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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팝아티스트, 팝아트의 아버지 영국 화가- 리처드 해밀턴
2017년 01월 30일 16시 57분  조회:3178  추천:0  작성자: 죽림

"대량생산과 젊음,위트,교묘...팝아트는 매력적 비즈니스"?

[중앙선데이]2011.09.18 

타계한 ‘팝아트의 아버지’ 리처드 해밀턴

별세한 리처드 해밀턴의 1997년 모습.
가고시언 갤러리는 그의 사망원인과 장소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AP=연합뉴스]






















2011년 9월13일 영국 작가 리처드 해밀턴(1922~2011)의 타계 소식이 전해졌다.
대형 스타 작가인 앤디 워홀의 그늘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팝아트의 아버지’ ‘원조 팝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은 해밀턴에게 돌아간다. ‘도대체 무엇이 오늘날의 가정을 이토록 색다르고 매력 있게 만드는가?’(1956)라는 긴 제목의 작품은 그를 미술사에 분명히 각인시켰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현대의 가정은 전기청소기, 오디오 기구, TV 등 각종 가전제품과 포스터, 회사 로고, 영화 광고 등 현대적 시각매체로 채워져 있다. 창밖에는 최초의 유성영화인 ‘재즈 가수’의 극장 간판이 보인다. 램프에는 포드 자동차의 로고가, 벽에는 명화가 아닌 만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멋진 집이지만 읽을거리라고는 소파 위에 있는 신문이 전부이며, 먹을거리는 테이블 위의 인스턴트 햄뿐이다. 벽에 걸린 엄격한 19세기 비평가 존 러스킨의 초상화는 이런 상황이 못마땅한 듯 보인다. 이런 현대적인 집에 사는 남자는 당연히 근육질의 몸짱이고, 여자 또한 당연히 섹시하다. 울퉁불퉁 근육남이 들고 있는 것은 ‘POP’이라고 쓰인 사탕. 팝아트란 용어는 로런스 알로웨이라는 평론가에 의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는데, 공교롭게도 ‘POP’이라는 단어가 이미 여기 등장해 이 작품을 팝아트 작품의 효시로 여기게 한다. 이 작품에 대해 평론가 할 포스터는 “새롭게 등장할 팝아트 도상학의 목록을 보여 준 작품”이라고 평한다.

239도대체 무엇이 오늘날의 가정을 이토록색다르고 매력 있게 만드는가?39(1956),콜라주, 26x25cm, 튀빙겐 미술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추상표현주의의 등장과 더불어 현대미술의 주도권은 미국으로 옮겨 갔다. 전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유럽 작가들이 움직인 것이 50년대 중반 이후다. 해밀턴과 에두아르도 파올로치, 피터 블레이크 등 ICA(Institute of Contemporary Arts)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영국의 젊은 작가들은 전후 변화하는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며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도대체…’는 56년 ICA에서 개최된 ‘이것이 내일(This is Tomorrow)’이라는 전시 도록을 위해 만들었다.

해밀턴은 57년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팝아트에 대한 고전적이면서도 매우 섹시한 규정을 내린다. “팝아트는 대중적이고, 일시적이며, 소모적이고, 저가다. 그것은 대량생산되고, 젊고, 위트가 있으며, 섹시하고, 교묘하며, 매력적인 큰 비즈니스다. 20세기에 도시 생활을 하는 예술가는 대중문화의 소비자이며 잠재적으로는 대중문화에 대한 기여자일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을 모두 실천한 사람은 해밀턴 자신이 아니라 미국의 앤디 워홀이다. 워홀은 할리우드 스타의 마케팅 기법을 자신에게 적용하고, 스튜디오를 팩토리라 부르면서 작품을 대량생산해 미술을 큰 비즈니스로 만들었다.

팝아트는 일용할 육체적 양식으로서의 대량생산 상품과 정신적 양식으로서의 대중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미술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 단위이자 가장 지배적 요소인 상품이 발견한 가장 적확한 미술적 기호가 바로 팝아트다. 상품은 미술작품 속의 주인공이 됐다. 또 스타나 유명인 같은 상품적 가치를 가진 인물들이 미술작품 속에 등장하게 됐다. ‘위인’이 아니라 스타나 유명인에게 더 큰 상품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대중문화다. 팝아트는 이런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발견하면서 ‘동시대성’을 구가했다.

