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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무엇이길래 예전에도 지금도 실험에 또 실험이냐...
2016년 11월 26일 20시 29분  조회:4354  추천:0  작성자: 죽림
리얼리즘과 실험적인 시
/김영교
실험적인 시

1950년대에 많은 시인들에 의해 시작된 실험주의는 로웰의 후반기 시와 동시대 대부분의 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험주의 시인들은 도널드 앨런이 최초로 비평가 집단이나 대학에서 외면당했던 과거 시인들의 작품을 모은 선집 《새로운 미국 시(The New American Poetry)》(1960)에서 분류한 대로 대략 5개의 학파로 나눌 수 있다.

재즈와 추상 표현주의 미술에서 영감을 얻은 실험주의 작가들 대부분은 로웰보다 한 세대 정도 어린 시인들이었다. 그들은 자유분방하며 반문화적인 지식인들로 대학이나 ‘부르주아적인’ 미국 시로부터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었다. 그들의 시는 과감하고 독창적이며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한 그들의 시는 신화, 전설, 인디언과 같은 전통 사회 등 오래된 세계를 선호했다. 형식은 자유롭고 즉각적이며 유기적이었다. 시의 형식은 주제, 시를 쓸 당시 시인의 감정, 구어체적인 자연적 호흡 등에서 우러나왔다. 앨런 긴즈버그가 <즉흥 시학(Improvised Poetics)>에서 지적했듯이 “첫 번째 떠오르는 생각이 최고의 생각”으로 여겨졌다.

블랙 마운틴 시파

블랙 마운틴 시파는 찰스 올슨, 로버트 덩컨, 로버트 크릴리 등이 1950년대 초반에 교편을 잡았던 노스캐롤라이나 주 애쉬빌의 실험적이고 자유분방한 예술대학인 블랙 마운틴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에드 돈, 조엘 오펜하이머, 조나단 윌리엄스 등이 그 대학에 다녔으며, 폴 블랙번, 래리 에그너, 드니즈 레버토프는 대학의 잡지 《오리진(Origin)》과 《블랙 마운틴 리뷰(Black Mountain Review)》에 자신들의 작품을 실었다. 블랙 마운틴 시파는 찰스 올슨의 ‘투사시(projective verse)’ 이론과 관련이 있는데, 이는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숨을 쉬는 휴지기와 타이핑에서의 줄바꾸기에 기초한 열린 형식을 옹호하고 있다.

짧은 스타일의 시를 쓴 로버트 크릴리(1926~ )는 대표적인 블랙 마운틴 시인이다. 크릴리는 <경고(The Warning)>(1955)라는 시에서 격렬한 동시에 사랑스러운 장면을 창조해내고 있다.

사랑을 위해 -- 나는
머리를 가르고
눈 뒤쪽에 초를
넣을 것이다

우리가 부적과
일순간의 놀람의 미덕을
잊는다면
사랑은 우리 안에서 죽은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시파

일반적으로 서부 연안의 시 대부분을 포함하는 샌프란시스코 시파의 작품들은 동양 철학과 종교, 일본 및 중국 시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동양이 미국 서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들쭉날쭉한 해안선 등 샌프란시스코 주변 지역은 아름답고 장엄하여 그 지역 시인들은 자연에 대해 깊은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의 시 중 다수는 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거나 배낭여행 중 생긴 일을 다루고 있다. 시인들은 시적 영감을 얻기 위해 문학적 전통이 아닌 자연으로 시선을 돌렸다.

샌프란시스코 시인들은 잭 스파이서, 로렌스 펄링게티, 로버트 덩컨, 필 웰른, 류 웰치, 개리 스나이더, 케네스 렉스로스, 조앤 카이거, 다이앤 디프리마 등이 있다. 이들은 자신과 노동자를 동일시했다. 그들의 시는 단순하고 쉽게 읽히며 낙관적이다.

