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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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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인 - 프레베르
2015년 03월 21일 21시 47분  조회:3052  추천:0  작성자: 죽림

http://www.lovethepoem.com/poets/jacques-pr-vert/

프레베르

1900~1977

 

뇌이쉬르센 출생. 파리에서 자랐으며, 1930년까지는  초현실주의 작가 그룹에 속하는 시인으로서 활약하였는데,1925~29년에 초현실주의 작가 로베르 데스노스, 이브  탕기, 루이 아라공, 앙드레 브르통 등과  활동을 같이  하  면서 오랜 전통의 구전시를 초현실주의 풍의 '노래시'라  는 형식으로 만들어서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그 관심을 영화로 돌려 《악마는 밤에 온다》 《말  석 관람객들》 등의 명작 시나리오를 썼다. 초기의 시에는 쉬르레알리슴의 흔적이 엿보이는데, 샹송풍의 후기 작  품에서는 무엇보다도 우열(愚劣)과 불안의 시대에 대항  하는 통렬한 풍자와 소박한 인간애가 평이하고 친근감 있는 그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파롤 Paroles》  (1948) 《스펙터클》  (1951)  등은 그와 같은 제2차 세계  대전 후의 대표작이다. J.  코스마가 작곡한 샹송 《낙  엽》의 작사자  이기도 하다.

 

주요저서:《파롤 Paroles》《스펙터클》

 

 

 

고 엽

 

 

기억하라, 함께 지낸 행복스런 나날들을.

 

그때 태양은 훨씬 더 뜨거웠고

 

인생은 훨씬 더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나는 그 나날들을 잊을 수 없어서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모든 추억도 또 모든 뉘우침도 함께...

 

북풍은 그 모든 것을 싣고 가느니

 

망각의 춥고 추운 밤 저편으로

 

나는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없었지.

 

네가 불러 준 그 노랫소리

 

그건 우리 마음 그대로의 노래였고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고

 

우리 둘은 언제나 함께 살았었다.

 

하지만 인생은 남 몰래 소리도 없이

 

사랑하는 이들을 갈라 놓는다.

 

그리고 헤어지는 연인들의

 

모래에 남긴 발자취를 물결이 지운다.

 

 

성냥개비 사랑 - 밤의 파리

 

                 

고요한 어둠이 깔리는 시간

성냥개비 세 개에

 

하나씩 하나씩

불을 붙인다

 

 

첫째 개피는 너의 얼굴을 보려고

둘째 개피는 너의 두 눈을 보려고

 

마지막 개피는 너의 입을 보려고

 

그리고 송두리째 어둠은

너를 내 품에 안고 그 모두를 기억하려고.

 

 

 

내 사랑 그대를 위해

 

                   

 

새 시장에 갔었지

그리고 새를 샀지

 

내 사랑

그대를 위해

 

 

꽃 시장에 갔었지

그리고 꽃을 샀지

 

내 사랑

그대를 위해

 

 

철물 시장에 갔었지

그리고 쇠사슬을 샀지

 

무거운 쇠사슬을

내 사랑

그대를 위해

 

 

그 다음엔 노예 시장에 갔었지

그리고 널 찾아 다녔지

 

하지만 나는 너를 찾지 못했네

내 사랑이여.

 

 

 

자유 지역

 

                 

군모를 새장에 벗어 담고

새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외출했더니

 

그래 이젠 경례도 안 하긴가? 하고

지휘관이 물었다.

 

아뇨

경례는 이제 안 합니다 하고

새가 대답했다.

 

아 그래요?

미안합니다 경례를 하는 건 줄 알았는데.

하고 지휘관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누구나 잘못 생각할 수도 있는 법이지

요 하고

새가 말했다.

 

 

 

열등생

 

           

그는 머리로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가슴으로는 그렇다고 말한다.

 

그는 그가 사랑하는 것에게는 그렇다고 하고

그는 선생에게는 아니라고 한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고

선생이 질문을 한다

 

별의별 질문을 한다

문득 그는 폭소를 터뜨린다

 

그는 모두를 지워 버린다

 

숫자도 단어도

날짜도 이름도

문장도 함정도

 

교사의 위협에도 아랑곳없이

우등생 아이들의 야유도 모른다는 듯

 

모든 색깔의 분필을 들고

 

불행의 흑판에

행복의 얼굴을 그린다.

 

 

 

 

낙엽

 

                    

기억하라

우리 행복했던 꿈 같은 시절을

 

그때 태양은 더 뜨거웠고

우리의 인생은 아름답기 그지없었지. 

 

                    

낙엽은 삽 속에 쓸려 담겨지는데

나는 조금도 잊지 않았지

 

낙엽은 삽 속에 쓸려 담겨지는데

추억도 후회도 쓸려 담겨지는데

 

북풍은 그 모든 것을 망각의 싸늘한 어둠속으로

싣고 가 버리는데

 

나는 조금도 잊을 수 없었지

네가 나에게 불러주던 그 노래를

 

 

그것은 우리 마음을 닮은 어떤 노래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지

 

우리는 둘이서 함께 살았지

나를 사랑하던 너와 너를 사랑하던 나는

 

그러나 인생은 어느새 소리도 없이

사랑하던 사람들을

 

갈라놓아 버리고 헤어진 연인들의 그 발자국을

물결은 모래 위에서마저 지워버리네.

 

 

낙엽은 삽 속에 쓸려 담겨지는데

추억도 후회도 쓸려 담겨지는데

 

그러나 말 없고 변함 없는 내 사랑만은

언제나 웃으며 삶에 감사하네

 

내 그대를 얼마나 사랑했던가

그대는 너무나 아름다웠지

내 어찌 그대를 잊으리

 

그때 태양은 더 뜨거웠고

우리의 인생은 아름답기 그지없었지

 

그대는 나의 가장 정다운 친구였네

그러나 후회해 무엇하리

 

그대가 내게 불러주던 그 노래를

나 언제나 듣고 있으리니

 

 

그것은 우리 마음을 닮은 어떤 노래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지

 

우리는 둘이서 함께 살았지

나를 사랑하던 너와 너를 사랑하던 나는

 

그러나 인생은 어느새 소리도 없이

사랑하던 사람들을

갈라놓아 버리고

 

헤어진 사람들의 그 발자국을

물결은 모래 위에서마저 지워 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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