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名詩 공화국

명시인- 윤동주
2015년 01월 31일 13시 15분  조회:2855  추천:0  작성자: 죽림


 

윤동주 시 모음  추천 0    스크랩  0
 
주소복사 트위터로 글 내보내기 페이스북으로 글 내보내기
 


윤동주 시 모음
/ 빈하늘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24년 1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편지>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첨부이미지


 <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워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져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어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순이의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트르게네프의 언덕

 

 

윤동주
 

 나는 고갯길을 넘고 있었다...그때에 세 소년 거지가 나를 지

나 쳤다.

첫째 아이는 잔등에 바구니를 둘러메고, 바구니 속에는 사이

다 병, 간스메통, 쇳조각, 헌 양말짝 등 폐물이 가득하였다.

둘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세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텁수룩한 머리털, 시커먼 얼굴에 눈물 고인 충혈된 눈, 색 잃

어 푸르스름한 입술, 너들너들한 남루, 찣겨진 맨발

아아, 얼마나 무서운 가난이 이 어린 소년들을 삼키었느냐!

나의 측은한 마음이 움직이었다.

나는 호주머니를 뒤지었다. 두툼한 지갑, 시계, 손수건......있

을 것은 죄다 있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이것들을 내줄 용기는 없었다. 손으로 만지

작 만자작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너와는 상관 없다는 듯이 자기네끼리 소곤소곤 이

야기 하면서 고개로 넘어갔다.

언덕 위에는 어무도 없었다.

짙어가는 황혼이 밀려들 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64 윤동주 시를 다시 공부하다(시 제목을 클릭한 다음, 訪問文章을 클릭해 보기)... 2024-08-23 0 196
463 해연의 노래 - 막심 고리키 2018-03-14 0 3545
462 [명시감상] - "새로운 길" / 윤동주 탄생 100돐 기념하여... 2017-12-30 0 3129
461 시인들이여, 수천의 박수소리를 불러일으킬수 있는 시를... 2017-09-14 1 2289
460 "이 세상에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이렇게 흘러보내야 하나" 2017-09-03 0 3139
459 "말똥가리 시인", 스웨덴 국민시인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2017-05-23 0 2957
458 시인은 나비와 함께 해협을 건너갈줄 알아야... 2017-05-23 0 3486
457 명문을 읽으면 가슴은 뜨거워지고 머리는 맑아진다... 2017-03-16 0 3272
456 내 둘레에 둥근 원이 있다... 2017-02-19 1 2828
455 "동주에게 편지를 보내고싶다..." 2017-02-08 0 2571
454 달문 여는데 보름 걸리고, 달문 닫는데 보름 걸리다... 2017-02-08 0 2647
453 하늘도 해를 팔다... 2017-02-04 0 2546
452 청산별곡 2017-02-02 0 2800
451 2017년 <<신춘문예>>당선작 시모음 2017-01-02 0 4248
450 백거이(白居易) 시를 재다시 음미해보다... 2016-12-31 0 6822
449 중국 古詩 10 2016-12-25 0 3010
448 "술타령" 시인 문학소년소녀들에게 꿈의 날개를... 2016-12-12 0 2577
447 [명시감상] - 자유 2016-12-05 0 2989
446 3 = 30 = 2 = 6 = 15 = 1 = 두줄 2016-11-28 0 2704
445 시인, 시, 그리고 번역... 2016-11-27 1 3400
444 [명시감상] - 황무지 2016-11-27 0 3151
443 詩에 독자들이 밑줄을 긋도록 써라... 2016-11-26 0 2895
442 "150 000 000" 2016-11-26 0 2970
441 테트 휴즈 시모음 2016-11-26 0 2839
440 미국 시인 - 알렌 긴즈버그 2016-11-26 0 3137
439 이육사 시 중문(中文)으로 읽다... 2016-11-15 0 2894
438 타고르 詩를 보다... 2016-11-14 0 3237
437 남미주 아르헨티나 문학 거장 - 보르헤스 2016-11-07 0 2662
436 미국 녀류시인 - 에밀리 디킨슨 2016-11-07 0 3878
435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사랑할 날 얼마나 남았을가... 2016-11-06 0 4309
434 해외 시산책 2016-11-06 0 2740
433 미라보 다리 아래 강물은 지금도 흐르고... 2016-11-06 0 2904
432 아름다운 세계 명시속에 흠뻑 빠져나볼가... 2016-11-06 0 3831
431 프랑스 상징파 시인 랭보 시 다시 새기다... 2016-11-05 0 3398
430 "세계는 소리와 맹위와 불로 가득 차고"... 2016-11-01 0 2642
429 "내 여자의 육체, 나는 네 경이로움을 통해 살아가리"... 2016-11-01 0 2992
428 장편 서사시 <<백두산>> / 조기천 2016-11-01 0 4180
427 미국 "생태주의" 방랑시인 - 게리 스나이더 2016-10-28 0 4206
426 아랍 "망명시인", 령혼의 나팔수 - 니자르 카바니 2016-10-28 0 2673
425 타이타닉호는 침몰되지 않았다... 2016-10-20 0 2449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