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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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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룡관 동시론 3
2015년 05월 20일 23시 51분  조회:4407  추천:0  작성자: 죽림
한국명동시 감상시리즈 2
11
 
   얘, 어떤 시를 보면 너무도 묘해서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너무너무아름다워서. 피ㅡ어디 그런 시가 있니? 있다. 바로 김사림시인님이 쓴 시가 그래. [꽃비]라는 제목으로 썼는데 제목부터가 너무너무 아름다운 언어지 뭐야. 세상에 비라는 말과 꽃이라는 말은 있지만 꽃비라는 말은 없단말이다. 꽃비라는 말은 김사림시인님이 만들어낸것이 틀림 없어. 꽃이 너무너무 많이 피니까 그것을 꽃비로 표현한거지 뭐야! 언어를 새로 조합한것이 돋보인단  말이다. 시인이 시를 쓰면서 새로운 언어를 만든다는것은 이러한 언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겠니. 꽃과 비는 서로  전혀 다른 뜻을 나타내는 언어이지만 하나로 묶어놓으니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
   그래 언어라는것은 워낙 어떠한것을 나타내는 표징이야. 고대로부터 흘러내려온표징인데 우리는 지금 그 표징들을 쓰고있잖아. 너나 나의 이름도 그렇지. 우리가 금방태여났을 때 네이름 순희를 해옥이라고 지었더라면 너는 지금 순희인것이 아니라 해옥일거야. 옛날에 제일 처음 지금의 아빠를 엄마라고 부르고 엄마를 아빠라고 불렀더라면 우리는 엄마와 아빠를 바꾸어서 부를거야. 그래도  아무런 불편함도 없을거야. 그러니까사회가 발전하고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새로운 말이 생길뿐만 아니라 언어와 언어를 새로 조합하여 [꽃비]처럼 고운 언어들을 많이 만들어낼수록 좋단 말이다. 아야, 말이 너무 빗나가재. 이만큼하고 김사림시인님이 쓴 [꽃비]의 원문을 보자.
 
    꽃비
       김사림
 
 먼산에
꽃비
비그르르 돌아
 
마을에
내려서
살구꽃 된다
 
살구꽃 환한 마을을
비그르르 돌아
 
뜨락에
내려서
나비가 된다.
 
   요렇게 깜직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울수가 없어. 언어가 물 흐르듯 조르르 흘러내려가재. 그것도 말짱 비단처럼 부드러운 언어가. 토라는게 ㄴ,ㄹ,ㅊ 세개가 있는데 [ㅊ]는꽃이라는 명사에 붙은것이여서 할수 없지만 나머지 둘은 모두 유향자음이여서 기막히게부드럽고 친절하단말이다. 첫두련을 먼저 보자. 첫두련은 한가지 내용을 표현하고 있어.
 
먼 산에
꽃비
비그르르 돌아
 
마을에 
내려서
살구꽃 된다
 
  봄이면 산에 하얀꽃, 빨간꽃, 노란꽃 벼라별 새갈의 꽃들이 가득 피는거야. 산은 꽃이불을 포옥 쓰고 있는거 아니겠니. 그런 오색찬란한 꽃들이 비그르르 돌면서 마을로 내려와 살구꽃이 된다하니 현실인게 아니라 아름답고 황홀한 동화세계지 뭐야. 그 꽃들이또 어쩌지? 삼련과 사련을 보면 알아.
 
살구꽃 환한 마을을
비그르르 돌아
 
뜨락에 
내려서
나비가 된다
 
    꽃비는 살구꽃을 마을에 가득 피워놓고 환한 마을을 비그르르 돌고 돈 다음 뜨락에 내려서 나비가 된다는거야.  이것도 동화지뭐야. 동화래도 이렇게 아름다울수가없어. [비그르르 돌아]를 발음할때 입안에서 사탕알이 사르르 녹는 같지 뭐야. 나비란뭐겠니? 꽃잎이 떨어진거지. 꽃잎의 짝이 나비인거야. 꽃잎이 다 떨어져 나비가 되면 살구나무에 애기살구들이 가득 열리지. 얼마나 평화롭고 아늑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니! 한번 이런 마을에서 살아보고싶잖니?
 
