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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조선족 시인 김기덕 篇
2024년 08월 23일 04시 53분  조회:597  추천:0  작성자: 죽림
문학살롱 김기덕 시인
2013년 04월 28일 14시 54분   작성자: 구름바다
 김기덕 시인
 
신-문학살롱 신금철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다년간 대련에 거주하면서 안중근의사에 대한 연구와 시창작을 열심히 해오신 김파시인을 소개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다년간 쳥도에 거주하면서 시농사를 부지런히 지어온 김기덕시인과 그의 일부 시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는데요 오늘도 림금산 시인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림-네 수고하십니다.
신-그럼 먼저 김기덕시인의 시 “고향길”을 함께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고향길

    김기덕

찾아갈 때는
민들레 홀씨처럼
발걸음이 한 장의 종이 같고
떠나올 때는
진흙에 빠진 것 같이
이렇게 무거운 까닭이 애닯다

빨랫줄에 앉아
사설 많던 제비
떠나오는 이 사연을
입에 물고
하늘 높이 치솟으며
지저귀던 날
나는 뒤로 보고
또 보고 가슴 아팠다

떠나가면 다시
찾아가면 되지 하면서
그것만은 전부가 아니었다
멀리 멀리 손 흔들며 지켜 보는
80 넘은 어머니의 눈빛이
안타까워서다
 
 
 
2008년 8월 14일, 대한민국의 24시간 실시간 뉴스 전문방송국 YTN에서 방송한 김기덕 시인의 "고향길"입니다. 애절하게 고향을 그리는 나그네의 튀는 심장은 전파를 타고 사람들에게 다가와 짜릿한 감동을 줍니다.
 
1950년 길림성 교하시에서 태어난 김기덕씨는 1972년부터 교육사업에 종사, 그간 1982년에 연변제일사범학교를 졸업하였고 1986년에 연변대학 통신학부 정치전업을 마쳤다. 그해로 교하시 교원연수학교에 교육연구원으로 승진했고 1993년 청도로 진출할 때까지 시종 교육 관련 사업을 하였었다.
 
김기덕씨가 문학을 접하기는 1981년 중국조선족교육잡지에 시 "코스모스"를 발표하면서부터였다. 문학이란 교사로서의 자질향상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갖추어야 할 소양이라는 것을 의식한 김기덕씨는 그후 왕성한 열정과 피타는 노력을 들여 수백편의 문학작품을 발표, 동시에 길림성 교육간행물인 "교수와 연구"의 특약편집으로 초빙받기도 했으며 길림신문과 중국조선족소년보의 특약기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1993년 4월, 김기덕씨는 한일합자기업 성전전자의 초빙으로 청도에 와 총무관리로 근무하게 되었다. 교육자로서의 2백위안 노임에 비해 기업관리인으로서의 1300위안 봉급이 큰 유혹이었다고 신분 탈바꿈의 정당성을 담담하게 밝히는 김기덕씨는 그러나 그게 진정한 원인이 아님을 그의 눈빛이 증명하고 있었다. 금전적인 유혹보다는 문학에 완전 매료되어 문학을 통하여 현실 생활과 변화되는 세계를 재조명하고 그런 와중에 자신의 인생관과 세계관의 완성도를 한 발자욱 더 접근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자유인이 된 김기덕씨, 청도에서의 생활이 거의 고향에서의 사업경력과 맞먹어가는 이 시점, 김기덕씨는 청도는 무한한 창작에너지를 공급해준다고 말한다. 드넓은 바다와 붉은 기와, 푸른 나무와 기암괴석 그 어느 하나도 감동없이는 마주할 수 없다고 한다. 거기에 시넋을 얹으면서 김기덕시인은 연변작가협회에 가입하였고 2001년에 한국 월간 문학세계에서 시집 "천년이 가도 잠들지 않는 파도"를 출판하였고 세계문인협회 청도지부장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08년 8월에는 연변라디오방송에서 그의 시를 약 27분가량 특별 방송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중국은 물론 한국, 미국 등 국가의 간행물에 시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작품 2천여 편(수)를  발표한 김기덕시인은 건강이 좋지 못하여 병치료를 받으면서도 늘 문학창작의 필을 들고 물방울 하나 모래 한알이라도 그냥 스치지 않고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키기 위해 감동의 몸부림을 다하고 있다.
중국작가협회 연변분회, 길림시작가협회, 청도시연해조선족문인협회회원
《문학세계》문학상 금상(시), 중국조선족청마문학상 우수상(시) 수상
시집『천년이 가도 잠들지 않는 파도』
 
 
가을빛

  
소꼬리에 묻어
졸졸 따라 다니던 가을빛이
앞니 빠진 시골 애들 입술에
싱겁게 히죽거린다

오이밭에 여윈 빛이
언제 몽땅 철거했는지
곱사등 늙은 오이만
숨 가쁜 모양새로 걸려있고

밭고랑마다 변비인가
온 몸 붉어진
고추밭에 혀를 내밀며
호- 호- 바람을 부는
가을빛
 
 
림해설- 시-가을빛은 [경북일보]「아침시단」2011년 9월 30일,금요일
사위워 가는 가을 빛을 배경으로 펼쳐진 익숙한 시골풍경이 정겹게 읽힌다. 소꼬리나 앞니 빠진 시골 애들이나  오이밭이나 고추밭의 가을빛이 소멸로 가는 문턱에서 자신들의 형상과 빛깔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1련에서 가을빛, 2련에서 여윈빛, 3련에서 변비 등으로 진솔하면서 형상적으로 포옥 익어 흐드러진 가을빛을 그려냈다 마치도 고향의 채마전을 보는듯한 기분이다. 그리고 이빠진 애들을 썼고 변비같은 것을 썼지만 전혀 밉지가 않고 사랑스럽고 인정스럽다. 
 
