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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인과 향수
2016년 08월 18일 22시 54분  조회:3930  추천:0  작성자: 죽림

[박한범] =
정지용 시인은 충북 옥천이 고향이다. 그의 시 중 대표작인 '향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절제된 언어로 잘 묘사하고 있으며, 특히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후렴구의 반복으로 그리움의 심정을 절절하게 표현해냈다. '향수'는 고향을 그리는 마음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 억압과 수탈에 시름하던 민족 현실을 대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90년대 들어서는 노래로도 만들어져 전 국민이 애창하는 시로 더욱 사랑받고 있다.


윤동주 생가에 정지용 시비 건립

 최근 중국 연변에 있는 윤동주 생가에 정지용 시비가 건립된다고 한다. 정지용 시인이 윤동주 시인보다 15세 연배가 많지만 두 시인은 일본 동지사대학(도시샤 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인연이 있다. 옥천군은 2005년 일본 동지사대학의 윤동주 시인 시비 옆에 정지용 시인의 시비를 세운 바 있다. 윤동주 시인은 생전에 정지용 시인의 시를 높이 평가해 그를 멘토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방 뒤 정지용 시인은 1947년 <경향신문>에 윤동주 시인의 '쉽게 쓰여진 시'가 발표될 때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간행될 때 소개문이나 서문을 쓴 사실은 두 시인이 각별한 사이임을 뒷받침한다.
 

우리를 배회하는 친일문제

 올해는 광복 71주년이 되는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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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듯 친일 문인들이 조국분단의 아픔을 이용해 슬며시 자리 잡으며 명성을 얻은 것에 반해, 정지용 시인은 6.25전쟁 때 납북되어 1988년 그의 작품이 해금조치 될 때까지 그의 시는 문학사에서 언급할 수가 없었다. 암울했던 시대 일제와 협력을 거부해 칩거하며 문학적 양심을 지켜내신 분을 너무 무심하게 대하지 않았는지 깊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정지용 시인의 노래에 화답을

 예술 작품에서 '누구의 것이 더 훌륭하다'라는 것은 향유자의 주관성이 높아 적절치 않지만, 일신의 영달을 위해 예술적 재능을 일제 부역자에게 넘긴 문학인보다야 지조를 지키고 후진들을 등용시켜 현대시 발전에 기여한 정지용 시인이야말로 진정한 문인이자 우리 고향이 낳은 정신적 자산이 아닌가 한다.

 광복 71주년이 되는 올해부터라도 정지용 시인의 고향인 옥천과 충청북도에서는 시인에 대한 연구와 추모제, 문학제 등 행사를 지금보다 더 활발히 하여야 한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한 가운데인 1927년, 정지용 시인은 차마 꿈엔들 잊을 수 없는 고향을 노래했다. 광복 71주년이 되는 지금, 그의 고향인 충북은 누구보다 먼저 정지용 시인의 노래에 뜨겁게 화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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