                                 12
 
  봄이요, 꽃이요 하는 봄에 대한 시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번을 강에 대한 시를 보자.강이란 어떤거니? 봄이면 얼음을 깨고 나와 마가을까지 흘러가는 놀이터야. 낮이면 해랑구름이랑 와서 놀고 밤이면 달이랑 별이랑 와서 놀고. 어디 그뿐이야. 산도 제얼굴이 어떤가 비춰보고 새도 날아지나며 제모습이 어떤가 비춰보재. 물속에는 여러가지 고기들이자유로이 헤염치고 가재랑 물벌거지랑 벌벌 기여다니재. 산에서 노루가 내려와 물을 마시며 빙그레 웃고 우리들은 물장구치며 목욕하재. 이 세상 모든 사물이 물을 떠나면 살수 없는거야. 물은 모든 사물을 낳고 키우는 어머닌거야.
   이런 물이 흐르는 강을 어떻게 쓰면 재미있을가? 강현호시인님이 해답을 주고있는거야.어떻게? 보면 알거야.
 
    강물
     강현호
 
작은 고기들이
떼를 지어
강물의 겨드랑이를 간지르고 있다.
 
강물은
온 몸을 뒤척이며
깔깔거리고 있다.
 
이따금씩 입술사이로
은이발이 몇 개
반짝이고있다.
 
   이렇게 모두 세개련이야. 리건호시인님이 [봄]을 쓸 때 제비를 가지고 쓰던것처럼강현호시인님도 강을 쓰면서 물고기를 쓰고있지 뭐야. 그러니까 제목이 크더라도 그 제목에 포함되는 내용을 다 쓰는것이 아니라 자신있게 표현할수있는 한두가지 사실만 잘쓰면 되는거야. 우리 함께 기억하자.
 
작은 물고기들
떼를 지어
강물의 겨들랑이를 간지르고 있다
 
   첫련이야. 히히 고기들이 물에서 헤염치는걸 [강물의 겨드랑이를 간지르고있다]고? 매짜다! 땡땡 여물었지뭐야. 강물엔 겨드랑이라는것이 없지만 강물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겨드랑이가 있을게 아니야.  고기들이 몸을 흔들거리며 올라가고 내려오면서 헤염치니까 겨드랑이를 간지른다는것이 자연스럽재. 겨드랑이를 간지르니까 어찌겠니? 웃지. 그럼  강물이 어떻게 웃는가 보자. 그건 2련에 썼거던.
 
강물은
온 몸을 뒤척이며
깔깔거리고 있다
 
   이 2련이 강물이 웃는 모습이야. 그저 웃는것이 아니라 [온 몸을 뒤척이며/깔깔거리고] 웃는거야. 강물은 흐를 때 모든 물이 다 흐르는거야. 한방울도 정지상태에 있는건없거든. 정말 온 몸으로 흐른단말야. 흐르느라면 몸을 마악 뒤번지게 되는거야. 흐르면서 소리를 내지 쐇솨ㅡ하고. 그것을 의인화해서 [깔깔]했지 뭐야. 강물이 대단히 간지러웠던 모양이야.
 
이따금씩 입술사이로
은이발도 몇 개
반짝인다
 
   이것이 마지막 3련이야. 강물의 웃는 모습을 한번 더 자세하게 보여주는것으로 시를 마치고있어. 은이발도 몇 개  반짝인다 했어. [은이발]이란게 뭐지? 그렇지. 물이흐르면 물결이 일고 물결이 일면 하얗게 물이 부서지게 마련이지. 그 하얗게 부서지는짝을 찾은것이 [은이발]이야. 강물이 흐를 때 온 강물이 단김에 물결이 부서지는것이 아니라 드문드문 부서지거든. 그래서 [은이발이 몇개/반짝인다]고 한것이 아니겠니! 사람도 웃으면 이발이 보이니까 그렇게 한거지뭐야. 강현호 시인님은 강물을 쓰면서 강물이어떻게 웃는가 하는 한가지를 표현하였고 리건호 시인님이 <<봄>>을 쓸 때도 바줄에 앉은 제비만 썼어. 한 사물에서의 어느 한 측면을 틀어쥐고 잘 쓰는 것이 동시를 잘 쓰는비결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해봐야겠어.
 
