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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조선족 시인 김성우 篇
2024년 08월 23일 05시 58분  조회:470  추천:0  작성자: 죽림
《시경》과 술문화/ 김성우
2022년 02월 23일 10시 18분   작성자: 문학닷컴
《시경》과 술문화

김성우
 
중국의 술문화 현상을 최초로 문학작품에 진실하게 묘사하고 반영한 것이 바로《시경(诗经)》이다. 
 
중국 고대사회에서 생활의 ‘백과전서’라고까지 불리는《시경》에는 풍부하고 다채로운 민속문화 내용이 담겨져있어 후세의 민속문화연구에 아주 귀중한 자료를 제시해주고 있다. 특히 술에 대한 시가 아주 많은데 술을 빚고 마시고 하는 옛사람들의 생활이 폭넓게 반영되여있다. 술을 언급한 시만도 50수가 넘는데 그중 한수만 맛 보기로 하자. 
 
안해가 멀리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된 시〈권이(卷耳)〉는 도꼬마리 뜯는 녀인의 갖가지 상상을 통하여 남편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표현하면서 더해가는 시름을 술로써 풀려 한다. 
 
저기 가파른 바위산에 올라가려니 
내 말은 지쳐서 휘청거리네 
나도 잠간 청동술잔에 술을 따라서 
오래된 이 그리움 잊어나 볼가 
(陟彼崔嵬,我马虺隤。
我姑酌彼金罍,维以不永怀。) 
 
저 가파른 산등성이에 올라가려니 
말이 지쳐서 털빛이 검누렇게 되였네 
내 잠간 소뿔잔에 술을 따라서 
오래된 이내 시름 달래나 볼가 
(陟彼高冈,我马玄黃。
我姑酌彼兕觥,维以不永伤)
 
간추린 통계에 의하면《시경》에 술 ‘주(酒)’자가 나오는 곳만 60여곳이 된다. 그중〈아(雅)〉에서만 50여곳이 된다. 시경에는 술의 뜻으로 씌여진 글자가 ‘주(酒)’뿐만 아니라 ‘례(醴)’, ‘고(酤)’ 등 여러 글자들이 있다. 이외 제사를 지내고 연회를 베풀고 하는 등 술과 관련된 내용만 해도 100여곳이나 된다. 그리고 제사에 쓰이는 술 기명들의 명칭도 수태 나온다.
 
 
중국 고전문학에서 시 300편으로 사실주의문학의 시조로 추앙받는《시경》이 이렇듯 술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것은 고대사회에서 술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 점에서 일부 학자들은 지어 “《시경》은 ‘주경(酒经)’이다.”라고도 말한다. 일찍 청조 때의 학자인 요제항(姚际恒) 은《시경통론》에서  “《시경》의〈빈풍 칠월(豳风ㆍ七月)〉은 마치 한권의 술에 관한 경전 같다.”고 말한바 있다. 
 
《시경》에서 술은 또한 ‘지주(旨酒)’, ‘청주(清酒)’, ‘시주 (酾酒)’ 등으로 감칠맛 있게 노래되고 있다. 
 
옛날, 가장 중요한 일은 전쟁과 제사였다. 술이 당시 제사 같은 아주 중요한 행사에 씌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여기에서의 경로의 뜻은 한층 더 경건한 것이리라. 
 
술이 언제부터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은 확실한 정설이 없으나 동방에서 문자기재로 가장 일찍한 것은 갑골문의 표기인데 거기서 술은 ‘유(酉)’로, 즉 용기모양으로 새겨져있다. 그런데 갑골문의 대부분 내용은 제사와 점복이다. 그러니 사실상 술은 썩 더 이전에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술은 신의 음식으로 신과 통하는 매개로 작용하였기에 부족내에서 술을 관할하는 자 역시 그 신임과 지위가 대단하였다. 부족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추장’이라는 의미의 ‘추(酋)’ 자도 술(酒)과 련계되여있고 술을 관할하는 자는 ‘대추(大酋)’로 불리였다. 그러고 보면 ‘존경’의 높을 ‘존(尊)’도 술과 관계가 있은 것은 물론 높직하고 굵직한 행사에는 모두 술이 돌려졌던 것이다. 
 
 

 
옛날(은나라와 주나라 시기) 술은 전부 알곡 혹은 과일류로 빚어진 것이였다. 
 
《시경》에는 술이 제사에 쓰이는 대목이 많은데 제사외에도〈빈풍 칠월〉처럼 농가의 로인을 공양하는 장면에도 나오고 있다. 주나라에서도 음주가 성하였는데 이는 농업의 자급자족으로 알곡생산의 풍요로움과도 관계가 되며 특히 지금 말로 하면 산 사람을 위한 술의 양생학적 기능에 대한 연구가 발전한 것과도 관계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시경》에는 술과 더불어 이제는 귀신을 즐겁게 하는 것외에도 산 사람의 수명을 축원하는 단어들도 나온다.
 
‘만수무강(万寿无疆)’이니 ‘수고만년(寿考万年)’ 같은 말들 모두가 술과 함께 《시경》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꼭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있으니〈빈풍 칠월〉의 ‘봄술’이 겨울에 빚어서 봄에 걸러 마시는, 한자로 ‘醪(료)’라고 하는 것으로 바로 우리말의 ‘막걸리’라는 것이다.

/<문화시대>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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