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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세계 전역에서 애송됐던 2행시 "O Sultan, my master, if my clothes are ripped and torn it is because your dogs with claws are allowed to tear me"에는 독재 혹은 공포정치에 대한 저항정신, 그리고 아랍인들이 공유했던 좌절감 따위가 그대로 나타나 있다(2행시 연작 형식으로 돼 있는 이 싯구는 '패배의 書' Hawamish 'ala Dartar al-Naksah 의 일부분이다).
Nizar's Life
March 23 1923 시리아 다마스커스에서 출생
Dec 28 1941 시리아 독립
1944 첫 시집 "The Brunette Told Me" 발표
1945 다마스커스대학 법학과 졸업, 외교부 근무 시작
1947 첫번째 엔솔로지 Childhood of a Breast 발표
1947-49 팔레스타인 전쟁, 이스라엘 시나이반도, 서안, 예루살렘 점령
May 15, 1948이스라엘 건국
1954 Bread, Hashish and Moonlight 발표
1956 수에즈 전쟁
1957 Poems For Nizar Qabbani 출간
1961 My Beloved Published 발표
1963 Poetry is a Green Lamp 발표
1965 스페인어로 된 Five Letters to My Mother 발표
1966 외교관직 사직, 런던 이주. Drawing in Words 출간
1967 6일전쟁. 이스라엘, 골란고원 점령. '패배의 서' 초안 작성
1968 The Diary of a Blase Woman, Palestine Liberation Movement, Poets of the Occupied Land 발표
1970 The Book of Love, Commando Graffiti on the Walls of Israel 발표
1972 A Hundred Letters, Outlawed Poems 발표
1973 Balquis al Rawi 와 결혼, 맏아들 사망. 4차 중동 전쟁 발발
1976 시리아군, 레바논 북부 점령
1979 미-이스라엘 평화조약 체결, 이란에서 호메이니 집권
1981 부인 Balquis, 친이란계 게릴라 공습으로 사망
1982 이스라엘, 레바논 침공
1987 Modern Arabic Poetry An Anthology 발표
1990 Abu Jahl buys Fleet Street 퇴고
1998 On Entering the Sea: The Erotic and Other Poetry of Nizar Qabbani 발표
1998.5.1 런던에서 심장마비로 사망
니자르 카바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인은 아니다. 아랍세계에서는 한때 식자층 사이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었고, 또 유명한 '이집트의 여가수' 움 칼툼이 그의 시를 노래로도 불렀다고 한다. 움 칼툼의 입을 통해 가락을 얻었던 카바니의 시는 2차대전 뒤 '절망의 시대'를 살아갔던 아랍인들에게는 분노와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며 동시에 마음을 달래주는 벗이었을 것이다.
그림을 그리며 얻은 교훈
- 니자르 카바니
아들이 물감통을 내 앞에 내밀면서
새를 그려 달라 한다
나는 붓에 회색 물감을 떨구어
빗장과 자물쇠로 막힌 사각형을 그린다
놀란 눈으로 아들이 묻는다
"아버지, 이건 감옥이잖아요
모르세요, 새를 어떻게 그리는지?"
나는 아들에게 말한다.
"아들아, 용서해다오 나는 새를 그리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아들은 스케치북을 내 앞에 놓고 밀을 그려 달라 한다
나는 펜을 쥐고 총을 그렸다
아들이 무식한 아비를 타박하며 말한다.
"아버지, 밀과 총의 차이도 모르세요?"
나는 아들에게 말한다
"아들아, 한때 나도 밀 줄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빵이 어떻게 생겼는지,
장미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았었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운 시절에는
숲 속의 나무들도 시민군이 되고
장미도 방탄복을 입는단다
무장한 밀의 시대엔
새들도 무장을 하고
문화도 무장을 하고
종교도 무장을 한단다
숨겨진 총을 찾아내지 못하고서는
빵 한 덩어리 살 수 없단다
얼굴에 생채기를 내지 않고서는
들판의 장미를 꺾을 수 없단다
손마디가 폭탄에 날아가지 않고서는
책 한 권 살 수 없단다"
아들이 내 침대맡에 앉아 시를 들려 달라 한다
내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베개를 적신다
아들이 놀라 눈물을 닦으며 묻는다
"아버지, 이건 시가 아니라 눈물이잖아요"
나는 아들에게 말한다.
