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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댁(凶宅)-백거이(白居易)
흉댁(凶宅)-백거이(白居易)
흉가-백거이(白居易)
長安多大宅(장안다대댁) : 장안에는 저택이 많아
列在街西東(렬재가서동) : 큰 길 동서로 벌려있다.
往往朱門內(왕왕주문내) : 가끔씩 붉은 대문 안
房廊相對空(방낭상대공) : 방과 복도가 비어 있다.
梟鳴松桂枝(효명송계지) : 솔과 계피나무에 올빼미 울고
狐藏蘭菊叢(호장난국총) : 난과 국화 떨기에 여우가 산다.
蒼苔黃葉地(창태황섭지) : 땅에는 푸른 이끼와 누런 단풍잎
日暮多旋風(일모다선풍) : 날 저물자 회오리바람 불어댄다.
前主爲將相(전주위장상) : 옛 주인은 모두 장군과 재상이나
得罪竄巴庸(득죄찬파용) : 죄를 얻어 사천과 호남으로 귀양갔다.
後主爲公卿(후주위공경) : 그 뒤의 주인은 공경과 같은 귀족이나
寢疾歿其中(침질몰기중) : 병들어 누웠다 그 안에서 죽었단다.
連延四五主(련연사오주) : 계속하여 네댓 명의 주인이 있었으나
殃禍繼相鍾(앙화계상종) : 앙화가 계속 이어졌단다.
自從十年來(자종십년내) : 십 년 전부터 죽이어서
不利主人翁(부리주인옹) : 주인 늙은이에게 이롭지 못하였단다.
風雨壞簷隙(풍우괴첨극) : 비바람에 무너져 처마에 금이 가고
蛇鼠穿牆墉(사서천장용) : 뱀이나 쥐가 담이나 벽에 구멍을 내었다.
人疑不敢買(인의부감매) : 사람들이 의아하여 감히 사지 않으니
日毁土木功(일훼토목공) : 날마다 흙과 나무 건축물이 무너졌단다.
嗟嗟俗人心(차차속인심) : 답답하다,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여!
甚矣其愚蒙(심의기우몽) : 심하도다, 그들의 어리석고 몽매함이여!
但恐災將至(단공재장지) : 재앙이 닥치는 것을 두려워할 뿐
不思禍所從(부사화소종) : 재앙의 원인을 생각해보지 않는구나.
我今題此詩(아금제차시) : 나는 지금 이 시를 지어서
欲悟迷者胸(욕오미자흉) : 미혹한 사람들 마음을 깨우치려 하노라.
凡爲大官人(범위대관인) : 무릇 높은 관리가 된 사람이란
年祿多高崇(년녹다고숭) : 나이와 녹봉이 많고도 높도다.
權重持難久(권중지난구) : 귄세가 중하면 지키기 어렵고
位高勢易窮(위고세역궁) : 지위가 높으면 형세는 다하기 쉽도다.
驕者物之盈(교자물지영) : 교만한 자리는 물질이 가득함이요
老者數之終(노자삭지종) : 장로의 자리는 목숨이 끝나간다는 것.
四者如寇盜(사자여구도) : 권세와 지위, 녹봉과 권위, 이 넷은 도둑과 같아
日夜來相攻(일야내상공) : 밤낮으로 서로 공격해온다.
假使居吉土(가사거길토) : 설사 좋은 집터에 산다고 하여도
孰能保其躬(숙능보기궁) : 누가 능히 자신의 몸을 보전할 수 있겠는가.
因小以明大(인소이명대) : 작은 일을 가지고 큰 도리를 밝히나니
借家可諭邦(차가가유방) : 집의 이야기를 빌어 나라의 일을 깨우칠 수 있도다.
周秦宅崤函(주진댁효함) : 주나라와 진나라는 효관과 함곡관을 택지로 삼아
其宅非不同(기댁비부동) : 그 택지는 같지 아니함이 아니나
一興八百年(일흥팔백년) : 한 쪽은 팔백년 간을 흥성하고
一死望夷宮(일사망이궁) : 다른 한 쪽은 죽어서 이궁만 바라보고 죽었다.
寄語家與國(기어가여국) : 집안이나 국가에 대하여 말을 부치노니
人凶非宅凶(인흉비댁흉) : 사람이 나빠서이지 집터가 나빠서가 아니로다.
2005.05.03 22: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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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규원(寒閨怨)-백거이(白居易)
한규원(寒閨怨)-백거이(白居易)
차가운 규원의 원망-백거이(白居易)
寒月沈沈洞房靜(한월침침동방정) : 차가운 달빛 침침하고 안방이 고요한데
眞珠簾外梧桐影(진주렴외오동영) : 진주 구슬주렴 밖으로 오동나무 그림자 진다.
秋霜欲下手先知(추상욕하수선지) : 가을 서리 내리려하니 손끝이 먼저 알아
燈底裁縫剪刀冷(등저재봉전도냉) : 등잔 아래 재봉하는데 칼끝이 차기만 하여라.
2005.05.02 00: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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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각이수2(自覺二首2)-백거이(白居易)
자각이수2(自覺二首2)-백거이(白居易)
나는 알았네-백거이(白居易)
朝哭心所愛(조곡심소애) : 아침에는 사랑하는 딸을 통곡하고
暮哭心所親(모곡심소친) : 저녁에는 친애하는 어머님 곡하다니.
親愛零落盡(친애령낙진) : 자식과 부모 다 돌아가니
安用身獨存(안용신독존) : 어찌 이 몸만 혼자 살아갈 필요 있나
幾許平生歡(기허평생환) : 평생의 기쁜 일이 얼마인가
無限骨肉恩(무한골육은) : 끝없는 부모님의 은혜이로다.
結爲腸間痛(결위장간통) : 근심을 맺어 속병이 되고
聚作鼻頭辛(취작비두신) : 슬픔을 취하여 코끝이 얼얼하다.
悲來四肢緩(비내사지완) : 슬픔에 사지가 늘어지고
泣盡雙眸昏(읍진쌍모혼) : 눈물이 다함에 두 눈동자 흐려진다.
所以年四十(소이년사십) : 그래서 나이 사십에
心如七十人(심여칠십인) : 마음은 칠십 노인이로다.
我聞浮圖敎(아문부도교) : 내가 들은 불교의 가르침
中有解脫門(중유해탈문) : 그 중에는 해탈의 문이 있었도다.
置心爲止水(치심위지수) : 마음 가지기를 고요한 물처럼 하고
視身如浮雲(시신여부운) : 내 몸 보기를 뜬 구름처럼 해야 한다.
抖擻垢穢衣(두수구예의) : 때 묻은 더러운 옷을 떨어내고
度脫生死輪(도탈생사륜) :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야 한다.
胡爲戀此苦(호위련차고) : 어찌해야 이 고통을 바꿀까
不去猶逡巡(부거유준순) : 떠나지 않으면 꾸물거린다.
回念發弘願(회념발홍원) : 생각을 돌려 큰 소원을 빌어
願此見在身(원차견재신) : 이러한 것이 내 몸에 나타났으면
但受過去報(단수과거보) : 다만 과거의 업보를 받아
不結將來因(부결장내인) : 장래의 인과를 맺지 말았으면
誓以智慧水(서이지혜수) : 맹서하건데, 지혜의 물로
永洗煩惱塵(영세번뇌진) : 번뇌의 흙먼지를 영원히 씻어 내리라.
不將恩愛子(부장은애자) : 은애로운 것을 거느리지 않고
更種悲憂根(경종비우근) : 다시는 슬픔과 근심의 뿌리를 심지 않으리라.
(白樂天詩集,卷十,感傷二)
2005.05.27 22: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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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각이수1(自覺二首1)-백거이(白居易)
자각이수1(自覺二首1)-백거이(白居易)
나는 알았네-백거이(白居易)
四十未爲老(사십미위노) : 인생 사십 아직 늙은이도 아닌데
憂傷早衰惡(우상조쇠악) : 걱정과 근심에 늙고 추해졌구나.
前歲二毛生(전세이모생) : 작년에 머리가 희끗히끗하고
今年一齒落(금년일치낙) : 금년엔 이빨이 하나 빠졌구나.
形骸日損耗(형해일손모) : 몸은 날마다 허약해지고
心事同蕭索(심사동소색) : 마음은 같이 쓸쓸해지는구나.
夜寢與朝餐(야침여조찬) : 밤에 자는 밥과 아침에 먹는 밥도
其間味亦薄(기간미역박) : 그 사이 맛도 없어진다.
同歲崔舍人(동세최사인) : 같은 나이인 최사인은
容光方灼灼(용광방작작) : 용모가 한참 건장하구나.
始知年與貌(시지년여모) : 이제야 알겠노라, 나이와 용모도
衰盛隨憂樂(쇠성수우낙) : 근심과 즐거움 따라 성하고 쇠함을.
畏老老轉逼(외노노전핍) : 늙음이 두려우나 늙음은 갈수록 닥쳐오고
憂病病彌縛(우병병미박) : 병나는 것 두려우나 병은 더욱 속박해온다.
不畏復不憂(부외복부우) : 두려워말고, 또 근심하지도 말자
是除老病藥(시제노병약) : 이것이 늙음과 병을 없애는 약이니라.
(白樂天詩集,卷十,感傷二)
2005.05.09 22: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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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구시권(感舊詩卷)-백거이(白居易)
감구시권(感舊詩卷)-백거이(白居易)
옛 시집 읽고 감상에 젖어-백거이(白居易)
夜深吟罷一長吁(야심음파일장우) : 밤 깊도록 읽고 길게 한 번 탄식하니
老淚燈前濕白鬚(노누등전습백수) : 등불 아래 늙은이, 눈물이 흰 수염 적신다.
二十年前舊詩卷(이십년전구시권) : 이십 년 전 펴낸 옛 시집
十人酬和九人無(십인수화구인무) : 함께 한, 열사람 중에 아홉 사람이 없구나.
(白樂天詩後集,卷十二,律詩)
2005.05.09 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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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2(對酒2)-백거이(白居易)
대주2(對酒2)-백거이(白居易)
술잔을 앞에 놓고-백거이(白居易)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을 다투는가.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 부싯돌 속 불빛처럼 빠른 세월에 맡긴 몸.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 부귀는 부귀대로 빈천은 빈천대로 즐기리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 : 입을 열고 웃지 못하면 그가 곧 바보라네.
2005.04.29 20: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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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4(對酒4)-백거이(白居易)
대주4(對酒4)-백거이(白居易)
술잔 앞에 놓고-백거이(白居易)
百歲無多時壯健(백세무다시장건) : 백세를 살아도 건강한 때는 짧고
一春能幾日晴明(일춘능기일청명) : 봄철인들 몇 날이나 맑고 밝을까.
相逢且莫推辭醉(상봉차막추사취) : 서로 만났으니 사양 말고 취하여
聽唱陽關第四聲(청창양관제사성) : 양관의 이별가를 듣고 들어보자꾸나.
2005.04.29 20: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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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1(對酒1)-백거이(白居易)
대주1(對酒1)-백거이(白居易)
술잔을 앞에 놓고-백거이(白居易)
巧拙賢愚相是非(교졸현우상시비) : 재주가 있고 없고, 잘나고 못나고를 서로 따지지만
何如一醉盡忘機(하여일취진망기) : 한번 취해 모든 간계를 다 잊어봄이 어떠한가.
君知天地中寬搾(군지천지중관착) : 하늘과 땅 사이의 넓고 좁음을 그대는 아는가
鵰鶚鸞皇各自飛(조악난황각자비) : 독수리와 물수리, 난새와 봉황새 저마다 날 수 있는 것을.
2005.05.09 00: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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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3(對酒3)-백거이(白居易)
대주3(對酒3)-백거이(白居易)
술잔을 앞에 놓고-백거이(白居易)
丹砂見火去無迹(단사견화거무적) : 단사에서 불빛 보듯 가서는 자취 없고
白髮泥人來不休(백발니인내부휴) : 백발이 사람을 썩히려 와서는 쉬지 않네.
賴有酒仙相暖熱(뢰유주선상난열) : 주선의 힘을 입어 서로들 따뜻해져
松喬醉卽到前頭(송교취즉도전두) : 큰 솔에 취하여 누우니 앞머리만 닿았네.
2005.04.29 20: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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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5(對酒5)-백거이(白居易)
대주5(對酒5)-백거이(白居易)
술잔을 앞에 놓고-백거이(白居易)
百歲無多時壯健(백세무다시장건) : 백세를 살아도 건강한 때는 짧고
一春能幾日晴明(일춘능기일청명) : 봄철인들 몇 날이나 맑고 밝을까.
相逢且莫推辭醉(상봉차막추사취) : 서로 만났으니 사양 말고 취하여
聽唱陽關第四聲(청창양관제사성) : 양관의 이별가를 듣고 불러보자꾸나.
(白樂天詩後集,卷九,律詩)
2005.05.09 13: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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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회(詠懷)-백거이(白居易)
영회(詠懷)-백거이(白居易)
내 속 마음을 노래하다-백거이(白居易)
盡日松下坐(진일송하좌) : 종일토록 소나무 아래 앉아
有時池畔行(유시지반항) : 때로는 못 둑을 거닐기도 한다.
行立與坐臥(항립여좌와) : 가다가 서고 앉았다가 눕는데
中懷淡無營(중회담무영) : 마음속이 담담하니 할 일이 없다.
不覺流年過(부각류년과) : 자신도 모른 채, 흐르는 세월 지나고
亦任白髮生(역임백발생) : 백발 또한 생기는 대로 맡겨둔다.
不爲世所薄(부위세소박) : 세상사람 싫어하는 일, 하지 않으니
安得遂閒情(안득수한정) : 어찌 능히 한가한 마음 얻지 못하리오.
2005.04.28 00: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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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회(詠懷)-백거이(白居易)
영회(詠懷)-백거이(白居易)
내 마음을 읊다-백거이(白居易)
自從委順任浮沈(자종위순임부침) : 맡기고 순종하여 인간성쇠를 맡기니
漸覺年多功用深(점각년다공용심) : 깨닫는 해가 많아져 수양의 효험 깊어진다.
面上滅除憂喜色(면상멸제우희색) : 얼굴에는 근심과 기쁨의 표정 없어지고
胸中消盡是非心(흉중소진시비심) : 가슴 속에는 시비를 가리는 마음 사라졌다.
妻兒不問唯耽酒(처아부문유탐주) : 처자도 묻지 않고 오직 술만 탐하고
冠帶皆慵只抱琴(관대개용지포금) : 벼슬도 다 귀찮아하고 거문고만 타게 된다.
長笑靈均不知命(장소령균부지명) : 영원히 우습구나, 굴원이 천명도 모르고
江蘺叢畔苦悲唫(강리총반고비금) : 물가 천궁 풀 두둑에서 괴롭게 슬퍼하던 일.
2005.04.27 23: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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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閒詠)-백거이(白居易)
한영(閒詠)-백거이(白居易)
한가히 읊으며-백거이(白居易)
步月憐淸景(보월련청경) : 맑은 빛에 끌려 달 아래 거닐고
眠松愛綠陰(면송애녹음) : 푸른 그늘 좋아서 소나무 아래서 잔다.
早年詩思苦(조년시사고) : 어려서는 시 짓는 생각에 고민하고
晩歲道情深(만세도정심) : 늙어서는 도 닦는 마음에 몰두했었다.
夜學禪多坐(야학선다좌) : 밤에는 참선 학습에 자주 앉아 보내고
秋牽興暫吟(추견흥잠음) : 가을에는 흥에 끌려 잠시 시를 읊었다.
悠然兩事外(유연량사외) : 여유롭고 편안한 두 가지 일 외에는
無處更留心(무처경류심) : 다시 내 마음 둘 곳이 전혀 없어구나.
2005.04.27 23: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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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출문(不出門)-백거이(白居易)
불출문(不出門)-백거이(白居易)
문밖에 나가지 않고-백거이(白居易)
不出門來又數旬(부출문내우삭순) : 문 밖 출입 하지 않은지 수십 일
將何銷日與誰親(장하소일여수친) : 무엇으로 소일하며 누구와 친구할까.
鶴籠開處見君子(학농개처견군자) : 학의 조롱 연 곳에 군자가 보이고
書卷展時逢古人(서권전시봉고인) : 책을 펼칠 때에는 옛사람 만나는구나.
自靜其心延壽命(자정기심연수명) : 제 마음을 고요히 하면 더 오래 살고
無求於物長精神(무구어물장정신) : 물질에서 구하지 않으면 정신력도 강하다.
能行便是眞修道(능항편시진수도) :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곧 참된 수도이니
何必降魔調伏身(하필강마조복신) : 어찌 마귀를 이기고 육신을 다스려야만 하나.
2005.04.28 0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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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십오일야월(正月十五日夜月)-백거이(白居易)
정월십오일야월(正月十五日夜月)-백거이(白居易)
정월 보름날 밤에-백거이(白居易)
歲熟人心樂(세숙인심낙) : 풍년이라 사람들 마음 즐거워
朝遊復夜遊(조유복야유) : 아침에도 놀고, 밤에도 놀러 다닌다.
春風來海上(춘풍내해상) : 바다 위로 봄바람 불어오고
明月在江頭(명월재강두) : 강물 위에 밝은 달이 떠 있다.
燈火家家市(등화가가시) : 집집마다 거리마다 등불 밝히고
笙歌處處樓(생가처처누) : 누대마다 피리소리 노랫소리
無妨思帝里(무방사제리) : 서울 생각나는 어찌 할 수 없지만
不合厭杭州(부합염항주) : 항주 고을을 싫다고도 할 수 없구나.
(白樂天詩後集,卷五,律詩)
2005.05.09 22: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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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중야박(浦中夜泊)-백거이(白居易)
포중야박(浦中夜泊)-백거이(白居易)
포구에서 밤에 정박하다-백거이(白居易)
暗上江隄還獨立(암상강제환독립) : 어두워 강둑에 올라 둘러 홀로 서니
水風霜氣夜稜稜(수풍상기야능능) : 강바람, 서리 기운이 밤에 더욱 차갑구나.
回看深浦停舟處(회간심포정주처) : 깊은 포구 배 댄 곳을 뒤돌아보니
蘆荻花中一點燈(노적화중일점등) : 갈대꽃 안에 있는 깜박이는 한 점 등불.
(白樂天詩集,卷十五,律詩)
2005.05.09 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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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중독원구시(舟中讀元九詩)-백거이(白居易)
주중독원구시(舟中讀元九詩)-백거이(白居易)
배 안에서 원구의 시를 읽다-백거이(白居易)
把君詩卷燈前讀(파군시권등전독) : 자네 시를 잡고 등불 앞에서 읽었는데
詩盡燈殘天未明(시진등잔천미명) : 다 읽어도 등불 스러지고 날은 밝지 않는다.
眼痛滅燈猶闇坐(안통멸등유암좌) : 눈이 아파 등불 끄고 여전히 어둠 속에 앉으니
逆風吹浪打船聲(역풍취낭타선성) : 거슬러 부는 바람에 물결이 뱃전을 치는 소리
2005.04.26 00: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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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정독숙(北亭獨宿)-백거이(白居易)
북정독숙(北亭獨宿)-백거이(白居易)
북정에서 홀로 묵다-백거이(白居易)
悄悄壁下牀(초초벽하상) : 초초한 벽 아래 침상
紗籠耿殘燭(사롱경잔촉) : 비단 초롱에 꺼져가는 불빛.
夜半獨眠覺(야반독면교) : 밤 깊어 홀로 잠 깨어
疑在僧房宿(의재승방숙) : 내가 승방에 자고 있는가.
2005.04.25 23: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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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우야항(微雨夜行)-백거이(白居易)
미우야항(微雨夜行)-백거이(白居易)
보슬비 속을 밤에 가자-백거이(白居易)
漠漠秋雲起(막막추운기) : 어둑한 가을 구름 솟고
悄悄夜寒生(초초야한생) : 초초한 밤 한기 인다.
但覺衣裳濕(단각의상습) : 옷 젖는 줄 알겠으나
無點亦無聲(무점역무성) : 빗방울도 빗소리도 없다.
2005.04.25 22: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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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중월(客中月)-백거이(白居易)
객중월(客中月)-백거이(白居易)
객지에서 보는 달-백거이(白居易)
客從江南來(객종강남내) : 객은 강남땅에서 왔지요
來時月上弦(내시월상현) : 제가 올 때는 상현달이었어요.
悠悠行旅中(유유항려중) : 한가히 걸으며 여행하면서
三見淸光圓(삼견청광원) : 맑은 보름달을 세 번 보았지요.
曉隨殘月行(효수잔월항) : 아침에 새벽달 따라 걷다가
夕與新月宿(석여신월숙) : 저녁이면 초승달과 함께 묵었지요.
誰謂月無情(수위월무정) : 누가 달이 무정하다 말하시나
千里遠相逐(천리원상축) : 천 리 먼 곳을 서로 쫓아다니지요.
朝發渭水橋(조발위수교) : 아침에 위수교를 떠나서는
暮入長安陌(모입장안맥) : 저녁이면 장안 거리에 들어와요.
不知今夜月(부지금야월) : 모르는 사이에 뜬 오늘 밤의 달
又作誰家客(우작수가객) : 오늘은 또 어느 집 객이 될는지요.
(白樂天詩集,卷十二,感傷四)
2005.05.09 2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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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출(閒出)-백거이(白居易)
한출(閒出)-백거이(白居易)
한가히 나서며-백거이(白居易)
身外無羈束(신외무기속) : 몸밖에 매여 있는 일 전혀 없고
心中少是非(심중소시비) : 마음 속엔 시비를 가리는 일 적다.
被花留便住(피화류편주) : 꽃비를 맞으면 쉬었다 머물고
逢酒醉方歸(봉주취방귀) : 술을 보면 취하야 돌아오노라.
人事行時少(인사항시소) : 사람의 일 보는 것이 때마다 적고
官曹入日稀(관조입일희) : 관청에 출입하는 일도 날마다 드물다.
春寒遊正好(춘한유정호) : 봄날이 차가워도 놀기에는 딱 좋아
穩馬薄綿衣(온마박면의) : 순한 말 타고서 엷은 무명옷 입어본다.
(白樂天詩後集,卷八,律詩)
2005.05.09 22: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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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자탄(自歎)-백거이(白居易)
자탄(自歎)-백거이(白居易)
스스로 탄식하며-백거이(白居易)
宴遊寢食漸無味(연유침식점무미) : 잔치하고 놀아도, 잠자고 먹어도 맛이 없어지고
杯酒管絃徒繞身(배주관현도요신) : 술 마시고 노래하는 것도, 다만 내 몸만 얽어맨다.
賓客歡娛僮僕飽(빈객환오동복포) : 손님은 즐거워하고, 종들은 배불러 하노니
始知官職爲他人(시지관직위타인) : 이제야 알겠다, 관직은 남을 위해 하는 것임을.
2005.05.09 10: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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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숙양가(宿楊家)-백거이(白居易)
숙양가(宿楊家)-백거이(白居易)
양씨 집에서 묵으며-백거이(白居易)
楊氏弟兄俱醉臥(양씨제형구취와) : 양씨 형제는 모두가 취하여 누워있고
披衣獨起下高齋(피의독기하고재) : 옷 풀어헤치고 혼자 일어나 재실을 내려간다.
夜深不語中庭立(야심부어중정립) : 밤은 깊어가는데 말없이 뜰 가운데 서니
月照藤花影上堦(월조등화영상계) : 달이 등나무 비추고 그림자는 섬돌을 오른다.
2005.04.24 17: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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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하규장남도화(下邽莊南桃花)-백거이(白居易)
하규장남도화(下邽莊南桃花)-백거이(白居易)
하규장 남쪽의 복사꽃-백거이(白居易)
村南無限桃花發(촌남무한도화발) : 마을 남쪽에 끝없이 복사꽃 만발하여
唯我多情獨自來(유아다정독자래) : 나만이 다정하여 홀로 찾아왔도다.
日暮風吹紅滿地(일모풍취홍만지) : 해지고 바람 불어 붉은 꽃잎 땅에 가득
無人解惜爲誰開(무인해석위수개) : 애석해 하는 사람 없거늘 누굴 위해 피었나.
2005.04.24 16: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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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곡강유감(曲江有感)-백거이(白居易)
곡강유감(曲江有感)-백거이(白居易)
곡강에서 느끼어-백거이(白居易)
曲江西岸又春風(곡강서안우춘풍) : 곡강 서편 언덕에 또 봄바람 부니
萬樹花前一老翁(만수화전일노옹) : 온갖 꽃나무 앞에 선 한 늙은이.
遇酒逢花還且醉(우주봉화환차취) : 술 만나고 꽃 만나면 돌아와 또 취하니
若論惆愴事何窮(약론추창사하궁) : 실망과 슬픔을 논하면 이 일이 어찌 궁한가.
2005.05.09 00: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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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증담객(贈談客)-백거이(白居易)
증담객(贈談客)-백거이(白居易)
담소하는 손님에게-백거이(白居易)
上客淸談何亹亹(상객청담하미미) : 손님은 그렇게도 애써 청담을 나누시나
幽人閒思自寥寥(유인한사자료료) : 숨어사는 사람의 한가한 심사는 절로 편안하오.
請君休說長安事(청군휴설장안사) : 청하노니, 서울 장안의 일들일랑 말하지 마오
膝上風淸琴正調(슬상풍청금정조) : 무릎 위에 맑은 바람이 바로 거문고 가락이라오.
2005.04.17 11: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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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신추야우(新秋夜雨)-백거이(白居易)
신추야우(新秋夜雨)-백거이(白居易)
초가을 밤비-백거이(白居易)
蟋蟀暮啾啾(실솔모추추) : 귀뚜라미 추런거리는 저녁
光陰不少留(광음불소류) : 세월은 잠시도 머물지 않는구나.
松檐半夜雨(송첨반야우) : 소나무 처마에 비 내리는 한밤
風幌滿牀秋(풍황만상추) : 바람 이는 커튼, 침상에 가득한 가을.
曙早燈猶在(서조등유재) : 이른 새벽에도 켜져 있는 등잔불
凉初簞未收(양초단미수) : 서늘한 첫 추위라, 발을 걷지 못한다.
新晴好天氣(신청호천기) : 새로 하늘, 날씨도 좋은데
誰伴老人遊(수반노인유) : 누가 늙은이와 짝이 되어 놀아줄까.
(白樂天詩後集,卷十七,律詩)
2005.05.09 21: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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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춘면(春眠)-백거이(白居易)
춘면(春眠)-백거이(白居易)
봄잠-백거이(白居易)
춘면(春眠)/봄잠
枕低被暖身安穩(침저피난신안온) : 베개 낮추니 따뜻해져 몸이 편안해
日照房門帳未開(일조방문장미개) : 해가 방문 비춰도 커튼은 열지 않아.
還有少年春氣味(환유소년춘기미) : 여전히 소년은 봄기운 맛보는데
時時暫到睡中來(시시잠도수중래) : 때때로 잠깐 와 보면 잠들어 있었다.
(白樂天詩後集,卷十七,律詩)
2005.05.09 21: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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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자미화(紫薇花)-백거이(白居易)
자미화(紫薇花)-백거이(白居易)
자미화-백거이(白居易)
絲綸閣下文章靜(사륜각하문장정) : 사륜각 아래 문장은 고요하고
鐘鼓樓中刻漏長(종고루중각루장) : 종고루 안 물시계 소리만 길다.
獨坐黃昏誰是伴(독좌황혼수시반) : 홀로 앉는 황혼녘, 곁에 뉘 있나
紫薇花對紫薇郞(자미화대자미랑) : 자미화가 자미랑과 마주본다.
2005.04.14 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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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으름을 노래하다-백거이(白居易)
게으름을 노래하다-백거이(白居易)
有官慵不選(유관용부선) : 관직에 있어도 게을러 뽑히지 않고
有田慵不農(유전용부농) : 전답이 있어도 게을러 농사짓지 않는다.
屋穿慵不葺(옥천용부즙) : 지붕이 새도 게을러 이지 않고
衣裂慵不縫(의렬용부봉) : 옷이 찢어져도 게을러 꿰매지 않는다.
有酒慵不酌(유주용부작) : 술이 있어도 게을러 마시지 않아
無異樽長空(무리준장공) : 술잔은 늘 비어 있는 편이다.
有琴慵不彈(유금용부탄) : 거문고가 있어도 게을러서 타지 않아
亦與無絃同(역여무현동) : 또한 악기가 함께 없는 것과 같구나.
家人告飯盡(가인고반진) : 식구가 먹을 것이 떨어졌다 알려도
欲炊慵不舂(욕취용부용) : 밥을 짓고 싶어도 게을러 벼 찧기가 싫다.
親朋寄書至(친붕기서지) : 친척과 친구들이 보낸 편지 와서
欲讀慵開封(욕독용개봉) : 꺼내어 읽고 싶어도 뜯기가 귀찮구나.
嘗聞嵇叔夜(상문혜숙야) : 일찍이 듣기로는, 혜숙야가
一生在慵中(일생재용중) : 평생 게으름 속에 살았다고 한다.
彈琴復鍛鐵(탄금복단철) : 거문고도 타고 담금질도 했으니,
比我未爲慵(비아미위용) : 나보다는 게으르지는 않았나 보다.
2005.04.14 00: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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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삼년별(三年別)-백거이(白居易)
삼년별(三年別)-백거이(白居易)
이별한 삼년-백거이(白居易)
悠悠一別已三年(유유일별이삼년) : 아득한 한번의 이별이, 벌써 삼년
相望相思明月天(상망상사명월천) : 보고 싶고 그리운, 달 밝은 하늘
斷腸靑天望明月(단장청천망명월) : 애타는 맑은 날에, 밝은 달 보니
別來三十六回圓(별래삼십륙회원) : 이별한 후, 서른 여섯 번 째 둥근달
2005.04.10 0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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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남포별(南浦別)-백거이(白居易)
남포별(南浦別)-백거이(白居易)
남포의 이별-백거이(白居易)
南浦凄凄別(남포처처별) : 처연한 남포의 이별
西風嫋嫋秋(서풍뇨뇨추) : 하늘하늘 서풍 부는 가을날
一看腸一斷(일간장일단) : 바라보면, 애간장 끊어지나니
好去莫回頭(호거막회두) : 돌아보지 말고, 그냥 떠나다오
2005.04.10 01: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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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곡공감(哭孔戡)-백거이(白居易)
곡공감(哭孔戡)-백거이(白居易)
공감을 곡하다-백거이(白居易)
洛陽誰不死(낙양수부사) : 낙양사람 누가 죽지 않으리오
戡死聞長安(감사문장안) : 공잠의 죽은 소식이 장안에 들린다.
我是知戡者(아시지감자) : 나는 공잠을 아는 사람이라
聞之涕泫然(문지체현연) : 이 소식 들으니 눈물이 흐른다.
戡佐山東軍(감좌산동군) : 공잠은 산동군을 도우고 있었는데
非義不可干(비의부가간) : 의리가 아니면 간여하지 않았었다.
拂衣向西來(불의향서내) : 옷을 떨치고 서쪽 향해 왔으니
其道直如絃(기도직여현) : 그의 도리의 곧음이 악기 줄과 같았다.
從事得如此(종사득여차) : 따라서 섬기고 따름을 이처럼 하였으니
人人以爲難(인인이위난) : 사람들마다 그것이 어려운 일이라 여겼다.
人言明明代(인언명명대) : 사람들의 좋은 말은 밝은 시대를 밝히고
合置在朝端(합치재조단) : 합당한 조치는 밝아오는 아침녘에 있도다.
或望居諫司(혹망거간사) : 어떤 사람의 기대는 그가 간관의 자리 차지하여
有事戡必言(유사감필언) : 간언할 일이 생기면, 반드시 간언할 것이라 생각하고
或望居憲府(혹망거헌부) : 어떤 사람의 기대는 재판관의 자리를 차지하여
有邪戡必彈(유사감필탄) : 사악한 일이 생기면 반드시 탄핵하리라 생각하였다.
惜哉兩不諧(석재량부해) : 아깝도다, 두 가지 일이 모두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니
沒齒爲閒官(몰치위한관) : 이가 다 빠지도록 늙어서도 한가한 관리로 남아
竟不得一日(경부득일일) : 끝내 하루도 그 자리를 얻지 못하고
謇謇立君前(건건립군전) : 군왕 앞에 절절매며 서있었구나.
形骸隨衆人(형해수중인) : 죽은 몸은 보통사람처럼
斂葬北邙山(렴장배망산) : 걷히어 북망산에 묻히었구나.
平生剛腸內(평생강장내) : 평생 동안 강직한 마음
直氣歸其間(직기귀기간) : 곧은 의기는 그 사이로 돌아갔구나.
賢者爲生民(현자위생민) : 어진 자는 살아있는 백성을 위하고
生死懸在天(생사현재천) : 살고 죽는 문제는 하늘에 맡기는구나.
謂天不愛人(위천부애인) : 하늘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胡爲生其賢(호위생기현) : 무엇 때문에 어진 사람들을 낳았겠는가
謂天果愛民(위천과애민) : 하늘이 과연 백성을 사랑한다 말하는가
胡爲奪其年(호위탈기년) : 무엇 때문에 그 생명을 빼앗는가
茫茫元化中(망망원화중) : 망망한 우주에서
誰執如此權(수집여차권) : 누가 이와 같은 권세를 잡고 있는 것일까.
(白樂天詩集,卷一,諷諭一)
2005.05.09 21: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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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등낙유원망(登樂遊園望)-백거이(白居易)
등낙유원망(登樂遊園望)-백거이(白居易)
낙유원 올라 바라보다-백거이(白居易)
獨上樂遊園(독상낙유원) : 혼자 낙유원에 오르니
四望天日曛(사망천일훈) : 사방 하늘에 온통 황혼 빛이라.
