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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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높이 오름(보들레르[프랑스])
2009년 03월 18일 14시 29분  조회:1063  추천:13  작성자: 김철호


못들 위로 골짜기 위로
산과 숲과 구름과 바다들 위로
태양 저 너머 하늘 저 너머로
별 박힌 천체들 끝 저 너머로

내 정신아 너는 날렵하게 움직여
물결 속에 넋을 읽은 근사한 헤엄꾼처럼
그지없고 씩씩한 쾌락을 맛보며
드깊은 무한을 희희낙락 누빈다

이 병든 독기에서 썩 멀리 날아가라
저 높은 공기 속으로 가서 깨끗해져라
그리고 깨끗하고 거룩한 술을 마시듯
맑은 공간에 가득 찬 밝은 불을 마시라

안개 자욱한 삶을 잔뜩 엎누르는
갑갑증과 엄청난 시름들을 뒤로 하고
맑게 빛나는 들 쪽으로 힘찬 날개로
내닥칠 수 있는 몸은 행복하구나

자기 생각들이 종달새 떼 처럼
아침이면 자유로이 하늘나라로 날아올라
ㅡ 삶을 굽어보면서 꽃들과 말없는 것들의
그 말을 쉽사리 알아듣는 사람은 행복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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