개리 스나이더(1930~ )의 작품에서처럼 샌프란시스코 시파의 시들은 개인과 우주의 미묘한 균형을 표현하고 있다. 스나이더는 <페이트 골짜기 위에(Above Pate Valley)>(1955)라는 작품에서 산을 따라 길을 내다가 이미 사라진 인디언 부족들이 남긴 흑요석 화살촉 파편들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묘사했다.

여름만 빼고 내내 눈이 오는 언덕에서
살진 여름 사슴의 땅에서
그들은 캠핑을 하게 됐다. 그들
자신만의 길에서. 나는 여기 내 자신만의 길을
따라왔다. 차가운 드릴과
곡괭이, 썰매, 다이너마이트 자루를
들고.
1만 년.
 

비트 시인들

샌프란시스코 시파는 1950년대에 등장한 ‘비트’ 시인 집단과 합쳐진다. 중요한 비트 작가들 대부분은 동부 연안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사람들이며, 캘리포니아 주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처음으로 얻게 된 이들이다. 주요 비트 작가들은 앨런 긴즈버그, 그레고리 코르소, 잭 케루악, 윌리엄 버로스 등이다. 비트 시는 지하 클럽에서 행해진 시 낭송 공연에서 발전되었기에 구어체적이고 반복적이며, 읽을 때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일부 사람들은 비트 시가 1990년대에 널리 퍼진 랩 음악의 증조부쯤 된다고 보기도 한다.

비트 시는 미국 문학의 기존 형태를 무너뜨리는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충격적인 언어들 밑에는 미국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었다. 비트 시는 미국이 순수함을 상실했다는 점과 미국의 인적, 물적 자원이 비극적으로 낭비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고통과 분노에 찬 울부짖음이다.

긴즈버그의 《울부짖음》(1956) 같은 시들은 전통적인 시에 혁명을 일으켰다.

나는 내 세대의 최고 정신이 광기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보았다. 굶주리고, 히스테리를 부리며, 벌거벗은 채,

독한 마약을 찾아 새벽 흑인들의 거리를 몸을 질질 끌며,

천사머리를 한 비트 족들, 밤의 기계장치 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발전기와 아주 오래된 천상의 교류를 찾아 타오르는...

뉴욕 시파

비트 및 샌프란시스코 시인들과는 달리 뉴욕 시파의 시인들은 도덕적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정치적인 문제 또한 회피했다. 그들은 어느 시파보다 공식적인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시인들이다.

뉴욕 시파의 주요 인물인 존 애쉬버리, 프랭크 오하라, 케네스 코치는 하버드 대학교 재학 중일 때 만났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도시적이고 냉담하며, 비종교적이고 위트와 날카로운 섬세함을 겸비하고 있다. 그들의 시는 속도감이 있으며 도시적인 묘사와 부조화로 가득하다.

뉴욕은 미국의 예술 중심지이며 추상 표현주의의 탄생지로, 뉴욕 시파의 시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 시인들은 예술 비평가나 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거나 화가들과 협동 작업을 하기도 했다. 아마도 구상적인 모양이나 명백한 의미를 믿지 않는 추상 미술에 대한 선호 때문에 이들 시인들의 작품은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시인이라 할 수 있는 존 애쉬베리(1927~ )의 후기 작품들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애쉬베리의 흐르는 듯 부드러운 시들은 직접적으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빠르게 마음 위로 움직이는 사고와 감정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문학상 3개를 수상한 그의 심오한 장시長詩 《볼록거울에 비친 자화상(Self-Portrait in a Convex Mirror)》(1975)은 여러 생각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가끔 자기반영적인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배 하나가
알 수 없는 색깔을 날리며 항구로 돌아왔다.
당신은 이질적인 물질들이
당신의 하루를 분쇄하도록 허락하고 있다.

