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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김경석
2015년 03월 13일 22시 20분  조회:4954  추천:1  작성자: 죽림


김경석 담시집 “백일홍” 출간

 

 


김경석 담시집 “백일홍”이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되였다.


담시는 일정한 설화적 슈제트를 가진 자유로운 서정서사시, 이야기시를 가리켜 말한다. 담시는 13세기 북부프랑스에서 산생되여 로마제국에서도 창작되였으며 14세기에는 영국의 민간에서 보급, 북부유럽에서도 씌여졌으며 19세기에는 로씨야에 대두되였다.

 

중국조선족의 담시창작은 조선시문학과 그를 통한 쏘련시문학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수 있다. 50년대로부터 온양되면서 서사적요소를 도입한 시들이 담시형태의 양상을 보이기 시작, 60년대로부터 담시라는 이름으로 창작의 열조를 보이다가 60년대 중기 정세의 변화와 더불어 자취를 감추었다.

 

시인은 시집의 머리에서 “50년대에 접촉하여 60년대에 쓰기 시작, 시문학 쟝르의 다양화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절감하여 다시 붓을 들게 되였다. 담시에 대한 리론적연구와 창작이 아직 잠잠하지만 시령역의 확대, 쟝르의 다양화와 더불어 활기로운 국면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문단에서 흔치않은 쟝르의 담시집 출간의 의취를 밝혔다.

 

담시집 “백일홍”은 60년대로부터 근년에 이르기 까지 시인이 가담가담 써온 담시 31수를 추려 “봄날의 영광”, “화목한 세상”, “혈전의 년대”, “항쟁의 불길”, “신비한 전설”등 5부로 분절하여 묶고있다.


김경석시인은 1937년 연길시 의란진에서 출생, 연변대를 졸업한후 장기간 신문활동에 종사했다. 현재 길림성조선문신문간행물 심사열독원으로 있다.

 

 

저서로는 시집 “파란 수건”, 동요동시집 “빨간 리봉” 시조집 “할미꽃”, 리론저서 “민족신문학론”, 기자문선 “사랑의 표징” 그밖에 “고향산 기슭에서” 등 가곡작품 수십수가 있다. 전국, 성, 자치주 상 10여차를 수상했다.

 

 


김혁 기자


"종합신문"/08/7.14

 

 
장편서사시집 불사조” 출간
 

 
 
장편서사시가 잊혀지고 지어 소외되고있던 시단에서 항일투쟁을 소재로한 장편서사시 “불사조”가  출간되여 화제다.
김경석시인의 장편서사시집 “불사조”가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되였다.
 
장편서사시”불사조”의 소재는 대학시절 항일투사들의 혁명회상기 수집, 정리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있던 1950년대 후반기에 발굴, 1979년에 탈고한 뒤 다음해 문예총서 “아리랑”창간호에 부분적내용을 발표했으며 그후 여러차례의  수정작업을 거쳐 드디여 출간되게 되였다.
서사시는 20세기 30년대 장백산지대에서 펼쳐졌던 가렬처절한 항일유격투쟁을 력사적배경으로 항일투사들의 혁명적영웅주의정신, 락관주의정신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인생관, 가치관을 예술적으로 구현하고있다.
 
시인은 머리말에 “12.5”계획의 첫해이자 공산당 창건 90돐, 신해혁명 100돐을 맞는 특별한 해에 “불사조”가 태여나서 감개무량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김경석시인은 1937년 연길시 의란진에서 출생, 연변대를 졸업한후 장기간 신문활동에 종사했다.
저서로는 시집 “파란 수건”, 동요동시집 “빨간 리봉” 시조집 “할미꽃”, 리론저서 “민족신문학론”, 기자문선 “사랑의 표징” 그밖에 “고향산 기슭에서” 등 가곡작품 수십수가 있다. 전국, 성, 자치주 상 10여차를 수상했다.
 
