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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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시(포르)
2009년 02월 12일 16시 01분  조회:613  추천:11  작성자: 김철호
집시여, 숲 저쪽에서 흐느껴 우는
네 바이올린 소리에 해가 기운다

네 차르다시와 가녀린 가락이
나무잎을 헤집는 산들바람과 같이
내 고통을 건드리고 있다

제비가 둔덕에서 은빛으로 물구나무 선다
황색 길다란 저녁 놀이 구름사이로
한줄기 흘러나와 떨고 있는 지평에
악기 활처럼 다가선다
들어보라,
흙이 고요히 노래하고 있다

광야가 온 몸으로 조그만 신음소리를 냈다

죽어버린 아름다운 사람을 위하여 나는 운다
죽고만 수많은 사람들을 나는 생각한다
아, 아, 얼마나 수많은 구름이 나의 국토를 지나갔던가

집시여, 숲 저쪽에서 흐느껴 우는
네 바이올린 소리에 해가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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