초현실주의와 실존주의

도널드 앨런은 새로운 시파를 정의하는 시선집에서 확실한 지리적 기반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정의하기 힘든 이들을 다섯 번째 집단에 포함시켰다. 이 규정하기 모호한 집단에는 최근의 시 동향과 실험적인 경향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낸 시는 생생한 꿈과 같은 이미지를 통해 무의식 세계를 표현하는 초현실주의 시와 최근에 급성장한 여성 및 소수민족 작가들의 작품이다. 피상적으로 서로 분리되어 있는 초현실주의자, 페미니스트, 소수민족 작가들은 주류인 백인 남성 문학으로부터 소외되었다는 감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T. S. 엘리엇, 월러스 스티븐스, 에즈라 파운드가 1920년대 미국 시에 상징주의적 기법을 도입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와 이후 유럽 시와 사상에서 주요한 추세였던 초현실주의는 미국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1960년대가 되어서야 초현실주의가 실존주의와 함께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압박감 속에서 미국에 정착하게 되었다.

1960년대 W. S. 머윈, 로버트 블라이, 찰스 시믹, 찰스 라이트, 마크 스트랜드를 비롯한 많은 미국 작가들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초현실주의에 눈을 돌려 순수한 감정, 원형적인 이미지, 비이성적이고 실존적인 불안감 등의 특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머윈과 같은 초현실주의자들은 다음 시 구절에서 보이듯이 경구적인 시구詩句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신들은 우리가 되지 못했던 이들이다/자신이 더 이상 믿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원을 넓혀라.”

블라이는 정치적인 초현실주의 시를 통해 베트남 전 당시 미국의 가치 기준과 외교 정책에 대해 혹독하게 비난하고 있다. 이는 시 <이빨 엄마 마침내 벗다(The Teeth Mother Naked at Last)>에 잘 나타난다.

벼가 자라는 논에 폭탄 구멍이 있는 것은
우리가 새로 포장된 훈제 굴을 먹고 있기 때문이야
초현실주의의 영향이 더욱 커질수록 초현실주의 시들은 더욱 조용하고 사변적으로 되어갔는데, 찰스 라이트의 시 <새로운 시> (1973)에 이런 특징이 엿보인다.

그것은 우리의 슬픔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아이들을 위로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를 도와줄 수 없을 것이다

마크 스트랜드의 초현실주의 시들은 모빈의 시처럼 음산하다. 스트랜드의 시는 극단적인 상실감을 담고 있다. 전통, 가치, 믿음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스트랜드에게는 동굴 같은 캄캄한 영혼만이 있을 뿐이다.

나는 열쇠가 있다
그래서 나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어둡고 나는 들어간다
더욱 어두워지는데 나는 들어간다

여성과 다민족 시인들

여성 문학은 소수민족 문학과 초현실주의처럼 1960년대 후반에 처음으로 미국 문학의 주요한 동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여성 문학은 당시 시작된 페미니즘 운동에 의해 꽃을 피웠다.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그렇듯 미국 문학 역시 오랫동안 여성의 공헌을 간과하는 남성적 기준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그렇지만 뛰어난 여성 시인들이 많이 있었다. 그들 모두가 페미니스트인 것도, 그들이 다룬 주제가 반드시 여성의 관심사를 일률적으로 대변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휴머니스트인 경우가 많았다. 지역적, 정치적, 인종적 차이가 그들의 작품을 형성했으며, 그들에게 생각거리를 제공해주었다. 뛰어난 여성 시인들에는 에이미 클램피트, 리타 도브, 루이즈 글뤽, 조리 그래엄, 캐롤린 카이저, 맥신 쿠민, 드니즈 레버토프, 오드리 로드, 거트루드 슈나켄버그, 메이 스웬슨, 모나 반 듀인 등이 있다.