東北何靄靄(동배하애애) : 동북쪽은 어찌 자욱한가
宮闕入煙雲(궁궐입연운) : 궁궐에 안개와 구름이 몰려온다.
愛此高處立(애차고처립) : 이런 광경이 좋아서 높은 곳에 서니
忽如遺垢氛(홀여유구분) : 문득 내가 속된 기운을 남긴 듯 하다.
耳目暫淸曠(이목잠청광) : 귀와 눈이 잠시 맑아지고 밝아져도
懷抱鬱不伸(회포울부신) : 마음에 품은 울적함은 펴지지 않는다.
下視十二街(하시십이가) : 아래로 열두 가닥 큰 길을 바라보니
綠樹間紅塵(녹수간홍진) : 푸른 나무들 사이로 흙먼지가 일어난다.
車馬徒滿眼(거마도만안) : 눈에 가득한 것은 다만 수레와 말 뿐
不見心所親(부견심소친) : 마음에 친숙한 것은 보이지 않는구나.
孔生死洛陽(공생사낙양) : 공생는 낙양에서 죽었고
元九謫荊門(원구적형문) : 원구는 형문으로 귀양 갔도다
可憐南北路(가련남배노) : 가련하다, 남북으로 떨어진 길에
高蓋者何人(고개자하인) : 높은 모자 쓴 그 사람이 누구이더냐
(白樂天詩集,卷一,諷諭一)
2005.05.09 21: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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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숙자각산배촌(宿紫閣山北邨)-백거이(白居易)
숙자각산배촌(宿紫閣山北邨)-백거이(白居易)
자각산 북촌에 묵는데-백거이(白居易 )
晨遊紫閣峯(신유자각봉) : 새벽에 자각봉을 유람하다가
暮宿山下邨(모숙산하촌) : 저녁에는 산 아래 고을에서 묵었소.
邨老見予喜(촌노견여희) : 고을 노인이 나를 반갑게 맞아
爲予開一尊(위여개일존) : 나를 위해 한 동이 술통을 열었소.
擧杯未及飮(거배미급음) : 따른 술잔을 들고 마시기지도 전에
暴卒來入門(포졸내입문) : 포악한 군졸들이 찾아 문 열고 들어왔소.
紫衣挾刀斧(자의협도부) : 자색옷에 칼과 도끼를 들고 온
草草十餘人(초초십여인) : 초라한 열 명의 사람들이었소.
奪我席上酒(탈아석상주) : 우리 자리의 술을 빼앗고
掣我盤中飧(체아반중손) : 우리 소반의 저녁밥을 끌어갔다오.
主人退後立(주인퇴후립) : 주인은 물러나 뒤에 서서
斂手反如賓(렴수반여빈) : 손을 모으며 도리어 손님 같았소.
中庭有奇樹(중정유기수) : 뜰 가운데에는 진기한 나무 있었는데
種來三十春(종내삼십춘) : 심은 지가 이미 삼십년은 다 되었다오.
主人惜不得(주인석부득) : 주인은 아까워도 어찌할 수 없었으니
持斧斷其根(지부단기근) : 군졸들은 도끼로 그 뿌리를 끊어버렸소.
口稱采造家(구칭채조가) : 말하기로는 캐어서 집을 짓는다지만
身屬神策軍(신속신책군) : 신분은 황제의 군대에 속해있지요.
主人愼勿語(주인신물어) : 주인은 조심하면서 말 내지 못하게 했으니
中尉正承恩(중위정승은) : 중위는 바로 황제의 은혜를 받은 자라오.
(白樂天詩集,卷一,諷諭一)
2005.05.09 21: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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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하우시(賀雨)-백거이(白居易)
하우(賀雨)-백거이(白居易)
비 내리는 것을 경하하다-백거이(白居易)
皇帝嗣寶曆(황제사보력) : 황제가 황위를 계승한 것은
元和三年冬(원화삼년동) : 원화 삼년 째 되던 겨울이었다.
自冬及春暮(자동급춘모) : 겨울부터 봄이 저물도록
不雨旱爞爞(부우한충충) : 비가 내리지 않아 가물어 더웠다
上心念下民(상심념하민) : 황제는 마음으로 백성을 생각하고
懼歲成災凶(구세성재흉) : 재앙의 한 해가 될까봐 두려워했다.
遂下罪己詔(수하죄기조) : 마침내 자신이 죄인이라는 조서를 내리고
殷勤告萬邦(은근고만방) : 은근히 온 세상에 알리었다.
帝曰予一人(제왈여일인) : 황제가 이르기를, 내가
繼天承祖宗(계천승조종) : 하늘의 뜻을 잇고 조상의 덕을 받들어
憂勤不遑寧(우근부황녕) : 우려하고 근면함에도 편안하지 못하였다.
夙夜心忡忡(숙야심충충) : 아침저녁으로 마음은 근심스럽고
元年誅劉闢(원년주유벽) : 즉위 원년에는 유벽을 베어버리고
一擧靖巴邛(일거정파공) : 일거에 파공을 편안히 다스렸었다.
二年戮李錡(이년륙리기) : 즉위 이년에는 이기를 도륙하여
不戰安江東(부전안강동) : 싸우지 않고도 강동 지방을 편안해 했었다.
顧惟眇眇德(고유묘묘덕) : 돌아보건대, 보잘 것 없는 덕으로
遽有巍巍功(거유외외공) : 갑자기 커다란 공을 이루었는지라
或者天降沴(혹자천강려) : 어쩌면 하늘이 가뭄을 내린 것이니
無乃儆予躬(무내경여궁) : 어찌 내 몸을 삼가지 않겠는가.
上思答天戒(상사답천계) : 위로는 하늘의 경계에 답할 것을 생각하고
下思致時邕(하사치시옹) : 아래로는 시절의 조화를 이루지를 생각하노라
莫如率其身(막여률기신) : 자신의 몸을 다스리는 데는
慈和與儉恭(자화여검공) : 자애와 온화, 검소와 공손보다 나은 것이 없도다.
乃命罷進獻(내명파진헌) : 이에 공물을 진상하는 것을 그치게 하고
乃命賑飢窮(내명진기궁) : 굶주리고 궁핍한 사람을 진휼하게 하였다
宥死降五刑(유사강오형) : 사형 죄를 용서하여 오형으로 내리고
已責寬三農(이책관삼농) : 질책함을 그치고 삼농의 조세를 관대히 하였다.
宮女出宣徽(궁녀출선휘) : 궁녀는 선휘원에서 나가게 하고
廐馬減飛龍(구마감비룡) : 마구간의 말은 날랜 말들을 줄였다.
庶政靡不擧(서정미부거) :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음이 없었으니
皆出自宸衷(개출자신충) : 모두가 황제의 충정에서 나오지 않음이 없었다.
奔騰道路人(분등도노인) : 분주한 길 위의 사람들
傴僂田野翁(구루전야옹) : 구부정한 들판 논밭의 늙은이들.
歡呼相告報(환호상고보) : 환호하며 서로가 알려주니
感泣涕沾胸(감읍체첨흉) : 감격하여 울어, 눈물이 가슴을 적시었다.
順人人心悅(순인인심열) : 백성에게 순응하니 백성들 마음이 기쁘고
先天天意從(선천천의종) : 하늘을 앞세우니 하늘의 뜻도 따른다.
詔下纔七日(조하재칠일) : 조서를 내린지 겨우 칠일
和氣生沖融(화기생충융) : 온화한 기운이 가득 찬 곳에서 생겨나
凝爲油油雲(응위유유운) : 엉기어 부드러운 구름으로 되었고
散作習習風(산작습습풍) : 흩어져 솔솔 부는 바람으로 되었도다.
晝夜三日雨(주야삼일우) : 밤낮 삼일 동안 비가 내리니
淒淒復濛濛(처처복몽몽) : 초목은 우거지고 다시 날은 자욱해졌다.
萬心春熙熙(만심춘희희) : 만물의 마음은 봄처럼 밝아지고
百穀靑芃芃(백곡청봉봉) : 온갖 곡식은 푸름이 짙어져간다.
人變愁爲喜(인변수위희) : 사람도 변하여 수심이 기쁨이 되고
歲易儉爲豐(세역검위풍) : 한 해도 변하여 매우 검소해졌도다.
乃知王者心(내지왕자심) : 알겠노라, 왕의 마음은
憂樂與衆同(우낙여중동) : 근심과 즐거움을 백성들로 함께하고
皇天與后土(황천여후토) : 하늘과 땅의 신
所感無不通(소감무부통) : 서로 느끼는 것이 통하지 않음이 없도다.
冠珮何鏘鏘(관패하장장) : 관에 붙은 패물이 어찌 그렇게도 쟁쟁한가.
將相及王公(장상급왕공) : 장군과 재상 그리고 왕공들
蹈舞呼萬歲(도무호만세) : 뛰며 춤추며 만세를 부른다.
列賀明庭中(렬하명정중) : 밝은 대궐 뜰에서 줄지어 하례하오니
小臣誠愚陋(소신성우누) : 저는 정말로 우둔하고 고루한 신하인지라
職忝金鑾宮(직첨금란궁) : 한림원의 직책으로 금란궁을 욕되게 하였으니
稽首再三拜(계수재삼배) : 머리를 조아려 두세 번 절하며
一言獻天聰(일언헌천총) : 한번 말로써 황제의 총명에 바치오니
君以明爲聖(군이명위성) : 임금은 총명으로써 성군이 되시고
臣以直爲忠(신이직위충) : 신하는 곧음으로써 충신이 되나니
敢賀有其始(감하유기시) : 감히 그 시작함이 있음을 경하 드리며
亦願有其終(역원유기종) : 또한 그 끝마침이 있을 것을 바라옵니다.
(白樂天詩集,卷一,諷諭一)
2005.05.09 21: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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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상우(傷友)-백거이(白居易)
상우(傷友)-백거이(白居易)
벗 때문에 마음이 상하여-백거이(白居易)
陋巷孤寒士(루항고한사) : 골목의 외롭고 빈한한 선비
出門苦恓恓(출문고서서) : 문 나서면 너무나 고통스럽다.
雖云志氣高(수운지기고) : 비록 그 기개가 높다 하더라도
豈免顔色低(기면안색저) : 어찌 쓸쓸한 얼굴빛 없으랴.
平生同門友(평생동문우) : 평생동안 같은 문하의 친구는
通籍在金閨(통적재김규) : 명패가 금마문에 걸려있구나.
囊者膠漆契(낭자교칠계) : 옛날에는 돈독한 사이였으나
邇來雲雨睽(이래운우규) : 지금은 서로의 벽이 생겼구나.
正逢下朝歸(정봉하조귀) : 마침 대궐에서 퇴근하던 길에
軒騎五門西(헌기오문서) : 오문의 서쪽에서 마차를 만났다.
是時天久陰(시시천구음) : 이때 날씨는 오랫동안 흐리고
三日雨凄凄(삼일우처처) : 삼일동안 비가 처랑하게 내렸다.
蹇驢避路立(건려피로립) : 절름발이 당나귀는 길 피해 서 있는데
肥馬當風嘶(비마당풍시) : 살찐 말은 바람 맞아 소리 내어 우는구나.
廻頭忘相識(회두망상식) : 머리 돌려 모르는 채 하고
占道上沙堤(점도상사제) : 길을 차지하고 모래 언덕 위를 지나간다.
昔年洛陽社(석년락양사) : 그 옛적 낙양사에서는
貧賤相提攜(빈천상제휴) : 가난하고 비천한 것을 서로 도왔는데
今日長安道(금일장안도) : 오늘날 장안의 길에서는
對面隔雲泥(대면격운니) : 얼굴을 맞대고도 아주 외면해 버린다.
近日多如此(근일다여차) : 요즈음 이런 일이 많으니
非君獨慘悽(비군독참처) : 그대만의 처참함이 아니로다.
死生不變者(사생부변자) : 생사의 길에서도 변치 않은 자는
唯聞任與黍(유문임여서) : 오로지 임공숙과 여봉일 뿐이라 한다.
(白樂天詩集,卷二,諷諭二)
2005.05.09 21: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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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중부(重賦)-백거이(白居易)
중부(重賦)-백거이(白居易)
무거운 세금-백거이(白居易)
厚地植桑麻(후지식상마) : 두터운 대지에 뽕나무 심음은
所要濟生民(소요제생민) : 백성들 구제함에 중하기 때문이요
生民理布帛(생민리포백) : 백성이 삼베와 비단을 짬은
所求活一身(소구활일신) : 한 몸을 살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라
身外充征賦(신외충정부) : 먹고 남는 것은 세금으로 바쳐서
上以奉君親(상이봉군친) : 위로는 임금님을 봉양한다.
國家定兩稅(국가정량세) : 나라에서 양세법을 정함은
本意在愛人(본의재애인) : 본뜻은 백성 사랑에 있었도다.
厥初防其淫(궐초방기음) : 애초에 문란함을 막으려
明敕內外臣(명칙내외신) : 안팎의 신하에게 명백히 칙서 내렸다.
稅外加一物(세외가일물) : 세금 외에 하나라도 더 거두면
皆以枉法論(개이왕법론) : 모두 위법으로 논죄한다 했도다.
奈何歲月久(내하세월구) : 어찌하여 세월이 오래되니
貪吏得因循(탐리득인순) : 탐욕스런 관리들 악습을 답습하는구나.
浚我以求寵(준아이구총) : 우리를 짜내어 은총을 구하려
斂索無冬春(렴색무동춘) : 세금 거둠에 봄도 겨울도 없도다.
織絹未成匹(직견미성필) : 비단이 채 한 필도 못되고
繅絲未盈斤(소사미영근) : 고치 켠 실 한 근도 안 된다.
里胥迫我納(리서박아납) : 아전은 바치라고 독촉하여
不許蹔逡巡(부허잠준순) : 잠시도 지체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歲暮天地閉(세모천지폐) : 세모가 다되어서 천지가 막히고
陰風生破村(음풍생파촌) : 음산한 바람 황폐한 고을에 불어온다.
夜深煙火盡(야심연화진) : 깊은 밤에는 불씨마저 꺼지고
霰雪白紛紛(산설백분분) : 싸락눈도 하얗게 날리는구나.
幼者形不蔽(유자형부폐) : 어린 것은 몸 하나 가리지 못하고
老者體無溫(로자체무온) : 늙은이는 몸에 온기조차 없구나.
悲喘與寒氣(비천여한기) : 슬픈 숨이 한기와 함께
倂入鼻中辛(병입비중신) : 콧속으로 쓰리도록 들어온다.
昨日輸殘稅(작일수잔세) : 어제는 남은 세금 바치며
因窺官庫門(인규관고문) : 우연히 관청의 창고 속 엿보았다.
繒帛如山積(증백여산적) : 비단은 산처럼 쌓여 있고
絲絮似雲屯(사서사운둔) : 실과 솜은 구름처럼 모아두었다.
號爲羨餘物(호위선여물) : 이름 붙여 남은 물건이라 하여
隨月獻至尊(수월헌지존) : 달마다 천자에게 바쳤다더구나.
奪我身上暖(탈아신상난) : 우리들 몸의 따스함을 빼앗아
買爾眼前恩(매이안전은) : 너희 눈앞의 은총을 샀었구나.
進入瓊林庫(진입경림고) : 천자의 경림고에 들어가면
歲久化爲塵(세구화위진) : 오래되어서는 먼지로 될 것이거늘.
(白樂天詩集,卷二,諷諭二)
2005.05.09 21: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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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지상이절[二](池上二絶)-백거이(白居易)
지상이절[二](池上二絶)-백거이(白居易)
연못 위에서-백거이(白居易)
小娃撑小艇(소왜탱소정) : 소녀가 작은 배를 저어가며
偸採白蓮回(투채백연회) : 흰 연꽃 몰래 캐어 돌아간다.
不解藏蹤迹(불해장종적) : 그 캔 자취를 감출 줄 몰라
浮萍一道開(부평일도개) : 부평초 한 가닥 길을 남겨놓았다.
2005.04.11 23: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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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지상이절[一](池上二絶)-백거이(白居易)
지상이절[一](池上二絶)-백거이(白居易)
못 위에서-백거이(白居易)
山僧對棊坐(산승대기좌) : 스님은 바둑 대하여 앉아있고
局上竹陰淸(국상죽음청) : 바둑판 위에는 대나무 그늘이 맑다.
映竹無人見(영죽무인견) : 대나무 햇빛 들어 사람은 뵈지 않는데
時聞下子聲(시문하자성) : 때때로 바둑알 두는 소리가 들려온다.
2005.04.13 22: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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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한식야(寒食夜)-백거이(白居易)
한식야(寒食夜)-백거이(白居易)
한식날 밤에-백거이(白居易)
四十九年身老日(사십구년신노일) : 마흔아홉 나이, 몸 늙어가는 나날
一百五夜月明天(일백오야월명천) : 일백 오 일 밤, 달 밝은 날이었다
抱膝思量何事在(포슬사량하사재) : 무슨 일 있었는지 무릎 안고 생각하니
癡男騃女喚鞦韆(치남애녀환추천) : 어리숙한 남자와 여자 불러 그네를 탄다
2005.03.27 16: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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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삼일(三月三日)-백거이(白居易)
삼월삼일(三月三日)-백거이(白居易)
삼월 삼짓날-백거이(白居易)
暮春風景初三日(모춘풍경초삼일) : 저문 어느 봄날, 풍경은 초 사흘
流世光陰半百年(류세광음반백년) : 흐르는 세월, 반백년이 다 되었다
欲作閒遊無好伴(욕작한유무호반) : 한가한 시간 가지려도 친구 없어
半江惆悵却回船(반강추창각회선) : 반쯤 온 강에서 서러워 배를 되돌린다
2005.03.27 16: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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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악양누(題岳陽樓)-백거이(白居易)
제악양누(題岳陽樓)-백거이(白居易)
악양루에 제하여-백거이(白居易)
岳陽城下水漫漫(악양성하수만만) : 악양성 아래로 물결은 출렁거리는데
獨上危樓凭曲欄(독상위누빙곡난) : 홀로 높은 누각에 올라, 둥근 난간에 기대어본다
春岸綠時連夢澤(춘안녹시련몽택) : 봄 언덕 풀빛 짙어지는 시절, 몽택이 닿아있고
夕波紅處近長安(석파홍처근장안) : 저녁 물결 붉어지는 곳, 장안이 가깝구나
猿攀樹立啼何苦(원반수립제하고) : 나무에 올라선 원숭이, 울음 어찌나 괴로운지
雁點湖飛渡亦難(안점호비도역난) : 기러기 호숫물 치며 날아, 건너지도 어렵구나
此地唯堪畫圖障(차지유감화도장) : 이 곳 누각 가림벽에 오직 글 새길만 만하니
華堂張與貴人看(화당장여귀인간) : 화려한 당 안에 시를 적은 후, 귀인과 함께 보노라
2005.03.27 12: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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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서림사(宿西林寺)-백거이(白居易)
숙서림사(宿西林寺)-백거이(白居易)
서림사에 묵으며-백거이(白居易)
木落天晴山翠開(목낙천청산취개) : 나뭇잎 지니 하늘 개고 산빛은 푸르러
愛山騎馬入山來(애산기마입산내) : 산이 좋아 말을 타고 산에 들어 왔노라
心知不及柴桑令(심지부급시상령) : 시상령에게 가지 못할까 생각되어
一宿西林便却回(일숙서림편각회) : 서림사에 하루 묵고 곧 다시 돌아가노라
2005.03.26 12: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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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유루효망(庾樓曉望)-백거이(白居易)
유루효망(庾樓曉望)-백거이(白居易)
유루에서 새벽에 바라보다-백거이(白居易)
獨憑朱檻立凌晨(독빙주함립능신) : 새벽녘에 서서 붉은 난간에 기대니
山色初明水色新(산색초명수색신) : 산색이 밝아오고 물빛이 신선하여라
竹霧曉籠銜嶺月(죽무효농함령월) : 대숲 새벽 안개 고개 위 달을 머금고
蘋風煖送過江春(빈풍난송과강춘) : 가래풀에 인 따뜻한 바람, 봄강을 지난다
子城陰處猶殘雪(자성음처유잔설) : 자성 그늘진 곳에는 잔설이 남아있고
衙鼓聲前未有塵(아고성전미유진) : 관아의 북소리, 아직 흙먼지 일지 않는다
三百年來庾樓上(삼백년내유누상) : 삼백년 동안 유루 위에서
曾經多少望鄕人(증경다소망향인) : 지금껏 고향 그리던 사람 얼마나 많았까
2005.03.26 12: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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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주( 强酒)-백거이(白居易)
강주( 强酒)-백거이(白居易)
억지로 권하는 술-백거이(白居易)
若不坐禪銷妄想(야부좌선소망상) : 좌선하며 망상을 삭이지 못하면
卽須吟醉放狂歌(즉수음취방광가) : 취하여 시 읆으며, 미친 듯 노래한다
不然秋月春風夜(부연추월춘풍야) : 가을 달, 봄바람이 부는 밤이 아니면
爭那閒思往事何(쟁나한사왕사하) : 어찌 지난 일을 한가히 생각이나 할까
2005.03.26 1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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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권주(答勸酒)-백거이(白居易)
답권주(答勸酒)-백거이(白居易)
술을 권하시니-백거이(白居易)
莫怪近來都不飮(막괴근내도부음) : 근래에 도무지 마시지 않는 것 이상타 마오
幾回因醉却沾巾(기회인취각첨건) : 취하여 두건을 적신 일 몇 번이나 되었던가
誰料平生狂酒客(수료평생광주객) : 평생을 술에 미친 나그네 신세 누가 알리오
如今變作酒悲人(여금변작주비인) : 지금은 술에 취한 비참한 인간이 다 되었다오
2005.03.25 23: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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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소원외기신촉다( 蕭員外寄新蜀茶)-백거이(白居易)
소원외기신촉다( 蕭員外寄新蜀茶)-백거이(白居易)
소원외가 신선한 촉차를 부쳐오다-백거이(白居易)
蜀茶寄到但驚新(촉다기도단경신) : 촉차를 부쳐오니 신선함이 놀라워라
渭水煎來始覺珍(위수전내시각진) : 위수의 물로 달여내니 귀한 맛 알겠다
滿甌似乳堪持翫(만구사유감지완) : 젖빛 주발에 가득채워 천천히 맛보나니
況是春深酒渴人(황시춘심주갈인) : 이렇게 짙은 봄날, 술 고픈 사람에게야
2005.03.25 22: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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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과천문가( 過天門街)-백거이(白居易)
과천문가( 過天門街)-백거이(白居易)
천문가를 지나며-백거이(白居易)
雪盡終南又欲春(설진종남우욕춘) : 눈 다 녹은 종남 땅에, 봄이 오는데
遙憐翠色對紅塵(요련취색대홍진) : 멀리 아름다운 비취 빛이 홍진과 맞닿았다
千車萬馬九衢上(천거만마구구상) : 큰 거리마다 가득한 수레와 말들
廻首看山無一人(회수간산무일인) : 머리 돌려 산을 보아도 사람은 아무도 없다
2005.03.24 23: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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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시세장(時世粧)-백거이(白居易)
시세장(時世粧)-백거이(白居易)
유행 화장-백거이(白居易)
時世粧時世粧(시세장시세장) : 지금 유행하는 화장은, 지금 유행하는 화장은
出自城中傳四方(출자성중전사방) : 장안에서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時世流行無遠近(시세류항무원근) : 지금 멀고 가까운 곳 어디서나 유행하는데
顋不施朱面無粉(시부시주면무분) : 뺨에는 연지도 바르지 않고, 얼굴에는 분도 바르지 않는다.
烏膏注唇唇似泥(오고주진진사니) : 검정 기름 입술에 발라, 입술은 마치 진흙 같고
雙眉畫作道八字低(쌍미화작팔자저) : 두 눈썹은 여덟팔자 낮추어 그리는구나.
姸蚩黑白失本態(연치흑백실본태) : 곱거나 추하거나 검거나 희어서 본래 모습 잃고
粧成盡似含悲啼(장성진사함비제) : 화장을 마치면 모두가 슬픔을 머금고 우는 모습이다.
圓鬟無鬢椎髻樣(원환무빈추계양) : 둥글게 쪽지어서 살적도 보이 않은 망치머리
斜紅不暈赭面狀(사홍부훈자면장) : 둥그렇게 바르지 않은 비스듬한 진흙 빛 얼굴
昔聞被髮伊川中(석문피발이천중) : 이천에 머리 뒤집어쓴 사람 나타났다 하더니
辛有見之知有戎(신유견지지유융) : 신유가 이를 보고 오랑캐의 침입 있음을 알았도다.
元和粧梳君記取(원화장소군기취) : 원화연간에 이런 화장술 유행하니, 그대는 기억하라
髻椎面赭非華風(계추면자비화풍) : 망치머리와 붉은 얼굴 화장은 중국의 풍속 아닌 것을
2005.05.08 22: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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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팔월십오일야금중독직대월억원구(八月十五日夜禁中獨直對月憶元九)-백거이(白居易)
팔월십오일야금중독직대월억원구(八月十五日夜禁中獨直對月憶元九)-백거이(白居易)
팔월십오일 밤에 홀로 번을 서며 달을 보고 원구를 생각하다-백거이(白居易)
銀臺金闕夕沈沈(은대금궐석침침) : 화려한 누각과 궁궐에 밤은 어두워지는데
獨宿相思在翰林(독숙상사재한림) : 한림원에서 혼자 당직하니 서로 그리워진다.
三五夜中新月色(삼오야중신월색) : 깊은 밤, 새로 떠오른 달빛은
二千里外故人心(이천리외고인심) : 이천 리 밖에 떨어진 친구 그리는 마음이라.
渚宮東面煙波冷(저궁동면연파냉) : 저궁의 동편에는 안개가 차가옵고
浴殿西頭鍾漏深(욕전서두종누심) : 욕전의 서편 언저리에는 종루가 깊숙하다
猶恐淸光不同見(유공청광부동견) : 두렵거니, 맑은 달빛 함께 보지 못하고
江陵卑濕足秋陰(강능비습족추음) : 강릉 땅은 낮고 습하여, 가을날이 어둑한 것을
2005.04.10 15: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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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야(除夜)-백거이(白居易)
제야(除夜)-백거이(白居易)
섣달 그믐날 밤에-백거이(白居易)
病眼少眠非守歲(병안소면비수세) : 아픈 눈 잠이 적어, 묵은 해도 못 지켰는데
老心多感又臨春(노심다감우림춘) : 다감한 늙은이 마음, 또다시 봄을 맞는구나.
火銷燈盡天明後(화소등진천명후) : 불 사그라지고 등불마저 꺼지고, 날 이미 밝은데
便是平頭六十人(편시평두륙십인) : 평범한 이 백성, 나이 벌써 예순 여덟이라오.
2005.04.10 15: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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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부서지(府西池)-백거이(白居易)
부서지(府西池)-백거이(白居易)
관아 서편 연못에서-백거이(白居易)
柳無氣力枝先動(류무기력지선동) : 가녀린 버드나무, 가지 먼저 흔들리고
池有波紋冰盡開(지유파문빙진개) : 얼음 풀려 흐른 못물에 파문이 이는구나.
今日不知誰計會(금일부지수계회) : 누가 일 꾸몄는지 오늘은 모르지만
春風春水一時來(춘풍춘수일시내) : 봄바람, 봄물결이 일시에 찾아왔구나.
2005.04.10 15: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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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강루월(江樓月)-백거이(白居易)
강루월(江樓月)-백거이(白居易)
강변 누각의 달-백거이(白居易)
嘉陵江曲曲江池(가릉강곡곡강지) : 가릉의 강굽이에 곡강의 연못 있어
明月雖同人別離(명월수동인별리) : 밝은 달은 같은데 사람들만 이별했구나.
一宵光景潛相憶(일소광경잠상억) : 하룻저녁 광경을 잊었다가 기억하니
兩地陰晴遠不知(양지음청원부지) : 두 곳의 흐리고 맑음을 멀어서 모르겠다.
誰料江邊懷我夜(수료강변회아야) : 누가 생각이나 하랴, 나를 생각하는 밤
正當池畔望君時(정당지반망군시) : 그 밤이 못가에서 그대 그리는 바로 이 시간임.
今朝共語方同悔(금조공어방동회) : 오늘 아침 함께 나눈 말들, 후회스러우니
不解多情先寄詩(부해다정선기시) : 다정을 몰라서 내가 먼저 시를 지어 부쳐버렸소.
2005.04.10 15: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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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상적(江上笛)-백거이(白居易)
강상적(江上笛)-백거이(白居易)
강 가의 피리소리-백거이(白居易)
江上何人夜吹笛(강상하인야취적) : 강가에 어떤 사람, 밤에 피리 부니
聲聲似憶故園春(성성사억고원춘) : 소리마다 고향의 옛 봄날을 그리는 듯.
此時聞者堪頭白(차시문자감두백) : 이 시간 듣는 사람, 늙음도 잊으리니
況是多愁少睡人(황시다수소수인) : 근심 많고 잠적은 사람이야 어떠할까.
2005.04.10 15: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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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야심행(夜深行)-백거이(白居易)
야심행(夜深行)-백거이(白居易)
깊은 밤, 길 걸으며-백거이(白居易)
百牢關外夜行客(백뇌관외야항객) : 관 외의 모든 집을 밤길 걷는 사람
三殿角頭宵直人(삼전각두소직인) : 삼 전각 꼭대기에서 한밤에 번 서는 사람.
莫道近臣勝遠使(막도근신승원사) : 근신이 원신보다 낫다고 하지 말라
其如同是不閒身(기여동시부한신) : 그들도 이처럼 한가하지 않은 몸이라오.
2005.04.10 15: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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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안이화(江岸梨花)-백거이(白居易)
강안이화(江岸梨花)-백거이(白居易)
강언덕 배꽃-백거이(白居易)
梨花有意綠和葉(이화유의녹화섭) : 배꽃에 정감 있어 푸르기가 나뭇잎 같아
一樹江頭惱殺君(일수강두뇌살군) : 강 가의 배나나무가 그대를 뇌살하는구나.
最似孀閨少年婦(최사상규소년부) : 과부 방, 젊은 아낙과 꼭 같나니
白粧素袖碧紗裙(백장소수벽사군) : 흰 분칠, 흰 소매 그리고 푸른 비단 차마라.
2005.04.10 15: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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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억원구(憶元九)-백거이(白居易)
억원구(憶元九)-백거이(白居易)
원씨네 아홉째 아들을 생각하며-백거이(白居易)
渺渺江陵道(묘묘강능도) : 아득하다, 강릉가는 길
相思遠不知(상사원부지) : 그리워도 멀어서 알지 못한다.
近來文卷裏(근내문권리) : 근래의 글들 중에서
半是憶君詩(반시억군시) : 절반은 그대 그리는 시로구나.
2005.05.10 01: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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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병기(病氣)-백거이(白居易)
병기(病氣)-백거이(白居易)
병 증세-백거이(白居易)
自知氣發每因情(자지기발매인정) : 정 때문에 병나는 것, 나는 알아
情在何由氣得平(정재하유기득평) : 정이 어디 있어야, 병세가 나아지나.
若問病根深與淺(야문병근심여천) : 병 뿌리의 깊음과 엷음 묻는다면
此身應與病齊生(차신응여병제생) : 이 몸은 반드시 병과 함께 살고 싶어라.
2005.05.09 00: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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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야좌(夜坐)-백거이(白居易)
야좌(夜坐)-백거이(白居易)
밤에 혼자 앉아-백거이(白居易)
庭前盡日立到夜(정전진일립도야) : 종일토록 뜰 앞에 선채 밤이 되니
燈下有時坐徹明(등하유시좌철명) : 등잔 아래에서 때로는 앉은 채로 날이 밝는다.
此情不語何人會(차정부어하인회) : 이런 내 마음을 말하지 않으니 누가 찾아올까
時復長吁一兩聲(시복장우일량성) : 가끔씩 다시 길게 나오는 한 두 번의 탄식소리.
2005.04.10 14: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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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주와(晝臥)-백거이(白居易)
주와(晝臥)-백거이(白居易)
대낮에 혼자 누워-백거이(白居易)
抱枕無言語(포침무언어) : 말없이 베개를 안고 누우니
空房獨悄然(공방독초연) : 홀로 있는 빈 방이라 처연하구나.
誰知盡日臥(수지진일와) : 누가 알겠는가, 종일 혼자 누워있어도
非病亦非眠(비병역비면) : 병든 것도, 잠자는 것도 아닌 것임을.
2005.04.10 14: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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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유감(有感)-백거이(白居易)
유감(有感)-백거이(白居易)
유감스러워-백거이(白居易)
絶絃與斷絲(절현여단사) : 백아의 의리와 맹모의 교훈
猶有却續時(유유각속시) : 여전히 시대를 이어가야 하나.
唯有衷腸斷(유유충장단) : 오직 단장의 슬픔만 있을 뿐
無應續得期(무응속득기) : 이어야 하지만 기약할 수 없구나.
2005.04.10 14: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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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답우문(答友問)-백거이(白居易)
답우문(答友問)-백거이(白居易)
친구의 물음에 답하여-백거이(白居易)
似玉童顔盡(사옥동안진) : 옥 같았던 아이 얼굴 다하고
如霜病鬢新(여상병빈신) : 서리 같은, 병들고 희어진 귀밑머리.
莫驚身頓老(막경신돈노) : 놀라지 말라, 몸 갑자기 늙었다고
心更老於身(심경노어신) : 마음은 몸보다 더욱 쉽게 늙어 가리라.
2005.04.10 14: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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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문충(聞蟲)-백거이(白居易)
문충(聞蟲)-백거이(白居易)
벌레소리 들으며-백거이(白居易)
闇蟲喞喞夜緜緜(암충즐즐야면면) : 어디선가 벌레소리, 밤마다 끝없는데
況是秋陰欲雨天(황시추음욕우천) : 어둑한 가을구름에 비 내릴 듯한 날에야.
