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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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내가 즐기는 연변의 시

[시]곰(남영전)
2009년 04월 14일 10시 41분  조회:1297  추천:16  작성자: 김철호

우람한 산악을 끄는 그림자
 엉기적
   엉기적 
      엉기적

덩쿨풀 뒤얽힌 어두운 수풀을 지나
물풀 우거진 황량한 수렁창 건너
     유구한 세월 엉기엉기 기어나와
     쓸쓸한 굴속에 갇혀 살았더라
쓰고 떫은 쑥맛 볼 대로 보았고
창자 끊는 마늘맛 씹고 씹었다
     별을 눈으로
     달을 볼로
     이슬을 피로 삼아
련꽃처럼 예쁘장한 웅녀로 변하여
이 세상 정령의 시조모 되였어라
도도한 물줄기 현금 삼아 팅기고
망망한 태백산 침상으로 꾸렸나니
천궁의 천신들 모셔다
      신단수 아래 즐기게 하고
숲속에서 황야에서 바다가에서
      아들 딸 오롱조롱 자래워
사냥, 고기잡이, 길쌈도 하며
노래하고 춤추면서 즐거이 노닐었거늘
      세상은 일월처럼 빛나서
      천지를 쨍하게 비추었더라
더운 피와 열물 젖삼아 마셨기로
어진 성미에 너그러운 풍채 갖추고
억센 의지와 의력은 근골이 되고
발톱은 쟁쟁 소리나는 도기와 활촉으로 되어
      애탄이 무어랴
      구걸이 무어랴
      길 아닌 길을 헤쳐
      죽음길도 뚫고 나갔어라
일월을 휘여잡은 자유위 넋이여
신단수 아래서 장고치며 춤추던
우리네 시조모,시조모여
 
엉기적
   엉기적 
      엉기적
우람한 산악을 끄는 그림자
태고의 전설 속에 엉기적
백의의 넋속에 엉기적 
요원한 미래속에 엉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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