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3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29
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민들레> 시모음
2015년 04월 12일 21시 58분  조회:4552  추천:1  작성자: 죽림

 

<민들레 시 모음> 김재진의 '너 닮은 꽃 민들레' 외

+ 너 닮은 꽃 민들레

돌 틈에 피어 있는
너 닮은 꽃 민들레
시멘트 담 사이로 고개 내민
훤하고 착한 얼굴
작지만 약하지 않은
네 웃는 모습 보며 나는
네 노란 웃음 보며 나는
네게 가 안기고 싶다.
힘들어도 표 내지 않는, 
밟혀도 꺾이지 않는,
네 얼굴 보며 나는
한 아름 하늘을 안고 싶다
(김재진·시인, 1955-)


+ 민들레

민들레가 핀다
아이들이 부는 팽팽한 풍선처럼
마음 졸이던 그런 봄날에
눈물 같은 풀꽃 데리고
소리, 소문 없이 그렇게 온다
아무도 보아주는 이 없어도
고샅길을 지나
우리네 뒤뜰까지 왔다가
그렇게 간다
우리네 그리움도 
거두어간다.
(하청호·시인, 1943-)


+ 민들레 꽃

시골집 안마당이나
장독대 옆
아니면 야산 중턱에
아무렇게나
예쁘지도 않으면서
평화롭게 피어 있는 
민들레꽃처럼
한세상 소리 없이 피었다가
조용히 잎 떨구고
가진 것은 모두
허무로 날려보내고
다시금 피어 나는 
영혼의 꽃
무채색 하얀 솜털
눈부시게 반짝이며
당신이 부르시면
신부처럼 
하이얀 꽃으로
당신에게 날아가리라.
(김소엽·시인, 1944-)


+ 민들레 꽃대궁은 왜 속이 비었는가 

민들레꽃 지켜보았네
수정이 끝나면
꽃대궁 더 높이 자라네
바람에 잘 흔들리려고
꽃대궁 얇아지네
살 수만 있다면
먼 곳까지 씨앗 날려주려는
여린 마음의 탄력
멀리 강화도까지 날아 온 꽃씨가 되어
민들레꽃 민들레꽃 지켜보았네
(함민복·시인, 1962-)


+ 민들레  

먼 산엔 아직 바람이 찬데 
가느다란 햇살이 비치는 
시멘트 층계 사이에 
노란 꽃이 피었다. 
나는 배고픈 것도 잊어버리고 
잠시 황홀한 생각에 잠긴다. 
무슨 모진 그리움들이 이렇게 
고운 꽃이 되는 것일까. 
모진 세월 다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살아온 나를 
이렇듯 정신없이 붙들고 있는 것일까. 
작은 꽃 이파리 하나로도, 문득 
세상은 이렇게 환한데 
나는 무엇을 좇아 늘 몸이 아픈가 
황홀한 슬픔으로 넋을 잃고 
이렇듯 햇빛 맑은 날 
나는 잠시 네 곁에서 아득하구나. 
(최동현·시인)


+ 사랑한다는 것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안도현·시인, 1961-)


+ 남풍南風

하이얀 민들레가 하늘하늘 피어난
오월 들녘을 거니는데
"아, 하이얀 민들레가 피었네!" 하고
오월 들녘을 거니는데

남녘 그 어느 외진 산모퉁이 
이름 없는 무덤에서
초연히 일어났을 법한 
남풍 한줄기

하이얀 민들레 꽃 이파리
흔들어, 흔들어, 오네

사랑을 위해
한번, 무덤에 묻혀본 적 있느냐고
(정세훈·시인, 1955-)


+ 민들레 

이제 몇 장 남지 않은 내 인생의 백지 위에 
어느 사형수의 마지막 진술 같은 
착한 시 몇 줄 쓰고 싶네 

흙먼지 풀풀 나는 길섶에 
가난하게 자리 비비고 
기침 콜록이며 한세월 살았어도 
밟히고 밟힌 꽃대궁 힘겹게 일으켜 세워선 
어느 날 아침 노랗디노란 꽃 한 송이 피워 
그 누가 보든 말든 
민들레라 이름지어놓고 홀씨나 되어 
바람 좋은 날 있으면 그냥 서운할 것도 없이 
이 세상 홀홀이 떠나면 그만이듯 

