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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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향순속은 삶의 지혜
2014년 07월 29일 16시 25분  조회:4468  추천:2  작성자: 김인섭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속담을 우리말로 환원하면 입향순속(入鄕循俗)이된다.인구(人口)에 심심찮게 회자(膾炙)되는 이 금언(金言)은 되뇌거나 뜻풀이가 지극히 쉬운데 몸으로 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한국 땅에서 팥죽땀을 휘뿌리며 살아가는 겨레들 다부분이 현지 생활에 만족하고 재빠르게 주위와 친화되는 현실에 대비해 차별시와 멸시를 당했다고 쓰라림을 호소하며 여기저기 군데군데가 유감스럽다고 투덜대는 친구들도 자주 만났다.이런 불적응증이 원인이 되어 일상 생활은 물론 작업 현장에서까지도 상당한 트러블이 발생하며 수토불복(水土不服)으로 신심뇌(身心惱)을 사서 하는 심적현상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너무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닌 같다.
 
한국인 친구들과 재한 조선족들의 생활상을 담론하였었다. <오래 거주한 동포들이 중심이 되고 최근에 출입국 정책이 완화되면서 한국의 여러 곳에 차이나 타운이 형성되었고 그 거주는 집단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상당한 부분은 자기 본연의 가치관과 관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동시에 한국 사회의 저질적 문화 단면을 려과없이 받아들이면서 주민들의 빈축을 사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현지인들이 아니꼽게 보고 선입견을 가지는 주원인이 된다는 것이다.이러한 이미지는 도처에서 동족을 낮춰보는 현상을 유발시키고 표리량면(表裏兩面)으로 묘시(藐视)하는 태도로서 표현된다.한국의 시각을 맞추려는 마음가짐이 한 줌도 안되는 사람이 푸슬하다.>는 친구의 하소연이다.리치에 닿는 듯한 말 같았다.
 
과거의 동료들도 진담으로 비스름한 견해를 피력하였다.시도 때도 없이 술에 얼큰하여 입싸움 몸싸움에 고함지르며 로상방뇨까지 빈발하는 게지레한 언동들이 시빗거리가 된지 오래다는 것이다.쩍하면 코를 세우고 뿔을 내밀고  아집을 부리는데다 매체에 이따금 등장하는데 상당한 폭력 경향,도로 무단횡단와 쓰레기 무단투기 등 거친 행동도 지역민들과의 마찰을 부르는 원인이 된다.거주국의 생활 습관과 문화 습득에 상당히 둔감하며 법집행 의식이 희박하기로 말이 아니란다.비록 소수인이지만….등등의 원성이 여기저기서 표출되는데 조선족들에게는 별일도 아닌 같은 사사건건들이 한국인들인 속에서는 어두운 인간군 이미지로 각인되는 것이다.
 
현지인들과의 문화적 충돌과 트러블은 언녕 백일하에 나타난 사실이다.그 원인은   여러갈래일테지만 근본 문제는 살려고 찾아간 우리들의 자세에 있다고 봐야 한다.시야비야와 가타부타는 차치물론하고 우리가 눈치 빠르게 주위 판단을 잘 하고 그들의 심사를 미리아리로  알아채고 발빠르게 비위를 맞춘다면 결코 발생할 수 없는 일들인 것이다.넓은 아량으로 대방을 포용하고 대방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경청하며 설령 아니꼽게 보이더라도 인내성을 가진 성숙된 인간의 모습으로 슬기롭게 넘긴다면  존중과 례우가 저절로 따라오는 게 인간사회이다.  
 
한국 문화와 사회의 일상 관습 및 법질서를 외면하고 자기만의 재량(裁量)과 잣대로 남의 물건을 가로세로 재어대고 지동지서(指東指西)로 덜덜거린다면 마음고생을 자초하는 건 물론 살아간다는 서식(棲息) 자체까지 위협 받을 것은 뻔연하다.당연히 존재하는 차이와 대방의 의사를 무시하고 내 주장만 펼친다면 결국은 길을 잃고 지동지서(之東之西)하며 꼼짝 못하는 미아(迷兒)의 신세로 되고 만다.이 부류 친구들이 적지 않다는 생활 경험자들의 충고이다.중한 교류의 초기에 이런 불화의 고전을 겪었었는데 아직도 지속된다면 시세에 너무 둔감한 것이다.
 
일취월장(日就月將)하는 세계에서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는 한반도와 불가분리의 수어지교(水魚之交)로 관계로 될 것은 다 알고 있는 현실이다.특히 한국 땅에서의 광범위한 생계형 생활은 현재가 진행형이지만 미래에도 지속형일 것은 틀림없다.그렇다면 우리는 유감、원망、실망、분노와 같은 배타적인 모순감정을 품기보다 입향순속의 슬기로서 대방을 리해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심리적 조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유일하게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약소민족인 조선족들에게 있어서 입향순속의 리치는 더덜이 없이 통습(通習)하고 확수(確守)하고 명패(銘佩)해야 할 좌우명(座右銘)이고 삶의 철학이다.부동한 문화인의 만남은 불협화음(不協和音)과 파찰음(破擦音)의 발생을 동반할 것이지만 나로부터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 귀를 세우고 신경을 도사린다면 불편을 자초할 수 없다.인젠 서로간의 차이에 대한 부동한 륜리관이나 리해도가 불본의(不本意)로 걸림돌이 되던 시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수용자(受容者)에 대한 확고한 충성과 복종 정신, 제도와 가치관 차이를 재치있게 넘어가는 지혜, 정직과 근면으로 대방에 리익을 창조하는 리념적 조선족일 때 그는 일류의 지구촌 공민으로 부각될 것은 말할 것도 없다.이리하여 남에게 돋보이고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한국은 그  어디도 도처청산,가거지지(到處靑山,可居之地)로 되는 것이다.<인품이 좋으면 마당귀에도 시아버지 아홉, 일 잘하는 놈 앞에는 어디도 옥야천리.>라는 잠언은 기억해 둘 말이다.
(끝)

 

 
연변일보 201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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