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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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만천성의 가을은 좋아라!(김철호)
2008년 10월 05일 14시 44분  조회:2189  추천:38  작성자: 김철호

                                                   만천성의 아름다운 풍경



ㅡ울긋불긋 타오르는 단풍속에 백의녀 우뚝 솟아

 

10 5, 우리일행이 만천성풍경유람구에 도착했을 때는 단풍철의 찬란함이  고조를 이루고있을 때였다. 10.49평방킬로메터의 호면을 둘러싸고있는 준령의 초목들은 땅을 가르고나온 불씨와도 같은 단풍잎들에 울긋불굿 타올라서 화려가을의 장쾌한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있었다.

왕청현관광국 국장을 지내면서 만천성풍경유람구를 구상하고 설계, 건설하는데 유력한 작용을 하다가 지금 왕청현문련 주석으로 활약하고있는 장문일씨가 나루터에서 우리를 반겨주었다. 9월부터 미모를 자랑하기 시작한 만천성룡구도정상에 우뚝 솟은 백의녀대형조각상을 구경하러 오라고 초청했다면서 그는 멀리 바라보이는 산정의 새하얀 조각물을 가리켜보였다. 파란 호수우에 우뚝 솟은 산정의 정상부위에 하얀 조각물이 아득하게 보였다.

우리는 유람선에 올라 호수를 건넌후 룡구도호텔에 짐을 부리우고 그대로 백의녀조각상이 있는 산정을 바라고 걸음을 재우쳤다. 룡처럼 구불구불 꿈틀거리며 뻗어내려온 암벽우에 콩크리트로 다져놓은 계단이 있어 오르기가 한결 수월했다. 세멘트와 모래를 등짐으로 져올려 한계단 두계단 다졌다고 한다.

조금 오르니 량옆의 파란 호면이 발아래로 보이였다. 노란 참나무잎이 익어있는 가지새로 내려다보이는 호면의 푸른 색갈은 참으로 현란하기만 한테 파란 비단우에 울긋불긋 단풍물이 올라있어 말그대로 금상첨화였다. 동행인 작곡가 김경애씨와 녀류시인 최은희씨는 연변에 이처럼 산수가 어우러진 풍경구가 있는줄 몰랐다면서 연신 혀를 찼다. 여러번 만천성을 다녀온적있는 수필가이며 문학평론가인 장정일씨는 멀리 뻗어있는 호면을 가리키면서 유람선을 타고 몇시간이 좋이 걸려야 한바퀴 돌수 있다고 그녀들에게 설명해주고있었다.

오를수록 만천성의 멋진 모습이 더욱 가관으로 눈에 안겨들었다. 오른쪽을 둘러보아도 파란 호수요, 왼쪽을 둘러보아도 파란 호수, 우리가 걷고있는 산정은 말그대로 파란 물에 둘러싸여있는 하나의 섬이였다. 멀리서 유람선이 조용한 수면에 큼직한 물자욱을 새기면서 괴물처럼 흘러온다. 유람선에 앉은 사람들은 흥겹게 손을 젓고있었다. 이번엔 저쪽으로부터 뽀트가 달려오고있었다. 뽀트는 재간있는 재봉사가 가위로 푸른 비단을 가르는듯 쏜살같이 미끄러져갔다.

아무리 좋게 다져놓은 콩크리트길이라 해도 가파른 절벽길인지라 오르기에 여간 숨가쁘지 않았다. 그러다가 요행 내리막길이 나타나면 모두들 가볍게 몸을 쉬우면서 씽씽 내려가기도 했다. 절벽길을 올랐다내렸다 하면서 정상을 톺느라니 백의녀조각상도 점점 크게 륜곽을 보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커다란 동굴이 앞에 나타났다. 장문일씨는 관광객들의 안전과 유람구의 운치를 더해주기 위해 바위를 뚫고 저쪽으로 통하게끔 인공으로 동굴을 뺀것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동굴속에 들어서니 여간만 시원하지 않았다. 몇사람이 마음대로 팔을 휘저으며 걸어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넓은 20메터쯤 되여보이는 동굴속은 더위를 피하기에는 참으로 제격인 휴식터였다.

