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썩을 놈! 어떻게 요런 시를 다 썼을깜?!..."
2016년 12월 11일 23시 57분  조회:2592  추천:0  작성자: 죽림
5. 시인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서 보여주는 것이 시인이다. 그래서 시인은 다른 사람들 보다 눈이 두 개가 더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못 보는 뒤를 볼 수 있게 뒤통수에 눈이 하나 더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는 마음의 눈이 하나 더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다른 사람들이 못보고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찾아내서 보여줄 수가 있다.
 
비를 막다가
막다가 망가져버린
우산이
길가에 버려져있다
 
소낙비 오던 날
나를 감싸 안고
온몸으로 비를 막아주던
 
할머니 가슴뼈처럼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우산이
길가에 버려져있다
 
신천희 동시 -『우산이야기』전문
 
이 시처럼 뼈대만 남은 우산에서 앙상한 할머니의 가슴뼈를 찾아내는 것이 시인의 또 다른 하나의 눈이다.
 
우산에 대한 시를 한 편 더 예를 들어보자.
 
우산은 내가
누굴
좋아하고 미워하는지
다 알고 있다
 
좋아하는
친구와 같이 쓰면
내 어깨가
젖도록 기울고
 
미워하는
친구와 같이 쓰면
그 친구
어깨가 젖게 기운다
 
신천희 동시 -『우산은 알고 있다』전문
 
이 시처럼 우산이 기울어지는 방향에 따라 변하는 감정을 읽어내는 것 또한 시인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눈인 마음의 눈이다.
 
그 이외에도 기울어져가는 집을 받쳐놓은 작대기를 보고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를 연상해낸다든가, 깜빡깜빡 거리는 스타트 전구를 보고 가물가물 거리는 할머니의 기억력을 연상해 내는 것. 할머니의 방귀냄새를 맡고 시든 꽃에도 향기가 있다는 것을 찾아내는 등, 다른 사람보다 더 가진 두 개의 눈으로 새로운 것을 찾아내 보여주는 것이 시인의 사명인 것이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서 보여주되 그냥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카타르시스를 주며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슬픔을 전해서 눈물을 쏟게 만들거나, 기발한 발상으로 무릎을 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감동을 주거나 재미를 주거나 뭔가 한 가지는 충족을 시켜주는 카타르시스를 주어야한다.
 
그래서 동료시인들이나 독자들로부터 욕을 많이 얻어먹는 시인이 훌륭한 시인이다. “썩을 놈! 어떻게 요런 시를 다 썼을까?”
 
시를 읽은 사람들이 전율을 느끼고 몸을 부르르 떨 정도로 환장하게 만들어 자기도 모르게 내뱉는 욕을 먹는 시인 말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570 사투리는 향토인의 살과 피이자 호흡이다... 2022-06-08 0 2045
1569 나는 어떻게 조선족이 되었나 / 남영전 2021-12-20 0 1698
1568 [문단소식]- 훈춘 김동진시인 "풍경소리" 울리다... 2021-09-07 0 1701
1567 [시공부사전] - 담시(譚詩)? 2021-05-29 0 2026
1566 하이퍼시 명언 21 / 최흔 2021-05-25 0 1926
1565 하이퍼시 명언 20 / 최흔 2021-05-25 0 1928
1564 하이퍼시 명언 19 / 최흔 2021-05-25 0 1834
1563 하이퍼시 명언 18 / 최흔 2021-05-25 0 1875
1562 하이퍼시 명언 17 / 최흔 2021-05-25 0 1802
1561 하이퍼시 명언 16 / 최흔 2021-05-25 0 1841
1560 하이퍼시 명언 15 / 최흔 2021-05-25 0 1893
1559 하이퍼시 명언 14 / 최흔 2021-05-25 0 1738
1558 하이퍼시 명언 13 / 최흔 2021-05-25 0 1921
1557 하이퍼시 명언 12 / 최흔 2021-05-25 0 1931
1556 하이퍼시 명언 11 / 최흔 2021-05-25 0 1891
1555 하이퍼시 명언 10 / 최흔 2021-05-25 0 1900
1554 하이퍼시 명언 9 / 최흔 2021-05-25 0 2010
1553 하이퍼시 명언 8 / 최흔 2021-05-25 0 1829
1552 하이퍼시 명언 7 / 최흔 2021-05-25 0 1709
1551 하이퍼시 명언 6 / 최흔 2021-05-25 0 1913
1550 하이퍼시 명언 5 / 최흔 2021-05-25 0 1849
1549 하이퍼시 명언 4 / 최흔 2021-05-25 0 1849
1548 하이퍼시 명언 3 / 최흔 2021-05-25 0 1909
1547 하이퍼시 명언 2 / 최흔 2021-05-25 0 1970
1546 하이퍼시 명언 1 / 최흔 2021-05-25 0 1880
1545 토템시에 대한 탐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 김룡운 2021-05-24 0 1802
1544 토템과 민족문화 / 현춘산 2021-05-24 0 1704
1543 남영전 토템시의 상징이미지/ 현춘산 2021-05-24 0 2056
154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시인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5-10 0 2132
1541 시인 최기자/ 소설가 허련순 2021-05-03 0 1910
1540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6 2021-03-02 0 1964
1539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5 2021-03-02 0 2083
1538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4 2021-03-02 0 1849
1537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3 2021-03-02 0 2231
1536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2 2021-03-02 0 2152
1535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1 2021-02-19 0 2242
1534 [시공부] - 투르게네프 산문시 2021-01-18 0 2405
1533 [시공부] - 김기림 시인 2021-01-18 0 2751
1532 [타산지석] - 늘 "이기리"... 꼭 "이기리"... 2020-12-28 0 2624
1531 토템시/ 범= 남영전, 해설= 현춘산(8) 2020-10-10 0 2510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