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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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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1000권 읽기 41
2015년 02월 11일 12시 16분  조회:2199  추천:0  작성자: 죽림

401□시와 하늘□박상배, 민음사, 2001

  시가 성찰의 양식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쓴 시집이다. 애써 무거운 표정을 짓지 않고 상상력을 가볍게 함으로써 묘한 탄력을 싣고 있다. 젊은 사람이 이렇게 써놓으면 말장난이 되고 말 텐데, 가벼운 터치가 발랄한 힘을 내는 것은 삶을 바라보는 깊은 통찰 때문이다. 가벼운 말투지만 아주 맑은 소리가 나서 곱씹게 한다. 한자는 못내 눈에 거슬린다.★★☆☆☆[4337. 2. 4.]

 

402□시멘트 정원□박경원, 민음사, 2001

  묘사력이 뛰어난 시집이다. 보통 시들은 이미지가 의미를 전달하고 그것을 토대로 상징을 형성하는데, 이 시집은 시 한 편 한 편의 묘사가 한 덩어리로 다가와서 머릿속에 그림 하나를 그려놓는다. 이런 수법은 시에서는 낯선 것이다. 그래서 약력을 읽어보니 소설 쓰는 사람이다. 소설의 치밀한 묘사력이 시에 적용되어 성공한 경우이다. 그런데 그런 묘사는 분명한 주제를 동반하지 않으면 왕왕 뜬구름 잡기가 된다. 시에서 묘사는 거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상징으로까지 건너가야 한다.★★☆☆☆[4337. 2. 4.]

 

403□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이면우, 창비시선 211, 창작과비평사, 2001

  삶의 성찰이 돋보이는 시다. 자신의 삶을 이만큼 낮추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시가 아주 독특해 보이는 것은 바로 그와 같은 태도 때문이다. 삶을 바라보는 그런 시각이 방법론까지도 관철되어 불필요한 수사나 기교를 버리고 생각의 바른 질서를 드러내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그런 만큼 이야기가 끼어 드는 것은 당연하고, 자칫 늘어질 듯한 위태한 곳도 눈에 띤다. 또 다소 단조로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가 불필요한 이미지를 버리고 이만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꿈이 없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장점이나 단점이다.★★★☆☆[4337. 2. 4.]

 

404□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이대흠, 창비시선 158, 창작과비평사, 1997

  비유와 표현이 적실하고 대단한 울림을 갖고 있다. 그리고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대상을 희화화하고 내 의도를 전하는데 큰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그런 재기발랄함을 붙잡고 있는 것은 무겁고 둔탁한 주제여서 어쩐지 불편한 느낌을 준다. 속으로는 슬프면서도 애써 농담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어떤 때는 그것이 대단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반대로 그것이 자신의 눈을 찌르는 눈썹이 될 수 있다. 풍자라면 좀 더 깊은 풍자를 해야 하고 반어라면 심기를 드러내지 말 일이다. 파헤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로 금이 아니라 시체가 나오기 때문이다.★★☆☆☆[4337. 2. 5.]

 

405□다문리 박꽃□박소향, 나남시선 62, 나남출판, 2002

  시를 참 잘 쓰는 시인이다. 조용한 목소리로 감정을 애잔하게 깔아서 적당한 살집에 고른 이미지로 할 말을 포장할 줄 안다. 어떻게 보면 서정시의 한 전형을 보는 듯도 하다. 그 만큼 시를 꼼꼼하게 쓸 줄 안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시선이 자신의 내부로 향해 있고, 그런 태도는 자칫 현실 인식에 둔감해지기 쉽다. 자칫 닫힌 세계에 안주하기 쉽다. 그리고 감정이라는 것이 원래 좀 애매모호한 구석이 있기 때문에 이미지로 대치하려는 것인데 그게 덜 되어서 나타나는 설명조의 묘사가 군데군데 눈에 띤다.★★☆☆☆[4337. 2. 5.]

 

406□풀잎□박성룡, 창비시선 170, 창작과비평사, 1998

  뭐랄까, 옛날에 시를 쓰던 사람들의 시를 보면 언어에 묘한 색깔이 있다. 언어가 지닌 이미지를 크게 손상하지 않고 그 안에 자신의 세계를 겸손하게 담으려는 그런 몸짓 같은 것이 느껴진다. 이미지를 마구 부려서 자신의 의도를 전달하는 것으로 몰아가는 요즘 시인들한테서는 볼 수 없는 그런 것이다.

  이 시집의 앞부분에서는 그런 느낌이 물씬 풍긴다. 아마도 그것은 시를 통해서 추구하는 정신의 세계가 그 당시에 보여주고자 했던 어떤 집단 주술성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조선시대의 백자 항아리에서 느끼는 그런 고졸한 맛이다. 시집의 뒷부분에서는 나이든 자의 달관이 나타나고 있는데, 대체로 평이한 편이다. 군더더기를 좀 줄였으면 하는 기대가 있는데, 그게 작품의 수준을 크게 좌우할 것 같지는 않다. 한자는 정말 한자처럼 쓰이고 있으나, 대부분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4337. 2. 5.]

 

407□풀밭의 담론□박진형, 만인시인선 4, 만인사, 2001

  의미가 이미지를 따라가면서 무리하지 않고 제 색깔을 내도록 하는 수법이 굉장히 난숙하고 냉정하고 정확하다. 뜻을 뜻으로 말하지 않고 이미지로 담아서 읽는 사람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도록 하는 방법을 아는 시인이다. 이것은 쉽게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절제력과 통제력을 갖추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법인데, 거기까지 도달했다. 다만 이미지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주제가 때로 모호해지는 수가 있어 그것이 흠이다. 더구나 절 쪽으로 뻗은 상상력은 쓸데없이 시를 어렵게 한다. 한자는 역시 문제이다.★★☆☆☆[4337. 2. 6.]

 

408□지금 어디 계십니까□백주은, 민음의 시 93, 민음사, 1999

  어디에도 담기지 않으려는 말랑한 생각이 힘있고 재치 있다. 좌충우돌 뻗어 가는 발상이 재미있다. 특히 시에 이야기의 구도가 많이 들어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이것은 장점이기보다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시에도 이야기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 전개수법이 소설과 좀 다르다. 그 특징을 아직 소화하지 못한 흔적이 시집의 앞부분에서 많이 드러난다. 시가 지닌 순발력과 순간의 집중력, 그리고 돌파력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한자는 불필요한 도구이다.★★☆☆☆[4337. 2. 6.]

 

409□노을의 집□배문성, 민음의 시 107, 민음사, 2002

  특별한 장치를 거치지 않고 시가 될 만한 것을 직접 드러내서 시를 쓸 줄 아는, 보기 드문 재주를 가진 시인이다. 이럴 경우 감정이 절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장난으로 그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랑에 관한 감정이 절절하게 잘 살아있어, 아마도 사랑시집으로 팔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외로움과 따스함이 적절히 공존하는 것이 심금을 울린다. 중간의 길다란 시들은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다. 자신의 바깥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4337. 2. 6.]

 

410□두 눈 뒤집힌 사랑□안덕상, 작은 시선 16, 인화, 2002

  ‘연’ 연작은 빼어난 작품이다. 생각이 연이 지닌 속성의 깊은 곳까지 깊이 짚어 들어가서 남들이 찾아내기 어려운 부분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작품 때문에 다른 작품들이 죽는다. 대체로 작품들 간의 수준 차이가 많이 나고, 이미지들이 단순히 다른 것으로 대치되는 선에서 시들이 마무리되고 있다. 좀 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도록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관계를 설정하고 그 사이의 영역을 매끄럽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4337.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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