                                     13
 
  우리가 봄철의 동시를 어떻게 쓰는가를 보는 사이에 어느새 여름이 왔구나. 이제부터 그럼 여름에 대한 시들을 어떻게 썼는가 보자.
   여름은 모든것이 무성하게 자라는 계절이야. 나무도 풀도 물도 곡식도,,,뭐나 다왕성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계절이야. 시를 쓸것도 엄청나게 많은 계절이야. 먼저 리국재시인님이 쓴 [여름산]부터 보자.
 
  여름산
     리국재
 
여름산은 
아직
덜익은
풋풋한 과일이다
 
한줄기 
소나기 쏟아질 때마다
조금씩 익어가고
조금씩 커가고
 
얼마만큼 익었는지
한번쯤
두들겨 보고싶다
쪼개여 보고싶다
   
   어때?, 참 멋있지. 시인의 상상이 대단하지 뭐야. 일련에서 여름산의 짝을 [아직/덜익은/풋풋한 과일]이랬단말이다. 산을 어떻게 상상하면 [풋풋한 과일]이 되는거야?정말 미치겠다  급해할것 없어. 벌판에 산이 하나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멀리서 보면평평한 곳에 둥그런것이 아니겠니. 우리가 여름에 수박밭에 가보자. 큼직한 수박이 달려있는것도 평평한 곳에 둥그런게 아니겠니. 둘이 다 둥그런것이니까 산을 수박이라고 할수있고 수박을 산이라고 할수있는거야. 수박이 과일에 속하니까 산도 과일이라고 해서안될거 없단말이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모양으로 짝을 찾은거야. 문학적 언어로 말하면 이러한것을 모양으로 시적상관물을 설정하였다고 하는거야. 또 산을 과일로 변형시켰다는거야.  왜 이제야 말하느냐고? 이런 말은 리해하기 바쁘니까 짝이라고 한거지. 모양으로 짝을 찾는다하면 얼마나 알기 쉽니? 기억하자 꼭 알았지. 히히ㅡ알았다!!
 
한줄기
소나기 
쏟아질 때마다
조금씩 익어가고
조금씩 커가고
 
 두번째 련이다. 여기서는 과일이 소나기를 맞으며 익어가고 커간다고 하재. 수박이랑여름에 커가고 익어가는데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재. 그러서 소나기 올 때마다 조금씩익기도 하고 크기도 한다는거야. 세번째련을 보자.
 
얼마만큼 익었는지
한번쯤
두들겨 보고싶다
쪼개여 보고싶다
 
   이 마지막련에서 과일이 익었는가 두드려보고 쪼개여 보고싶다고 하였어. 어째 요런 표현을 썼느냐고? 그래 고것이 문제지. 수박이나 참외밭에 가면 사람들은 수박이나참외가 익었는가를 판정할 때 보통 참외나 수박을 두드려 보지 뭐야. 두드려 봐서 맑고쟁쟁한 소리가 나면 익은거고 무겁고 둔중한 소리가 나면 그건 익지 않은 생거야. 산을과일이라고 하였으니까 익었는가를 알기위하여 두드려본다는거지 뭐야. 그러나 수박같은것이 확실이 익었는가를 판정하는데는 속을 보아야 하는거야. 여름에 수박장사군들이 수박을 팔 때 수박을 칼로 쪼개여서 손님들한테 빨간 속을 보이는건 자기 수박이 잘 익었다는것을 증명하는것이 아니겠니. 그래서 시인도 과일을[쪼개여 보고싶다]고 한거야. 그럼 과일을 수박이라고 할거지. 그래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그렇다는건 수박이라고하면 확실히 더 좋은것은 맞아. 아니라는건 과일상점에는 남방에서 나는 야자랑도 있을거야. 아마 야자랑도 익었는가를 판정할 때 두드려보는지 몰라.  전면성을 기하기 위해그랬는지 몰라. 과일이라는건 류개념이여서 뻥뻥하재. 수박은 종개념이여서 인차 영상이떠오르지 뭐야. 시를 쓸 때면 종개념에 속하는 언어를 쓰는것이 제일이야.
  