20세기 후반에는 다민족 문학이 부흥했다. 미국의 다민족 작가들은 1960년대부터 시작하여 흑인의 주도하에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민족 연구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1980년대에는 여러 민족들을 전문으로 하는 수많은 학술지, 전문 조직, 문학잡지 등이 생겨났다. 1990년대 즈음에는 특정한 민족 문학 연구를 위한 학술회의가 시작되었고, 작품 선집이나 대학 과정 독서 목록에서 ‘고전 작품’이라는 정전正典에 민족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되기에 이르렀다. 중요한 논쟁거리는 인종 대 민족, 민족우월주의 대 다중심주의, 단일언어 사용주의 대 이중언어 사용주의, 그리고 접합 대 주변화 등이다. 문학 텍스트뿐만 아니라 정치학 텍스트에도 적용되는 탈구조주의 혹은 해체주의는 당연시되던 것들에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소수민족의 시는 여성의 시가 담고 있는 다양성과 분노를 공유하고 있다. 최근에 꽃피운 소수민족 시인들로는 게리 소토, 알베르토 리오스, 로나 디 세르반테스 등의 히스패닉 계 미국인들과 레슬리 마몬 실코, 시몬 오티즈, 루이즈 에드리치 등의 인디언들, 아미리 바라카 혹은 르로이 존스, 마이클 하퍼, 리타 도브, 마야 앤젤루, 니키 지오바니 등의 아프리카 계 미국인들, 그리고 캐시 송, 로슨 이나다, 재니스 미리키타니 등 아시아 계 미국인들이 있다.

치카노/히스패닉/라티노의 시

스페인 어에 영향을 받은 시들은 다양한 그룹의 작품들을 망라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1950년대부터 치카노(Chicano)라고 알려진 멕시코 계 미국인들이 있는데, 이들은 1848년에 끝난 미국-멕시코 전쟁에서 미국이 멕시코로부터 얻어낸 남서부 주들에 몇 세대 동안 살았던 사람들이다. 스페인 계 카리브 연안 사람들 중에는 쿠바 계 미국인들과 푸에르토리코 계 사람들이 활동적이다. 이들은 나름대로의 문학 전통을 뚜렷이 유지해왔다. 예를 들어 쿠바 계 미국인들의 뛰어난 희극은 루돌포 아나야 같은 치카노 작가들의 구슬픈 서정시와는 구별된다.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에서 온 이민자들 또한 이러한 다민족 문학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치카노 혹은 멕시코 계 미국인들은 멕시코 민요인 코리도(corrido) 형태의 구비문학 전통을 시에 담아내고 있다. 최근 작품들은 멕시코 인 사회의 전통적인 강인함과 그들이 백인들과 같이 있을 때 맞닥뜨리는 차별을 강조하고 있다. 치카노 시인들은 때로 알루리스타와 글로리아 안잘두아처럼 스페인 어와 영어 단어를 시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그들의 시는 구전 전통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으며 큰 소리로 읽힐 때 그 힘을 발휘한다.

일부 시인들은 대체로 스페인 어로 글을 썼는데, 이런 스페인 어 시 전통은 뉴멕시코 주 아코마에서 침략자인 스페인 사람들과 푸에블로 인디언과의 1598년 전투를 기념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서 쓰인 최초의 서사시인 가스파르 페레즈 데 빌라그라의 《뉴멕시코의 역사(Historia de la Nueva Mexico)》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최근 치카노 시의 중심에 서 있는 시인 로돌포 곤잘레스(1928~ )의 《나는 와퀸이다(I Am Joaquin)》(1972)는 치카노들의 고된 상황을 애달파하는 작품이다.

