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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직려행을 떠났던 마국장ㅡ지금은 그저 마국철인 마령감이 달포만에 돌아왔다. 그간 해변가 모래밭에서 피부를 그슬린 탓에 벌거우리해진 얼굴에 퍼그나 젊은 기운이 돌았다. 아직은 능히 지도직책을 더 맡을수 있는데도 빌어먹을 나이때문에 물러서잖으면 안되게 됐던 그다. 능력이 있으면 3, 5년을 더 책임지울수 있다는 문건이 있는데도 기어이 자리를 내라는 통에 훌쩍 리직휴양려행단 행렬에 끼이고말았던것이다.
“여보, 내가 왔소!”
울안에 들어서자 마국철이 소리쳤다.
혼자의 목소리가 쩌ㅡ엉 울릴뿐 대답이 없다.
성큼 퇴마루에 올라서면서 마령감은 타고난 색스폰소리같은 목청을 터쳤다.
“여ㅡ보ㅡ오!”
그래도 잠잠하다.
“이게 어데 가 뒈진게 아니야!”
색스폰소리는 고음 쏘까지 올라갔다.
“애개개…”
어디선가 로친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객실문이 여닫기는 소리, 정주 미닫이가 드륵ㅡ열리는 소리가 분주히 들리는가싶더니 현관문이 펄쩍 열린다. 키작은 로친의 양파대가리같은 머리가 불쑥 튕겨져나왔다.
“왔어유?”
함박 웃음을 오르라문 얼굴에 겁기가 좀 서린 비굴함이 살짝 발려있었다.
“퉤!”
아까부터 혀끝으로 뚜져내다 못뚜져내서 애나 죽을것 같던 고기찌기가 금방 빠져나왔다. 괘씸한 그 고기찌기를 탁 뱉아버리는 순간, 에익 시원하기만 했다.
로친은 낯을 찡그리면서도 웃음만은 그냥 발라둔채 령감 손에서 퍼그나 무거워보이는 크렁크를 받아쥐였다. 그리고는 옆으로 몸을 탈면서 령감이 들어가게끔 쯤을 내주었다.
현관문을 가로타던 마국장ㅡ지금은 그저 마국철인 마령감은 머리를 돌리면서 로친께 부탁의 말씀을 올렸다.
“트렁크를 조심하오. 마사질게 있소.”
“뭔데유?”
“글쎄 그런게 있어!”
그러고는 성큼 문턱을 넘어섰다. 그런데 아불싸! 뒤따르던 로친의 얼굴이 그만 새파랗게 질린다. 마령감이 무릎노리를 붙들면서 그자리에 폴싹 물앚고있었던것이다. 댕댕하게 켕긴 얼굴은 파랗다못해 까맣게 색이 죽어간다. 이마의 퍼런 힘줄은 푸들푸들 뛰고 입술은 파르르 떨린다.
풍이 오는게 아닌가? 로친은 트렁크를 덜렁 놓으면서(주의를 준걸 깜박 잊고) 령감께 다가갔다.
“왜 이래유? 갑자기…”
“으흐흥… 아이쿠…”
마령감이 연신 무릎노리를 주물러대면서 서슬이 돋친 눈을 험악하게 지릅뜨고 오만상을 찡그린다.
“아파… 아파… 뒈질… 이건… 아이쿠…”
“참, 령감님두, 눈은 보라는겁지 뭐 띠꼬리에 지르구 다니라구 뚫어진겐줄 알아유.”
“아이쿠… 이건 갑자기 어데서 나진 물건짝이야?”
“호호… 순철, 그 사람이, 아니 그 김국장어른이 가져온거예유.”
“그 자식은 왜 이따위걸 가져왔대?”
“볕쬐임이랑 할 때 베란다에다 내다놓고 앉으면 좋다더구만유.”
