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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란 모든 것 몫, 몫, 몫...
2016년 01월 09일 03시 56분  조회:3701  추천:0  작성자: 죽림

'자, 떠납시다, 시의 여행을''

 

        
* 느릅나무

<대상인식>
 어느 봄날, 당신의 친구가 느릅나무 한 그루를 선물했습니다. 당신은 그것을 화분에 심었습니다. 분재를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가위를 가지고 이리 저리 가지를 쳤습니다. 그런데 느릅나무가 영락없이 당신을 닮아간다고 친구들이 말했습니다. 

 가위를 놓고 서서 느릅나무를 봤습니다.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모습이 거울에 비쳐보는 당신 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장을 바꿔 느릅나무가 당신을 보면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서글프고 부끄러웠습니다.

 다시 당신이 되어 느릅나무를 봤습니다. 상처 난 줄기에서 돋아나는 새싹들이 안타까웠습니다. 꿈 많던 어린 시절의 당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슬펐습니다. 

 이젠 나무도 당신도 슬프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느릅나무를 산에 옮겨 심어야겠지요? 그래서 당신은 느릅나무를 산에 옮겨 심었습니다.

 이젠 느릅나무에게 한 마디쯤 당부를 해야겠지요? 그래서 당신을 닮지 말고 네 모습 그대로 살라고 말했습니다.

<인식내용 정리>
 인식된 내용의 줄거리를 정리하면 됩니다.

 ①친구에게 느릅나무 한 그루를 얻어다가 화분에 심었습니다. ②분재를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③가지를 이리 저리 쳤습니다. ④친구들이 앙상한 나를 닮아간다고들 말했습니다. ⑤그래서 느릅나무가 나를 보면 어떤 모습일까 생각했습니다. ⑥다시 내가 되어 느릅나무를 봤습니다. ⑦돋아나는 새싹들이 안타까웠습니다. ⑧꿈 많던 어린 시절의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슬펐습니다. ⑨그래서 느릅나무를 산에 옮겨 심었습니다. ⑩그리고 당부했습니다. ⑪나를 닮지 말고 네 모습 그대로 살아가라고.     

<구성>
 ①을 1연, ②를 2연, ③과 ④를 3연, ⑤와 ⑥을 4연, ⑦과 ⑧을 5연, ⑨,⑩,⑪을 6연으로 하여 구성해 봅시다.

 느릅나무 한 그루를 얻어다가
 화분에 심었습니다.

 분재를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가지를 이리 저리 치다 보니
 앙상한 나를 닮아간다고들 말했습니다.

 느릅나무가 나를 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다시 내가 되어 느릅나무를 생각했습니다.

 돋아나는 새싹들이 안타까웠습니다.
 꿈 많던 어린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아 슬펐습니다.

 느릅나무를 산에 옮겨 심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닮지 말고 네 모습 
 그대로 살라고 당부했습니다.

<형상화, 퇴고>

 1연

 친구에게 느릅나무 한 그루를 얻어다가
 화분에 심었습니다.

 
 1행을 2행과의 균형을 맞추고 운율을 고르기 위해서 '친구에게'를 생략합시다.

 느릅나무 한 그루를 얻어다가
 화분에 심었습니다.

 2연

 분재를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분재'를 구체화하여 봅시다. 분재는 화분에 나무를 고목처럼 기르는 것. 고목 중, 무엇처럼 기르고 싶습니까? '고향의 정자나무처럼'. 정자나무는 누구를 닮았습니까? '외할아버지'. 이것을 문맥에 맞게 다듬어 정리해 봅시다.

 외할아버지를 닮은 
 정자나무처럼 기르고 싶었습니다.

  
 3연

 가지를 이리 저리 치다 보니
 앙상한 나를 닮아간다고들 말했습니다.

 1행의 문맥을 골라 '이리 저리 가지를 치다 보니'로 바꿀 수 있겠지요? 그래야 어감이 부드러워집니다. 2행의 '앙상한'을 구체화하면 '뼈만 남은'으로 바꿀 수 있겠지요?

 이리 저리 가지를 치다 보니
 뼈만 남은 나를 닮아 간다고들 말했습니다.

 4연

 느릅나무가 나를 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다시 내가 되어 느릅나무를 생각했습니다.

 1행을 간결하게 '느릅나무가 되어 나를 봤습니다.' 2행도 1행과 균형을 맞춰 '다시 내가 되어 느릅나무를 봤습니다.'

 느릅나무가 되어 나를 봤습니다.
 다시 내가 되어 느릅나무를 봤습니다.

 5연

 돋아나는 새싹들이 안타까웠습니다.
 꿈 많던 어린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아 슬펐습니다.

 1행과 2행을 구체화해 봅시다. 지금 당신은 꿈 많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새싹들'은 무엇처럼 돋아납니까? '추억처럼'. 바꾸어 보면, '추억처럼 돋아나는 새싹들' 

 그 '새싹들'이 당신을 안타깝게 하지요? 왜, 그렇습니까? 상처가 난 가지에서 돋아나니까 그렇지요? 말을 바꾸면 아픔 속에서 돋아나니까. 그렇다면 어떤 새싹들입니까? '아픈 새싹들' 

 모아 보면, '추억처럼 돋아나는 아픈 새싹들'  1, 2행이 이렇게 한 행으로 정리되었지요? 형상화하다 보면 시가 전혀 다르게 바뀌는 수가 많습니다. 3행은 그대로 두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억처럼 돋아나는 아픈 새싹들
 나를 보는 것 같아 슬펐습니다.   

 6연
 
 
느릅나무를 산에 옮겨 심었습니다.
 나를 닮지 말고 네 모습 
 그대로 살라고 당부했습니다.

 1행은 그대로 두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2행의 '나를 닮지 말고'를 '내가 되지 말고'로 고치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네 모습'은 '네가 되어'가 되어야겠지요? 정리하면, '내가 되지 말고 네가 되어'

 3행, '그대로 살라고 당부했습니다'에서 '그대로'를 구체화하여 봅시다. 구체화의 기본은 다른 대상에 빗대어 보는 것. 무엇처럼 살라고 당부하겠습니까? '고향처럼'. 바꾸어 보면, '고향처럼 살라고 당부했습니다'가 되겠지요?
 

 느릅나무를 산에 옮겨 심었습니다.
 내가 되지 말고 네가 되어
 고향처럼 살라고 당부했습니다.

 모아 봅시다.

 느릅나무 한 그루를 얻어다가
 화분에 심었습니다.

 외할아버지를 닮은
 정자나무처럼 기르고 싶었습니다.

 이리 저리 가지를 치다 보니
 뼈만 남은 나를 닮아 간다고 말했습니다.

 느릅나무가 되어 나를 봤습니다.
 다시 내가 되어 느릅나무를 봤습니다.

 추억처럼 돋아나는 아픈 새싹들
 나를 보는 것 같아 슬펐습니다.

 느릅나무를 산에 옮겨 심었습니다.
 내가 되지 말고 네가 되어
 고향처럼 살라고 당부했습니다.

 쉽게 쓰여졌습니다. 이것은 대상 인식하기 과정에서 당신의 생각이 쉽게 정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은 대상에 감흥을 느끼면 이야기를 엮어 보는 것입니다.
 아름다움이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 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그래서 풀은 풀처럼, 나무는 나무처럼, 사람은 사람처럼 제 노래 제가 부르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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