 
 
 
버들피리

            김기덕

세월이 흘러가는
긴 흐름 위에
그리운 추억의 버들잎
하나 둘 띄워 보냅니다

사무치게 그리운
고향의 물 맑은 정
한 잎 두 잎
한 옥타브 높은
음악이 되어 흘러 보냅니다

삐리리-
반은 울음이고
반은 웃음이랍니다
 
봄이 생글생글 오고 있습니다
 
김기덕

봄비 키득 키득 웃으며
파란 물 염색하는 들에
꽃 애기들이 좋아라
짱-짱- 손 벽 칩니다
 
꽃잎 펼치는 보조개에
파아란 봄비 찰랑거리고
꽈리 부는 제비들의 부리에
봄빛 재롱이 즐겁습니다
 
봄이 옵니다
노래하는 산새들의 나래에도
새 봄이 앉아 웃고
진달래 민들래 피여 날
실개천 물소리에 봄이 가득합니다
 
봄이 옵니다
시골 길로 쪼르르 꼬리 흔들며
콩콩 짖어대는 시골 강아지
강아지 등에도 봄빛 반지르르 윤기 돕니다
 
봄이 옵니다
그리웠던 님도 함께 오실
봄이 옵니다
 
그때의 밤이 옵니다
 
김기덕
 
그대는 나의 행복한 밤이였습니다
밤이 되면 나에게로 조용히 날아들었고
낮이 되면 그대는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날아가는 가을의 새들처럼 갔습니다
 
밤이 되면 그대가 꼭 오실 줄로 압니다
입은 옷 그대로 쪽잠을 자다 깨여나면
그대는 나의 창가에 샛별이 되여 있습니다
그대 뒤에는 출렁거리는 머-언 바다가 보입니다
 
갈매기들은 왜서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지
제비들은 왜서 겨울을 피해 가는지
그대가 떠난 뒤에 알았습니다
저 새들의 우는 소리 들리면 난 너무 괴롭습니다
 
바다 가에 서서 먼 섬을 바라 보면
초점을 잃은 시선이 밤이 되여 옵니다
언젠가 섬 마을 고추 밭을 지나 가면서
똑 내 남편 거시기 같다는 웃기던 밤이 옵니다

===========================================
 김기덕과 시집 “천년이 가도 잠들지 않는 파도”/장학규


김기덕은 1950년 길림성 교하시에서 출생하여 1972년부터 교육사업에 종사했다. 선후 연변제일사범학교와 연변대학 통신학부 정치전업을 졸업했으며 1993년에 청도에 진출했다. 1981년 시 “코스모스”로 등단한 김기덕은 현재까지 3000여 수의 시와 수십편의 수필을 발표하여 조선족문단의 다산작가로 손꼽히고있다. 
한편의 좋은 시를 세상에 출품시키는 작업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시를 써본 시인들은 잘 알 것이다. 한 수의 시를 완성하기 위하여 여러 번 갈고 깎고 다듬고 지우는 그 과정이 너무나도 몸에 깊숙이 배여있다. 
일년에  수백편의 시를 써오면서 한 수의 좋은 시를 내여놓으라면 그리 만만치 않은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시속에 시인의 예리한 초점이 맞춰지고 최대의 카리스마로 압축시킨 강도 높은 함축이 시행마다 깊게 깔려 있는 시, 읽어보면 손으로 만져질것 같고 코를 대면 예상했던 글향이 후각을 강렬하게 자극을 할것만 같은 시를 일년에 한수를 창작한다는것이 그리 쉽지를 않은것이다
2002년 저자가 한국 월간 문학세계에서 출판한 시집 “천년이 가도 잠들지 않는 파도”에서 “풀잎”이란 시가 그 례로 들수 있다. 즉 100년이 넘는 시간을 세개의 단어로 함축시키고 다이아몬드처럼 강도 높은 빛을 발산하게 하는 노력이 뚜렷하게 엿보여주는 것이 자랑스럽다.
풀 잎//그 어느날 밤/짚신이 지나가고/그 어느날 밤/ 고무신이 지나가고/그 어느날 밤 구두신이 지나가며/厄이 풀잎에 길게 누웠다//넘어진 풀잎은 누워서/설레는 소리를 연습하고/그 뒤에 황소같은/ 구름의 그림자가 지나갔다/ 밟히면 일어서고/또 밟히면 또 일어서고…/끝끝내 일어서는//풀잎에도 厄을 딛고 일어서는/뼈가 있나 보다//그것으로 끝이 없는 들/만경창파에/책 한권 쓰나보다//
풀잎은 이 세상의 높이를 전부 남에게 사양하고 자신은 가장 낮은 바닥을 선호하며 짚신에 밟히고 고무신에 밟히고 구두신에 밟혀 사는 흔히 볼수 있는 우리민족의 력사와 너무나도 가까운 일이다. 짚신 고무신 구두신으로 한백년의 력사를 함축시키며 강한 뼈로 밟히면 일어서고 또 밟히면 또 일어서는 기백과 지혜가 력력히 숨쉬고 있음을 감지할수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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