김혁 기자
 
종합신문” 2011 6 20
 
 

 

김경석시인이 있어 우리는 빈곤하지 않다
        조 회:23        글크기:       시간:2011年07月11日   

바위틈에 우뚝 솟은 청송, 산비탈엔 진달래 만발하고 아아한 창공엔 수리개 날아옌다. 김경석시인이 최근 출간한 장편서사시《불사조》는 책표지에서 풍기는 포스부터 남다르다. 그리고 간만에 마주하는 서사체의 시는 자유로운듯 틀에 째워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그 흐름을 끊을수가 없다. 한 혁명투사의 굴곡적인 스토리가 작품 전반에 강렬하게 휘몰아치기때문이다. 

 

      불굴의 투사는 죽지 않는다

《불사조》는 20세기 30년대 후반기 장백산지대의 항일전쟁을 력사적배경으로 조선족혁명투사를 형상화한것이다. 중화민족의 생사존망을 다투는 긴요한 관두에 침략과 반침략, 혁명과 반혁명, 정의와 불의간의 모순투쟁을 한 측면으로 반영함으로써 공산당의 령도하에 진행된 항일유격전쟁, 반제민족해방투쟁의 형세를 펼쳐보이고있다.

주인공 리철수는 고아로서 어려서부터 머슴살이의 서러운 삶을 살았다. 천대받던 신세의 그는 불공정한 인간관계에 대한 불만과 압제자에 대한 반항심을 품고 자유를 찾아 탈출하며 곧이어 밀영의 유격전사로, 공산당원으로 거듭난다.

불행히도 그는 밝은 새날을 기다려내지 못하고 일제침략자들에 의해 생매장을 당한다. 

구뎅이 메워지는 흙속에서/ 불쑥 주먹이 솟는다!/… / 오 철권, 불멸의 철권이여!/ 밀림의 항일용사들 영웅과 더불어/ 철권을 휘두르며 원쑤와 싸우리라/ 끝까지 싸워서 승리하리라!”

그는 희생됐지만 죽지 않았다. 생사의 관두에 굴함없이 위국충절을 지키며 몸은 비록 죽었지만 불굴의 정신만은 영원히 남아 후세사람들에게 전해지고있다. 그래서 김경석선생은 그의 이름을 “불사조”라 달았다. 

 

     철권(铁拳)이 탄생하기까지

장편서사시 《불사조》의 소재는 김경석선생이 대학시절 항일투사들의 혁명회상기 수집, 정리 작업이 한창 활발히 진행되고있던 1950년대 후반기에 발굴한것이다. 그 시기 김경석선생은 취재를 통해 수많은 항일투사들의 이야기를 접하지만 그중에서도 머리에 관통상을 입은 한 투사가 생매장당하면서도 흙속에서 주먹을 불쑥 내밀어, 불멸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는 사적에 큰 감동을 받게 된다. 

이를 작품화하기 위해 김경석선생은 다시한번 취재길에 나섰고 당시의 상황을 아는 마을로인들을 찾아서 구구절절 귀를 기울이며 자료를 수집했다. 그 과정에 마을의 허름한 창고에서 모기에게 장밤 물어뜯기기도 하고 끼니를 에때울데가 없어 몇끼를 굶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랭수 한모금 마신것이 탈이 나 위생소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렇게 어려운 조건을 극복해가며 항일투사들의 사적을 수집, 드디여 “철수”라는 개성이 강하고 전형적인 항일투사의 캐릭터가 탄생했고 작품구상이 무르익어갔다. 

여러가지 원인으로 작품창작의 진전이 굼뜨던중 1970년대말 문예의 새봄을 맞으면서 김경석선생은 동력을 얻고 미구에 작품을 완성했다. 탈고된 이 작품은 1980년 10월 북경민족출판사에서 출판하는 문예총서 《아리랑》  창간호에 부분적인 내용이 발취되기도 했었다.

품은 발표된후 원로작가 리욱선생을 비롯한 시단, 문단의 인사들한테서 긍정과 축하를 받았다. 김경석선생은 이를 고무격려로 간주하고 그후 많은 시간을 들여 다섯차례나 대수정작업을 벌렸으며 “철권”은 드디여 당창건 90돐과 신해혁명 100돐 기념일에 즈음하여 “불사조”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고고성을 울리게 되였다.

