시집에서 그중 가장 길게 썼다는 동시들도 같은 동년을 대상으로 한 다른 동시인의 동시에 비하면 도두 짧고 깜찍하게 씌여졌다.
짧게 썼다하여 무조건 좋다는것이 아니고《A=B》식의 단순해답방법을 썼다 하여 무조건 잘됐다는것이 아니다. 그 뛰여난 함축력이 많은 시어들을 절약하게 하고있고 동시들을 깜찍하게 하여주고있다는 그것이다. 그러면서도 그속에는 서정시로서의 느낌과 말하고저 하는《핵》이 제대로 갖추어져있고 독자들에게 음미와 사색의 세계도 펼쳐보이고있다. 다 알수 있는 내용을 시시콜콜 늘여놓는것보다 훨씬 돋보이는 필치이다.
따라서 이 동시집의 머리시와 동시《하늘과 바다》 등은 공간구조상에서 비록 수직공간의 구성법을 채용하고있으나 대립보다는 융합을 추구하고있고 또 합리한 상상을 동반하고있는데 이것도 맑고 단순하고 깨끗한 동심에 겨냥한것으로서 작품들을 깜찍하게 하여주는 요소라 해야 하겠다.
서시에서 보면 하늘과 땅이 수직공간을 이루고있다. 이것은 대립항이고 불변항이다. 이 작품에서는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과 아이들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작자는 역시 불변항으로 될수 있는 별과 꽃과 아이들을 가변항으로 처리하여 별들에게는 하행지향성을 부여하여 꽃과 아이들이 부러워 땅으로 내려오는것으로, 꽃과 아이들에게는 상행지행성을 부여하여 별들이 부러워 하늘로 올라가는것으로 묘사함으로써 대립항을 융합되는 하나의 동합체로 만들었다. 동심에 맞는 구상이다.
동시《하늘과 바다》 역시 그러하다. 하늘과 바다를 볼 때 하나는 우에 있고 하나는 아래에 있으니 역시 수직공간을 이루는 요소들이고 대립항이면서도 불변항이다. 하늘에서는 별들이 살고있고 바다에서는 고기들이 살고있다. 그런데 시인은 그들이 합칠수 있는 수평선이라는 매개항을 설정하고 그 매개항에서는 별과 고기들이 함께 사는것으로 묘사함으로써 역시 융합된 하나의 동합체를 만들었다. 역시 동심에 맞는 구성이다. 아이들이 시각에서만 그렇게 보고 그렇게 생각할수 있는 묘한 착상이다.
김철호동시의 구성고찰에서 또 간과하지 말아야 할것은 시제에서 제시한 사물을 시문에서 중복하지 않고 다만 은유적인 수법으로 그 이미지만을 창조하여 보여주고있다는 그것이다. 혹은 알레고리적수법으로 본래의 뜻을 숨기고있다는 그 독특한 기법이다.
동시 《나비》나《공작새》, 《도라지꽃》 등을 보면 시제에서 제시한 사물들이 시문에서는 완전히 배제되고 그 대신 나비를 그저《가지 없이도/노랗게 피고//뿌리 없이도/하얗게 핀다》고 하였고 공작새를《야ㅡ아/오빠야/빨리빨리/저ㅡ기/큰 부채》라고 하였으며 도라지꽃을 그저《빵ㅡ/터지면/보라빛오각별//산에 먼 산에/보라빛오각별》이라고만 하면서 시제에서 제시한 그 사물의 이름을 완전히 다른 사물로 대체하여버렸다. 《호박꽃》, 《친구》, 《작은 꿈》, 《시내물》, 《산골물》, 《가을하늘》, 《메아리》, 《단풍》, 《눈.2》 등 동시들이 모두 그렇게 되여있다. 그리하여 이러한 동시들은 음미할 여지를 가지게 하고 묘한 착상이라 느끼게 한다.
《핵》 제시의 매력
여느 시인들의 시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김철호의 동시들에도 모두 그 동시를 통하여 말하고저 하는《핵》들이 있다. 그런데 다른 동시인들의 동시들과 비교해볼 때 김철호 동시에서는 흔히 그《핵》들이 전반 시작풉을 통하여 암시되는것이 아니라 시문속에 명백히 제시되여있다. 김철호동시에서 보면《A=B》의 공식중 그 해답부분이 일반적으로《핵》으로 된다. 이를테면 머리시에서 보면《하늘과 땅은 별과 꽃과 아이의 나라》라는것이 그러하고 동시《공작새》에서 보면 공작새는《큼 부채》라는것이 그러하며 동시《참새》에서 보면 참새는《작아도 조 놈이 엄마새》라는것이 그러하다. 이 동시집에서 이러한 례는 얼마든지 찾아볼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핵》들이 모두 아동들의 형상사고능력에 알맞게 이루어졌기에 생동하고 다정다감한감을 느끼게 된다.