“좋긴 뭐가 좋아. 정 생각해줄려면 차라리 흔들의자나 가져올게지. 더럽게…”
“그렇게 생각했다가 괜뒀다더구만유. 베란다가 그닥 크잖지 또 령감은 사무실에서랑 언제나 까딱않고 앉아 사무를 보는 습관이랑 있다면서유. 그래서 이렇게 네발이 든든한 의자를 손수 만들어온게라누만유.”
“뭐, 손수?”
한달전의 마국장ㅡ지금은 그저 마국철인 마령감은 자기 무릎을 쳐놓은(사실은 자기가 박았지만) 장본인ㅡ꽤나 그럴듯하게 만들어져보이는 의자를 아니꼽게 보면서 간신히 허리를 폈다. 숨이 좀 돌아서는 모양이다.
“자식, 국장자리에 올려놨더니 할일 없는 모양이지. 이따위걸 다 만드는걸 보니. 다들 눈이 멀었지. 나두 멀구… 쯧쯧… 그런데 그자식 언제 이런 재간을 익혀뒀나?”
“순철이… 아니, 김국장, 그 어른네 집의 가구는 말짱 손수 만든거라더구만유. 대학 두개씩 나오면서 어느새 배워둔 재간인지 참 능력있는 사람이라니깐유.”
“자식, 부국장질 합네 하면서 전문 못된 짓만 해댔군. 뒈질…”
마령감은 덩그렇게 놓여져있는 의자를 이리저리 흔들어보았다. 무릎이 아직도 새큼해나는 모양, 한손으로 계속 주물러댄다.
“이게 견딜가?”
찔끔 로친을 쏘아본다.
“참나무로 만들었다던데유.”
령감의 우람진 체구를 바라보며 로친이 힐끔 눈길을 던진다.
마령감은 석마짝같은 엉뎅이를 의자레 털썩 실었다. 삐꺽, 어데선가 들리는 의자의 신음소리다. 그는 엉뎅이를 이리 움찔 저리 움찔해보았다. 삐꺽소리가 다시 없었다. 틀림없이 소리가 난것 같은데… 머리를 수그리면서 자꾸 엉뎅이를 비탈아보았으나 소리가 나지 않았다.
“금방 무슨 소릴 못들었소?”
“글쎄유.”
마령감은 석마짝같은 엉뎅이를 자꾸 들었다놨다 하면서 신경질을 부렸다. 꼭 못쓰게 만들어야 시름을 놓을 잡도리 같다.
“여보쉬, 그게 쇠붙이루 만들었대두 못배기겠어유. 그렇게 둔중한 몸집으로 조겨대면 돼유?”
마령감은 눈을 흘기면서 로친의 양파대가리같은 동그란 얼굴에 박힌 좀 불룩 튕겨나온 밉상한 눈을 쏘아보다가 벌떡 일어나 객실로 들어갔다.
…
오전나절의 해볕은 참 좋았다. 쨍하니 쏟아지는 해볕이래도 아직은 독기가 오르잖아 볕쪼임하기가 안성맞춤이다. 마령감은 달포가량 해변가에서 이런 해볕보신을 단단히 한탓에 그새 퍼그나 허리통에 힘감각이 커보였다. 마령감은 베란다에 나서서 쏟아져내리는 해볕을 맘껏 쏘이면서 태권도도 아니요 무술동작도 아닌 즉흥적인 동작ㅡ주먹질, 발길질, 머리질을 해대다가 갑자기 기능잃은 기계사람마냥 허공을 긋던 주먹질을 그대로 둔채 굳어져버렸다.
“저, 여보!”
“예ㅡ에”
로친의 목소리를 듣고야 동작을 풀면서 머리를 돌린다.
“거, 의자를 들어오오. 베란다에 놓고 해볕쪼임이랑 하라고 우리 그 김국장어른님이 만들어왔다는 그걸말이오. 나 좀 앉아 보게스리.”
“무거운걸 내가 어떻게…”
로친의 짜증섞인 말이다.
“그것 하나 못들 주제면 서산에 가 등록하고말거지 숨통은 왜 품고다녀.”
