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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유대인 극단주의자들의 방화 공격으로 중상을 당한 팔레스타인의 한 소년이 병상에서 찍은 사진 한 장으로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만날 수 있게 됐다.
팔레스타인 인터넷 매체 '팔레스타인 크로니클'과 AFP통신은 3월 16일 팔레스타인 소년 아흐메드 다와브샤와 그의 삼촌, 조부모가 호날두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를 방문하고자 요르단 암만을 거쳐 스페인으로 향한다고 보도했다.
다와브샤의 할아버지 후세인은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의 초청을 받았다"며 "하지만 언제 그 팀 선수들을 만나는 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축구협회 회장인 지브린 라주브는 이번 초청이 "레알 마드리드가 가족을 잃은 어린이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엄청난 인도주의적 행동"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라주브 회장은 또 레알 마드리드를 이끄는 지네딘 지단 감독에게도 감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다와브샤가 호날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계기는 비극적 사건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7월31일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두마 마을에 살고 있던 다와브샤 가족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유대인 극단주의자들이 다와브샤 가족이 사는 가정집에 화염병을 던져 불을 낸 뒤 달아난 것이다. 그 집은 곧바로 불길에 휩싸였고 18개월 된 동생 알리 사드 다와브샤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다와브샤의 부모도 중상인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다와브샤 역시 심한 화상을 입었지만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할아버지 후세인은 "다와브샤는 8개월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며 "상태가 나아지기는 했지만 완전히 회복하려면 여전히 오랜 기간 치료를 더 받아야한다"고 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 사건 이후 유대인 극단주의자들의 방화를 비판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다와브샤가 병원에서 머리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있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 중에는 다와브샤가 '레알 마드리드' 팀 이름 아래 호날두의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든 장면도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월 이러한 내용을 알고 다와브샤와의 만남을 추진했다고 AFP는 전했다.
호날두의 라이벌인 또 다른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도 비슷한 선행을 베푼 적이 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비닐봉지로 만들어 입은 사진으로 화제가 된 아프가니스탄의 5세 꼬마 팬이 지난달 진짜 메시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 검찰은 지난 1월 다와브샤의 동생과 부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유대인 4명을 체포해 기소했다.
이 방화 살인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폭력사태가 더욱 심해졌다.
지난해 말에는 다와브샤의 동생인 팔레스타인 아기 살해를 축하하고 환호한 또다른 극우 유대인 4명이 이스라엘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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