猶恐愁人暫得睡(유공수인잠득수) : 두려워라, 수심 겨운 사람 잠시 잠들다
聲聲移近臥床前(성성이근와상전) : 벌레소리 가까워 지져, 침상 앞에 눕는다.
2005.04.10 1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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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한식야유회(寒食夜有懷)-백거이(白居易)
한식야유회(寒食夜有懷)-백거이(白居易)
한식날 밤, 감회에 젖어-백거이(白居易)
寒食非長非短夜(한식비장비단야) : 한식날, 길지도 짧지도 않은 밤
春風不熱不寒天(춘풍부열부한천) : 봄바람은 덥지도 춥지도 않도다.
可憐時節堪相憶(가련시절감상억) : 가련하다, 서로가 그리운지 이 시간
何況無燈各早眠(하황무등각조면) : 어찌 등불도 없이 일찍 잠들 수 있나.
2005.04.10 13: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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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야좌(夜坐)-백거이(白居易)
야좌(夜坐)-백거이(白居易)
밤에 혼자 앉아-백거이(白居易)
斜月入前楹(사월입전영) : 지는 달빛은 앞 기둥으로 드는데
迢迢夜坐情(초초야좌정) : 아련해지는 밤, 홀로 앉은 내 마음이여.
梧桐上階影(오동상계영) : 오동나무는 섬돌 위로 그림자 지우고
蟋蟀近牀聲(실솔근상성) : 귀뚜라미 다가와 침상 가까이 우는구나.
曙傍窓間至(서방창간지) : 새벽빛 창문 사이로 들어오고
秋從簟上生(추종점상생) : 가을은 대자리 위를 따라 오는구나.
感時因憶事(감시인억사) : 계절을 느끼니 온갖 일들 생각나
不寢到雞鳴(부침도계명) : 잠 들지 못한 채로 새벽닭이 우는구나.
2005.04.10 13: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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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촌거1(村居1)-백거이(白居易)
촌거1(村居1)-백거이(白居易)
시골에 살며-백거이(白居易)
田園莽蒼經春早(전원망창경춘조) : 짙푸른 교외, 봄은 일찍 가고
籬落蕭條盡日風(이낙소조진일풍) : 쓸쓸한 울타리에 좋일토록 바람만 분다.
若問經過談笑者(야문경과담소자) : 지나며 담소하는 사람이 물으면
不過田舍白頭翁(부과전사백두옹) : 다만 시골집 사는 백발 늙은이랍니다.
2005.04.10 13: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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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촌거2(村居2)-백거이(白居易)
촌거2(村居2)-백거이(白居易)
시골에 살며-백거이(白居易)
門閉仍逢雪(문폐잉봉설) : 문이 닫히면 바로 날리는 눈 맞고
廚寒未起煙(주한미기연) : 차가운 부엌에는 불도 피우지 못한다.
貧家重寥落(빈가중요낙) : 가난한 집안살림 더욱 요락해져서
半爲日高眠(반위일고면) : 반나절이 다 되도록 잠만 자고 있다.
2005.04.10 13: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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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조춘(早春)-백거이(白居易)
조춘(早春)-백거이(白居易)
이른 봄날-백거이(白居易)
雪散因和氣(설산인화기) : 따뜻한 기운으로 차가운 눈 흩어져
氷開得暖光(빙개득난광) : 얼음이 풀리니 따뜻한 봄빛 비친다.
春銷不得處(춘소부득처) : 봄에 다 녹으면 얻을 곳 없지만
唯有鬢邊霜(유유빈변상) : 오직 귀밑머리에 서리 있을 뿐이어라.
2005.04.10 13: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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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왕소군1(王昭君1)-白居易(백거이)
왕소군1(王昭君1)-白居易(백거이)
왕소군-白居易(백거이)
滿面胡沙滿鬢風(만면호사만빈풍) : 얼굴에 가득 오랑캐 모래, 귀밑머리 바람 가득
眉銷殘黛臉銷紅(미소잔대검소홍) : 눈썹에 먹자국, 뺌에는 빨간 연지자국 남았구나.
愁苦辛勤憔悴盡(수고신근초췌진) : 근심과 고통, 고난에 초췌하고 말라버린 몸
如今却似畫圖中(여금각사화도중) : 지금의 모습이, 잘못 그린 그림 속 얼굴 같구나.
2005.04.10 12: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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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왕소군2(王昭君2)-白居易(백거이)
왕소군2(王昭君2)-白居易(백거이)
왕소군-白居易(백거이)
漢使却廻憑寄語(한사각회빙기어) : 한나라 사신 돌아와 부치는 말
黃金何時贖蛾眉(황금하시속아미) : 황금으로 어느 때에 미인의 눈썹 되살까.
君王若問妾顔色(군왕야문첩안색) : 임금님 만약 내 안색 물으시면
莫道不如宮裏時(막도부여궁리시) : 대궐에 있을 때보다 못하다 하지 마세요.
2005.04.10 12: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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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설(夜雪)-백거이(白居易)
야설(夜雪)-백거이(白居易)
밤에 내린 눈-백거이(白居易)
已訝衾枕冷(이아금침랭) : 춥다고 여겼더니 이부자리 차가워
復見窓戶明(부견창호명) : 창문이 밝아옴을 이제 다시 보는구나.
夜深知雪重(야심지설중) : 밤이 깊어 눈 많이 내린 것 알겠으니
時聞折竹聲(시문절죽성) : 때때로 대나무 꺾어지는 소리 들린다.
2005.04.10 1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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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억강남1(憶江南1)-백거이(白居易)
억강남1(憶江南1)-백거이(白居易)
강남을 기억하며-백거이(白居易)
江南好(강남호) : 강남이 좋았더라
風景舊曾諳(풍경구증암) : 그 옛날 풍경 눈에 선하다.
日出江花紅火(일출강화승화) : 일출의 강꽃은 불보다 더 붉고
春來江水綠如藍(춘래강수록여람) : 봄의 강물은 쪽빛 같았더라
能不憶江南(능불억강남) : 어찌 강남 땅을 기억하지 않겠는가.
2005.09.18 18: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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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별자(母別子)-백거이(白居易)
모별자(母別子)-백거이(白居易)
어머니가 자식을 이별하며-백거이(白居易)
母別子(모별자) : 어미는 자식을 이별하고
子別母(자별모) : 자식은 어머니와 이별하니
白日無光哭聲苦(백일무광곡성고) : 태양도 빛을 잃고 울음소리 처절하다.
關西驃騎大將軍(관서표기대장군) : 관서의 표기 대장군
去年破虜新策勳(거년파로신책훈) : 작년에 오랑캐 격파하고 새로 공을 세워
勅賜金錢二百萬(칙사김전이백만) : 이 백만 량 상금 받아
洛陽迎得如花人(낙양영득여화인) : 낙양에서 꽃 같은 미인을 맞았도다.
新人迎來舊人棄(신인영래구인기) : 새댁을 맞아들이고 옛 아내를 내버리니
掌上蓮花眼中刺(장상연화안중자) : 새댁은 손안의 연꽃, 옛 사람은 눈 안의 가시
迎新棄舊未足悲(영신기구미족비) : 새 각시 얻고서 조강지처 버린 일은 슬프지 않으나
悲在君家留兩兒(비재군가유양아) : 그대 집에 남겨 둔, 두 아들 생각하니 서글퍼진다
一始扶行一初坐(일시부행일초좌) : 한 놈은 이제 걸음마하고, 한 놈은 겨우 혼자 앉는데
坐啼行哭牽人衣(좌제행곡견인의) : 두 아이 울며불며 옷자락에 매달린다
以汝夫婦新婉(이여부부신완) : 그대들 부부 되어 새로 사랑함이
使我母子生別離(사아모자생별리) : 우리 모자를 생이별 시켰도다
不如林中烏與鵲(부여임중오여작) : 우리 신세 숲 속의 까마귀와 까치만도 못하구나.
母不失雛雄伴雌(모부실추웅반자) : 어미 새도 새끼 잃지 않고 암수가 짝을 짓거늘
應似園中桃李樹(응사원중도이수) : 우리 모자는 뜰 안의 복숭아와 오얏 같아
花落隨風子在枝(화락수풍자재지) : 바람에 꽃잎 지고, 열매만 가지에 남았구나.
新人新人聽我語(신인신인청아어) : 새댁이여, 새댁이여! 내 말 좀 들어보소.
洛陽無限紅樓女(낙양무한홍루여) : 낙양 많은 홍루에 미인도 많아
但願將軍重立功(단원장군중입공) : 장군이 다시 한번 무공 세우신다면
更有新人勝於汝(갱유신인승어여) : 다시 너보다 더 예쁜 새댁을 맞으리라
2005.04.10 10: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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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상양인(上陽人)-백거이(白居易)
상양인(上陽人)-백거이(白居易)
상양 사람-백거이(白居易)
上陽人上陽人(상양인상양인) : 상양궁의 궁녀여
紅顔暗老白髮新(홍안암노백발신) : 홍안은 이미 늙고 백발만 새로워
綠衣監使守宮門(녹의감사수궁문) : 푸른 옷의 궁지기가 궁문을 지킨다.
一閉上陽多少春(일폐상양다소춘) : 상양궁에 갇힌 세월 그 얼마이던가
玄宗末歲初選入(현종말세초선입) : 현종 말년에 처음 뽑힘에 들어
入時十六今六十(입시십육금육십) : 열여섯에 입궐하여 지금은 육십이라
同時采擇百餘人(동시채택백여인) : 같은 때, 뽑힌 궁녀 백여 명이었으나
零落年深殘此身(영락년심잔차신) : 시들고 늙어 죽어 이 몸만 남았구나.
憶昔呑悲別親族(억석탄비별친족) : 지난 슬픔 삼키며 친척과 이별할 때
扶入車中不敎哭(부입차중부교곡) : 수레에 오르는 나를 잡아주며 울음 달래며
皆云入內便承恩(개운입내편승은) : 입궐하면 임금의 총애 받으리라 사람들은 말이었다.
臉似芙蓉胸似玉(검사부용흉사옥) : 얼굴은 부용 같고, 젖가슴 옥과 같았는데
未容君王得見面(미용군왕득견면) : 미처 황제의 눈에 들기도 전에
已被楊妃遙側目(이피양비요측목) : 이미 양귀비의 눈 흘김 질투를 받았다
妬令潛配上陽宮(투령잠배상양궁) : 그녀의 질투로 상양궁에 갇히어서
一生遂向空房宿(일생수향공방숙) : 일생을 독수공방으로 지냈었다
宿空房秋夜長(숙공방추야장) : 독수공방하니 가을밤은 길기만 했다
夜長無寐天不明(야장무매천부명) : 밤은 길어 못 이루는 데, 날마저 더디 새었다
耿耿殘燈背壁影(경경잔등배벽영) : 가물거리는 새벽 등잔에 비쳐진 그림자
蕭蕭暗雨打窓聲(소소암우타창성) : 쓸쓸한 밤비가 창문을 두드린다.
春日遲(춘일지) : 봄날은 지루하고 길기도 하다
日遲獨坐天難暮(일지독좌천난모) : 지루하게 홀로 앉은 채로, 날은 저물지 않았다
宮鶯百囀愁厭聞(궁앵백전수염문) : 궁궐 안 꾀꼬리 소리, 수심 겨워 듣기 싫고
梁燕雙栖老休妬(양연쌍서노휴투) : 들보의 짝지은 제비, 늙어서 질투도 않았도다.
鶯歸燕去長悄然(앵귀연거장초연) : 꾀꼬리와 제비가 돌아가니, 오래도록 외로웠고
春往秋來不記年(춘왕추래부기년) : 봄 가고 가을 와도 세월을 기억 못하였다.
唯向深宮望明月(유향심궁망명월) : 오직 깊은 궁궐에서 밝은 달만 바라보며
東西四五百廻圓(동서사오백회원) : 보름달 뜨고 지고, 사 오백 번은 되었었다
今日宮中年最老(금일궁중년최장) : 이제는 궁궐 안에서 나이가 가장 많아
大家遙賜尙書號(대가요사상서호) : 천자께서 상서의 호칭을 내리셨다.
小頭鞋履窄衣裳(소두혜이착의상) : 신발 끝이 뾰쪽하고 옷은 좁으며
靑黛點眉眉細長(청대점미미세장) : 푸른 먹으로 그린 눈썹은 가늘고 길어서
外人不見見應笑(외인부견견응소) : 궁궐 밖의 사람이 보면 반드시 웃으리라
天寶末年時世粧(천보말년시세장) : 촌스런 천보 말년의 세태라고이라고 말이요
上陽人苦最多(상양인고최다) : 상양궁의 인생이여, 고생이 너무 심하구나.
少亦苦老亦苦(소역고노역고) : 젊어서도 고생, 늙어서도 고생이로다.
少苦老苦兩如何(소고노고양여하) : 젊어서 고생, 늙어서 고생 이 두 고생을 어찌하나
君不見昔時呂尙美人賦(군부견석시여향미인부) : 그대는 못 보았는가, 옛날 여향의 미인부를
又不見今日上陽宮人白髮歌(우부견금일상양궁인백발가) : 또한 못 보았는가, 오늘날 상양궁인의 백발가를 말일세
(白樂天詩集,卷三,諷諭三)
2005.05.09 12: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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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란방(牡丹芳)-백거이(白居易)
모란방(牡丹芳)-백거이(白居易)
모란의 향기-백거이(白居易)
牡丹芳牡丹芳(모단방모단방) : 모란꽃 향기여, 모란꽃 향기여
黃金蘂綻紅玉房(황금예탄홍옥방) : 황금꽃술이 붉은 옥방을 터뜨리니
千片赤英霞爛爛(천편적영하란란) : 천 조각 꽃부리에 노을이 찬란하여라
百枝絳焰燈煌煌(백지강점등황황) : 백 개의 가지에 붉은 점이 등불처럼 찬란하니
照地初開錦繡段(조지초개금수단) : 땅에 비치니 금빛 비단 여러 단이 열리는구나.
當風不結蘭麝囊(당풍불결란사낭) : 바람에 묶지 않은 난초 사향 주머니 같고
仙人琪樹白無色(선인기수백무색) : 신선의 옥나무 깨끗하고 아무 색깔도 없으니
王母桃花小不香(왕모도화소불향) : 서왕모의 복사꽃은 작고도 향기 없도다.
宿露輕盈泛紫艶(숙로경영범자염) : 밤이슬이 가벼이 채서 자주 빛 요염함 넘치고
朝陽照耀生紅光(조양조요생홍광) : 아침 햇빛 비추니 붉은 빛을 내는구나.
紅紫二色間深淺(홍자이색간심천) : 붉음과 자줏빛 깊고 얕음에 차이를 두니
向背萬態隨低昻(향배만태수저앙) : 등을 돌리니 온갖 교태가 아래 위를 따른다.
映葉多情隱羞面(영엽다정은수면) : 잎에 비친 다정함은 부끄러운 얼굴 가리고
臥叢無力含醉粧(와총무력함취장) : 힘없는 듯 누운 꽃떨기 취한 화장을 머금었다
低嬌笑容疑掩口(저교소용의엄구) : 애교 띤 웃는 얼굴 내려 입이 가릴까 하노니
凝思怨人如斷腸(응사원인여단장) : 사람 원망하는 생각이 짙어지니 마음은 애끊는 듯
濃姿貴彩信奇絶(농자귀채신기절) : 농염한 자태와 고귀한 빛이 참으로 기이하니
雜卉亂花無比方(잡훼란화무비방) : 잡된 풀과 어지러운 꽃이 비교할 방법이 없도다.
石竹金錢何細碎(석죽금전하세쇄) : 석죽과 금전화는 어찌하여 가늘게 부서지나
芙蓉芍藥苦尋常(부용작약고심상) : 부용꽃과 작약꽃은 언제나 괴롭구나.
遂使王公與卿相(수사왕공여경상) : 마침내 왕공들과 경사들을 부리어서
游花冠蓋日相望(유화관개일상망) : 기생과 관리들이 매일 서로 바라보겠구나.
痺車軟輿貴公主(비차연여귀공주) : 메추라기 털 수레와 부드러운 수레에 귀족 여자들
香衫細馬豪家郞(향삼세마호가랑) : 향기 나는 소매, 날씬한 말은 부호의 아들들이로다.
衛公宅靜閉東院(위공댁정폐동원) : 위공 댁은 고요하여 동쪽 집을 닫았고
西明寺深開北廊(서명사심개북랑) : 서명사 절은 깊어서 북쪽 곁채를 열었도다.
戱蝶雙舞看人久(희접쌍무간인구) : 노는 나비의 쌍쌍춤을 사람들이 본지 오래고
殘鶯一聲春日長(잔앵일성춘일장) : 남은 꾀꼬리 한 소리에 봄날은 길기만 하다
共愁日照芳難駐(공수일조방난주) : 모두가 걱정하는 비춰드는 햇빛에 향기 머물기 어려워
仍張帷幕垂陰凉(잉장유막수음량) : 이에 휘장을 펴서 그늘의 서늘함을 드리운다.
花開花落二十日(화개화락이십일) : 꽃 피고 꽃 떨어지기 이십 일이 되니
一城之人皆若狂(일성지인개약광) : 온 성안 사람들 모두가 미친 듯 행동한다.
三代以還文勝質(삼대이환문승질) : 삼대이래로 도리어 꾸미는 일을 내용보다 좋게 여기니
人心重華不重實(인심중화불중실) : 인심은 화려함 중히 여기고, 내용을 중히 여기지 않는다.
重華直至牡丹芳(중화직지모단방) : 화려함을 중요하게 여김은 바로 모란꽃 향기이니
其來有漸非今日(기래유점비금일) : 그것이 내게 천천히 옴은 오늘날의 일이 아니로다.
元和天子憂農桑(원화천자우농상) : 원화 천자는 농사와 뽕나무 일을 걱정하고
恤下動天天降祥(휼하동천천강상) : 아래 사람을 근심하니 하늘을 움직여 상서로움 내리도다.
去歲嘉禾生九穗(거세가화생구수) : 지난해에는 좋은 볍씨가 한 줄기에 아홉 이삭 생산해도
田中寂寞無人至(전중적막무인지) : 오는 사람 아무도 없어 들판의 밭 속에 적막하였다
今年瑞麥分兩岐(금년서맥분량기) : 금년에도 상서로운 보리가 양쪽으로 나누어지니
君心獨喜無人知(군심독희무인지) : 군왕이 마음속으로 혼자 기뻐함을 아무도 모른다.
無人知可歎息(무인지가탄식) : 아는 사람 아무도 없다니 가히 탄식하리로다.
我願暫求造化力(아원잠구조화력) : 나는 원컨대, 조화옹의 힘을 구하여
減却牡丹妖艶色(감각모단요염색) : 문득 모란의 요염한 색을 줄이고
少廻卿士愛花心(소회경사애화심) : 높은 벼슬아치들의 꽃 좋아하는 마음을 조금 돌려서
同似吾君憂稼穡(동사오군우가색) : 우리 임금님처럼 곡식 심고 추수하는 근심을 함께 하였으면
(白樂天詩集,卷四,諷諭四)
2005.05.09 12: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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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파종화1(東坡種花1)-백거이(白居易)
동파종화1(東坡種花1)-백거이(白居易)
동파에 꽃을 심으며-백거이(白居易)
持錢買花樹(지전매화수) : 돈을 가지고 가서 꽃나무 사와
城東坡上栽(성동파상재) : 성의 동쪽 언덕에 위에 심었다.
但購有花者(단구유화자) : 꽃 피는 나무만을 구입했으나
不限桃杏梅(부한행묘매) : 복사꽃, 살구꽃, 매화꽃에 정하지 않았다.
百果參雜種(백과삼잡종) : 온갖 과실수를 참작하여 심으니
千枝次第開(천지차제개) : 수많은 가지들이 차례로 벌어진다.
天時有早晩(천시유조만) : 자연의 시기는 이르고 늦음이 있고
地力無高低(지력무고저) : 토지의 힘에는 높고 낮음이 있도다.
紅者霞豔豔(홍자하염염) : 붉은 것은 노을처럼 아름답고
白者雪皚皚(백자설애애) : 흰 것은 눈처럼 희고 깨끗하다.
遊蜂逐不去(유봉축부거) : 날아다니는 벌 떼는 쫓아도 달아나지 않고
好鳥亦來栖(호조역내서) : 기뻐하는 새들도 날아와 둥지에 깃든다.
前有長流水(전유장류수) : 앞에는 긴 강이 흐르고
下有小平臺(하유소평대) : 아래에는 작고 평평한 누대가 있다.
時拂臺上石(시불대상석) : 때때로 누대 위의 돌을 들어내고
一擧風前杯(일거풍전배) : 한번씩 바람 앞의 술잔을 들어올린다.
花枝蔭我頭(화지음아두) : 꽃가지는 나의 머리를 덮고
花蕊落我懷(화예낙아회) : 꽃술은 나의 품속에 떨어진다.
獨酌復獨詠(독작복독영) : 혼자 술을 마시고 다시 혼자 시를 읊으니
不覺日平西(부각일평서) : 모르는 사이에 해가 떠서 서쪽에 나란하다.
巴俗不愛花(파속부애화) : 파현의 풍속은 꽃을 좋아하지 않아
竟春無人來(경춘무인내) : 봄이 다하도록 찾아오는 사람 아무도 없다.
唯此醉太守(유차취태수) : 오직 이 몸, 술 취한 태수만이
盡日不能廻(진일부능회) : 종일토록 돌아갈 줄을 모르는구나.
(白樂天詩集,卷十一,感傷三)
2005.05.09 12: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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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파종화2(東坡種花2)-백거이(白居易)
동파종화2(東坡種花2)-백거이(白居易)
동파에 꽃을 심으며-백거이(白居易)
東坡春向暮(동파춘향모) : 동파에는 봄이 저무는데
樹木今何如(수목금하여) : 나무들은 지금 어떠할까
漠漠花落盡(막막화낙진) : 막막하게 꽃은 다 지고
翳翳葉生初(예예섭생초) : 짙은 잎이 막 생기는 때라
每日領童僕(매일령동복) : 날마다 종아이 거느리고
荷鉏仍決渠(하서잉결거) : 호미 메고 가서 도랑을 턴다.
剗土壅其本(잔토옹기본) : 흙을 긁어 뿌리를 덮어주고
引泉漑其枯(인천개기고) : 샘물 끌어들어 그 마른 곳에 대었다
小樹低數尺(소수저삭척) : 작은 나무도 낮은 것은 몇 자나 되고
大樹長丈餘(대수장장여) : 큰 나무는 긴 것은 한 길도 넘었다
封植來幾時(봉식내기시) : 북돋우고 심고 돌아온 지가 얼마인가
高下齊扶疎(고하제부소) : 높고 낮은 잎이 서로 받쳐 나란하다
養樹旣如此(양수기여차) : 수목 기르기도 이처럼 하거늘
養民亦何殊(양민역하수) : 백성을 위함에도 어찌 다르겠는가.
將欲茂枝葉(장욕무지섭) : 가지와 잎을 무성하게 하려면
必先救根株(필선구근주) : 반드시 먼저 뿌리와 둥치를 보호하라
云何救根株(운하구근주) : 무엇을 일러서 뿌리와 둥치를 보호한다고 하는가.
勸農均賦租(권농균부조) : 농사를 권장함에는 세금을 균둥히 해야 한다
云何茂枝葉(운하무지섭) : 무엇을 일러서 가지와 잎을 무성히 한다고 하는가.
省事寬刑書(생사관형서) : 번잡한 일을 간단히 하고 형벌을 너그럽게 해야 한다
移此爲郡政(이차위군정) : 이것을 그대로 옮겨 고을 행정을 베풀면
庶幾甿俗蘇(서기맹속소) : 백성과 풍속이 살아나는 것을 바랄 수 있으리라
(白樂天詩集,卷十一,感傷三)
2005.05.09 12: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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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심양루(題潯陽樓)-백거이(白居易)
제심양루(題潯陽樓)-백거이(白居易)
심양루에 제하여-백거이(白居易)
常愛陶彭澤(상애도팽택) : 항상 평택령 도연명을 좋아하나니
文思何高玄(문사하고현) : 문장과 생각은 어찌 그리도 높고 깊은가.
又怪韋江州(우괴위강주) : 또한 위강주도 특별하니
詩情亦淸閑(시정역청한) : 그가 지은 시의 정취도 맑고 한가하다.
今朝登此樓(금조등차누) : 오늘 아침 이곳 누각에 올라보니
有以知其然(유이지기연) : 과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大江寒見底(대강한견저) : 큰 강은 차가운 계절에는 바닥이 드러나며
匡山靑倚天(광산청의천) : 광산은 푸르게도 하늘에 높이 솟았구나.
深夜湓浦月(심야분포월) : 심야에는 포구의 물에는 달이 떠오르고
平旦鑪峯煙(평단로봉연) : 평탄한 향로봉에는 안개가 자욱하도다.
淸輝與靈氣(청휘여령기) : 맑은 빛과 신령한 기운이
日夕供文篇(일석공문편) : 밤낮으로 그들의 글을 짓게 했구나.
我無二人才(아무이인재) : 나에게는 이런 두 사람의 재주가 전혀 없으니
孰爲來其間(숙위내기간) : 누가 그들 사이에 이를 수 있게 하리오.
因高偶成句(인고우성구) : 높은 곳에 올라 우연히 글귀를 지었으니
俯仰愧江山(부앙괴강산) : 하늘을 보고 땅을 보아도니 강산에 부끄럽다.
(白樂天詩集,卷七,閒適三)
2005.05.09 12: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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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증원진(贈元稹)-백거이(白居易)
증원진(贈元稹)-백거이(白居易)
원진에게-백거이(白居易)
自我從宦遊(자아종환유) : 내가 관리로 다닐 때부터
七年在長安(칠년재장안) : 칠년 동안을 장안에 있었다.
所得惟元君(소득유원군) : 얻은 것은 다만 원진이라는 친구
乃知定交難(내지정교난) : 친구를 선택하는 어려움을 알겠다.
豈無山上苗(개무산상묘) : 어찌 산 위에 묘목이 없겠는가
徑寸無歲寒(경촌무세한) : 산길이 좁아 차가운 해가 없었다.
豈無要津水(개무요진수) : 어찌 긴요한 나루터의 물이 없으랴
咫尺有波瀾(지척유파란) : 가까이에 물결이 있는 것이다.
之子異於是(지자리어시) : 원진은 이러한 사람들과 다르며
久要誓不諼(구요서부훤) : 오랜 세월 동안 맹세코 거짓되지 않았다.
無波古井水(무파고정수) : 파랑이 일지 않는 옛 우물의 물이요
有節秋竹竿(유절추죽간) : 마디처럼 절개 있는 가을 대나무 줄기였다.
一爲同心友(일위동심우) : 한번 마음 같이하는 친구 되니
三及芳歲蘭(삼급방세난) : 삼년이나 향기로운 친구가 되었도다.
花下鞍馬遊(화하안마유) : 꽃나무 아래에서 말 타고 놀며
雪中杯酒歡(설중배주환) : 눈 속에서 잔술을 나누며 기뻐했었다.
衡門相逢迎(형문상봉영) : 형문에서 서로 만나서
不具帶與冠(부구대여관) : 혁대와 의관을 갖추지 않고 허물없었다.
春風日高睡(춘풍일고수) : 봄바람에 해는 높이 떠 잠들고
秋月夜深看(추월야심간) : 가을 달을 밤이 깊어가도록 바라본다.
不爲同登科(부위동등과) : 과거에 같이 등용되지 않았고
不爲同署官(부위동서관) : 같은 관청에서 일하지도 않았었다.
所合在方寸(소합재방촌) : 단합하는 것은 작은 마음속에 있나니
心源無異端(심원무리단) : 마음 속 근원에는 다른 마음 전혀 없도다.
2005.07.13 19: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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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예맥(觀刈麥)-백거이(白居易)
관예맥(觀刈麥)-백거이(白居易)
보리 베기를 보고-백거이(白居易)
田家少閑月(전가소한월) : 농가에 한가한 달은 드물어
五月人倍忙(오월인배망) : 오월에는 사람들이 곱절이나 바쁘다.
夜來南風起(야내남풍기) : 밤이 되면 남풍이 불어오고
小麥覆隴黃(소맥복롱황) : 언덕을 덮고 있는 소맥은 황금빛이라.
婦姑荷簞食(부고하단식) :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음식을 이고
童稚攜壺漿(동치휴호장) : 아이들은 간장병 손에 들고 와서는
相隨餉田去(상수향전거) : 서로 따라와 배불리 먹이고 밭을 떠난다.
丁壯在南岡(정장재남강) : 장정들은 남쪽 언덕에 있고
足蒸暑土氣(족증서토기) : 밭은 뜨거운 흙의 열기에 익어가고
背灼炎天光(배작염천광) : 등은 불꽃같은 햇빛에 타들어 간다.
力盡不知熱(역진부지열) : 힘이 다해도 더위를 느끼지 못하고
但惜夏日長(단석하일장) : 여름해가 길어도 아쉽기만 하구나.
復有貧婦人(복유빈부인) : 또 어떤 가난한 부인 있는데
抱子在其傍(포자재기방) : 어린 아이 안고서 그 곁에 있다.
右手秉遺穗(우수병유수) : 오른손으로는 떨어진 이삭을 잡고
左臂懸弊筐(좌비현폐광) : 왼쪽 팔뚝에는 헤어진 바구니를 걸치고 있다.
聽其相顧言(청기상고언) : 돌아가서 그들이 나누는 말 들으니
聞者爲悲傷(문자위비상) : 듣는 사람은 슬프고 마음이 상한다.
家田輸稅盡(가전수세진) : 농가에서는 세금으로 실어가 다 없어지고
拾此充飢腸(습차충기장) : 이런 것을 주워서 주린 창자를 채운다 한다.
今我何功德(금아하공덕) : 나는 지금 무슨 공덕이 있어
曾不事農桑(증부사농상) : 농사짓고 누에치지 않았는데도
吏祿三百石(이녹삼백석) : 관리 봉록으로 삼백 석을 받아
歲晏有餘糧(세안유여량) : 한 해가 다 늦도록 남은 곡식이 있구나.
念此私自媿(념차사자괴) : 이런 생각을 하면 스스로 부끄러우니
盡日不能忘(진일부능망) : 종일토록 그 일을 나는 잊을 수가 없구나.
2005.04.10 19: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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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가(觀稼)-백거이(白居易)
관가(觀稼)-백거이(白居易)
논밭의 벼를 바라보며-백거이(白居易)
世役不我牽(세역부아견) : 세상 일에 나는 이끌리지 않아
身心常自若(신심상자야) : 몸과 마음이 항상 자유로웠도다.
晩出看田畝(만출간전무) : 저녁에 나아가 밭을 보고
閑行旁村落(한항방촌낙) : 촌락 사이를 한가히 걸어보았다.
纍纍繞場稼(유류요장가) : 층층이 쌓인 마당을 둘러 싼 볏단
嘖嘖羣飛雀(책책군비작) : 짹짹거리며 모여서 날아다니는 참새들.
年豐豈獨人(년풍개독인) : 풍년이 어찌 사람들에게만 있겠는가.
禽鳥聲亦樂(금조성역낙) : 새들 소리도 또한 즐겁도다.
田翁逢我喜(전옹봉아희) : 늙은 농부는 나를 만나 기뻐하며
黙起具杯杓(묵기구배표) : 말없이 일어나 함께 술을 마셨다.
斂手笑相延(염수소상연) : 손짓하며 웃으며 서로 불러대며
社酒有殘酌(사주유잔작) : 제삿술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한다.
媿茲勤且敬(괴자근차경) : 이러한 부지런함과 공손함에 부끄러워
藜杖爲淹泊(염장위엄박) : 명아주 지팡이 짚고 머뭇거린다.
言動任天眞(언동임천진) : 그의 말과 행동이 천진난만 하여
未覺農人惡(미각농인악) : 농민의 고통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停杯問生事(정배문생사) : 술잔을 멈추고 생활상을 물어보니
夫種妻兒穫(부종처아확) : 남편은 씨 뿌리고 처자는 추수한다.
筋力苦疲勞(근력고피노) : 근력은 고통스럽고 피곤하고
衣食常單薄(의식상단박) : 의식은 항상 간단하고 초라하다.
自慙祿仕者(자참녹사자) : 벼슬하는 것이 저절로 부끄럽나니
曾不營農作(증부영농작) : 농사를 한번도 지어보지 않고
飽食無所勞(포식무소노) : 일 한 것 없으면서 포식하였으니
何殊衛人鶴(하수위인학) : 어찌 일하지 않고 녹만 받은 위인학과 다를까.
2005.04.10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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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발초성역(早發楚城驛)-백거이(白居易)
조발초성역(早發楚城驛)-백거이(白居易)
초성역을 일찍 떠나며-백거이(白居易)
過雨塵埃滅(과우진애멸) : 지나간 비에 흙먼지 없어지고
沿江道徑平(연강도경평) : 강 따라 난 길은 평탄하기만 하다.
月乘殘夜出(월승잔야출) : 새벽녘 달은 아직 떠있고
人趁早涼行(인진조량항) : 사람은 아침 차가움을 쫓아 걷는다.
寂歷閒唫動(적력한금동) : 적막함이 지나고 한가함이 움직여
冥濛闇思生(명몽암사생) : 고요하고 어둑하여 생각이 떠오른다.
荷塘翻露氣(하당번노기) : 연꽃 핀 연못에 이슬 기운 날아들고
稻壟瀉泉聲(도농사천성) : 논두렁에는 샘물 솟는 소리 들려온다.