버리고 버린 나날 끝에 
그런 시 몇 줄 쓰고 싶네 
(이인해·시인)


+ 민들레의 영토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로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 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원색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이해인·수녀, 1945-) 





<민들레 시 모음> 

== 민들레 꽃씨들은 어디로==   

그날 
당신이 높은 산을 
오르던 도중 
후, 하고 바람에 날려보낸 
민들레 꽃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하릴없이
무너지는 내 마음이
파, 하고 바람에 날려보낸
그 많은 
민들레 꽃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곽재구·시인, 1954-)


== 서울 민들레==  

보도블럭 틈새에 
노랗게, 목숨 걸었다 
코흘리개 아이들 등교길 따라가다 
봄 햇살 등에 업고 장난치며 
놀다가, 길을 놓쳤다 
꿀꺽-- 서산으로 넘어가는 
봄.


(김옥진·시인, 1962-)


== 민들레의 연가== 

은밀히 감겨 간 생각의 실타래를 
밖으로 풀어내긴 어쩐지 허전해서 
날마다 봄 하늘에 시를 쓰는 민들레 

앉은뱅이 몸으로는 갈 길이 멀어 
하얗게 머리 풀고 얇은 씨를 날리면 
춤추는 나비들도 길 비켜 가네. 

꽃씨만한 행복을 이마에 얹고 
해에게 준 마음 후회 없어라. 
혼자서 생각하다 혼자서 별을 헤다 
땅에서 하늘에서 다시 피는 민들레


(이해인·수녀, 1945-) 


== 꽃의 자존심 ==

뭉쳐놓은 듯 버려놓은 듯 땅에 바짝 엎드려
꽃자루 없이 앉은 앉은뱅이 꽃 피우는 노랑 민들레

흔해서 보이지 않고 흔해서 짓밟히는 꽃이 제 씨앗
은빛으로 둥글게 빚는 바로 그 순간

하늘로 꽃대 단숨에 쑥쑥 밀어 올리는 꽃의 마지막
자존심이 있다


(정일근·시인, 1958-)


== 민들레==

민들레꽃 진 자리
환한 행성 하나가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가벼운 홀씨들이
햇빛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정거장도
아닌 곳에
머물러 있는 행성 하나

마음의 끝에는
돌아오지 않을
행성 하나 있어

뿔뿔이 흩어질
홀씨들의
여려터진 마음이 있어

민들레는 높이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윤학·시인, 1965-)


== 민들레==

풀씨로 흩날려 
산천을 떠돌다 
못 다한 넋이 되어 
길가에 내려앉다 

곧은 심지를 땅 속에 드리우고 
초록이 어두워 대낮에도 노랗게 불 밝히며 
겸손되이 자세 낮춘 
앉은뱅이 꽃이여! 

불면 퍼지는 하이얀 씨등 
바람결에 흩날려도 
머무는 곳 가리지 않는 
떠도는 넋이여, 
끝없는 여정이여! 

뜯겨도, 짓밟혀도 
하얀 피로 항거하며 
문드러진 몸을 털고 
다시금 고개 드는 끈질긴 생명


(손정호·시인)


== 신기한 노랑 민들레 하나== 
  
3월 14일
따뜻한 오후
2004년

신기하다 
노랑 민들레 하나

잎은 바짝 땅에 붙고
꽃대도 없는
노랑 민들레 하나

자갈 깔린 마당
돌 사이에 피어난
노랑 민들레 하나

놀랍다는 느낌이
가슴에서 배로
스쳐 간다

정말 처음이야
저 노랑 민들레는
정말 신기해


(김항식·시인, 1925년 만주 흑룡강성 출생)