       무엇으로도 따질수 없는 문학적가치

불사조》는 김경석선생이 퇴직후 출간한 15번째 책이다. 그의 작품집들을 살펴보면 쟝르가 다양한것이 특점이다. 시집, 동요동시집, 가사집, 대중가요집, 리론저서, 신문언론집, 번역저서 등 외에도 우리가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담시집, 시조집, 장편서사시 등이 눈에 띈다.

시는 시대를 떠나서 존재하기 어렵다. 하지만 김경석시인이 창작노트에 적었듯이 본 민족 시가의 우수한 전통을 부정하는 허무주의에 얽매인다면 민족시가의 번영기를 맞이하기란 어려울것이다. 

재 우리 주변에서 장편서사시거나 담시, 시조 등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같이 안타까운 시점에 고맙게도 김경석선생이 장편서사시 한권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잊혀질법한 시의 쟝르를 다시한번 각인시켜주고 그 맥을 이어나가기 위한 책임감을 안고 써낸 이 책은 돈이나 그 무엇으로도 따질수 없는 문학적가치를 품고있는것이다. 

 어느 하나도 버릴것이 없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학재부, 그러나 점차 메말라가는 그 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묵묵히 필을 놀리는 김경석선생이 드팀없이 서있어서 우리는 전혀 빈곤하지 않다.

 

리련화기자

래원:연변일보



 

               

                    1950년대 시조창작의 발단 

                        -차녕호의 시조 “길”에 대하여 

 

                                                                                                               김경석

 

   20세기 50년대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우리 연변의조선족시단은 당의 “백화만발 백가쟁명’문예방침의 인도밑에 서정시, 번역시, 서정서사시, 가사, 번역가사, 구전민요, 신민가 등 다양한 쟝르들로 시의 화원을 이루기 시작하였다. 시인들은 력사적사명감을 지니고 시대와 보조를 함께 하면서 사회주의 건설의 들끓는 현실생활을 반영하는 문학작품을 적지 않게 창작하였다. 서정시를 쓰지 않으면 신민가를 썼고 민족문화유산인 구전민요들을 발굴, 수집, 정리하지 않으면 신민가를 써서 신문간행물에 발표하였다. 이런 시기에 남달리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형시인 시조를 창작하여 시의 화원에 이채를 돋구어준 시인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차녕호씨이다. 

    연변대학 어문학부 조문전업에서 재학중이던 그는 1957년 6월15일부 《연변일보》의 《꽃동산》문예부간에 시조 “길”을, 10월22일에는 시조 “철벽”을 련속 발표하였다. 그가운데서도 시조 “길”은 내용으로나 형식으로 보아도 그의 대표작이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고 보아진다. 

 

               가오던 옛길이라 수이 간다 장담 말라

               진펄엔 논길 나고 들판마다 새길이니 

               가는 길 안단 말 말고 물어 가야 하리라 

 

    이것이 시조 “길”이 전문이다. 그 내용을 풀이해보면 이러하다. 즉 예전부터 늘 가고 오던 길이라고 해서 쉽게 갈수 있다고만 자신있게 말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진창벌이 논이 되여 논길이 새로 나고 길이라곤 볼수 없던 들판에도 새 길들이 뻗었기에 쉬이 갈수 없게 되였기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약 안다는 말을 했다간 제 갈길을 찾지 못할수 있으니 물어서 갈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실로 시조의 풍미가 짙은 정형시이요 3장6구로 시대의 변혁을 구가한 평시조이다. 

    우선 이 시조는 50년대 후반기 발전하는 사회주의 건설의 현실을 예술적으로 진실하게 반영하고있다.