김철호동시에서 보면 이러한《핵》들은 그것을 제시하는 방법에서도 자체의 특징을 이루면서 매력을 가진다.
물론 김철호의 동시들중 동요적성격을 가진《나비》, 《호박꽃》, 《이슬.2》 등에서 보면 그《핵》들이 은유를 이룬 다른 대상물들이기에 꼭 제시되여야 하는것인데 그것이 매개 련마다에 반복되여 나타나고있다. 이를 테면《나비》에서 보면《나비는 꽃》이라는《핵》이 1련과 2련에 나뉘여 제시되였고《호박꽃》에서도 보면《호박꽃은 벌이네 집》이라는《핵》이 1련과 2련을 통하여 거듭 강조되고있으며《이슬.2》에서도 보면《이슬은 구슬》이라는《핵》이 각 련마다 다른 색으로 변하면서 강조되고있다. 그리고 역시 동요적성격을 가진 동시《해님》, 《봄바람》, 《모두 절로》 등에서도 보면 그것이 비록 은유를 이룬 다른 대상물이 아니더라도 매개 련마다에 반복되여 제시되고있다. 동시《해님》에서 보면《해님은 얼굴이 빨갛다》는것이 첫련부터 강조되고있고 동시《봄바람》에서도《봄바람이 산과 들에 푸른 물을 들인다》는《핵》이 1련과 2련에 나뉘여 제시되고있으며 동시《모두 절로》에서도 오이나 참외, 벼, 오얏나무 등이 계절에 따라 변화되는 모습이 각 련에 나뉘여 제시되고있다.
동요적성격을 가지지 않은 동시들인《도라지꽃》, 《고추》, 《이슬.3》, 《이슬.4》, 《작은 꿈》, 《오솔길》, 《산골물》, 《학교 가는 길》, 《겨울나무》, 《눈.2》 등에서도 작자가 주장하고저 하는 그《핵》들은 처음부터 명백히 제시되고있다. 이를 테면 동시《도라지꽃》에서는 도라지가《보라빛 오각별》이라는것이 첫련에서 제시되여 반복을 이루고있고 동시《고추》에서는 고추가《빨간 불덩이》라는것이 처음에 제시되고있으며 동시《이슬.3》이나《이슬.4》에서는 이슬이《겁쟁이》라거나《성미가 급하다》는것이 처음부터 제시되고있다. 또 동시《작은 꿈》이거나《오솔길》에서 보면 화자가《…집을 짓고싶다》거나《오솔길은 장난꾸러기》라는《핵》이 각 련마다에 체현되고있다. 산골물을 색상으로 나타낸 동시《산골물》이거나 농촌의 학생들은 걸어서 등교하고 도시의 학생들은 뻐스로 등교한다는 동시《학교가는 길》, 그리고 눈이나 참새떼가 겨울나무의 옷이 되여준다는 동시《겨울나무》, 쥐면 웃고 밟으면 운다는 동신《눈.2》의《핵》도 모두 그러하다.
김철호동시에서 더욱 가관인것은 그《핵》을 상술한바아 같이 앞에서 제시하지 않고 한동안 딴전을 부리면서 계기를 조성하다가 뒤에 가서 나타내는 그것이다. 이것이 바로 김철호동시의 하나의 특이한 매력이다. 이를테면 머리시에서의《핵》은 하늘의 별은 땅의 꽃과 아이들을 부러워하였고 땅우의 꽃과 아이들도 하늘의 별을 부러워하다가 하늘의 별이 땅에 내려와 꽃과 아이가 되고 땅우의 꽃과 아이들도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되는 등 과정에 대한 서술을 하다가 나주에 가서야《하늘과 땅은/별과 꽃과 아이의 나라》라는 그《핵》을 드러냈다. 동시《공작새》도 그러하다. 시인은 환성을 울리는 작중화자의 대화 마지막에《큰 부채》라는 작품의《핵》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작품으로 우리는 동시 《참새》, 《방울꽃》, 《참외》, 《꽃아이》, 《아기는 다 예뻐》, 《아가들의 말》, 《엄마와 매》, 《친구》, 《집》, 《별찌》, 《달》, 《뻐스》, 《천지물》, 《시내물》, 《가을 하늘》, 《채소의 성미》, 《바람소리》, 《하늘과 바다》, 《메아리》, 《신호등》, 《꽃가게》 등 허다한 동시들을 례로 들수 있다.
