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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뤼아르 1895~1952
초현실주의 시인으로서, 또한 열렬한 저항시인으로 비교적 다양한 문학적 생애를 보낸 엘뤼아르는
1936년 스페인 내란 이후 뒤늦게 정치적 움직임에 참여하기 시작하였고, 전쟁 중 항독운동에 가담 하였다.
하지만 다른 참여시인들 보다는 훨씬 너그럽고 온건하여, 순수한 시인으로서의 기질과 천분을 가졌고
스페인 내란 이후 매우 전투적인 시를 쓰기 시작하였으나, 어딘가 체념의 여지가 깃들여 있고, 초현실주의의 흔적이 남아있다.
주요작품: 고뇌의 수도(Capitale de Douleur)1926, 직접적인 인생(La Vie Immediate)1932, 시와 진실(La Poesie et la verite)1942 등
경쾌한 노래
나는 앞을 바라보았네 군중 속에서 그대를 보았고
밀밭 사이에서 그대를 보았고 나무 밑에서 그대를 보았네.
내 모든 여정의 끝에서 내 모든 고통의 밑바닥에서
물과 불에서 나와 내 모든 웃음소리가 굽이치는 곳에서
여름과 겨울에 그대를 보았고 내 집에서 그대를 보았고
내 두 팔 사이에서 그대를 보았고 내 꿈속에서 그대를 보았네.
나 이제 그대를 떠나지 않으리.
한 순간의 거울
그것은 빛을 분산시키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외모와는 다른 섬세한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방심할 여유를 앗아가버린다. 그것은 돌처럼 단단하다,
형태가 없는 돌, 움직임이 있고 시각이 있는 돌처럼,
그리고 그것의 섬광은 그 어떤 갑옷이나 그 어떤 가면도 일그러질 만큼 찬란하다.
손에 잡혀 있었던 그것은 손과 동화되기를 거부하고, 이해되었던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새는 바람과 뒤섞이고, 하늘은 진리와
사람은 현실과 뒤섞인다.
자유
국민학교 시절 노트 위에 나의 책상과 나무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내가 읽은 모든 페이지 위에 모든 백지 위에
돌과 피와 종이와 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황금빛 조상 위에 병사들의 총칼 위에
제왕들의 왕관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밀림과 사막 위에 새 둥우리 위에 금작화 나무 위에
내 어린 시절 메아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밤의 경이로움 위에 일상의 흰 빵 위에
결합된 계절 위에 나는 어늬 이름을 쓴다
누더기가 된 하늘의 옷자락 위에 태양이 곰팡 슬은 연못 위에
달빛이 싱싱한 호수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들판 위에 지평선 위에 새들의 날개 위에
그리고 그늘진 방앗간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새벽의 입김 위에 바다 위에 배 위에
미친 듯한 산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구름의 거품 위에 폭풍의 땀방울 위에
굵고 무미한 빗방울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반짝이는 모든 것 위에 여러 빛깔의 종들 위에
구체적인 진실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깨어난 오솔길 위에 뻗어나간 큰 길 위에
넘치는 광장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불켜진 램프 위에 불꺼진 램프 위에
모여 있는 내 가족들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둘로 쪼갠 과일 위에 거울과 내 방 위에
빈 조개껍질 내 침대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게걸스럽고 귀여운 우리 집 강아지 위에 그 곤두선 양쪽 귀 위에
그 뒤뚱거리는 발걸음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내 문의 발판 위에 낯익은 물건 위에
축복받은 불의 흐름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화합한 모든 육체 위에 내 친구들의 이마 위에
건네는 모든 손길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놀라운 소식이 담긴 창가에 긴장된 입술 위에
침묵을 넘어선 곳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파괴된 내 안식처 위에 무너진 내 등댓불 위에
내 권태의 벽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욕망없는 부재 위에 벌거벗은 고독 위에
죽음의 계단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되찾은 건강 위에 사라진 위험 위에
회상없는 희망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그 한마디 말의 힘으로 나는 내 삶을 다시 시작한다.
나는 태어났다 너를 알기 위해서 너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서
자유여.
그리고 미소를
밤은 결코 완전한 것이 아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주장하기 때문에
슬픔의 끝에는 언제나 열려 있는 창이 있고
불켜진 창이 있다.
언제나 꿈은 깨어나듯이 충족시켜야 할 욕망과 채워야 할 배고픔이 있고
관대한 마음과 내미는 손 열려 있는 손이 있고
주의 깊은 눈이 있고
함께 나누어야 할 삶 삶이 있다.
나이는 없이
숲속을 향하여 우리는 가까이 간다
아침의 거리를 지나서폴 엘뤼아르, 안개의 계단을 올라보라
우리가 가까이 가면
대지의 가슴은 파르르 떨고 여전히 다시 태어나는 하루
하늘은 넓어지리라 잠은 폐허 속에서
휴식과 피로와 체념의 두터운 어둠 속에서 산다는 일은
얼마나 견딜 수 없는 일이었을까 대지는 싱싱한 육체의 모습을 회복하고
바람은 가라앉아 우리의 눈 속에 태양과 어둠은
변함없이 흐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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