혼돈의 세계에서 길을 잃고
미국인 사회의 소용돌이에 갇혀
규칙들에 혼란을 느끼며
태도에 조롱을 받으며
교묘한 조종에 억압을 느끼며
현대 사회에 의해 파괴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치카노 작가들은 자신들의 멕시코적인 뿌리에서 생명력을 찾고 있다. 로르나 디 세르반테스(1954~ )는 고대 멕시코의 웅장함을 그리며 전통적인 ‘서사적 코리도’ 형식으로 시를 쓰고 있으며, 루이스 오마르 살리나스(1937~ )는 자신을 ‘아즈텍 천사’라고 부르고 있다. 치카노 시의 다수는 매우 개인적이며 가족이나 사회 구성원들의 감정을 다루고 있다. 개리 소토(1952~ )는 주로 세상을 뜬 조상들을 경배하는 고대 전통을 살려 시를 썼지만, 1981년에 쓴 다음과 같은 시구에서는 오늘날 모든 미국인들에게 닥친 다문화적인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촛불은 죽은 자들을 위해 밝혀졌다
우리 앞에 있는 두 개의 세계

인디언 시

인디언들은 훌륭한 시를 창작했는데, 이는 샤머니즘적인 노래 전통이 그들의 문화유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작품은 자연을 생생하고 생동감 있게 그리며, 때로는 신비주의적으로 흐르기도 한다. 또한 인디언 시인들은 자신들의 풍요로운 유산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실되는 것에 대한 비극적인 감정을 글로 옮겼다.

아코마 지역 인디언 사이먼 오티즈(1941~ )는 역사에 기초하여 미국에서 인디언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순을 탐색한다. 그의 시는 종종 백인 독자들에게 한때 자신들이 인디언들에게 가한 부정행위와 폭력을 상기시키면서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상호간의 깊은 이해를 통한 인종적 조화를 꿈꾼다.

오네이다 부족의 일원인 로버타 힐 화이트맨(1947~ )은 시 <별 이불(Star Quilt)>에서 “별 이불, 새벽빛으로 짠”과 같이 다문화적인 미래를 상상하고 있으며, 라구나 푸에블로 인디언의 피를 어느 정도 이어받은 레슬리 마몬 실코(1948~ )는 아름다운 서정시에 구어체와 전통적인 설화를 담았다. 실코는 <차가운 눈보라 번개(In Cold Storm Light)>(1981)에서 일본 하이쿠와 유사한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두꺼운 얼음 하늘에서
재빠르게 달리며
쿵쾅거리며
나무 꼭대기 위에 소용돌이치며
눈같이 하얀 고라니가 온다
조금씩 움직이며
하얀 노래

나뭇가지에 이는 폭풍

실코처럼 시인이자 소설가인 루이즈 에드리치(1954~ )는 드라마를 응축해놓은 듯한 인상적인 극적 독백을 창조했다. 에드리치의 시는 치페와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알코올 중독, 실업, 가난과 싸우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녀의 시 <가족 상봉(Family Reunion)>(1984)에서는, 항상 술에 취해 있으며 학대를 일삼던 레이 삼촌이 도시에서 몇 년 만에 돌아온다. 레이 삼촌은 심장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시의 화자이자 삼촌으로부터 학대받은 적이 있는 여자 조카는, 레이 삼촌이 오래전 큰 거북이의 뱃속에 폭죽을 넣어 죽였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 시의 마지막에 화자는 삼촌과 그가 죽인 거북이를 연결시키고 있다.

어떻게든 우린 돌아갈 길을 찾게 된다네, 레이 삼촌은
오래된 노래를 부른다, 그를 고향으로 불러온
그 몸뚱이에 대고. 그의 손이 되어버린 회색 지느러미는
파도막이판에 뼈를 고정시키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좋지 않은 상처를 항상 그냥 내버려두는 소년이나
오랫동안 바다 밑에서 살아온 짐승의
이상하고 조용한 인내심이 고여 있다.
그리고 천사들은 밧줄을 들고 들것을 낮추며
오고 있다.