宿犬聞鈴起(숙견문령기) : 잠자던 개가 방울소리 듣고 일어나고
栖禽見火驚(서금견화경) : 둥지에 깃던 새는 등불을 보고 놀란다.
曨曨煙樹色(농롱연수색) : 안개에 싸인 나무의 빛이 몽롱하여
十里始天明(십리시천명) : 십리쯤 가서야 비로소 하늘이 밝아온다.
(白樂天詩集,卷十六,律詩)
2005.05.09 12: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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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정만망잔수(湖亭晩望殘水)-백거이(白居易)
호정만망잔수(湖亭晩望殘水)-백거이(白居易)
호숫가 정자에서, 마른 물을 바라보며-백거이(白居易)
種樹當前軒(종수당전헌) : 심은 나무가 앞 건물에 닿아
樹高柯葉繁(수고가섭번) : 나무는 높고 가지의 잎은 무성하다.
惜哉遠山色(석재원산색) : 아쉽구나, 먼 산의 산빛이여
隱此蒙籠間(은차몽농간) : 몽롱한 사이에 이를 감추고 있구나.
一朝持斧斤(일조지부근) : 어느 날 아침, 도끼를 들고
手自截其端(수자절기단) : 손으로 그 끝을 잘라내었다.
萬葉落頭上(만섭낙두상) : 수많은 잎이 머리 위에 떨어지고
千峯來面前(천봉내면전) : 천 개의 산봉우리 얼굴 앞에 다가온다.
忽似決雲霧(홀사결운무) : 홀연히 구름과 안개가 흩어지는 듯
豁達覩靑天(활달도청천) : 훤하게 푸른 하늘이 바라보인다.
又如所念人(우여소념인) : 또 그리워하는 사람 같고
久別一欸顔(구별일애안) : 오랫동안 이별하였다가 만나는 얼굴 같았다.
始有淸風至(시유청풍지) : 비로소 맑은 바람은 불어오고
稍見飛鳥還(초견비조환) : 날아가는 새가 돌아오는 것이 조금 보였다.
開懷東南望(개회동남망) : 마음을 열고 동남쪽을 바라보니
目遠心遼然(목원심료연) : 시야는 멀고, 마음은 요연해진다.
人各有偏好(인각유편호) :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치우친 호감이 있어
物莫能兩全(물막능량전) : 사물은 양자를 완전할 수는 없는 것이다.
豈不愛柔條(개부애유조) : 어찌 나무를 좋아하지 않을까 마는
不如見靑山(부여견청산) : 청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것만 못하니라.
(白樂天詩集,卷七,閒適三)
2005.05.09 12: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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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수(截樹)-백거이(白居易)
절수(截樹)-백거이(白居易)
나뭇가지를 치며-백거이(白居易)
種樹當前軒(종수당전헌) : 심은 나무가 앞 건물에 닿아
樹高柯葉繁(수고가섭번) : 나무는 높고 가지의 잎은 무성하다.
惜哉遠山色(석재원산색) : 아쉽구나, 먼 산의 산빛이여
隱此蒙籠間(은차몽농간) : 몽룡한 사이에 이를 감추고 있구나.
一朝持斧斤(일조지부근) : 어느 날 아침, 도끼를 들고
手自截其端(수자절기단) : 손으로 그 끝을 잘라내었다.
萬葉落頭上(만섭낙두상) : 수많은 잎이 머리 위에 떨어지고
千峯來面前(천봉내면전) : 천 개의 산봉우리 얼굴 앞에 다가온다.
忽似決雲霧(홀사결운무) : 홀연히 구름과 안개가 흩어지는 듯
豁達覩靑天(활달도청천) : 훤하게 푸른 하늘이 바라보인다.
又如所念人(우여소념인) : 또 그리워하는 사람 같고
久別一欸顔(구별일애안) : 오랫동안 이별하였다가 만나는 얼굴 같았다.
始有淸風至(시유청풍지) : 비로소 맑은 바람은 불어오고
稍見飛鳥還(초견비조환) : 날아가는 새가 돌아오는 것이 조금 보였다.
開懷東南望(개회동남망) : 마음을 열고 동남쪽을 바라보니
目遠心遼然(목원심료연) : 시야는 멀고, 마음은 요연해진다.
人各有偏好(인각유편호) :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치우친 호감이 있어
物莫能兩全(물막능량전) : 사물은 양자를 완전할 수는 없는 것이다.
豈不愛柔條(개부애유조) : 어찌 나무를 좋아하지 않는가 마는
不如見靑山(부여견청산) : 청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것만 못하니라.
2005.04.10 20: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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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유석문간(遊石門澗)-백거이(白居易)
유석문간(遊石門澗)-백거이(白居易)
석문간에서 놀다-백거이(白居易)
石門無舊徑(석문무구경) : 석문에는 묵은 길 없어
披榛訪遺跡(피진방유적) : 덤불을 헤치며 유적을 방문한다.
時逢山水秋(시봉산수추) : 시절은 마침 산수의 가을 만나니
淸輝如古昔(청휘여고석) : 맑은 빛이 옛날과 같았다.
嘗聞慧遠輩(상문혜원배) : 일찍이 들었노라, 혜원의 무리들이
題詩此巖壁(제시차암벽) : 이 암벽에 시를 적어두었다는 말을.
雲覆莓苔封(운복매태봉) : 구름은 해태를 봉하여서
蒼然無處覓(창연무처멱) : 창연하여 장소를 찾을 수 없도다.
蕭疎野生竹(소소야생죽) : 소연히도 들판에 대나무 나있는데
崩剝多年石(붕박다년석) : 무너지고 깎여 오래된 돌이 많았다.
自從東晉後(자종동진후) : 동진 시대 이후부터
無復人遊歷(무복인유력) : 또 다시 돌아보며 구경하는 사람들 없다.
獨有秋澗聲(독유추간성) : 다만 가을 골짝의 물소리만 들리어
潺湲空旦夕(잔원공단석) : 잔잔하게 흐르는 소리 아침저녁 쓸쓸하다.
2005.04.10 21: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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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보동파(步東坡)-백거이(白居易)
보동파(步東坡)-백거이(白居易)
동파 언덕을 밟으며-백거이(白居易)
朝上東坡步(조상동파보) : 아침에 동파 언덕에 올라 보고
夕上東坡步(석상동파보) : 저녁에는 동파에 올라 걸었다.
東坡何所愛(동파하소애) : 동파에서 좋은 것이 무엇일까
愛此新成樹(애차신성수) : 이러한 새로 심은 나무를 좋아한다.
種植當歲初(종식당세초) : 마땅히 그해 초엽에 심은 것이라
滋榮及春暮(자영급춘모) : 크지는 번성이 봄날 저녁까지 미친다.
信意取次栽(신의취차재) : 마음대로 가져다 차려로 심었더니
無行亦無數(무항역무삭) : 줄 무수하고 또 숫자도 무수해졌다.
綠陰斜景轉(녹음사경전) : 푸른 그늘은 비탈진 광경으로 바뀌고
芳氣微風度(방기미풍도) : 향기로운 기운은 미풍에 날아 건너간다.
新葉鳥下來(신섭조하내) : 새로 돋은 잎사귀에는 새들이 내려오고
萎花蝶飛去(위화접비거) : 시든 꽃에는 나비가 날아간다.
閑攜斑竹杖(한휴반죽장) : 때때로 얼룩진 지팡이를 짚고
徐曳黃麻屨(서예황마구) : 누런 삼으로 만든 신을 신고 천천히 걷는다.
欲識往來頻(욕식왕내빈) : 얼마나 오고갔는지 알아보려니
靑苔成白路(청태성백노) : 푸른 이끼가 흰 길이 다 되었구나.
2005.04.10 21: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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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촌거고한(村居苦寒)-백거이(白居易)
촌거고한(村居苦寒)-백거이(白居易)
시골 생활의 고통-백거이(白居易)
八年十二月(팔년십이월) : 팔년 십이월
五日雪紛紛(오일설분분) : 초닷새 날, 눈이 펄펄 내린다.
竹柏皆凍死(죽백개동사) : 대나무 잣나무 모두 얼어 죽었는데
況彼無衣民(황피무의민) : 하물며, 저 옷 하나 없는 백성들이야.
廻觀村閭間(회관촌려간) : 시골 마을의 집들을 돌아보면
十室八九貧(십실팔구빈) : 십중팔구는 빈곤하구나.
北風利如劍(배풍리여검) : 차가운 북풍은 칼과 같은데
布絮不蔽身(포서부폐신) : 솜옷으로 몸도 가리지 못한다.
唯燒蒿棘火(유소호극화) : 오직 잡초와 잡목을 불사를 뿐
愁坐夜待晨(수좌야대신) : 쓸쓸히 앉아서 밤이 새도록 기다린다.
乃知大寒歲(내지대한세) : 대한이 있는 해임을 알았는데
農者猶苦辛(농자유고신) : 농민들은 여전히 고생이 심하였다.
顧我當此日(고아당차일) : 나를 돌아보면, 이러한 날에는
草堂深掩門(초당심엄문) : 초가집은 깊이 문을 닫아놓고서
裼裘覆絁被(석구복시피) : 갓 옷을 입고 깁 이불을 덮었다.
坐臥有餘溫(좌와유여온) : 앉거나 누워도 온기가 있었고
幸免飢凍苦(행면기동고) : 다행히도 굶어 얼어 죽는 고생을 면하였다.
又無壟畝勤(우무롱무근) : 또 밭에 나가 일도 하지 않았으니
念彼深可愧(념피심가괴) : 그들 농민을 생각하면 매우 부끄러워
自問是何人(자문시하인) : 스스로 내가 어떠한 사람인가를 물어본다.
(白樂天詩集,卷一,諷諭一)
2005.05.09 1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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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한석(閒夕)-백거이(白居易)
한석(閒夕)-백거이(白居易)
한가한 저녁에-백거이(白居易)
한석(閒夕)/한가한 저녁에
一聲早蟬發(일성조선발) : 한 가닥 철 이른 매미 소리 들리고
數點新螢度(삭점신형도) : 파란 반딧불 몇 마리가 날아서 지나간다.
蘭釭耿無煙(난강경무연) : 아름다운 등불은 맑아서 연기 하나 없고
筠簟淸有露(균점청유노) : 맑은 대나무 멍석에는 이슬이 맺혀있다.
未歸後房寢(미귀후방침) : 아직 뒷방에 잠자려 돌아가지 못하고
且下前軒步(차하전헌보) : 잠시 동안을 앞마당에 내려가 걸어본다.
斜月入低廊(사월입저낭) : 기우는 달은 행랑 아래로 들고
涼風滿高樹(양풍만고수) : 서늘한 바람은 높은 나무에 가득하다.
放懷常自適(방회상자적) : 회포를 풀어버리니 언제나 여유롭고
遇境多成趣(우경다성취) : 경치를 보면 운치를 느끼는 일이 많도다.
何法使之然(하법사지연) : 어떠한 법이 그것을 그렇게 만드는가
心中無細故(심중무세고) : 마음속에 자잘한 일이 없는 까닭이리라.
(白樂天詩後集,卷二,格詩)
2005.05.09 12: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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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계중조춘(溪中早春)-백거이(白居易)
계중조춘(溪中早春)-백거이(白居易)
개울 속에 이른 봄-백거이(白居易)
南山雪未盡(남산설미진) : 남산에는 아직 눈 녹지 않고
陰嶺留殘白(음령류잔백) : 그늘진 고개에는 흰 눈이 남았다.
西澗冰已消(서간빙이소) : 서쪽 개울 얼음은 이미 녹아
春溜含新碧(춘류함신벽) : 봄날의 여울은 새 푸름을 머금었다.
東風來幾日(동풍내기일) : 봄바람은 불어온 지 며칠이나 되었는지
蟄動萌草拆(칩동맹초탁) : 겨울잠 자는 동물 움직이고 풀은 돋아난다.
潛知陽和功(잠지양화공) : 따뜻한 햇볕의 공덕을 알 수 있나니
一日不虛擲(일일부허척) : 하루도 헛되이 비춰지지 않는구나.
愛此天氣暖(애차천기난) : 이러한 날씨의 따뜻함을 즐기려
來拂溪邊石(내불계변석) : 개울가의 바위 찾아 자리를 털어본다.
一坐欲忘歸(일좌욕망귀) : 한 번 앉아보니 돌아갈 생각 잊는데
暮禽聲嘖嘖(모금성책책) : 석양에 새들은 시끄러이 소리 내어 운다.
蓬蒿隔桑棗(봉호격상조) : 뽕나무와 대추나무 사이에 무성한 쑥
隱映煙火夕(은영연화석) : 저녁에는 연기와 불빛이 은은히 보인다.
歸來問夜飡(귀내문야손) : 집으로 돌아와 야찬이 있는가 물어보니
家人烹薺麥(가인팽제맥) : 집사람은 냉이와 보리를 삶은 것이라 한다.
(白樂天詩集,卷十,感傷二)
2005.05.09 12: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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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증내(贈內)-백거이(白居易)
증내(贈內)-백거이(白居易)
아내에게-백거이(白居易)
漠漠闇苔新雨地(막막암태신우지) : 새로 비 내린 땅, 막막히 이끼 짙어지고
微微凉露欲秋天(미미량로욕추천) : 차갑고 잔잔한 이슬이 가을을 재촉한다오.
莫對月明思往事(막대월명사왕사) : 밝은 달 바라보며, 지나간 일 생각하면
損君顔色減君年(손군안색감군년) : 당신 얼굴 축나고, 당신의 목숨만 단축된다오.
2005.04.10 22: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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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모립(暮立)-백거이(白居易)
모립(暮立)-백거이(白居易)
저물녘에-백거이(白居易)
黃昏獨立佛堂前(황혼독립불당전) : 황혼녘에, 불당 앞에 홀로 서니
滿地槐花滿樹蟬(만지괴화만수선) : 땅에 가득한 홰나무꽃, 나무 가득 매미소리.
大抵四時心總苦(대저사시심총고) : 무릇, 사시사철 마음은 괴로운 법
就中腸斷是秋天(취중장단시추천) : 마음 속 단장의 아픔, 이것이 가을이로구나.
(白樂天詩集,卷十四,律詩)
2005.05.09 13: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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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달재락천항(達哉樂天行)-백거이(白居易)
진리를 통달한 백락천의 노래-백거이(白居易)
達哉達哉白樂天(달재달재백낙천) : 진실에 깨달았다, 나 백락천은
分司東都十三年(분사동도십삼년) : 동도인 낙양에 파견 된지 13년이구나.
七旬纔滿冠已挂(칠순재만관이괘) : 칠순이 되어서 벼슬을 그만두고
半祿未及車先懸(반녹미급거선현) : 봉록이 반감되기 전에 벼슬을 그만두었다.
或伴遊客春行樂(혹반유객춘항낙) : 놀이꾼과 짝이 되어 봄에는 행락하고
或隨山僧夜坐禪(혹수산승야좌선) : 혹은 산승 따라 밤에는 좌선 하며
二年忘却問家事(이년망각문가사) : 이년 동안 가정 살림걱정도 잊어버렸다.
門庭多草廚少煙(문정다초주소연) : 뜰에는 잡초 무성하고 부엌에는 불기도 없어
庖童朝告鹽米盡(포동조고염미진) : 머슴아이는 아침에 쌀과 소금 떨어졌다 하고
侍婢暮訴衣裳穿(시비모소의상천) : 저녁에는 계집종이 옷이 떨어졌다 말하는구나.
妻孥不悅甥姪悶(처노부열생질민) : 처자도 좋아하지 않고 조카들도 근심하나
而我醉臥方陶然(이아취와방도연) : 나는 취하여 기분 좋게 누었도다.
起來與爾畫生計(기내여이화생계) : 일어나 그들과 생계대책을 의논하여
薄産處置有後先(박산처치유후선) : 얼마 되지 않는 재산의 선후를 가려 처분한다.
先賣南坊十畝園(선매남방십무원) : 먼저 남쪽의 십 무의 밭을 팔고
次賣東郭五頃田(차매동곽오경전) : 다음에 동곽의 오경 밭을 팔려고 한다.
然後兼賣所居宅(연후겸매소거댁) : 그런 뒤에는 살고 있는 집을 판다면
髣髴獲緡二三千(방불획민이삼천) : 아마도 이삼천 금의 돈이 들어올 것이다.
半與爾充衣食費(반여이충의식비) : 절반은 너희들이 의식비로 충당하고
半與吾供酒肉錢(반여오공주육전) : 나머지 반은 술과 안주 값으로 쓰려고 한다.
吾今已年七十一(오금이년칠십일) : 나는 이미 칠십의 나이가 되었으니
眼昏鬚石頭風眩(안혼수석두풍현) : 눈은 어둡고, 수염은 희고, 정신은 흐리다.
但恐此錢用不盡(단공차전용부진) : 다만 두려운 것은, 이 돈 다 쓰지 못하고
卽先朝露歸夜泉(즉선조노귀야천) : 아침 이슬보다 더 빨리 죽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未歸且住亦不惡(미귀차주역부악) : 죽지 않고 좀더 사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니
飢餐樂飮安穩眠(기찬낙음안온면) : 배고프면 먹고, 즐거우면 마시며, 편히 잠 들 수 있다.
死生無可無不可(사생무가무부가) : 죽고 사는 것이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어라
達哉達哉白樂天(달재달재백낙천) : 진리에 달통 하였구나, 달통하였구나, 백락천이여
(白樂天詩後集,卷四,格詩)
2005.05.09 1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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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상사(長相思)-백거이(白居易)
장상사(長相思)-백거이(白居易)
끝없는 그리움이여-백거이(白居易)
九月西風興(구월서풍흥) : 구월에 서풍은 불어오고
月冷霜華凝(월냉상화응) : 달빛이 차가워 서리 희게 엉킨다.
思君秋夜長(사군추야장) : 그대 생각에 가을밤은 길기도 하여
一夜魂九升(일야혼구승) : 넋은 하룻밤에도 아홉 번이나 올라본다.
二月東風來(이월동풍내) : 이월 동풍이 불어오니
草拆花心開(초탁화심개) : 풀은 싹을 틔우고 꽃이 피어난다.
思君春日遲(사군춘일지) : 그대 생각에 봄날은 더디 가고
一夜腸九廻(일야장구회) : 하로 밤에 애간장 아홉 번이나 뒤집힌다.
妾住洛橋北(첩주낙교배) : 저는 낙교의 북쪽에 살았고
君住洛橋南(군주낙교남) : 당신은 낙교 남쪽에 살았었지요.
十五卽相識(십오즉상식) : 열다섯 나이에 서로 알게 되어
今年二十三(금년이십삼) : 금년에 스물세 살이 되었지요.
有如女蘿草(유여녀나초) : 마치 담쟁이덩굴 같은 처지 되어
生在松之側(생재송지측) : 소나무에 기대어 사는 것 같습니다.
蔓短枝苦高(만단지고고) : 줄기가 짧아 가지는 높이 자라기 힘들고
縈廻上不得(영회상부득) : 아무리 타고 오르려 해도 되지 않았습니다.
人言人有願(인언인유원) : 사람들의 말에 사람에게 소원이 있으면
願至天必成(원지천필성) : 소원이 지극하면 하늘도 반드시 이루어준다지요.
願作遠方獸(원작원방수) : 원하기는, 먼 곳의 비견수가 되어
步步出肩行(보보출견항) : 걸음마다 나란히 걸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願作深山木(원작심산목) : 또 원하기는, 깊은 산에 나무가 되어
枝枝連理生(지지련리생) : 가지마다 이어져 서로 닿아 살 수 있으면 해요.
2005.04.10 22: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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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주(勸酒)-백거이(白居易)
권주(勸酒)-백거이(白居易)
술을 권하며-백거이(白居易)
勸君一杯君莫辭(권군일배군막사) : 한 잔 술을 권하거니, 사양 말게나
勸君兩杯君莫疑(권군양배군막의) : 두잔 술을 권하니, 그대는 의심하지 말게나.
勸君三杯君始知(권군삼배군시지) : 석잔 권하노니, 그대가 비로소 내 마음 알았구나.
面上今日老昨日(면상금일노작일) : 사람의 얼굴은 오늘도 내일도 늙어가고
心中醉時勝醒時(심중취시승성시) : 취한 때 마음속이 깨어 있을 때보다 좋구나.
天地迢迢自長久(천지초초자장구) : 천지는 아득하고 원래부터 장구하고
白ꟙ赤烏相趁走(백토적오상진주) : 흰 토끼 붉은 까마귀 서로 쫓듯 달려간다.
身後堆金拄北斗(신후퇴금주배두) : 죽은 뒤에 북두칠성에 닿을 정도로 황금을 쌓아도
不如生前一樽酒(부여생전일준주) : 살아서 한 통의 술을 마심만 못하리라.
君不見(군부견) : 그대는 보지 못했던가.
春明門外天欲明(춘명문외천욕명) : 궁성 춘명문 밖의 동 틀 무렵에
喧喧歌哭半死生(훤훤가곡반사생) : 시끄럽게 노래하고 곡하며 나고 죽음이 절반인 것을.
遊人駐馬出不得(유인주마출부득) : 그곳을 다니는 사람들 말을 멈추지 않을 수 없으니
白輿素車爭路行(백여소거쟁노항) : 흰 색 장의차가 다투어 길을 나가는구나.
歸去來(귀거내) : 돌아가세
頭已白(두이백) : 이미 머리 희어졌으니
典錢將用買酒喫(전전장용매주끽) : 전당포에 돈 빌려서 술을 사서 마셔 버리자꾸나.
(白樂天詩後集,卷一,格詩)
2005.05.09 13: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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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자루(鷰子樓)-백거이(白居易)
연자루(鷰子樓)-백거이(白居易)
연자루에서-백거이(白居易)
滿窗明月滿簾霜(만창명월만렴상) : 창에 가득 밝은 달빛, 주렴에 가득한 서리
被冷燈殘拂臥牀(피냉등잔불와상) : 찬 이불, 희미한 등잔불빛 떨치고 잠자리에 든다.
燕子樓中霜月夜(연자누중상월야) : 서리 내린 달밤, 연자루 안
秋來只爲一人長(추내지위일인장) : 이 가을밤, 홀로 있는 사람에게는 길기만 하다.
2005.04.10 23: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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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위상우조(渭上偶釣)-백거이(白居易)
위상우조(渭上偶釣)-백거이(白居易)
위수가에서 낚시하며-백거이(白居易)
渭水如鏡色(위수여경색) : 위수의 물은 거울 같아
中有鯉與魴(중유리여방) : 그 속에 잉어와 방어가 산다.
偶持一竿竹(우지일간죽) : 우연히 낚싯대 하나 들고
懸釣在其傍(현조재기방) : 그 강 곁에다 낚시를 놓는다.
微風吹釣絲(미풍취조사) : 바람은 살랑살랑 낚싯줄에 불고
嫋嫋十尺長(뇨뇨십척장) : 열자 긴 낚싯줄은 바람에 하늘거린다.
身雖對魚坐(신수대어좌) : 몸은 비록 고기를 향해 앉았으나
心在無何鄕(심재무하향) : 마음은 무아지경에 놀고 있어라.
昔有白頭人(석유백두인) : 그 옛날에 백발노인 있어
亦釣此渭陽(역조차위양) : 또한 위수의 북쪽에서 낚시하였다.
釣人不釣魚(조인부조어) : 낚시꾼은 고기를 낚지 않았고
七十得文王(칠십득문왕) : 칠십에 문왕을 만났었다.
況我垂釣意(황아수조의) : 하물며 내가 낚시하는 뜻은
人魚亦兼忘(인어역겸망) : 사람도 고기도 다 잊는 것이다.
無機兩不得(무기량부득) : 노리지 않으니 둘 다 잡지 못하고
但弄秋水光(단농추수광) : 다만 가을의 강 빛만 즐기노라.
興盡釣亦罷(흥진조역파) : 흥이 다되면 낚시 마치고
歸來飮我觴(귀내음아상) : 돌아와서 나의 술잔 들이키노라.
2005.04.10 23: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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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만만(海漫漫)-백거이(白居易)
해만만(海漫漫)-백거이(白居易)
바다는 출렁이고-백거이(白居易)
海漫漫(해만만) : 바다는 출렁이는데
直下無底旁無邊(직하무저방무변) : 아래는 밑이 없고 사방에는 끝이 없다.
雲濤煙浪最深處(운도연낭최심처) : 구름 낀 파도, 안개 덮인 물결의 가장 깊은 곳
人傳中有三神山(인전중유삼신산) : 사람은 그 속에 삼신산이 있고
山上多生不死藥(산상다생부사약) : 산위에는 불사약이 많이 나는데
服之羽化爲天仙(복지우화위천선) : 먹으면 날개 돋아 하늘 나는 신선이 된다 하네.
秦皇漢武信此語(진황한무신차어) : 진시황과 한무제가 이 말을 믿고
方士年年采藥去(방사년년채약거) : 방사에 명을 내려 해마다 약 캐러 보냈도다.
蓬萊今古但聞名(봉래금고단문명) : 봉래산은 예나 지금이나 이름만 들릴 뿐
烟水茫茫無覓處(연수망망무멱처) : 자욱하고 아득하여 물길 속에 찾을 곳이 없도다.
海漫漫風浩浩(해만만풍호호) : 바다는 출렁이고 바람은 넓게도 부는구나.
眼穿不見蓬萊島(안천부견봉래도) : 눈이 뚫어지게 보아도 봉래섬은 보이지 않고
不見蓬萊不敢歸(부견봉래부감귀) : 봉래섬 찾지 못하면 감히 돌아 올수도 없는데
童男丱女舟中老(동남관녀주중노) : 데려간 소년 소녀도 뱃속에서 늙어버렸다.
徐福文成多誑誕(서복문성다광탄) : 방사인 서복과 문성은 거짓말도 많아
上元太一虛祈禱(상원태일허기도) : 상원부인과 태일성에 드린 기도해도 효과가 없도다.
君看驪山頂上茂陵頭(군간려산정상무능두) : 그대들 보게나, 여산의 꼭대기와 무릉의 머리에
畢竟悲風吹蔓草(필경비풍취만초) : 끝내는 슬픈 바람이 무성한 풀숲에 불어오는구나.
何況玄元聖祖五千言(하황현원성조오천언) : 하물며 어찌한단 말인가, 현원성조 노자의 오천 마디 말에는
不言藥不言仙(부언약부언선) : 선약을 말하지 않았고 신선에 대해도 말하지 않았고
不言白日昇靑天(부언백일승청천) : 밝은 해가 푸른 하늘에 오른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네.
(白樂天詩集,卷三,諷諭三)
2005.05.09 15: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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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가중남정한망(病假中南亭閑望)-백거이(白居易)
병가중남정한망(病假中南亭閑望)-백거이(白居易)
병가 중에 남정에서 한가히 바라보다-백거이(白居易)
欹枕不視事(의침부시사) : 베개 베고 누워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兩日門掩關(량일문엄관) : 이틀간 문짝에 빗장을 걸었두었다.
始知吏役身(시지리역신) : 이제야 알겠느니, 관리생활이 몸을 부려
不病不得閑(부병부득한) : 병이 나지 않고 한가롭지도 못하다는 것을
閑意不在遠(한의부재원) : 한가로운 마음은 먼 곳에 있지 않고
小亭方丈間(소정방장간) : 이 작은 정자, 한 간의 방 안에 있는 것을
西簷竹梢上(서첨죽초상) : 서쪽 처마 밑, 대나무 가지 위를
坐見太白山(좌견태백산) : 태백산을 가만히 앉아서 바라본다.
遙媿峯上雲(요괴봉상운) : 아득히 부끄러워라, 봉우리 위 구름
對此塵中顔(대차진중안) : 구름을 마주보는 세속에 더렵혀진 내 얼굴이여
2005.04.11 00: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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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강릉지서주노상작기형제(自江陵之徐州路上作寄兄弟)-백거이(白居易)
자강릉지서주노상작기형제(自江陵之徐州路上作寄兄弟)-백거이(白居易)
강릉의 서주 노상에서 형제들에게 부치다-백거이(白居易)
岐路南將北(기노남장배) : 남과 북으로 갈리는 길에서
離憂弟與兄(리우제여형) : 형제는 해어지는 슬픔을 나누었다.
關河千里別(관하천리별) : 국경과 강 건너 천리 먼 길을
風雪一身行(풍설일신항) : 눈바람 속에서 나 홀로 걸어간다.
夕宿勞鄕夢(석숙노향몽) : 밤잠자리에서는 애써 고향 꿈꾸고
晨裝慘旅情(신장참려정) : 아침 행장에 여행의 고달픔 비참하다
家貧憂後事(가빈우후사) : 집마저 가난해서 뒷일도 걱정스럽고
日短念前程(일단념전정) : 앞길을 생각하니 해는 짧구나.
煙雁翻寒渚(연안번한저) : 안개 속에 기러기는 차가운 물가를 날고
霜烏聚古城(상오취고성) : 서리 맞은 까마귀는 옛 성으로 모여드는구나.
誰憐陟岡者(수련척강자) : 누가 가련하다 하리오, 언덕에 오르는 자가
西楚望南荊(서초망남형) : 서초 땅에서 남형 땅만 바라보고 있는 것을.
2005.04.11 00: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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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송북객인빙기서주형제서(江南送北客因憑寄徐州兄弟書)-백거이(白居易)
강남송북객인빙기서주형제서(江南送北客因憑寄徐州兄弟書)-백거이(白居易)
강남에서 북으로 가는 손님을 전송하며 서주 형제에게 글을 부치다-백거이(白居易)
故園望斷欲何如(고원망단욕하여) : 고향 바라봐도 보이지 않으니 어찌할까
楚水吳山萬里餘(초수오산만리여) : 초나라 강과 오나라 산이 만 리나 되는 것을
今日因君訪兄弟(금일인군방형제) : 오늘 그대로 인하여 형제 찾아보리니
數行鄕淚一封書(삭항향누일봉서) : 몇 줄기 고향 찾는 눈물을 한 통의 편지 속에 봉한다.
2005.04.11 00: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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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춘제호상(春題湖上)-백거이(白居易)
춘제호상(春題湖上)-백거이(白居易)
봄날 호수 위에서 짓다-백거이(白居易)
湖上春來似畫圖(호상춘내사화도) : 호수 위에 봄이 오니 그림 같은데
亂峯圍繞水平鋪(난봉위요수평포) : 여러 봉우리들 둘러있고 수면은 잔잔하다.
松排山面千里翠(송배산면천리취) : 산에는 소나무, 천리까지 멀리 푸르고
月點波心一顆珠(월점파심일과주) : 물 속에는 달이 한 알의 구슬처럼 떠있다.
碧毯線頭抽早稻(벽담선두추조도) : 푸른 담요 실마리처럼 이삭패는 조생벼
靑羅裙帶展新蒲(청나군대전신포) : 파란 비단 치마 띠 처럼 새로 늘어나는 부들.
未能抛得杭州去(미능포득항주거) : 내가 아직 이곳 항주를 떠나지 못함은
一半勾留是此湖(일반구류시차호) : 반쯤은 이 호수가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2005.04.13 22: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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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불여래음주(不如來飮酒)-백거이(白居易)
불여래음주(不如來飮酒)-백거이(白居易)
와서 술마시는 게 더 좋아라-백거이(白居易)
불여래음주칠수[7](不如來飮酒七首[7])/와서 술마시는 게 더 좋아라
莫入紅塵去(막입홍진거) : 혼탁한 세속에 들지 말라
令人心力勞(영인심력노) : 마음과 정력을 수고롭게 한다.
相爭兩蝸角(상쟁양와각) : 달팽이 두 뿔 위에서 싸운들
所得一牛毛(소득일우모) : 얻는 것은 한 가닥 소털 뿐.
且滅嗔中火(차멸진중화) : 잠시 마음 속 불길 걷고
休磨笑裏刀(휴마소리도) : 웃음 뒤에 칼 갈지 말라.
不如來飮酒(부여래음주) : 함께 와서 술이나 마시며
穩臥醉陶陶(온와취도도) : 편안히 누워 흥건히 취해보자.
(白樂天詩後集,卷十,律詩)
2005.05.09 13: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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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요영(逍遙詠)-백거이(白居易)
소요영(逍遙詠)-백거이(白居易)
자유로운 삶을 노래함-백거이(白居易)
亦莫戀此身(역막연차신) : 이 육신을 연연하지 말고
亦莫厭此身(역막염차신) : 또한 이 육신을 싫어 말라.
此身可足戀(차신가족련) : 이 몸도 연연할 만하나
萬劫煩惱根(만겁번뇌근) : 만겁 번뇌의 뿌리이다.
此身可足厭(차신가족염) : 이 몸도 싫어할 만하나니
一聚虛空塵(일취허공진) : 한 번 모인 허공의 흙먼지일 뿐.
無戀赤無厭(무연적무염) : 그리움도 싫어함도 없어야
始是逍遙人(시시소요인) : 비로소 곧 자유인이 될 것이니라.
(白樂天詩集,卷十一,感傷三)
2005.05.09 13: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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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감흥(感興)-백거이(白居易)
감흥(感興)-백거이(白居易)
마음에 느껴진 것-백거이(白居易)
吉凶禍福有來由(길흉화복유래유) : 길흉과 화복은 원인이 있어 생기는 것
但要深知不要憂(단요심지부요우) : 깊이 살필지언정 근심하지 말아야 한다.
只見火光燒潤屋(지견화광소윤옥) : 불길이 부유한 집을 태우는 것을 보아도
不聞風浪覆虛舟(부문풍랑복허주) : 풍랑은 빈 배를 뒤집었다는 소리 듣지 못했소.
名爲公器無多取(명위공기무다취) : 명예는 사회의 공기인지라 많이 취하지 말고
利是身災合少求(이시신재합소구) : 이익은 몸의 재앙거리니 조금만 탐해야 한다.