마령감은 눈을 지릅뜨고 방안을 노려보면서 씹어삼킬듯이 이발을 악문다.
“당장 못들어올가!”
“예ㅡ에.”
로친의 천만 주눅이 든 목청이다.
키작은 로친이 양파대가리같은 머리를 갸우뚱거리면서 간신히 의자를 들어왔다. 문턱을 몇개 넘느라고 무척 힘겨웠던 모양, 주름이 쪼골쪼골 패인 이마에 땀방울이 뾰족뾰족 내돋혔다.
한달전의 마국장ㅡ지금은 그저 마국철인 마령감은 의자를 닁큼 받아서 쾅 소리나게 콩크리트바닥의 베란다에 놓았다. 그리고는 또 그 석마짝같은 엉뎅이를 의자에 쾅하고 놓았다.
잠시 만족스러운 표정이 흘렀다. 한달전 마국장답다. 위엄도 있고 자태도 의젓하다.
“떨그럭…”
(엉?)
마령감은 자취소리 들은 토끼마냥 눈을 휘둥그래 뜨고 귀를 벌쭉 강구었다.
“금방 떨그럭 하는 소릴 들었지?”
마령감은 다시 힘껏 엉뎅이질해댔다.
“떨그럭, 떨그럭…”
확실히 소리가 났다.
로친은 아첨기가 함빡 발린 웃음을 날리면서 금덩이가 떨어지는 소리라도 들은듯이 령감 보고 좋아했다.
마령감은 눈살을 치키면서 음흉하게 웃는다. 눈에서는 적의의 빛까지 번뜩거렸다.
“떨끄럭, 떨그럭…”
석마짝같은 엉뎅이를 흔들 때마다 그 소리가 더욱 요란하다.
“이렇단말이오. 편안히 해볕쪼임을 하라고 손수 만들어왔다는 의자가 이렇게 떨그럭대니 편안할수가 있소?”
의자에서 내린 마령감은 다시 두 손으로 의자 등받이를 거머쥐고 마구 흔들어댔다. 떨그럭소리가 분주하다. 머리를 수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의자를 흔들던 마령감의 입귀가 갑자기 일그러지면서 눈꼬리에 다가가 붙는다.
“의자다리가… 하하… 의자다리가…”
“의자다리가 왜요?”
“짝짝이란말이요. 여보, 사람도 한쪽 다리가 길고 한쪽 다리가 짧으면 어떻게 서있게 되는지 알겠지? 또 걸을 때면 어떤 꼬락서니니라는것두말이요?”
“그게사 삐뚤스레 서있게 되고 걸을 때면 뻐꾹, 뻐꾹…”
로친은 제법 절름발이상까지 해보였다.
“하하하…”
마령감은 못참겠다는듯 웃음보를 터뜨렸다. 남들의 병집을 뚱겨주고 쩔쩔매는 꼴을 볼 때마다 잘 웃던 그런 호걸찬 웃음을 껄껄 웃었다.
“이런 주제에 뭐 의자를 만들어 선물한다구. 흥, 무슨 일이나 이따위로 어설프단말이요. 난 의자를 만들라면 이렇게 만들진 않겠소.”
“당신, 톱질 한가락 할줄 알던가요, 못질 한망치 할줄 알던가요? 목수일엔 숙맥이면서두 흰소린…”
“뭐야, 안하니 그렇지, 한다면 그렇다는거야. 잔말말구, 냉큼 톱을 가져와!”
“톱은 왜서유?”
“이 다리갱일… 저기 저 긴쪽을 좀 잘라버려야겠어.”
“당신 되겠어유?”
“이런… 어서 못가져오겠어!”
“에ㅡ에”
양파대가리가 깜쪽같이 집안으로 사라져 들어가더니 또 깜쪽같이 나타났다.