    1957년은 우리 나라 제1차 5개년계획의 마지막해로서 1953년부터 시작된 국민경제계획은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었다. 5년간 전국적 고정자산투자는 도합 611,6억원 완성하였고 국민수입은 년평균 8.9% 장성되였으며 인민생활수준은 년평균 4.2% 제고되었다. 우리 나라 농촌은 초급사로부터 고급사로 이행발전하였고 농민들의 생활수준도 날로 향상되고 농촌의 옛모습은 점차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다. 연변의 농촌도 례외가 아니였다. 작자는 바로 이런 변혁의 현실을 시조에 형상화하여 반영하고있다. 

 

    다음으로 이 시조는 기, 승, 전, 결의 구성과 대비적수법 및 조리있는 언어구사로 주제를 체현하고있다. 기구(起句)인 초장에서 옛길을 제시한후 승구(乘句) 및 전구(转句)엔 종장에서 진펄의 논길, 들판의 새길을 제시해 뚜렸한 대비를 아루게 함으로써 예전과 다른 변혁의 오늘을 강조하면서 사회주의건설의 발전추세를 형상화하엿으며 결구(结句)인 종장에서 가고 오며 익숙했던 길이 변하고 없던 길이 생겼으니 안다는 말 대신 걸음마다 물어가야 한다는 생활의 리치, 말하자면 변혁의 형실에 직면한 인간의 내재적자세를 제시하고있다. 독자들은 이 결구에서 “아는 길도 물어가라’는 속담을 련상하게 될것이며 나아가서 한 나라, 한 민족, 한 사람의 나아가는 길도 주관적판단보다 객관적법칙에 맞게 택해야 목적을 이룰수 있다는 철리를 감득하게 될것이다.

 

    다음으로 이 시조는 형식면에서 고시조의 음절작시법에 좇아 구성함으로써 예스러운 풍미와 현대적미감을 다분히 체현하고있다. 이 시조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초장 “3•4/4•4” 

          중장 “3•4/4•4” 

          종장 “3•5/4•3” 

 

    보는바와 같이 초장 첫구는 “3•4”조로 시작했고 초장 두번째 구와 중장 두번째 구에서는 모두 “3•4”조 형태의 앞 3음절에 한음절씩 더 첨가하여 “4•4”조로 구사학있으며 시조구성의 핵을 이루는 종장은 제대로 “3•5/4•3”조를 지킴으로써 시조의 예스러운 풍미와 현대적인 미감을 다분히 느끼게 하고있다.       오늘 우리의 독자들이 추구하는 시조란 조상들이 물려준 민족의 문학형식에 발전하는 오늘의 시대적내용을 생동한 형상으로 삼고 예스러우면서도 현대적미감이 나며 생활의 교훈과 힘을 주는 정형시이다. 이 면에서 시조 “길”은 비교적 성공한 작품이라 할수 있다. 따라서 시조 “길”은 50년대의 시단에 시조라는 쟝르가 창작의 맹아상태에 있을 때 남먼저 선을 보임으로써 시단과 광범한 독자들의 주의력을 환기시키고 시조창작의 발단으로 되여 이후의 시조창작에 촉매역활을 놀았다고 보아진다. 시의 화원에 시조문학의 아릿다운 꽃을 피우려는 이들에게 시조 “길”은 의연히 리로운 계시를 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05년7월 1일

 

 

      출처: 김경석 저 《문학창작과 표현수법》

 







 

 

                                 시조 초장 첫구의 가변성

                               -14~15세기 시조에 대한 고찰 

 

                                                                                                    김경석 

 

     15세기 이전 고려시대의 시조 14수와 15세기 조선 건국초기의 시조 33수 도합 47수를 읊고 고시조(평시조)의 3장6구 구성법에 좇아 첫구를 고찰해본 결과 우선 다음과 같은 부류의 수자를 발견하게 되였다. 

    1, “3•4”조로 된 첫구 24수 

    2, “3•5”조로 된 첫구 14수 

    3 , “3•6”조로 된 첫구1수 

   도합 39수 시조의 초장 첫구가 3음절로부터 시작하였는바 이런 시조가 47수가운데의 83%로서 다수를 차지하였다.

    다음으로 초장첫구의 전통적구성법 “3.4”조를 파격한 시조도 있었다. 

