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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詩 읊다]- 우리 엄니
2016년 05월 07일 00시 40분  조회:4646  추천:0  작성자: 죽림
우리 엄니
-김춘성(1956~ )



 기사 이미지

엄니 글씨는 언제나
삐뚤이 날아

아슬아슬 춤을 추는

DA 300

 

수줍은 나비처럼

아직도 자유당 시대인 채
“술 째꼼 밥 꼬꼭”이라 써놓고

서산으로 날아간다




///“술 째꼼 밥 꼬꼭”이라는 어머니의 메모가 서러운 것은 그것이 맞춤법도 모르는 막무가내 사랑이기 때문이고 “아직도 자유당 시대”인 시대착오적(?) 사랑이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대책 없는 사랑은 시대와 문법을 넘어서거나 아예 무시한다. 이 사랑이 더 서러운 것은 그 “엄니”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면서도 계속 이런 메시지를 보내오기 때문이다. 아무도, 아무것도 엄니의 사랑을 말리지 못한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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