雖異匏瓜難不食(수이포과난부식) : 사람은 표주박과는 달라서 먹어야 살지만
大都食足早宜休(대도식족조의휴) : 적당히 배부르면 일찍 적당히 쉬어야 한다.
(白樂天詩後集,卷十三,律詩)
2005.05.09 13: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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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鶴(학)-白居易(백거이)
鶴(학)-白居易(백거이)
학-白居易(백거이)
人各有所好(인각유소호) : 사람은 각자 좋아하는 바가 있지만
物固無常宜(물고무상의) : 만물에는 항상 올바르다는 것은 없다.
誰謂爾能舞(수위이능무) : 누가 네가 춤 잘 춘다고 말하는가
不如閒立時(부여한립시) : 한가히 서있는 때의 네 모습만 못하다.
(白樂天詩後集,卷一,格詩)
2005.05.09 13: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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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비재행(悲哉行)-백거이(白居易)
비재행(悲哉行)-백거이(白居易)
슬픔의 노래-백거이(白居易)
悲哉爲儒者(비재위유자) : 슬프구나, 선비 된 자여
力學不知疲(력학부지피) : 피로도 모른 채, 힘써 배웠고
讀書眼欲暗(독서안욕암) : 눈이 침침해지도록 책 읽고
秉筆手生胝(병필수생지) : 손에 굳은 살 지도록 붓을 잡아도
十上方一第(십상방일제) : 열 번 응시해야 간신히 급제한다.
成名常苦遲(성명상고지) : 이름 얻기가 항상 고생스럽고 늦으며
縱有宦達者(종유환달자) : 비록 벼슬길에 오른 사람이라도
兩鬢已成絲(량빈이성사) : 양 귀밑머리는 벌써 백발이 된다.
可憐少壯日(가련소장일) : 가련하다, 젊은 날들이여
適在窮賤時(적재궁천시) : 공핍하고 천한 때를 살다가
丈夫老且病(장부노차병) : 장부가 되어서는 늙고 병들어 버리니
焉用富貴爲(언용부귀위) : 부유하고 귀하게 되는데 무슨 소용이리오.
沈沈朱門宅(침침주문댁) : 깊고 깊은 권문세가 집
中有乳臭兒(중유유취아) : 그 안에 젖비린내 나는 아이
狀貌如婦人(장모여부인) : 외모는 여자들 같이 여리고
光明膏粱肌(광명고량기) : 기름진 음식에 살결은 밝고 빛난다.
手不把書卷(수부파서권) : 손에는 책도 잡아보지 않고
身不擐戎衣(신부환융의) : 몸에는 군복 한번도 입어보지 않았다.
二十襲封爵(이십습봉작) : 나이 이십에 봉록을 세습 받으니
門承勳戚資(문승훈척자) : 가문에서 공훈과 위세를 이어받기 때문이다.
春來日日出(춘내일일출) : 봄이 되면 날마다 나가는데
服御何輕肥(복어하경비) : 복장과 말은 어찌 그리도 가볍고 기름진가.
朝從博徒飮(조종박도음) : 아침에는 노름꾼들과 술 마시고
暮有娼樓期(모유창누기) : 저녁이면 기생집에서 사랑을 나눈다.
平封還酒債(평봉환주채) : 봉토의 수입으로 술 외상 갚아주고
堆金選蛾眉(퇴금선아미) : 황금을 쌓아놓고 미인들을 고른다.
聲色狗馬外(성색구마외) : 노래와 주색잡기 외에는
其餘一無知(기여일무지) : 그 외의 아는 일이란 하나도 없다
山苗與澗松(산묘여간송) : 산 위의 작은 나무, 골짜기의 소나무
地勢隨高卑(지세수고비) : 지세의 높고 낮음에 따라 그렇게 된 것이다
古來無奈何(고내무나하) : 예부터 어찌할 수 없었거늘
非獨君傷悲(비독군상비) : 오직 그대만이 상처받아 슬퍼하는가.
(白樂天詩集,卷一,諷諭一)
2005.05.09 14: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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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태행로(太行路)-백거이(白居易)
태행로-백거이(白居易)
太行之路能摧車(태항지노능최거) : 태행산 험한 길이 수레를 부수어도
若比人心是坦途(야비인심시탄도) : 사람의 마음에 견주면 이것은 평탄한 길
巫峽之水能覆舟(무협지수능복주) : 무협의 험한 물길 배를 뒤집어도
若比人心是安流(야비인심시안류) : 사람의 마음에 견주면 이것은 편안한 물길
人心好惡苦不常(인심호악고부상) : 사람이 좋아함과 미워함은 일정치 않음이 고민이니
好生毛羽惡生瘡(호생모우악생창) : 좋으면 깃털처럼 감싸주고 미우면 긁어 부스럼내는구나
與君結髮未五載(여군결발미오재) : 그대와 혼인한지 채 오년도 못되었는데
豈期牛女爲參商(개기우녀위삼상) : 견우직녀가 참성과 상성처럼 되기를 바랐겠는가
古稱色衰相棄背(고칭색쇠상기배) : 옛사람 이르기를, “늙어 시들어지면 버림받는다” 했는데
當時美人猶怨悔(당시미인유원회) : 당시의 미인들도 오히려 원망하고 후회했거늘
何況如今鸞鏡中(하황여금난경중) : 하물며 지금처럼 거울 속
妾顔未改君心改(첩안미개군심개) : 내 얼굴 아직도 변치 않았느데 그대 마음 변했는가
爲君薰衣裳(위군훈의상) : 그대 위해 의상에 향수쳐도
君聞蘭麝不馨香(군문난사부형향) : 그대는 난초나 사향의 향내 맡고도 향기롭다하지 않도다
爲君盛容飾(위군성용식) : 그대 위해 화장해도
君看金翠無顔色(군간금취무안색) : 그대는 금이나 비취를 보고도 아무 표정도 없도다
行路難(항노난) : 인생길 어렵도다
難重陳(난중진) : 어렵다고 다시 말하기도 어려워라
人生莫作婦人身(인생막작부인신) : 사람으로 태어나서 남의 부인 신세 되지 말라
百年苦樂由他人(백년고낙유타인) : 백년고락이 남에게 달렸도다
行路難(항노난) : 인생길 어렵도다
難於山(난어산) : 산길보다 어렵고
險於水(험어수) : 물길보다 험하구나
不獨人間夫與妻(부독인간부여처) : 다만 인간의 부부간에만 그런 것 아니도다
近代君臣亦如此(근대군신역여차) : 근대의 임금과 신하도 이와 같도다
君不見(군부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左納言(좌납언) : 좌 납언
右內史(우내사) : 우 내사 같은 분들이
朝承恩暮賜死(조승은모사사) : 아침에 임금님 은혜 받았다가 저녁에 사약을 받은 것을
行路難(항노난) : 인생길 어려움이
不在水(부재수) : 물길에 있지 않고
不在山(부재산) : 산길에 있지 않으니
只在人情反覆間(지재인정반복간) : 다만 인덩의 뒤집어지고 엎어지는 사이에 있도다
2005.05.10 01: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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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자오야제(慈烏夜啼)-백거이(白居易)
자오야제(慈烏夜啼)-백거이(白居易)
자비한 까마귀 밤에 우네-백거이(白居易)
慈烏失其母(자오실기모) : 자애로운 까마귀 어미를 잃고
啞啞吐哀音(아아토애음) : 깍악까악, 슬픈 소리를 토해낸다.
晝夜不飛去(주야부비거) : 밤낮으로 날아 떠나지 않고
經年守故林(경년수고림) : 한 해가 다하도록 옛 숲을 지킨다.
夜夜夜半啼(야야야반제) : 밤마다 밤 깊도록 울음 우니
聞者爲沾襟(문자위첨금) : 듣는 사람은 눈물이 옷깃을 적신다.
聲中如告訴(성중여고소) : 울음소리가 호소하는 것 같음은
未盡反哺心(미진반포심) : 부모은혜 다 갚지 못한 마음 때문이라.
百鳥豈無母(백조개무모) : 모든 새에게 어찌 어머니 없을까마는
爾獨哀怨深(이독애원심) : 너만 홀로 슬퍼하고 원통함이 깊구나.
應是母慈重(응시모자중) : 자애롭고 소중한 건 어머니 사랑이라
使爾悲不任(사이비부임) : 네가 슬픔을 견디지 못하게 하였구나.
昔有吳起者(석유오기자) : 옛날 오기라는 장수 있었는데
母歿喪不臨(모몰상부림) : 제 어미가 죽어도 장례에 오지 않았다.
嗟哉斯徒輩(차재사도배) : 슬프도다! 이런 불효한 무리들이여
其心不如禽(기심부여금) : 그 마음 씀이 새만도 못하구나.
慈烏彼慈烏(자오피자오) : 자비한 까마귀, 저 까마귀여
烏中之曾參(오중지증삼) : 새 중에서도 증참 같은 효자로구나.
2005.04.11 19: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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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절비옹(折臂翁)-백거이(白居易)
절비옹(折臂翁)-백거이(白居易)
팔뚝 부러진 노인-백거이(白居易)
新豐老翁八十八(신풍노옹팔십팔) : 신풍의 늙은이, 나이는 여든 여덟 살
頭鬢眉鬚皆似雪(두빈미수개사설) : 머리털, 눈썹, 수염이 모두 눈처럼 희다.
玄孫扶向店前行(현손부향점전항) : 현손이 부축하여 점포 앞으로 나가는데
左臂憑肩右臂折(좌비빙견우비절) : 왼팔 어깨에 달려있고 오른팔은 꺾여있다.
問翁臂折來幾年(문옹비절내기년) : 팔 부러진 지 몇 년 되는가를 묻고
兼問致折何因緣(겸문치절하인연) : 겸하여 무슨 일로 부러진 것인지도 물었다.
翁云貫屬新豐縣(옹운관속신풍현) : 노인이 이르기를, “나는 본래 신풍 사람인데
生逢聖代無征戰(생봉성대무정전) : 태평성대에 태어나 전쟁이란 없었지요.
慣聽梨園歌管聲(관청리원가관성) : 이원의 자제들이 연주하는 음악소리만 들어와
不識旗槍與弓箭(부식기창여궁전) : 깃발과 창 그리고 활과 살은 알지도 못했었다.
無何天寶大徵兵(무하천보대징병) : 난데없이 천보연간에 크게 징집령이 있어
戶有三丁點一丁(호유삼정점일정) : 집집마다 장정이 셋이면 한 명씩을 뽑았지요.
點得驅將何處去(점득구장하처거) : 뽑은 장정을 몰아다가 어디로 떠나보냈는가.
五月萬里雲南行(오월만리운남항) : 오월에 만 리 먼 운남 땅으로 갔다오.
聞道雲南有瀘水(문도운남유로수) : 운남 땅에는 노수라는 강물이 있다고 들었는데
椒花落時瘴烟起(초화낙시장연기) : 산초꽃이 떨어질 철에는 풍토병이 있다고 하였소.
大軍徒涉水如湯(대군도섭수여탕) : 대군이 맨발로 열탕 같은 물을 건너는데
未過十人二三死(미과십인이삼사) : 다 건너지도 못해서 열이면 두 세 명은 죽었다오.
村南村北哭聲哀(촌남촌배곡성애) : 남촌 북촌에 통곡소리가 너무나 애절했으니
兒別爺娘夫別妻(아별야낭부별처) : 아이는 부모와 헤어지고 남편은 아내와 이별했었소.
皆云前後征蠻者(개운전후정만자) : 모두들 말하기를, 전후하여 남만 땅으로 전쟁 간 사람
千萬人行無一廻(천만인항무일회) : 천만 명이 나갔으나 돌아온 사람 하나 없다고 하였소.
是時翁年二十四(시시옹년이십사) : 당시에 노인의 나이는 스물넷 살 청년이었다오.
兵部牒中有名字(병부첩중유명자) : 병부의 명단에 내 이름이 있어
夜深不敢使人知(야심부감사인지) : 밤이 깊어지자 감시 아무도 알지 못하게 하고서는
偸將大石鎚折臂(투장대석추절비) : 몰래 큰 돌을 가지고 내 팔뚝을 쳐서 꺾어버렸다오
張弓簸旗俱不堪(장궁파기구부감) : 활 당기고 깃발 흔드는 일을 모두 못하여
從茲始免征雲南(종자시면정운남) : 이때부터 비로소 운남 땅으로 원정 가는 일을 면하였소.
骨碎筋傷非不苦(골쇄근상비부고) : 뼈가 부서지고 근육이 상하여 고통스럽지 않으리오 마는
且圖揀退歸鄕土(차도간퇴귀향토) : 장차 고향으로 물러나 돌아갈 길을 찾아야만 했었다오.
此臂折來六十年(차비절래륙십년) : 팔 부러진 지 이제 예순 한해
一肢雖廢一身全(일지수폐일신전) : 한 팔은 병신이지만 이 한 몸 살아 있소
至今風雨陰寒夜(지금풍우음한야) : 지금까지 비바람 치는 차가운 밤에는
直到天明痛不眠(직도천명통부면) : 날 새도록 아파서 잠들지 못한다오.
痛不眠終不悔(통부면종부회) : 아파서 잠들지 못해도 끝내 후회하는 않는다오.
且喜老身今獨在(차희노신금독재) : 또한 늙도록 혼자 살아남았으니 기쁘다오.
不然當時瀘水頭(부연당시로수두) : 그렇지 않았다면 당시에 노수 머리에서
身死魂孤骨不收(신사혼고골불수) : 몸은 죽고 혼백은 흩날리고 뼈는 뒹굴어
應作雲南望鄕鬼(응작운남망향귀) : 틀림없이 운남의 망향귀신 되어
萬人塚上哭呦呦(만인총상곡유유) : 만인총 무덤 위에서 훌쩍훌쩍 통곡하고 있었으리라
老人言君聽取(노인언군청취) : 노인의 말을 그대는 들어라
君不聞開元宰相宋開府(군부문개원재상송개부) :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개원의 재상 송개부는
不賞邊功防黷武(부상변공방독무) : 변방의 공을 상주지 않고 욕된 전쟁을 막은 것을
又不聞天寶宰相楊國忠(우부문천보재상양국충) : 또 듣지 못했는가, 천보의 재상 양국충이
欲求恩幸立邊功(욕구은행립변공) : 황제의 은총을 얻으려하여 변방의 공을 세웠다는 것을
邊功未立生人怨(변공미립생인원) : 변방의 공을 세우기도 전에 백성의 원망이 생긴 것을
請問新豐折臂翁(청문신풍절비옹) : 신풍의 팔 부러진 노인에게 물어 보았으면 하노라
(白樂天詩集,卷三,諷諭三)
2005.05.09 14: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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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증내(贈內)-백거이(白居易)
증내(贈內)-백거이(白居易)
아내에게 드린다-백거이(白居易)
生爲同室親(생위동실친) : 살아서는 한 방에서 사랑하고
死爲同穴塵(사위동혈진) : 죽어서는 한 무덤에 흙이 되리라.
他人尙想勉(타인상상면) : 남들도 그리워하고 노력하거늘
而況我與君(이황아여군) : 하물며 나와 그대는 어떠했겠소.
黔婁固窮士(검루고궁사) : 검루는 정말 가난한 선비였지만
妻賢忘其貧(처현망기빈) : 어진 아내는 그들의 가난함을 잊었고
冀缺一農夫(기결일농부) : 기결은 한낱 농부였으나
妻敬儼如賓(처경엄여빈) : 처는 그를 엄연히 손님처럼 공경했고
陶潛不營生(도잠부영생) : 도연명은 생계도 못 꾸렸으나
翟氏自爨薪(적씨자찬신) : 부인 적씨는 스스로 살림을 꾸렸었고
梁鴻不肯仕(양홍부긍사) : 양홍은 벼슬살이 물리쳤으나
孟光甘布裙(맹광감포군) : 그의 아내 맹광은 베옷에 만족하였소.
君雖不讀書(군수부독서) : 그대 비록 책은 읽지 못해도
此事耳亦聞(차사이역문) : 이런 이야기 귀로 들어 알고 있겠지요.
至此千載後(지차천재후) : 천년 지나 지금에 이르러도
傳是何如人(전시하여인) : 이분들이 어떠한 사람인지 전해졌지요.
人生未死間(인생미사간) : 사람으로 태어나 죽지 않은 한
不能忘其身(부능망기신) : 육신의 존재를 잊을 수는 없겠지요.
所須者衣食(소수자의식) : 쓰이는 것이란 옷 입고 밥 먹는 것이니
不過飽與溫(부과포여온) : 배불리 먹고 따뜻한 옷 입는 것에 지나지 않소.
蔬食足充饑(소식족충기) : 거친 나물밥으로 주린 배 채우면 족하지
何必膏梁珍(하필고량진) : 어찌 반드시 기름진 음식이어야 하겠소.
繒絮足禦寒(증서족어한) : 거친 솜옷으로 추위만 막으면 그만이지
何必錦繡文(하필금수문) : 어찌 반드시 비단에 수놓은 옷이 필요하겠소.
君家有貽訓(군가유이훈) : 그대 집안에 내려오는 가르침에도
淸白遺子孫(청백유자손) : 청렴결백을 자손에게 전하라 하였다지요.
我亦貞苦士(아역정고사) : 나 또한 고지식한 선비로서
與君新結婚(여군신결혼) : 그대와 결혼하여 새로 부부 되었소.
庶保貧與素(서보빈여소) : 가난과 소박함을 지켜나가기를 바라며
偕老同欣欣(해로동흔흔) : 같이 늙어가년서 함께 기쁨을 누리려하오.
2005.04.11 23: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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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촌야(村夜)-백거이(白居易)
촌야(村夜)-백거이(白居易)
시골의 어느날 밤-백거이(白居易)
霜草蒼蒼蟲切切(상초창창충절절) : 서리 맞은 풀 무성하고, 벌레소리 절절한데
村南村北行人絶(촌남촌북행인절) : 마을의 남쪽과 북쪽에 사람의 발길 끊어졌다.
獨出門前望野田(독출문전망야전) : 홀로 문 앞에 나와, 멀리 들밭을 바라보니
月明蕎麥花如雪(월명교맥화여설) : 달빛이 밝아서 메밀밭 메밀꽃이 눈처럼 희다.
2005.04.11 23: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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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지상(池上)-백거이(白居易)
지상(池上)-백거이(白居易)
연못 위에서-백거이(白居易)
小娃撑小艇(소왜탱소정) : 소녀가 작은 배를 저어
偸採白蓮回(투채백연회) : 흰 연꽃 몰래 꺾어 돌아간다
不解藏蹤迹(불해장종적) : 그 자취를 감출 것을 잊어
浮萍一道開(부평일도개) : 부평초가 한 길을 남겨놓아버렸구나
2003.06.02 0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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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한단동지야사가(邯鄲冬至夜思家)-백거이(白居易)
한단동지야사가(邯鄲冬至夜思家)-백거이(白居易)
한단에서 동짓날 밤에, 집 생각하며-백거이(白居易)
邯鄲驛裏逢冬至(감단역리봉동지) : 한단역에서 동짓날을 맞아
抱膝燈前影伴身(포슬등전영반신) : 등불 앞에 앉으니 그림자와 짝이 된다.
想得家中夜深坐(상득가중야심좌) : 생각나노니, 고향집에선 밤 깊도록 앉아
還應說著遠行人(환응설착원행인) : 필시 먼 길 떠난 내 이야기 하고 있으리라.
2005.05.08 23: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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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초폄관과망진령(初貶官過望秦嶺)-백거이(白居易)
초폄관과망진령(初貶官過望秦嶺)-백거이(白居易)
처음 좌천되어 망진령 고개를 지나며-백거이(白居易)
처음 좌천되어 망진령 고개를 지나며-백거이(白居易)
草草辭家憂後事(초초사가우후사) : 초조히 집 떠나 뒷일을 걱정하며
遲遲去國問前途(지지거국문전도) : 느릿느릿 고향땅 떠나, 갈 길을 물어본다.
望秦嶺上回頭立(망진령상회두립) : 망진령 고개 위에서 머리 돌려 서있으니
無限秋風吹白鬚(무한추풍취백수) : 끝없는 가을바람이 내 흰 수염에 불어온다.
2005.05.08 23: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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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동이십일취억원구(同李十一醉憶元九)-백거이(白居易)
동이십일취억원구(同李十一醉憶元九)-백거이(白居易)
이씨집 열한 번째 아들과 같이 취하여, 원구를 생각하다-백거이(白居易)
동이십일취억원구(同李十一醉憶元九)/이씨 집 열한 번째 아들과 같이 취하여, 원구를 생각하다
花時同醉破春愁(화시동취파춘수) : 꽃필 때에 같이 취하여, 봄날 시름 떨치고
醉折花枝當酒籌(취절화지당주주) : 취한채로 꽃가지 꺾어 술잔을 헤아려본다.
忽憶故人天際去(홀억고인천제거) : 갑자기 먼 길 떠난 친구가 생각나서
計程今日到梁州(계정금일도양주) : 여정을 헤아려보노니, 오늘은 양주에 닿았을까.
(白樂天詩集,卷十四,律詩)
2005.05.09 14: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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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낙화(落花)-백거이(白居易)
낙화(落花)-백거이(白居易)
떨어지는 꽃잎을 노래하다-백거이(白居易)
留春春不在(유춘춘부재) : 붙들어도 봄은 머물지 않고
春歸人寂寞(춘귀인적막) : 봄이 돌아가니 사람은 적막하여라.
厭風風不定(염풍풍부정) : 싫어도 바람은 그치지 않고
風起花蕭索(풍기화소삭) : 바람이 불면 꽃잎은 쓸쓸하여라.
2005.04.12 00: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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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유애사(遺愛寺)-백거이(白居易)
유애사(遺愛寺)-백거이(白居易)
유애사에서-백거이(白居易)
弄石臨溪坐(농석임계좌) : 수석을 즐겨 개울가에 앉았다가
尋花繞寺行(심화요사행) : 다시 꽃을 찾아 절을 돌아다닌다.
時時聞鳥語(시시문조어) : 때때로 새 우는 소리 들리고
處處是泉聲(처처시천성) : 여기저기 어디나 샘물소리 들려온다.
2005.04.12 00: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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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봉구(逢舊)-백거이(白居易)
봉구(逢舊)-백거이(白居易)
옛 벗을 만나다-백거이(白居易)
久別偶相逢(구별우상봉) : 오랫동안 떠나있다 우연히 서로 만나
俱疑是夢中(구의시몽중) : 이것이 꿈이라 모두가 의심했노라.
卽今歡樂事(즉금환락사) : 지금은 이렇게 즐거운 일이지만
放盞又成空(방잔우성공) : 술잔 놓으면 다시 허무한 일이 되는 것을.
2005.04.12 00: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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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추사(秋思)-백거이(白居易)
추사(秋思)-백거이(白居易)
가을 심사-백거이(白居易)
夕照紅於燒(석조홍어소) : 석양은 타는 불빛보다 붉고
晴空碧勝籃(청공벽승람) : 맑은 하늘은 쪽빛보다 푸르다.
獸形雲不一(수형운불일) : 짐승모양 구름은 일정하지 않고
弓勢月初三(궁세월초삼) : 굽은 모양이 초승달과 같구나.
雁思來天北(안사래천북) : 기러기 그리움은 하늘 북쪽으로 오고
砧愁滿水南(침수만수남) : 다듬잇돌 수심은 강 남쪽에 가득하다
蕭條秋氣味(소조추기미) : 이러한 쓸쓸한 가을 기분을
未老已深諳(미로이심암) : 늙지도 않아 이미 깊이 알았도다.
2005.04.12 00: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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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욕여원팔복린선유시증(欲與元八卜隣先有是贈)-백거이(白居易)
욕여원팔복린선유시증(欲與元八卜隣先有是贈)-백거이(白居易)
욕여원팔복린선유시증(欲與元八卜隣先有是贈)-백거이(白居易)
平生心迹最相親(평생심적최상친) : 평생 마음 쓴 자취로는 가장 서로 친하니
欲隱墻東不爲身(욕은장동불위신) : 동쪽에 은거하기 바라지만, 내 세우진 않았다.
明月好同三徑夜(명월호동삼경야) : 밝은 달이 좋은, 세 줄기 시골 밤 길
綠楊宜作兩家春(녹양의작양가춘) : 푸른 버들 돋아나면, 두 집의 봄을 즐기었다.
每因暫出猶思伴(매인잠출유사반) : 매번 잠시 길 나서도, 친구 생각 간절한데
豈得安居不擇隣(기득안거불택린) : 편안히 살 집 찾았으니 친구 택하지 않겠는가.
何獨終身數相見(하독종신수상견) : 어찌 다만 죽을 때까지 자주 서로 보면서
子孫長作隔墻人(자손장작격장인) : 자손만대 오래도록, 이웃 사람 될 수 있을까.
(白樂天詩集,卷十五,律詩)
2005.05.09 14: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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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신제포구(新製布裘)-백거이(白居易)
신제포구(新製布裘)-백거이(白居易)
새로 지은 옷-백거이(白居易)
桂布白似雪(계포백사설) : 계림의 무명베는 눈처럼 희고
吳綿軟於雲(오면연어운) : 오나라 솜은 구름보다 부드럽다.
布重綿且厚(포중면차후) : 겹으로 펴고 촘촘하고 두터워
爲裘有餘溫(위구유여온) : 옷을 만드니 따뜻한 기운 넘친다.
朝擁坐至暮(조옹좌지모) : 아침에 입어 저녁까지 앉아있고
夜覆眠達晨(야복면달신) : 밤에 덮으면 새벽까지 잠이 든다.
誰知嚴冬月(수지엄동월) : 심한 겨울 추위를 누가 알겠으며
肢體暖如春(지체난여춘) : 몸이 봄날처럼 따뜻하구나.
中夕忽有念(중석홀유념) : 한밤에 문득 생각나면
撫裘起浚巡(무구기준순) : 옷을 어루만지며 일어나 돌아다닌다.
丈夫貴兼濟(장부귀겸제) : 장부는 남을 구제함을 귀하게 여기니
豈獨善一身(기독선일신) : 어찌 내 한 몸만을 좋게 하리오.
安得萬里裘(안득만리구) : 어찌 만 리 먼 곳까지 옷 구하여
蓋裹周四垠(개과주사은) : 사방 이웃을 감싸지 주지 않겠는가.
穩暖皆如我(온난개여아) : 모든 사람 나처럼 따뜻이 하여서
天下無寒人(천하무한인) : 세상에 추위로 떠는 사람 없게 하리라.
2005.05.08 23: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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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전당호춘행(錢塘湖春行)-백거이(白居易)
전당호춘행(錢塘湖春行)-백거이(白居易)
전당호로 봄 나들이 가다 -백거이(白居易)
孤山寺北賈亭西(고산사북고정서) : 고산사 북쪽, 가정의 서편에는
水面初平雲脚低(수면초평운각저) : 수면이 잔잔해지자 구름이 낮게 깔린다.
幾處早鶯爭暖樹(기처조앵쟁난수) : 몇 곳엔 철 이른 꾀꼬리는 양지쪽 나무 다투고
誰家新燕啄春泥(수가신연탁춘니) : 누구네 집 새 제비인가, 봄 진흙을 쪼는구나.
亂花漸欲迷人眼(난화점욕미인안) : 어지러운 꽃은 점점 사람의 눈을 미혹하려는데
淺草纔能沒馬蹄(천초재능몰마제) : 막 돋아난 풀은 겨우 말발굽을 묻는 정도로 자랐다.
最愛湖東行不足(최애호동행부족) : 가장 좋은 호수 동쪽은 아무리 다녀도 부족하고
綠楊陰裡白沙堤(녹양음리백사제) : 푸른 버드나무 그늘 아래엔 흰 모래 언덕이 뻗혀있다.
(白樂天詩後集,卷五,律詩)
2005.05.09 14: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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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금다(琴茶)-백거이(白居易)
금다(琴茶)-백거이(白居易)
거문고와 차-백거이(白居易)
兀兀寄形群動內(올올기형군동내) : 도도히 내 몸을 군상들 속에서 살아도
陶陶任性一生間(도도임성일생간) : 일생을 만족하며 천성에 맡겨 살아가리라.
自抛官後春多醉(자포관후춘다취) : 스스로 관직을 그만 둔 뒤, 봄이면 자주 취해
不讀書來老更閑(부독서래노갱한) : 책을 읽지 않아 늙어서는 더욱 한가롭구나.
琴裏知聞唯淥水(금리지문유록수) : 거문고 곡조에서는 만 알아들을 뿐이고
茶中故舊是蒙山(차중고구시몽산) : 마시는 차로는 예부터 가 친숙하다.
窮通行止長相伴(궁통행지장상반) : 궁하고 통하며, 행하고 쉬는 일들과 길이 친구하니
誰道吾今無往還(수도오금무왕환) : 누가 말하는가, 지금의 나에게 왕래하는 일 없다고.
2005.04.12 21: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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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모강음(暮江吟)-백거이(白居易)
모강음(暮江吟)-백거이(白居易)
저문 강가에서-백거이(白居易)
一道殘陽鋪水中(일도잔양포수중) : 한 줄기 석양빛, 물 속으로 퍼지고
半江瑟瑟半江紅(반강슬슬반강홍) : 강물의 반은 바람소리, 또 반은 붉은빛.
可憐九月初三夜(가련구월초삼야) : 구월 초사흘 밤은 아름다워라
露似珍珠月似弓(노사진주월사궁) : 구슬 같은 이슬, 활처럼 굽은 달이여.
2005.04.12 21: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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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석목단화이수[1](惜牧丹花二首[1])-백거이(白居易)
석목단화이수[1](惜牧丹花二首[1])-백거이(白居易)
모란꽃을 아쉬워하다-백거이(白居易)
惆愴階前紅牡丹(추창계전홍모란) : 섬돌 앞 붉은 모란을 아쉬워하노니
晩來唯有兩枝殘(만래유유양지잔) : 해지는 저녁에는, 오직 두 가지만 남았구나.
明朝風起應吹盡(명조풍기응취진) : 내일 아침 바람 일면 모두가 불어 날리리니
夜惜衰紅把火看(야석쇠홍파화간) : 지는 꽃잎 아쉬워, 이 밤 불 밝히고 바라본다.
2005.04.12 21: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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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문유십구(問劉十九)-백거이(白居易)
문유십구(問劉十九)-백거이(白居易)
유 십구에게 묻노니-백거이(白居易)
綠螘新醅酒(녹의신배주) : 부글부글 새로 익어가는 술
紅泥小火爐(홍니소화로) : 작은 화로에 숯불이 벌겋구나.
晩來天欲雪(만래천욕설) : 저녁에 눈 내릴 것 같은데
能飮一杯無(능음일배무) : 우리 술 한 잔 할 수 없을까.
2005.08.18 16: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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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강남우천보악수(江南遇天寶樂叟)-백거이(白居易)
강남우천보악수(江南遇天寶樂叟)-백거이(白居易)
강남에서 천보 연간에 악공을 하던 노인을 만나-백거이(白居易)
白頭病叟泣且言(백두병수읍차언) : 머리 희고 병든 늙은이가 울면서 말하기를
祿山未亂入梨園(록산미란입리원) : 안록산이 난리 전에 이원에 들어가 있었다.
能彈琵琶和法曲(능탄비파화법곡) : 비파를 잘 타고 법곡도 잘 익히어
多在華清隨至尊(다재화청수지존) : 여러 번 화청궁에 있으면서 천자를 모셨다.
是時天下太平久(시시천하태평구) : 이 시절은 태평한 천하가 오래 지속되어
年年十月坐朝元(년년십월좌조원) : 해마다 시월이면 조원각에서 잔치에 갔었다.
千官起居環佩合(천관기거환패합) : 문무백관이 일어서고 앉으면 패옥 소리 나고
萬國會同車馬奔(만국회동차마분) : 온 나라의 사절들이 모여들어 수레와 말이 분주했다.
金鈿照耀石甕寺(금전조요석옹사) : 석옹사엔 여인의 비녀가 번쩍이고
蘭麝薰煮溫湯源(란사훈자온탕원) : 온탕원에 난초향과 사슴향이 피워졌다.
貴妃宛轉侍君側(귀비완전시군측) : 양귀비는 우아하게 움직이며 임금님 모시는데
體弱不勝珠翠繁(체약불승주취번) : 가녀린 몸매는 구슬과 비취의 무게도 감당치 못했다.
冬雪飄搖錦袍暖(동설표요금포난) : 겨울눈이 흩날릴 때는 따뜻한 비단 옷 입고
春風蕩漾霓裳翻(춘풍탕양예상번) : 봄바람 살랑이면 비단 치마폭도 펄럭였다.
歡娛未足燕寇至(환오미족연구지) : 환락에 물리도 않았는데 연 땅의 도둑 떼가 쳐들어와
弓勁馬肥胡語喧(궁경마비호어훤) : 강한 활, 쌀찐 말에 오랑캐의 말들이 소란하다.
豳土人遷避夷狄(빈토인천피이적) : 서울 백성들은 오랑캐 피하여 달아나고
鼎湖龍去哭軒轅(정호룡거곡헌원) : 황제가 서울을 달아나니 헌원황제를 울리었다.
從此漂淪落南土(종차표륜락남토) : 이 때부터 떠돌다가 남쪽 땅에 떨어져
萬人死盡一身存(만인사진일신존) : 만인이 모두 죽고 한 몸만 살아남았다.
秋風江上浪無限(추풍강상랑무한) : 가을바람 부는 강가에는 끝없이 물결만 일고
暮雨舟中酒一樽(모우주중주일준) : 비 내리는 배 안에는 술 한 동이 있었도다.