해밀턴을 비롯한 영국 작가들이 팝아트를 먼저 선언했지만 궁극적으로 그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갔던 것도 이러한 이유와 관련 있다. 50년대 중반 영국은 여전히 미국의 전후 원조를 받고 있었고, 해밀턴 등 영국 작가들은 이런 소비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반면 미국은 경제대국으로 ‘소비가 미덕’인 시대의 풍요로움에 취해 있었고 상품사회의 미학을 더욱 발전시켰다. 미국의 팝아트는 재스퍼 존스, 로버트 라우션버그,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스타인, 톰 웨슬먼, 제임스 로젠퀴스트 등 긴 명단으로 이어지는 미국식 흐름을 만들어 냈다.

해밀턴을 비롯한 영국의 팝아트 작가들은 자신들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그의 인상 깊은 또 다른 작품은 ‘Swingeing London’(1968)이다. 민트색 양복을 입은 롤링스톤스의 믹 재거는 카메라를 피해 얼굴을 가리는데, 그와 같이 수갑이 묶여 있는 사람은 60년대 해밀턴의 아트 딜러이기도 했던 로버트 프레이저이다. 두 사람은 약물 복용 혐의로 체포됐다. 신나는 록음악과 약물 복용, 학생운동과 히피문화 등 60년대 후반 서구사회의 명암을 고스란히 담아낸 장면이다.

팝아트 작가로서는 드물게 그는 정치적인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북아일랜드 감옥에 수감돼 있는 죄수 보비 샌즈를 예수처럼 형상화한 ‘The citizen’(1981~83), 2003년 바그다드 대공습과 관련해 카우보이 복장을 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모습을 담은 ‘충격과 공포’(2007~2008) 등이 그런 작품들이다. 이미 런던 테이트 갤러리, 뉴욕 구겐하임,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치러졌던 그의 회고전은 미국 LA 현대미술관에서 2013년 다시 한 번 준비되고 있다.

2004년 톰 웨슬먼, 올해 리처드 해밀턴까지 한 시대를 풍미하던 팝아트 작가들이 하나 둘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한 시대가 물리적·육체적으로 종언을 고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팝아트 작가들이 유명을 달리한다고 팝아트 자체가 사라지는 것 같지는 않다. 80년대 접어들면서 서구에서는 시들해졌던 팝아트 현상이 90년대가 되면서 한·중·일 동양권에서 새롭게 등장했다. 60년대 서구에서 팝아트가 발전해 나왔던 것과 유사한 경제·문화적 배경이 다시 한 번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양권의 팝아트는 이동기의 ‘아토마우스’, 무라카미 다카시의 ‘Mr. DOB’, 웨민쥔의 ‘웃는 남자’처럼 강한 캐릭터적인 성격을 띠며 서구의 팝아트와는 다른 측면을 보여 준다. 21세기 미술에서 상품사회를 배경으로 대중문화적 요소를 차용하는 일은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일이 돼 버렸다. 등장한 지 30~40년 만에 팝아트는 끈덕지게 생명력을 이어 나가며 다양한 형태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 동력은 대중문화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동시대성’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원조 팝아티스트 해밀턴에게 원조 팝아트 작품인 ‘도대체…’에 관해 묻자 “그 작품이 난 좀 지겨워졌어. 그런데 소소한 돈벌이는 해 주지”라고 대답했다. 박제화된 역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생한 동시대성을 추구하는 진정한 팝아티스트다운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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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아트 Pop art

요약 팝 아트라는 용어는 영국의 미술 평론가 로렌스 앨러웨이가 처음 사용하면서 유래했으며 영국의 리처드 해밀턴이 선구자이다. 
팝 아트는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발로 등장했다. 추상표현주의가 추상적·개인적인 작품을 추구했다면 팝 아트는 보다 객관적·보편성을 중요시했다. 팝 아트는 순수예술이 주장하는 우월성과 전위미술의 허식을 모두 거부함으로써 전통을 파괴했고 현대생활에 강한 충격을 주는 대중문화의 모든 현상을 가리지 않고 특징적으로 묘사했다. 
재스퍼 존스, 로버트 로젠버그 등이 큰 영향을 끼쳤으며, 유명한 작가들로는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클레이즈 올덴버그, 데이비드 호크니, 피터 블레이크 등이 있다. 
팝 아트는 20세기 중반 매스 미디어와 고도의 산업사회에 적합한 대표적인 미술양식으로서 인정을 받았다.

 
팝 아트(Pop art)
팝 아트(Pop art)

팝 아트라는 명칭은 미술 평론가 로렌스 앨러웨이가 이 경향의 회화와 조각의 서술적인 표현양식에 대하여 언급한 데서 유래했다.