== 민들레꽃 연가==
   
한적한 논둑 길
이름 없는 들풀 속에 자라나서
어느 봄날 
노란 꽃잎 곱게 펼쳐
미소를 보낼 때
그때도 당신이 모른 척하시면

그리움으로 맺힌
씨앗 하나하나에
은빛 날개를 달아서
그대 창에 날려보내노니
어느 것은 바람에 방향을 잃고
어느 것은 봄비에 쓸려가기도 하겠지만

간절한 그리움의 씨앗 하나
그대 창에 닿거든
무심히 버려둬서 
척박한 돌 틈에 자라게 하지 말고
그대 품 같은 따스한
햇살 잘 드는 뜨락에 심어서
이듬해 봄 화사하게 피어나면
내 행복의 미소인냥 아소서 

(이임영·시인)


== 나는 민들레를 좋아합니다 ==

꽃집에는
민들레꽃이 없습니다.

그것은
팔 수 있는 꽃이 
아닌가 봅니다.

마치
우리가
사랑과 다정함
우정과 소중한 사람을
살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야생으로 자라나
한적하게 꽃을 피우고
마침내
자신을 향해
허리를 굽힐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나는 당신에게
민들레꽃 하나를
꺾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꽃이 몹시 원망스런 눈빛으로 
나를 보았습니다.

나는
무언가 다른 것이 없는지
두리번거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안드레아 슈바르트·독일)


== 앉은뱅이 부처꽃== 

천지 사방에다 무허가 판잣집을 지은 그는 
이름 없는 목수였다 
갈 봄 여름 없이 
연장통을 옆에 끼고 
삼천대천세계를 정처 없이 떠돌았다 
깎아지른 벼랑 위에 암자를 지었고 
지붕 위로 날려온 흙 위에도 초가를 지었다 
눕는 곳이 집이었고 
멈추는 곳이 절이었다 
몇 달 전부터 요사채 말석에 
가부좌를 틀고 웅크리고 앉아 
문득 한 소식을 얻었는지 
노오란 안테나를 하늘로 띄우며 
꽃씨 몇 개 날리며 천리 길을 떠나는 그는 
제 앞으로 등기한 집 한 채 없이도 
바닥에서 자유롭게 살았다 
오늘은 민들레꽃이 세운 집 한 채를 보았다.


(고영섭·시인, 1963-)


== 작은 잎사귀들이 세상을 펼치고 있다==

시멘트 블록과 블록 사이 가느다란 틈 사이
돋아있는 민들레 잎사귀들이 작은 실톱 같다
이제 막 시멘트 블록을 힘들게 톱질하고 나온 듯하다 
무엇이 저렇듯 비좁은 공간을 굳이
떠밀고 나오게 했을까
저 여리고 푸른 톱날들을 하나도 부러뜨리지 않고 
시멘트 블록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있다
이제 꽃대를 올리면 금빛 꿈의 꽃망울이 허공에 반짝
피어나겠지
시멘트 불록과 불록 사이 가느다란 틈 사이
작은 민들레 한 포기 푸르게 펼쳐놓은 세상을 본다
저 푸른 세상 속 그 무엇이 이렇듯 나를 잡아끌고 있는 것일까 
아니 나는 짐짓 끌려가 또 한 세상 깜빡 빠져드는 것일까
시멘트 블록과 블록 사이 가느다란 틈 사이
실톱 같은 작은 잎사귀들이 푸르게 세상을 펼치고 있다 

(이나명·시인, 강원도 원주 출생)