涸魚久失風波勢(학어구실풍파세) : 마른 못의 물고기는 오랫동안 풍파의 기세를 잃었고
枯草曾沾雨露恩(고초증첨우로은) : 마른 풀도 일찍이 비와 이슬의 은택을 적시었다.
我自秦來君莫問(아자진래군막문) : 내가 서울 장안에서 왔다고 그대는 묻지 말라.
驪山渭水如荒村(려산위수여황촌) : 여산과 위수는 황폐한 마을처럼 되어버렸다오.
新豐樹老籠明月(신풍수로롱명월) : 신풍의 나무는 늙어 밝은 달을 둘러싸고
長生殿闇鎖黃雲(장생전암쇄황운) : 황혼의 구름에 막히어 장생전 닫힌 문 어둑해진다.
紅葉紛紛蓋欹瓦(홍엽분분개의와) : 붉은 나뭇잎은 어지러이 기울어진 기왓장을 덮고
綠苔重重封壞垣(록태중중봉괴원) : 푸른 이끼 겹겹이 무너진 담을 묻어버렸다.
唯有中官作宮使(유유중관작궁사) : 오직 내시인 중관이 궁지기가 되어서
每年寒食一開門(매년한식일개문) : 매년 한식날에 한 번만 문을 열어준다오.
2005.05.08 23: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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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칠덕무(七德舞)-백거이(白居易)
칠덕무(七德舞)-백거이(白居易)
칠덕무-백거이(白居易)
七德舞七德歌(칠덕무칠덕가) : 칠덕무와 칠덕가
傳自武德至元和(전자무덕지원화) : 무덕연간부터 전하여 원화연간에 이르렀다.
元和小臣白居易(원화소신백거역) : 원화연간의 미천한 신하 백거이가
觀舞聽歌知樂意(관무청가지악의) : 춤을 보고 노래를 들어보고 음악의 뜻을 알았고
樂終稽首陳其事(악종계수진기사) : 음악이 끝나자 머리를 조아려 그 일을 진술한다.
太宗十八舉義兵(태종십팔거의병) : 태종 십팔 년 의병을 일으키시어
白旄黃鉞定兩京(백모황월정량경) : 흰 쇠꼬리 깃발과 황금 도끼를 들고 두 서울을 평정하고
擒充戮竇四海清(금충륙두사해청) : 왕세충을 사로잡고 두건충을 죽이니, 온 세상이 깨끗해졌다
二十有四功業成(이십유사공업성) : 이십사 세에, 공업을 이루시고
二十有九即帝位(이십유구즉제위) : 이십구 세에, 황제에 오르시고
三十有五致太平(삼십유오치태평) : 삼십오 세에 태평성대 이루셨다.
功成理定何神速(공성리정하신속) : 공업을 이루고 다스림의 안정이 어찌 이렇게 신처럼 빠른가.
速在推心置人腹(속재추심치인복) : 그 신속함은 자신의 마음을 미루어 남의 뱃속에 넣어주고
亡卒遺骸散帛收(망졸유해산백수) : 죽은 병사들의 유해를 비단을 나누어주어 수습하게 하고
饑人賣子分金贖(기인매자분금속) : 굶주린 자들이 자식을 팔아버리니, 금을 나누어 주어 되사게 하였다.
魏徵夢見子夜泣(위징몽견자야읍) : 위징을 꿈에서 보고, 자시에 깨어나 눈물을 흘리시고
張謹哀聞辰日哭(장근애문진일곡) : 장근의 죽음을 애처로이 듣자 진일에도 통곡하셨다.
怨女三千放出宮(원녀삼천방출궁) : 원망하는 삼천 명을 놓아주시어 출궁시키고
死囚四百來歸獄(사수사백래귀옥) : 사형수 사백 명을 보내어 감옥으로 돌아오게 하셨다.
剪鬚燒藥賜功臣(전수소약사공신) : 자신의 수염을 잘라 태워, 약을 만들어 공신에게 내려주니
李勣嗚咽思殺身(리적오인사살신) : 이적이라는 사람은 오열하면서 나라에 몸 받칠 것을 생각했다.
含血吮瘡撫戰士(함혈연창무전사) : 피를 머금고 종기를 빨아주시며 전사를 어루만져주니
思摩奮呼乞效死(사마분호걸효사) : 이 사마는 흥분하여 소리치며 죽기를 원했다.
不獨善戰善乘時(불독선전선승시) : 이러한 즉 알았노라, 그는 다만 전쟁을 잘하고 때를 잘 탔을 뿐만 아니라
以心感人人心歸(이심감인인심귀) : 마음으로 사람을 감복시켜 마음을 돌아오게 했음을 말이다.
爾來一百九十載(이래일백구십재) : 그 이후로 일백구십 년이 되어
天下至今歌舞之(천하지금가무지) : 천하 사람들은 지금까지 이를 노래하고 춤추고 있다.
歌七德舞七德(가칠덕무칠덕) : 칠덕을 노래하고, 칠덕을 춤추어보니
聖人有作垂無極(성인유작수무극) : 성인이 지은 것이 있어 전해져 끝이 없도다.
豈徒耀神武(기도요신무) : 어찌 다만 신묘한 무덕만을 빛내고
豈徒夸聖文(기도과성문) : 어찌 한갓 성스러운 글만 과장하려는 것이겠는가.
太宗意在陳王業(태종의재진왕업) : 태종의 뜻은 왕업을 진술하여
王業艱難示子孫(왕업간난시자손) : 왕업의 어려움을 자손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2005.05.08 23: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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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태행로(太行路)-백거이(白居易)
태행로(太行路)-백거이(白居易)
태행로-백거이(白居易)
太行之路能摧車(태항지노능최거) : 태행산 험한 길이 수레를 부수어도
若比人心是坦途(야비인심시탄도) : 사람의 마음에 견주면 평탄한 길이어라.
巫峽之水能覆舟(무협지수능복주) : 무협의 험한 물길이 배를 뒤집어도
若比人心是安流(야비인심시안류) : 사람의 마음에 견주면 편안한 물길이어라.
人心好惡苦不常(인심호악고부상) : 사람 마음의 좋아함과 싫어함이 일정치 않음이 고민이니
好生毛羽惡生瘡(호생모우악생창) : 좋으면 깃털처럼 감싸주고 싫으면 부스럼 낸다.
與君結髮未五載(여군결발미오재) : 그대와 혼인한지 오년도 못되었는데
豈期牛女爲參商(개기우녀위삼상) : 어찌 견우직녀가 참성과 상성처럼 되기를 바랐겠는가.
古稱色衰相棄背(고칭색쇠상기배) : 옛사람이, “늙고 시들면 버림받는다. 고 했고
當時美人猶怨悔(당시미인유원회) : 당시의 미인들도 여전히 원망하고 후회했었다.
何況如今鸞鏡中(하황여금난경중) : 하물며 지금처럼 거울 속
妾顔未改君心改(첩안미개군심개) : 내 얼굴 아직 변치 않았는데, 당신 마음은 변했다.
爲君薰衣裳(위군훈의상) : 그대 위해 의상에 향수를 뿌렸는데
君聞蘭麝不馨香(군문난사부형향) : 당신은 난초나 사향의 향기를 맡고도 향기롭다 하지 않는다.
爲君盛容飾(위군성용식) : 당신을 위해 화장하였는데도
君看珠翠無顔色(군간주취무안색) : 당신은 금이나 비취를 보고도 아무 표정도 짓지 않는다.
行路難(항노난) : 인생길 어렵다.
難重陳(난중진) : 어렵다고 다시 말하기도 어려워라
人生莫作婦人身(인생막작부인신) : 사람으로 태어나서 남의 아내 되지 마라.
百年苦樂由他人(백년고낙유타인) : 백년고락이 남에게 달렸도다.
行路難(항로난) : 인생길 어렵도다.
難於山(난어산) : 산길보다 어렵고
險於水(험어수) : 물길보다 험하도다.
不獨人家夫與妻(부독인간부여처) : 다만 인간의 부부 사이만 그런 것이 아니도다.
近代君臣亦如此(근대군신역여차) : 근대의 임금과 신하의 사이도 이와 같도다
君不見(군부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左納言右納史(좌납언우납사) : 좌 납언, 우 내사 같은 분들이
朝承恩暮賜死(조승은모사사) : 아침에 임금님 은혜 받다가 저녁에 사약을 받는 것을
行路難(항노난) : 인생길의 어려움이
不在水(부재수) : 물길에 있지 않고
不在山(부재산) : 산길에 있지 않으니
只在人情反覆間(지재인정반복간) : 다만 인정의 뒤집어지고 엎어지는 사이에 있도다.
(白樂天詩集,卷三,諷諭三)
2005.05.09 14: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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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적의이수1(適意二首1)-백거이(白居易)
적의이수1(適意二首1)-백거이(白居易)
기꺼워서-백거이(白居易)
十年為旅客(십년위려객) : 십년을 떠돈 나그네 신세
常有饑寒愁(상유기한수) : 항상 배고프고 춥고 근심스러웠지요.
三年作諫官(삼년작간관) : 삼년간의 간관 노릇
複多尸素羞(복다시소수) : 놀고먹어 부끄러움이 많았지요.
有酒不暇飲(유주불가음) : 술이 생겨도 마실 여가 없고
有山不得游(유산불득유) : 산이 있어도 놀 수도 없었지요.
豈無平生志(기무평생지) : 어찌 평생에 품은 뜻 없으리오 만
拘牽不自由(구견불자유) : 벼슬에 얽매여 자유롭지 못했지요.
一朝歸渭上(일조귀위상) : 하루아침에 위수가로 돌아와
泛如不繫舟(범여불계주) : 매이지 않은 배처럼 떠다녔지요.
置心世事外(치심세사외) : 마음을 세상 밖 일에 두어
無喜亦無憂(무희역무우) : 기쁜 일도 없었고, 슬픈 일도 없었지요.
終日一蔬食(종일일소식) : 종일토록 나물밥 한 가지에
終年一布裘(종년일포구) : 일년이 끝나도록 베옷만 입었었지요.
寒來彌懶放(한래미라방) : 추위가 오면 더욱 나태해지고
數日一梳頭(수일일소두) : 몇 일만에야 하번 빗질 했었지요.
朝睡足始起(조수족시기) : 아침까지 실컷 자고야 일어나고
夜酌醉即休(야작취즉휴) : 밤에는 취하도록 마셔야 그만 두었지요.
人心不過適(인심불과적) : 사람의 마음은 편한 게 최고인데
適外複何求(적외복하구) : 마음 편한 것 외에 또 무엇을 바라겠어요.
2005.05.09 09: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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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하일(夏日)-백거이(白居易)
하일(夏日)-백거이(白居易)
어느 여름날-백거이(白居易)
東窗晚無熱(동창만무열) : 동쪽 창문은 저녁이라 덥지 않고
北戶涼有風(북호량유풍) : 북쪽 문에는 써늘히 바람이 불어온다.
盡日坐複臥(진일좌복와) : 종일토록 앉았다가 다시 누워서
不離一室中(불리일실중) : 방 안을 떠나지 않았다.
中心本無繫(중심본무계) :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얽매임이 없어
亦與出門同(역여출문동) : 또한 함께 문 밖으로 나와 친구 되었소.
(白樂天詩集,卷六,閒適二)
2005.05.09 14: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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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송성(松聲)-백거이(白居易)
송성(松聲)-백거이(白居易)
솔바람 소리-백거이(白居易)
月好好讀坐(월호호독좌) : 달빛이 독서하기 좋아 앉았더니
雙松在前軒(쌍송재전헌) : 마루 앞에 소나무 한 쌍 있었다.
西南微風來(서남미풍래) : 서남쪽에서 산들바람 불어와
潛入枝葉間(잠입지엽간) : 솔가지 사이로 살며시 불어든다.
蕭寥發為聲(소요발위성) : 쓸쓸하게 소리를 내니
半夜明月前(반야명월전) : 한밤 밝은 달이 눈앞에 나타난다.
寒山颯颯雨(한산삽삽우) : 차가운 산에 삽상하게 내리니
秋琴泠泠弦(추금령령현) : 가을 거문고의 냉랭한 줄 퉁기는 소리.
一聞滌炎暑(일문척염서) : 한번 들으니 무더위가 씻기고
再聽破昏煩(재청파혼번) : 다시 들으니 번뇌가 스러지는구나.
竟夕遂不寐(경석수불매) : 저녁이 다하도록 잠들지 못해도
心體俱翛然(심체구소연) : 마음과 몸이 모두 날아갈 듯 가볍다.
南陌車馬動(남맥차마동) : 남쪽 길가에 수레소리 말소리 들리고
西鄰歌吹繁(서린가취번) : 서쪽 마을은 소래와 음악 소리로 시끄럽다.
誰知茲檐下(수지자첨하) : 누가 알리오, 이 처마 아래서는
滿耳不為喧(만이불위훤) : 소리 귀에 가득해도 시끄럽지 않은 것을.
(白樂天詩集,卷五,閒適一)
2005.05.09 14: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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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탄옹(賣炭翁)-백거이(白居易)
매탄옹(賣炭翁)-백거이(白居易)
숯 파는 노인-백거이(白居易)
賣炭翁(매탄옹) : 숯 파는 노인이여
伐薪燒炭南山中(벌신소탄남산중) : 남산 안에 땔나무 캐어서 숲을 굽는다.
滿面塵灰煙火色(만면진회연화색) : 얼굴에 재가 가득, 연기에 그은 얼굴빛
兩鬢蒼蒼十指黑(량빈창창십지흑) : 두 귀밑머리는 희끗희끗하고 열 두 손가락은 숯검덩이로다
賣炭得錢何所營(매탄득전하소영) : 숯 팔아 벌은 돈 쓰는 곳이 어디일까
身上衣裳口中食(신상의상구중식) : 몸에 걸치는 옷, 입에 먹는 식량일세.
可憐身上衣正單(가련신상의정단) : 가련하구나, 몸에 걸친 옷은 홑옷뿐이라네
心憂炭賤願天寒(심우탄천원천한) : 마음 속으로 숯값 내릴까 걱정하여 날씨 추워지기를 바란다네.
夜來城外一尺雪(야래성외일척설) : 밤에 성 밖에는 눈이 한 자나 내려
曉駕炭車輾冰轍(효가탄차전빙철) : 새벽에 숯 수레 끌고 얼음으로 간 바퀴자국
牛困人饑日已高(우곤인기일이고) : 해는 이미 높이 올라 소는 지치고 사람도 배가 고파
市南門外泥中歇(시남문외니중헐) : 시장 남문 밖 진흙 구덩이에세 쉬고 있다네.
翩翩兩騎來是誰(편편량기래시수) : 펄렁펄렁 두 말 타고 오는 자는 누구란 말인가
黃衣使者白衫兒(황의사자백삼아) : 노란 옷 입은 환관과, 흰옷 입은 소년이구나.
手把文書口稱敕(수파문서구칭칙) : 문서를 손에 들고 입으로 칙령이다 일컬으며
廻車叱牛牽向北(회차질우견향북) : 수레를 돌리고 소를 채찍질하여 북쪽으로 끌고 간다.
一車炭(일차탄) : 한 수레에 가득한 숯
重千余斤(천여근) : 무게가 천여 근이나 되는 데
官使驅將惜不得(관사구장석불득) : 관리들이 몰아가니 장차 아까워도 어찌하지 못하네.
半匹紅紗一丈綾(반필홍사일장릉) : 반 필 붉은 비단과 열자의 능필을
系向牛頭充炭直(계향우두충탄직) : 소머리에 걸어주고 숯 값으로 친다네.
(白樂天詩集,卷四,諷諭四)
2005.05.09 14: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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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릉수(杜陵叟)-백거이(白居易)
두릉수(杜陵叟)-백거이(白居易)
두릉의 노인-백거이(白居易)
杜陵叟(두릉수) : 두릉의 노인은
杜陵居(두릉거) : 두름에 산다네.
歲種薄田一頃余(세종박전일경여) : 해마다 척박한 밭 일경 남짓에 씨를 뿌린다네
三月無雨旱風起(삼월무우한풍기) : 삼월에는 비 아내리고 이른 바람 불어오니
麥苗不秀多黃死(맥묘불수다황사) : 보리 묘목 패지 않고 누렇게 죽은 것 많다네.
九月降霜秋早寒(구월강상추조한) : 구월에 서리내려 가을날씨 일찍 추워지더니
禾穗未熟皆青干(화수미숙개청간) : 벼 이삭 익지 않고 모두파랗게 말랐다네.
長吏明知不申破(장리명지불신파) : 장리는 잘 알고 있지만 벼 농사 망친 것 알리지 않고
急斂暴徵求考課(급렴폭징구고과) : 심하게 세금 거두어 고과 성적만 올리네.
典桑賣地納官租(전상매지납관조) : 뽕나무 잡히고 땅을 팔아 세금을 물어서
明年衣食將何如(명년의식장하여) : 내년에는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어찌한단 말인가.
剝我身上帛(박아신상백) : 내 몸의 비단 옷 벗기고
奪我口中粟(탈아구중속) : 내 입 속의 밤까지 빼앗아 가네.
虐人害物即豺狼(학인해물즉시랑) : 사람을 괴롭히고 물건 해치는 것은 승냥이와 이리니
何必鉤爪鋸牙食人肉(하필구조거아식인육) : 어찌 반드시 갈고리 발톱과 톱같은 이빨로만 사람 고기를 먹을까
不知何人奏皇帝(불지하인주황제) : 누가 왕제에게 알렸는지 몰라도
帝心惻隱知人弊(제심측은지인폐) : 황제의 마음이 측은지심으로 벡성의 피해를 아셨다네.
白麻紙上書德音(백마지상서덕음) : 백마지 위에 후덕한 말씀 적으셔서
京畿盡放今年稅(경기진방금년세) : 경기 지방 금년 세금은 탕감한다 하셨다네.
昨日裡胥方到門(작일리서방도문) : 어제야 아전들이 문 앞에 당도하여
手持敕牒榜鄉村(수지칙첩방향촌) : 칙첩을 손에 들고 고을에 방을 부쳤다네.
十家租稅九家畢(십가조세구가필) : 열 집 조세에 아홉 집이 이미 다 바쳤으니
虛受吾君蠲免恩(허수오군견면은) : 우리 임금 면제의 은혜 헛되이 받았다네.
(白樂天詩集,卷四,諷諭四)
2005.05.09 14: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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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서량기(西涼伎)-백거이(白居易)
서량기(西涼伎)-백거이(白居易)
서량 땅의 광대-백거이(白居易)
西涼伎(서량기) : 서량 놀이
假面胡人假獅子(가면호인가사자) : 가면 쓴 오랑캐, 가면 쓴 사나이
刻木為頭絲作尾(각목위두사작미) : 나무 깎아 머리 삼고, 실로 꼬리 만들었네.
金鍍眼睛銀貼齒(금도안정은첩치) : 금으로 눈알 칠하고 은으로 이빨 붙이고
奮迅毛衣擺雙耳(분신모의파쌍이) : 털옷을 빨리 털고 두 귀를 흔들어대네.
如從流沙來萬裡(여종류사래만리) : 마치 유사지방에서 만리나 멀리서 온 듯이
紫髯深目兩胡兒(자염심목량호아) : 자주빛 수염에 깊은 눈알을 한 두 오랑캐 놈
鼓舞跳粱前致辭(고무도량전치사) : 북치며 날뛰듯 춤추고서 앞으로 나와 말하네,
應似涼州未陷日(응사량주미함일) : 아주 꼭 같도다, 양주가 함락되기 전 날
安西都護進來時(안서도호진래시) : 안서 도호가 진상하던 때와 같아요.
須臾운得新消息(수유운득신소식) : 잠시 후에 새소식을 전하기를
安西路絕歸不得(안서로절귀불득) : 안서 길은 끊어져 돌아가지 못한다네요 하니
泣向獅子涕雙垂(읍향사자체쌍수) : 울면서 사자를 향하는데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네.
涼州陷沒知不知(량주함몰지불지) : 양주가 함락된 것 아느냐 모르느냐
獅子回頭向西望(사자회두향서망) : 사자는 고개를 돌려 서쪽을 바라보며
哀吼一聲觀者悲(애후일성관자비) : 서럽게 한 소리로 울부짖으니 보는 사람도 슬퍼하네.
貞元邊將愛此曲(정원변장애차곡) : 정원 연간 국경의 장군들은 이 노래를 좋아하여
醉坐笑看看不足(취좌소간간불족) : 취하여 앉아 웃으면서 보고 또 보고 하였다네.
享賓犒士宴三軍(향빈호사연삼군) : 손님과 군사를 청하여 삼군에게 잔치를 벌이니
獅子胡兒長在目(사자호아장재목) : 사자와 오량캐 언제나 눈 앞에 보인다네.
有一征夫年七十(유일정부년칠십) : 나이 칠십 된 늙고 병사 나타나
見弄涼州低面泣(견롱량주저면읍) : 서량놀이를 보고 얼굴을 숙이고 울었다네.
泣罷斂手白將軍(읍파렴수백장군) : 울고 나서 손을 잡고 장군에게 이뢰기를
主憂臣辱昔所聞(주우신욕석소문) : 임금의 근심은 신하의 치욕이라 전에 저는 들었습니다.
自從天寶兵戈起(자종천보병과기) : 천보연간부터 전쟁이 일어나
犬戎日夜吞西鄙(견융일야탄서비) : 오량캐들이 밤낮으로 서부 구석진 곳을 병탄하여
涼州陷來四十年(량주함래사십년) : 양주가 함락된 지 이미 사십 년이고
河隴侵將七千裡(하롱침장칠천리) : 하롱이 침략당한 것이 칠천 리나 됩니다.
平時安西萬裡疆(평시안서만리강) : 평화롭던 시절 안서는 만 리나 되는 우리의 영토
今日邊防在鳳翔(금일변방재봉상) : 지금은 국경지바이 봉상이 되어있습니다
緣邊空屯十萬卒(연변공둔십만졸) : 변경에 헛되이 주둔한 십만 병사들
飽食溫衣閒過日(포식온의한과일) : 배불리 머고 따뜻이 입으며 한가로이 세월만 보냅니다.
遺民腸斷在涼州(유민장단재량주) : 단장의 고통 받는 백성은 지금 양주에 버려져 있는데도
將卒相看無意收(장졸상간무의수) : 장군과 병사들은 보기만 하고 수복할 뜻이 없습니다
天子每思長痛惜(천자매사장통석) : 천자께서 생각 때마다 오랫동안 괴롭고 안타깝게 여기시니
將軍欲說合慚羞(장군욕설합참수) : 장군께서 말씀 오리고 싶으나 부끄러울 것입니다
奈何仍看西涼伎(내하잉간서량기) : 어찌하여 그냥 서량의 놀이만 구경하시면서
取笑資歡無所愧(취소자환무소괴) : 웃고 기뻐하기만 하시니 부끄러움도 없습니까.
縱無智力未能收(종무지력미능수) : 설령 지혜와 능력이 없어 수복하지 못하시더라도
忍取西涼弄為戲(인취서량롱위희) : 차마 서량놀이를 하여 장난삼아 놀이로 할 수 있습니까.
(白樂天詩集,卷四,諷諭四)
2005.05.10 11: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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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買花(매화)-白居易(백거이)
買花(매화)-白居易(백거이)
꽃을 사는구나-白居易(백거이)
帝城春欲暮(제성춘욕모) : 장안에 봄 저물어 가는데
喧喧車馬度(훤훤차마도) : 마차들이 요란하게 지나간다.
共道牡丹時(공도모단시) : 모란이 철이라고 이야기하며
相隨買花去(상수매화거) : 줄지어 모란꽃을 사가지고 간다.
貴賤無常價(귀천무상가) : 품질에 따라 정해진 가격 없고
酬直看花數(수직간화수) : 꽃송이 수에 따라 값이 정해진다.
灼灼百朶紅(작작백타홍) : 불타는 듯 붉은 꽃 백송이
戔戔五束素(전전오속소) : 자잘한 다섯 묶음 꽃다발들
上張幄幕庇(상장악막비) : 위에는 천막을 펴 꽃 가려주고
旁織笆籬護(방직파리호) : 옆에는 울타리로 막는구나.
水灑復泥封(수쇄부니봉) : 물을 뿌리고, 흙으로 북돋우어
移來色如故(이래색여고) : 옮겨와 심어도 빛깔은 그대로다.
家家習爲俗(가가습위속) : 집집마다 유행하는 풍속이 되어서
人人迷不悟(인인미부오) : 사람마다 정신없이 깨닫지 못한다.
有一田舍翁(유일전사옹) : 어떤 시골 늙은이
偶來買花處(우래매화처) : 우연히 꽃 파는 곳에 왔다가
低頭獨長歎(저두독장탄) : 고개 숙여 혼자 길게 탄식하니
此歎無人喩(차탄무인유) : 이러한 탄식을 아는 사람 아무도 없다.
一叢深色花(일총심색화) : 한 떨기 짙은 꽃송이
十戶中人賦(십호중인부) : 열가구 중농가의 세금과 같음을
(白樂天詩集,卷二,諷諭二)
2005.05.09 21: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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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立碑(입비)-白居易(백거이)
立碑(입비)-白居易(백거이)
비석을 세우는 일에 대하여-白居易(백거이)
勳德旣下衰(훈덕기하쇠) : 공적과 덕행이 미미하면
文章亦陵夷(문장역릉이) : 그것을 기록한 글도 그것에 맞아야지.
但見山中石(단견산중석) : 산속에 있는 돌덩이로 보았던 것을
立作路旁碑(립작로방비) : 길가에 비석으로 세운단다.
銘勳悉太公(명훈실태공) : 새긴 공적은 모두가 태공처럼 높고
敍德皆仲尼(서덕개중니) : 적은 내용은 공자 같은 덕행이란다.
復以多爲貴(부이다위귀) : 또 글자가 많아야 좋다고 여기고
千言直萬貲(천언직만자) : 많은 돈을 들여서 일천자를 새긴단다.
爲文彼何人(위문피하인) : 비문을 지은 자는 누구일까
想見下筆時(상견하필시) : 생각해 보니, 비문을 지을 때
但欲愚者悅(단욕우자열) : 어리석은 자들의 기쁨만 생각해 지었단다.
不思賢者嗤(부사현자치) : 현자들의 비웃음은 생각지 못했으니
豈獨賢者嗤(기독현자치) : 어찌 현자들만 비웃으리오.
仍傳後代疑(잉전후대의) : 후대까지 전해지며 의심을 사리라
古石蒼苔字(고석창태자) : 오래된 돌에 푸른 이끼 낀 글자들이
安知是愧詞(안지시괴사) : 어찌 부끄러운 말뜻을 알겠는가.
我聞望江縣(아문망강현) : 내가 들으니, 망강현의 현령은
麴令撫惸嫠(국령무경리) : 외로운 백성들을 위로하였단다.
在官有仁政(재관유인정) : 관리로 있을 때에 어진 정치 베풀었으나
名不聞京師(명부문경사) : 그 명성이 서울에는 들리지 않았단다.
身歿欲歸葬(신몰욕귀장) : 죽은 후 고향에 장사지내려 했으나
百姓遮路岐(백성차로기) : 백성들이 그 길을 가로막았단다.
攀轅不得歸(반원부득귀) : 수레 끌채를 잡고 가지 못하게 만류하니
留葬此江湄(류장차강미) : 망강 강변에 그를 장사지냈단다.
至今道其名(지금도기명) : 지금도 그의 이름을 부르면
男女涕皆垂(남녀체개수) : 남자와 여자들 모두가 눈물 흘린다.
無人立碑碣(무인립비갈) : 비석을 세운 사람 아무도 없어도
唯有邑人知(유유읍인지) : 고을 사람들은 그의 공덕을 다 알고 있단다.
(白樂天詩集,卷二,諷諭二)
2005.05.09 21: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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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江南旱(강남한)-白居易(백거이)
江南旱(강남한)-白居易(백거이)
강남의 가뭄-白居易(백거이)
意氣驕滿路(의기교만로) : 기세는 교만하게 길가에 넘치고
鞍馬光照塵(안마광조진) : 눈부신 말안장은 먼지조차 비추는구나
借問何爲者(차문하위자) : 저들이 누구인지 물어보니
人稱是內臣(인칭시내신) : 황제의 측근이라 대답하네
朱紱皆大夫(주불개대부) : 붉은 인끈을 한 자는 대부이고
紫綏或將軍(자수혹장군) : 자주색 인끈을 한 자는 혹 장군이겠지
誇赴軍中宴(과부군중연) : 으시대며 군중 연회 가면서
走馬去如雲(주마거여운) : 말을 타고 구름처럼 간다
罇罍溢九醞(준뢰일구온) : 술잔엔 숙성된 좋은 술이 넘치고
水陸羅八珍(수륙라팔진) : 상에는 팔 진마가 가득하구나
果擘洞庭橘(과벽동정귤) : 동정호의 귤을 차리고
膾切天池鱗(회절천지린) : 천지의 회를 썰어놓았구나
食飽心自若(식포심자약) : 배불리 먹고나니 마음 편해지고
酒酣氣益振(주감기익진) : 취기가 오르니 기세가 더해지는구나
是歲江南旱(시세강남한) : 올해도 강남에는 가뭄이 들어
衢州人食人(구주인식인) : 구주에서 사람이 사람을 먹는다는데
2002.12.15 16: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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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貧家女(빈가녀)-白居易(백거이)
貧家女(빈가녀)-白居易(백거이)
가난한 집안의 여자-白居易(백거이)
天下無正聲(천하무정성) : 천하에 바른 음악 없으니
悅耳卽爲娛(열이즉위오) : 듣기 좋으면 기쁜다 여긴다네
人間無正色(인간무정색) : 세상에 바른 용모 없으니
悅目卽爲姝(열목즉위주) : 보기 좋으면 예쁜다 여긴다네
顔色非相遠(안색비상원) : 용모는 별 차이 없지만
貧富則有殊(빈부칙유수) : 빈부는 차이가 있다네
貧爲時所棄(빈위시소기) : 가난하면 세상에 버림 받고
富爲時所趨(부위시소추) : 부유하면 세상이 따르게 된다네
紅樓富家女(홍루부가녀) : 붉은 누각의 부잣집 딸
金縷繡羅襦(김루수라유) : 금실로 수놓은 옷 입는다네
見人不斂手(견인부렴수) : 사람을 보고도 못 본척
嬌癡二八初(교치이팔초) : 순진한 열여섯 어린 나이인데도
母兄未開口(모형미개구) : 오빠가 말 꺼내지 않아도
已嫁不須臾(이가부수유) : 시집가는 건 문제 없으리라
綠窗貧家女(록창빈가녀) : 무색 창가의 가난한 집 딸
寂寞二十餘(적막이십여) : 쓸쓸히 보낸지 이십여년이구나
荊釵不直錢(형채부직전) : 가시나무 비녀는 일푼도 안되고
衣上無直珠(의상무직주) : 옷에는 값진 구슬 하나도 없도다
幾廻人欲聘(기회인욕빙) : 몇 번이고 폐백을 보내려도
臨日又蜘躕(림일우지주) : 기일이 되면 또다시 머뭇거리고
主人會良媒(주인회량매) : 주인은 중매장이 불러놓고
置酒滿玉壺(치주만옥호) : 옥호리병에 술을 가득 채운다
四座且勿飮(사좌차물음) : 사람들아 잠시 마시지 말고서
聽我歌兩途(청아가량도) : 나의 노래 두 가지 들어보소서
富家女易嫁(부가녀역가) : 부잣집 딸은 시집가기 쉬워
嫁早輕其夫(가조경기부) : 일찍 시집가도 남편 무시하고
貧家女難嫁(빈가녀난가) : 가난한집 딸은 시집가기 어려워
嫁晩孝於姑(가만효어고) : 늦게 가도 시부모께 효도한다오
聞君欲娶婦(문군욕취부) : 그대 장가가려 한다는데
娶婦意何如(취부의하여) : 어떤 아내를 얻고 싶은지
2002.12.15 16: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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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議婚(의혼)-白居易(백거이)
議婚(의혼)-白居易(백거이)
혼인을 의논하다-白居易(백거이)
天下無正聲(천하무정성) : 세상에 바른 음악 없어
悅耳卽爲娛(열이즉위오) : 듣기만 좋으면 즐겁다 하네.
人間無正色(인간무정색) : 세상에 바른 용모 없어
悅目卽爲姝(열목즉위주) : 보기만 좋으면 예쁘다 하네.
顔色非相遠(안색비상원) : 얼굴 모양 별 차이 없지만
貧富則有殊(빈부칙유수) : 가난하고 부유함에 차이 있다네.
貧爲時所棄(빈위시소기) : 가난하면 세상사람에게 버림받고
富爲時所趨(부위시소추) : 부유하면 세상사람들이 따르게 된다네.
紅樓富家女(홍루부가녀) : 붉은 누각 있는 부잣집 딸
金縷繡羅襦(김루수라유) : 금실로 수놓은 옷만 입는다네.
見人不斂手(견인부렴수) : 사람을 보고도 인사도 하지 않고
嬌癡二八初(교치이팔초) : 순진한 열여섯 어린 나이인데도
母兄未開口(모형미개구) : 엄마와 오빠는 말도 꺼내지 않아
已嫁不須臾(이가부수유) : 시집가는 건 시간문제이리라
綠窗貧家女(록창빈가녀) : 녹색 창가의 가난한 집 딸
寂寞二十餘(적막이십여) : 쓸쓸히 보낸 지 이십여 년이지만
荊釵不直錢(형채부직전) : 가시나무 비녀는 값도 안나가고
衣上無直珠(의상무직주) : 옷에는 값진 보석 하나도 없도다.
幾廻人欲聘(기회인욕빙) : 몇 번이고 폐백을 보내려 해도
臨日又蜘躕(림일우지주) : 기일이 되면 또다시 머뭇거린다네.