노란 비옷
아이는
노란 꽃아이
빨간 우산
아이는
빨간 꽃아이
비오는 날
우리 모두
예쁜 꽃아이
이 동시는《꽃아이》의 전문이다. 이 동시에서 보다싶이 작자가 노린 《핵》은 《비오는 날 우리 모두 예쁜 꽃아이》라는것이다. 이 《핵》의 표출을 위하여 작자는 앞에 두개의 련을 배치하여 딴전을 부리면서 그 계기를 조성하였다.
송아지는
소의 아기
마아지는
말의 아기
강아지는
개의 아기
병아리는
닭의 아기
꽃순이는
아지미의 아기
아기는
다ㅡ아 예뻐
이 동시는《아기는 다 예뻐》의 전문이다. 보다싶이 이 동시에서의《핵》은《아기는 다ㅡ아 예뻐》이다. 이《핵》의 도출을 위하여 작자는 앞에 예쁨의 이미지를 동반하는 송아지, 망아지, 강아지, 병아리 등 동물들을 렬거하면서 잠간 딴전을 부렸다.
이밖에도 동시《아가들의 말》에서는 병아리, 꼴꼴이, 강아지, 송아지 등 동물들의 울음소리에 깃든 사연을 렬거하다가《…꽃순이 울음소리는 쉬ㅡ했다는 소리》라는《핵》을 도출해냈고 동시《친구》에서는 강아지는 병아리의 친구로 되고 송아지는 강아지의 친구로 됨을 렬거하다가 태식이는 송아지의 친구임을 도출해 냈으며 동시《집》에서는 텔레비, 랭장고, 컴퓨터, 서랍, 끌신, 노리개 등을 렬거하다가 나중에《엄마아빠 없으면 서먹서먹해지는 나의 집》이라는《핵》을 도출해냈다.
그렇다 하여 필자는 모든 동시들이 김철호의 동시들처럼 꼭《핵》을 시문에 명백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예술작품은 감추는것을 자기의 매력으로 하고있다. 감추면 감출수록 좋다고들 한다. 그리고 동시인들마다 모두 자기의 남다른 개성을 갖고있다. 또 남다른 창작기법을 가지고있다. 필자는 아무튼 이와 같은《핵》의 명백한 제시가 소년기이전의 아동들만을 자기 작품의 대상으로 하고있는 김철호동시집의 사나의 특징으로 되고 또 특수한 매력으로 되고있음을 지적할뿐이다.
시적느낌과 매력
시인들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관찰을 통하여 느낌을 얻어오고 그 느낌을 시로 표현한다. 그 느낌은 경우에 따라서는 시의 주제로도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앞에서 이미 언급하였던 시의《핵》으로도 된다.
서정시에서 이런 느낌을 산생시킬수 있는 사물이나 현상은 시의 소재로 된다. 그러나 시란 결국은 느낌을 운문문체로 쓰는 문학인것이다.
동시의 경우에 으러서는 같은 사물이나 같은 현상에 대한 관찰이라 하더라도 그 관찰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그 느낌도 아이들의 느낌다와야 한다는 조건이 더 붙는다. 그리하여 동시를 일러 더 어려운 문체라 한다.
김철호의 상술한 동시집에서 보면 많은 경웅 그 해답부분이 직접적으로 시의《핵》이자 느낌으로 된다. 그리고 그 느낌이 또한 동심을 자극할만큼 생동하게 이루어지면서 매력을 갖고있다.
이제 그것을 더듬어보자.
《나비》ㅡ꽃, 《공작새》ㅡ큰 부채, 《도라지꽃》ㅡ보라빛 오각별, 《고추》ㅡ불덩이(맵다는 뜻), 《꽃아이》ㅡ비오는 날 예쁜 꽃, 《해님》ㅡ부끄러워, 미안해서 빨갛다, 《달》ㅡ겁나서 졸졸 따라다닌다, 《뻐스》ㅡ달리는 집, 《천지물》ㅡ보기엔 파래도 마음은 하얗다, 《오솔길》ㅡ장난꾸러기, 《시내물》ㅡ이야기, 《산골물》ㅡ환경에 따라 노랗고 빨갛고 파랗고 희게 변색, 《개울물》ㅡ소리내여 쉴새없이 흐른다, 《봄바람》ㅡ산과 들을 푸르게 물들인다, 《가을하늘》ㅡ높고 푸르다, 《채소의 성미》ㅡ마늘은 성깔이 사납고 오이는 맘씨가 순하고 도마도는 속이 예쁘다, 《메아리》ㅡ심술꾸러기 내 동생 같다, 《꽃가게》ㅡ다 아름답다, 《눈.1, 눈.2》ㅡ웃고 운다.