                                14
   
  얘, 시를 쓸 때 뭐가 제일 중요한건지 아니? 히히, 그걸 누가 모르게, 시적발견이지. 맞다.시적발견이란게 뭔지 아니? 같은 제목이라도 남보다 따게, 새롭게 쓰는게지.맞다. 남보다 따게 새롭게 쓰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아니? 그야 남들이 못쓴것을 쓰면 되지. 맞다. 남들이 못쓴것을 쓰자면 어떤 방법으로 하지? 얘, 네가 날 심문하니? 글쎄 맞춰봐. 새로운 짝을 찾는거야. 맞다. 남들이 한번도 찾아내지 못한 새로운 짝을 찾아쓰는 시가 좋은 시고 그런 시인이 훌륭한 시인일거야. 시를 많이 쓰는게 시인인것이아니라 새로운 시를 쓰는게 시인이야.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정말 새로운 시를 쓴다는건 쉬운일이 아니야. 그런 시를 봤니? 봤다. 누구걸? 문삼석시인님걸. 제목이 뭐야? [이슬].
 
밝음을
토해내는
밝은

 
맑음을
토해내는
맑은
눈.
   
  요리 짧은거. 응, 짧아. 짧은게 시가 안되는것이 아니라 길어도 시적발견이 없거나짝이 없는게 시가 안되는거야. 이슬에 대해서 많은 시인들이 시를 썼지만 눈이라고 한시인은 없었어. 모두가 구슬이요 보석이요 진주요 하고 썼지만 눈이라고 한 시인은 없었지 뭐야. 문삼석시인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이슬을 눈이라고 했을가? 두가지 원인이 있어. 한가지는 이슬이 눈처럼 밝기때문이고 다른 한가지는 이슬이 티 하나 없이 눈처럼맑기때문이야. 또 한가지 중요한 원인이 있어. 눈도 모양이 동그랗고 이슬도 모양이 동그랗기 때문이야. 이 시는 문삼석시인님이 모양으로 짝을 찾은 시야.
  문삼석시인님은 모양으로 짝을 찾는 능수야. 전문적으로 코풀레기 애들을 대상한 시를 쓰기를 즐기면서 모양으로 짝을 찾는데는 이골이 튼 시인이거든. 원숭이라는 시 한수를 더 보자.
 
 원숭이
 
원숭이는 
날 때부터
할아버지래
주름살 
오글오글 
할아버지래
 
  원숭이는 새끼원숭이래도 이마에 주름살이 쪼글쪼글해. 우리 할아버지들도 늙으면이마에 주름살이 쪼글쪼글해. 문삼석시인님은 주름살이 쪼글쪼글한것이 같은것을 보아내시고 원숭이의 시적짝을 할아버지를 찾은거지 뭐야. 어때, 근사하니?
  모양으로 짝을 찾는다? 전번에 말할 땐 좀 알빤하던게 인제 똑똑히 알려. 참 묘하구나! 세상 사물이 모양이 얼마나 많니? 생김새가 모두 다르거던. 우리들이 사는 집만 봐도 여러가지가 아니고 뭐야. 우리 친구들도 그렇지. 얼핏 보면 비슷한것 같지만 따지고보면 백이면 백이 다 다른거야. 같은 사물도 이렇게 다른데 다른 사물사이이야 더 이를데 있니? 그래 세상 사물의 모양이 각각이여서 세상이 아름다운거야. 모양이 다 같으면얼마나 따분하겠니.
  시를 쓸 때 짝을 찾는것도 딱 같은것으로 찾으려하면 안돼. 모양이 비슷하면 되는거야. 그렇잖구. 어디에 백프로 같은게 있니? 아무데 다르나 조금씩 다르게 마련이지.
  리건호시인님이 쓴 [봄]에서 제비를 [음표]라 한것도, 리국재시인님이 쓴 [여름산]을 과일이라 한것도, 문삼석시인님이 [이슬]을 눈이라 한것도 [원숭이]를 [할아버지]라한것도 모두 모양을 보고 짝을 찾은거야. 그러니까 널반대기에다 못을 딱 박아놓는것처럼 기억해.  알겠니?
 