조금후 녹쓴 톱 한자루가 한달전의 마국장ㅡ지금은 그저 마국철인 마령감의 손에 쥐여졌다. 로지심이 금방 벼린 선장을 손에 들고 우쭐대면서 득의에 차서 히쭉 웃던 때보다 더 양양해서 녹쓴 톱을 흔들어댄다.
무릎을 꿇고 엎딘 마령감은 머리를 콩크리트바닥에 착 붙이고 한쪽 눈을 지긋이 감고 역사하다가 콩크리트바닥과 의자다리 시이에 손톱눈의 4분의 1 되나마나한 쯤사리가 있는것을 발견했다. 연필꽁다리로 길다고 보여지는쪽의 의자다리에 벨만큼 겨냥해 금을 그었다. 그리고는 멱딴 돼지를 엎어놓고 튀할 때처럼 의자를 희뜩 엎어놓고는 금이 긋긴 자리에 톱날을 걸었다.
“자, 붙잡소!”
로친은 거세당하는 수퇘지 다리갱이를 붙잡듯이 걸상다리를 붙잡고 올롱한 눈길로 령감만 바라볼뿐이다.
“스륵, 스륵…”
녹쓴 톱이긴 하나 그만하면 괜찮게 베여지였다.
걸상이 옳바로 놓였다. 다시 석마짝이 메쳐졌다.
“떨그럭…”
의연히 어데선가 재수없는 소리가 들린다. 마령감은 머리를 빼끔 하면서 의하스런 귀를 강군다. 틀림없이 떨그럭소리가 났다. 다시 엉뎅이를 탈아보았다. 계속하여 소리가 났다. 마령감은 사타구니새로 의자다리를 굽어보면서 이마살을 잔뜩 찡그린다.
(무슨 놈의 감투끈이람. 금방 긴쪽 다리갱일 베버렸는데두?)
마령감은 다시 콩크리트바닥에 코마루를 붙이고 한쪽 눈을 지긋이 감았다.
음, 좀 훤해보이는 쯤새가 알렸다. 길다고 베버린 다리가 아니라 이번에 저쪽것을 베여버려야 했다. 금방 너무 들이벤것 같았다. 이쪽 다리갱이에다 손톱눈으로 금을 긋고(연필꽁다리가 어디로 굴러갔는지 찾을 방법이 없었다.) 다시 의자를 휘뜩 엎었다.
로친은 라태함이 없이 그 짧고 약한 팔로 의자다리를 붙잡아주느라고 성의를 다했다.
“스륵, 스륵…”
다시 의자가 옳바로 놓여지고 석마짝이 쿵 메처졌다. 음, 마령감의 입귀가 실룩한다. 이번에야 하는 배심이 기분좋게 입가에 발려졌다.
량감님의 대사에 한몫 알뜰한 힘을 보태줬다는 자호로 어깨가 달싹해진 로친은 손바닥을 살살 비비면서 해시시 웃는다.
석마짝이 아무리 굴려져도 의자는 벙어리 그대로이다. 그럼 그렇겠지.
“어떻소?”
“소리가 없어유.”
“보오. 이제야 내가 톱질 한가락 할줄 모르는 놈이라고 비웃질 않겠지.”
“호호호…”
호들갑스레 웃으면서 양파대가리를 흔들던 로친의 입이 갑자기 조금 뾰죽이 삐여져 나온대로 그만 고정되여버렸다. 눈길도 퍼그나 놀람스럼 모양, 까딱 움직이지 않는다. 의자다리쪽을 뚫어지게 쏘아보던 로친은 령감의 잔등을 조심스레 앞으로 민다.
“몸을 좀 앞으루 숙여유. 그렇지, 뒤다리가 들리게스리. 응 됐어유.”
로친의 손엔 나무쪼각이 쥐여져있었다.
“이게 다리밑에 끼웠더구만유.”
로친은 퍽 송그스런 모양이다. 구슬픈 눈길로 령감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톺았다.