보다싶이 꽃이라거나 부채, 오각별, 불덩이, 구슬 등 사물들과 노랗고 빨갛고 흰 색상들은 모두 아이들의 시각이나 촉각 등을 각별히 자극하여 나름으로의 부동한 정감을 불러일으킬수 있는것들이고 부끄러움, 미안함, 겁남 등도 아이들의 정감생활에서 항상 봉착하게 되는 감정들이며 사나움, 순함, 아름다움, 예쁨 드으이 관념들도 아이들이 생활에서 항상 감각하고 맞다드는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울음이나 웃음, 장남을 떠날수 없고 이야기 듣기를 떠날수 없는것이다.
이렇게 볼 때 시인이 자기의 동시들에서 보여준 이러한 느낌들은 모두 아이들의 눈높이를 가늠하면서 거기에 맞추어 이루어놓은것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동시《시내물》을 례들어보자
건너 골짜기에서
흘러온 이야기와
이웃 골짜기에서
흘러온 이야기가
다리목에서 만나
더 큰 이야기 주고받으면서
거 큰 이야기 만들러 간다
보다싶이 시인은 시내물을 이야기로 상징하여 느끼고있다. 시내물이 밤낮없이 조잘거리면서 흐르는것을 한가닥의 이야기가 쉴새없이 흘러오는것으로 형상화하였다. 또 인격화된 시내물이 화자가 가보지 못한 그 신비한 곳의 이야기를 싣고 달려온것으로 느낀다고 리해할수도 있다. 아무튼 외줄로 흐르던 시내물(이야기)이 다리목에서 만났으니 더 큰 시내물(이야기)은 이제 또 다른 시내물(이야기) 들과 만나 더큰 시내물(이야기)을 만들것도 사실이다. 이야기듣기를 즐기는 동심을 흠뻑 끌어당기는 착상이다.
동사《해님》을 살펴보기로 하자.
동산에
방긋
얼굴 내밀 때
부끄러워
빨갛게
빨갛게
서산에
냉큼
몸 숨길 땐
미안해서
빨갛게
빨갛게
분명 시인은 해님을 수집음을 잘 타는 소녀로 인격화하여 느끼고있다.
처음 친구들과 대면할 때 수집음을 잘 타는 소녀애들은 흔히 부끄러워한다. 그리하여 얼굴을 붉힌다. 하루종일 친구들하고 즐겁게 놀던 소녀애는 이젠 자기가 갈길이 따로 있기에 아쉽게 이이들과 작별해야 하면서 미안함을 느낀다. 그라하여 얼굴이 또 붉어진다. 이 동시는 바로 이것을 형상화한것이다. 이이들의 생활과 밀착된 생활적인 느낌이다.
동시《천지물》을 살펴보기로 하자.
파아란
천지물
폭포되여
쏟아질 땐
하아얀
물보라 된다
보기엔
파래도
마음은
하얗나봐
보다싶이 시인은 장백산폭포의 흰 물줄기에 초점을 두고 천지물의 표면은 푸르지만 마음은 하얗다고 느끼고있다. 우리 민족의 심성을 짙게 내뱉고있는 느낌이지만 동심에도 잘 어울리는 시적표현이다.
이밖에《솔밭을 지날 때면》파랗되고《진달래산을 지날 때면》빨갛게 되고《마을앞 지날 때면》 하얗게 된다는 동시《산골물》의 느낌이거나 눈이 간지러워 웃고 아파서 운다는 동신《눈.2》 등의 개성적인 느낌들도 매우 기발하고 생신하고 매력적이다.
이리하여 김철호동시의 이러한 느낌들은 아이들에게 커다란 매력을 느끼게 한다.
덧붙이는 말
물론 이처럼 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는 그 구성으로부터《핵》의 제시, 느낌 등 면에서 매력을 가지게 하면서 적지 않은 성공작들을 배출하고있다.
그러면서 몇가지 아쉬운 점들도 동시에 내포하고있는듯 하다.
첫째, 동시《참새》, 《고추》 등을 비롯하여 부분적인 동시들에서도 시문에서 시제를 반복하지 않는 수법을 도입함으로써 김철호동시다운 풍격을 더 살릴수 있었겠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음이 못내 아쉽다.
둘째, 동시《채소의 성미》, 《바람소리》 등을 비롯하여 부분적인 동시들은 이미 완성된 작품의 뒤꼬리에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붙였다는 느낌이다. 특히《바람소리》에서는 나중에《계절따라 색다른/바람 목소리/우리들과 다정히 속삭인다》고 하였는데《겨울이면/휙휙휙/차가운 목소리》라고 한 겨울바람도 다정하게 속삭이는것으로 아이들이 감각할수 있겠는지 의문스럽다.
《중국조선족아동문학작가작품론》(연변인민출판사 2007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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