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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르슬쩍 푸렁에 시새움이 납니다
스르슬쩍 꽃바람에 들떠있습니다
한 이파리 또 살아날 때…
그 어느날 오후-
눈, 모든 것이 벌컹벌컹 천안 초뜨입니다
코, 모든 것이 새하야니 갑문 열리고
귀, 모든 것이 새록새록 이목 꿈틀댑니다
입, 모든 것이 웅기중기 구각 세우고
알, 모든 것이 굴러굴러 싹꼴 부활됩니다…
또…
스리슬쩍 물고 트입니다
스리슬쩍 흙메로 갑니다
재너머로 한자락 펼쳐질 때…
그 어느날 찰나-
“륙해공군”초점 새롭게 맞춥니다
하늘,
펑 펑 깁은 바탕 없고
해, 달, 별…
날마다 환한 얼굴로 꽃핍니다
우주신,
우주천,
한껏 마시고 등천길에 오르고
청정,
새 세기를 밝게 맞습니다…
그 어느날 새벽-
최후의 한 이파리 또 살아날 때…
스리스리 슬쩍
뭇새들 록색의 노래 구성집니다
스리슬쩍 농악무 흥겹습니다
또…
먼 먼 훗날-
당신, 그리고 나,
저기 저 자그마한“산”이 될 때
아이들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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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음 가로수옆 인행도 타일을
새로 바꾸느라 야단들이다
그중 장님들의 길을 새로 내느라
고생하는것이 참 대견스럽다
오늘 흐릿한 들숨과 날숨으로
눈 감고 한번 걸어본다
울룩불룩한 타일무늬가
발바닥을 호되게 때려 맞혀오는
노오란 물결이
온 뇌리에 꽉 괴여온다
그 뜨거운 혈(血)로부터
포롱포롱 날아가는 메새 일곱마리—
…
한 마리는“두만강여울소리”라는
큰 詩나무에 날아가 앉아
시비 아닌“시비(是非)”로 재잘거리고…
한마리는 상시옷 곱게 짓어입고
너울너울 춤추는 울 엄마의
어깨우로 앉아 뒤똥거리고…
한마리는 두만강옆 간평별장어귀에서
온 사시절(四时节) 쇠사슬에 묶이워
왈카당절카당 웡웡 짖어대며
반디불과 눈싸움하거나
두만강 저편 어쩌다 혹 들리는,
녹슬은 기적소리를 귀동냥하는
황둥개의 땅막 처마밑에서 휘롱거리고…
한마리는 윁남전장에서
새별눈 잃고 시꺼먼 기타줄 뜯으며
시시각각 텐넬속으로 넘나드는
울 외삼촌의 군공메달을 짓쫏고…
한마리는 이때쯤이면
시원한 섬나라에 가 야자수밑에서
밤장막 열두자락 드리워 놓은
새 새장에서 바장이고…
한마리는 철멍에에, 각시탈에, 꽃상여에,
깨여진 밥통에, 매캐한 그스름에,
락서의 더미위에서… 메아리 치고…
한마리는…
장님의 눈을 번쩍 뜨는 순간,
저 해맑은 하늘가에서
커다란 독수리 한마리가 선회하며
갈지자로 비틀거리는 나를 노리고 있었다…
―모두들 안녕하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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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날 그 어느날 그 어느날인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뚝딱뚝딱 만든
틀을 그 누군가가 가져갔는가
그 어느날 그 어느날인가
아버지의 아버지가
설커덩설커덩 만든
틀을 그 누군가가 또 가져갔는가
그 어느날인가
신단에 계시던 하느님께서
숭덩숭덩 만든
틀을 이방인들이 나누고 나눠
가져가고 좋다 좋다 생야단치며
히롱히롱 왼새끼만 꼬아대는가
그-…
핫, 사시절가를 부르며
헐레덤벙 만든
틀들을 이 골연 저 골연에서
또 꼭 끌어안은채
어깨춤 들썽들썽 춰대는-…
후유-
그리고,
요지음 시가지에서도
그 틀 하나가 만능이라며
너, 나, 타
모두 잘 사간다면서유…
―모두들 안녕하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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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야,
먼저 잘 가거라잉...
아침-
똑똑똑…
계십니까?
점심-
똑똑똑…
계십니까??
저녘-
똑똑똑…
계십니까???
새벽-
똑똑똑…
계-!십-!니-!까-!!!
억겁(億劫)은 천둥과 번개와 벼락과-
―모두들 안녕하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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