                                 15
 
여름이 오면 나무랑 풀이랑 무성하게 자라고 시내물도 강물도 모두 자라지 뭐야. 시골애들이 학교를 다닐 때 뚝뚝 뛰여넘던 개울물도 비가 자주 오는바람에 뛰여넘을수 없게 됐지 뭐야. 그래서 어느 마음이 고운 애가 신을 벗고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리고 개울물에뛰여들어 돌다리를 놓았지 뭐야. 그런 돌다리 몇 개를 보고 시를 쓴 시인이 있어. 함께볼가?
 
 징검다리 
리석장
 
개울물 오선지에
그려진 
하나, 둘, 셋, 넷...
음표들
 
잠자리가 앉아서
무슨 음표일가
고개만 갸웃하다
그냥가고 
 
앞산 소나무들이
들어보란 듯
몸까지 흔들며
솔솔솔
 
일곱 살 순이가
음표 하나씩 밟으며
도레미파...
팔짝팔짝 건너오며
도시라솔...
 
순이 친구 삽살이
따라부른다고 
캉캉캉캉
  
얘, 동시란게 정말 재밋지. 읽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 1련부터 볼가.
 
개울물 오선지에
그려진 
하나, 둘, 셋, 넷...
음표들
 
    1련에서 리석장 시인님은 개울물에 놓여진 징검다리의 짝을 찾고 있지 뭐야. 개울물을 오선지라고 돌다리는 개울물에 그려진 음표라고 했지 뭐야. 비슷하재. 첫련에서징검다리를 음표라고 하면서 이제부터 음표를 표현한다는 것을 알려 준거야.
아래의 련들은 음표에 대한 부동한 사물들의 반응을 표현한거야. 처음에는 잠자리가 앉아서 무슨 음표인가 머리를 갸웃거리다가 숑 날아간 것을 쓰고 , 두 번째는 앞산소나무들이 제가 안다로 몸까지 흔들며 솔솔솔솔 한다고 썼지 뭐야. 기실 소나무도 잠자리처럼모르는거야. 시인이 바람이 불면 소나무가 흔들리는소리가  음표의 음 쏘처럼 소리난다고 생각되여 솔솔솔이라고  표현한거야. 세 번째는 순이가 징검다리를 팔짝팔짝 건너갔다 건너왔다 하는 것을 음표를 하나씩 밟으며 도레 미파 하고 시창을 부른다고 썼지 뭐야. 네 번째는 삽살이가 순이를 따라서 도레미 소리를 낸다는게 캉캉캉캉 짓는다고 그랬지 뭐야.
    호호호...우습지. 실은 음표를 알이는 순이 밖에 없어.  음표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치기 위하여 상징적으로 만들어 놓은거니까 . 그런데 시인은 소나무며 삽사리며가 아는 것처럼 의인화를 하는바람에 재밋게 됐지야. 잠자리는 소리를 못내니까 고개만 갸웃거렸다는거야.
   리건호 시인님이 <<봄>>을 쓸 때 전기줄에 앉은 제비들을 <<음표>>라고 표현한적이 있잖니. 이번에는 리석장 시인님이 또 징검다리를 <<음표>>라고 표현했단다. 부동한  사물에서 똑같은 짝을 찾은게 아니고 뭐니. 이래도 되니? 되고말고. 두시인님이 찾은 짝은 같지만 표현하려는 사물이 다르거든. 또 표현하는 내용도 완전히 다르단 말이다. 그러니까 괜찮은거야. 만약 비슷한 사물이거나 비슷한 내용으로 쓰면 그건 문제야.그럴 땐 모방성이  있는거야. 시내물이 꼬불꾸불 흘러가니까 장난꾸러기라고 하고 오솔길이 꼬불꼬불 산으로 넘어가니까 장난꾸러기라고 하는 것 같은 것은   삼가하는것이좋아. 제일 좋기는 아무도 써먹지 않은 것으로 짝을 찾는거야. 그래야  최고 좋은거야.
 