    1, “2•4”조로 된 첫구 5수 

    2 ,“2•5”조로 된 첫구 1수 

    3, “4•4”조로 된 첫구 1수 

    4, ‘4•5”조로 된 첫구 1수 

    도합 8수 시조의 초장 첫구가 2음절 아니면 4음절로 시작하였는바 이런 시조가 47수 가운대의 17%로서 적은 수자를 차지하였다. 

    상술한 분석과 수자적대비로부터 아래와 같은 긍정적판단을 도출해낼수 있다. 

    첫째, 시조 초장 “3•4/3•4”의 구성법에 준한 첫구 “3•4”조는 우리 시조의 작시법에서 기본으로 된다.     둘째, 시조 초장 첫구 “3•4”조는 부득이한 경우 음절의 증감형태를 나타낼수 있다. 

    

    시조 초장 첫구의 가변성이란 바로 상대적으로 고정적인 “3•4”조를 파격하여 음절떼의 앞뒤에 음절수를 증가 혹은 감소시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가변성은 “부득이한 경우”라는 전제조건이 지어져있음을 잊지말아야할것이다. 

    아래에 시조 초장 첫구의 가변성에 대하여 진일보 고찰해 보기로 한다. 

 

     1, 초장 첫구의 음절감소현상 

 

     첫구의 음절감소현상이란 “3•4”조가 “2•4”조 혹은 “2•5”조로 앞의 한음절이 축소된 상황을 말한다. 여기서 “2•5”조는 축소와 증가 현상을 동시에 나타내고있다.

 

    (1)”술을 취케 먹고/오다가 공산에 지니”

    이것은 조준(赵浚 ?-1405년)의 시조 초장이다. 해설하면 “술을 취하게 마시고 돌아오다가 빈 산에 쓰러져 잠드니”라는 뜻이다. 초장 첫구가 “2•4”조로 된것은 첫구절인 “술을”을 한음절 명사”술”에 한음절 토 “을”을 결합시켰기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조에서는 “2•4”조가 부득이한 경우라고 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술”을 “소주”, “청주”, “곡주” 등 2음절 명사로 대체해도 그 뜻을 전달함에 손색이 가지 않을뿐더러 “3•4”조의 기본구성법을 지킬수 있기때문이다. 

 

  ﹝2﹞”내해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이것은”변계량(卞季良,1369-1430년)의 시조 초장이다.”그 뜻인즉 “나에게 좋다고 하도 남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말며”라는것이다. 옛사람들의 언어행위에서 “나해”는 “나에게”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초장 첫구는 “2•4”조로 되었지만 기실은 “3•4”조나 다름없다. 이 시조 초장 역시 “부득이한 경우”와는 련관되지 않는다. 

 

    (3)“초산﹙楚山﹚우난 호﹙虎﹚와 패택﹙沛泽)에 잠긴 룡﹙龙﹚이”

   이것은 리지란﹙李芝兰,1332-1402년﹚의 시조 초장이다. 그 뜻을 풀이하면 “초산 호”는 초패왕 항우(项羽)를 가리키고 “패택에 잠긴 룡”은 한(漢)나라 고조(高祖)인 류방(刘邦)을 가르킨다. 이 시조는 중국력사에서 제재를 빌어 진(秦)을 추격하는 초(楚)의 항우와 한(漢)의 류방의 기세를 반영한것으로서 명사 “초산”에 여격토 “에”를 가첨하여 “초산에 우는 호와”라고 해도 뜻을 나타냄에 아무런 손색도 없거니와 초장 첫구 “2•4”조도 자연스레 “3•4”조로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이 시조 초장도 “2•4”조로 시작하게 된 부득이한 조건이 지어지지 않는다. 