== 민들레 압정== 

아침에 길을 나서다 걸음을 멈췄습니다 민들레가 자진自盡해 있었습니다 
지난봄부터 눈인사를 주고받던 것이었는데 오늘 아침, 꽃대 끝이 허전했습니다
꽃을 날려보낸 꽃대가, 깃발 없는 깃대처럼 허전해 보이지 않는 까닭은
아직도 초록으로 남아 있는 잎사귀와 땅을 움켜쥐고 있는 뿌리 때문일 것입니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다 멈춘 민들레 잎사귀들은 기진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낸 자세입니다 
첫아이를 순산한 젊은 어미의 자세가 저렇지 않을는지요
지난봄부터 민들레가 집중한 것은 오직 가벼움이었습니다 꽃대 위에 노란 꽃을
힘껏 밀어 올린 다음, 여름 내내 꽃 안에 있는 물기를 없애왔습니다 물기가 남아
있는 한 홀씨는 바람에게 들켜 바람의 갈피에 올라탈 수가 없습니다 바람에 
불려가는 홀씨는 물기의 끝, 무게의 끝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잘 말라 있는 이별, 그리하여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결별,
민들레와 민들레꽃은 저렇게 헤어집니다
이별은 어느 날 문득 찾아오지 않습니다 만나는 순간, 이별도 함께 
시작됩니다 민들레는 꽃대를 밀어 올리며 지극한 헤어짐을 준비합니다
홀씨들을 다 날려보낸 민들레가 압정처럼 땅에 박혀 있습니다.


(이문재·시인, 1959-)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243 중국조선족시인 정몽호 篇 2024-08-29 0 809
2242 중국조선족시인 황장석 篇 2024-08-29 0 772
2241 중국조선족시인 김태갑 篇 2024-08-29 0 757
2240 중국조선족시인 김동호 篇 2024-08-29 0 584
2239 중국조선족시인 홍군식 篇 2024-08-29 0 581
2238 중국조선족시인 김춘산 篇 2024-08-29 0 581
2237 중국조선족시인 전광훈 篇 2024-08-29 0 814
2236 중국조선족시인 김진룡 篇 2024-08-29 0 769
2235 중국조선족시인 허룡구 篇 2024-08-29 0 705
2234 중국조선족시인 전춘매 篇 2024-08-29 0 705
2233 중국조선족시인 박설매 篇 2024-08-29 0 712
2232 중국조선족시인 박화 篇 2024-08-29 0 544
2231 중국조선족시인 설인 篇 2024-08-29 0 588
2230 중국조선족시인 리욱 篇 2024-08-29 0 516
2229 중국조선족시인 한영남 篇 2024-08-29 0 520
2228 중국조선족시인 심명주 篇 2024-08-29 0 659
2227 중국조선족시인 전병칠 篇 2024-08-29 0 637
2226 중국조선족시인 박문파 篇 2024-08-29 0 738
2225 중국조선족시인 김인덕 篇 2024-08-29 0 655
2224 중국조선족시인 송미자 篇 2024-08-29 0 685
2223 중국조선족시인 리순옥 篇 2024-08-29 0 572
2222 중국조선족시인 리춘렬 篇 2024-08-29 0 679
2221 중국조선족시인 김현순 篇 2024-08-29 0 788
2220 중국조선족시인 리임원 篇 2024-08-29 0 445
2219 중국조선족시인 리성비 篇 2024-08-29 0 669
2218 중국조선족시인 주성화 篇 2024-08-29 0 638
2217 중국조선족시인 주룡 篇 2024-08-29 0 610
2216 중국조선족시인 전경업 篇 2024-08-29 0 610
2215 중국조선족시인 리상학 篇 2024-08-29 0 637
2214 중국조선족시인 리호원 篇 2024-08-29 0 741
2213 중국조선족시인 허흥식 篇 2024-08-29 0 648
2212 중국조선족시인 김문회 篇 2024-08-29 0 790
2211 중국조선족시인 리근영 篇 2024-08-29 0 567
2210 중국조선족시인 현규동 篇 2024-08-29 0 641
2209 중국조선족시인 김준 篇 2024-08-29 0 546
2208 중국조선족시인 김영능 篇 2024-08-29 0 694
2207 중국조선족시인 김동진 篇 2024-08-29 0 689
2206 중국조선족시인 김응준 篇 2024-08-29 0 617
2205 중국조선족 우화시인 허두남 篇 2024-08-29 0 849
2204 중국조선족시인 박문희 篇 2024-08-29 0 843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