"아들아 네가 자라서
아랍의 시를 읽게 되면
말과 눈물은 쌍둥이라는 것을,
그리고 아랍의 시는 손가락에서 흘러나온 눈물이라는 걸
알게 될 거란다"
아들이 펜을 내 앞에 놓인 필통 안에 내려놓고는
고향을 그려 달라 한다
붓을 쥔 손이 떨려
나는 주저앉아 울고야 만다.
그림에서 얻는 교훈
니자르 카바니
이렇게 어려운 시절에는 숲 속의 나무들도 시민군이 되고 장미도 방탄복을 입는단다.
무장한 밀의 시대엔 새들도 무장을 하고 문화도 무장을 하고 종교도 무장을 한단다.
숨겨진 총을 찾아내지 못하고서는 빵 한 덩어리 살 수 없단다.
얼굴에 생채기를 내지 않고서는 들판의 장미를 꺾을 수 없단다.
손마디가 폭탄에 날아가지 않고서는 책 한 권 살 수 없단다.
아들아 네가 자라서 아랍의 시를 읽게 되면 말과 눈물은 쌍둥이라는 것을,
그리고 아랍의 시는 손가락에서 흘러나온 눈물이라는 걸 알게 될 거란다.
[출처] 그림에서 얻는 교훈 -니자르 카바니|작성자 알렉산드리아
Nizar Qabbani
동쪽에서 달이 태어날 때
흰 지붕들 위로 잠든채 표류해갈 때
높이 떠오른 빛덩이 아래로
사람들이 가게 문을 닫고 떼지어 행진해간다
달을 만나러
빵과 라디오를 들고 산꼭대기로
환각제를 들고서
거기서 사람들은 마약을 사고판다
그리고 이미지들,
달이 생명을 얻을 때 사람들은 죽어간다
저 빛나는 원반이 내 고향의 무엇이런가
예언자의 땅,
검소한 사람들의 땅
담배를 씹고 마약을 팔아대는 사람들의 땅
달이 우리에게 해주는 것이 무어가 있나
용기를 탕진하면서
천국을 구걸하는 우리들에게
게으르고 나약한 이들에게
천국이 무슨 필요가 있나
달이 생명을 얻을 적에
사람들은 시체로 변해간다
그리고 성인들의 무덤을 파헤치면서
밥과 아이들을 내놓으라 한다
세련되고 우아한 깔개를 펼치고서
'운명' 혹은 '숙명' 이라는 이름의
마약으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내 조국,
달빛이 내리꽂힐 때
나약함과 부패가 사람들을 붙들어매는 땅
깔개들, 수천개의 바구니들,
찻잔들, 그리고 언덕 위에서 맹세한 어린아이들
어리석은 울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사람들이 빛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내 조국
모두가 장님으로 살아가고
기도하고
간음하고
체념한 채 살아가는 곳
그들에겐 언제나
초승달 뿐이다
"오 초승달이여!
기적의 신이 기다리고 계시네!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당신은 언제나 우리를 위해 동녘에 계시네
감각을 잃은 군중을 위한
다이아몬드 한 무더기"
달이 저물어가는
동쪽의 밤
동녘은 명예와 활력을
모두 빼앗겨 버리다
네 명의 아내를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심판의 날을 믿는
맨발의 군중들
꿈속에서만
빵을 먹을 수 있는 수백만의 사람들
집안에서 기침으로 밤을 새던 사람들
약이라고는 구경 한번 못 해보고
불빛 아래 시체처럼 쓰러지는 사람들
어리석은 울음소리
죽어가는 흐느낌만이 있는
내 조국
초승달이 뜰 때마다
눈물이 늘어나고
형편없는 류트 혹은
'밤'의 노래곡조에 감동하는 곳
내 조국,
검소한 사람들의 땅,
끝없는 노래를 길게 늘여 불러
동녘을 소비하고 파괴하는 곳
동녘은 역사를 씹어대고
무기력한 꿈과
공허한 전설을 씹어대면서
아부 자이드 알 힐랄리의 피카레스크에서
영웅주의의 총합을 본다
1954
/번역; 딸기
The face of Qana 카나의 얼굴
1
카나의 얼굴
예수의 얼굴처럼
4월의 바닷바람처럼, 창백한.
빗물처럼 흐르는 피, 그리고 눈물.