主人會良媒(주인회량매) : 주인은 중매장이 불러놓고
置酒滿玉壺(치주만옥호) : 옥호리병에 술을 가득 채운다네.
四座且勿飮(사좌차물음) : 사람들아 잠깐 마시기 중지하고
聽我歌兩途(청아가량도) : 나의 노래 두 가지 들어보소서.
富家女易嫁(부가녀역가) : 부잣집 딸은 시집가기 쉽고
嫁早輕其夫(가조경기부) : 일찍 시집가도 남편 무시하고
貧家女難嫁(빈가녀난가) : 가난한집 딸은 시집가기 어렵지만
嫁晩孝於姑(가만효어고) : 늦게 가도 시부모께 효도한다오.
聞君欲娶婦(문군욕취부) : 그대에 묻노니 장가들 때엔
娶婦意何如(취부의하여) : 신부를 구할 때, 어떤 신부 생각하는가.
(白樂天詩集,卷二,諷諭二)
2005.05.09 15: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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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輕肥(경비)-白居易(백거이)
輕肥(경비)-白居易(백거이)
가벼운 옷과 살찐 말들-白居易(백거이)
意氣驕滿路(의기교만로) : 기세의 교만함, 길에 가득하고
鞍馬光照塵(안마광조진) : 말안장의 광채, 먼지조차 훤하게 비춘다.
借問何爲者(차문하위자) : 잠시 저들이 누구인지 물어보니
人稱是內臣(인칭시내신) : 사람들 그들은 황제의 측근이라 대답하였네.
朱紱皆大夫(주불개대부) : 붉은 인끈을 한 자는 모두가 대부이고
紫綏或將軍(자수혹장군) : 자주색 인끈을 한 자는 아마도 장군이겠지.
誇赴軍中宴(과부군중연) : 자랑하며 군중 연회 찾아다니며
走馬去如雲(주마거여운) : 말을 달려 구름처럼 몰려다닌다.
罇罍溢九醞(준뢰일구온) : 술잔엔 잘 익은 좋은 술이 넘치고
水陸羅八珍(수륙라팔진) : 바다에도 땅에도 팔진미 늘려있구나.
果擘洞庭橘(과벽동정귤) : 과일로는 동정호의 귤을 차리고
膾切天池鱗(회절천지린) : 천지의 회감을 썰어놓았구나.
食飽心自若(식포심자약) : 배불리 먹고 나니 마음 절로 편해지고
酒酣氣益振(주감기익진) : 술기운 오르니 기세가 더해지는구나.
是歲江南旱(시세강남한) : 올해도 강남에는 가뭄이 들어
衢州人食人(구주인식인) : 구주에서는 사람이 사람을 먹는다는데.
(白樂天詩集,卷二,諷諭二)
2005.05.09 21: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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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傷宅(상택)-白居易(백거이)
傷宅(상택)-白居易(백거이)
저택을 보고 마음상하다-白居易(백거이)
誰家起甲第(수가기갑제) : 누구 집이 저렇게도 좋은가
朱門大道邊(주문대도변) : 붉고 큰 대문은 대로변에 있다
豊屋中櫛比(풍옥중즐비) : 우람한 지붕은 안으로 즐비하고
高牆外廻環(고장외회환) : 높은 담장은 밖으로 둘러싸있구나
纍纍六七堂(류류육칠당) : 겹겹이 솟아있는 예닐곱 채 집들
棟宇相連延(동우상련연) : 마룻대와 처마는 줄줄이 이어있다
一堂費百萬(일당비백만) : 집 한 채에 백만금이나 되고
鬱鬱起靑煙(울울기청연) : 가득히 푸른 연기 피어오른다.
洞房溫且淸(동방온차청) : 안방은 따뜻하고도 시원하고
寒暑不能干(한서부능간) : 추위나 더위가 침범하지 못한다.
高堂虛且逈(고당허차형) : 높은 집은 넓고도 앞이 탁 트여
坐臥見南山(좌와견남산) : 앉아도 누워도 남산이 다 보인다.
繞廊紫藤架(요랑자등가) : 행랑을 두른 자주색 등나무 시렁 있고
夾砌紅藥欄(협체홍약란) : 섬돌을 끼고 있는 작약 울타리도 보인다.
攀枝摘櫻桃(반지적앵도) : 가지를 휘어잡고 앵두를 따고
帶花移牡丹(대화이모단) : 꽃 있는채로 이식된 모란꽃도 보인다.
主人此中坐(주인차중좌) : 주인은 이 안에 앉아 있는데
十載爲大官(십재위대관) : 십년동안 대관고작을 지냈다네.
廚有臭敗肉(주유취패육) : 부엌에는 썩어 냄새 나는 고기가 있고
庫有貫朽錢(고유관후전) : 창고에는 녹슨 돈이 가득하다네.
誰能將我語(수능장아어) : 누가 자기 말로 말할 수 있겠는가
問爾骨肉間(문이골육간) : 묻노니, 너희 가까운 친척 중에서도
豈無窮賤者(기무궁천자) : 어찌 곤궁한 자들이 없겠으며
忍不救饑寒(인부구기한) : 가난과 추위를 어찌 구제해주지 않겠는가.
如何奉一身(여하봉일신) : 어찌하여 네 한 몸만 봉양하고
直欲保千年(직욕보천년) : 천년토록 누리려고 하는가.
不見馬家宅(부견마가택)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마씨 일가가
今作奉誠園(금작봉성원) : 지금은 봉성원으로 되어 있는 것을.
(白樂天詩集,卷二,諷諭二)
2005.05.09 21: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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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五絃(오현)-白居易(백거이)
五絃(오현)-白居易(백거이)
오현-白居易(백거이)
淸歌且罷唱(청가차파창) : 맑은 노랫소리 잠시 멈추고
紅袂亦停舞(홍몌역정무) : 붉은 소맷자락 춤도 멈추어라.
趙叟抱五絃(조수포오현) : 늙은 어르신 조옹이 오현금 가져와
宛轉當胸撫(완전당흉무) : 둥그렇게 가슴에 안고 연주한다.
大聲麤若散(대성추약산) : 강한 음은 흩어질 듯 거칠고
颯颯風和雨(삽삽풍화우) : 쓸쓸히 부는 바람 비바람 소리 같구나.
小聲細欲絶(소성세욕절) : 약한 소리은 끊어질 듯 가늘고
切切鬼神語(절절귀신어) : 애절한 귀신의 속삭임 같구나.
又如鵲報喜(우여작보희) : 또 까치의 기쁜 소리 같다가도
轉作猿啼苦(전작원제고) : 원숭이의 고통 소리로 바뀌는 것 같아라.
十指無定音(십지무정음) : 열손가락에 정해진 음 없고
顚倒宮徵羽(전도궁치우) : 음률이 어지럽게 뒤바뀌는구나.
坐客聞此聲(좌객문차성) : 초대받은 손님들 이 소리 듣고
形神若無主(형신약무주) : 넋은 주인을 잃어 버린 듯 하다.
行客聞此聲(행객문차성) : 길 가는 나그네 그 소리를 듣고
駐足不能擧(주족불능거) : 능히 발걸음을 돌리지 못하는구나.
嗟嗟俗人耳(차차속인이) : 아아, 세상 속된 사람의 귀는
好今不好古(호금불호고) : 옛것은 좋아하지 않고 지금 것만 좋아하니
所以綠窗琴(소이녹창금) : 그래서 녹색 창가의 오현금에는
日日生塵土(일일생진토) : 날마다 말마다 흙먼지만 쌓이는구나.
(白樂天詩集,卷二,諷諭二)
2005.05.09 14: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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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歌舞(가무)-白居易(백거이)
歌舞(가무)-白居易(백거이)
그들만의 노래, 그들만의 춤-백거이(白居易)
秦城歲云暮(진성세운모) : 서울에 해 저문다 하는데
大雪滿皇州(대설만황주) : 성 안에는 큰 눈이 내린다.
雪中退朝者(설중퇴조자) : 눈 내리는데 퇴궐하는 사람들
朱紫盡公侯(주자진공후) : 홍색 자주색 옷, 모두가 고관들
貴有風雪興(귀유풍설흥) : 귀족에게는 눈과 바람에도 흥취 있고
富無饑寒憂(부무기한우) : 부자들은 춥고 배고픔일 전혀 없구나.
所營唯第宅(소영유제택) : 하는 일이란 오로지 저택에 사는 것
所務在追遊(소무재추유) : 힘쓰는 일이란 향락을 구하는 일이다.
朱門車馬客(주문거마객) : 붉은 대문에는 마차 탄 손님들
紅燭歌舞樓(홍촉가무루) : 등불 밝혀놓고 노래하고 춤추는 누각
歡酣促密坐(환감촉밀좌) : 환락에 도취되어 가까이 다가앉고
醉暖脫重裘(취난탈중구) : 취기 오르자, 열기에 겹 가죽옷 벗어버린다.
秋官爲主人(추관위주인) : 추관이 주인인데
廷尉居上頭(정위거상두) : 정위가 상좌에 앉았다
日中爲樂飮(일중위락음) : 대낮부터 음주를 즐기어
夜半不能休(야반불능휴) : 밤이 깊어도 그칠줄 모른다.
豈知閿鄕獄(기지문향옥) : 어찌 알까, 문향 감옥의 일들
中有凍死囚(중유동사수) : 그 곳에서 얼어 죽는 죄수가 있음을
(白樂天詩集,卷二,諷諭二)
2005.05.09 21: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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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不致仕(불치사)-白居易(백거이)
不致仕(불치사)-白居易(백거이)
물러나지 않는 관리들-白居易(백거이)
七十而致仕(칠십이치사) : 일흔이면 관직에서 물러나라
禮法有明文(례법유명문) : 예법에 분명히 적혀 있도다.
何乃貪榮者(하내탐영자) : 어찌하여 영화를 탐하는 자들은
斯言如不聞(사언여불문) : 이 말을 못 들은 척 하는구나.
可憐八九十(가련팔구십) : 가련하다, 팔구십 살이 다 되어
齒墮雙眸昏(치타쌍모혼) : 이 빠지고 두 눈동자 흐려져도
朝露貪名利(조로탐명리) : 아침 이슬 처지로도 명예와 이익 탐하고
夕陽憂子孫(석양우자손) : 지는 해 처지에서 자손을 근심하는구나.
掛冠顧翠緌(괘관고취유) : 걸어둔 관끈을 돌아보고
懸車惜朱輪(현거석주륜) : 매어둔 수레 바퀴 아까워한다.
金章腰不勝(금장요불승) : 허리에 찬, 금 인장 무게도 감당 못하여
傴僂入宮門(구루입군문) : 곱사등이 모습으로 입궐한다네.
誰不愛富貴(수불애부귀) : 누가 부귀를 싫어하고
誰不戀君恩(수불련군은) : 임금의 은총 그리워하지 않으리라.
年高須告老(년고수고로) : 늙으면 마땅히 늙음을 고하고
名遂合退身(명수합퇴신) : 명예를 얻었으면 물러나야 마땅하네.
少時共嗤誚(소시공치초) : 젊을 때는 같이 비웃어 놓고
晩歲多因循(만세다인순) : 늙어서는 대부분 악습을 따른다.
賢哉漢二疏(현재한이소) : 어질구나, 한의 소광과 소수여
彼獨是何人(피독시하인) : 그들은 곧 어떠한 사람이었던가.
寂寞東門路(적막동문로) : 적막하다, 동문 밖 길이여
無人繼去塵(무인계거진) : 아무도 속된 풍속 없애지 못하다니
(白樂天詩集,卷二,諷諭二)
2005.05.09 21: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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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早秋獨夜(조추독야)-白居易(백거이)
早秋獨夜(조추독야)-白居易(백거이)
초가을 외로운 밤에 -白居易(백거이)
井梧凉葉動(정오량엽동) : 우물가 오동나무, 서늘한 잎 나부끼고
隣杵秋聲發(인저추성발) : 이웃집 다듬질은 가을 소리를 낸다.
獨向簷下眠(독향첨하면) : 홀로 처마 향해 잠들어 있다가
覺來半牀月(각래반상월) : 깨어보니 평상에는 달빛이 반쯤 들었다.
2005.04.13 21: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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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商山路有感(상산로유감)-白居易(백거이)
商山路有感(상산로유감)-白居易(백거이)
상산 가는 길에-白居易(백거이)
萬里路長在(만리로장재) : 만 리 먼 길은 언제나 있었지만
六年今身歸(육년금시귀) : 육년 지나 이제야 이몸 돌아왔구나.
所經多舊館(소경다구관) : 지나는 곳마다 옛 여관 많았지만
太半主人非(태반주인비) : 거의 태반이 옛 주인들이 아니었다.
2005.05.08 23: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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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비파행(琵琶行)-백거이(白居易)
비파행(琵琶行)-백거이(白居易)
비파행-백거이(白居易)
潯陽江頭夜送客(심양강두야송객) : 심양강 어구에서 밤에 손님을 보내려니
楓葉荻花秋瑟瑟(풍엽적화추슬슬) : 단풍잎, 갈대꽃 흔들리는 가을이 쓸쓸하다.
主人下馬客在船(주인하마객재선) : 주인은 말에서 내리고 손에 오르며
擧酒欲飮無管絃(거주욕음무관현) : 술잔 마시려니 음악이 없다.
酒不成歡慘將別(주불성환참장별) : 취기가 오르지도 않았는데 슬픈 이별하려니
別時茫茫江浸月(별시망망강침월) : 이별의 시간, 망망한 강에 달빛이 젖어든다.
忽聞水上琵琶聲(홀문수상비파성) : 문득 강 위로 들리는 비파소리
主人忘歸客不發(주인망귀객불발) : 주인은 돌아갈 생각 잊고 손은 떠나지 못한다.
尋聲暗問彈者誰(심성암문탄자수) : 소리를 찾아 비파 타는 사람 누구인지 물어도
琵琶聲停欲語遲(비파성정욕어지) : 비파소리는 그쳤는데 말을 하려니 말소리 더디다.
移船相近邀相見(이선상근요상견) : 배를 옮겨 가까이 다가가 서로 마주 보고
添酒回燈重開宴(첨주회등중개연) : 술을 더하고 등불을 밝혀 다시 술자리를 열었다.
千呼萬喚始出來(천호만환시출래) : 천만 번을 불러서야 비로소 나왔는데
猶抱琵琶半遮面(유포비파반차면) : 여전히 얼굴 반쯤 가린 채로 비파를 끼고 있었다.
轉軸撥絃三兩聲(전축발현삼량성) : 축을 조이고 현을 퉁겨 두세 번 소리 내고는
未成曲調先有情(미성곡조선유정) : 곡조도 타기 전에 정이 먼저 이는구나.
絃絃掩抑聲聲思(현현엄억성성사) : 줄을 누르고 퉁길 때마다 마음을 울리는 소리
似訴平生不得志(사소평생부득지) : 평생 이루지 못한 정을 하소연하는 듯.
低眉信手續續彈(저미신수속속탄) : 고개 숙이고 손끝을 따라 이어지는 연주
說盡心中無限事(설진심중무한사) : 가슴 속에 서린 끝없는 사연을 털어놓은 듯.
輕攏慢撚撥復挑(경롱만연발부도) : 가볍게 누르고 살짝 비틀었다 다시 퉁긴다.
初爲霓裳後六絃(초위예상후육현) : 먼저 예상곡을 연주하고 뒤에 육요를 연주한다.
大絃嘈嘈如急雨(대현조조여급우) : 큰 줄에서는 소나기처럼 세찬 소리 나고
小絃切切如私語(소현절절여사어) : 작은 현에서는 절절한 속삭임 같다.
嘈嘈切切錯雜彈(조조절절착잡탄) : 세차기도 하고 절절하기도 한 온갖 소리
大珠小珠落玉盤(대주소주락옥반) : 크고 작은 구슬이 옥쟁반에 떨어지는 듯.
閑關鶯語花底滑(한관앵어화저활) : 한가한 대문 안 꾀꼬리 소리 꽃가지 아래 매끄럽고
幽咽泉流水下灘(유열천류수하탄) : 흐느끼듯 흐르는 샘물이 여울로 떨어진다.
水泉冷澁絃凝絶(수성냉삽현응절) : 물줄기 얼어붙듯이 현이 얼어붙으며 소리는 끊어지고
凝絶不通聲暫歇(응절불통성잠헐) : 얼어붙은 듯 끊어진 소리, 점점 사라진다.
別有幽愁暗恨生(별유유수암한생) : 따로 그윽한 슬픔, 남모르는 한이 되살아나는듯
此時無聲勝有聲(차시무성승유성) : 이러한 때는 비파소리 울릴 때보다 더 좋았다.
銀甁乍破水漿迸(은병사파수장병) : 은병이 깨어져 물중기가 치솟듯
鐵騎突出刀鎗鳴(철기돌출도쟁명) : 철마가 뛰어오르고 칼과 창이 부딪치듯.
曲終收撥當心畫(곡종수발당심화) : 곡이 끝나자 채를 뽑아 비파중심을 획 그으니
四絃一聲如裂帛(사현일성여열백) : 비단이 찢어지듯 네 현에서 한꺼번에 소리를 낸다.
東船西舫悄無言(동선서방초무언) : 동쪽 배, 서쪽 배 사람들 모두 할 말을 잊고
唯見江心秋月白(유견강심추월백) : 강 가운데서 밝은 가을 달만 바라 볼 뿐이다.
沈吟收撥揷絃中(침음수발삽현중) : 침울하게 채를 거두어 줄에 꽃고
整頓衣裳起劍容(정돈의상기검용) : 옷차람을 정돈하고 일어나 얼굴을 가다듬었다.
自言本是京城女(자언본시경성녀) :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본래 장안 여자로
家在蝦蟇陵下住(가재하마릉하주) : 하마릉 아래에 살았었는데
十三學得琵琶成(십삼학득비파성) : 열세 살에 비파를 익혔고
名屬敎坊第一部(명속교방제일부) : 저의 이름은 교방의 제1부에 속해 있었습니다.
曲罷常敎善才服(곡파상교선재복) : 한 곡조 타면 스승들도 탄복하고
粧成每被秋娘妬(장성매피추낭투) : 몸치장하면 기녀들의 질투도 받았습니다.
五陵年少爭纏頭(오릉년소쟁전두) : 오릉의 청년들이 다투어 찾아왔고
一曲紅綃不知數(일곡홍초부지수) :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붉은 비단 셀 수 없이 받았습니다.
鈿頭銀蓖擊節粹(전두은비격절수) : 자개 박은 은비녀 장단 맞추다 다 부러지고
血色羅裙飜酒汚(혈색나군번주오) : 붉은 색 비단 치마 술에 얼룩졌습니다.
今年觀笑復明年(금년관소부명년) : 올해도 기뻐서 웃고, 이듬해도 기뻐 웃으며
秋月春風等閒度(추월춘풍등한도) : 가을 달, 봄바람 한가롭게 보냈습니다.
弟走從軍阿姨死(제주종군아이사) : 남동생 싸움터로 가고 양모도 죽고 나니
暮去朝來顔色故(모거조래안색고) : 저녁 가고 아침 오면 얼굴빛도 시들어 갔소.
門前冷落鞍馬稀(문전냉락안마희) : 대문 앞은 말 타고 찾아오는 이 없어 쓸쓸해지고
老大嫁作商人婦(노대가작상인부) : 늙은 이몸 장사치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商人重利輕別離(상인중리경별리) : 장사치는 이속에만 밝고 이별은 가볍게 여기는지라
前月浮梁買茶去(전월부량매다거) : 지난달 부량으로 차를 사러 떠났습니다.
去來江口守空船(거래강구수공선) : 강나루 오가며 빈 배만 지키는데
遶船明月江水寒(요선명월강수한) : 뱃전에 달은 밝고, 강물은 차가워
夜深忽夢少年事(야심홀몽소년사) : 깊은 밤에 홀연히 어린 시절을 꿈에서 보니
夢啼粧淚紅闌干(몽제장루홍난간) : 꿈속에서도 서러워 화장한 얼굴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我聞琵琶已歎息(아문비파이탄식) : 이미 비파소리에 탄식하는데
又聞此語重喞喞(우문차어중즐즐) : 다시 이야기를 듣고 나니 거듭거듭 탄식이 나온다.
同是天涯淪落人(동시천애륜락인) : 그대와 나 같은 하늘 아래 떠도는 몸으로
相逢何必曾相識(상봉하필증상식) : 이렇게 서로 만나는데 어찌 본디 아는 사이어야 하는가.
我從去年辭帝京(아종거년사제경) : 이 몸은 지난해 장안을 떠나
謫居臥病瀋陽城(적거와병심양성) : 심양으로 귀양와 병들어 누웠다네.
瀋陽地僻無音樂(심양지벽무음악) : 심양은 외진 땅이라
終歲不聞絲竹聲(종세불문사죽성) : 일 년이 다 가도록 음악소리 한 번 듣지 못했다오.
住近湓江地低濕(주근분강지저습) : 사는 곳이 가까운 분강 땅이라, 땅이 낮고 습하여
黃蘆苦竹遶宅生(황로고죽요택생) : 누런 갈대와 마른 대나무만이 집 둘레에 우거져다오.
其間旦暮聞何物(기간단모문하물) : 여기서 아침저녁 무엇을 듣겠는가.
杜鵑啼血猿哀鳴(두견제혈원애명) : 피 토하는 두견새와 애절한 원숭이 울음 소리뿐.
春江花朝秋月夜(춘강화조추월야) : 강가의 꽃이 피는 봄날 아침, 달 뜨는 가을밤
往往取酒還獨傾(왕왕취주환독경) : 때때로 술가져와 혼자 술잔을 기울인다.
豈無山歌與村笛(기무산가여촌적) : 어찌 산촌에 노랫소리, 피리소리 없으련만
嘔啞嘲哳難爲聽(구아조찰난위청) : 벙어리 말 배우고 새 웃음 짓듯 알아듣기 어려워라.
今夜聞君琵琶語(금야문군비파어) : 오늘 밤 그대의 비파소리 들으니
如聽仙樂耳暫明(여청선악이잠명) : 신선의 음악 듣는 듯 귀가 밝아진다.
莫辭更坐彈一曲(막사갱좌탄일곡) : 사양 말고 다시 앉아 한 곡조 타주시면
爲君飜作琵琶行(위군번작비파행) : 난 그대 위해 비파행을 지으리다.
感我此言良久立(감아차언양구립) : 내 말에 감격하여 한참 서 있더니
却坐促絃絃轉急(각좌촉현현전급) : 다시 앉아 현을 고르고 급히 비파를 탄다.
凄凄不似向前聲(처처불사향전성) : 전보다 더 처연히진 소리에
滿座聞之皆掩泣(만좌문지개엄읍) : 좌중 사람들이 듣고서 모두가 눈을 가리고 운다.
座中泣下誰最多(좌중읍하수최다) : 그중에 누가 자장 많이 눈물 흘렸던가
江州司馬靑衫濕(강주사마청삼습) : 푸른 적삼 눈물에 다 젖은 강주 사마였더라.
THE SONG OF A GUITAR
I was bidding a guest farewell, at night on the Xunyang River,
Where maple-leaves and full-grown rushes rustled in the autumn.
I, the host, had dismounted, my guest had boarded his boat,
And we raised our cups and wished to drink-but, alas, there was no music.
For all we had drunk we felt no joy and were parting from each other,
When the river widened mysteriously toward the full moon --
We had heard a sudden sound, a guitar across the water.
Host forgot to turn back home, and guest to go his way.
We followed where the melody led and asked the player's name.
The sound broke off...then reluctantly she answered.
We moved our boat near hers, invited her to join us,
Summoned more wine and lanterns to recommence our banquet.
Yet we called and urged a thousand times before she started toward us,
Still hiding half her face from us behind her guitar.
...She turned the tuning-pegs and tested several strings;
We could feel what she was feeling, even before she played:
Each string a meditation, each note a deep thought,
As if she were telling us the ache of her whole life.
She knit her brows, flexed her fingers, then began her music,
Little by little letting her heart share everything with ours.
She brushed the strings, twisted them slow, swept them, plucked them --
First the air of The Rainbow Skirt, then The Six Little Ones.
The large strings hummed like rain,
The small strings whispered like a secret,
Hummed, whispered-and then were intermingled
Like a pouring of large and small pearls into a plate of jade.
We heard an oriole, liquid, hidden among flowers.
We heard a brook bitterly sob along a bank of sand...
By the checking of its cold touch, the very string seemed broken
As though it could not pass; and the notes, dying away
Into a depth of sorrow and concealment of lament,
Told even more in silence than they had told in sound....
A silver vase abruptly broke with a gush of water,
And out leapt armored horses and weapons that clashed and smote --
And, before she laid her pick down, she ended with one stroke,
And all four strings made one sound, as of rending silk
There was quiet in the east boat and quiet in the west,
And we saw the white autumnal moon enter the river's heart.
...When she had slowly placed the pick back among the strings,
She rose and smoothed her clothing and, formal, courteous,
Told us how she had spent her girlhood at the capital,
Living in her parents' house under the Mount of Toads,
And had mastered the guitar at the age of thirteen,
With her name recorded first in the class-roll of musicians,
Her art the admiration even of experts,
Her beauty the envy of all the leading dancers,
How noble youths of Wuling had lavishly competed
And numberless red rolls of silk been given for one song,
And silver combs with shell inlay been snapped by her rhythms,
And skirts the colour of blood been spoiled with stains of wine....
Season after season, joy had followed joy,
Autumn moons and spring winds had passed without her heeding,
Till first her brother left for the war, and then her aunt died,
And evenings went and evenings came, and her beauty faded --
With ever fewer chariots and horses at her door;
So that finally she gave herself as wife to a merchant
Who, prizing money first, careless how he left her,
Had gone, a month before, to Fuliang to buy tea.
And she had been tending an empty boat at the river's mouth,
No company but the bright moon and the cold water.
And sometimes in the deep of night she would dream of her triumphs
And be wakened from her dreams by the scalding of her tears.
Her very first guitar-note had started me sighing;
Now, having heard her story, I was sadder still.
"We are both unhappy -- to the sky's end.
We meet. We understand. What does acquaintance matter?
I came, a year ago, away from the capital
And am now a sick exile here in Jiujiang --
And so remote is Jiujiang that I have heard no music,
Neither string nor bamboo, for a whole year.
My quarters, near the River Town, are low and damp,
With bitter reeds and yellowed rushes all about the house.
And what is to be heard here, morning and evening? --
The bleeding cry of cuckoos, the whimpering of apes.
On flowery spring mornings and moonlit autumn nights
I have often taken wine up and drunk it all alone,
Of course there are the mountain songs and the village pipes,
But they are crude and-strident, and grate on my ears.
And tonight, when I heard you playing your guitar,
I felt as if my hearing were bright with fairymusic.
Do not leave us. Come, sit down. Play for us again.
And I will write a long song concerning a guitar."
...Moved by what I said, she stood there for a moment,
Then sat again to her strings-and they sounded even sadder,
Although the tunes were different from those she had played before....
The feasters, all listening, covered their faces.
But who of them all was crying the most?
This Jiujiang official. My blue sleeve was wet.
2006.04.27 22: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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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연시시유수(燕詩示劉叟)-백거이(白去易)
연시시유수(燕詩示劉叟)-백거이(白去易)
제비른 노래한 시를 유노인에게 보이l며-백거이(白去易)
梁上有雙燕(양상유쌍연) : 들보 위에 한 쌍의 제비 있어
翩翩雄與雄(편편웅여웅) : 펄럭펄럭 암수가 함께 나는구나.
銜泥兩椽間(함니양연간) : 흙 물어다 두 서까래 사이에 집 지어
一巢生四兄(일소생사형) : 한 둥지에 네 형제가 살았다.
四兒日夜長(사아일야장) : 네 마리 새끼 밤낮으로 자라는데
索食聲孜孜(색식성자자) : 먹이 달라고 서로가 짹짹거린다.
靑蟲不易捕(청충불이포) : 푸른 벌레 쉽게 잡을 수 없어
黃口無飽期(황구무포기) : 새끼들은 배불리 먹을 수가 없었다.
嘴爪雖欲弊(취조수욕폐) : 부리와 발톱이 다 닳아져도
心力不知疲(심력부지피) : 마음의 힘으로 피곤한 줄 몰랐다.
須臾十來往(수유십래왕) : 잠깐 동안에도 열 번을 왕래하는 것은
猶恐巢中饑(유공소중기) : 둥지의 새끼가 굶주릴까 걱정되어서라.
辛勤三十日(신근삼십일) : 고생하고 부지런히 보낸 삼십 일에
母瘦雛漸肥(모수추점비) : 어미는 야위고 새끼는 저점 비대해졌다.
喃喃敎言語(남남교언어) : 지저귀며 말을 가르쳐주고
一一刷毛衣(일일쇄모의) : 하나하나 털을 깨끗이 씻어주었다.
一旦羽翼成(일단우익성) : 어느 날 아침에 날개가 생기니
引上庭樹枝(인상정수지) : 뜰의 나무의 가지 위로 끌어 올렸다.
擧翅不回顧(거시불회고) : 날개를 펴고 돌아보지도 않고.
隨風四散飛(수풍사산비) : 바람 따라 사방으로 흩어져 날아가 버렸다.
雌雄空中鳴(자웅공중명) : 암수 한 쌍의 어미 새가 공중에서 울면서
聲盡呼不歸(성진호불귀) : 소리가 다하도록 불러도 되돌아오지 않았다.
卻入空巢裏(각입공소리) : 문득 빈 둥지 속에 들어와
啁啾終夜悲(조추종야비) : 찍찍 짹짹 밤새도록 슬피 울었다.
燕燕爾勿悲(연연이물비) : 제비여, 제비여, 슬퍼 말아라.
爾當返自思(이당반자사) : 너희들도 마땅히 돌이켜 스스로 생각 봐라.
思爾爲雛目(사이위추목) : 너희를 생각해보면, 너희도 새끼 되어서
高飛背母時(고비배모시) : 공중 높이 날아가 버리고 어버이를 때를
當時父母念(당시부모념) : 당시의 아버지 어머니의 심정을
今日爾應知(금일이응지) : 오늘에야 너희도 반드시 알 것이니라.
2005.05.10 11: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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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초당초성우제동벽(草堂初成偶題東壁)-백거이(白居易)
초당초성우제동벽(草堂初成偶題東壁)-백거이(白居易)
초당이 처음 지어져 동쪽 벽에 쓰다-백거이(白居易)
日高眠足猶慵起(일고면족유용기) : 해 높이 돋도록 잠자도 늦어 일어나고
小閣重衾不怕寒(소각중금불파한) : 초당의 두꺼운 이불로 추위를 몰랐다.
遺愛寺鐘欹枕聽(유애사종의침청) : 유애사 종소리, 베개머리에서 듣고
香爐蜂雪撥簾看(향로봉설발렴간) : 향로봉 눈, 발 걷고 바라본다.
匡廬便是逃名地(광여편시도명지) : 광려 땅은 곧 숨어살기 좋은 곳
司馬仍爲送老官(사마잉위송노관) : 사마의 벼슬이 내 노년 벼슬살이로다.
心泰身寧是歸處(심태신녕시귀처) : 마음과 몸 편안하면 내 살 곳인데
故鄕何獨在長安(고향하독재장안) : 고향이 어찌 서울에만 있어야 하는가.
2002.06.26 13: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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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부득고원초송별(賦得高原草送別)-백거이(白居易)
부득고원초송별(賦得高原草送別)-백거이(白居易;772-846)
고원의 풀을 시로 읊어 송별하다-백거이(白居易)
離離原上草(이리원상초) : 무성한 언덕 위의 들풀
一歲一枯榮(일세일고영) : 한 해에 한 번씩 나고 시든다.
野火燒不盡(야화소부진) : 들불에 타도 다 하지 않고
春風吹又生(춘풍취우생) : 봄바람이 불면 또 자라난다.
遠芳侵古道(원방침고도) : 멀리 뻗힌 풀은 오래된 길을 덮고
晴翠接荒城(청취접황성) : 맑은 풀빛은 거친 옛 성터에 어린다.
又送王孫去(우송왕손거) : 다시 그대를 보내어 전송하니
萋萋滿別情(처처만별정) : 우거진 풀처럼 이별의 마음 가득하다.
2005.04.13 00: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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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숙장정역(宿樟亭驛)-백거이(白居易)
숙장정역(宿樟亭驛)-백거이(白居易)
장정역에 묵으며-백거이(白居易)
夜半樟亭驛(야반장정역) : 밤 깊은 장정역에는
愁人起望鄕(수인기망향) : 수심 겨운 사람 일어나 고향 바라본다.
月明何所見(월명하소견) : 밝은 달에서 무엇을 보는 것일까
湖水白茫茫(호수백망망) : 호수에 가득한 물은 희고도 망망하구나.
2005.04.13 00: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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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야우(夜雨)-백거이(白居易)
야우(夜雨)-백거이(白居易)
밤비-백거이(白居易)
早蛩啼復歇(조공제복헐) : 철 이른 귀뚜라미 울다 그치고
殘燈滅又明(잔등멸우명) : 아물거리는 등불 꺼졌다 밝아진다.
隔窓知夜雨(격창지야우) : 창 너머로 밤비가 내렸는가
芭蕉先有聲(파초선유성) : 파초에 먼저 듣는 소리 들려온다.
2005.04.13 21: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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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지창(池窓)-백거이(白居易)
지창(池窓)-백거이(白居易)
못가 창문에서-백거이白居易
池晩蓮芳謝(지만연방사) : 연꽃 향기 이우는 연못가의 저녁
窓秋竹意深(창추죽의심) : 창밖은 가을이라, 대나무도 유정하다
更無人作伴(갱무인작반) : 친구 삼을 사람도 다시 아무도 없어
唯對一彈琴(유대일탄금) : 오직 거문고 하나만을 마주하고 있다.
