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종 시인님께
지난 12월 15일에서 19일까지 4박5일 동안 연변에 머물 때에 시인님과의 만남은 두 가지 면에서 저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게 하였습니다.
하나는 제게 보여주신 시인님의 솔직하고 순박한 마음이요, 그 다른 하나는 개인의 시론에 대하여 적지 않은 이야기를 기탄없이 들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나는 정세봉 작가님의 부탁으로 시인님의 개인시집을 무상으로 펴내어 보내 주었지만 -물론, 서울에서 시집 한 종을 펴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며, 돈도 250~300만원 정도나 들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제게 감사하다는 의미에서
제게 보여준 여러 가지 호의, 곧, ‘청산리’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시인님의 고향 화룡에서 나온, 깨끗하게 엄선되어 1등품이라는 고사리, 도라지, 더덕, 그리고 두만강에서 잡아 말렸다는 모래무지 각 두 묶음씩과, 내몽고에서 큰돈을 주고 사왔다는 자연산 영지버섯과 향신료인 ‘노야기’와 해남에서만 난다는, 그 이름을 알 수 없는 특별한 차 한 봉지를 선물로 안겨 주시고, 그것도 부족하여 시인님의 두 형들을 불러 ‘경희궁’이란 고급 식당에서 만찬을 베풀어 주신 점 등은 나의 마음을 아프게까지 했습니다. 특히, 업무상 바쁜 가운데 용정시 교육국의 국장이신 둘째 형과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 첫째 형의 호의에 대하여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으며, 두 분께 저의 안부를 꼭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김승종 시인님의 개인적인 시론이랄까 시관(詩觀)을 솔직하게 나에게 말해 준 점과 그곳의 여러 가지 문단사회의 분위기, 짜임새, 생활 등 실상에 대하여 객관적인 정보를 주신 점에 대해서도 고맙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환경에서 문학을 하는 우리 모두에게 대단히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이들 외에도 식사를 같이하고, 목욕을 같이하고, 서점을 돌아보기도 했으며, 배웅까지 해주신 친절과 배려, 그리고 화룡작가예술연합회 이름으로 나오는 <청산리>라는 잡지를 급히 가져다주신 점 등등에 대하여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이지 마음으로부터 감사를 드립니다.
아무쪼록, 시인님의 순박한 마음씨와 치열한 시작태도가 끝까지 변하지 말기를 기대하며, 고향인 화룡에서 마음껏 시문학의 꽃을 피워 멀리 있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 아름다움의 향기와 깊이가 향유되기를 바랍니다.
2005년 12월 20일
서울에서 이시환 올림
*추신 : 감사패는 집안 장식장에 넣어 오래 보관토록 할 것이며, 두 형께서도 나의 시집이나 특정의 글을 읽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것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첩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출판사 대표로 있는 집사람에게도 분명하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렸음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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