 

    ﹙4﹚“암반(岩畔)) 설중고죽(雪中孤竹)) 반갑도 반가왜라” 

    이것은 서견﹙徐甄﹚의 시조 초장이다. 여기서 “암반”은 바위옆, 바위가의 뜻이고 “설중고죽”은 눈속에 외로이 서있는 대나무를 가르킨다. 말하자면 “바위옆 쌓인 눈속에 외로이 서있는 대나무 반갑기도 반갑구나”라는 뜻이다. 이런 내용을 한자 그대로 섞어 “암반옆 설중고죽 반갑도 반가왜라”라고 써도 그 뜻 전달에 손색이 없거니와 초장의 원 “2•4”조를 “3•4”조로 구성되게 할수 있는것이다. 그러므로 한자를 ?다고 해도 쓰는 작자에 따라 “2•4”조 또는 “3•4”조로 얼마든지 할수 있음을 보아내기 어렵지 않다. 이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정을 운운하기 어렵다. 

 

    ﹙5﹚”객산문경﹙客散门扃﹚하고 풍미월락﹙风微月落﹚할제” 

    이것은 하위지(何伟地, ?-1456년)의 시조 초장이다. 여기서 “객산문경”은 손님이 흩어져 간뒤 문을 닫는다는 뜻이다. 한자”경(扃)은 빗장 경, 닫을 경이라고 일컫는다. 한자로 쓴 탓에 초장 첫구가 “2•4”조 형태로 되였지만 만약 조선말로 풀이해 다듬어 “손님들 떠나가고 미풍에 달이 질제”라고 쓴다면 “문을 닫고”라는 말을 생략했을뿐 전달하려는 기본뜻은 변함없다. 따라서 초장 첫구가 “3•4”조로 될수도 있다. 하지만 작자가 한자사용을 고집하고 생략도 원치 않는다면 그냥 “2•4”조로 될수 밖에 없으며 지어는 “손님 가자 문을 닫고”라고 “4•4”조로 변할수 밖에 없다. 

 

    ﹙6﹚”금생려수(金生丽水﹚)라 한들 물마다 금이 나며” 

    이것은 박팽년(朴彭年, 1417-1456년)의 시조 초장이다. 여기서 “금생려수()란 금은 려수에서 난다는 뜻이고 려수는 중국에 있는 강을 말한다. 이 한자 네 글자는 《천자문》에도 있는바 한자 그대로 따왔기에 초장 첫구가 “2•5”로 되었다. 하지만 이것을 조선말로 표현한다면 “려수에 금이 난들 물마다 금이 나며”로 쓸수 있을것이다. 그러면 “2•5”조가 자연히 “3•4”조로 변해지게 될것이다. 

    이상에서 보는바와 같이 한자의 구성사용이나 한음절 명사에 한음절 토가 결합된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 초장 첫구는 음절감소현상을 보이게 되며 언어구사의 령활성 여하에 따라 기본음절구성법에 준할 여지도 없지 않다는 점을 알수 있다. 

 

    2, 초장 첫구의 음절증가현상 

 

   첫구의 음절증가현상이란 “3•4”조가 “4•4”조 혹은 “4•5”조로 앞에 한음절씩 증가된 상황을 말한다. 여기서 “4•5”조만은 음절떼의 앞뒤에 각각 한음절씩 더 증가되였다. 

 

   ﹙1﹚”장백산에 기를 꽂고 두만강에 말을 씻겨” 

    이것은 김종서(金宗瑞, 1390-1453년)의 시조 초장이다. “장백산”은 3음절로 구성된 고유명사인데 격토 “-에”가 붙어 4음절로 되였다. 이런 경우에는 부득이 “4•4”조로 시작하지 않을수 없다. 하지만 3음절 고유명사라고 해도 토가 붙지 않는 경우 이를테면 “장백산 깊은 숲에…”라고 할 때엔 의연히 “3•4”조로 서두를 뗄수 있다. 

 

    ﹙2﹚“록의상제(绿耳霜啼)) 살지게 먹여 샘물에 씻겨 타고” 

    이것은 최영(崔莹, 1316-1388년)의 시조 초장이다. 여기서 “록이”는 한자로 “绿耳“ 혹은 “绿駬”라고 표기하였는데 천리마, 준마를 말하고 “상제(霜啼)”는 날랜 말발굽이라는 뜻인데 “천리마”혹은 “준마”를 대체해 쓰고 또 “먹여”를 생략하여 “준마를 살찌워서 샘물에 씻겨 타고”라고 한다면 원뜻을 전달함에 손색이 없을뿐만아니라 한어성구로 하여 “4•5”조로 되던 초장 첫구를 “3•4”조로 할수 있다. 