영국 팝 아트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인 리처드 해밀턴에 의하면 팝 아트는 "통속적이고, 일시적이고, 소비적이고, 값싸고, 대량생산적이며, 재치 있고, 관능적이고, 선동적이고, 활기차고, 대기업적인…… 미술 양식"이다. 특히 미국의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클레이즈 올덴버그, 톰 웨셀먼, 제임스 로젠퀴스트, 로버트 인디애나, 영국의 데이비드 호크니, 피터 블레이크 같은 팝 미술가들은 작품에서 현대생활에 강한 충격을 주는 대중문화의 모든 현상을 가리지 않고 특징적으로 묘사했다.

그들은 긍정도 부정도 담지 않고 노골적·직접적으로, 또한 그림 자체를 있게 한 매스 미디어에서 사용된 정확한 상업적 기법을 수단으로 도상학적인 측면(텔레비전이나 만화책, 영화, 잡지 및 모든 형태의 광고에서 고안됨)을 뚜렷하게 객관적으로 드러냈다. 미국과 유럽에서 매우 개인적인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의 물결이 가라앉을 무렵 팝 아트는 보다 객관적·보편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미술 양식으로 되돌아가고자 했다.

이와 더불어 과거의 순수예술이 주장하는 우월성과 당대의 전위미술에서 볼 수 있는 허식을 모두 거부함으로써 전통을 파괴했다. 팝 아트는 특정한 사회적 상황을 충실하게 반영했으며 매스 미디어에 의해서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받아들이고 이용했기 때문에 문화적인 대사건이 되었다. 통속적·선정적·반미학적인 대사건이 농담으로 평가되어왔지만, 생활에 직접 반응하는 미술, 즉 전문가와 훈련받지 않은 관람자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민주적·비차별적인 미술로서 평가되었다.

팝 아트는 당대의 파리풍 미술에서 볼 수 있는 진지함과 좀더 넓게는 유럽에 전쟁을 몰고온 정치적·문화적 상황을 조롱한 1920년대의 허무주의 운동인 다다이즘의 후예로 볼 수 있다.

당대의 대량생산물을 찬양함으로써 미술과 생활의 간격을 좁히려고 한 미국 다다이즘의 대표자인 마르셀 뒤샹은 팝 아트의 발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팝 아트에 영향을 준 다른 미술가로는 스튜어트 데이비스, 제라드 머피, 페르낭 레제 등이 있는데 이들은 기계공업시대의 정밀하고 대량생산적·상업적인 물건을 그렸다.

직접적인 선조로는 1950년대에 비록 회화적이고 표현적인 기법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깃발과 맥주깡통 등을 그린 미국의 미술가 재스퍼 존스, 래리 리버스, 로버트 로젠버그 등이 있다.

특히 인상적인 작품으로는 상업 인쇄물에서 사용하는 색점에 이르기까지 연속만화를 충실하게 복제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그림과 수프 깡통의 상표와 비누 상자, 나란히 배열된 청량음료병을 있는 그대로 정밀하게 그리거나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찍어낸 앤디 워홀의 작품, 욕실의 붙박이 설비와 타자기 또는 거대한 햄버거 등을 부드러운 플라스틱재로 제작한 클레이즈 올덴버그의 작품, 얼굴 없는 인물의 섹스 심볼을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그린 톰 웨셀먼의 〈미국의 거대한 누드 Great American Nudes〉, 그리고 폐품처리장에서 주워온 실제의 환경물(간이식당의 식탁과 버스 등)에 실물 크기의 석고 인물을 설치한 조지 시걸의 구조물 등이 있다.

대부분의 팝 미술가들은 작품에서 비개성적·도시적인 태도를 추구했다.

그러나 미묘한 표현으로 사회를 비판한 것도 있는데 예를 들면 올덴버그의 늘어진 오브제와 워홀의 똑같은 평범한 이미지의 단순한 반복은 명백히 혼란스러운 효과를 일으킨다. 시걸 작품의 신비하고 고독한 분위기는 공공연하게 표현주의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미국의 팝 아트는 상징적·익명적·공격적인 반면 영국의 팝 아트는 주관적·직접적이며 그들로서는 비교적 거리감이 있는 팝 문화에 대해 다소 낭만적인 태도를 보인다. 영국의 팝 미술가들은 주로 과학기술과 대중문화를 다루었는데 미국의 몇몇 팝 미술가들은 이러한 생각을 직접 실천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워홀은 "나는 모든 사람이 일종의 기계라고 생각한다"라는 것을 자신의 모토로 삼았으며 실제 작업에 있어서도 기계가 하듯 작품을 제작하려고 노력했다. 팝 아트는 일반대중에게 전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20세기 중반 서양의 산업국가에서 발생한 매스 미디어와 고도의 산업사회에 적합한 대표적인 미술양식으로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팝 미술가들이 스스로 내건 목표는 바로 생활과 구별할 수 없는 미술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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