아프리카 계 미국인의 시

현대의 미국 흑인들은 아름답고 주제나 음색 면에서 상당히 다양한 시들을 창작했다. 흑인들의 시는 미국에서 가장 발전한 민족 문학이며 매우 다양하다. 아프리카 계 미국인 시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시인 아미리 바라카(1934~ )는 희곡도 집필했으며 정치에도 활동적으로 참여했다. 마야 앤젤루(1928~ )는 희곡을 비롯하여 유명한 회고록인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알고 있다(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1970), 시집 《내가 죽기 전에 차가운 물 한 잔만 주오(Just Give Me a Cool Drink of Water ?ore I Diiie)》(1971)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했다. 앤젤루는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취임식을 기리는 시를 집필하기도 했다.

최근에 존경받고 있는 아프리카 계 미국인 시인 리타 도브(1952~ )는 1993년에 미국의 계관시인으로 명명되었다. 소설가 및 희곡 작가이기도 한 그녀는 1987년에 시집 《토머스와 뷸라(Thomas and Beulah)》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 시집에서 그녀는 일련의 서정시를 통해 자신의 조부모를 찬양하고 있다. 그녀는 가난한 사람들의 풍요로운 내면세계를 드러내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밝혔다.

 
도브와 비슷하게 마이클 하퍼(1938~ )도 인종 차별과 폭력 앞에 노출된 아프리카 계 미국인들의 복잡한 생활을 드러냈다. 그의 함축적이고 암시적인 시는 종종 전쟁이나 도시생활 등 사람들로 북적대는 장면을 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의 시들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의학적 이미지들을 활용하고 있다. 그의 <부족 모임:태생과 국가:피의 노래(Clan Meeting:Births and Nations:A Blood Song)>(1971)은 “고기들을 체액으로 잇대고”에서 보이듯이 요리와 의료 수술을 동일시하고 있으며, “우리는 뷔페에서 기웠던 인생을/중환자실에서 재구성한다”라고 적고 있다. 이 시는 병원의 이미지, 초기 미국 영화인 <국가의 탄생(Birth of a Nation)>에 나타난 인종 차별, KKK단, 필름 편집, X-레이 기술 등을 서로 연결시키며 마무리된다.

우리는 카메라처럼 우리의 뇌를 재장전한다
X-레이 광선에
과다 노출된 필름
이중 문에 갇힌
노출계:인종과 성
취미 삼아 필름처럼 감기고 울려 퍼졌던;
우리는 우리의 짐을 꾸려 집으로 간다


역사, 재즈, 대중문화 등은 대학 교수인 하퍼로부터 서부 연안의 출판가이자 시인인 이슈마엘 리드(1938~ )에 이르기까지 많은 아프리카 계 미국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리드는 이전 콜럼버스 재단과 《야드버드(Yardbird)》, 《퀼트(Quilt)》, 《콘치(Konch)》 등의 잡지를 통해 다문화적 문학에 앞장선 인물로 유명하다. 오드리 로드(1934~1992) 등의 흑인 시인들은 아프리카를 고대로부터 문명의 중심지로 보는 아프리카 중심주의에서 정신적인 힘을 얻었다. 로드는 <댄의 여성들은 그들이 전사였던 시기를 기념하기 위해 손에 칼을 쥐고 춤춘다(The Women of Dan Dance with Swords in Their Hands to Mark the Time When They Were Warriors)>라는 감각적인 시에서 “만지는 것은 무엇이든지 따뜻하게 만들고” “이미 죽은 것”만을 “소비하는” 고대 다호메이 왕국(현재 아프리카 서부 나이지리아의 베냉 남부에서 15~19세기에 번영했던 왕국-옮긴이)의 여전사를 화자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아시아 계 미국인의 시