    이상에서 보는바와 같이 초장 첫구의 음절증가현상은 한자어사용, 한어성구의 리용 및 3음절 명사에 격토가 붙는 경우에 산생되고있다. 

 

    시조 초장 첫구의 음절수 증감현상고찰로부터 다음과 같이 귀납해 말할수 있다. 

    첫째, 시조 초장 첫구의 가변성은 기본적구성요소인 “3•4”조의 음절떼에서 음절수의 증감에 따라 변형되는 현상이다. 

    둘째, 시조 초장 첫구의 가변성은 한음절 명사에 한음절 토가 붙거나 한어성구의 앞음절떼가 2음절로 놓일 때 음절감소현상으로 표현되고 3음절 이상의 명사, 고유명사에 한음절 토가 붙거나 4음절 한어성구를 사용하게 될 때 앞음절떼가 4음절 이상의 음절증가현상으로 표현된다. 

   셋째, 시조 초장 첫구의 가변성도 “3•4”조의 기본음절작시법과 시조의 풍미 구현을 전제로 하여야 하며 변형을 위한 변형이 되여서는 안된다. 

    문학은 언어의 예술이며 시인은 언어의 탁마사이다.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형시인 시조 및 그 작자도 레외일수 없다. 고려, 조선조 시기의 17%를 점한 시조처럼 초장 첫구의 가변성에 좇아 시조를 쓸수 있지만 그것이 기본적인 작시법이 아니였음을 감안하고 부득이한 경우외에는 될수록 기본음절수에 맞춰 써야 한다. 특성이 있는 시조가 현대 단시거나 “4•4”조의 민요로 변태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풍부한 우리 말 보물고에서 예스러우면서도 현대적미감에 맞는 문학어를 골라 진정한 우리 민족의 정형시(시조)를 쓰기에 힘써야 한다는 점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2005년 6월25일 

 

     출처: 김경석 저 《문학창작과 표현수법》

 

 

 

[

               

                    1950년대 시조창작의 발단 

                        -차녕호의 시조 “길”에 대하여 

 

                                                                                                               김경석

 

   20세기 50년대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우리 연변의조선족시단은 당의 “백화만발 백가쟁명’문예방침의 인도밑에 서정시, 번역시, 서정서사시, 가사, 번역가사, 구전민요, 신민가 등 다양한 쟝르들로 시의 화원을 이루기 시작하였다. 시인들은 력사적사명감을 지니고 시대와 보조를 함께 하면서 사회주의 건설의 들끓는 현실생활을 반영하는 문학작품을 적지 않게 창작하였다. 서정시를 쓰지 않으면 신민가를 썼고 민족문화유산인 구전민요들을 발굴, 수집, 정리하지 않으면 신민가를 써서 신문간행물에 발표하였다. 이런 시기에 남달리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형시인 시조를 창작하여 시의 화원에 이채를 돋구어준 시인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차녕호씨이다. 

    연변대학 어문학부 조문전업에서 재학중이던 그는 1957년 6월15일부 《연변일보》의 《꽃동산》문예부간에 시조 “길”을, 10월22일에는 시조 “철벽”을 련속 발표하였다. 그가운데서도 시조 “길”은 내용으로나 형식으로 보아도 그의 대표작이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고 보아진다. 

 

               가오던 옛길이라 수이 간다 장담 말라

               진펄엔 논길 나고 들판마다 새길이니 

               가는 길 안단 말 말고 물어 가야 하리라 

 

    이것이 시조 “길”이 전문이다. 그 내용을 풀이해보면 이러하다. 즉 예전부터 늘 가고 오던 길이라고 해서 쉽게 갈수 있다고만 자신있게 말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진창벌이 논이 되여 논길이 새로 나고 길이라곤 볼수 없던 들판에도 새 길들이 뻗었기에 쉬이 갈수 없게 되였기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약 안다는 말을 했다간 제 갈길을 찾지 못할수 있으니 물어서 갈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실로 시조의 풍미가 짙은 정형시이요 3장6구로 시대의 변혁을 구가한 평시조이다. 

