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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년의 침묵을 깨우치며
2015년 01월 29일 09시 32분  조회:1783  추천:0  작성자: 죽림
천만년의 침묵을 깨우치며(수상소감)
 

뜨끈뜨끈한 수상소식을 접하고,  한파에 움추렸던 몸을 우직끈 불러 일으켜 세워 보았습니다. 옹송거렸던 텁썩부리 시지기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고, 미세먼지에 혼나고있던 코도 어느새 그런 일 없는듯 흥얼대기 시작하는것이였습니다... (얘, 시지기야,- 좀 아서라!)

잠깐,ㅡ 시를 쓴답시고 허겁지겁 터벅터벅 문학이라는 가시덤불길과 벼랑길을 옹고집 하나만으로 걸어온 문학도였습니다. 친척, 친우, 형제들의 비꼬임들을 이만팔천리 내동댕이치고 저만의 소망 하나만으로 오또기마냥 일어서려 애쓰던 문학도였습니다. 그리고 대골령너머 죽림동의 촌지서였고 정치대장이였던 부친님께서 늘 보아온 <<연변일보>>를 철부지때부터 지금까지 쭉 내내 40여년 한시도 게으름없이 구독해온 애독자였으며, 눈곱만한 글귀라도 귀보에 등고되면 밤잠을 설치던 글쓰기열성자였으며 땜장이 통신원이였습니다...

이젠 시와 끄적끄적 씨름한지도 어언 30여년, 잃은것도 많고 얻은것도 많은 문학의 길에서 수많은 터널이 잇어지는 굽이굽이였습니다. 잃은것은 금싸래기, 은싸래기였으며 얻은것은 시향이 하냥 찰찰 넘치는 에너지였습니다. 저는 시를 잘 모릅니다. 하지만 쓰면 쓸수록 정이 확 드는 울 할머니 성스러운 질그릇처럼 참 좋은걸요. 백의겨레 맥박속에서 뛰는 우리 가락, 우리 리듬으로 된 바탕우에서 늘 무릎 맞대고 빙 둘러앉아 <<시의 술잔>>을 기분좋게 서로서로 기울여봄은 또 그 얼마나 좋다구요. 문학을 지향한다는것은 오로지 늘 가난과 고독과 자기와의 싸움이므로 저는 항용 시라는 큰 경전에서 천만년의 침묵을 깨우칩니다. 또 깨우쳐 나아갈것입니다...

고로 록색평화의 반어적인 안부로 <<모두들, 무사함둥?!...>>하고 전하면서 오늘도 <<아이들을 구하라!>>는 <<편지>>를 띄웁니다...

이 문학상을, 자신을 위한 하늘을 단 한자락도 아니 갖고 가신 아버님과 자신을 위한 종을 단 한번도 아니 치고 가신 어머님, 그리고 문학의 고행 길- 시의 길에서 지팡이이며 우산이며 보리떡이며 기름등잔이며 불씨이며를 항상 정히 챙겨주시던 여러 선배님들과 애독자들께 돌립니다. 또한 이 크나 큰 상을 저의 삶의 고개, 문학의 언덕을 톺는 하나의 디딤돌로 삼겠습니다.

<<연변일보>>의 편집자들의 숨은 로고에 정중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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