               16
 
  여름에는 모든 것이 푸르다. 산도 푸르고 들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고  해도 푸르고달도 푸르다. 물도 푸르고 지어는 바위도 푸르다. 그래서 여름은 푸르른 계절인거야. 푸르른 계절을 노래한 시가 있어. 김종영 시인님이 쓰신 시야. 내가 한번 읽을게 들어봐
 
여름의 문을 열고
푸른 나라를 걸어간다
 
초록빛 바다가 우쭐대며
가슴에 들어서 출렁이고
어깨동무 푸른 산이 정답게
가슴에 앉아 날개친다.
 
길을 가도 푸른 눈
책을 봐도 푸른 마음
꿈을 꿔도 푸른 생각
 
나는 이 여름
사람들속을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빛 심는
푸른 나라 푸른 새 되련다.
 
   어때? 특색이 있지. 그래 여름의 모든 것을 푸르게 표현한 것이 특색이야. 시는그래 보이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야. 생활에서 자기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새롭게 표현하는거야. 표현한다는게 어떤거지. 자기가 본것이나 느낀것을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그런 본것이나 느낀 것을 표현할수  있는 새로운 사물이나 사건이나 사실을 찾아서 쓴다는거야. 잘 알아 못듣겠다고. 제일 간단하게 말하면 짝을 찾아서 쓴다는거야. 그럼 그렇다고 할거지 왜 다람쥐 채바퀴돌 듯 뱅뱅 도니? 그건왜 자꾸만 짝을 찾아야 하는가 하는 도리를 강조하여 은이 배기에 하자는거야.
 
 여름의 문을 열고
 푸른 나라 걸어간다
 
   첫련이야. 김종영 시인님은 처음부터 푸른 여름을 새롭게 표현하고 있지 뭐야. <<여름 문>>이니 <<푸른 나라>>니 뭐니 하고 있잖아. 어디에 여름이란게 문이 있고 나라라는게 있니. 여름의 문을 열고는 여름이 왔다는 뜻이고 푸른 나라를 걸어간다는건 여름철이 온통푸르다는걸 표현한거야 . 이 첫련은 시의 기승전결의 기에 속하는것이고 시의 계기로서 시인이 여름의 푸르름을 노래한다는 표징이지 뭐야.
 
초록빛 바다가 우쭐대며
가슴에 들어서 출렁이고
어깨동무 푸른산이 정답게
가슴에 앉아 날개친다
 
    이 두 번째 련은 여름날의 움직임을 표현한거야. 두가지를 틀어쥐였는데 한가지는 벌이고 한가지는 산이야. 벌은 초록빛 바다 산은 어깨동무로. 벌은 바다니까 출렁거릴건 사실인데 가슴에 들어와 출렁거린다고 했지 뭐야. 산을 어깨동무라 한 것은 의인화한 것이야. 산이 가슴에 와 날개친다는 것은 또 다른 맛이야. 산이라는건 봉우리가 제일높은것이고 봉우리밖의 줄기는 봉우리보다 낮게 멀리로 뻗어나간것인데 어찌보면 새가날개를 퍼덕인다고 할수도 있는거야. 가슴에 들어와 바다가 출렁이고 가슴에 앉아 산이날개친다는 것은 산이나 들과 가까이 노는 우리들 마음의 표현, 넓은 흉금의 표현인거야.
  이 동시에서 2련은 승이고 3련은 전이고 4련은 결이야. 전에서 <<길을 가도 푸른길/책을봐도 푸른 책 / 꿈을 꿔도 푸른 꿈>>이라고 전개시키지 않고  <<눈>> <<마음>> <<생각>>등 언어와 길, 책, 꿈을 련계시킨 것은 여름의 푸르름을 우리와 더 가깝게 하고친절하게 하기위한 표현이야. 이런 표현을 함으로써 여름이 어린이들의 것이라는 것을알려주려는거야.
  4연은 결이니까 종결이지. 사람들에게 푸른 노래 푸른 빛을 심어주는 푸른 새가 되어 날아다니겠다고 했지 뭐야. 왜 새가 되겠다고 했을가 ? 왜 심어준다고 했을가 ? 절로생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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