    우선 이 시조는 50년대 후반기 발전하는 사회주의 건설의 현실을 예술적으로 진실하게 반영하고있다.

    1957년은 우리 나라 제1차 5개년계획의 마지막해로서 1953년부터 시작된 국민경제계획은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었다. 5년간 전국적 고정자산투자는 도합 611,6억원 완성하였고 국민수입은 년평균 8.9% 장성되였으며 인민생활수준은 년평균 4.2% 제고되었다. 우리 나라 농촌은 초급사로부터 고급사로 이행발전하였고 농민들의 생활수준도 날로 향상되고 농촌의 옛모습은 점차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다. 연변의 농촌도 례외가 아니였다. 작자는 바로 이런 변혁의 현실을 시조에 형상화하여 반영하고있다. 

 

    다음으로 이 시조는 기, 승, 전, 결의 구성과 대비적수법 및 조리있는 언어구사로 주제를 체현하고있다. 기구(起句)인 초장에서 옛길을 제시한후 승구(乘句) 및 전구(转句)엔 종장에서 진펄의 논길, 들판의 새길을 제시해 뚜렸한 대비를 아루게 함으로써 예전과 다른 변혁의 오늘을 강조하면서 사회주의건설의 발전추세를 형상화하엿으며 결구(结句)인 종장에서 가고 오며 익숙했던 길이 변하고 없던 길이 생겼으니 안다는 말 대신 걸음마다 물어가야 한다는 생활의 리치, 말하자면 변혁의 형실에 직면한 인간의 내재적자세를 제시하고있다. 독자들은 이 결구에서 “아는 길도 물어가라’는 속담을 련상하게 될것이며 나아가서 한 나라, 한 민족, 한 사람의 나아가는 길도 주관적판단보다 객관적법칙에 맞게 택해야 목적을 이룰수 있다는 철리를 감득하게 될것이다.

 

    다음으로 이 시조는 형식면에서 고시조의 음절작시법에 좇아 구성함으로써 예스러운 풍미와 현대적미감을 다분히 체현하고있다. 이 시조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초장 “3•4/4•4” 

          중장 “3•4/4•4” 

          종장 “3•5/4•3” 

 

    보는바와 같이 초장 첫구는 “3•4”조로 시작했고 초장 두번째 구와 중장 두번째 구에서는 모두 “3•4”조 형태의 앞 3음절에 한음절씩 더 첨가하여 “4•4”조로 구사학있으며 시조구성의 핵을 이루는 종장은 제대로 “3•5/4•3”조를 지킴으로써 시조의 예스러운 풍미와 현대적인 미감을 다분히 느끼게 하고있다.       오늘 우리의 독자들이 추구하는 시조란 조상들이 물려준 민족의 문학형식에 발전하는 오늘의 시대적내용을 생동한 형상으로 삼고 예스러우면서도 현대적미감이 나며 생활의 교훈과 힘을 주는 정형시이다. 이 면에서 시조 “길”은 비교적 성공한 작품이라 할수 있다. 따라서 시조 “길”은 50년대의 시단에 시조라는 쟝르가 창작의 맹아상태에 있을 때 남먼저 선을 보임으로써 시단과 광범한 독자들의 주의력을 환기시키고 시조창작의 발단으로 되여 이후의 시조창작에 촉매역활을 놀았다고 보아진다. 시의 화원에 시조문학의 아릿다운 꽃을 피우려는 이들에게 시조 “길”은 의연히 리로운 계시를 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05년7월 1일

 

 

      출처: 김경석 저 《문학창작과 표현수법》

 



출처] 김경석 담시집 “백일홍” 출간|작성자 김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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