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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晩唐의 詞人 - 溫庭筠
2016년 12월 13일 23시 12분  조회:4638  추천:0  작성자: 죽림

온정균 사선

  ]
 
저자 온정균(, ?-870)
국가 중국
분야 사()
해설자 이지운(성균관대학교 유학동양학부 전임연구원)

사()는 시와 비슷한 운문으로, 당 중엽에 민간에서 발생해 송대에 가장 번성했던 문학 양식이다. 민간 가요의 가사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장단이 일정치 않아 ‘장단구()’라 고도 하며, 초기에는 가창할 수 있었던 근체시의 변형이라고 여겨 ‘시여()’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밖에도 ‘곡자사()’, ‘신성()’, ‘여음()’, ‘별조(調)’ 등의 명칭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명칭에서도 보이듯 사는 음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사를 창작할 때 일정하게 정해진 악보인 사조(調)에 가사를 채워 넣는 방식으로 지어져서, 사를 짓는 것을 두고 가사를 소리에 맞추어 메운다는 뜻의 ‘전사()’, 혹은 ‘의성()’이라 했다. 사조마다 명칭이 달랐고, 이를 사패()라 불렀다. 사의 발생 초기에는 사패와 사의 내용이 상관관계가 있었을 테지만, 이후로 전혀 무관하게 되었다.

사는 시와는 달리 음악과 긴밀한 관계였으므로 유희적 성격이 매우 강했다. 따라서 그 내용도 술, 여색, 애정, 희롱에 대한 것이 많았고, 서정적이고 감상적인 특성이 강해 깊고 섬세한 내면을 완곡하고 함축적으로 표현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처음에는 문사들에게 그리 환영받지 못한 장르였지만, 당나라 말엽에 이르러 문인들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송대에는 공전의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사가 대량으로 창작됨에 따라 염정적이고 개인적인 신세타령에서 벗어나 시국에 대한 개탄이나 국가의 흥망성세 등까지도 읊게 되어 점차 시와 비슷한 성격을 띠게 되었다.

온정균은 만당()의 시인이자 사인인데, 특히 그의 사는 중국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역대의 평론가는 그를 ‘화간파()의 비조()’라고 평가했는데, 그것은 사의 풍격이나 성격을 규정짓는 데 큰 역할을 한 ≪화간집()≫에 온정균의 사가 가장 많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는 본래 민간에서 발생했지만, 온정균의 손에서 단련되어 문사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고, 이후 오대와 송대 사인들이 경쟁적으로 창작하게 되어 중국문학의 주요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온정균 이전에 몇몇 시인들이 민간사 형식을 빌려 사를 짓기도 했지만, 온정균은 음악적 재능을 살려 여러 사조를 만들어냈고, 문학적 재능을 쏟아 누구보다도 많은 사를 창작해 낭만적이고 유미적인 감성을 표현했다. 이처럼 온정균은 중국사사()에서 사의 내용과 형식이 하나의 문학 양식으로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그의 완약()하고 염려()한 사의 성격은 사의 정격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특히 그는 도시의 발달로 인한 상류 계층의 향락적인 풍조를 사에 담아 그 당시 문화를 연구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온정균은 창작에 상당한 열정을 지니고 있어, ≪신당서()≫ <예문지()>에 따르면, 온정균 생시에 이미 ≪악란집()≫ 3권, ≪금전집()≫ 10권, ≪시집()≫ 5권, ≪한남진고(稿)≫ 10권이 있었고, 또한 단성식(), 여지고() 등과 함께 엮은 시문합집()으로 ≪한상제금집()≫ 10권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두 전하지 않는다. 지금 온정균의 시사는 ≪화간집≫, ≪전당시()≫, ≪전당문()≫에 보존되어 있다. 고사립()이 교주()한 ≪온비경집전주()≫에 시가 310여 수가 전하고, 사는 왕국유()가 편집한 ≪금전사()≫에 70수가 수록되어 있으며, 임대춘()의 ≪당오대사()≫에 70수가 수록되어 있다.

시사 외에 온정균은 또한 소설 작가이자 학자이기도 했다. ≪신당서()≫ <예문지()>에 따르면, 온정균은 소설 ≪건손자()≫ 3권, ≪채다록()≫ 1권을 지었고 유서()로 ≪학해()≫ 10권을 편찬했다. 애석하게도 거의 전부가 망일되었고, ≪건손자≫의 부분적인 문구가 ≪태평광기()≫에 인용되어 있을 뿐이다. 만당의 저명한 시인이자 중국 사사()의 중요한 인물인 온정균의 시문집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시문집뿐 아니라, 온정균과 관련한 중요 사료 역시 전하는 것이 없어 온정균에 관한 상세한 고찰이 어려운 실정이다. 비록 사정이 이러하지만, 온정균이 전하는 적은 수의 작품만으로도 우리는 그의 섬세한 감수성과 아름다운 표현력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온정균전집교주()≫[류쉐카이() 지음, 중화서국, 2007]은 온정균 작품이 실린 여러 책의 판본들을 정리하고 교감한 후, 주석을 달고 해설을 했으며, 중요한 역대 평론가의 평을 수록하고 있어 상당히 믿을 만한 판본으로 인정받는다. 모두 12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중 사는 제10권에 해당한다. 온정균의 사는 약 70수 정도 전해지는데, 이 저본에서는 위작 논의가 있는 것과 시와 중복되어 실린 것을 제외한 59수가 실려 있다.

온정균의 사는 복잡한 심정이나 사회상에 관련된 것보다는 여성의 아름다운 모습이나 미묘한 감정을 다룬 것이 많기 때문에, 작품 이해를 위한 사전 지식이나 주변 상황에 대한 이해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온정균 사의 주제는 대략 여성의 자태, 사랑, 그리움, 이별과 원망으로 한정된다. 편협하다는 느낌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온정균 개인의 성향과 사의 초기 성격에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온정균의 성격에 관한 일화는 여럿 전하는데, 대체로 그의 낭만적인 성격과 방탕한 품행이 주를 이룬다. 온정균이 처음 장안에 왔을 때에는 많은 사람이 그의 출중한 재주를 존중했으나, 그는 자신의 재주를 믿고 주색에 빠져 염려한 문사만을 짓거나 권력자를 비꼬거나 비판하는 일을 일삼아 금방 미움을 받게 되었다. 과거시험장에서도 자신의 재주를 자랑하고자 여러 번 부정행위를 저질렀고, 승상이나 권력자, 심지어 왕에게도 방자하게 구는 등, 본래부터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거나 자신을 낮추는 데 소질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기에 유희적 성격이 짙었던 사가 그의 자유분방한 삶에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사는 노래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유희적이고 경박한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의미심장한 내용의 시와 구별되었다. 그러니 독자들은 마음을 편안하게 갖고, 재주 많고 오만한 한 시인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당나라 여인과 그윽한 규방을 눈앞에 그려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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