아시아 계 미국인의 시 또한 치카노와 히스패닉 작가들의 시와 같이 매우 다양하다. 일본, 중국, 필리핀 계 미국인들은 미국에 7세대 동안 살았으며 한국, 태국, 베트남 계 미국인들은 비교적 최근에 이민을 왔다. 각 그룹은 서로 다른 언어적, 역사적, 문화적 전통을 지니고 있다. 아시아 계 미국인 문학의 최근 전개 상황은 환태평양 지역 연구 및 여성 문학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아 계 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이국적’이고 ‘착한’ 소수민족으로 동양인을 구별하는 정형성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미학자들은 도道와 로고스의 개념을 비교하는 등 아시아와 서양의 문학 전통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계 미국인 시인들은 중국 경극에서 일본의 선불교까지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왔으며, 아시아의 문학 전통, 특히 선불교와 연결된 전통은 수없이 많은, 아시아 출신이 아닌 시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1991년에 출간된 선집 《하나의 달 아래:현대 미국시의 불교(Beneath a Single Moon:Buddhism in Contemporary American Poetry)》에서 파악할 수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 시인들의 작품 세계는 매우 다양해, 《아이이이이이이이이!(Aiiieeeee!)》(초기 아시아 계 미국인 문학 선집)의 공동 편집자인 프랭크 친은 파격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으며, 유명한 소설가 맥신 홍 킹스턴(1940~ )과 같은 작가들은 전통을 풍부하게 활용하고 있다. 일본계 미국인 3세대인 재니스 미리키타미는 일본-미국의 역사를 다루면서 《제3세계 여성》, 《타임 투 그리즈(Time to Greez)》, 《아유미:미국에서의 일본인 4세대(Ayumi:Four Generations of Japanese in America)》 등 몇 권의 선집을 편집했다.

중국계 미국인인 캐시 송(1955~ )은 서정적인 시집 《사진 신부(Picture Bride)》(1983)에서 자신의 가족을 통해 역사를 극화하고 있다. 많은 아시아 계 미국인 시인들은 문화적 다양성을 탐색하고 있다. 캐시 송이 시 <식물성 공기(The Vegetable Air)>(1988)에서 묘사한 소가 어슬렁거리는 광장, 중국 식당, 비딱하게 걸린 코카콜라 현수막 등이 있는 초라한 마을은 뿌리 없는 다문화적인 동시대의 삶을 상징하고 있는데, 이런 삶은 예술을 통해, 특히 이 시의 경우에는 카세트에 담긴 오페라를 통해 참을 만한 것이 된다.

그리고 친숙한 아리아가
달처럼 떠올라
당신을 몸에서 들어올려
다른 나라로 데려다주면
그곳에서 당신은 잠시 동안 가볍게 여행을 한다.

새로운 경향


미국 시의 최근 경향은 잡지 《템블러(Temblor)》와 관련이 있는 ‘언어 시인들(language poets)’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브루스 앤드루스, 린 헤지니언, 《‘언어’ 시:선집(?anguage?Poetries:An Anthology)》(1987)을 편집한 더글러스 메설리, 밥 페럴맨, 수필집 《완전 통사론(Total Syntax)》(1985)의 저자 바레트 와튼 등이 있다. 그들은 언어가 모호성, 단편성, 혼돈 속에서의 자기주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언어를 확장한다. 반어적이고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그들은 이데올로기, 교리, 관습 등 ‘거대담론(metanarratives)’을 거부하고 초월적인 존재의 실재를 의심한다. 마이클 파머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여기가 천국이다, 집안에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어 곰팡이 핀 책

밥 페럴맨의 <만성적인 의미들>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그 하나의 사실은 질료이다
열한 개 글자만 말할 수 있다
한밤에 검은 하늘, 적당하게.
나는, 비이성적인 잔재이다...