2005.04.12 01: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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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속고시십수[2](續古詩十首[2])-백거이(白居易)
속고시십수[2](續古詩十首[2])-백거이(白居易)
속고시십수2-백거이(白居易)
掩淚別鄕里(엄누별향리) : 눈물을 가리고 고향을 떠나
飄颻將遠行(표요장원항) : 쓸쓸히 장차 먼 곳으로 가려네
茫茫綠野中(망망녹야중) : 아득하고 푸른 들판 속
春盡孤客情(춘진고객정) : 봄도 다 지난 외로운 나그네 심정
驅馬上丘隴(구마상구롱) : 말을 몰아 언덕을 오르니
高低路不平(고저노부평) : 높고 낮아 길은 평탄치 않도다
風吹棠梨花(풍취당리화) : 바람이 해당화와 배꽃에 불고
啼鳥時一聲(제조시일성) : 때때로 새들도 울어댄다
古墓何代人(고묘하대인) : 이 옛무덤은 어느 시대 사람의 무덤인지
不知姓與名(부지성여명) : 그 성명도 알지 못 하겠네
化作路傍土(화작노방토) : 길가의 한 줌 흙으로 변하여
年年春草生(년년춘초생) : 해마다 봄풀만 돋아나는구나
感彼忽自悟(감피홀자오) : 이에 느껴워 문득 저절로 생각나네
今我何營營(금아하영영) :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2005.04.03 23: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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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만망(晩望)-백거이(白居易)
만망(晩望)-백거이(白居易)
저물녘에 -백거이(白居易)
江城寒角動(강성한각동) : 강 언덕에 차가운 피리소리 들려오고
沙州夕鳥還(사주석조환) : 모래섬에 저녁 새 둥지 찾아 돌아온다.
獨在高亭上(독재고정상) : 나 혼자 높은 정자에 올라
西南望遠山(서남망원산) : 서남쪽으로 아득히 먼 산을 바라본다.
2005.04.13 00: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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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상산노유감(商山路有感)-백거이(白居易)
상산노유감(商山路有感)-백거이(白居易)
상산가는 길에-백거이(白居易)
萬里路長在(만리로장재) : 만 리 먼 길은 언제나 있었지만
六年今身歸(육년금시귀) : 육년 지나 이제야 이 몸 돌아왔구나.
所經多舊館(소경다구관) : 지나는 곳마다 옛 여관 많았지만
太半主人非(태반주인비) : 거의 태반이 옛 주인들이 아니었다.
(白樂天詩集,卷十八,律詩)
2005.05.09 14: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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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商山路有感(상산노유감)-白居易(백거이)
商山路有感(상산노유감)-白居易(백거이)
상산 길을 걸으며-白居易(백거이)
萬里路長在(만리로장재) : 만 리 먼 길 언제나 있었지만
六年今始歸(육년금시귀) : 육년 만에 이제야 비로소 돌아온다
所經多舊館(소경다구관) : 지나는 곳마다 옛 여관이 많았지만
太半主人非(태반주인비) : 태반이 옛 주인이 아니라니
2002.04.03 23: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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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지상2(池上2)-백거이(白居易)
지상2(池上2)-백거이(白居易)
연못에서-백거이
小娃撑小艇(소왜탱소정) : 소녀가 작은 배를 저어가며
偸採白蓮廻(투채백연회) : 흰 연꽃 몰래 캐어 돌아간다.
不解藏蹤迹(불해장종적) : 그 캔 자취를 감출 줄 몰라
浮萍一道開(부평일도개) : 부평초 한 가닥 길을 남겨놓았다.
2005.05.08 23: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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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지상1(池上1)-백거이(白居易)
지상1(池上1)-백거이(白居易)
연못에서-백거이
山僧對棋坐(산승대기좌) : 산에서 스님이 바둑판에 앉아있고
局上竹陰淸(국상죽음청) : 바둑판 위로 대나무 그늘이 시원하다
映竹無人見(영죽무인견) : 대나무 그림자 비치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時聞下子聲(시문하자성) : 때때로 바둑 두는 소리만 들린다
2005.03.19 14: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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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白樂天勸學文(백낙천권학문)-白居易(백거이)
白樂天勸學文(백낙천권학문)-白居易(백거이)
白樂天勸學文(백낙천권학문)/권학문
有田不耕倉廩虛(유전불경창름허) : 밭이 있어도 경작하지 않으면 창고가 비고
有書不敎子孫愚(유서불교자손우) : 책이 있어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다.
倉廩虛兮歲月乏(창름허혜세월핍) : 창고가 비면 세월이 궁핍해지고
子孫愚兮禮義疎(자손우혜예의소) : 자손이 어리석으면 예의가 소홀해진다.
若惟不耕與不敎(약유불경여불교) : 만약에 다만 경작하지도 가르치지도 않으면
是乃父兄之過歟(시내부형지과여) : 이것은 바로 부형의 잘못인 것이리라.
(古文眞寶,前集,一卷)
2005.05.09 21: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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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여몽득고주한음차약후기(與夢得沽酒閑飮且約後期)-백거이(白居易)
여몽득고주한음차약후기(與夢得沽酒閑飮且約後期)-백거이(白居易)
몽득과 술 사 마시며 후일을 기약하며-백거이(白居易)
少時猶不憂生計(소시유불우생계) : 젊어서도 생계에 마음 두지 않았거늘
老後誰能惜酒錢(노후수능석주전) : 늙어서 누가 능히 술값을 아끼랴.
共把十千沽一斗(공파십천고일두) : 우리 일만 전으로 술 한 말 사서
相看七十缺三年(상간칠십결삼년) : 돌아보면 우리 나이 일흔에 세살 모자란다네.
閑微雅令窮經史(한미아령궁경사) : 한가로이 경전과 역사책 뒤져서
醉聽淸吟勝管絃(취청청음승관현) : 취하여 듣는 그대 노래 관현악보다 좋구나.
更待菊黃家醞熟(갱대국황가온숙) : 게다가 국화꽃 노래지고 국화주는 익는데
共君一醉一陶然(공군일취일도연) : 그대와 술 마시고 거나하게 취하여보자.
2005.04.13 2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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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춘제호상(春題湖上)-백거이(白居易)
춘제호상(春題湖上)-백거이(白居易)
호수에서 봄날 시를 짓다-백거이
湖上春來似圖畵(호상춘래사도화) : 호수 위에 봄 그림인듯하고
亂峰園繞水平鋪(난봉원요수평포) : 여기저기 봉우리 에워싸고 물은 잔잔하다
松排山面千重翠(송배산면천중취) : 소나무는 산면에 늘어서 천 겹 비취색을 이루고
月點波心一顆珠(월점파심일과주) : 달은 물결 속, 한 알 구슬로 박혀 있네
碧毯線頭抽早稻(벽담선두추조도) : 파란 담요 같은 논가엔 뽑아 놓은 듯한 벼
靑羅裙帶展新蒲(청라군대전신포) : 푸른 비단 허리띠 같은 것은 새로 돋은 창포라네
未能抛得杭州去(미능포득항주거) : 나는 아직 항주를 버리고 떠날 수 없으니
一半勾留是此湖(일반구류시차호) : 반쯤은 이 호수가 나를 붙잡은 것이라네
2002.03.27 12: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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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후궁사(後宮詞)-백거이(白居易)
후궁사(後宮詞)-백거이(白居易)
후궁사-백거이(白居易)
후궁사(後宮詞)/후궁사
淚濕羅巾夢不成(누습나건몽불성) : 비단 수건 눈물 젖고 잠은 오지 않고
夜深前殿按歌聲(야심전전안가성) : 깊은 밤, 앞 궁궐에서 박자 맞춘 노랫소리.
紅顔未老恩先斷(홍안미노은선단) : 늙지 않은 홍안에 임금 사랑 끊어져
斜倚薰籠坐到明(사의훈농좌도명) : 향료 상자에 기대어 날 새도록 앉아있다.
(白樂天詩集,卷十八,律詩)
2005.05.09 14: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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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학(鶴)-백거이(白居易)
학(鶴)-백거이(白居易)
학-백거이
人有各所好(인유각소호) : 사람마다 각자 좋아하는 바가 있고
物固無常宜(물고무상의) : 사물에는 원래 항상 옳은 것은 없느니라
誰謂爾能舞(수위이능무) : 누가 학 너를 춤 잘 춘다고 했나
不如閑立時(불여한입시) : 한가롭게 서 있는 때만 못한 것을
2002.03.25 14: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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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대림사도화(大林寺桃花)-백거이(白居易)
대림사도화(大林寺桃花)-백거이(白居易)
대림사 복숭꽃-백거이(白居易)
人間四月芳菲盡(인간사월방비진) : 인간세상 4월은 꽃다운 풀이 다 지는데
山寺桃花始盛開(산사도화시성개) : 산사의 복숭아꽃은 이제야 활짝 피었구나.
長恨春歸無覓處(장한춘귀무멱처) : 가버린 봄 찾을 곳 없어 길이 탄식했는데
不知轉入此中來(부지전입차중내) : 나도 모르게 이리저리 다니다가 이곳에 왔소.
2005.04.12 23: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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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문류십구(問劉十九)-백거이(白居易;772-846)
문류십구(問劉十九)-백거이(白居易;772-846)
유십구에게 물어본다-백거이(白居易;772-846)
綠蟻新배酒,(녹의신배주), 거품 부글부글 이는 술
紅泥小火爐.(홍니소화노). 작은 화로에 붉게 단 뚝배기
晩來天欲雪,(만내천욕설), 저녁이 되어 눈 내리려는데
能飮一杯無?(능음일배무)? 능히 술 한 잔 나눌 이 없는가
2002.03.18 23: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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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비파행(琵琶行)-백거이(白居易;772-846)
비파행(琵琶行)-백거이(白居易;772-846)
비파행-백거이(白居易;772-846)
潯陽江頭夜送客,(심양강두야송객),심양강 어구에서 밤에 손을 보려니
楓葉荻花秋瑟瑟.(풍섭적화추슬슬).단풍잎, 갈대꽃에 가을이 쓸쓸하다
主人下馬客在船,(주인하마객재선),주인은 말에서 내려오고 손님은 배에 오르며
擧酒欲飮無管弦.(거주욕음무관현).이별의 술 한 잔 마시려니 음악이 없구나
醉不成歡慘將別,(취부성환참장별),취하여도 기쁘지 않아 이별하려니 처량해져
別時茫茫江浸月.(별시망망강침월).이별할 때 멀리 강엔 달이 물에 잠긴다
忽聞水上琵琶聲,(홀문수상비파성),갑자기 물 위로 비파소리 들려와
主人忘歸客不發.(주인망귀객부발).주인은 돌아감을 잊고 나그네는 떠나지 않는다
尋聲暗問彈者誰,(심성암문탄자수),소리를 찾아 몰래 타는 사람 누구냐 물으니
琵琶聲停欲語遲.(비파성정욕어지).비파소리 그치고 말하려 하나 말소리 느리네
移船相近邀相見,(이선상근요상견),배를 가까이 옮겨 서로 맞아보고
添酒回燈重開宴.(첨주회등중개연).술 보태고 등불 돌려 다시 잔치를 연다
千呼萬喚始出來,(천호만환시출내),천번만번 부르니 비로소 나오니
猶抱琵琶半遮面.(유포비파반차면).여전히 비파를 잡고 반은 얼굴을 가렸네
轉軸撥弦三兩聲,(전축발현삼량성),축을 돌려 거문고 줄 퉁겨 두세 번 소리 내어
未成曲調先有情.(미성곡조선유정).곡조도 타기 전에 정 먼저 품었구나
弦弦掩抑聲聲思,(현현엄억성성사),줄마다 가려누르니 소리마다 유정하여
似訴平生不得志.(사소평생부득지).평생의 불우함을 호소하는 듯 하여라
低眉信手續續彈,(저미신수속속탄),고개 숙여 손에 맞겨 계속하여 비파를 타니
說盡心中無限事.(설진심중무한사).마음 속 무한한 일 다 말하여주는 듯 하여라
輕攏慢捻抹復挑,(경롱만념말복도),가볍게 누르고 느리게 비틀고 문지르고 다시 팅겨 올리며
初爲霓裳后六么.(초위예상후륙요).처음에는 예상곡 뒤에는 육요를 연주한다
大弦嘈嘈如急雨,(대현조조여급우),큰 줄은 탁하여 소나기 오듯 하고
小弦切切如私語.(소현절절여사어).작은 줄은 절절하여 사사로이 이야기 하듯하네
嘈嘈切切錯雜彈,(조조절절착잡탄),남남절절 뒤섞어 타는 소리
大珠小珠落玉盤.(대주소주낙옥반).크고 작은 구슬 옥 쟁반에 떨어지는 듯 하여라
間關鶯語花底滑,(간관앵어화저골),아름다운 꾀꼬리 소리 꽃 아래로 미끌어지고
幽咽泉流水下灘.(유열천류수하탄).그윽이 우는 샘물 여울로 흘러드는 듯하다
水泉冷澀弦凝絶,(수천냉삽현응절),샘물은 차갑고도 삽삽하고 현은 엉켜서 끊어지고
凝絶不通聲漸歇.(응절부통성점헐).엉켜서 끊어지면 통하지 않고 서리는 점점 사리진다
別有幽愁暗恨生,(별유유수암한생),따로 그윽한 슬픔 있어 남모르게 눈물 자욱 생겨나네
此時無聲勝有聲.(차시무성승유성).이러한 때는 비파 소리가 없어도 있음보다 낫도다
銀甁乍破水漿迸,(은병사파수장병),은병이 갑자기 깨어져 물이 치솟듯
鐵騎突出刀槍鳴.(철기돌출도창명).철마가 갑자기 뛰어오르고 창칼이 부딪쳐 소리 나듯
曲終收撥當心畫,(곡종수발당심화),곡이 끝나자 발을 잡아 중신에 획을 그어
四弦一聲如裂帛.(사현일성여렬백).네 현이 한번에 소리 내니 비단 찢어지듯 하여라
東船西舫悄無言,(동선서방초무언),동쪽배 서쪽배의 손님들 초연하여 말이 없고
唯見江心秋月白.(유견강심추월백).오직 강 가운데의 가을 달 밝은 것만 바라보네
沈吟放撥揷弦中,(심음방발삽현중),침착히 읊으며 발을 거두어 악기 줄의 가운데에 꼽아
整頓衣裳起斂容.(정돈의상기렴용).옷을 정돈하고 일어나 얼굴을 가다듬는다
自言本是京城女,(자언본시경성녀),스스로 말하기를, 본래 서울 여자인데
家在蝦蟆陵下住.(가재하마능하주).집이 하마릉 아래에 있어 그곳에 살았다 하네
十三學得琵琶成,(십삼학득비파성),열세살에 비파를 다 배워
名屬敎坊第一部.(명속교방제일부).교방의 제 일부에 소속되었다네
曲罷曾敎善才服,(곡파증교선재복),한곡조 타고 나면 일류 악사들도 탄복하고
妝成每被秋娘妒.(장성매피추낭투).화장하면 가녀들의 질투를 받았다네
五陵年少爭纏頭,(오능년소쟁전두),오릉의 청년들 다투어 선물 내리고
一曲紅綃不知數.(일곡홍초부지삭).한 곡조에 내린 붉은 비단, 수를 헤아리지 못했다오
鈿頭銀篦擊節碎,(전두은비격절쇄),전두와 은비도 박자 치다가 다 부서지고
血色羅裙翻酒汚.(혈색나군번주오).붉은 색 비단 치마 술 쏟아 더렵혔다오
今年歡笑復明年,(금년환소복명년),금년에 기뻐 웃고 다시 또 명년에도 웃고
秋月春風等閑度.(추월춘풍등한도).가을 달 봄바람을 한가로이 지났소
弟走從軍阿姨死,(제주종군아이사),남동생 군대 가고 여동생은 죽고
暮去朝來顔色故.(모거조내안색고).저녁 가고 아침 오고 세월이 가니 얼굴은 늙어
門前冷落車馬稀,(문전냉낙거마희),대문 앞 쓸쓸하고 수레와 말도 찾은 이 드물어
老大嫁作商人婦.(노대가작상인부).늙어서 시집가 장사치 아내 되었다오
商人重利輕別離,(상인중리경별리),장사치는 돈을 중히 하고 이별은 가벼이 여기어
前月浮梁買茶去.(전월부량매다거).지난 달 부량으로 차 사려 떠나갔소
去來江口守空船,(거내강구수공선),강나루 오고가며 빈 배만 지키는데
繞船月明江水寒.(요선월명강수한).뱃전에 달은 밝고 강물은 차가워
夜深忽夢少年事,(야심홀몽소년사),밤 깊어 홀연히 어린 때를 꿈꾸어보니
夢啼妝淚紅闌干.(몽제장누홍란간).꿈에도 울어 화장에 눈물 흘러 그치질 않았소
我聞琵琶已嘆息,(아문비파이탄식),비파소리 듣고서 탄식하였는데
又聞此語重喞喞.(우문차어중즐즐).또 이 이야기 듣고 나니 거듭거듭 기가 차오
同是天涯淪落人,(동시천애륜낙인),우리는 같이 하늘 아래 영락한 사람
相逢何必曾相識!(상봉하필증상식)!오늘 만날 일 어찌 반드시 알았겠는가
我從去年辭帝京,(아종거년사제경),이 몸은 지난해 서울 떠나
謫居臥病潯陽城.(적거와병심양성).심양성에 귀양 와 병들어 누웠다네
潯陽地僻無音樂,(심양지벽무음낙),심양은 외진 땅이라 음악도 없고
終歲不聞絲竹聲.(종세부문사죽성).일년이 다가도록 음악소리 한번 듣지 못 했다오
住近湓江地低濕,(주근분강지저습),사는 곳 가까운 분강, 땅은 낮고 습하여
黃蘆苦竹繞宅生.(황노고죽요댁생).누른 갈대 마른 대나무 집들 둘러 생겨났소
其間旦暮聞何物?(기간단모문하물)?그 간에 아침저녁으로 무슨 소리 들었던는가
杜鵑啼血猿哀鳴.(두견제혈원애명).두견새 울어 피토하고 원숭이의 슬픈 소리
春江花朝秋月夜,(춘강화조추월야),봄 강의 꽃피는 아침, 가을 달뜨는 밤
往往取酒還獨傾.(왕왕취주환독경).가끔씩 술 가져와 혼자서 마셨다네
豈無山歌與村笛,(개무산가여촌적),산 노래 촌 피리소리 어찌 없을까
嘔啞嘲哳難爲聽!(구아조찰난위청)!벙어리 말 배우고 새 웃음 웃듯, 알아듣기도 어려워라
今夜聞君琵琶語,(금야문군비파어),오늘 밤 그대의 비파의 속삭임 들으니
如聽仙樂耳暫明.(여청선낙이잠명).신선의 음악 들은 듯 귀가 잠시 밝아지니
莫辭更坐彈一曲,(막사갱좌탄일곡),거절 말고 다시 앉아 한 곡조 타 주시면
爲君翻作琵琶行.(위군번작비파항).난 그대 위해 악곡 따라 비파행을 지으리라
感我此言良久立,(감아차언량구립),내말 듣고 감격하여 한참 서 있더니
卻坐促弦弦轉急.(각좌촉현현전급).자리에 앉아 현을 팽팽히 하니 현이 급해진다
淒淒不似向前聲,(처처부사향전성),처량하고 처량하여 앞소리와 같지 않아
滿座重聞皆掩泣.(만좌중문개엄읍).자리에 가득한 모든 사람 다시 듣고 얼굴 가리고 눈물 흘린다
座中泣下誰最多,(좌중읍하수최다),좌중이 눈물을 흘리니, 흘린 눈물 누가 가장 많았던가
江州司馬靑衫濕!(강주사마청삼습)!강주사마 푸른 적삼 눈물에 다 젖었다오
2005.03.22 23: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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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한가(長恨歌)-백거이(白居易)
장한가(長恨歌)-백거이(白居易)
장한가-백거이(白居易)
漢皇重色思傾國(한황중색사경국) : 황제 미색을 귀히 여겨 미인을 생각했으나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 : 천하를 다스린 지 몇 년 지나도 찾지 못했다.
楊家有女初長成(양가유녀초장성) : 양씨 집안에 딸이 있어, 이제 막 성숙하여
養在深閨人未識(양재심규인미식) : 깊숙한 안방에 있어 사람들은 알지도 못했다.
天生麗質難自棄(천생려질난자기) : 타고난 아름다운 본능을 스스로 어쩌지 못해
一朝選在君王側(일조선재군왕측) : 하루아침에 뽑히어 임금 곁에 있게 되었다.
回眸一笑百媚生(회모일소백미생) : 눈동자 굴리며 한번 웃으면 온갖 교태 생겨
六宮粉黛無顔色(육궁분대무안색) : 육궁의 화장한 미녀들이 얼굴빛을 잃었다.
春寒賜浴華淸池(춘한사욕화청지) : 봄 날씨 쌀쌀하여 화청지에서 목욕하는데
溫泉水滑洗凝脂(온천수골세응지) : 온천물이 미끄러워 살에 낀 기름을 씻는다.
侍兒扶起嬌無力(시아부기교무력) : 예쁘고 가련하여 무력하여 시녀들이 부축하여
始是新承恩澤時(시시신승은택시) : 이 때에 바로 새로 임금님 은혜를 받게 된다네.
雲鬢花顔金步搖(운빈화안금보요) : 구름머리, 꽃 얼굴, 걸으면 흔들리는 금장식물
芙蓉帳暖度春宵(부용장난도춘소) : 연꽃 장식 휘장 속에서 따뜻한 봄밤을 보낸다.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 : 봄밤은 너무 짧아 해가 이미 높이 솟으니
從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부조조) : 이 때부터 임금님은 아침 조회에 가지 않았다.
承歡侍宴無閑暇(승환시연무한가) : 기뻐 잔치를 벌임에 한가한 시간이 없었다.
春從春游夜專夜(춘종춘유야전야) : 봄에는 봄 따라 놀고 밤에는 새도록 놀았다.
後宮佳麗三千人(후궁가려삼천인) : 후궁에 미녀가 삼천 명이나 되지만
三千寵愛在一身(삼천총애재일신) : 삼천 미녀의 총애가 오직 한 몸에 머물렀다.
金屋粧成嬌侍夜(금옥장성교시야) : 금빛 궁궐에서 화장하고 교태로 황제 모시는 밤
玉樓宴罷醉和春(옥누연파취화춘) : 옥루의 연회가 마치자 취하여 봄날처럼 따뜻했다.
姊妹弟兄皆列土(자매제형개렬토) : 형제자매가 모두 봉토를 나누어 받았으니
可憐光彩生門戶(가련광채생문호) : 부러워라, 광채가 가문에 생생하였다.
遂令天下父母心(수령천하부모심) : 마침내 세상의 부모 된 사람들 마음이
不重生男重生女(부중생남중생녀) : 아들 낳는 일보다 딸 낳은 일을 귀하게 여겼다.
驪宮高處入靑雲(려궁고처입청운) : 여궁의 높은 곳으로 푸른 구름 모여들고
仙樂風飄處處聞(선낙풍표처처문) : 신선의 음악이 바람에 날려 곳곳에서 들려온다.
緩歌慢舞凝絲竹(완가만무응사죽) : 느린 노래, 느린 춤이 악기에 어울려 행해지니
盡日君王看不足(진일군왕간부족) : 종일토록 보아도 황제는 다시 보고 싶어 했다.
漁陽鼙鼓動地來(어양비고동지내) : 어양 땅에서는 전쟁의 북소리가 땅을 울리니
驚破霓裳羽衣曲(경파예상우의곡) : 그 놀라움에 예상우의곡도 소리가 끊기었다.
九重城闕煙塵生(구중성궐연진생) : 구궁궁궐에서 전쟁의 연기와 먼지 일어나
千乘萬騎西南行(천승만기서남항) : 수천수만 수레와 말들이 서남으로 피해갔다.
翠華搖搖行復止(취화요요항복지) : 화려한 깃발 흔들거리며 가다가 다시 서며
西出都門百餘里(서출도문백여리) : 서쪽으로 대궐문을 나와 백여 리를 나갔다.
六軍不發無奈何(육군부발무나하) : 모든 군대가 움직이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나
宛轉蛾眉馬前死(완전아미마전사) : 아름다운 양귀비가 임금 말 앞에 죽는데
花鈿委地無人收(화전위지무인수) : 꽃비녀가 땅에 떨어져도 줍는 사람 없었다.
翠翹金雀玉搔頭(취교금작옥소두) : 취교와 금작과 옥소두 같은 장신구도 버려졌도다.
君王掩面救不得(군왕엄면구부득) : 임금은 얼굴을 가리려 했으나 어쩔 수가 없어
回看血淚相和流(회간혈누상화류) : 돌아보니, 피눈물이 서로 엉기어 흘러내렸다.
黃埃散漫風蕭索(황애산만풍소삭) : 누런 흙먼지 흩어져 자욱하고 바람은 스산한데
雲棧縈紆登劍閣(운잔영우등검각) : 구불구불한 잔도를 지나가서 등검각에 올랐다.
峨嵋山下少人行(아미산하소인항) : 아미산 아래에는 다니는 사람 드물고
旌旗無光日色薄(정기무광일색박) : 깃발들은 빛을 잃고 햇빛도 엷어졌다.
蜀江水碧蜀山靑(촉강수벽촉산청) : 촉 땅의 물빛은 보석 같고 산은 푸른데
聖主朝朝暮暮情(성주조조모모정) : 임금에게는 아침마다 저무는 마음이었다.
行宮見月傷心色(항궁견월상심색) : 행궁에서 보는 달도 상처받은 양귀비 얼굴빛
夜雨聞鈴腸斷聲(야우문령장단성) : 밤비에 들리는 방울소리도 애간장 끊는 소리였다.
天旋地轉廻龍馭(천선지전회용어) : 난리가 평정되어 임금님 수레 돌아오는데
到此躊躇不能去(도차주저부능거) : 여기에 이르러서는 머뭇머뭇 차마 떠나지 못한다.
馬嵬坡下泥土中(마외파하니토중) : 마외역 언덕 아래 진흙 땅 속에서도
不見玉顔空死處(부견옥안공사처) : 옥 같은 얼굴은 보이지 않고, 죽은 곳만 쓸쓸하다
君臣相顧盡沾衣(군신상고진첨의) : 임금과 신하 서로 돌아보니 눈물이 옷을 적시고
東望都門信馬歸(동망도문신마귀) : 동쪽으로 여러 대궐문 바라보며 말 가는 대로 돌아간다.
歸來池苑皆依舊(귀내지원개의구) : 돌아오니 연못과 동산은 옛날과 같고
太液芙蓉未央柳(태액부용미앙류) : 태액의 부용, 미앙궁의 버드나무도 그대로였다.
芙蓉如面柳如眉(부용여면류여미) : 연꽃을 봐도 양귀비 얼굴, 버들을 봐도 양귀비 눈썹
對此如何不淚垂(대차여하부누수) : 이런 정경보고 어찌 눈물을 흘리지 않으리오.
春風桃李花開日(춘풍도리화개일) : 봄바람에 복숭아꽃, 오얏꽃 피는 날이요
秋雨梧桐葉落時(추우오동섭낙시) : 가을비에 오동나무 잎 떨어지는 때이로다.
西宮南內多秋草(서궁남내다추초) : 서궁 남쪽 안에는 가을 풀이 무성하고
落葉滿階紅不掃(낙섭만계홍부소) : 낙엽이 계단에 붉게 가득 쌓여도 쓸지 않는다.
梨園子弟白發新(이원자제백발신) : 이원의 자제들 이미 늙어 백발이 새롭고
椒房阿監靑娥老(초방아감청아노) : 초방의 태감도 젊은 궁녀도 모두가 늙었구나.
夕殿螢飛思悄然(석전형비사초연) : 저녁 궁궐에 반딧불 나니 양귀비 생각 처량하고
孤燈挑盡未成眠(고등도진미성면) : 외로운 등불 돋운 심지가 타버려도 잠이 오지 않는다.
遲遲鐘鼓初長夜(지지종고초장야) : 느리고 느린 종소리를 처음으로 길게 느낀 밤
耿耿星河欲曙天(경경성하욕서천) : 밝고 밝은 별과 은하수, 하늘이 밝아오는구나.
鴛鴦瓦冷霜華重(원앙와냉상화중) : 원앙새 장식 기와가 차가워 서리꽃은 더욱 짙고
翡翠衾寒誰與共(비취금한수여공) : 비취빛 찬 이불을 누구와 함께 하나
悠悠生死別經年(유유생사별경년) : 아득한 생사의 이별은 해가 지나가도
魂魄不曾來入夢(혼백부증내입몽) : 그 혼백은 아직 돌아와서 꿈에도 들지 않는다.
臨邛道士鴻都客(임공도사홍도객) : 임공의 도사로서 도성에 머무는 길손 있어
能以精誠致魂魄(능이정성치혼백) : 정성으로 혼백을 불러들일 수 있다고 하는구나.
爲感君王展轉思(위감군왕전전사) : 황제의 잠 못 드는 처지가 가련하여
遂敎方士慇懃覓(수교방사은근멱) : 마침내 방사를 시켜서 은근히 찾아보게 하였다.
排空馭氣奔如電(배공어기분여전) : 구름에 올라 공기를 타니 빠르기가 번개 같아
升天入地求之遍(승천입지구지편) : 하늘에 오르고 땅을 들며 두루 찾아보았다.
上窮碧落下黃泉(상궁벽낙하황천) : 위로는 하늘 끝까지 아래로는 황천까지 찾았으나
兩處茫茫皆不見(양처망망개부견) : 두 곳이 너무 넓어 어디서도 찾아보지 못했다.
忽聞海上有仙山(홀문해상유선산) : 바다 위에 신선이 사는 산이 있다는 말 들었으나
山在虛無縹緲間(산재허무표묘간) : 아득한 사이에 산은 텅 비어 있었다.
樓閣玲瓏五雲起(누각령롱오운기) : 영롱한 누각에 오색구름 피어나고
其中綽約多仙子(기중작약다선자) : 그 안은 아름다운데 선녀들이 많이 있었다.
中有一人字太眞(중유일인자태진) : 그 중에 한 사람 있었으니 이름은 태진인데
雪膚花貌參差是(설부화모삼차시) : 눈 같이 흰 피부, 꽃 같이 고운 얼굴이 양귀비 같았다.
金闕西廂叩玉扃(금궐서상고옥경) : 황금 대궐 서쪽 행랑에서 옥대문을 두드려
轉敎小玉報雙成(전교소옥보쌍성) : 여종인 소옥에게 전하여 쌍성에게 알려주었다.
聞道漢家天子使(문도한가천자사) : 한나라 황제의 사신이 왔다는 말 전해 듣고
九華帳裏夢魂驚(구화장리몽혼경) : 아홉 겹의 깊은 휘장 속에서 잠자던 혼이 놀랐다.
攬衣推枕起徘徊(남의추침기배회) : 옷을 잡고 베개 밀어 제치고 일어나 배회하다가
珠箔銀屛迤邐開(주박은병이리개) : 주렴과 은병풍이 스르르 열리더니
雲鬢半偏新睡覺(운빈반편신수교) : 구름 같은 머리 반쯤 기운채로 막 잠이 깨어
花冠不整下堂來(화관부정하당내) : 화관도 정제하지 못한 채로 방에서 내려온다.
風吹仙袂飄飄擧(풍취선몌표표거) : 바람이 부니 신녀의 소맷자락이 날리어
猶似霓裳羽衣舞(유사예상우의무) : 예상우의곡으로 춤추는 듯 하였다.
玉容寂寞淚闌干(옥용적막누란간) : 옥 같은 얼굴에 고독이 깃들고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梨花一枝春帶雨(이화일지춘대우) : 배꽃 한 가지가 봄비에 젖은 듯이
含情凝睇謝君王(함정응제사군왕) : 정을 품고 눈물을 머금고 황제께 감사하였다.
一別音容兩渺茫(일별음용량묘망) : 한번 이별 뒤에 아련해진 황제의 음성과 얼굴
昭陽殿裏恩愛絶(소양전리은애절) : 소양전각 안에서의 임금의 은혜 끊어진 뒤로
蓬萊宮中日月長(봉래궁중일월장) : 봉래궁전 안에서의 세월은 길기만 하였습니다.
回頭下望人寰處(회두하망인환처) : 고개 돌려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니
不見長安見塵霧(부견장안견진무) : 장안은 보이지 않고 티끌과 안개만 자욱합니다.
唯將舊物表深情(유장구물표심정) : 오직 지난날 쓰던 물건 가져다 나의 깊은 정 보이려
鈿合金釵寄將去(전합금채기장거) : 자개함과 금비녀를 부쳐 보내려합니다.
釵留一股合一扇(채류일고합일선) : 비녀 한 개와 함 한 쪽을 증거로 남기려
釵擘黃金合分鈿(채벽황금합분전) : 비녀는 황금을 쪼개고 상자는 자개를 나누었다.
但敎心似金鈿堅(단교심사금전견) : 우리의 마음을 금비녀와 금상 자처럼 굳게 가져서
天上人間會相見(천상인간회상견) : 천상과 인간세상에서 서로 만나보려 합니다.
臨別殷勤重寄詞(림별은근중기사) : 떠나려 함에 은근히 거듭 부탁의 말을 하니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량심지) : 말 가운에 서약함이 있으니 마음으로 알리라.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 어느 칠월 칠석 날 장생전에서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 : 사람 아무도 없는 깊은 밤에 사사로이 나눈 말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련리지) :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었기를 원하였다.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 높은 하늘도 장구한 땅도 다할 때가 있지만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 이들의 한은 이어져서 끊어질 때가 없으리라.
2005.05.09 00: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