동굴을 빠져나오니 다시 내리막길, 쉽게 내리막길을 내린후 다시 숨을 몰아쉬면서 오르는 절벽 중턱에 큼직한 거부기조각이 누워있었다. 일행은 조각상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긴후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금껏 룡의 허리를 타고 여기까지 온것이였다. 룡구도호텔이 들어앉아있는 널다란 곳은 장문일씨의 설명처럼 클림없는 거부기였다.

장문일씨는 거부기와 룡이 드러누워있는 룡구도의 전경을 가리키면서 룡구도에는 룡과 거부기의 풍류스러운 전설이 깃들어있다고 했다.

옛날 룡구도에 거부기부부가  살았다. 그런데 안해거부기가 바람기가 심해서 남편거부기는 마음을 놓을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거부기는 먼길을 떠나게 되였다. 떠날 남편거부기는 자신의 역한 배설물로 집주위를 금그어놓았다.

그러지 않아도 음심을 품고있던 동해의 룡이 어느새 소식을 듣고 구름을 타고 날아왔다. 그러나 배설물로 금그어놓은 속으로 도무지 들어갈수가 없었다. 안해거부기는 애타게 기다리다 못해 몸소 나와서 룡을 업고 집안으로 들어가 운우지정을 나누게 되였는데 정이 어찌도 깊고 뜨거웠던지 동품한 그대로 굳어져버린것이 저렇게 한덩어리가 도여 여직껏 있다는것이다.

장문일씨의 옛말에 도취되여 웃음을 주고받으면서 일행은 다시 걸음을 다그쳤다.

정사에 지쳐 수만년을 굳어진대로 있는 거부기와 룡의 풍류이야기가 깃들어있는 룡구도는 드디여 정상ㅡ룡두를 드러냈다. 우리는 언감생심 룡의 머리우에 성큼 올라섰다. 바로 머리우에 웅장한 백의녀조삭상이 하얀 웃음을 머금고 기다렸다는듯이 우리들을 반겨주었다. 룡구도언저리로부터 여기까지 우리는 1200메터 로정을 걸어올라온것이다.

이 백의녀조각상은 높이 18메터, 무게 500톤입니다. 530만원이 투자되였지요.

! 엄청난 미녀이군요!

룡구도정상에 미녀를 모셔오기 위해 50만원을 투자하여  부암촌으로부터 산령을 따라 길을 뺐다고 한다. 사천미술학원에서 설계하고 제작한 미녀의 옹근 몸체는 90개의 커다란 석재로 무어져있는데 가장 작은 석재가 6, 가장 석재는 13! 호면에서 220메터의 정상에 우뚝 솟은 백의녀는 틀림없는 우리 조선민족을 상징하는 녀인상이였다. 마늘을 오른손을 가슴언저리에 포근히 품고있고 한모숨 쥐고있는 왼손을 가벼이 드리우고있는 녀인은 멀리 파란 하늘 끝을 하염없이 바라보고있었다. 볼수록 다정하고 아름답기만한 백의녀는 파란 호면우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향기로운 웃음을 흘린다. 웃음에 유혹되여  관광객들이 매일 여기에 모여드는것이 아닐가.

작년에는 87000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는데 금년에는 훨씬 더 많을겁니다. 78월에 일평균 20003000명이상씩 다녀갔으니말입니다. 올 때 보았겠지만 배초구에서부터 여기까지 이미 콩크리트길이 닦아져있어 많이 편리해졌습니다.

장문일씨는 천메터문화주랑, 기원당, 민속촌, 식물원, 민속박물관, 명인관, 스키장, 천녀각, 종고쌍탑, 성급(星級)호텔 만천성의 건설계획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면서 왕청의 관광업에 대해 락관했다. 백두산을 순수자연 그대로의 경관이라고 하면 만천성은 인문경관ㅡ인간의 가공에 의해 자연의 수려함이 더욱 도드라지게 묘사된 작품이라는것이다.

우리는 장문일씨의 자랑넘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름다운 흰옷의 녀인을 다시다시 우러러 보았다.

 

( 이 기행문은 2002년 10월 연변일보에 실린것이고 사진은 금년 2008년 10월 1일ㅡ2일에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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