로친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떨그럭소리가 화답이라도 하듯이 징그럽게 들렸다. 마령감은 다시 콩크리트바닥에 이마를 대고 의자다리를 들여다보았다. 저런, 저쪽 다리갱이가 콩크리트바닥에서 이렇게ㅡ손가락두께만큼이나 들여있었다. 엄청난 간격이 일견에 알렸다.
(너무 벴군.)
스륵스륵…
떨그럭 떨그럭…
스륵스륵…
떨그럭 떨그럭…
…
…
“여봐유, 이렇게 한정없이 베기만 하면 될가유?”
“무슨 놈의 잔소리가 이리두 많아!”
잘못된것이 다 로친의 탓인양 쏘아보는 마령감의 눈길엔 불꽃이 튕겼다.
스륵스륵…
떨그럭 떨그럭…
한달전의 마국장ㅡ지금은 그저 마국철인 마령감의 이마에선 구슬같은 땀방울이 시내물처럼 흘러내였다. 그러나 마령감은 결사적이였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 빌어먹을 다리갱이들이 걸맞지를 않는다. 이쪽이 길잖으면 저쪽이 길고 이쪽을 베면 저쪽이 들리고…
인젠 한뽐은 남아 베버린것 같다. 멋지던 의자가 단통 앉은뱅이 의자로 돼버렸다. 이런 꼴불견이라구야. 의자라기보다 아이들이 타는 썰매라고 하는편이 나을것 같다. 그래도 한달전의 마국장ㅡ지금은 그저 마국철인 마령감은 손을 뗄념없이 머리를 콩크리트바닥에 착 붙이고 눈초리를 실오리처럼 만들어가지고 어느 다리갱이가 더 긴가고 가늠해보기를 그만두려 하지 않는다.
“꽉 붙잡으란 말이오. 오뉴월 손 언놈이 남의 일하듯이 너펄뜨레 붙잡지 말구 좀 성의를 보이란말이오.”
마치 여지껏 모든 잘못이 다 로친이 잘 붙잡아주지 않는탓에 있는듯 으르렁대는 령감을 주눅이 들긴 했지만 반항기가 서린 눈으로 곱잖게 쏘아보던 로친은 다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의자다리를 잡는다.
손가락두께만큼에다 그어놓은 금에 톱날이 걸렸다.
스륵스륵…
한창 내려가던 톱날이 뭔가에 걸려 턱 서렸다. 그통에 의자를 붙잡고있던 로친이 휘청 끌리면서 몸을 가누지 못하다가 의자다리를 붙잡은채 비틀 몸을 쌔리웠다. 찰라, 톱날이 비탈리면서 쟁그랑 끊어지고말았다.
한달전의 마국장ㅡ지금은 그저 마국철인 마령감의 얼굴은 단통 문어대가리처럼 시뻘개졌다.
로친의 얼굴은 7월의 떡갈나무잎처럼 새파래졌다.
콩크리트바닥에 버티고앉아 한손으로 가슴을 문대면서 다른 한손으로 콩크리크바닥을 쓸던 로친이 갑자기 새된 소리를 질렀다.
“이 바닥을 좀 봐유. 이쪽이 이렇게 꺼져있었구만유. 여기에다 의자를 놓으니 그 다리갱이가 방정할수 있었유.”
엉?
마령감은 둥굴소 눈이 되여 콩크리트바닥을 바라봤다. 꺼져있는 자리가 일견에 알렸다.
한달전의 마국철ㅡ지금은 그저 마국철인 마령감은 씩씩 황소숨을 톺더니 발을 탕 굴렀다.
“도끼를 가져와!”
소리를 꽥 지르면서 광기어린 눈길을 휘저었다.
로친의 조금 빼여져나온 밉상이눈이 금방 빠질것만 같다.
“도끼를 해선 어쩌려구요?”
“이런 잔소리라구야! 가져오라면 가져오는거지!”
“예ㅡ에.”
로친은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집안으로 사라져버렸다.
1997년《천지》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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