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과 사타구니 사이
여자라는 상징이 있다
벌린다는 것, 좋든 싫든 벌려야 하는
그런 구조가 있다
여학교 때 체육선생은
개각(開脚)하는 아이들 등을 꾹꾹 눌러
나무젓가락 가르듯 기절시키곤 했다
꼭 그래야 했을까
간혹 젓가락이 반듯하게 나뉘질 않고
삐뚤어지거나 엇나가는 건
젓가락의 저항이다
말 못하는 다리의 저항이
삐긋 다른 길로 들게 했을까
와리바시란 이름 딱지 영 못 떼고
생을 마감하는 불운처럼
사타구니 불안을 영 마감할 수 없는
여자이야기,
참 길고 질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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