2
숯덩이가 된 우리 몸을 짓밟고 그들이 카나로 들어왔다
이 남쪽땅에 나치의 깃발을 올리며
폭풍의 한 장을 열어젖힌다
히틀러는 가스실에서 그들을 불태웠고
이제 그들은 히틀러의 뒤를 이어 우리를 불태운다
히틀러는 그들을 동유럽에서 내쫓았고
이제 그들은 우리를 우리 땅에서 내쫓는다
3
그들이 카나에 들어왔다
굶주린 늑대처럼
메시아의 집을 불태우고
후세인의 옷과
남쪽 땅을 짓밟는다
4
폭격을 맞은 밀밭과 올리브나무, 담배밭,
그리고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
폭격을 맞은 카드모스
폭격을 맞은 바다와 갈매기들
폭격을 맞은 병원들, 아이를 돌보던 어머니들, 학생들
폭격을 맞은 남쪽지방의 아름다운 여인들
달콤한 눈 속엔 짓밟힌 정원들
5
우리는 알리의 눈에 눈물이 흐르는걸 보았고
피묻은 하늘에서 내리는 빗 속에
기도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6
누가 카나의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이 곳은 두 번째 카르발라였다고
양피지에 새겨줄 수 있을까
7
카나는 숨겨져 있던 것의 베일을 벗겼다
우리는 아메리카를 보았다
유대 랍비의 오래된 옷을 입고
학살을 이끌며
이유 없이 우리 아이들을 폭격하고
이유 없이 우리 아내들을 폭격하고
이유 없이 우리 나무를 폭격하고
이유 없이 우리의 생각을 폭격하는
아메리카, 세계의 여왕
그들은 헤브루에서 아랍을 깔아뭉개라는 포고령을 내린 것일까
8
아메리카의 지배자는 매번
우리를 죽이기 위해 대권을 얻는 것인가
우리, 아랍을 죽이기 위해
9
우리는 하나의 아랍이 나타나
우리 목을 찌르는 가시덩쿨을 빼내주기를 기다렸다
한 명의 영적인 지도자,
한 명의 왕,
한 명의 돈키호테,
한 명의 영웅이 나타나 수염을 깎지 않아도 되도록 해주기를 기다렸다
우리는 할리드, 타리크 혹은 안타라를 기다리면서
허튼 수다만 늘어놓고 있었다
학살이 끝나고 나서
그들은 팩스 한 장을 보냈다
기도를 마친 우리는 그것을 읽었다
10
우리의 절규에 이스라엘이 무슨 두려움을 느끼랴?
우리가 팩스를 보내면 이스라엘이 두려워하랴
팩스의 지하드는 성전 중에서도 가장 나약한 성전이다
우리가 쓴 단 하나의 텍스트는
우리를 떠나간 순교자들,
그리고 우리에게 올 모든 순교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11
알 무카파, 자리르, 그리고 파라즈다크.
이스라엘이 그들의 무엇을 두려워하랴
무덤 입구에서 시를 집어던지는 칸사.
타이어를 불태우고
코뮤니케에 서명하고
상점을 부수면 그녀가 두려워할까
우리에겐 전쟁을 승리로 이끌 왕이 없다는 걸,
우리에게 있는 것은 수다장이들 뿐이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는데
12
북을 친다고 해서,
옷을 찢고
뺨을 긁어댄다고 해서
이스라엘이 무엇을 두려워하랴
아드와 타무드의 이야기를 듣는다 해서
이스라엘이 무엇을 두려워하랴
13
우리 민족 모두가 코마상태에 빠져 있다
정복의 시대 이래로
우리는 한 통의 편지도
받지 못했다
14
우리는 덜 익은 밀가루반죽 같은 사람들이다
이스라엘이 학살과 테러를 계속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게을러지고 냉담해져간다
15
질식할 것 같은 점령
점점 추해져가는 사투리
격리돼 가는 녹색 땅들
메말라가는 여름의 나무들
그리고, 변덕스럽게 이전의 경계선들을 잡아먹어가는
경계선들.
16
이스라엘이 우리를 모두 학살할거야. 못할 까닭이 없지.
이스라엘은 히샴, 지야드, 알라시드를 죽일거야. 못 그럴 이유가 없지.
왜 아니겠어? 바누 타흘라브를 죽이고 그들의 아내를 빼앗을거야.
왜 아니겠어? 바누 마젠을 죽이고 그들의 자식들을 빼앗아가고.
왜 아니겠어? 바누 아드난의 바지를 무릎으로 끌어내리고
입술과 목을 갈망할지도!
17
이스라엘이 무엇때문에 아랍세계를 두려워하겠어
그들이 예후다가 되었는데
1996
/번역; 딸기
++ 카나 대학살:
199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카나(Qana)에 있는
UN 캠프를 폭격, 107명을 학살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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