그들은 예술과 문학비평이 내재적으로 이데올로기적이라고 판단하고 모더니즘의 닫힌 형식, 위계질서, 공현과 초월의 개념, 장르와 정전正典 텍스트(문학계에서 널리 인정받은 문학 작품)의 범주에 반대한다. 대신 그들은 열린 형식과 다문화적인 텍스트를 제시한다. 그들은 대중문화, 미디어, 패션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이를 재구성한다. 퍼포먼스 시처럼 언어 시는 종종 해석이 불가능하며 독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작곡가 존 케이지의 음악 같은 즉흥 연주와 연결된 퍼포먼스 중심의 시, 재즈 즉흥 연주, 혼합 매체 작품, 유럽 초현실주의는 많은 미국 시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잘 알려진 인물로는 필름, 비디오, 음향과 음악, 안무, 최신 기술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미합중국》(1984)의 저자 로리 앤더슨을 들 수 있다. 음성과 악기를 강조한 ‘음성시(sound poetry)’의 작가로는 즉흥 공연을 하는 데이비드 앤틴을 비롯하여 뉴욕 출신 출판인 조지 퀘이샤, 아먼드 슈워너, 잭슨 매클로 등이 있다. 매클로는 시각적인 혹은 구상적인 시를 공연하기도 했는데, 이는 문자 배열과 문장 배치를 통해 시각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기법이다. 민족 단체의 공연 시 또한 랩 음악과 함께 문화의 주류에 들어서게 되었으며, 대안 미술관이나 문학 서점 등에서 개최되는 공개 시 낭송회 ‘포이트리 슬램(poetry slam)’은 미국 전역에서 정신을 고양시키는 참여 오락 행사가 되었다.

 
문학 이론 면에서 이런 경향에 반대하는 시인들이 있다. 이들은 자칭 ‘신형식주의자(New Formalist)’로서 전통적인 형식, 각운, 보격 등을 다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형식주의자들은 현재 상태에 대한 중산층적 안일함, 꼼꼼한 그러나 지나치게 장식적인 소리, 시 워크숍에서 생산된 작품, 개인적인 서정시에 대한 지나친 강조 등의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신형식주의자들은 스토리라인 출판사와 관련이 있는데, 주요 시인으로는 사업가 시인인 다나 지오이아, 시인이면서 《강력한 조치:전통 형식을 이용한 현대 미국시(Strong Measures:Contemporary American Poetry in Traditional Forms)》(1986)의 공동 편집자인 필립 데이시와 데이비드 자우스, 브래드 라이트하우저, 거트루드 슈나켄버그 등이 있다. 로버트 리치먼의 《시의 경향:1977년 이후 영어로 된 운율 및 보격을 맞춘 시(The Direction of Poetry:Rhymed and Metered Verse Written in English Since 1977)》는 최근에 출판된 선집이다. 이 시인들은 비록 19세기 주제로 퇴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는 하지만 음악적 언어와 전통적인 닫힌 형식에 보편적인 마음 자세와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CHAPTER _ 8 1945년 이후 미국 산문 : 리얼리즘과 실험주의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산문 문학은 일반화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다양하다. 전자 매체로 인해 지구촌 시대가 열린 가운데, 산문 문학은 유럽 실존주의 및 라틴 아메리카의 마술적 리얼리즘 등 국제적인 조류로 인해 활기를 띠게 되었다. 텔레비전을 통해 구어체가 구비문학 전통을 새롭게 부활시켰다. 문학은 미디어, 대중문화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과거에는 대중문화가 엘리트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나 현재 미국에서는 오히려 엘리트 문화가 대중문화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토머스 핀천, 조이스 캐롤 오츠, 커트 보니거트 주니어, 앨리스 워커, E. L. 닥터로 등의 진지한 작가들은 만화, 영화, 패션, 대중음악, 구전 역사를 이용해 글을 쓰거나 이것들에 대해 논평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최근 문학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 작가들은 독자들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이 질문들 다수는 형이상학적이다. 최근 작가들은 매우 실험적이며 자기의식적 혹은 자기반영적이다. 그들은 전통적인 기법들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더욱 다양한 재료를 통해 생명력을 얻는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최근 몇십 년 동안 미국 작가들은 ‘포스트모던적인 감수성’을 개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모더니즘처럼 관점을 재구성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의 관점을 담을 새로운 내용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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